I. 서 론
디지털 전환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하면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분야는 가장 활발한 연구 분야 중 하나로서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확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연구 분야로 여겨지기도 한다(Andersson & Danielsson, 2021).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부가 스마트교육 추진 전략을 발표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디지털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연구물은 500여 편(장소영, 김경이, 2022)이, 2017년부터 2022년 9월까지는 400여 편(김진숙 외, 2023)이 발표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리터러시와 미디어 리터리시 인식 및 교육 현황, 범용적인 교육 방안이나 방향성에 대한 연구물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많은 반면, 국가수준의 교과 교육과정 실행 체제에 부합하는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 교육 방안에 대한 연구는 미미한 것으로 확인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대상으로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내용 체계를 구성한 연구(강진숙 외, 2019)에 기반하여 초·중학교 교실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 자료 등이 제공되고 있으나(미리네, 2021a, 2021b), 이 자료들은 실제 맥락의 친숙한 주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디지털 윤리의식 교육이나 콘텐츠의 진실성 판별 교육 등에 초점을 두고 있거나 범용적인 성격으로 사회적 관심이 높은 주제 관련 수업을 지원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오랫동안 미디어교육이 정규 교과 교육과정 체제 속에 제도화 되지 못했던 점이(강진숙 외, 2019; 은혜정, 임태섭, 조성은, 1998),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체제 속에서 실행 가능한 형태로 정교화 시키는 데 제약이 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에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내용이 제도화되는 데 기여한 연구들이 다수 있다. 예를 들어 노은희 외(2018)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내용 및 교육 실태의 문제점을 분석, 개선 방안을 도출하였고, 이은경 외(2021)는 교육과정 총론 개선 방안, 장의선 외(2021)는 교과 교육과정 개선 방안, 정현선, 장은주(2021)는 총론 및 교과 교육과정 개선 방안과 과목 개설 방안을 제안하였다.
2024년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디지털 기반 교육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중요 기반으로 인식되고 있는데(교육부, 2023),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와서 처음으로 디지털 기초소양이 교육과정 구성의 중점 사항 중 하나로 설정되었고, 이에 따라 교과 교육과정에도 미디어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관련 내용이 증가되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어과의 경우 ‘매체 영역’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독립적 내용 영역으로 새롭게 설정되었고(교육부, 2022b), 사회과에서는 미디어 활용 교육 및 디지털 기반 학습이 명시되어 있으며(교육부, 2022c), 미술과 역시 디지털 환경에서의 교육 내용이 다양한 성취기준들을 통해 설정되어 있다(교육부, 2022d). 그 외 대부분의 교과에서 그 비중이 다를지라도 디지털 기초소양 관련 내용이 설정되어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Digital Media Literacy, 이하 DML)’ 관련 내용을 탐색하기 위해 텍스트마이닝 기법 중 키워드 빈도 분석과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을 활용하여 교과 교육과정 문서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분석 대상 교과는 디지털·미디어 역량을 교과 역량으로 설정한 국어과, 디지털 시민성 교육이 강조되고 있고 디지털 도구 활용 빈도가 높은 사회과, 디지털 콘텐츠 활용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술과를 선정하였으며, 각 교과 교육과정 문서 중 ‘공통 교육과정’의 내용을 분석 대상으로 한정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디지털 대전환 및 디지털 미디어 이용 확산에 따라 요구되는 디지털 미디어의 적절한 활용 역량 함양 및 태도 형성, 그리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으로 설정한 디지털 기초소양 함양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 교육의 관점에서 DML 교육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 자료로서 기여하게 될 것이다.
