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디지털 역량은 2006년 유럽연합에서 평생학습을 위한 8가지 핵심역량 중 하나로 제시한 개념이다. 유럽연합연구센터(Joint Research Centre)에서는 디지털 역량을 구성하는 프레임워크 관련 연구를 진행하여 2013년 디지털 역량 프레임워크인 Digital competence 1.0을 발표하였고, 2022년 2.2버전까지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역량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모든 학생들이 길러야 하는 기초소양으로 제시하고 있다(교육부, 2022). 디지털 역량은 ‘디지털 사회 시민으로서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 정의를 이루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 디지털 소양 및 실천 역량’(김자영 외, 2022: 63)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논의에서 강조하는 ‘문제 해결을 위한 디지털 정보의 효율적・비판적 활용’뿐 아니라(김진숙 외, 2023; 노은희 외, 2018) 디지털 참여와 가치, 윤리, 문화 등을 강조하는 ‘디지털 시민성’의 개념(김봉섭 외, 2017; 김아미, 2019)을 모두 포괄한다.
그간의 개념 및 이론 연구를 토대로 최근 디지털 역량 평가 도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계보경 외, 2022; 김수환 외, 2023; 김자영 외, 2023; 김종윤 외, 2017; 옥현진 외, 2016) 그 후속 작업격인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교육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커지고 있다. 예컨대, 서울시교육청에서는 디지털 시민 역량 진단 도구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으며, 진단 결과를 통해 교육 효과를 측정하고 개인별 수준 및 발달 분야를 확인하여 맞춤형 디지털 교육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서울특별시교육청, 2023). 경기도교육청에서도 자체 개발한 초・중학교용 디지털 역량 진단도구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진단한 바 있으며(경기도교육청, 2024), 평가 결과에 대한 피드백 제공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본고는 경기도교육청의 디지털 역량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에 대한 맞춤형 피드백이 가능한 수준 진술문을 제공하기 위한 토대 연구이다.
수준 진술문(Performance Level Description, PLD)이란 해당 수준에서 응시자가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상세하게 밝히는 기술문이다(Cizek & Bunch, 2007: 성태제, 2011: x에서 재인용). 평가 분야에서 수준 진술문 개발의 목적은 준거참조평가의 응시자들이 절대적인 기준에 도달한 정도, 즉 상, 중, 하 수준 또는 도달, 미달에 대한 정보를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다(이상하, 최혁준, 2012: 209). 준거참조평가(criterion-referenced evaluation)는 절대적인 기준에 근거하여 성취도 및 수행 수준을 평가하는 것으로, 학생들의 수행 정도에 따라 수준이나 등급을 부여한다. 예컨대, ‘우수’ 역량의 경우 그 수준에 속하는 학생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무엇인지, 어떤 지식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항들이 먼저 설정되고 그에 따라 환류의 기준이 결정된다(송민영, 2013: 572). 따라서 준거지향평가의 경우에는 반드시 각 수준에 속하는 학습자들이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능력에 대한 기술이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디지털 역량 평가는 대부분 준거지향평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준진술문이 학생 피드백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수많은 방식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디지털 역량 진단 결과가 학습자들에게 실질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교사들이 교수・학습 개선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해당 점수를 받은 학생의 수준에 대한 정보와 구체적인 수행 예시,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한 정보가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와 학습자에게 디지털 역량 진단 결과에 대한 준거와 준거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디지털 역량 수준 진술문 개발이 필요하다.
실제로 비교적 최근 교과 교육 논의에서 성취기준・성취수준 진술문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4년부터 성취평가제가 실시되면서 교수・학습과 준거참조평가의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과목별 성취기준・성취수준2) 진술문을 개발・보급해 오고 있다(가은아 외, 2016; 김현정 외, 2017; 박준홍 외, 2024; 이미경 외, 2017). 이들 연구물에서 제시하는 성취수준의 3단계(A/B/C) 혹은 5단계(A/B/C/D/E/F) 구분 방식을 살펴보면, 성취기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중’ 수준을 기점으로 그보다 높은 수준은 ‘상’, 그보다 낮은 수준은 ‘하’로 설정한다(김현정 외, 2017:ⅴ). 중 수준은 성취기준 진술과 가장 유사한 기술 방식, 상 수준은 심화의 형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찰되는지에 초점을 둔 기술 방식, 하 수준은 ‘부분적으로’, ‘일부’와 같은 부사어를 이용하여 한정적으로 기술하는 방식이다.3) 이 경우 성취수준 진술문 개발의 근거를 학습자의 실제 수행 수준이 아니라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두었으며, 수준별로 유사한 진술문 형식 하에 개발되었기 때문에 내용적으로 큰 차별점을 두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진술문 개발 방식은 현실에 존재하는 학습자들의 실제 역량을 반영하기 부족한 점이 있고 그들의 학습 수행에 대한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습자의 현재 디지털 역량 수준을 알려주는 절대적인 수행 준거로서의 수준 진술문과 이에 해당하는 수행 예시를 개발하고자 한다. 디지털 역량 수준 진술문 개발의 목적은 교육청 차원의 공교육 책무성 강화, 학교 및 교사 차원의 수업 강화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생 자신의 디지털 역량 수준을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도록 하는 데 있다. 궁극적으로 이는 디지털 역량 수준에 대한 학교, 교사, 학생의 이해도를 제고하고 맞춤형 디지털 역량 교육 실현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II. 국내외 수준 진술문 개발 사례 및 시사점
디지털 역량의 수준 설정에 대한 대표적 연구물로 유럽연합연구센터(Joint Research Centre)에서 제시한 디지털 역량 구성 프레임워크 Digital Competence 2.2.(이하 DigComp 2.2.)가 있다. DigComp 2.2.(Vuorikari et al., 2022)는 디지털 역량의 분야를 ‘정보 및 데이터 리터러시(Information and Data Literacy)’, ‘의사소통 및 협력(Communication and Collaboration)’, ‘디지털 내용 생성(Digital Content Creation)’, ‘안전(Safety)’, ‘문제 해결(Problem Solving)’의 5가지 영역으로 설정한 후 이를 다시 21개 하위 항목으로 나누었다.
