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학습자 중심 교육이 강조되면서 문제중심학습(Problem-Based Learning, PBL)은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성주의적 교수-학습 모형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PBL은 의과 대학 학생들이 의료 현장에서 일어나는 실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Barrows, 1996). 이후 교사가 실제적이고 비구조화된 문제를 제시하고 학습자가 이를 스스로 해결하는 학습자 중심의 수업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PBL에서는 학생들이 제시된 문제를 확인하고 분석한 후 그를 토대로 문제 해결 계획을 수립한다. 이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해결책을 선정해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김희경 등, 2010). PBL수업은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면서 동료와의 협동을 토대로 한 문제 해결 과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Savin-Baden & Major, 2004), 학습목표 설정부터 문제 해결 계획 수립, 자료 탐색 등의 활동을 통해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기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PBL이 학습자의 문제해결력 신장에 효과적이라는 연구(Gallagher et al., 1992)를 비롯해 고차원적 사고를 촉진하고(Torp & Sage, 2002),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홍기칠, 2004)도 제시되었다. 또한 PBL이 교과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고(김경희, 조연순, 2008), PBL을 활용한 자유탐구 수업에서 중학생들은 PBL을 긍정적으로 인식하였다(윤회정, 김경원, 우애자, 2011).
교사들이 교수 활동에서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교사교육과정에서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조형숙, 1998). 그러므로 예비교사들의 실천적 교수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교사양성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교수법을 학습함과 동시에 실행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송연숙, 2004; 송정원, 이현정, 이대균, 2007). 이와 같은 맥락에서 예비 교사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학습자 중심 수업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임승렬, 2002; 임진형, 박은혜, 2012).
중등교육현장에서 PBL 활용과 관련해 현직 과학교사들은 PBL수업이 자기주도적 학습력, 협동학습능력 등에 효과적이라고 인식하였고, PBL수업을 운영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향연, 최경희, 2008). 이 중 PBL 운영 경험이 있는 교사가 그렇지 않은 교사보다 향후 PBL수업 운영 의사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교사와 예비 교사들이 PBL을 경험하는 것이 향후 학교 현장에서 PBL수업 운영에 의미있는 토대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PBL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효과적인 PBL 설계를 위해 설계모형과 체크리스트를 개발한 연구(정현미, 2009)를 비롯해 대학수업을 위한 PBL설계 모형을 개발한 연구(나지연, 정현미, 2012)가 이루어졌다. 특히 예비 유아교육교사를 대상으로 한 PBL 적용 연구(우경애, 김세곤, 2016)와 예비 유아교육교사를 위한 PBL 교수-학습 모형을 개발한 연구(김선구, 이대균, 2011)도 이루어졌다. 또한 예비 미술교사를 대상으로 한 PBL 강의모델 적용 연구(이지연, 강주희, 2015)와 예비 국어교사를 대상으로 한 PBL 강의 설계 연구(송현정, 2023)가 제시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예비 생명과학교사교육을 위한 PBL 모형은 개발되지 않았다.
교사교육과정에서 PBL 수업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예비 한국어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박소연, 2023), 예비 수학교사 대상 연구(이동명, 장윤영, 고호경, 2010), 예비 영어교사 대상 연구(오희정, 2017), 예비 중국어 교사 대상 연구(채예령, 2023), 교사양성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연구(한혜정, 남정미, 2022) 등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선행 연구들은 PBL을 적용했을 때 의사소통력이나 문제해결력, 자기주도적 학습력 등의 변화를 살펴본 경우가 많았다. 국어교육학 수업을 위한 모형 개발 연구(남궁정, 김미영, 2024)에서는 중등교육 현장 연계성의 강화를 주장하였으나 문제 개발 등 PBL 과정에서 연계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외국의 경우 PBL의 활용이 예비 과학교사의 메타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Kuvac & Koc, 2018)와 예비 수학교사교육과정에서 물리학 수업에 PBL을 활용하는 것이 물리학 학습에 대한 태도와 흥미에 효과적임을 살펴본 연구(Selcuk, 2010) 등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들 연구에서도 중등학교 현장과 PBL을 연계한 시도는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Barron, Preston-Sabin, & Kennedy(2013)의 연구에서는 예비 교사들이 초임 교사로 학교 현장에 진출했을 때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으나 교과별 특성을 반영한 문제들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PBL 모형은 대상 학습자와 교과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다.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의 경우 생명과학 교수-학습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맥락들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교수 역량을 길러가는 것이 중요하다. 선행 연구(남궁정, 김미영, 2024)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예비 교사들은 학습자이면서 동시에 장차 교사의 위치에 놓이게 되므로 교육 현장의 문제들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해결하는 경험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므로 예비 생명과학교사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PBL 모형을 설계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특히 실제 중등학교현장과 연계해 예비 교사교육을 위한 PBL 모형을 탐색하는 것은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이 실천적인 교수 역량을 함양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연구에서는 중등교육 현장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현직 교사가 PBL 문제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는 PBL 모형을 설계하고자 한다. 또한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의 문제 해결 과정을 분석하고, 이 모형에 대한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의 인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II. 이론적 배경
Barrows(1996)은 수업 전개, 문제 제시, 문제 후속 단계, 결과물 제시 및 발표, 문제 결론과 해결 이후의 단계로 구성된 PBL 모형을 제시하였다. 특히 문제 제시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문제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모둠 내 역할 분담, 학습 과제 분담, 학습 자료 선정 및 선택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제 후속 단계에서는 학습 자료를 종합하여 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주어진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제 결론과 해결 이후 단계에서는 학습한 지식을 추상화하고 자기평가를 실시하도록 했다.