II. 국가 교육과정과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이하 DML) 교육은 미디어 교육으로 출발하였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대에는 영상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려는 관점에서 미디어 교육을 시작하였고, 1990년대에는 책임 있고 교양 있는 민주시민을 양성하고 비판적인 읽기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 신문활용교육(NIE, Newspaper In Education)이 확산되다가 인터넷 신문이 나오면서 NIE 프로그램이 등장하였다(송원숙, 2020). 2000년대에는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미디어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생산하게 되는 실상을 반영하여 디지털 환경을 고려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 확장되었다(장소영, 김경이, 2022). 또한 디지털 기기 보급 및 콘텐츠 생산 확대, 디지털 전환 가속화, 원격 비대면 교육 확산 등에 따라 미디어 리터러시와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김도헌, 2020; 노들, 옥현진, 2020; 장소영, 김경이, 2022).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에서 DML 교육이 다루어진 양상을 살펴보면,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범교과 학습 주제의 하나로 미디어 교육이 설정되었고(교육인적자원부, 2007; 교육과학기술부, 2009),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DML 관련 핵심역량이라 할 수 있는 의사소통 역량과 지식정보처리역량이 총론에 반영되면서(교육부, 2015), 다양한 교과의 성취기준에 DML 관련 내용이 포함되었으나 명시적으로 규정되지 않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 시기에 교육과정 개선 관점에서 DML 관련 내용을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에 체계적으로 반영하고자 하는 연구가 수행되어 왔고(노은희 외, 2018; 장의선 외, 2021; 이은경 외, 2021; 정현선, 장은주, 2021 등),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디지털 기초소양이 핵심역량 중 하나로 설정(교육부, 2022a)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고시 이후로는 DML 관련 내용의 실행 방안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배주경 외, 2023; 손지현, 김영주. 2023; 장은주, 정현선, 2023; 신은경, 2023 등). 이러한 연구 동향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DML 관련 내용이 과연 어떻게 반영되었으며 어떻게 실행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연구 필요성이 증대하였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도 2022 개정 교육과정 체제의 교과 교육과의 조화 속에서 초·중학생의 DML 함양을 지향하면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DML 관련 내용의 반영 양상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 하에 교육과정 문서 분석을 통해 DML 교육 방향 탐색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연구 맥락에 부합하도록, ‘역량은 인지적 요소와 비인지적 요소들을 동시에 종합적으로 발휘하도록 특정 행동을 수행하게 할 때 함양될 수 있다’는 행위 역량 모델(action competence model: Weinert, 2001) 관점에서 DML 개념 프레임워크를 살펴보겠다.
DML 개념 정의의 초점 대상이 되는 디지털 미디어 자체가 지속적으로 생성, 확장,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복합적 역량으로 DML을 바라보는 접근(Dezuanni, Notley, & Di Martino, 2021; DQ Institute, 2019; 2023; Hobbs, 2010 등)이 필요하다. 특히 Hobbs(2010)는 DML을 ‘다양한 텍스트와 도구,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와 사용 능력을 바탕으로 한 복합 역량’이라고 개념화 하면서 DML과 전통적인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등을 포괄적인 관계망 속에서 이해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DML이 복합적 역량이라는 속성은 의사소통 도구이자 매체인 미디어가 디지털화되면서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활용을 위해서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어야 한다는 점, 미디어를 통해 전달·공유·생산되는 콘텐츠가 일상적 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담고 있고 일상 언어 기반의 텍스트 형태뿐만 아니라 복합 양식(multi-modality)이라는 점 등과도 연관된다. DML이 복합적 역량인 까닭에 DML 교육 역시 역량 교육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본 연구 주제와 같이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DML)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선행연구(장의선 외, 2021; DQ Institute, 2023; Hobbs, 2010 등)의 DML 개념 논의에는 5가지 요소가 공통적이다. 역량을 활용하는 대상으로서의 ① 디지털 미디어,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② 기술적 활용 능력,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③ 콘텐츠나 정보에 대한 인지적·정서적 반응, ④ 개인적·사회적 차원에서의 반성적 성찰, ⑤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개인 간 공유 및 사회적 참여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공통적인 5가지 요소를 포함하여 DML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비판적, 창의적, 윤리적 관점에서 디지털 미디어에 접근하여 정보와 콘텐츠를 선택 및 분석하고 디지털 도구 및 미디어를 활용하여 가치 있는 정보와 콘텐츠를 제작, 공유하면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개인적, 사회적 활동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행위 역량 *출처: 남민우 외(2024, p.58)
이어서, 선행연구에서 설정한 DML의 하위(행위) 역량을 살펴보면, 장의선 외(2021)는 접근과 선택, 이해·분석과 평가, 의사소통과 생산, 공유와 참여, 감상과 향유, 반성과 성찰 등의 6가지 범주를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범주 구분에서 포괄적 용어를 사용한 ‘의사소통’ 범주를 독립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을지, ‘감상과 향유’ 범주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콘텐츠를 심미적 대상물로 한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한편 Hobbs(2010)는 행위를 포함하여 접근, 분석과 평가, 창조, 반성 등의 5가지 범주를 설정하였는데, 행위(ACT)는 다른 하위(행위) 역량을 포괄하는 범주로서 배타적으로 구분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할 수 있다. 본 연구가 추구하는 행위 역량 모델 기반의 DML 교육 관점에 부합하도록 DML의 하위 행위 역량을 종합하면 <표 II-1>과 같다.
