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교과서

초등교사가 교육과정 내용으로 생성형 AI를 선정한 교육적 의도 탐구1)

이찬희 1 , *
Chanhee Lee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한국교원대학교 강사
1Lecturer,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제1저자 및 교신저자, koreagoblin@gmail.com

© Copyright 2025,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an 03, 2025; Revised: Feb 04, 2025; Accepted: Feb 11, 2025

Published Online: Feb 28, 2025

요약

이 연구에서는 초등교사가 교육과정 내용으로 생성형 AI를 선정한 교육적 의도를 탐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교육과정 문서 82개를 수집하고, 각 문서에서 드러난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여섯 명의 교사와 면담하면서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교사는 여러 교과 지식을 활용하는 통합 수업을 만들기 위해, 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해, 학생과 수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평가내용과 경로 확장을 위해, 함께 배우는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한다는 점을 밝힐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생성형 AI의 특성과 그 교육적 의미를 논의하였다. 특히 이 연구는 교육에서 생성형 AI를 수업 도구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 교육과정 내용으로 인식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explore the educational intentions of elementary school teachers in selecting generative AI as curriculum content. To this end, 82 curriculum documents that utilized generative AI were collected, and the teachers’ educational intentions revealed in each document were qualitatively analyzed. Additionally,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12 teachers to further analyze their educational intentions. The findings indicate that teachers selected generative AI as curriculum content ‘to make integrated curriculum using various subject knowledge’, ‘to enhance students' digital literacy’, ‘to make curriculum with students’, ‘to expand assessment content and pathways’, and ‘to form a collaborative learning community’. Based on these findings, the characteristics of generative AI as curriculum content is discussed, along with its educational meaning. In particular, this study highlights that generative AI can be recognized not only as a instructional tool in education but also as a curriculum content.

Keywords: 통합교육과정; 교육과정 내용 선정; 교육과정 개발; 교육과정 실행; 생성형 AI
Keywords: Integrated Curriculum; Curriculum Content Selection; Curriculum Implementation; Curriculum Development; Generative AI

I. 들어가며

인공지능 기술의 진보는 학교 교육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Holmes et al., 2019). 특히 생성형 AI는 학습 환경뿐만 아니라 학생의 학습과 교사의 가르침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조용환 외, 2023). 예를 들어, 학생은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자신의 학습 과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이에 따른 평가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별화된 학습 경로를 설계할 수 있다(Kim et al., 2022). 또한, 교사는 생성형 AI로 학습 자료를 준비하여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수업을 설계할 수 있다(Zhai, 2023). 더욱이 생성형 AI를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 역량과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Ausat et al., 2023).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기술의 진보에 따른 인공지능의 등장은 학교 교육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여러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학교 교육의 변화를 더 깊이 이해하려면 인공지능의 기술적, 교육적 가치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교사가 실제로 하는 일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교사는 기술을 통해 학교 교육의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조용환 외, 2023).

되돌아보면 우리는 주로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관심은 인공지능을 학교 교육에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교사들에게 인공지능을 수업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용할 때의 장점은 무엇인지 등 기술의 활용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해왔다(김화슬, 2024; 박다해, 2024; 박휴용, 2024; 유정오, 2024). 실제로 교사 연수 자료와 연구물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수업 방법과 그 장점을 강조하는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박용준, 2024; 서울시교육청, 2023; 송기상, 2024).

여기서 더 나아가 우리는 교사가 기술을 교육에 도입하려는 의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사의 교육적 의도는 학생의 배움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특히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탐구하는 과정은 기술을 단순히 기능이 뛰어난 혹은 특별한 기능을 가진 수업 도구로 보는 것을 넘어 하나의 교육과정 내용으로 이해할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연구에서는 생성형 AI를 교사가 선정한 교육과정 내용으로 보았다. 교사가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했다는 것은 교사가 이 내용을 학생이 배우길 기대한 내용이자 교사가 가르칠 내용으로 선정한 내용임을 의미한다. 특히 교사가 선정한 교육과정 내용에는 학생이 배웠으면 하는 가르침의 의도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학생이 다른 어떤 무언가를 더 배웠으면 하는 의도도 있다(이한나, 정광순, 2013). 이러한 맥락에서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바라보는 접근은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심층적으로 탐구하도록 돕는 인식적 틀로 기능한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를 학생의 학습 경험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교육과정 내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새로운 기술이 지닌 기능을 익히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기술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추구하고 있기에(조용환 외, 2023),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교사도 사용법을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정말로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지에 관한 탐구다.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교사가 왜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했는지 그 교육적 의도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이해가 있을 때 우리는 기술을 교육과정 내용으로 전환하여, 교사와 학생이 기술을 좀 더 의미 있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

이를 위해, 이 연구에서는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한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탐구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교육과정 문서를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그리고 교사와 면담하면서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생성형 AI의 특성과 그 교육적 의미를 논의하였다.

II. 초등교육과정에서 인공지능 교육 내용을 다루는 방식

이 연구는 초등교사가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할 때 드러나는 의도와 그 이면에 있는 교육적 의도에 관한 탐구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가 인공지능을 교육 내용으로 인식하는 이유를 국가 교육과정의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장에서는 초등교육과정에서 교사가 생성형 AI를 어떻게 인식하고 교육 내용으로 활용하는지를 고찰하였다.

1. 교사가 가르칠 교육 내용으로서 인공지능

우리나라 초등교육과정은 교과 교육과정과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편성한다(교육부, 2022: 17). 그렇기에 초등교사가 가르치는 주된 교육과정은 교과 교육과정이며, 교과 교육과정에는 학생이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에 관한 교육 내용이 담겨 있다. 그래서 교사는 교과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교육 내용을 학생에게 가르치는 역할을 한다.

먼저 교과 교육과정에서 인공지능을 가르칠 내용으로 제시하는 대표적인 방식은 교과 내용을 성취기준으로 나타내는 것이다(교육부, 2022: 308). 이런 방식에서는 교과 교육과정 차원에서 인공지능을 교육 내용으로 선정하고, 교사가 가르칠 내용으로 명시적으로 나타내는 성취기준으로 제시한다. 이를 통해 교사는 교과 교육과정에서 명시적으로 제시한 내용을 가르쳐야 하는 내용으로 인식할 수 있다.

  • [6실05-04] 디지털 데이터와 아날로그 데이터의 특징을 이해하고, 인공지능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유형이나 형태를 탐색한다.

  • [6실05-05] 인공지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하고,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한다.

  • [6도02-03]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 간의 다양한 관계를 파악하고 도덕에 기반을 둔 관계 형성의 필요성을 탐구한다.