PBL 모형 설계 관련 선행 연구들로는 PBL 문제 설계와 개발에 대한 연구(조연순 등, 2003; 최정임, 2004; Hung, Jonassen, & Liu, 2008) 등이 있다. 또한 PBL 단계별 교수-학습 과정 안내를 제공하는 연구(Torp & Sage, 2002)도 이루어졌고, 정현미(2009)의 연구에서는 PBL 수업 요소에 대한 안내와 지침을 제시하였다. 여러 연구들에서 제시하고 있는 PBL 설계의 구성 요소들을 살펴보면 최정임과 장경원(2015)은 강좌특성 파악하기, 학습목표, 문제 개발, 평가, PBL 활동 촉진하기, 모둠조직, 수업자료 준비, 수업계획서 작성, 학습환경 준비 등을 PBL 설계의 구성 요소로 제시하였다. 이에 비해 정현미(2009)는 구성 요소를 더 세분화하여 요구 분석, 학습자 분석, 환경 분석, 내용 분석 및 자료 수집, 학습환경 결정, 문제상황 설계, 평가설계, 문제해결과정 촉진 설계, 운영전략 설계, 학습자원 설계, 학습환경별 설계, 형성평가 및 수정으로 나누었다. 또한 Karen(2003)은 관련 문제 선택 및 개발, 개념과 학습 결과 확인, 평가 및 학습활동 선택, 학습자 질문 예견, 시간 계획, 자료원 선정, 실행계획 수립을 설계 구성 요소로 제시하였다. 선행 연구들에서 제시한 PBL 설계 구성 요소들을 <표 1>에 정리하였다. 이 요소들을 범주화하면 문제 제시, 문제 해결 계획 수립, 문제 해결, 발표 및 평가의 절차로 나눌 수 있다(류은수, 2017).
Karen(2003) | 장정아(2005) | 조연순(2006) | 정현미(2009) | 최정임, 장경원(2010) | 공통 범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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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L특성 인지 | 요구 분석 | 교과 특성 파악 | 교과 및 학습자 분석 학습목표 제시 | ||
학습자 특성 파악 | 학습자분석 | ||||
이용가능한 온라인 특성 파악 | 환경분석 | ||||
과제분석 | 내용분석 및 자료 수집 | 학습목표 | |||
학습목표 제시 | |||||
학습환경 결정 | |||||
문제 선택 및 개발 | 문제 설계 및 개발 | 문제 개발 | 문제상황 설계 | 문제 개발 | 문제 개발 및 평가 |
학습 결과 확인 | |||||
평가 및 학습활동 선택 | 평가 | 평가 설계 | 평가 | ||
교수-학습 계획 | 문제해결과정 촉진 설계 | 학습활동 촉진 | 문제해결 계획 수립 및 문제 해결 | ||
모둠 구성, 시간계획 설정 자료원 선정하기 실행계획 세우기 | 운영전략 설계 | 운영전략 설계 | 모둠조직 | ||
학습자원 설계 | 수업자료 준비 | ||||
학습환경 설계 | 수업계획서 작성 | ||||
운영전략 설계 | 학습경험 준비 | ||||
형성평가 및 수정 | 학습평가 |
좋은 수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수업 설계 지침보다는 특정 상황에 적합한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하다(나지연, 정현미, 2012). PBL의 경우에도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교과에서 활용하느냐에 따라 구체적인 설계 지침이 요구된다. Duch(2001)는 학급 규모, 학습자의 지적 발달 수준, 수업목표, 교수자 특성 등에 따라 다양한 PBL 모형을 제시하였다. 특히 Karen(2003)은 예비 교사교육과정에서의 PBL은 교수자로서의 활동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BL 설계모형 개발에 대한 선행 연구(정현미, 2009)에서는 PBL 설계에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측면들을 제시했다.