출처: 남민우 외(2024, p.58) 일부 재구성
이상에서 살펴본 DML 개념 프레임워크는 ‘디지털 환경의 지속적인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디지털 미디어 변화 양상이나 DML에 대한 설명만을 목적으로 하는 프레임워크가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의 DML 교육 전반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데 참조적 기준 역할에 초점을 두고 설정되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즉, ‘접근과 선택’ 범주는 지식·이해 범주, ‘분석과 평가’ 및 ‘창작과 소통’ 범주는 ‘과정·기능’ 범주, ‘반성과 성찰’ 및 ‘공유와 참여’ 범주는 가치·태도 범주와 연계된다는 점에서 교과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와 조응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접근과 선택’ 범주와 관련해서는 디지털 미디어 세계에 대한 지식과 이해 관련 내용의 선정·조직하는 기준으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특징을 갖는 DML 개념 프레임워크를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에서의 DML 관련 내용 탐색을 위한 텍스트 분석의 준거로 활용하였다.
III. 분석 방법
텍스트마이닝(text-mining) 기법을 활용하여 2022 개정 국가 교육과정 문서에 DML 관련 내용이 반영된 양상을 파악하여 초·중학교 교과 교육과정과 연계된 DML 교육 방향을 탐색하고자, 국어과, 사회과, 미술과 교육과정 문서(교육부, 2022b, 2022c, 2022d)의 ‘공통 교육과정’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2) 분석 텍스트 단위는 각 교과의 ‘공통 교육과정’ 문서 파일(.hwp)에서 개행 문자로 구분된 문단으로, ① 전체 문단과 더불어 ② ‘DML 관련 문단’을 선별하여 활용하였다. ‘DML 관련 문단’은, <표 III-1>에 제시된 디지털 미디어 속성이 내재된 단어를 1회 이상 포함하는 문단으로 정의하였다. 단, 해당 단어가 교과 역량(예: ‘정보활용’ 역량, ‘디지털·미디어’ 역량) 또는 교과의 영역(예: ‘매체’ 영역) 명칭으로만 출현하는 경우에는 해당 문단을 ‘DML 관련 문단’ 선별 시 제외하였다. 국가 교육과정 문서에서 문단이 아닌 표 형태로만 제시되어 있는 ‘내용 요소’ 부분은 키워드 빈도 분석에는 포함하였으나,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 대상에서는 제외하였다.
교과별 교육과정 문서에 대하여 키워드 빈도 분석과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 등의 텍스트마이닝 분석을 활용하기에 앞서 다음과 같이 데이터 전처리 과정을 거쳤다. 텍스트 데이터 전처리는 불용어 지정과 용어 통일, 사용자 사전 구축, 형태소 분석 등을 포함하며, 교과 전문가와의 협의 및 검토를 거쳐 진행되었다.
먼저, 불용어 지정의 경우, 대다수의 문단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상투어(예: 학생, 교사, 교육 등)나 교육과정 문서 체계의 요소명(예: 내용 체계, 성취기준 등), 교과명 및 교과 영역명(예: 국어과, 읽기 영역, 쓰기 영역, 매체 영역 등)을 불용어로 지정하였다.
둘째, 용어 통일 단계에서는 의미가 유사하거나 동일한 단어들을 공통용어로 변환하였다. 예를 들어 DML 관련 단어(<표 III-1> 참조)의 경우, 각 유사어에 대응하는 대표어로 1차 통일한 다음, 4개의 주요어(디지털, 매체, 콘텐츠, 디지털미디어)로 통일하였다. 예를 들어 ‘문자 메시지’나 ‘온라인 대화’는 1차로 ‘글’이라는 대표어로 통일되고, 2차로 ‘콘텐츠’라는 주요어로 통일되었다. 다만, 사회과는 ‘공통 교육과정’에 ‘디지털미디어’가 전혀 언급되지 않고, ‘미디어’가 직접 등장하므로, 문자적으로 ‘디지털미디어’를 ‘미디어’로 대체하여 4개의 주요어를 설정하였다.