디지털 역량 수준 설정 방식을 먼저 살펴보면, 21개 하위 항목의 수준을 각각 ‘기초(Foudation)’, ‘보통(Intermediate)’, ‘우수(Advanced)’, ‘전문(Highly Specialized)’의 4개 수준으로 나눈 후, 각 수준별로 2개의 하위 수준을 다시 나눈다. 또 각 수준의 특성을 디지털 역량의 하위 요소인 ‘과제의 복잡성(complexity of tasks), 자율성(automation), 인지 영역(cognitive domain)’을 기준으로 체계화한다. 다음 <표 1>은 이를 기준으로 디지털 역량 수준 설정을 위해 제시한 핵심어들이다.
DigComp 2.2에서는 <표 1>의 핵심어들을 통해 수준별 역량을 진술한다. 예컨대, 기초 단계의 1수준은 ‘간단한 명령을 따를 수 있고, 명확히 정의된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기본적인 도구와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로 제시된다. 2수준은 ‘약간의 도움을 받아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다.’이다. 전문 단계에서 7수준은 ‘매우 복잡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하여 특정 필요에 맞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이고, 8수준은 ‘디지털 기술을 혁신적으로 활용하여 매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을 지도할 수 있다.’이다. 모든 수준 진술문은 이상의 핵심어를 기준으로 제시된 수준별 능력에 근거하여 개발되었다.
디지털 역량의 하위 항목 중 하나인 ‘1.2. 자료, 정보, 디지털 콘텐츠 평가’의 수준 진술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모든 수준의 진술문이 ‘출처의 신뢰성 평가’와 ‘콘텐츠 평가’로 이분화되어 제시된다. 또 수준이 높아질수록 평가 대상인 ‘데이터, 정보, 디지털 콘텐츠’의 성격이 구체화되고(3수준: 명확하게 정의된 → 5수준: 다양한 → 7수준: 디지털 환경에서), 디지털 이용자의 인식이나 수행이 복잡해지고 자율화된다. 디지털 역량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과제의 복잡성, 자율적 수행의 정도, 인지적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진술문 기술 형태는 호주의 국가 수준 디지털 평가 도구(National Assessment Program, 이하 NAP)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NAP은 학교 차원에서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 국가 수준에서 치르는 평가로서 과학 리터러시, 시민성, ICT 리터러시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는데,4) 그중 본고와 관련이 깊은 NAP-ICT 리터러시의 수준 진술문은 다음과 같다.
<표 3>에 제시된 수준 진술문을 살펴보면, 수준별로 학생들의 구체적인 수행이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수준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디지털을 활용한 기초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명령, ICT 용어와 기능을 인식할 수 있는 수준’에 있다. 2수준은 1수준에 ‘정보 검색, 기존 정보 수정, 초보적인 결과물 산출, ICT 관련 보안 인식 및 식별 항목’이 추가된다. 3수준에서는 디지털 역량의 범위가 ‘일반적인 정보 검색, 목적에 맞는 출처 선택, 기초적인 정보 산출물 편집, ICT 오용 방지 방법 제안’ 항목으로 확장된다. 최근의 결과 보고에 따르면(ACARA, 2024: 6), 6학년의 NAP-ICT 리터러시 평균 수준은 2수준과 3수준 사이, 10학년은 3수준과 4수준 사이로 보고되었다.
다음으로, 국제성인역량조사(Programme for the International Assessment of Adult Competencies, 이하 PIAAC)는 OECD에서 주도하는 성인 역량에 대한 대규모 국제 조사로, 세계 30여 개국 16~65세 성인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문해력(literacy), 수리력(numeracy), 디지털 문제 해결력(digital problem solving) 또는 테크놀로지 환경에서의 문제 해결(Problem solving in technology-rich environments)의 세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디지털 문제 해결력은 테크놀로지의 특징(technology feature), 과제 특징(task feature), 인지적 과정(cognitive process)의 세 가지 차원으로 구성되고, 이는 앞서 살펴본 DigComp 2.2와 유사한 형태이다.
PIAAC의 결과는 500점 척도, 4개 수준으로 나뉜다. 이때 ‘수준’은 점점 복잡해지는 정보 처리 과제를 숙달하는 능력(능숙도)을 의미한다. PIAAC의 ‘디지털 문제 해결력’ 영역 수준 진술문은 다음과 같다.
