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최근 「기초학력 보장법」 제정에 따라 기초학력에 대한 관심이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기초학력은 한 개인이 존엄을 지키며 사회적 삶을 유지할 수 있는 필수적 전제 조건이며(교육부, 2022), 학교교육을 통해 보장되어야 한다(김태은 외, 2019). 학교는 배움의 공간이며, 학령기 학생들의 인지 및 정서발달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곳이다. 따라서 학교 교육을 통한 기초학력 보장 정책은 공교육의 책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자 개인의 삶을 위해 강조되어야 할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초학력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2001년 미국은 낙오학생방지법인 ‘No Child Left Behind(NCLB)’를 제정한 이후 어떤 학생도 뒤처진 상태에 놓아두지 않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학생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고, 영국과 핀란드도 교육평등의 관점을 밑바탕으로 한 교육형평성 제고 정책을 통해 학습부진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 이처럼 세계 여러 국가들에서 학습부진 학생의 지도 및 기초학력 보장 정책을 위한 국가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을 통해 학습부진학생을 지원하는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2000년부터 기초학력 미달 학교 및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 정책을 꾸준히 시행해오고 있다.
정부의 노력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8년 정부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 제로플랜’을 내세우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수조사로 실시하였고, 전수조사 결과를 통해 교과별 학습 부진 학생을 파악 하고 지도함으로써 학습 부진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약 6년간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밀집되어 있는 학교들을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선정하여 단위학교의 학습지도 역량을 강화하고, 모든 학생이 최저 수준의 기본학습 능력을 갖추도록 지원하였다. 또한 정부는 촘촘한 교육 안전망을 목표로 교실 내, 학교 내, 학교 밖 안전망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3단계 안전망 사업’을 실시하면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지원을 국가 단위에서 시도교육청과 학교로 확대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고,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교육에 흥미를 잃는 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기초학력 보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기초학력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였다(교육부, 2019). 이 계획에 따르면 초3~중3이었던 기초학력진단 대상을 초1~고1까지 확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지도하기 위한 보조인력의 확보, 현직 교원에 대한 학습 지도 지원 및 예비 교원 단계에서의 지원 등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교원 지도 역량이 보다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간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경험하면서 학교는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학생의 학습 및 심리·정서적 지원 방안을 고민하게 되었다.
2019년 교육부는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였고, 기초학력 보장법안이 의결되는 등의 국가적으로 기초학력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이어져 오고 있는 가운데, 2021년 3월 기초학력보장법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또한 지금까지 학습부진 또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으로 불리었던 명칭을 ‘학습지원대상학생’으로 바꿈으로써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자 하였다. 학교현장에서도 학습지원대상학생 지도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지만 교사들은 과도한 업무량과 행정 지원의 부족 등의 이유로 기초학력 지원 업무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고재천, 2015; 임유나, 2013; 황진숙, 2011). 최근 제정된 기초학력보장법 제9조에 의거하여 학교의 장은 학습지원 담당교원을 지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마련되었고 이들의 역할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나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정의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여전히 학습지원 담당교원이라는 용어가 낯선 현장이 많고 학교마다 그리고 지역마다 학습지원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명칭이 다른 것이 현실이다. 또한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업무가 구체적으로 안내되어 있지 않아, 체계적인 학습지원교육을 위해서 학습지원 담당교원이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 교사인지에 대한 정의와 업무를 파악하는 기초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지금까지 학습지원교육과 관련된 많은 선행연구에서는 학습부진아 지도 실태(김용욱, 이성환, 안정애 외, 2009; 임영재, 김수현, 박정아, 2021), 기초학력 지도 교사의 인식 및 어려움(고재천, 2013; 변찬석, 박외곤, 2013; 임유나, 2013), 기초학력보장법의 적절성(김남식, 임광국, 2021; 김진우, 2017) 등을 다루고 있다. 물론 선행 연구들에서 학습지원 담당교원이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간접적인 단서들이 제공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지도에 대한 현황이나 기초학력보장법의 당위성과 같은 실증적인 접근을 중심으로 할 뿐,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구체적인 직무에 대한 사항은 제시되고 있지는 않아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학습지원 담당교원에 대한 역할 정의와 직무 분석을 통해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교원 전문성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나아가 이를 통한 학습지원대상학생의 기초학력 신장을 지원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II. 선행연구 고찰