셋째, 사용자 사전의 경우, 교육 분야 용어를 고려한 분석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교육학 용어사전, 교육평가 용어사전, 교육심리학 용어사전 등을 활용하고, 교과 및 교육과정과 관련된 용어들을 사용자 사전에 등록하였다. 그다음 형태소 분석 단계에서는 KoNLPy 패키지에 탑재된 Komoran 형태소 분석기(박은정, 조성준, 2014)를 활용하여, 각 문단에 포함된 명사를 추출하였다.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 문서에 포함된 문단 단위의 텍스트 데이터로부터 DML 교육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하여 키워드 빈도 분석과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을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수행하였으며, 각 단계는 교과 전문가와의 협의 및 검토를 거쳐 진행되었다.
국어과, 사회과, 미술과 ‘공통 교육과정’에서 텍스트 데이터 전처리 과정을 거쳐 추출된 명사 중 DML 관련 단어(<표 III-1> 참조)의 분포를 보여주는 키워드 빈도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R 프로그램의 tm 패키지(Feinerer & Hornik, 2024)를 활용하여 DML 관련 단어의 출현 빈도(Term frequency, TF)를 산출하였다.3) 키워드 빈도 분석은 교과별 ‘공통 교육과정’에 포함된 전체 문단과 DML 관련 문단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분석 결과는 DML 관련 단어가 각 교과 교육과정 문서에 어느 정도로 빈번하게 출현하는지를 나타낸다.
교과별 교육과정 문서에 출현하는 단어에 대한 빈도 분석 결과에 기초하여 단어 간 연결 구조를 탐색하기 위하여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Opsahl, Agneessens, & Skvoretz, 2010; 변경가 외, 2024)을 수행하였다. 분석 대상은 교과별 공통 교육과정의 DML 관련 문단으로, 문단 내 단어의 동시 출현(co-occurrence) 정도를 가중치로 활용하는 가중 네트워크(weighted network)를 분석하고 단어 간 연결 관계를 시각화하였다. 교과별로 네트워크 분석에 포함된 단어는 DML 관련 4개의 주요어(디지털, 매체, 콘텐츠, 디지털미디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키워드 빈도 분석 결과의 상위 키워드 및 교과 내용 전문가 검토를 통해 각각 30개 내외의 키워드를 선정하였다. 네트워크에서 각 키워드의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 연결중심성(weighted degree centrality)과 근접중심성(weighted closeness centrality), 매개중심성(weighted betweenness centrality) 지수를 다음과 같이 산출하였다(Opsahl, Agneessens, & Skvoretz, 2010).
연결중심성 :
ki: i번째 노드의 연결중심성
si: i번째 노드의 연결강도 중심성
근접중심성 :
매개중심성 :
: 노드 j와 k의 최단경로 중 노드i가 포함된 경로 수
첫째, 연결중심성은 특정 단어가 다른 단어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로(Freeman, 1978), 전통적인 이진 연결중심성에 단어 간 동시 출현의 총합을 반영한 연결강도 중심성(strength centrality)을 결합한 가중 지수(Barrat et al., 2004; Opsahl, Agneessens, & Skvoretz, 2010)를 산출하였다. 이때 조정모수 α는 이진 연결중심성과 연결강도 중심성을 동일한 수준으로 반영하기 위해 0.5로 설정하였다(길혜지, 신안나, 2021; 이재윤, 2013). 둘째, 근접중심성은 직접적으로 연결된 단어 외에 간접적으로 연결된 단어들을 함께 고려한 지수로(Freeman, 1978), 네트워크에서 연결된 키워드 간의 최단 거리를 반영하여 특정 키워드가 네트워크 상에서 가지는 영향력을 산출한다. 셋째, 매개 중심성은 네트워크 상에서 키워드가 다른 키워드들 간 최단 연결경로에 포함된 빈도를 나타내며, 특정 단어가 중간다리 역할을 수행하며 다른 단어들을 연결하는 정도를 의미한다(Freeman, 1978). 가중 네트워크에서 키워드 간 최단경로 식별 시 조정모수 α는 0.5로 설정하여 연결 가중치와 경로상의 노드 개수를 함께 고려하였다(Opsahl, Agneessens, & Skvoretz, 2010).