PIAAC은 위와 같은 수준 진술문을 제시함으로써 각 수준에 해당하는 자들이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활동이나 능력을 요약하여 제시한다. 1수준 이하의 점수 범위(241점 이하)는 가장 낮은 능숙도, 4수준은 가장 높은 능숙도를 보여준다. 수준별로 제시된 수행의 특성들은 각 수준에서 최소 능력을 보유한 자가 50%의 확률로 수행할 수 있는 활동으로 설정된다(단, 가장 낮은 수준(1수준 이하)에서는 미적용). 예컨대, 2수준의 최소 능력을 보유한 사람은 2수준 정도의 난이도로 구성된 시험에서 50점 정도의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또한 특정 수준의 범위 내 능숙도를 지닌, 평균 능력을 보유한 자는 해당 수준에 위치한 항목을 약 3분의 2정도의 확률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이 평가에서는 수준의 위계와 진술문을 통해 학습자의 수행 범위와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마지막으로 스페인의 Instituto Nacional de Tecnologías Educativas y de Formación del Profesorado(이하 INTEF)는 디지털 시대의 학습자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디지털 역량 함양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이래(GTTA & INTEF, 2022: 9-16), 앞서 소개한 DigComp를 바탕으로 교사의 디지털 역량 함양을 위한 프레임워크 설계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에 따르면 교사의 디지털 역량은 6개 영역(1. 전문적 헌신, 2. 디지털 콘텐츠, 3. 교수・학습, 4. 평가・피드백, 5. 학생 역량 강화, 6. 학생 디지털 역량 개발)로 이루어지고, 각 영역마다 3~5개의 하위 역량으로 세분화되어 총 21개의 하위 역량으로 구성된다. 21개 하위 역량별로 제시되는 수준은 총 6개로, 기초(Foundation level A1, A2), 보통(Intermediate level B1, B2), 우수(Advanced level C1, C2) 총 3개 단계에서 각각 2개의 세부 수준으로 구분된다. 아래 예시는 ‘전문적 헌신’ 중 다섯 번째 하위 영역인 ‘개인 정보 보호’의 수준 진술문 중 기초 단계(A1, A2)를 제시한 것이다.
개인 정보 보호의 ‘기초’ 수준은 개인 정보 보호 관련 지식을 안내하고 수업에 적용하는 단계, ‘보통’ 수준은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평가할 수 있는 단계, ‘우수’ 수준은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를 계획하고 구현하며 후속 조치를 실행할 수 있는 단계이다. 이처럼 21개의 하위 역량마다 제시되는 6수준의 진술문을 합하면 총 126개로 상당히 많은 편이며, 수준 진술의 항목 또한 ‘수준, 하위 수준, 성취 지표, 수행 설명 및 예시’로 매우 세분화되어 있고 기술문도 구체적이다. 해당 프레임워크는 학생이 아닌 교사의 디지털 역량을 다루기는 하지만 수준 설정 방식이나 구체화의 정도 측면에서 참고할 만하다.
이상의 수준 진술문 개발 사례 분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유럽 연합에서 제시한 DigComp 2.2.와 이를 참고하여 개발한 스페인의 디지털 역량 프레임워크(INTEF)는 상위 영역과 하위 영역을 구분하여 구체화된 수준을 기술하는 만큼, 수준 설정의 기준이 명확하고 구조적이라는 점에서 디지털 역량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는 데 참고할 만하다. 이를 본 연구에 적용하면 디지털 역량 전체에 대한 종합 수준의 기술뿐 아니라 하위 영역에 대한 수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유효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DigComp 2.2.에서는 21개 분야별로 8수준의 진술문(총 168개)을 제시하고, 스페인의 경우 21개의 하위 역량별로 6수준의 진술문(총 126개)으로 세분화하여 제시하다보니 디지털 역량의 통합성이나 수준의 총체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수준 진술문의 지나친 세분화를 막고 학습자의 수행을 총체적으로 기술하기 위해 영역별 하위 요소별이 아닌, 하위 역량별 수준 기술 방식을 택하고자 한다.
다음으로는 선행 사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되었던 수준 명명 방식에 대한 것이다. 본고에서는 수준명을 ‘기초, 보통, 우수, 전문’과 같이 수준의 정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이름보다는 ‘1수준, 2수준, 3수준’과 같이 수준진술문에 기술된 수행 기술을 통해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도록 한다. 이는 평가 결과에 따른 낙인효과를 우려한 것으로, ‘하’ 또는 ‘미달’이라는 용어 사용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조치이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선행 연구에서 수준을 4단계(1~4수준)나 6단계(1~6수준)로 구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사례처럼 단계를 세분화하여 제시하기 위해서는 평가도구 자체의 문항 수가 충분히 많아야 하고 기대되는 학생들의 점수 폭도 넓어야 한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활용하는 디지털 역량 진단도구의 문항 수는 20개로 선행연구에서 살펴본 검사들의 문항 수보다 비교적 적고, 그만큼 기대되는 성취의 폭이 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수준을 3~4단계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 판단된다.
III. 수준 진술문 개발의 기초 정보 및 개발 절차
수준 진술문 개발은 디지털 역량의 개념 체계를 기반으로 해야 하고, 학생들의 실제 디지털 역량 수준에 대한 정보를 참고해야 한다. 이에 수준 진술문 개발 절차를 제시하기 전에, 개발의 토대가 되는 디지털 역량의 개념 체계 및 구성 요소 개발 연구(김자영 외, 2022), 디지털 역량 진단 도구 개발 연구(김자영 외, 2023; 오은하 외, 2024)를 간략히 언급하고자 한다.