지금까지 초·중·고등학생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와 기초학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는 국가-시도교육청-단위학교의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무엇보다. 2021년 「기초학력 보장법」(법률 제18458호, 2021. 9. 24 제정)이 제정됨에 따라 기초학력 보장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이 높아졌고, 학습지원대상학생의 지원에 있어 여러 교육 주체들의 노력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모든 초·중·고교에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서 학습지원 담당교원을 지정 운영하며,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 협의회를 구성해 학생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도록 나서고 있지만,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명확한 정의와 역할에 대한 개념은 부재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정의와 업무는 「기초학력 보장법」에 근거하고 있다.「기초학력 보장법」제9조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학습지원 담당교원은 교원 중 학습지원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것과 「기초학력 보장법 시행령」 제8조(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업무 등)에 명시된 학습지원 담당교원은 1. 학습지원교육 운영계획의 수립 및 관리, 2. 학습지원대상학생에 대한 교육 및 상담, 3. 그 밖에 학습지원교육의 수행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보다 세부적인 기초학력 지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초학력 업무를 맡고 있는 학습지원 담당교원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와 업무에 대한 역할이 제시되어야 한다.
2022년 발표된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2023~2027)」의 내용에는 “학습지원교육 기반 내실화”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는 교원을 지원하고자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업무환경 개선을 통해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업무 매뉴얼을 개발 및 보급하고, 예비교사의 학습지원교육 지도 역량 함양을 위해 교직과정에 학습지원교육 내용을 반영하는 것을 추진하도록 되어 있다.
먼저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지정과 관련한 「기초학력 보장법」 및 업무에 관련한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교육부, 2022)등 현장 교원을 지원하고자 하는 계획들과 같이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직무와 역량에 관한 내용은 매우 중요한 쟁점이다. 현재 「기초학력 보장법 시행령」 제8조에는 “학교의 장은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학습지원담당교원의 수업시간 수, 업무 분장 등 근무 여건을 조정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기초학력 보장 정책의 안정적인 정착과 현장 교원의 기초학력 지도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업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현장에서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정의와 직무분석을 통해 기초학력보장 정책의 안정적인 정착과 실행을 지원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업무 절차를 안내하고 향후 업무 매뉴얼 개발연구의 기초자료를 만들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담당자의 업무 체계를 효율화할 수 있다. 또한 「기초학력 보장법 시행령」 제8조에 따른 학습지원 담당교원 연수와 관련하여 연수 과정에서 업무 분석을 통한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최우선 요구 역량을 잘 적용한다면 앞으로보다 효율적인 연수 계획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직무 분석(Job analysis)은 특정 직무를 정의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직무수행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체계적인 절차를 의미한다(조대연 외, 2011). 구체적으로 직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해당 직무의 담당자가 수행해야 할 직무를 정의내리고, 직무를 구성하는 책무와 구체적인 과업을 정리하는 과정이다(Foster, 1998). 대표적인 직무 분석 기법인 DACUM은 Developing A Curriculum의 줄임말로써 특정 직무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수행하는 과업을 규명하는 직무 분석의 한 방법이다(Hoggard & Pedras, 1985). 직무 분석 결과는 이후 직무를 담당하게 될 구성원의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설계 및 개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Anthony, Perrewe, & Kacmar, 1996; Milkovich, & Newman, 2002).