    (2022 개정 초등학교 실과, 도덕과 성취기준 중)

실과 교과에서는 인공지능을 교사에게 가르쳐야 할 내용으로 제시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실과 교육과정에서는 ‘디지털 사회와 인공지능’ 이라는 영역을 설정하였고, 이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만들어지는 과정,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인공지능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유형이나 형태 등을 인공지능 교육 내용으로 선정하였다(교육부, 2022: 300). 비슷한 맥락에서 도덕과 교육과정에서도 ‘인간과 인공지능과의 다양한 관계’라는 내용을 제시함으로써 인공지능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교사에게 안내하였다(교육부, 2022: 200).

이러한 방식은 교사가 인공지능을 수업에서 학생이 학습해야 할 목표물로 설정하도록 이끈다. 그래서 교사는 인공지능을 수업에서 가르칠 내용이자, 수업이 끝난 후 학생이 습득할 학습 결과로 설정하는 편이다. 결과적으로 인공지능은 교사가 작성한 교육과정 문서의 수업 목표나 활동 등에 반영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다음은 교과 교육과정의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 등을 통해 인공지능을 가르칠 내용으로 선정하도록 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런 경우에서는 교과 교육과정에서 인공지능을 교사가 가르칠 내용을 특정해서 제시하지는 않지만, 초등교육과정 문서가 법정 고시문의 성격을 지닌 만큼 일정 부문 인공지능을 교사가 가르칠 내용으로 선정하도록 이끈다.

  • (과학과) 디지털·인공지능 기초 소양 함양과 관련한 교육내용 중 해당 주제와 연계하여 지도할 수 있는 내용을 선정하여 함께 학습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 (미술과) 디지털 소양 등 범교과 학습 주제를 교수·학습과 연계하여 민주시민의 태도와 자질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한다.

    (2022 개정 초등학교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 중)

예컨대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교사에게 인공지능과 관련한 내용과 연계하여 지도할 수 있는 내용을 선정해서 가르치라고 안내한다(교육부, 2022: 288). 이는 교사가 인공지능 교육 내용을 선정하여야 하고, 교사가 선정한 인공지능 교육 내용과 연계할 수 있는 과학과 교육 내용을 선정해서 함께 가르쳐야 함을 의미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미술과 교육과정에서는 인공지능을 학습 주제로 선정하고, 그 주제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을 미술과와 연계하여야 함을 안내한다(교육부, 2022: 397). 이 역시도 교사가 인공지능 관련 주제를 선정하고, 그리고 그 주제를 가르치기 위해 인공지능 교육 내용뿐만 아니라 함께 다룰 수 있는 미술 교과 내용을 선정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 방식에서는 교과 교육과정 차원에서 인공지능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교사에게 어떤 내용을 가르칠 것인지에 관한 내용 선정권을 부여함으로써 교사에게 인공지능 교육 내용과 관련 교과 내용을 함께 가르쳐야 함을 안내한다. 또한, 이 방식에서는 교과 교육과정에서 인공지능을 교사가 가르칠 교육 내용으로 선정하고, 실제 수업에서 다룰 인공지능 관련 내용을 교사가 선정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에 첫 번째 방식과 유사하게 교사가 계획한 교육과정 문서에서 수업 목표와 내용, 활용 자료 등에 인공지능이 교육 내용으로 명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첫 번째 방식과 달리, 이 방식에서는 교사가 수업에서 다룰 미시적인 인공지능 내용을 결정한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2. 교사가 활용할 교육 내용으로서 인공지능

초등교육과정에서 교사가 인공지능을 가르치는 주요 경로는 교과다(교육부, 2022: 10).

  • 교과의 깊이 있는 학습에 기반이 되는 언어·수리·디지털 기초소양을 모든 교과를 통해 함양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한다.

    (2022 개정 초등학교 교육과정 총론 중)

그렇기에 교사가 교과를 활용하여 인공지능을 가르치는 방식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과 교과에 대한 학습으로서 실과나 도덕 등에서 인공지능을 가르칠 내용으로 보는 방식이다. 이는 교사가 가르칠 내용으로서 인공지능이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학습으로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인공지능을 가르치는 방식에는 교과를 통한 학습으로 여러 교과 등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할 내용으로 보는 방식이 있다. 이는 교사가 인공지능을 교육 내용으로 선정하고, 선정한 교육 내용을 여러 교과 지식과 함께 활용하면서 배우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인공지능을 크게 학습 자료와 기술적 도구라는 두 가지 형태의 교육 내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 교육 내용을 학습 자료 형태로 활용하는 것이다.

  • (체육과) 인공지능 기반의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한 학습은 학교에서 학습하기 어려운 신체활동 체험을 가능하게 하거나 체험의 질을 확장시켜 줄 수 있다.

  • (음악과) 인공지능, 가상악기, 메타버스 및 공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실감형 음악 학습 콘텐츠와 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교수·학습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한다.

    (2022 개정 초등학교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 중)

체육과 음악 교과에서는 인공지능 관련 학습 자료를 활용하여 각 교과 지식을 더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실감형 교육자료를 활용하여 체육과 지식으로서 어려운 신체활동을 배우는 기회를 줄 수 있고(교육부, 2022: 345), 음악과 지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교육부, 2022: 376). 이는 교과 수업에서 목표하는 지식을 배우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이라는 교육 내용을 활용하는 것이고, 교육 내용으로 활용하면서 인공지능을 배우는 과정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 교육 내용을 기술적 도구 형태로 활용하는 것이다.

  • (영어과) 인공지능 기술 및 디지털 도구를 적극적으로 수업에 도입하여 디지털 및 인공지능 리터러시를 함양하고 개인의 영어 학습 성장에 도움이 되는 활용법을 지도한다.

    (2022 개정 초등교육과정 영어과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 중)

앞서 체육과 음악 교과에서는 인공지능 내용을 학습 자료로 활용하는 것을 안내했다면, 영어과에서는 인공지능 내용을 기술적 도구 형태로 활용하여야 함을 안내하고 있다(교육부, 2022: 424). 특히 영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여러 영어과 학습 도구를 학생이 직접 활용하도록 하게 함으로써 영어 지식을 습득하도록 하게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법, 인공지능과 관계 맺기 등을 배워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인공지능 리터러시를 함양할 수 있다고 보았다(교육부, 2022: 422).