본고에서 전제로 하는 디지털 역량의 개념은 ‘디지털 사회 시민으로서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 정의를 이루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 디지털 소양 및 실천 역량’이며(김자영 외, 2022: 62), 전체적인 디지털 역량의 개념 체계는 다음과 같다.
위의 개념 체계에 따라 수준 진술문 개발의 틀 역시 기본 소양과 실천 역량으로 구성하였다. 기본 소양(디지털 기본 역량)은 학생들의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이해 및 활용 능력으로, 실천 역량의 기본이 되는 소양이다. 실천 역량(디지털 실천 역량)은 기본 소양을 토대로 실생활 맥락에서 복합적으로 발현되는 능력이다(김자영 외, 2022: 96). 기본 소양의 구성 요소는 디지털 사회의 이해와 자아정체성 확립, 디지털 기술의 이해와 활용, 정보・콘텐츠의 관리와 활용이며, 실천 역량은 디지털 의사소통과 협력, 디지털 창작 및 향유, 디지털 시민 참여로 이루어진다.
실제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반영한 수준 진술문을 개발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 자체적으로 디지털 역량 진단도구를 개발하고 평가를 시행하였다(김자영 외, 2023; 오은하 외, 2024). 먼저 디지털 역량 진단도구 개발을 위해 디지털 역량 개념 체계에서 제시한 영역 및 요소, 2022 개정 교육과정 교과별 연계를 바탕으로 개발한 디지털 역량 성취기준을 근거로 기본 소양과 실천 역량 문항을 총 20개 개발하였다. 기본 소양 평가 문항은 선다형과 자기보고식으로 구성하여 기본적인 디지털 지식에 대한 이해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실천 역량 평가 문항은 시나리오 기반의 단위 검사 형태로 개발하여 실생활 맥락에서 발현되는 복합적인 역량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전・사후 평가 문항을 동시에 개발하여 추후 디지털 역량 교육의 효과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2023년도에 K지역 10개 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사전, 사후 평가를 실시하여 자료를 수집하였고,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도출된 문항의 신뢰도, 타당도 검증 등을 통해 문항 타당화 작업을 완료하였다. 이상의 이론적 토대와 실제적 자료를 바탕으로 수준 진술문 개발을 시작하였다.
수준 진술문 개발은 디지털 리터러시 연구 경력이 다수 있는 교육평가 전공자와 교과교육 전공자가 수행하였고, 그 절차는 다음과 같다.
수준 진술문 초안은 앞서 언급한 디지털 역량의 하위 6대 영역별로 수준을 위계화하여 개발하였다. 수준은 가장 높은 수준부터 차례대로 3수준, 2수준, 1수준으로 설정하되, 가장 높은 수준을 먼저 개발하고 그에 준하여 다른 수준을 개발하였다. 위계화 설정의 주요 근거는 본 연구에서 진행하고 개발한 디지털 역량 연계 교육과정 성취기준, 디지털 역량 진단 평가 문항, 평가 시행 후 수집한 학생들의 실제 디지털 역량 결과 자료이다.
초안 개발 후 전문가의 검토(검토1)를 바탕으로 초안을 수정한 후(수정1) 다시 교사 2인에게 재검토(검토2)를 요청하였다. 교수, 교사의 모든 검토 의견을 바탕으로 내용을 종합적으로 수정하고(수정2), 마지막으로 진행한 온라인 전문가 자문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하여 수준 진술문의 수준과 위계를 조정한 후 최종 수준 진술문을 확정하였다. 수준 진술문의 검토진으로 참여한 대학 교수는 디지털 리터러시 전공, 국어교육 전공으로 이론 전문성이 있으며 현직 교사는 10년 이상의 교사 경력이 있는 교육학 박사로 디지털 리터러시의 이론 및 현장 기반 연구 경력이 있는 자들이다.
본고에서 설정한 수준 진술문 개발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습자의 실제 수행을 중심으로 진술문의 수준을 위계화한다. 상, 중, 하 등의 수준을 구분하는 기존의 방식은 주로 해당 학습자의 일반적인 수준을 중 수준의 성취기준 진술 형태로 규정하고, 하 수준을 ‘부분적으로’, ‘일부’와 같은 부사어를 이용하여 한정적으로 기술하며 상 수준은 심화의 형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찰되는지에 초점을 두고 기술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학생들의 수준을 부사 표현을 활용하여 구분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학생들의 구체적인 활동이나 수행 수준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제공하기 어렵다. 따라서 부사 표현 중심의 수준 구분 방식을 최대한 지양하고 행위 동사 활용을 통해 학생들의 수행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수준 진술문을 개발하고자 한다.
둘째, 수준 진술문에 해당하는 실제 수행의 예시들을 추가로 개발한다. 수준 진술문은 학생들이 해당 수준에서 도달할 수 있는 역량을 종합적으로 기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실제로 어떤 맥락에서 어떤 수행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제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수준 진술문에 제시된 역량이 학생들의 인식이나 행동으로 구체화될 때 나타날 수 있는 사례들을 추가로 제시하여 수준 진술문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학생과 교사에게 상세한 피드백을 제공하고자 한다.