DACUM 직무 분석 방법은 특정 직무에서 요구하는 책무와 과업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도출하기 위해 해당 직무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실시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Norton, 1997),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과 현장에서 요구하는 것의 차이를 줄일 수 있고, 향후 개발될 해당 직무의 교육 또는 훈련 프로그램의 적용 가능성을 높여주는 장점이 있다(Norton & McLennan, 1997; Norton & Moser, 2008). DACUM을 활용한 직무 분석을 위해 워크숍에서 사용할 직무 분석을 위한 자료를 만들고, 워크숍 진행을 위해 직무 분석가(facilitator)와 해당 직무의 전문가들로 DACUM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먼저 DACUM에 있어서 직무 분석가는 실질적으로 워크숍을 주도하는 사람으로 직무 분석 과정의 효율성과 합리적인 직무 분석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가여야 한다(Norton & Moser, 2008). 일반적으로 위원회를 구성할 때에는 첫째, 해당 직무의 경험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둘째, 집단의사결정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셋째, 최소 5명 이상 12명 이하로 구성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Norton, 1997; 송해덕, 홍주연, 이지현, 2014).
워크숍을 통해 위원회 구성원들은 자신의 풍부한 직무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직무에서 중요한 책무와 과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결정하게 되고, DACUM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전문가 집단의 의사결정의 결과이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신뢰로운 정보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로부터 도출된 책무와 과업은 타당도 검증을 거치면서 수정 및 보완되고, 책무와 과업이 결정되고 나면 과업별 난이도, 중요도, 빈도를 평정하게 된다. 이 같은 결과는 해당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담당자들에게 명확한 역할을 안내할 수 있고, 향후 교육 또는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 및 시행할 때 반드시 가르쳐야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고,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게 한다(김판욱, 2005).
DACUM을 활용한 직무 분석 연구는 다양한 직무 분야로 확대되어왔다.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박상선 외(2015)는 특성화고 취업지원관의 직무 분석 연구를 수행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부터 학생들이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직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취업지원활동을 하는 취업지원관을 학교에 배치하게 되었고, 이에 취업지원관이 성공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역랑을 규정짓기 위해 직무 분석을 통한 특성화고 취업지원관의 책무와 주요 과업들을 도출하였다. 김지희와 차진아(2016)는 초·중등학교에 영양교사 제도가 정착한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양교육과 식생활지도’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역할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직무 분석 연구가 미비한 실정임을 지적하며, 학교 영양사의 교사 전환에 따른 영양교사의 직무 분석을 통해 직무표준안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정친철 외(2017)는 초등학교 진로전담교사의 직무 분석 연구를 수행하였는데,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진로교육법을 제정하여 변화하는 직업세계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최대한 실현하기 위해 초등학교에도 진로전담교사를 지정 및 배치하고 있지만 진로전담교사의 정체성과 진로업무의 불확실성의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등학교 진로전담교사의 직무를 도출하였다. 김진옥 외(2019)는 새로운 수업 혁신의 방법으로 교육 현장에 자리 매김하고 있는 메이커 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메이커 교육을 담당하는 지도교사의 직무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직무 분석 연구를 통해 메이커 교육 지도 교사의 직무 범위와 내용, 요구되는 지식, 기능, 태도 등의 특성을 밝혔다.
이처럼 선행연구들과 같이 교육과정의 변화 또는 정책의 흐름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는 직무 또는 오랫동안 있어 왔던 직군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명확한 직무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학교마다 지역마다 그 역할이 상이하거나 모호한 경우 DACUM 직무 분석을 활용하여 성공적인 직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III. 연구방법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직무를 분석하기 위해 DACUM 기법을 활용하였다.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직무 분석을 위하여 3단계에 걸쳐서 진행하였다. 구체적으로 Norton(1997)의 DACUM 분석 절차를 재구성하여 연구에 활용하였다. 본 연구의 단계별 연구 절차 및 주요 연구 내용은 다음[그림 1]과 같다.
본 연구는 DACUM 기법으로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직무를 분석하는 연구이다. 이를 위해 직무 분석에 참여할 DACUM 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연구참여에 대한 서면 동의 절차를 거친 후 진행하였다. DACUM 워크숍을 통해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정의, 책무, 과업을 도출하였고, 타당도를 검증하였다. 또한 각 과업들의 중요도, 난이도, 빈도 등을 분석하였다.