종합하면, 교사가 교육 내용으로서 인공지능을 가르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인공지능을 가르칠 교육 내용으로 보는 방식으로, 실과나 도덕 교과 등에서 인공지능을 직접 가르치는 교과에 대한 학습이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을 활용할 교육 내용으로 보는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학습 자료나 기술적 도구 형태로 활용하여 가르치는 교과를 통한 학습이다. 전자에서는 인공지능 교육 내용을 직접 가르치는 방식이라면 후자에서는 교과 내용을 효과적으로 학습하기 위해 인공지능 교육 내용을 활용하면서 가르치는 방식이다.

III. 연구 방법

이 연구에서는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한 교사의 교육과정 문서를 수집하고, 질적 내용 분석 방법에 기반하여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분류하고 해석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질적 내용 분석은 텍스트나 기타 질적 자료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추출하고 해석하는 연구 방법이다(Krippendorff, 2019). 이는 텍스트를 범주화하고, 각 범주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특정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데 유용하다. 무엇보다 교사가 계획한 또는 실행한 교육과정 문서는 교사의 수업 목표, 내용,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결과물로, 교사의 교육적 의도가 반영된 텍스트라는 점에서 질적 내용 분석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맥락으로부터 이 연구에서는 먼저 Krippendorff(2019)Prasad(2008)가 제안한 내용 분석 절차와 교육과정 분석 문헌 등을 검토하여 연구 절차를 설계하였다. 이후 구안한 연구 절차를 내용 분석 전문가 2인에게 검토를 받아 보완하였다. 최종적으로 이 연구에서는 내용 분석을 텍스트 선정, 단위화, 코딩화, 범주화, 해석 단계로 수행하였다.

1. 텍스트 선정

교사가 교육과정을 계획한다는 것은 수업 목표, 내용, 방법, 평가 등을 설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교사가 계획한 교육과정 문서는 수업안이나 활동지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문서들은 교사의 교육적 의도와 교육과정 실행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로 기능한다.

이 연구에서는 교사가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한 이유와 그 교육적 의도를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교사가 생성형 AI를 선정한 교육적 의도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는 문서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무엇보다 교사가 계획한 수업안은 교사의 교육적 목표와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으며, 생성형 AI를 내용으로 선정하려는 배경과 그 도입에 대한 교사의 의도가 상세히 드러난다는 점에서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데 적합한 자료로 판단하였다.

분석 대상 텍스트를 수집하기 위해 다양한 출처를 활용하였다(표 1 참조). 먼저, AI-디지털 교육박람회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AI-디지털 교육박람회는 교사들이 AI-디지털 기술을 실제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공유하는 장으로, 교육의 최신 동향과 실천 사례를 확인할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다. 연구자는 여러 AI-디지털 교육박람회에서 발표한 생성형 AI 관련 수업을 참관하고, 해당 수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수업안이 담긴 사례집을 수집하였다. 이 사례집을 통해 교사들이 생성형 AI를 어떤 배경으로부터 무엇을 하고자 선정하였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각 시·도 교육청과 한국교육개발원 등 기관에서 개발한 프로그램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시·도 교육청과 한국교육개발원 등은 교육적 필요에 따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공하고 있는데, 이 자료들을 통해 교사들이 생성형 AI를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하고자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국의 교사연구회에서 제공하는 생성형 AI 활용 수업 사례와 관련 저서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표 1. 수집한 연구 자료
자료 종류(총개수) 자료량(개수) 출처
수업안(82개) A4 기준 70페이지(17개 수업) AI-디지털 교육박람회
A4 기준 74페이지(43개 수업) 교육 기관
A4 기준 62페이지(22개 수업) 교사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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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연구에서는 문헌에 나타난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교사의 목소리에 기반하여 질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교사와의 심층 면담을 통해 연구 자료를 수집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각 범주를 대표하는 수업안을 선정하였다. 다음으로 수업안을 만든 교사 중 AI, 디지털 교육 관련 경력을 지니고 있고, 5년 미만, 5년 이상 10년 미만, 10년 이상 등의 교육 경력을 고려하여 총 6명의 면담 참여 교사를 선정하였다(표 2 참조).

표 2. 면담 참여자 정보
구분 교육 경력 생성형 AI 관련 교육 경력 구분 교육 경력 생성형 AI 관련 교육 경력
A교사 14년 • AI-디지털 교육 교사연구회
• 생성형 AI 교사 연수 다수
D교사 6년 • AI-디지털 교육 교사연구회
• AI 교육 관련 석사
B교사 10년 • AI-디지털 교육 교사연구회
• 생성형 AI 관련 자료 개발
E교사 5년 • AI-디지털 교육 교사연구회
• 생성형 AI 교사 연수 다수
C교사 6년 • AI-디지털 교육 교사연구회 F교사 3년 • AI-디지털 교육 교사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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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주화한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면담을 활용하였다. 면담은 집단 면담으로 120분간 진행하였다. 면담 과정은 교사가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어떤 수업을 했는지, 그리고 그 수업을 할 때 왜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하였는지 그 의도를 물었다. 면담 참여자는 실제로 했던 수업과 수업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고민했던 내용 등을 바탕으로 자신의 교육적 의도를 전해주었다. 면담 자료를 녹음하고 전사하여 연구 자료로 활용하였다.

2. 분석 절차

이 연구에서는 연구 자료를 단위화, 코딩화, 범주화, 추상화 순으로 분석하였다.

단위화 단계는 연구 목적에 따라 중요한 의미를 가진 문장이나 문구를 식별하기 위해 분석 텍스트를 의미 있는 단위로 나누는 과정이다. 여기서 분석 단위는 기록 단위와 맥락 단위로 구분할 수 있으며, 기록 단위는 텍스트에서 의미를 전달하는 단어나 문장, 문단 등이고, 맥락 단위는 기록 단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를 의미한다. 이 연구에서는 수집한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교사가 계획한 교육과정 문서에서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한 의도가 드러나는 문장을 기록 단위로 파악하였다(총 112개). 또한, 해당 문장과 관련된 생성형 AI, 활동, 배경 등의 맥락적 요소도 함께 파악하여 맥락 단위로 활용하였다.

코딩화 단계에서는 단위화 한 텍스트에 코드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 연구자는 연구 자료에서 중요한 의미를 나타내는 단위들을 체계적으로 코딩하였다. 코딩하는 과정에서 연구자는 하나의 수업안 내에서도 생성형 AI를 내용으로 선정한 여러 교육적 의도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는 교사들이 선정한 생성형 AI에 여러 교육적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수업번호-교사 의도’형식으로 텍스트를 총 113개 코딩하였다(표 3 참조).