수준 진술문 개발의 근거는 기본・실천 역량의 영역 및 요소, 디지털 역량 연계 성취기준, 디지털 역량 평가 문항에 활용된 디지털 리터러시 관련 개념과 용어, 예비 조사 결과 도출된 문항 난이도, 학생들의 문항 정답률이며, 이들 정보는 모두 김자영 외(2022, 2023)에 기반한다. 기존의 선언적 평가 진술문과 달리,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 역량 개념 체계, 기 개발된 디지털 역량 평가 문항과 그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준 진술문을 개발하기 때문에 진술문의 타당성과 피드백의 실제성을 더욱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준 진술문의 위계화 원리는 3수준 구분 성취수준의 일반적 특성(<표 7>)을 참고하여 <표 8>과 같이 설정하였다.
역량의 실천성은 학습자들이 실생활에서 자신의 디지털 역량을 어느 정도로 발휘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3수준은 디지털 역량과 관련된 일련의 지식이나 기능들을 자신의 디지털 활동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고, 2수준은 그러한 것들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 3수준은 디지털 역량 등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인식하는 수준에 해당한다. 예컨대, 3수준의 학습자는 디지털 기기 관련 용어나 용량 단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능 향상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2수준은 디지털 기기의 성능 향상을 위한 기초적인 방법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 1수준은 디지털 기기 자체에서 악성 코드 검사 등을 요구할 경우 수락, 거부 등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상황・맥락의 확장성은 학습자들의 디지털 역량이 함양되고 발현되는 상황이나 맥락이 개인에 국한된 것인가 사회로 확장되는가에 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3수준은 개인이 속한 대규모 사회를 전제로 하는 역량 함양과 발현과 관련되고, 2수준은 개인이 속한 소공동체에서의 역량 함양과 발현, 1수준은 개인 중심의 역량 함양과 발현의 수준에 해당한다. 예컨대, 3수준에서는 ‘디지털 환경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전제된다면 2수준에서는 ‘가정, 학교, 동아리 등 자신이 속한 소규모 공동체’에서의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이해와 활용, 1수준에서는 ‘디지털 관계나 대인 소통’에서의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요구된다.
수행의 다양성은 학습자들의 디지털 역량이나 수행의 구체적인 예시들을 얼마나 다양하게 제시하는가와 관련된다. 3수준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수행할 수 있는 사례들은 다양하지만 1수준은 한두개 정도인 것으로 제시되며 2수준은 1수준과 3수준의 중간 정도의 개수로 제시된다. 예컨대, ‘디지털 도구’라는 동일한 개념을 진술할 때 3수준의 예시로는 정보 검색 엔진, 인공지능 플랫폼 등 5개가 예시되고 2수준은 3개의 예시, 1수준은 정보 검색 엔진, 문서 및 영상 제작 플랫폼 등 2개가 예시된다. 개수가 반드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방식을 통해 학생들이 수행할 수 있는 사례를 구체화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IV. 디지털 역량 수준 진술문 개발 과정
디지털 역량에 대한 수준 진술문 초안은 <표 9>에 제시하였다. 진술문의 3수준(상)을 먼저 설정 후 그에 준하여 2수준(중), 1수준(하)을 개발하였다. 3수준은 하위 영역의 요소별 정의를 종합하여 3수준의 학생이 수행할 수 있는 기본적・실천적 역량들을 기술하였다.
예를 들어 ‘정보・콘텐츠의 관리와 활용’의 3수준은 해당 하위 요소 세 개를 종합하고 연계 성취기준을 참고하여 ‘정보・콘텐츠의 유해성 예방 및 차단, 신뢰성 판단 등을 통해 자료를 비판적으로 활용하고, 저작권 보호를 기반으로 영상 자료를 관리・제작・편집할 수 있다.(3_3수준)’로 기술하였다. 2수준은 3수준 진술문의 ‘비판적 분석 및 판단’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영상 자료를 ‘편집’하는 것에 한정하여 ‘디지털 도구의 기술적인 작동 방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보・콘텐츠의 유해성을 차단할 수 있으며,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영상 자료를 편집할 수 있다.(3_2수준)’로 기술하였다. 1수준은 2수준에 제시되었던 정보・콘텐츠에 대한 ‘이해’를 ‘인식’으로 수정하고 ‘특정 지침이 있을 경우’라는 한정된 맥락을 부여하였으며, 정보・콘텐츠 활용의 목적을 ‘발표’로 제한하고 정보・콘텐츠 활용의 범위를 ‘촬영’으로 축소하여 기술하였다.
수행 예시는 관련 성취기준에 나타난 사례나 용어, 디지털 역량 평가 문항의 선택지에 활용된 디지털 리터러시 활동 사례, 관련 용어를 참고하여 기술하였다. 수행 예시를 수준별로 달리 제시하기 위해 성취기준뿐 아니라 디지털 역량 평가 문항의 난이도와 정답률을 참고하였다. 3수준의 수행 예시는 관련 평가 문항 중 학생들의 정답률이 30% 이하, 난이도 ‘상’ 이상인 문항의 선택지(활동 사례), 핵심 개념, 관련 용어를 참고하였고, 2수준의 수행 예시는 정답률 50% 전후, 난이도 ‘중’인 문항을, 1수준의 수행 예시는 정답률 80% 이상, 난이도 ‘하’인 문항을 참고하여 개발하였다. 난이도가 ‘중상, 중하’인 문항 정보는 수준 간 영역의 위계와 다른 수행 요소들을 참고하여 해당 수준에 맞게 반영하였다.