직무 분석에 참여한 구성원은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직무 분석을 할 수 있는 직무 분석가와 현장 전문가, 직무 분석 결과를 기록할 수 있는 서기로 구성하였다. 직무 분석가는 DACUM 직무 분석에 잘 훈련되어 있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 1인, 현장 전문가는 기초학력업무의 경험이 풍부한 교원으로 각 시도 교육청의 추천을 통해 구성하였고, 현재 2023년 학습지원 담당교원으로 지정되어 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면서 과거 기초학력업무 경험이 있는 교원과 관리자급 교원으로 구성하였다. 학교급, 지역, 기초학력 담당업무의 경력 등을 고려한 DACUM 위원회는 초등학교급, 중등학교급에서 각 8인이며 구성원에 대한 정보는 다음의 <표 1>로 정리하였다.
DACUM 직무 분석 워크숍을 준비하기 위해 선행 연구를 통해 자료를 분석하였고, DACUM 위원회 구성을 위한 공문 발송과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서를 수합하였다. DACUM 직무 분석 워크숍은 초등과 중등 학교급별로 각각 진행되었으며 오프라인으로 1회, 온라인으로 1회 2회씩 총 4회 진행되었다. 오프라인 워크숍은 2023년 7월 27일과 28일에 진행되었으며 7월 27일에는 중등교원을 대상으로 하였고, 28일에는 초등교원을 대상으로 하였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워크숍은 2023년 8월 8일에는 중등교원 대상, 8월 10일에는 초등교원 대상으로 열렸다.
직무 분석 작업은 직무 분석가의 안내로 진행되었고 다음의 순서로 이루어졌다. ① DACUM 위원회 오리엔테이션 하기 ②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정의 내리기 ③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책무 열거하기 ④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세부 과업 열거하기 ⑤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책무와 세부 과업 수정 및 보완하기 ⑥ 중요도, 난이도, 빈도 평정하기를 거쳐 이루어졌다. 이렇게 도출된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정의, 책무, 세부과업 분석에 대한 결과를 공유하고, 2번의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DACUM 결과에 대한 내용 타당도와 신뢰도를 확보하였다. DACUM 결과의 내용 타당성을 검증하기 내용타당도지수(Content Validity Index: CVI)를 활용하여 각 과업요소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4점(매우 타당하다), 3점(타당하다)를 선택한 경우 타당도가 확보된 것으로 간주하여 모든 위원이 100% 합의가 이루어진 항목과 전체 위원회의 합의율이 78%를 넘은 항목을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Waltz & Bausell, 1981). 또한 각 책무에 따른 과업별 중요도, 난이도, 빈도를 5점 Likert 척도로 평가했으며, 위원별로 평정한 점수의 평균값을 토대로 환산하여 A∼E로 표기하였다(박용호 외, 2011; Norton & McLennan, 1997). 즉,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책무와 세부 과업을 최종 도출한 후에, 총 12명의 DACUM 위원들에게 배포되어 해당 책무에 대한 과업별 중요도, 난이도, 빈도를 다음과 같이 평정하도록 하였다. 중요도는 A=매우 중요함(5점), B=중요함(4점), C=보통(3점), D=중요하지 않음(2점), E=전혀 중요하지 않음(1점), 난이도는 A=매우 어려움(5점), B=어려움(4점), C= 보통(3점), D=쉬움(2점), E=매우 쉬움(1점), 빈도는 A=매우 빈번히 수행(5점), B=자주 수행(4점), C=보통(3점), D=가끔 수행(2점), E=별로 수행하지 않음(1점)으로 평정하였다. DACUM 위원들이 평가한 책무별 중요도, 난이도, 빈도 결과를 수합한 후 최종 결과는 다시 DACUM 위원들에게 공유했으며, 논의와 합의를 통해 최종 평가되었다.