표 3. 범주화 과정(예시)
코드 선정한 생성형 AI 교사의 교육적 의도
1-1 AutoDraw 생성형 AI로 학습했던 도형과 관련해서 떠올리는 그림을 표현한다.
1-2 AutoDraw 우리 고장에서 소개하고 싶은 것을 평면도형을 활용하여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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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주화 단계에서는 코딩한 자료를 기반으로 의미 있는 범주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평소 교실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는 실천 전문가 2인과 AI-디지털 교사 교육자료 개발에 참여한 자료 개발 전문가 2인과 함께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여 코딩한 자료를 분석하였다. 먼저, 연구자는 전문가 집단에 연구의 목적, 내용, 진행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였다. 이후 전문가 집단에서는 코딩한 자료와 원자료를 교차해 읽으며 범주를 생성하는 분석을 진행하였다. 각 코드에 대응하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검토하여 공통적인 주제나 패턴을 식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범주를 생성하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범주 생성 과정에서는 유의미한 범주가 하나씩 도출될 때마다 전문가 집단과 함께 논의하여 해당 범주의 유지, 수정, 삭제 여부를 결정하였다. 특정 범주가 교사의 생성형 AI 내용 선정 의도를 적절히 설명하는지 논의하고, 필요에 따라 범주를 수정하거나 통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이러한 논의 과정을 통해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설명할 수 있는 범주를 점진적으로 도출하였고, 결과적으로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여러 교과 지식을 활용하는 통합 수업을 만들기 위해(51개), 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해(36개), 학생과 수업을 만들어가기 위해(24개), 평가내용과 경로 확장을 위해(12개), 함께 배우는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8개)로 범주화할 수 있었다.

추상화 단계에서는 도출한 범주를 바탕으로 자료를 해석하여 연구 결과가 지닌 유의미한 교육적 의미를 드러내는 논의를 진행하였다. 이를 위해 6명의 면담 참여 교사와 왜 이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했는지 심층 면담을 진행하였다. 면담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이 연구에서 도출한 범주를 면담 참여 교사들에게 안내하고, 관련 수업을 설명하였다. 다음으로 이 수업을 진행한 교사가 자신의 교육적 의도를 설명하고, 그 의도에 관해 유사한 경험을 나누었다. 연구자는 면담 내용을 전사하였고,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표 4 참조).

표 4. 추상화 과정(예시)
범주 코드 교육적 의도 관련 교사 면담 내용(일부)
여러 교과 지식을 활용하는 통합 수업을 만들기 위해 ①-1-1 생성형 AI로 학습했던 도형과 관련해서 떠올리는 그림을 표현한다. 생성형 AI를 수업에서 다루면 학생이 쉽게 배울 수 있어요. 수학책을 활용해 여러 가지 평면도형을 그려보고, 문제에 관한 답을 찾을 수도 있지만, 직접 평면도형으로 작품을 만들면서 배울 수도 있어요. 이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 생성형 AI를 다룰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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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와 전문가들은 생성된 범주를 통해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였다. 이 과정에서는 각 범주로부터 교사가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하는 것이 어떤 교육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해석하였다. 나아가 연구자와 전문가들은 이런 교사의 교육적 의도가 어떻게 나타날 수 있었는지를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생성형 AI가 지닌 특성을 논의하였다.

IV.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한 교육적 의도

초등교사가 계획하거나 실행한 교육과정 문서를 분석한 결과,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한 교사의 의도를 다섯 가지 범주로 종합할 수 있었다. 또한, 교사와 면담하면서 교사의 어떤 의도에는 또 다른 여러 의도가 얽혀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장에서는 교사가 계획하고 실행한 수업을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한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종합적으로 기술하였다.

1. 여러 교과 지식을 활용하는 통합 수업을 만들기 위해

교사가 계획한 교육과정 문서를 분석해보니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한 수업은 특정 교과의 지식을 그 교과에서 추구하는 방식으로 가르치는 분과 수업보다 여러 교과의 지식을 활용하는 통합 수업의 모습을 보였다. 또한, 교사는 분과 수업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 특정 교과 지식을 더 잘 배울 수 있도록 여러 교과 지식을 다루고 있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학생이 여러 교과 지식을 사용해보면서 배우는 통합 수업 경로나 특정 교과 지식에 대해 배우기 위해 교사가 여러 교과 지식을 활용하는 통합 수업 경로를 만들고자 의도한 것이었다.

  • 수업명: 우리 고장을 소개하는 평면도형 작품 만들기(3학년)

  • 교과: 수학

  • 수업 목표: 평면도형을 이용하여 작품을 완성하고,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 관련 성취기준: [4수02-10]

  • 주요 활동: 생성형 AI로 도형 그리기, 소개하고 싶은 것을 평면도형으로 표현하기, 평면도형으로 완성한 작품 소개하기

  • 문서에 나타난 생성형 AI 선정 의도: 생성형 AI로 학습했던 도형과 연상되는 그림을 표현한다.

3학년 <우리 고장을 소개하는 평면도형 작품 만들기>는 평면도형을 이용하여 우리 고장을 소개하는 작품을 만들고, 이를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수업이었다. 이 수업에서 학생은 생성형 AI 오토드로우(AutoDraw)를 활용하여 선분, 삼각형, 사각형을 그려보고, 이런 평면도형으로부터 연상하는 그림을 표현하였다.

B교사가 계획한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이 수업을 수학 수업으로 설명하였다. 이는 이 수업이 성취기준 [4수02-10]을 겨냥한 수업으로 직사각형, 정사각형 등 여러 가지 도형의 성질을 배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었다. 이 수업에서 B교사는 여러 가지 도형과 그 성질을 학생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생성형 AI를 다루고자 하였다.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활용함으로써 평면도형으로 우리 고장을 소개하는 작품을 만들도록 돕는 것이었다. 이 과정은 수학과 지식을 배우기 위해 미술과 지식과 국어과 지식 등을 활용한 것으로 여러 교과 지식을 활용하여 평면도형의 성질을 가르치고자 한 B교사의 교육적 의도였다.

  • 교사B: 생성형 AI를 수업에서 다루면 학생이 쉽게 배울 수 있어요. 수학책을 활용해 여러 가지 평면도형을 그려보고, 문제에 관한 답을 찾을 수도 있지만, 직접 평면도형으로 작품을 만들면서 배울 수도 있어요. 이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 생성형 AI를 다룰 수 있는 것이죠.