수준 진술문 초안 검토는 총 두 번 이루어졌는데 첫 번째 검토 사항이 가장 중요하므로 이를 표로 제시하기로 한다. 교수 검토자들은 전반적인 방향을 중심으로 검토하였고, 교사 검토자들은 수준 진술문과 수행 예시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검토하였다.
먼저 교수 검토자들이 제시한 의견과 그에 대한 본고의 수용 정도와 수정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 <표 10>과 같다. 교수 검토자들은 역량 범주를 구분하지 않고 전체적인 방향에 대한 검토 의견을 제시하여 진술문 개발의 전체 방향을 재점검하는 데 유용하였다. 표에 제시한 [단계적 수용]은 진술문 수정 차수를 거듭하면서 순차적으로 반영한 경우, [전면 수용]은 2차 수정 시 해당 검토 의견을 전면 반영한 경우, [부분적 수용]은 검토 의견의 일부만 수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초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검토 의견 | 2차 수정 시 수용 정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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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수준 진술문 개발의 토대가 디지털 역량의 평가틀인가? 아니면 그것을 토대로 개발한 디지털 역량 평가 문항과 학생의 반응인가? - 수준 진술문이 김자영(2022)에서 제시한 디지털 역량 평가틀과 대응을 이루는 것인지, 아니면 기 개발된 문항과 그에 대한 학생들의 실제 반응을 바탕으로 작성되는 것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음. 예컨대, 평가틀을 바탕으로 진술문을 개발하는 경우, ‘1.1.디지털 사회에 대한 이해’에 대한 개념 정의를 진술문에도 반영하여 디지털 사회의 변화에 대한 이해, 기술이 나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드러나도록 진술되어야 할 것으로 보임. 또한 이 경우 6개 영역별로 문장을 구분하여 진술할 필요가 있음. |
[단계적 수용] 1차 개발본에서는 문항을 중심으로 진술문을 제시하다보니 평가틀의 영역 및 요소가 덜 반영되거나 디지털 역량의 하위 영역들이 문장별로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음. 이는 초안 개발 시 문항과 그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중심으로 하여 진술문의 실제성을 높이고자 했기 때문임. 그러나 이후 검토진의 의견을 반영하여 2차·3차(최종) 개발에서는 역량 평가틀을 바탕으로 보완하여 진술문을 구조화·체계화하고자 하였음. |
2 | • 수행 예시의 형식과 내용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 수행 예시 문장의 형식을 통일할 필요가 있음.(예: 디지털 사회의 기술적·소통적 특징을 예를 들어 설명 vs.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 vs. 인터넷에서 살펴봄.) - 수행의 예시에 해당하는 만큼 구체적으로 어떠한 과제 상황에서 어떠한 수행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보량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면 좋겠음. |
[전면 수용] - 2차 수정본부터 문장의 종결 어구를 ‘~를 할 수 있음.’으로 통일함. - 2차 수정본부터 상황과 맥락, 예시를 들어 더욱 구체적으로 기술함. |
3 | • 중학교급 내 상, 중, 하 수준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 일반적으로 성취 수준을 구분할 때, 중 수준을 성취기준 진술의 형태로(예: 디지털 사회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 하 수준을 ‘부분적으로’, ‘일부’와 같은 부사어를 이 |
[부분적 수용] 본 연구의 취지는 그동안의 평가 진술문들이 제시하는 수준이 서로 구분되기 어렵고 교사나 학생 입장에서 볼 때 수준에 대한 유익한 정보 |
3 | 용하여 한정적으로, 그리고 상 수준은 심화의 형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찰되는지에 초점을 두고 기술함(예: 디지털 사회의 특징을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다.). 이와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상, 중, 하 수준을 기술하는 일반적인 기준을 공통적으로 적용하면 좋을 듯함. | 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부사어 중심의 수준 구분을 지양하고 구체적인 수행 중심의 수준 구분을 지향하고자 하는 것임. 따라서 수준 진술문 기술 시 꼭 필요한 부분에서는 부사어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기본적인 방향은 수준별 수행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발함. 또한 디지털 역량 수준 설정의 원리를 설정하여 수준별 위계적 진술의 기준으로 삼음. |
수준 진술문 개발의 1차 시기와 2차 시기 간 가장 중요한 변화는 검토 의견 1번에 해당하는 것으로, 수준 진술문이 디지털 역량의 평가틀과 성취기준을 기반으로 하는가, 아니면 디지털 역량 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을 기반으로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1차 시기의 진술문은 주로 문항과 그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률, 문항 난이도를 바탕으로 개발하였기 때문에 디지털 역량의 틀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예컨대, 디지털 평가 문항 9번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발표 자료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3번 역량 ‘정보・콘텐츠의 관리와 활용’의 전체 수준 진술문을 ‘영상 자료, 발표 자료’에 한정하였고(<표 9>의 기본소양 3번 참고), 그에 대한 학생들의 정답률, 문항 난이도를 고려하여 상, 중, 하 수준을 구분하여 기술하였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방향을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검토진의 견해를 수용하여 연구진 내 추가 논의를 거친 결과, 1차 개발 시기에는 문항의 특성과 학생들의 반응이 충분히 반영되었으니 2차 개발 시기부터는 디지털 역량의 틀과 성취기준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구조화・체계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하기로 합의하였다. 검토 의견 2, 3번에 대한 반영 정도는 표의 내용을 참고할 수 있다.