IV. 연구결과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정의를 내리기 전, 위원회에 「기초학력 보장법」에 근거하여 앞으로는 공식적인 용어인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용어를 사용해야 하고, 학교 규모에 따라 1명 또는 2명 이상 지정할 수 있음을 고지하였다. DACUM 위원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합의된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정의는 직무 분석이 모두 끝난 후 다시 한 번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출된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정의는 다음<표 2>와 같다.
DACUM 직무 분석 워크숍을 통해서 도출된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책무(duty)는 전문가 검증을 거친 후 ‘단위학교 기초학력 보장 연간계획 수립 및 운영’, ‘기초학력 진단과정 운영’.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협의회 운영 및 관리’, ‘학습지원대상학생 수업 안 지원’, ‘학습지원대상학생 학교 안 지원’, ‘학습지원대상학생 학교 밖 연계 지원’, ‘학습지원활동 점검 및 환류’, ‘기초학력보장 여건 조성’ 의 8개 책무로 확정되었다. 각 책무에 대해서는 67개의 과업이 도출되었다. 세부 내용은 다음<표 3>과 같다.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과업(task)은 각 책무별로 5~14개까지의 과업이 도출되었고,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과업별 중요도, 난이도, 빈도를 학교급에 따라 분석하였다. 중요도는 매우 중요함=A, 중요함=B, 보통=C, 중요하지 않음=D, 별로 중요하지 않음=E 로 평정하고, 난이도는 매우 어려움=A, 어려움=B, 보통=C, 쉬움=D, 매우 쉬움=E로 평정하고, 빈도는 매우 빈번히 수행=A, 자주 수행=B, 보통=C, 가끔 수행=D, 별로 수행하지 않음=E로 평정하게 하였다. 세부 내용은 다음<표 4>와 같다.
먼저 ‘단위학교 기초학력 연간계획 수립 및 운영’ 의 책무에는 14개의 세부 과업들이 있고, 세부 과업별로 분석한 결과, 중요도가 가장 높은(A) 과업은 초등에서 ‘기초학력보장 관련 예산 신청 및 확보’ 와 ‘학생맞춤형 학습지원계획 수립’ 등 2개, 중등에서 ‘학생맞춤형 학습지원계획 수립’의 1개로 확인되었고, 이 과업들의 빈도는 높지 않았지만 중요하고 난이도가 높은 과업으로 나타났다. 한편 학교급에 상관없이 ‘기초학력보장 지원사업 컨설팅’, ‘기초학력보장 각종 교구(자료)구입 및 관리’, ‘기초학력보장 각종 지원에 대한 설문 실시’는 다른 과업들에 비해 중요도가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두 번째로 ‘기초학력진단과정 운영 ’의 책무에는 8개의 과업이 도출되었다. 과업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학교급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세부 과업이 모두 중요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초등에서는 ‘기초학력 진단활동 관련 교직원 연수 및 결과보고’의 과업은 중요도와 난이도가 낮고 수행 빈도도 낮은 과업으로 확인되었다. 중요도가 가장 높은(A) 과업은 초등에서는 도출되지 않았고 중등에서는 ‘기초학력 진단활동 계획 수립’ 의 과업 1개로 확인되었다. 한편 ‘학습지원대상학생 세부 진단검사 실시’에 대한 과업은 초등과 중등에서 모두 수행 빈도는 낮지만 다른 과업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표 5>.
세 번째로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협의회 운영 및 관리’ 책무에는 9개의 과업이 있다. 이 중 중요도가 가장 높은(A) 과업으로 초등에서는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협의회 심의 및 선정’ 1개가 도출되었고 중등에서는 모든 과업에서 고르게 중요도(B)로 합의되었다. 반면 초등학교에서의 ‘미동의 학생에 대한 관리 지원’ 과업과 ‘학습지원대상학생 보호자 상담에 대한 관리 지원’ 에 대한 과업의 중요도는 C로 다른 과업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중요도를 나타내고 있었고, 난이도와 수행 빈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6>.