첫째, 교육목표를 고려한 학습 유형 선정이다. PBL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로는 문제해결능력의 함양, 자기주도적 학습력 신장, 의사소통능력 제고 등이 제시되고 있다(조연순 등, 2003; Barrows, 1996). 목표를 명확히 하고 그에 초점에 맞춘 교수전략 또는 인지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둘째, 효과적인 PBL 운영을 위해서는 학습 환경 설계가 중요하다. 구성원 간 활발한 의사소통과 협동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PBL을 통한 교수-학습 과정은 기존의 전통적 수업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최정임, 2007) 학습 과정에서 이와 같은 여건이 충분히 제공될 수 있는지 고려되어야 한다.
셋째, PBL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 바로 문제상황 설계이다. 실제적이고 비구조화된 문제이면서 동시에 학습자들의 흥미와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문제를 설계하는 것은 PBL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다(조연순, 2017; 최정임, 2004). 따라서 학습자, 교과 등에 대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잠정적인 문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구체적인 문제 상황 시나리오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문제해결 과정에서 어떤 학습자원들이 제공되느냐에 따라 문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강인애, 2003). 교수자의 강의 내용, 다양한 인터넷 자료, 면담 대상 등이 모두 학습 자원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므로 PBL에서 교수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장정아, 2005). 특히 교수자는 문제해결 과정에서 학습자를 독려하고, 모둠별 진행 경과를 공유하게 하는 등 전체적인 운영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다섯째, PBL에서 평가 활동은 교수자 평가, 동료평가, 자기평가 등 다양한 평가가 함께 진행될 수 있다(강인애, 2003). 평가를 통해 최종 산출물의 수준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음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Dick, Carey, & Carey, 2005).
III.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 예비 생명과학교사교육용 PBL 설계모형의 개발 과정에는 현직 생명과학교사 3인과 생물교육학 박사 1인이 참여했다. 현직 교사 3인 중 1인은 생물교육학 석사 학위자이고, 다른 2명의 교사는 교육대학원 석사 과정 재학 중이다. 또한 개발된 모형의 적용은 J대학교 사범대학 예비 생명과학교사 15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 예비 교사들은 ‘통합과학교육론’, ‘생물탐구학습지도방법’ 등 교과교육학 관련 교과목 수강 경험이 있다. 이들은 PBL 수업을 처음 접하였으므로 학기 초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PBL 모형의 개요와 교수-학습 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였다. 모든 예비 교사들은 본 연구의 참여에 동의하였다.
예비 생명과학교사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PBL 모형을 설계하기 위해 PBL 설계 모형과 PBL 유형, 예비교사교육에서의 PBL에 대한 연구들을 검토하였다. 또한 PBL에 대한 교사와 예비 교사의 인식에 대한 연구도 살펴보았다. 이를 토대로 예비 생명과학교사교육에서 PBL을 활용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추출하였다.
문헌 분석을 통해 얻어진 PBL 설계의 요소들을 토대로 현직 교사들과의 반복적인 세미나를 통해 생명과학교사양성교육과정용 PBL 모형(Life science teacher Training Curriculum-PBL, LTC-PBL model)의 초안을 설계하였다. 세미나 과정에서 실제적이고 비구조화된 문제 상황이 현직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겪었던 ‘어려움’이라는 점과 연계될 수 있다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를 토대로 현직 교사들은 자신이 겪은 다양한 교수-학습 상황을 제시하였고, 각 상황에 대한 상호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한 교사가 ‘생명과학 실험 수업’이라는 상황을 제시하면 다른 교사들이 실험 수업에서 경험했던 다양한 상황을 제시했다. 또한 중등 생물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태체험학습’ 관련 상황이 제시되었고, 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현직 교사들은 각 문제 상황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고, 그 내용을 정리했다. 3인의 교사들은 9개의 문제 상황을 제시하였는데, 이 중 유사한 상황을 정리해 최종적으로 5개의 문제 상황이 채택되었다. 채택된 문제 상황별로 연구자에 의해 1차 시나리오 작성이 이루어졌고, 작성된 시나리오를 다시 현직 교사들이 검토하고 수정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문제별 최종 시나리오가 작성되었다. 시나리오 작성을 위해 학교급과 학교 소재 지역, 학급 당 학생 수, 학년 등 다양한 요소들을 검토하였고, 이에 기초해 PBL 문제 상황을 구체화했다.