교사가 말한 방식은 생성형 AI라는 내용을 여러 교과 지식과 연결해주는 내용으로 사용한 방식이었다. 즉 교사는 평면도형을 가르치기 위해 국어과 지식과 미술과 지식을 활용하고자 했고, 이를 생성형 AI라는 내용으로 함께 다루면서 수학과 지식을 좀 더 잘 배울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생성형 AI라는 내용을 다루기 위해서는 여러 교과 지식이 필요하며, 교사가 분과 수업을 계획했더라도 생성형 AI를 선정함으로써 통합 수업이라는 경로를 열 수 있었던 것이었다.

[활동1] 생성형 AI로 도형 그리기

  • 오토드로우(AutoDraw)를 이용해 선분, 삼각형, 사각형을 그려보기

  • 생성형 AI 도구의 특징과 활용할 수 있는 방법 탐색하기

  • 자신이 그린 도형과 연상되는 그림을 표현하고 공유하기

<우리 고장을 소개하는 평면도형 작품 만들기> 교육과정 문서에서 나타난 세부 내용을 보아도, 해당 수업이 수학과 성취기준을 겨냥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미술과, 국어과 지식 등 여러 교과 지식을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생성형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교과 지식을 사용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분과 수업이 자연스럽게 통합 수업으로 확장되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다루면서 여러 교과 지식을 활용하는 통합 수업을 만들기 위한 교사의 교육적 의도는 학생이 교과 지식을 자기 삶과 연결하도록 도우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었고, 특정 교과 지식을 좀 더 잘 배우기 위해 여러 교과 지식을 활용하려는 의도로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는 생성형 AI가 교육 내용으로서 학생이 배울 내용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학생이 여러 교과 내용을 연결하게 하는 내용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시사하였다.

2. 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해

교사가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한 주요 의도 중 하나는 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함이었다. 교사는 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향상하도록 돕기 위해 생성형 AI에 대해서 배우는 수업이나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수업을 만들기도 하였다. 특히 5~6학년에서는 실과 교과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와 관련한 성취기준이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교사들은 디지털 리터러시를 향상하도록 돕는 내용을 다룬다고 말할 수 있었다(김진숙, 외 2023). 이와 달리 디지털 리터러시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한 성취기준이 없는 여타 학년에 소속한 교사는 교과 수업하면서 학생이 인공지능과 디지털 관련 내용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다루면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향상하려고 돕고자 의도하였다. 즉 교사는 교과 수업하면서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함께 선정하여 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함양하도록 돕고자 의도한 것이었다.

  • 수업명: 이야기 만들기(3학년)

  • 교과: 국어

  • 수업 목표: 원인과 결과를 생각하며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 관련 성취기준: [4국01-03], [4국03-02]

  • 주요 활동: 이야기 구상하기, 생성형 AI로 이야기 쓰기, 이야기 완성하기, 이야기 나누기

  • 문서에 나타난 생성형 AI 선정 의도

    • - 생성형 AI로 이야기의 시작 부분을 쓴다.

    • - 교사의 AI 활용 학생 맞춤형 이야기 생성으로 학생 주도성 개발 및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하고자 한다.

3학년 <이야기 만들기>는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이야기를 만드는 수업이다. 이 수업에서 학생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구상해보고, 구상한 이야기를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글로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학생은 자신이 쓴 이야기를 다른 친구와 나누어 보며 수업을 마무리한다.

교사가 계획한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한 의도로 이야기를 시작 부분을 쓰고자 한 것과 학생 주도성과 디지털 리터러시를 향상하고자 한 교사 의도가 제시되어 있다. 전자의 의도로만 보면 생성형 AI는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위한 활용 도구로서 내용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후자의 의도도 함께 고려하면 생성형 AI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함양하기 위한 내용이 된다. 이런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여러 교사의 면담에서 이해할 수 있다.

  • D교사: 3학년, 4학년에게 디지털이 뭔지 AI가 뭔지 가르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요.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아는 것이에요. 이를 위해서는 실제로 해보면서 배워야 해요. 근데 실제로 해보려면 컨텐츠가 있어야 하고, 자연스럽게 국어나 사회와 같이 교과 수업에서 컨텐츠를 가져오죠.

  • F교사: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는 제가 한 번 가르친다고 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학기 내내 가르쳐야 하죠. 그러려면 디지털 기기나 AI를 수업에 가져올 수밖에 없어요.

면담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사들은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를 키우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교육 내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학생이 직접 경험하고 실제 삶에 활용해보면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들은 디지털 기기나 인공지능을 직접 다룰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여러 교과의 내용을 활용하여 생성형 AI를 교과 수업에 활용했다. 즉 교사에게는 교과 역량뿐만 아니라 디지털 리터러시도 함께 향상하도록 돕고자 한 의도가 있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생성형 AI는 교사가 교육과정을 실행할 때 반복적으로 다루는 중요한 내용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교사는 어떤 교과 수업에서든 생성형 AI를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내용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교사는 하나의 수업에서 두 개 이상의 내용을 동시에 다루면서, 교과 지식의 습득과 활용,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함양 모두 추구할 수 있었다. 이는 교사의 교육적 의도와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생성형 AI가 지닌 특성이 서로 깊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였다.

3. 학생과 수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학생과 수업을 만드는 것은 학생과 주제나 내용 등을 선정하는 과정으로 교사와 학생이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 배우고 싶은 것을 찾는 것, 배우는 분위기 등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이찬희, 2024). 교사는 학생과 저마다의 유의미한 학습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해, 학생 자기 주도적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수업에 참여하는 이유를 만들어주기 위해 등 여러 교육적 목적으로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하고 있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 수업명(학년): 지구야, 우리가 지켜줄게(6학년)

  • 수업 목표: 기후 변화에 관한 자기 생각을 이미지로 나타내고,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다.

  • 관련 성취기준: [6사08-05], [6미01-04]

  • 주요 활동: 기후 변화 원인과 해결 방안 조사하기, 포스터 제작하기, 지구 보호 발표회 열기

  • 문서에 나타난 생성형 AI 선정 의도: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기후 변화를 알리는 나만의 포스터를 제작한다.

<지구야, 우리가 지켜줄게>는 학생이 직접 기후 변화의 원인과 이를 해결해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보는 수업이다. 이 수업에서 학생은 기후 변화를 공부하면서 느꼈던 생각을 생성형 AI인 Canva를 활용해 포스터로 제작하였다.

A교사는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함으로써 학생이 수집한 자료에 기반하여 기후 변화에 관한 자기 생각을 포스터로 제작하고자 의도했다. 이런 의도는 포스터를 제작하기 위한 주제, 내용, 방법 등을 학생이 직접 선정하도록 돕기 위함이었다. 즉, 학생 스스로 내용을 선정하고자 돕고자 했으며 A교사는 학생이 탐구하는 과정과 내용을 의미 있는 학습 경험으로 만들어주고자 한 것이었다.