네 번째로 ‘학습지원대상학생 수업 안 지원’의 책무에는 7개의 과업이 있으며, 보조인력과 관련한 내용의 과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초등에서는 모든 과업들이 고르게 중요도(B)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중등에서는 ‘보조인력(협력강사, 튜터링 등)협의회 운영 및 결과 보고’ 의 과업은 높은 난이도로 확인되었지만 다른 과업들에 비해 낮은 중요도(C)를 나타내고 있었다. 초등과 중등에서 모두 중요하면서 수행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과업은 ‘보조인력(협력강사, 튜터링 등) 근무상황 관리’로 확인되었다<표 7>.
다음으로 ‘학습지원대상학생 학교 안 지원’ 에 해당되는 과업은 10개가 도출되었다. 과업별에서의 중요도를 살펴보았을 때, 초등에서는 대부분의 과업들의 중요도가 동일하게(B) 나타난 반면, ‘내·외부 지원 강사 대상 오리엔테이션 실시’는 다른 과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중요도(C)를 나타내고 있다. 중등에서는 가장 높은 중요도(A)를 보인 과업이 2개 도출되었는데, ‘정규교육과정 이후 프로그램(두드림 학교 등)계획 수립’과 ‘대상 학생 개별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운영’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중등에서는 ‘내·외부 지원 강사 수시 모니터링 및 피드백 제공’ 과업은 수행 빈도가 가장 높은 것(A)으로 나타나, 초등에서 해당 과업의 결과(빈도=C)와 분명한 차이가 나타났다.
‘학습지원대상학생 학교 밖 연계 지원’에 해당되는 과업은 5개 도출되었다. 에서의 중요도를 살펴보았을 때, 중등에서는 모든 과업이 어렵지만(B) 중요한 과업(B)이라고 인식하고 있었고, 초등에서도 대부분의 과업이 중요한 과업이라고(B) 응답했지만, ‘방학 중 학교 밖 학습 연계 지원’의 중요도(C)는 다른 과업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학습지원활동 점검 및 환류’에 해당되는 과업에서의 중요도를 살펴보았을 때, 초등에서는 모든 과업이 중요한 과업(B)이라고 인식하고 있었고, 중등에서는 가장 높은 중요도(A)를 보인 과업이 2개 도출되었다. ‘학습지원대상학생 향상도 검사 실시’와 ‘학습지원대상학생 상담 활동 연결’은 높은 빈도를 나타내진 않지만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초등에서는 ‘향상도 검사 결과에 따른 보충학습 안내 및 연계’는 어렵지만 중요하고 빈도가 높은 과업임이 확인되었다.
‘기초학력보장 여건 조성’에 해당되는 과업에서의 중요도를 살펴보았을 때, 초등에서는 가장 높은 중요도(A)를 보인 과업은 ‘학습지원 담당교원 역량강화 연수 이수’로 1개 도출되었고, 중등에서는 모든 과업을 고르게 중요하다고(B) 인식하고 있었다. 학교급에 상관없이 ‘기초학력보장지원 학부모 교육’은 낮은 빈도를 보이고 있지만 중요하고 어려운 과업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현장교원 지원 방안 중 하나로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직무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DACUM 위원회를 구성하여 직무분석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DACUM 위원회는 DACUM 직무 분석에 잘 훈련되어 있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지역과 기초학력 담당업무의 경력 등을 고려한 기초학력 업무의 경험이 풍부한 현장 교원과 관리자급 교원 등의 현장 전문가로 구성하였다. DACUM 직무 분석 기법을 통하여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직무 분석 결과와 이를 통해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습지원 담당교원은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위한 학교계획을 총괄하고, 관련 내용이 실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원이다.’로 정의되었다. 이는 기초학력보장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학습지원 담당교원 지정의 목적과 수행해야 하는 역할이 포함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직무는 8개의 책무(duty)와 67개의 과업(tasks)으로 분석되었다. 8개의 책무는 단위학교 기초학력보장 연간계획 수립 및 운영, 기초학력진단과정 운영,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협의회 운영 및 관리, 학습지원대상학생 수업 안 지원, 학습지원대상학생 학교 안 지원, 학습지원대상학생 학교 밖 연계 지원, 학습지원활동 점검 및 환류, 기초학력보장 여건 조성 등으로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직무에서 중심이 되는 책무는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도출된 세부 과업을 살펴보면 수업과 관련된 업무 뿐만 아니라 행정 업무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과업별로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과업, 수행하기 가장 어려운 과업,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과업이 무엇인지를 A∼E등급으로 평정하였고, 중요도, 난이도, 빈도를 분석하였다. 