PBL 진행을 위해 과제수행계획서를 작성하였고, 중간 결과 발표와 최종 결과 발표의 단계로 구성하였다. 특히 현직 교사들이 실제 경험한 교수-학습 상황들을 토대로 문제 시나리오가 설계되었으므로 문제 해결의 최종 결과를 수업실연을 통해 구현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즉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이 제시된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여 이를 수업지도안 작성을 통해 구체화하고, 수업실연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PBL 진행 과정 전반에 대한 평가는 교수자 평가와 예비 생명과학교사의 자기평가, 동료평가를 활용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개발된 LTC-PBL 모형 초안은 PBL 운영 경험이 있는 현직 교사인 과학교육학 박사 2인이 검토하였다. 검토 과정에서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실제적인 상황들을 문제로 개발하였으므로 문제 해결 전략이 포함되어 있는 수업지도안과 수업실연에 대해 현직 교사의 피드백이 제공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를 반영해 최종 모형에는 현직 교사의 피드백 과정을 포함시켰다.
개발된 LTC-PBL모형은 6주에 걸쳐 예비 생명과학교사 15명을 대상으로 적용되었다. 학기 초에 LTC-PBL모형과 수업 진행에 대해 설명했고, 본 연구의 개요를 제시하였다. 이에 예비 생명과학교사 모두가 참여에 동의하였다. 이 수업은 3명의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이 모둠을 구성하여 총 5개 모둠으로 진행되었다. 모둠 구성원들은 각각 리더, 기록, 발표의 세 역할을 담당하였고, 매주 역할을 순회하였다.
첫째 주는 문제 상황 제시와 문제 확인 및 분석이 이루어졌다. 둘째 주는 문제 해결을 위한 모둠별 토의가 진행되었고, 토의 결과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 계획을 수립하였다. 셋째 주는 자료 조사 활동과 수업지도안 초안 발표가 진행되었다. 중간 발표 내용에 대해 동료 피드백과 교수자의 조언이 제시되었다. 넷째 주는 모둠별 협동학습을 통해 문제 해결과 관련해 최종 방안을 도출하고, 발표하였다. 다섯째 주는 문제 해결 방안을 토대로 최종 수업지도안을 작성하였고, 여섯째 주는 작성한 수업지도안을 토대로 모둠별 수업실연을 실시하였다. 또한 수업실연에 대한 동료평가와 교수자평가가 이루어졌고, 이후 녹화된 수업영상에 대한 현직 교사 피드백이 제시되었다.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은 LTC-PBL모형을 적용하는 동안 문제 분석 단계에서의 과제 수행 계획서, 중간 발표 보고서, 최종 발표 보고서, 수업지도안을 작성하였다. 수업 중에 작성된 자료들은 모두 패들렛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되었다. 또한 수업실연에 대한 현직 교사의 피드백 자료도 수집되었다. 수집한 자료들은 과학교육학 박사 2인이 검토하였다. 문제 분석의 특징, 문제 해결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교수-학습모형, 교수-학습 전략, 수업 설계의 특징 등을 항목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5개의 모둠별로 제시된 문제 상황이 모두 달랐기 때문에 모둠 전체의 공통점에 초점을 두지 않았고, 각 모둠에서 문제 상황과 관련해 어떤 해결 방안을 제시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였다.
특히 LTC-PBL 모형 적용에 대한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수업실연이 끝난 후 PBL 모형 적용 과정에서 느낀 점, 모둠 활동 등의 어려움, 향후 PBL모형 활용 여부 등에 대한 개방형 설문을 실시하였다. 이 응답 자료는 귀납적 접근법(Miles & Huberman, 1994)에 기초해 분석되었다. 이를 위해 과학교육학 박사 2인이 원자료를 문장 단위로 세밀하게 읽고 그 속에 내포되어 있는 내용을 요약하여 전체적으로 응답 내용을 정리하였다.
IV. 연구 결과 및 논의
본 연구에서는 기존 PBL모형에 대한 문헌을 살펴보았고, 조연순(2017)과 김금숙(2016)의 연구에서 제시된 PBL 교수-학습 과정을 토대로 5단계로 구성된 기본틀을 추출하였다. 이 기본틀을 참고하여 본 연구에서는 중등교육현장과의 연계 강화라는 측면에서 총 7단계로 구성된 LTC-PBL모형을 개발하였다. LTC-PBL 모형의 단계는 [그림 1]에 제시하였다.