키워드 간 의미 연결망 탐색에 이어서 네트워크 내 키워드 간 하위 구조 탐색을 위해 각 키워드의 상호연관도를 기준으로 전체 키워드를 군집화, 즉 상호연관도가 높은 단어들은 동일한 집단으로, 낮은 단어들은 다른 집단으로 분류하는 커뮤니티 분석을 수행하였다(Blondel et al., 2008; Newman & Girvan, 2004). 커뮤니티 탐지를 위한 기법으로는 최적화된 모듈성(optimal modularity)을 확보하는 방식인 Fast Greedy 알고리즘을 활용하였다(Clauset, Newman, & Moore, 2004). 모듈성 지수는 -1부터 1까지의 범위를 가지며, 양수일 때 커뮤니티 구조가 존재한다고 판단할 수 있고(Newman, 2006), 경험적으로 0.3 이상이면 양호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Clauset, Newman, & Moore, 2004; Xie & Szymanski, 2011). 네트워크 분석을 위해 R 프로그램의 igraph 패키지(Csardi, 2024)와 tnet 패키지(Opsahl & Opsahl, 2022)를 활용하였다.
IV. 분석 결과
교과별 공통 교육과정 문서에 출현하는 DML 관련 단어 중 주요어와 대표어에 대한 빈도는 <표 IV-1>, [그림 IV-1]과 같고, 유사어에 대한 빈도는 [부록]에 제시하였다. 교과별로 살펴보면, 국어과의 경우 콘텐츠 관련 단어들이 출현한 빈도가 634회로 가장 높았으며, 매체 144회, 디지털 93회, 디지털미디어 2회 나타났다. 콘텐츠의 대표어 중에서는 글(384회), 영상(144회), 정보(40회)의 빈도가 높았으며, 디지털의 대표어로는 인터넷(31회)과 디지털기기(15회)의 빈도가 높았다.
사회과의 경우 콘텐츠 관련 단어의 출현 빈도가 144회로 가장 높았고, 디지털 61회, 매체 43회, 미디어 34회 등장하였다. 콘텐츠의 대표어 중에서는 정보(74회), 이미지(33회), 영상(19회) 등의 빈도가 높았으며, 디지털의 대표어로는 인터넷(18회)과 디지털(16회)의 빈도가 높았다.
미술과에서는 디지털과 콘텐츠 관련 단어들이 각각 46회, 45회로 출현 빈도가 높고, 매체는 16회, 디지털미디어는 14회 나타났다. 디지털의 대표어로는 온라인(17회), 가상현실(9회), 디지털(9회)의 빈도가 높았고, 콘텐츠의 대표어 중에서는 이미지(22회)의 빈도가 가장 높았다.
[그림 IV-1]에 제시된 바와 같이 DML 주요어는 주로 내용 체계 및 성취기준 부분에서 출현하였으며, 교수학습 및 평가 부분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주 언급되었다. 국어과의 경우 DML 주요어 중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인 ‘콘텐츠’는 쓰기, 읽기, 매체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등장하였고, ‘디지털’과 ‘매체’의 빈도가 가장 높은 내용 영역은 매체 영역이었다. 사회과는 지리 영역에서 ‘콘텐츠’, ‘매체’, ‘디지털’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미디어’의 경우 일반사회 영역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 미술과의 경우 ‘콘텐츠’는 미적 체험 영역에서, ‘디지털’은 교수학습 및 평가 부분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다. 세 교과 모두 교수학습 및 평가 부분에서는 DML 주요어 4개 중 ‘디지털’의 빈도가 가장 높았다.
키워드 빈도 분석 결과와 교과 내용 전문가 의견을 참조하여 <표 IV-2>와 같이 교과별 네트워크에 포함할 단어를 선정하였다. 교과별로 약 30개 단어 간 연결 구조를 시각화한 결과는 각각 [그림 IV-2]~[그림 IV-4]에 제시하였다. 교과별 네트워크 그래프에서 각 키워드에 대한 노드의 크기는 가중 연결중심성 지수에 비례하도록 나타내었고, 노드 간 연결 링크는 동시출현 빈도가 높을수록 굵은 선으로 표시하였으며, 노드의 색상은 커뮤니티 소속에 따라 구분하였다.
국어과 키워드 간 연결 구조를 시각화한 네트워크 그래프는 [그림 IV-2]와 같으며, <표 IV-3>에서 보듯이 ‘콘텐츠’, ‘매체’, ‘표현’, ‘이해’, ‘읽기’ 등은 중심성 지수가 높아 다른 키워드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함께 의미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중 매개중심성의 경우, ‘콘텐츠’는 지수값이 매우 큰 핵심 중개자인 반면, 다른 키워드들은 지수값이 0으로 나타났다. 이는 네트워크에서 ‘콘텐츠’가 연결 가중치가 가장 높은 중심 허브 노드로 기능하며, 다른 키워드들은 ‘콘텐츠’를 통해 강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뜻한다.