다음으로 수준 진술문 초안에 대한 교사의 검토 의견은 <표 11>에 제시하였다. 기본 소양 진술문 검토에서는 상, 중, 하의 수준 조정에 대한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예컨대, 1번 영역의 1수준(1_1수준) 중 ‘디지털 사회의 소통적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정하여 2수준(1_2수준)보다 낮다는 것을 명시할 필요가 있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 2번 영역의 3수준이 ‘컴퓨터의 성능 향상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이라는 것을 감안하여 2수준(2_2수준_b)의 뒷문장(‘용어 이해의 어려움’)을 삭제하고 ‘컴퓨터 성능 향상을 위한 방법을 알고 있음’만 제시하여도 수준 구분에 문제가 없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 밖에 어휘나 문장의 표현 수정에 대한 제안이 있었다.
실천 역량 진술문 부분에서는, ‘실천’ 역량임에도 불구하고 ‘기본’ 역량에 해당되는 내용이 있어 이를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예컨대, 디지털 자아 성찰과 자기 조절 내용으로 구성된 4_3수준_e, 4_1수준_d, 5_3수준_b, 5_3수준_c, 5_2수준_a 등이 기본소양의 1, 2번 영역에 가까우므로 삭제하고 실천 역량에 적절한 진술문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1수준과 2수준의 구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예컨대, 디지털 정보 공유와 관련되는 2수준 진술문(4_2수준_a)과 1수준 진술문(4_1수준_a)의 내용과 수준이 유사하므로 4_1수준_a를 ‘과제 수행 과정에서 찾은 자료를 공유할 수 있음.’ 등처럼 중복되지 않는 방향으로 수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 밖에 어휘나 문장의 표현에 대한 수정 의견이 있었다.
초안에 대한 이상의 검토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한 2차 진술문을 교사 2인에게 추가적으로 검토 받았고, 2차 검토 의견을 바탕으로 재수정하였다. 2차 검토에서도 일부 수준 진술문과 수행 예시에서 상, 중, 하의 수준 구분이나 학교급의 수준이 부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예컨대, 기본 소양의 3수준으로 기술한 3_2수준_a(저작권 제약이 없는 콘텐츠 이용 가능)는 학생들이 실제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오히려 2수준에 해당될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 6_3수준의 ‘온라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라는 진술문과 2수준의 차등을 두려면 ‘비판적으로’라는 수식어를 추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2차 검토의 또 다른 주요 사항으로 6번 영역인 ‘디지털 시민 참여’에서 다루는 사회 문제가 수행 예시처럼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 문제’뿐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 문제’라면 수준 진술문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리고 디지털 기기, 디지털 도구 등의 용어들이 각 진술문에서 동일한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 진술문 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 표현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수준 진술문 초안에 대한 1, 2차 전문가 검토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수정하여 최종 진술문을 도출하였으며, 내용은 <표 12>에 제시하였다. 앞서 제시한 전문가들의 검토 의견 중 디지털 역량 내 상, 중, 하의 수준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 역량의 영역과 요소들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최종 수정을 진행하였다. 예컨대, 초안에서 중학교 실천 역량에 포함되어 있었던 자아 성찰, 자기 조절과 가까운 항목들을 삭제하거나 기본 소양으로 이동하였고, 실천 역량 6번 영역의 ‘사회 문제’의 개념이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여, 수준 진술문에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일반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하였다.
최종 수정 과정에서 다수의 수준 진술문에 반복해서 제시되거나 교사들에 따라 이해가 다소 달라질 수 있는 용어는 진술문 하단에 개념 정의를 하여 진술문에 대한 접근성과 이해의 수월성을 높이고자 했다. 실천 역량 부분 중 ‘디지털 문화 콘텐츠’에 대한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V. 결론 및 제언
디지털 역량 수준 진술문 개발의 목적은 디지털 역량 교육을 통해 성장되기를 바라는 디지털 역량 수준과 비교하여 학습자가 어느 수준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절대적인 준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수준 진술문 개발을 위해 디지털 역량의 개념, 영역, 요소 등의 이론적 프레임워크와 디지털 역량 진단 문항 및 조사 결과 등의 실증적 결과물을 근거로 하여 기본 소양, 실천 역량별 3수준(상), 2수준(중), 1수준(하)에 해당하는 수준 진술문과 수행 예시를 개발하였다.