특히 PBL의 각 단계에서 현직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다각적으로 고려하였다. 이에 따라 문제 제시 단계 이전에 문제 개발 활동에 현직 교사 참여를 강화하였다. 여러 차례에 걸친 현직 교사들과의 세미나를 통해 교사 개인이 겪은 경험들을 제시하고, 그 속에서 공통 내용을 추출하였다. 문제 개발 세미나에 참여한 현직 교사는 각각 교육 경력이 3년, 8년, 12년으로 중학교 교사 2인과 고등학교 교사 1인이다. 자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학교 행정 등 다양한 분야의 어려움이 제시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PBL이므로 우선 교수-학습 영역으로 국한하여 논의를 진행하였다. 선행 연구들(오희정, 2017; 한혜정, 남정미, 2022)에서 학교교육 현장에서의 문제들을 PBL 수업에서 다루었으나 문제 개발에 현직 교사가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문제 발상에서부터 시나리오로 구체화하는 단계에 현직 교사들이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1차 문제 개발은 3인이 현직 교사들이 제시한 교수-학습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중심으로 작성되었다. 교사들은 체험학습 지도, 모둠 실험수업에서 학생 참여 문제, 성취도 차이가 큰 학급에서의 수업 등의 상황을 제시하였다. 각각의 문제 상황에 대해 연구자와 교사들 간 논의가 이루어졌고, 이를 토대로 1차 문제 시나리오를 작성하였다. 두 번째 세미나를 통해 작성된 시나리오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다. 구체적인 학습 내용과 차시에 대해 결정하였고,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에게 제시할 문제를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검토 과정을 거친 PBL 문제는 PBL 적용 경험이 있는 교육학 박사 3인이 검토하였다. 이 과정에서 학급 인원, 학년 등 문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맥락이 함께 제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전문가 검토 의견을 반영하여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맥락 즉 학교 특성, 학교급, 학생 수 등을 설계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PBL 문제 시나리오가 확정되었고, 이를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에게 제시하였다. 개발된 PBL 문제 예시는 <표 2>에 나타냈다.
예비 교사들은 문제 제시 단계에서 모둠별로 각각 다른 PBL 문제를 배부받았다. 이 단계에서 모둠원 간 토의를 거쳐 문제 확인 및 분석이 이루어졌고, 이 과정에서의 토의 내용을 토대로 과제수행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하였다. 문제 제시 단계부터 수업 설계 단계까지 단계별로 모둠 토의를 진행하였고, 토의 내용은 각 모둠원이 고르게 역할을 맡아 발표하였다. 토의를 이끌어가는 리더와 내용 정리를 담당하는 기록자, 토의 결과를 발표하는 발표자를 순환하면서 담당하였기 때문에 예비 교사들은 모둠 내 모든 역할을 고르게 경험하였다. ‘해결 탐색’ 단계에서는 모둠 토의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했고, 제시된 의견들은 모두 과제수행계획서에 기록하였다. ‘결과 발표’ 단계에서 정리된 아이디어를 모둠별로 발표했고, 다른 모둠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제시했다. 질의와 응답 과정을 거치면서 상호피드백을 실시했고, 이를 토대로 모둠별로 일차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수정 보완을 실시했다. 이어 모둠별로 제시된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한 수정 보완을 거쳐 최종 해결 방안을 결정하였다. 이후 ‘수업 설계’ 단계에서 수정한 해결 방안을 토대로 구체적인 수업지도안을 작성하였다. ‘수업 실연’ 단계에서는 모둠별로 최종 해결 방안을 토대로 적성한 수업지도안을 실제 구현한 수업실연을 실시하였다. 수업실연에 대해서는 동료평가와 교수자평가가 이루어졌다. 또한 모든 수업실연 과정은 영상으로 녹화되었고, 이 수업영상에 대한 현직 교사들의 피드백이 제시되었다. PBL 문제 해결의 구체적 방안을 수업실연으로 수행하는 것은 선행 연구(송현정, 2023)에서도 이루어졌지만 본 연구에서는 수업실연에 대해 현직 교사 피드백을 연계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개발된 LTC-PBL 모형에 따른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의 문제 해결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모형의 단계별로 과제수행계획서와 중간산출물인 수업지도안, 최종산출물인 수업실연 영상을 분석하였다. 또한 예비 교사들이 작성한 수업지도안과 수업실연 영상에 대한 현직 교사들의 피드백 내용을 살펴보았다.