국어과 키워드 네트워크의 커뮤니티는 <표 IV-4>와 같이 3개가 형성되었고, 각 커뮤니티에 해당하는 키워드들이 상대적으로 다수 포함된 교육과정 문단의 예를 확인할 수 있다. 모듈성은 0.056로 나타났는데, 이는 각 커뮤니티에 속한 키워드들이 소속 커뮤니티에 포함된 키워드들과만 연결된 것이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 소속 키워드들과도 연결되어 공동의 의미를 형성하고 있음을 뜻한다. 상호연관도에 따라 군집화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키워드를 살펴보면, 첫 번째 커뮤니티는 표현, 이해, 언어, 전달, 분석, 비판적, 지식, 비교, 의사소통, 작품, 설명, 디지털미디어 등의 12개, 두 번째 커뮤니티는 콘텐츠, 매체, 읽기, 디지털, 소통, 연계, 공유, 복합양식, 전략, 제작, 검색 등의 11개, 세 번째 커뮤니티는 쓰기, 독자, 맥락, 상황, 의미, 필자, 생성, 사회·문화, 주장 등의 9개 키워드가 속하였다. 3개의 커뮤니티는 (1) 디지털 미디어(매체)에 의해 전달되는 콘텐츠의 언어적 특징에 대한 분석과 이해, (2) 디지털 미디어(매체)를 활용한 콘텐츠에 대한 제작 및 공유, (3) 디지털 미디어(매체) 속 콘텐츠의 생성 맥락과 의미에 관련된 커뮤니티로 분류할 수 있다.
사회과 키워드 간 연결 구조를 시각화한 네트워크 그래프는 [그림 IV-3]과 같다. <표 IV-5>에 제시된 바와 같이 사회과 키워드 네트워크에서 중심성 지수가 높은 키워드는 ‘콘텐츠’, ‘지역’, ‘활용’, ‘지도’, ‘디지털’ 등으로 다른 키워드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함께 의미를 형성하며, 특히 ‘콘텐츠’, ‘지역’, ‘지도’는 매개중심성이 높아, 다른 키워드들의 연결경로를 매개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사회과 키워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키워드들은 상호연관도에 따라 <표 IV-6>에서 보듯이 3개의 커뮤니티로 분류되었다. 첫 번째 커뮤니티는 콘텐츠, 활용, 매체, 자료, 변화, 탐색, 탐구, 환경, 시민, 기후, 지형 등의 11개, 두 번째 커뮤니티는 디지털, 사례, 분석, 미디어, 의미, 활동, 경험, 비판적, 문화, 장소, 조사 등의 11개, 세 번째 커뮤니티는 지역, 지도, 이해, 세계, 표현, 국가, 인식, 공간, 위치, 자연환경, 도시 등의 11개 키워드로 구성되었다. 각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키워드와 해당 키워드들이 다수 포함된 문단을 참조해보면, 사회과 키워드 커뮤니티는 각각 (1) 디지털 매체 및 콘텐츠 활용, (2)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분석, (3) 디지털을 통한 세계 지역 인식과 이해와 관련된 커뮤니티로 분류할 수 있다. 사회과 커뮤니티 모듈성은 0.116로, 각 커뮤니티에 속한 키워드들이 해당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에 속한 키워드들과도 유연하게 연결되어 공동의 의미를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술과 키워드 간 연결 구조를 시각화한 네트워크 그래프는 [그림 IV-4]와 같다. <표 IV-7>에 제시된 바와 같이 ‘활용’, ‘표현’, ‘콘텐츠’, ‘자신’, ‘디지털’ 등은 중심성 지수가 높아 미술과 키워드 네크워크에서 다른 키워드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함께 의미를 형성하면서 키워드 사이의 연결을 매개하는 영향력 있는 키워드로 나타났다.
키워드 네트워크의 하위 구조에 대한 커뮤니티 분석 결과, 미술과의 경우 <표 IV-8>과 같이 2개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었고 모듈성은 0.139로 나타났다. 이는 키워드들이 소속 커뮤니티에 포함된 키워드들과만 배타적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 소속 키워드들과도 의미를 공동 형성하면서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뜻한다.