초등과 중등에서 공통적으로 학생 맞춤형 학습지원계획을 수립하는 과업이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 인식하고 있었고, 기초학력 연간계획 수립, 기초학력보장 프로그램 운영, 학습지원대상학생 세부 진단검사 실시, 보조인력 운영 계획 수립과 피드백 제공, 내 외부 지원강사 위촉과 채용 계획과 관련한 전반적인 수업 안과 학교 안 지원에 필요한 과업들, 학교 밖 연계 지원 프로그램의 결과 분석 및 피드백 제공과 학생 및 학부모 만족도 조사 등의 과업들이 다른 과업에 비해 비교적 어려운 임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과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역할인 학습지원교육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책무 및 과업은 학생의 선정과 지원이며 이러한 과업들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어떠한 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방안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역할, 지도의 어려움과 관련한 연구는 존재하였지만 DACUM기법을 기반한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직무 분석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기초학력보장법이 제정되고 기초학력보장 계획이 시행된 시점에서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역할과 전문성이 강조되고 있기에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직무를 분석하여 이들의 업무를 보다 체계적으로 명시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이에 본 연구가 주는 시사점을 살펴보면 첫째, 기초학력보장법이 시행된 이후 학습지원 담당교원이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협의회를 구성하여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선정하고 지원해야 하는 업무는 법 제정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이는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것을 보다 체계적으로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습지원 담당교원 역할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의 전문성이 현장에서 온전히 발휘될 수 있도록 해당 업무의 환경 지원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학교급에 따라 학습지원 담당교원이 각각의 과업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업무환경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둘째,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과업은 총 67개로 도출되었고, 직무의 성격으로 구분했을 때 수업과 행정의 업무를 모두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7개의 수업과 행정 업무가 학습지원 담당교원 한 명이 할 수 있는 과업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 학교마다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수가 다르고 학습지원 담당교원이 2인 이상인 경우에도 업무 분장에 따라 수업 업무와 행정 업무를 맡는 교원의 업무량이 상이할 수 있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학교마다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업무가 과중되지 않도록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현장 교원이 학습지원 담당교원으로 지정되어 근무를 하게 되었을 때에도 이 업무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이를 위한 정책적인 뒷받침의 노력과 동시에 단위학교 내에서 기초학력 보장에 대한 가치 인정, 협업적 업무 추진을 위한 교단 문화 조성을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후속 연구에 대한 학술적·제도적인 측면에서 기초자료로서의 활용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 첫째,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효율적인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업무 매뉴얼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본 연구의 결과가 가이드 라인으로써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학습지원 담당교원만이 가진 전문성과 특수성을 고려하여 교원의 재교육 교원양성기관에 학습지원 담당교원 양성과정을 전공과정으로 설치(김경령, 노원경, 김경주 외, 2023)하여, 고도화된 수준의 교육체제를 통해 교원양성기관의 실정에 맞는 실무 중심의 학위과정을 개설하는데 기초자료로 유용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과 같이 예비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에서 개설되는 과목들이 현장과의 연계성이 중요함을 고려했을 때, 본 연구의 결과를 활용하여 학교 현장에서 교육적 역량과 실무적 역량을 고루 갖출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업무는 경력과 지역을 고려하여 이해되어야 하는 면도 있지만, 실제 업무는 지역 교육청과 학교 여건에 따라 그 중요도와 난이도가 다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학습지원 담당교원의 수, 지역과 학교의 규모 등 다양한 맥락 변인을 고려하는 데 한계가 있어, 본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데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