첫째, 문제 제시 단계에서 예비 교사들은 처음 접하는 문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비지오로케이터라는 용어 자체가 너무 생소했다’, ‘블록타임제 수업을 접해보지 못해서 잘 이해되지 않았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모둠원들과 함께 서로의 의견을 얘기하면서 문제를 분석하다보니 맥락을 이해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모둠별 과제수행계획서에는 제시된 PBL문제를 확인하고, 분석하기 위해 모둠원들과 활발한 토의를 전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은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면서 문제를 파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험학습 경험과 실험 수업에서의 모둠 활동 등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을 모둠원들과 공유하면서 제시된 PBL 문제의 요소들을 분석하는 특징을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예비 교사들이 경험과 연계하여 교수 활동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연구(강경희, 2023)와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둘째, 해결 방안 탐색 단계에서는 문제 해결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었다. 특히 제비지오로케이터 프로젝트 관련 문제를 맡은 모둠에서는 신문 기사 검색, 연구학교 홈페이지 검색 등 다양한 자료를 조사하여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였다. 또한 협동학습을 통해 모둠 활동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모둠에서는 다양한 협동학습 유형에 대한 조사와 각 유형의 장단점에 대한 토론을 실시하였다. 예비 생물교사들은 모둠학습을 설계하면서 이질적 모둠 구성을 위한 아이디어들을 제시하였다. PBL 문제에 나타난 학급 인원 등 구체적인 맥락을 고려하여 협동학습의 장점이 잘 드러날 수 있는 이질적 모둠 구성 규칙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일례로 예비 교사들은『생명과학Ⅱ』의 ‘세포의 특성’과 관련한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성취기준 ‘[12생과Ⅱ02-05]세포막을 통한 물질 출입 현상을 이해하고, 확산, 삼투, 능동 수송을 실험이나 모형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등 2015 개정 교육과정 내용체계와 성취기준 등을 확인하고, 이를 기초로 수업 설계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셋째, 결과 발표 단계에서는 각 모둠별로 제시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구상하였다. 각 모둠에서는 PBL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실험수업, 토의수업 등 다양한 전략들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은 오리온의 야외학습모형, 실험수업 유형 등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하여 해결 방안을 논의하였다. 특히 문제 해결 방안에서는 실험수업에서 모둠내 역할 분담과 역할 순회, 체험학습에서의 사후 활동 등 학생 참여를 높이기 위한 전략들이 제시되었다. 또한 협동학습모형을 활용하는 경우 모둠 구성과 향상점수 산출 등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예비 교사 상호 간 피드백이 제시되었다. 선행 연구(강성리, 2023)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예비 교사들은 해결 방안에 대한 발표와 상호 의견 교환 과정을 통해 자신들이 찾은 해결 방안에 대해 반성적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판단된다.
넷째, 수업 설계 단계에서는 앞서 결과 발표에서 제시된 다양한 피드백을 반영하여 구체적인 수업지도안을 작성해 발표했다. 특히 모둠별로 발표한 수업지도안에 대한 동료평가 과정에서 PBL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차시의 수업지도안 작성보다 해당 단원 전체에 대한 수업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생명과학수업에서 이루어지는 체험활동을 생태교육, 기후변화대응교육 등과 연계짓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와 같은 상호 피드백의 과정을 통해 LTC-PBL을 통해 예비 교사들이 1회의 수업 진행에만 한정하지 않고 체계적인 수업 설계와 교수 활동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선행 연구(박소연, 2023)의 결과와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다섯째,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은 자신들이 설계한 수업지도안을 바탕으로 PBL 문제 해결 방안을 포함한 모의수업을 실시하였다. 이 수업실연 영상을 대상으로 현직 교사 3인이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현직 교사들이 제시한 피드백을 살펴보면 우선 제시된 PBL 문제에 대한 분석이 잘 이루어졌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는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이 PBL 문제 파악 단계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문제’에 내포된 여러 측면들을 확인하였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접근이 효과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고, 이는 본 연구에서 설계한 LTC-PBL 모형을 예비 생명과학교사 교육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 모형은 PBL 문제 개발 단계에서부터 현직 교사들이 참여해 실제 중등학교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고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충분히 다루었다. 그러므로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이 이 모형을 통해 PBL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탐색하는 것은 향후 교육 현장에서 직면할 수 있는 실제적이고 비구조화된 문제 상황을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교사양성교육과정에서 PBL을 경험하는 것이 향후 교육 현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남궁정, 김미영, 2024). 