디지털 역량 수준 진술문 개발 과정에서 겪은 난점과 시사점, 관련 후속 연구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발 초기에 수준 진술문 기술의 근거를 명확히 설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수준 진술문 개발의 이론적 근거는 디지털 역량의 개념 체계이고, 실증적 근거는 평가 문항과 그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 결과인데 이 둘의 조응이 다소 부족하여 무엇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디지털 역량 체계는 중학교급으로 제시되었으나 평가 문항과 그에 대한 결과 데이터는 중학교 1학년에 한정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기본적인 수준 진술문이나 수행 예시는 디지털 역량 체계의 영역과 요소의 이론적 틀을 기반으로 개발하되, 수준별 최소 능력자의 수행 특성이나 예시를 개발할 때 문항 관련 세부 정보를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였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에서 개발한 수준 진술문에는 이론적・실증적 근거들이 균형적으로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목표로 하는 학습자 맞춤형의 실용적인 수준 진술문 개발을 위해서는 후속 연구에서 디지털 역량 평가 도구의 고도화 작업, 문항 수준의 다양화 및 타당화 작업을 거칠 필요가 있다.
둘째,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 경험과 수준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 차이, 실제 학생들의 디지털 활용에 대한 인식 및 수행 차이가 커서 수준 진술문에 대한 일부 검토 의견을 수렴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예컨대, 동일한 수준 진술문에 대해 A 교사는 ‘중’ 수준으로, B 교사는 ‘하’ 수준으로 판단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합의되지 않는 의견이 있을 경우에는 전문가들의 의견뿐 아니라 평가 문항에 노출된 용어, 학생들의 실제 응답을 바탕으로 수정하여 수준 진술문을 최종 확정하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교육 주체들의 이견이 있었기 때문에 수준 진술문의 적절성을 더욱 면밀하게 검토할 수 있었다. 또한 디지털 활용에 대한 인식과 경험 차가 개인마다 크게 나타나는 현상은 국내 디지털 활용 교육이 지역별・학교별・개인별로 고르게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현실을 방증하는 것이며, 이러한 현실에서 본 연구가 개발한 수준 진술문이 디지털 역량 교육의 체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다만 차후에 교육 주체들의 실제 수준이나 경험에 대한 대규모 자료를 바탕으로 수준 진술문이 구체화되고 보완된다면 타당도나 신뢰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셋째, 본 연구에서 개발한 수준 진술문은 기본・실천 역량의 하위 영역과 요소들을 충실하게 반영하면서도 내용 중복을 최소화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 공통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일부 요소나 내용들이 일부 영역에만 중점적으로 기술된 경우가 있다. 예컨대, 교사 검토진의 의견들 중 ‘실천 역량’의 하위 요소에서 ‘태도’나 ‘가치’ 부분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고 연구진도 동의하였으나, 이는 디지털 역량의 체계상 ‘기본 소양’의 ‘3. 정보・콘텐츠에 대한 권리와 책임’ 요소에서 중점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실천 역량에서는 강조하지 않았다. 또한 ‘기본 소양’에 언급된 자기 성찰이나 자아 정체성 관련 요소들이 실천 역량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실천 역량에서 수행해야 할 중점 요소는 아니기 때문에 기본 소양의 수준 진술문에 한정하여 기술하였다. 따라서 교사나 학생에게 수준 진술문 정보를 제공할 때 진술문과 수행 예시들이 영역별・요소별로 기술되어 있다고 해서 각 영역・요소별로 따로 수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오히려 디지털 역량은 통합적이고 총체적인 수행 과정에서 나타난다는 점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본고에서 개발한 디지털 역량 수준 진술문은 평가의 장면에서 다음과 같이 활용될 수 있다. 첫째, 디지털 역량 수준 진술문은 교사가 수업 장면에서 학생의 디지털 역량에 대한 평가를 계획하고자 할 때 주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본고에서 개발한 디지털 역량 수준 진술문에는 디지털 역량별 ‘요소 및 개념’, ‘성취기준’, ‘수준 및 수준 진술문’, ‘수행 예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관련 평가를 설계하거나 기존 평가 도구를 개선할 때 주요 참고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5. 디지털 창작 및 향유’의 3수준은 ‘디지털 문화 활동을 향유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디지털 자아와 디지털 문화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다.’이며, 이에 대한 수행 예시로는 ‘a. SNS, 동영상 플랫폼, 누리집 게시판 등의 디지털 문화 커뮤니티에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디지털 문화 형성에 일조할 수 있음.’ 등이 제시되어 있다. 이는 동일 영역의 2수준 및 1수준과 수준, 내용, 예시 측면에서 변별된다. 교사들은 이러한 수준별 진술문 및 수행 예시문을 참고하여 학생들의 수준을 판별할 수 있는 선다형 문항이나 수행 평가 과제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며, 기존의 평가 도구나 문항을 수정하는 데에도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디지털 역량 수준 진술문을 학생의 자기 평가(self-assessment)에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교사들이 수준 진술문을 활용하여 학생들을 위한 자기 평가식 체크리스트를 개발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디지털 역량을 스스로 점검하도록 도울 수 있다. 아래의 <표 13>은 디지털 역량의 기본 소양 영역에 대한 자기 평가 체크리스트의 예시이다.
수준 진술문을 이러한 방식으로 활용한다면 학생들은 자기보고식 평가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디지털 수준을 스스로 점검하고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에서 개발한 디지털 역량 수준 진술문은 학생의 수준을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변별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생 개별 지도를 위한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 성취 정도와 관련하여 수준을 구별할 수 있는 특징이나 변별 지점들을 제시하였기 때문에, 교사는 학생들의 강점과 약점을 구체적인 수행 예시를 통해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지도하거나 교사 소집단을 구성하여 피드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