  • A교사: 전에는 교과서에 있는 기후 변화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수업에 활용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Chat GPT를 활용해서 학생이 직접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탐구해 보고자 했어요. 일종의 수업을 도와주는 어시스턴트(Assistant)를 붙여준 거죠. 또 그렇게 조사한 내용을 가지고서 Canva로 포스터를 제작해봤어요. Canva를 활용하면 그리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도 자기 이미지에 딱 맞는 내용과 방법을 정해볼 수 있거든요.

교과서 내용을 교사가 교육 내용으로 선정했다는 것은 교사가 교과서 개발자가 선정한 내용을 수업에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수업에서 A교사는 학생이 직접 기후 변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선정하도록 이끌고자 했다. 이를 위해 학생이 탐구할 내용을 선정하도록 돕고자 생성형 AI를 보조 역할로 활용했다. 이후에도 A교사는 생성형 AI를 학생이 다뤄보면서 학생 스스로 포스터를 제작하기 위한 내용을 선정하도록 도왔다. 이 과정은 학생이 교육 내용을 선정하도록 한 A교사의 교육적 의도였다.

그뿐만 아니라 교사들은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는 이유를 만들어주기 위해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했다. 이런 교사의 교육적 의도는 여러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 C교사: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학생들이 좋아해요. 많이 친숙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수업에 좀 더 편히 참여해요. 수업에 관심 없는 학생도 이런 것들을 활용하면 관심을 끌게 도와줄 수 있어요. (중략) 관심을 가지면 수업에 참여하게 되고, 수업에 참여하면 어떻게서든 학생 결과물이 나오는데 그게 또 학생이나 같이 공부하는 학생에게 배울 기회가 되죠.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하여 학생에게 수업에 참여하는 이유를 만들어주기 위한 교육적 의도는 학생이 수업에 관심을 가지도록 돕는 것을 넘어 학생 저마다의 배움의 결과물을 만들어가도록 이끌기 위함이었다.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함으로써 교사는 학생에게 학습 과정의 중요한 주체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었다. 또한, 학생이 수업에 관심을 두도록 도와 수업에 참여할 이유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생성형 AI를 통해 학생과 수업을 만들고자 한 교사 의도는 학생이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만들도록 도와 학생이 주체적인 학습자로 성장하도록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4. 평가내용과 경로의 확장을 위해

교사는 학생이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있는지를 의미 있게 평가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하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 교사는 평가내용을 확장하고, 학생에게 피드백 주는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하였다.

  • 수업명(학년): 우리 마을 문제 해결사(5학년)

  • 수업 목표: 기후 변화에 관한 자기 생각을 이미지로 나타내고,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다.

  • 관련 성취기준: [6사01-03], [6국02-02], [6국03-03], [6미02-05], [6미03-03]

  • 주요 활동: 마을의 환경적 문제 파악하기, 원인과 해결 방안 탐구하기, 아이디어 만들기, 산출물 제작하기, 산출물 발표하기

  • 문서에 나타난 생성형 AI 선정 의도

    • -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학생과 함께 평가 기준을 만든다.

    • - 내가 쓴 글을 생성형 AI와 협업해서 평가하며 완성한다.

5학년 <우리 마을 문제 해결사>는 우리 마을의 기후나 지형 등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여 나타나는 문제를 파악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탐구하는 교과 통합 수업이었다. 이 수업에서 학생은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이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산출물을 제작하고 발표하였다.

이 수업에서 교사는 학생이 마을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탐구하기 위한 아이디어 생성, 탐구한 원인과 해결 방안 정리, 해결 방안을 이미지나 글로 구체화하는 과정 등 수업 전반에 여러 생성형 AI를 활용하였다. 무엇보다 이 수업에서 주목해볼 만한 특징은 교사가 학생과 함께 평가 기준을 만들고자 한 교사의 교육적 의도였다.

  • E교사: 생성형 AI로 학생과 평가 기준을 만들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학생과 무엇을 평가해볼지 함께 결정해볼 수 있어요. 학생마다 평가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볼 수도 있어요. (중략) 평가 기준을 함께 정해보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생이 실제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고 교사도 학생이 무엇을 좀 더 배웠으면 하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으니까요.

E교사는 학생과 평가 기준을 만들고자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한다고 대답했다. 면담에 참여한 여러 교사는 이 과정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전에 교사는 자신이 평가 계획을 세우고 학생에게 전달하고, 교사가 계획한 대로 학생을 평가했었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하니 학생과 함께 만들어가면서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지 이해해볼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평가내용의 확장으로, 이전까지는 교사가 계획한 내용을 평가내용으로 보았다면, 생성형 AI를 통해 학생이 배우고 싶은 내용, 학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 학생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 등을 평가내용을 선정해볼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런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여러 교사의 면담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 A교사: 생성형 AI는 교사로서 내가 포착하지 못한 내용까지 포착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교사 한 명이 여러 개를 동시에 평가하기는 어려운데, 학생과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내가 계획한 것뿐만 아니라 계획하지 않았던 것도 평가할 수 있어요.

교사는 학생이 성취기준을 이수하도록 돕기 위해 평가한다. 이런 의미는 교사가 공식적으로 평가하기로 선정한 것만 평가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전에 평가하기로 선정한 내용도 평가하면서 동시에 수업 중에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때그때 학생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평가한다. 이런 점에서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한다는 것은 교사가 계획한 교육과정 내에 있는 평가내용을 넘어서 실제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에게 필요한 내용을 평가하고자 하는 교육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교사의 교육 의도는 학생에게 피드백을 주는 경로를 확보하려는 의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무엇보다 교사는 수업이라는 장에 교사와 생성형 AI가 피드백을 주는 경로를 마련하여 학생이 학습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 E교사: 학생이 쓴 글을 평가 기준에 따라 생성형 AI가 피드백을 줄 수 있어요. 학생은 생성형 AI의 피드백과 교사인 제가 준 피드백으로 자기 글을 보완해요. (중략) 제가 한 학생에게 피드백을 주고 있을 때 다른 학생들도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어요.