그러므로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이 LTC-PBL 모형에 따른 수업을 경험하는 것은 향후 교육 현장에 진출했을 때 중등학교 수업에서의 다양한 맥락을 이해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이 작성한 수업지도안과 수업실연 영상에 대해 현직 교사들은 PBL ‘문제’에 대한 탐색이 잘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문제 상황과 조건에 대한 이해가 잘 이루어졌고, 그를 토대로 수업 설계도 긍정적이라는 피드백을 제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교수-학습 전략 활용에 있어서는 학생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 부족과 학습 부담 가중 등의 여러 문제들을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시되었다. 이와 같은 현직 교사들의 피드백은 향후 LTC-PBL 모형을 활용할 때 예비 교사들이 수업모형과 교수-학습 전략 등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문제 해결 방안을 탐색하기 위한 모둠 토의에서 교수-학습 전략 등에 대한 조사 활동을 확대해 PBL 문제 해결 과정에서 조사 결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LTC-PBL 모형에 따른 수업을 실시한 후 PBL 수업에 대한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의 인식을 조사하였다. LTC-PBL 모형의 적용과 관련해 모든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은 실제 학교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일부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의 경우 다른 수업에서 수업실연을 할 때와는 달리 자신들이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그를 토대로 수업실연을 했기 때문에 교사의 역할을 더 실제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고 답하였다. 또한 모둠 활동을 통해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이 효과적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혼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토의를 통해 알아갈 수 있어서 모둠 활동이 좋았다고 답하여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이 LTC-PBL 수업을 긍정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접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주제로 선정하여 해결 방안을 고안했다는 점이 좋았다. 또한 모둠 학습을 통해 각자가 지닌 다양한 관점을 참고할 수 있어서 함께 해결하기가 수월했다.
(예비 생명과학교사 A)
현실적으로 교사가 되었을 때 직면할 수 있는 문제를 직관적으로 마주하게 되어서 상상만 해보는 것이 아닌 실제로 해결해보려고 한 점이 좋았다.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수업 방법을 찾아보고 토의하면서 교수 전략 등에 대한 이해가 올라가서 좋았다. (예비 생명과학교사 F)
LTC-PBL 모형 활용 과정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은 대부분 어려움이 없었다고 답하였다. 다만 일부 예비 교사들은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과 제시된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수업실연으로 구현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응답은 선행 연구(이은형, 김정숙, 2018)에서의 결과와 유사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PBL 수업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은 선행 연구(이향연, 최경희, 2008)에서도 지적하였다. 그러므로 LTC-PBL 모형을 적용함에 있어서 문제 확인, 문제 해결 계획 등의 각 단계별로 효과적인 시간 안배를 위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이 모형에서는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이 스스로 결정한 문제 해결 방안을 수업실연으로 수행하므로, 수업실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모형과 교수 전략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 등의 비계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PBL 수업의 각 단계마다 모둠 토의를 진행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부담스러웠다. 또 모둠원들끼리 얘기하다보면 의견이 안 모아지고 오히려 점점 정리가 안되는 경우도 있어서 조금 힘들었다.
(예비 생명과학교사 D)
주어진 PBL 문제를 파악해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은 토의를 통해서 잘 이루어진 것 같다. 근데 이걸 수업실연으로 하려니 조금 막막한 부분이 있었다. 수업실연을 통해 실제 교사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나타내는 게 어려웠다. (예비 생명과학교사 K)
향후 교육현장에 진출했을 때 PBL 수업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모든 응답자들이 적극적인 활용 의사를 나타냈다. 이는 본 연구에서 적용한 LTC-PBL 모형이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은 PBL 수업을 통해 학습자의 참여를 촉진하고, 내용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본 연구에서 활용한 LTC-PBL 모형이 실제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PBL 수업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응답도 제시되었다. 일부 예비 교사들은 PBL 수업을 운영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실제 교사가 활용할 때 시간 활용에 대한 고려를 충분히 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PBL을 직접 해보니 도움이 많이 되었고 교사에 조금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학교 현장에 나가면 더 많은 복잡한 문제들을 겪게 될텐데 동료 교사들을 협력하여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학생들도 수업에 흥미를 가질 스 있을 것 같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고 싶다.
(예비 생명과학교사 B)
교사가 된다면 내 수업에서 PBL을 활용할 것 같다. 단편적인 견해가 아닌 다양한 생각들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인 것 같다. 학생들에게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교사와 학생, 학생들 간 상호작용도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활용하고 싶다.