미술과 키워드 네트워크에서 2개의 커뮤니티에 속한 키워드를 각각 살펴보면, 첫 번째 커뮤니티는 활용, 표현, 디지털, 작품, 방법, 확장, 과정, 디지털미디어, 재료, 제작, 주제, 감상, 선택, 분석 등의 14개, 두 번째 커뮤니티는 콘텐츠, 자신, 탐색, 이해, 경험, 감각, 환경, 매체, 생활, 시각, 성찰, 대상, 문화, 소통, 비판적, 참여, 시각문화 등의 17개 키워드로 구성되었다. 키워드의 상호연관도에 따라 형성된 2개의 커뮤니티는 각각 (1)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표현 및 감상, (2) 디지털 매체 및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이해와 소통 관련 커뮤니티로 분류할 수 있다.
V. 시사점 및 논의
사회 전반에 걸쳐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디지털 대전환과 1인 미디어 성장 등 디지털 미디어를 둘러싼 사회 변화의 영향으로 초·중학생의 생활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과 디지털 미디어 사용 확산에 대응하고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디지털 기초소양 함양 기여를 위해, 본 연구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기반한 초·중학교 DML 교육 방향 설정을 위한 기초 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DML 개념 프레임워크를 살펴보고,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에 나타난 DML 관련 내용을 텍스트마이닝 기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2022 개정 교과 ‘공통 교육과정’ 문서 대상의 키워드 빈도 분석을 통해 교과별로 강조되는 DML 관련 내용의 중요도를 살펴보고, 교과 내에서 DML 관련 요소가 특정 영역에 집중되어 있는지 혹은 균형 있게 구성되어 있는지 등을 파악하였다. 또한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DML 주요어를 중심으로 단어 간 연관성을 시각화함으로써, 의미 연결망의 핵심 키워드를 확인하였다. 국어, 사회, 미술 교과 교육과정 문서에 대한 텍스트 분석 결과에서 도출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교과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요어 중 ‘디지털’, ‘매체’, ‘콘텐츠’ 가 상당히 높은 빈도로 출현하였고, 특히 교육과정 요소 중 ‘2. 내용체계 및 성취기준’ 뿐만 아니라 ‘3. 교수·학습과 평가’ 부분에서 높은 빈도가 나타났는데, 이는 전반적인 교과 내용에 대한 교수·학습과 평가의 전체적인 방향성에서 ‘디지털’, ‘매체’가 강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각 교과의 전 영역에서 DML 교육이 적용될 수 있으며, 교과 교육과정 실행 과정에서 다른 역량과 함께 DML이 통합적으로 신장되도록 해야 한다는 교육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내용 영역별로 주요어 빈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교과 특성이 있었다. 예컨대, 국어과에서는 ‘디지털’과 ‘매체’의 빈도가 가장 높은 내용 영역은 매체 영역이었다. 디지털·미디어 역량을 국어과 교과 역량 중 하나로 설정하면서 매체 영역의 경우에는 교육 목표이자 내용으로서의 위상을 지닌다고 할 수 있지만, ‘2. 내용 체계 및 성취기준’ 중 ‘성취기준 해설’,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 ‘3. 교수·학습 및 평가’ 내용을 분석해 보면, ‘매체 영역’ 외의 내용 영역에서도 DML이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과의 경우, ‘지역’을 다루면서 지도, 도표 등으로 정보 공유가 많은 지리 영역에서 디지털 영상 지도, 지리정보기술(GIS) 등 ‘디지털’, ‘매체’ 활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났다. 하지만 각 영역별 과정·기능 범주에도 ‘정보’ 활용 또는 ‘자료’ 분석 등이 제시되어 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대부분의 정보와 자료가 디지털화되어 제공되기에 사회과의 모든 과정·기능 범주에 DML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미술과의 경우, 미적 체험 영역에서는 ‘콘텐츠’, 표현 영역에서는 ‘디지털미디어’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이는 미적 체험 영역에서 시각적 콘텐츠의 의미 읽기를 강조하고, 표현 영역에서 다양한 매체의 활용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관계가 깊다. 이와 같은 각 교과 교육과정의 강조점이 DML 교육 내용 선정 및 교수·학습 설계에 반영되어, 교과의 고유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DML 함양을 도모하는 관점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세 교과에서 공통적으로 ‘콘텐츠’의 출현 빈도 및 네트워크 중심성 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이러한 결과는 교과 교육과정에 기반한 DML 교육 방향을 수립할 때, ‘디지털’이라는 기술적 요소도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하지만 디지털 미디어에 의해 전달, 공유되는 ‘콘텐츠’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활용’의 출현 빈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디지털 매체, 자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교육과정에서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교과 특성과 교육과정에서의 강조점을 반영하여 디지털 미디어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되, 디지털 미디어에 의해 전달, 공유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DML 교육 내용 선정 및 교수·학습 설계가 필요하다는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다.