E교사가 계획한 문서에 나타난 생성형 AI는 학생과 평가 기준을 만들고, 자신의 글을 평가하며 완성하는 것이었다. 이런 교사의 의도를 자세히 살펴보니, 전자는 평가내용을 확장하는 것이었고, 후자는 평가 경로를 확장하는 것이었다. 이는 교사가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함으로써 수업에서 교사가 가르치려고 의도한 것을 학생이 잘 배우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학습에 대한 평가에서 학생의 학습을 도와주기 위한 학습을 위한 평가로 확장하고, 나아가 학생 스스로 수업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지 성찰하는 학습으로서의 평가를 실현하고자 한 의도로 이해할 수 있었다.

5. 함께 배우는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교사는 학생과 함께 배우는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하였다. 이런 교사의 의도는 학생들이 서로 협력해서 의미 있는 교육 경험을 해나가길 바라는 의도와 그런 협력으로부터 함께 해서 해볼 수 있는 활동을 만들기를 원하는 의도 등과 밀접하게 관련 있었다.

  • 수업명(학년): 나는야,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음악가(6학년)

  • 수업 목표: 우리 학교에 필요한 것을 음악으로 만들어 표현한다.

  • 관련 성취기준: [6음01-05], [6음03-01], [6도02-03], [6미01-05], [6국03-04]

  • 주요 활동: 학교에 필요한 것 찾기, 주장하는 글쓰기, 음악 만들기, 음악 발표회 열기

  • 문서에 나타난 생성형 AI 선정 의도

    • - 함께 협력해서 생성형 AI로 우리 학교에 필요한 음악을 만든다.

    • -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함께 만든 음악으로 음악회를 연다.

6학년 <나는야,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음악가>는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을 찾아 음악을 만들고, 만든 음악으로 학교 음악회를 열어보는 수업이었다. 이 수업에서 학생은 친구와 함께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음악을 만들고, 만든 음악으로 음악회를 열었다.

교사가 계획한 교육과정 문서에서 교사가 생성형 AI를 사용한 의도를 두 가지 찾을 수 있었다. 첫 번째 의도는 생성형 AI를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는 데 활용하는 내용으로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교사는 생성형 AI라는 교육 내용을 학생들이 협업하도록 이끄는 내용으로 본 것이다. 이런 교사의 의도는 여러 교사의 면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 C교사: 친구와 같이 뭔가를 해보려면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해볼 수 있어야 해요. 뭐랄까, 학생에게 익숙하면서 같이 배우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이랄까요? 생성형 AI는 친구와 무언가 같이 해볼 수 있는 공간이에요. 서로 어떻게 작동시키는지도 알려줄 수도 있고, 서로 결과물도 쉽게 공유할 수 있어요.

여러 교사는 생성형 AI를 학생에게 익숙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즉 조금 낯선 것 같아도 조금만 다루면 쉽게 익숙해질 내용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떤 학생도 쉽게 활용할 수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기에 학생 여럿이 모여 함께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볼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 교사의 교육적 의도는 생성형 AI를 다루는 활동을 함께 해야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이어가기 위함이었다. 생성형 AI로 함께 협력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물을 발표회, 캠페인, 전시회 등에 공식적으로 발표하고자 한 것이었다. 이런 교사의 교육적 의도는 학생 저마다의 개인적인 성취를 넘어 함께 의미 있는 경험을 해보고자 한 의도와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 B교사: 생성형 AI는 학생이 하기 힘든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데이터 분석이나 창작이나 작품 제작 같은 것들이요. 사실 데이터 분석은 학생이 굳이 할 필요가 없을 때도 많아요. 데이터 분석이 목적이 아니니까요. 다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학생이 활용해볼 수 있어요. 그 결과를 갖고 자기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요. 그래서 어떤 단계에서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그동안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할 수 있어요.

생성형 AI가 함께 협력할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생성형 AI가 학생들이 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즉, 수업에서 학생들이 직접 다룰 필요가 없는 내용을 생성형 AI라는 내용으로 대체함으로써, 학생들은 그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다음 활동에 활용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교사는 학생들이 함께 모여 더 큰 활동에 도전할 수 있는 수업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협력하고 그 협력의 결과물을 의미 있게 활용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했다. 또한, 학생들이 함께 작업하는 과정에서 다른 학생들 역시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는 교사들이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함으로써, 학생들 간의 협력하는 관계를 만들고, 함께 배우는 공동체를 형성하려는 교육적 의도로 이해할 수 있었다.

V.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생성형 AI의 특성 논의

이 연구에서는 초등교사가 교육과정 내용으로 생성형 AI를 선정한 교육적 의도를 탐구하였다. 그렇다면 생성형 AI는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어떤 특성이 있기에 교사는 자신의 교육적 의도와 생성형 AI를 연결할 수 있었을까? 다시 말해,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생성형 AI와 교사의 교육적 의도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 장에서는 생성형 AI가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지니는 특성과 그 교육적 의의를 논의하였다.

첫째,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생성형 AI는 교과 내용을 연계하는 특성이 있다. 교사가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을 선정한다는 것은 그 내용을 학생이 배우길 기대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교사가 생성형 AI를 학생에게 가르칠 내용으로 선정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표면적으로 보면 생성형 AI에 대해 배우거나 혹은 디지털 도구로써 활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표면적인 교사의 교육적 의도에 가려져 주목하지 못했던 교사의 의도에 집중해보니, 교사는 생성형 AI를 여러 교과 내용과 연계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교사는 수학 수업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삼각형, 사각형 등을 활용하여 고장을 소개하는 작품을 만드는 수업을 만들었다. 겉으로는 수학 교과 내용을 중심으로 한 수업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수업은 미술과 국어 등 다양한 교과 내용과 연결되어 있었다. 수학 교과 내용에 기반하여 미술과 표현과 국어과 설명이 필요했던 이 수업에서 생성형 AI는 여러 교과 지식을 다룰 수 있는 연결 고리가 된 것이다. 즉 교사는 생성형 AI라는 내용에 수학, 미술, 국어 등 여러 교과 내용을 연결한 것이었다.

또한, 교사는 생성형 AI를 학생과 학생을 연결하는 내용으로 활용하였다. 예컨대, 교사는 학교의 음악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협력하는 법을 배우길 바랐다. 이를 위해서 교사는 학생이 실제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협력에 대해 배우길 기대했고, 학생들이 함께 생성형 AI를 활용해서 음악을 만드는 수업을 만들었다. 교사가 생성형 AI와 협력이라는 도덕 교과 내용을 연결한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한 수업은 교과 통합 수업이 될 가능성이 크고 학생들이 자신의 지식을 나누고 공유하면서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기회도 만들 수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생성형 AI가 교육 내용으로서 교과 내용과 연계하는 특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생성형 AI가 교과 내용과 연계되지 않는다면, 나아가 교과 내용과 연계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생성형 AI는 단순히 기술적인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기에 교사는 생성형 AI를 단순 기술적인 도구로 선정했더라도 이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생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생성형 AI는 교육과정 내용이 될 수 있다.