(예비 생명과학교사 L)
V.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에서는 중등 교육현장과의 연계를 강화해 문제 개발 단계에서부터 현직 교사가 참여하는 LTC-PBL 모형을 설계하고 적용하였다. 선행 연구(정현미, 2009)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PBL 모형을 개발하는 것은 지속적인 수정 보완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이 연구에서 일차적으로 적용한 결과를 토대로 하여 후속 연구를 통해 세부적인 사항들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교사양성 교육과정에서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의 교수역량을 함양하는 데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실제 중등학교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상황을 이용해 PBL 모형을 설계하였다. 현직 교사들이 실제 교수 활동에서 느꼈던 어려움을 토대로 PBL 문제 시나리오를 개발하였다.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은 모둠활동을 통해 이 PBL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업을 설계하였고, 실제 수업실연을 통해 문제해결 방안을 실행하였다.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이 작성한 수업지도안과 수업실연 영상에 대해 현직 교사들이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또한 LTC-PBL 모형을 적용한 후 PBL 수업에 대한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의 인식을 조사하였다. 이들은 LTC-PBL 모형에서 제시된 문제들이 실제 학교 수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나타내고 있어서 흥미로웠다는 의견을 보였다. 특히 실제적인 문제들을 직접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수업모형과 교수 전략 등에 대한 조사와 학습이 이루어졌고, 현직 교사들의 교수 활동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또한 향후 교육 현장에 진출하게 되면 PBL 수업을 활용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나타냈다. 이와 같은 응답은 본 연구에서 적용한 LTC-PBL 모형이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이 PBL 수업과 PBL 교수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PBL 모형 설계와 적용 과정에서의 결과를 토대로 도출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문제 개발 단계와 문제 해결 방안을 담은 수업설계와 실연 단계에서 현직 교사가 참여하였다. 그러나 시간 제약 등으로 인해 현직 교사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었고, 교사 개인의 경험을 중심으로 문제가 설계되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므로 교사연구회 등과의 협업을 통해 교과지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상황들을 발굴하고 PBL 시나리오로 작성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현미(2007)의 연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PBL 운영에서 교수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LTC-PBL 모형에서는 문제 개발 단계에서부터 현직 교사들의 참여가 이루어지므로 교수자가 어떻게 현직 교사들과 연계하여 체계적으로 PBL 수업을 운영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PBL 문제를 수정 보완하는 과정에서도 교수자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러므로 현직 교사들과의 네트워크 구축, 문제 상황에 적합한 스캐폴딩 제공 등 PBL 수업 설계와 운영 전반에 걸쳐 교수자의 역할을 체계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둘째, 중등학교현장에서의 교과수업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황 외에 예비 교사들이 학교 현장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동아리활동 지도, 생활 지도 등 실제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PBL 문제의 상황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본 연구에서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은 LTC-PBL 모형을 통해 실제 학교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인식하였다. 그러므로 학교에서 전개되고 있는 다양한 교육 활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실제적인 문제들을 다각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개발된 PBL 문제들을 모든 모둠이 공유하도록 하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각 모둠마다 자신들에게 제시된 문제를 중심으로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러므로 하나의 PBL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결 방안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중간 결과 발표와 최종 수업실연을 통해 다른 모둠의 문제들을 접하였고, 모둠 간 상호작용의 기회가 있었지만 다른 모둠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나의 PBL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서로 다른 경로와 방법을 탐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모둠 간에 문제 공유를 통해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넷째, 교사양성교육과정에서 중등교육 현장과의 연계를 강화한 PBL 수업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PBL 수업은 학습자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므로 예비 교사들이 사범대학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PBL 수업을 경험하는 것은 향후 PBL 수업 지도 역량을 기르는 데 중요한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LTC-PBL 모형과 같이 현직 교사들이 참여하는 PBL 수업은 예비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사범대학 교육과정에서 PBL 수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선행 연구(이향연, 최경희, 2008)에 따르면 PBL 수업 경험이 있는 교사가 PBL 수업 운영 의사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예비 생명과학교사들이 학습자로서 PBL 수업을 경험하는 것과 함께 교수자로서 PBL 수업을 운영하는 활동을 병행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예비 생명과학교사를 대상으로 LTC-PBL 모형을 적용한 것이므로 이 결과를 다른 교과 예비 교사들에게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이 모형을 다양한 교과의 예비 교사들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후속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또한 이 모형의 활용이 예비 교사들의 교수효능감 등 다양한 측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지속적인 현장 적용 연구를 통해 중등교육현장과의 연계를 강화한 LTC-PBL 모형을 수정 보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