다음으로 키워드 네트워크의 커뮤니티 분석을 통해 교과 교육과정에서 DML 관련 역량이나 학습 요소의 유기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DML 교육 내용 선정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국어과와 사회과는 각각 3개의 커뮤니티로, 미술과의 경우 2개의 커뮤니티로 키워드들이 분류되었으며, 이는 특정 개념들이 상호 연계된 방식으로 교육과정 내에서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커뮤니티가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를 보인 점은 DML 개념 프레임워크의 하위 행위 역량 간 상호 연결성을 유지시켜야 함을 시사한다.
구체적인 예로서, 국어과 키워드 네크워크의 커뮤니티 간 유기적인 연결 구조는 국어과 DML 교육 내용에서 특정 DML 하위 행위 역량을 독립적으로 다루기보다, 하위 행위 역량 간의 연결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즉, ‘접근과 선택’이라는 DML 하위 행위 역량에 관한 교육을 계획할 경우, ‘반성과 성찰’ 등의 하위 행위 역량과의 연계성이 일정 정도 반영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과의 경우, 네트워크의 커뮤니티는 지도, 도표 등의 디지털 미디어를 목적에 맞게 선택하여 활용하고, 내용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측면에서 DML 하위 행위 역량 중 ‘접근과 선택’ 및 ‘분석과 평가’와 상대적으로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정보와 매체, 자료 등에 대한 활용과 분석을 권장하는 측면을 보여줌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사회과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시민으로서의 자질’ 함양을 위해 ‘반성과 성찰’, ‘공유와 참여’와 같은 하위 행위 역량과도 관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이 제공되어야 할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결과이다. 마찬가지로 미술과에서도 네트워크의 커뮤니티는 디지털 매체를 적절히 선택 및 활용하는 표현 과정과 디지털 매체 및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이해와 소통과 관련된 측면에서 DML 하위 행위 역량 중 ‘접근과 선택’, ‘창작과 소통’, ‘분석과 평가’와 연결될 수 있다. 즉, 커뮤니티 분석 결과에 따라 교과 특성에 부합하는 DML 하위 행위 역량의 신장에 주안점을 두되, 다양한 DML 하위 행위 역량의 신장을 위한 교육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텍스트마이닝을 활용한 양적 분석을 통해 도출된 키워드별 출현 빈도와 구조적 관계에 대한 분석 결과는 교육과정 문서 내용에 대한 질적 분석 시에 비중 있게 보아야 할 개념을 선별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텍스트 분석을 통해 도출한 각 교과 교육과정에서의 DML 관련 요소의 반영 양상에 관한 정보를 참조하면서 교과 교육과정에서의 교과 역량과 DML 간의 관계, DML과 연계 가능한 성취기준 등의 종합적 정보를 고려하여, 교과 교육과정 체제 속에서 실행 가능한 DML 교육 내용을 설정하고 학생이 수행할 필요가 있는 학습 활동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본 연구는 모든 교과의 교육과정 문서를 분석하기보다는 국어, 사회, 미술 교과를 우선적으로 선정하여 DML 관련 내용 분석을 수행하여 교육과정 분석을 위한 텍스트마이닝 기법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이때 사회과의 경우 공통 교육과정 중에서 ‘사회’만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향후 ‘역사’를 포함하여 공통 교육과정 전체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면 사회과 전반에 나타나는 DML 관련 내용을 조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DML은 모든 교과와 관련이 있으므로, 이러한 분석 작업이 모든 교과에 걸쳐 지속된다면 DML 관련 내용의 반영 양상에 있어서 교과 간 유사·차이점의 체계적인 비교가 가능한 초·중학교 교과 교육과정 기반의 DML 교육 내용 지형도가 마련될 수 있으며,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추어 DML 하위 행위 역량 요소를 균형 있게 다루는 교육 방향을 안내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