둘째,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생성형 AI는 학생이 하면서 배우는 특성이 있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생성형 AI를 배우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생성형 AI에 대해서 배우는 경로이고, 다른 하나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 배우는 경로이다. 전자의 경로에서는 주로 5~6학년 실과 교과에서 다룬다. 다른 교과에서는 주로 후자의 관점에서 생성형 AI를 교육 내용으로 다룬다. 특히 여러 교과에서 생성형 AI를 하면서 배우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은 생성형 AI가 하면서 배우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교사는 이야기를 만드는 수업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도입 부분을 작성하도록 안내했다. 그리고 실제 활용하면서 저작권이나 인공지능 윤리를 함께 가르쳤다.

그래서 후자의 경로에서는 수업에서 공식적으로 생성형 AI에 대해 배우지는 않았더라도 생성형 AI를 해당 수업에 활용함으로써 배운다고 말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특정 교과 성취기준을 겨냥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 수업의 이면을 잘 살펴보면 생성형 AI를 학생이 배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여 수업에서 교사들은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해 생성형 AI를 수업 내용으로 선정하였다. 어떤 수업에서든 학생이 생성형 AI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고, 사용함으로써 익숙해지도록 하였다. 그리고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학생에게 필요한 생성형 AI 관련 내용도 가르쳤다. 그래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수업은 단순한 기술적 도구 사용을 넘어, 학생이 생성형 AI를 경험하고 학습하면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함양할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생성형 AI의 교육과정 내용으로서의 특성을 고려할 때 교사는 학생에게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 가르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

셋째,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생성형 AI는 타 영역으로 확장하는 특성이 있다. 생성형 AI는 학생이 배우는 내용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타 영역으로 확장하도록 돕는 내용이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생성형 AI가 평가 영역으로 확장하는 수업을 탐구하였는데, 교사는 학생과 함께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 평가 기준을 만들었고, 교사가 평가하는 경로와 더불어 생성형 AI가 평가하는 경로를 확장하는 과정을 탐구하였다. 즉 학생은 교사와 생성형 AI를 통해 수업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지를 협의할 수 있었으며, 교사와 인공지능의 피드백을 받아 자신의 학습을 의미 있게 만들어갈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생성형 AI가 지닌 중요한 특성으로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평가는 교육과정 내용을 학생이 잘 배우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교육과정 내용을 선정한 뒤에 이 내용을 잘 가르칠 수 있는 평가 과정을 연계하는 편이다. 그런데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생성형 AI를 선정하고 활용함으로써 평가 기준의 변화를 만들어냈다. 교사와 학생이 평가를 계획하는 과정을 끌어낸 것이다. 또한, 실제 평가에서는 교사의 평가, 인공지능의 평가, 학생 자신의 평가가 모두 이루어졌다. 특히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학습 과정을 성찰하면서 의미 있게 배운 내용을 평가하는 경로로 확장하였다. 그리고 실제 평가한 내용은 교육과정 내용이 되었고, 이는 교사가 가르치고자 의도하지 않았지만, 학생이 의미 있게 배운 내용이 교육과정 내용으로 되는 과정이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런 교사의 교육적 의도는 학생이 학습 과정의 주체로서 학습에 관한 목소리를 낼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었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즉 교사는 학생과 수업과 관련하여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지 혹은 배웠는지 등에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학생과 협력적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업이 좀 더 학생에게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이 되도록 이끌고자 한 것이었다.

이렇게 보면 교사는 생성형 AI가 지닌 확장성을 활용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이는 학생이 좀 더 잘 배우기 위해, 학생과 좀 더 의미 있는 수업을 만들고자 한 교사의 의도였고, 이런 의도를 생성형 AI의 확장성과 연결함으로써 생성형 AI가 타 영역으로 확장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생성형 AI는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고, 교사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수업에서 교사가 교육적 의도를 생성하고, 생성한 의도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교육과정 영역에서 생성형 AI를 단순한 디지털 도구를 넘어, 교육적으로 유의미한 교육 내용으로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이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교사가 교육적 의도를 생성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수업에서 다루고자 하는 교육 내용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그 특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교사는 유의미한 교육적 의도를 형성하고, 궁극적으로 학생과 더욱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VI. 나가며

이 연구에서는 초등교사가 교육과정 내용으로 생성형 AI를 선정한 교육적 의도를 탐구하였다. 연구 결과, 교사는 통합 수업을 구성하고, 디지털 리터러시를 향상하며, 학생과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고, 평가내용과 과정을 확장하며, 함께 배우는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하였다. 나아가 교사가 이러한 교육적 의도를 생성할 수 있었던 이유가 생성형 AI가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지닌 여러 교과 내용을 연결하는 연계성과 하면서 배우는 특성,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는 특성 등을 교사가 활용했음을 논의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이 연구 결과는 교사가 수업에서 생성형 AI를 기술적 도구를 넘어 교육과정 내용으로 보았다는 점과 그 내용을 선정한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탐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무엇보다 이 연구 결과는 교사가 왜 생성형 AI를 교육과정 내용으로 선정하여야 하는지를, 그리고 그렇게 선정함으로써 무엇을 기대해볼 수 있는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그동안 교원의 인공지능 교육 역량을 키우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지닌 여러 기술적인 측면에 집중해온 상황을 완화하고 교육과정 측면을 부각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인공지능 활용 역량에 관해 기술을 좀 더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역량 차이를 말하기보다 교사 저마다 수업에서 인공지능을 다루는 모습을 이해함으로써 각자의 인공지능 활용 역량을 드러내는 방식으로도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 연구에서 발견한 교사의 교육적 의도는 서로 독립적이지 않고, 상호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후속 연구에서 아직 밝히지 못한 교사의 교육적 의도들을 밝힐 수 있으며, 교사가 그런 교육적 의도를 생성하도록 무엇을 지원할 것인지에 관한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교육적 의도를 생성하였더라도, 또 어떤 외부 의도들이 들어와 교사의 교육과정 실행을 이끄는지 혹은 방해하는지를 연구한다면 생성형 AI와 교사를 둘러싼 교육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가 교사의 교육적 의도를 이해하고, 생성형 AI가 교육과정 내용으로서 지닌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Notes

1) 이 원고는 International Society for the Advancement of STEAM(ISAS)의 국제융합교육발전학술대회(2024.11.01.)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보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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