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체육교육의 현장은 대상자 또는 교육기관의 형태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전공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체육, 유아나 노인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체육, 그리고 학교라는 공적인 울타리 내에서 일반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체육으로 나뉜다. 세 가지의 교육장면 모두 중요하지만, 체육교육의 근본이자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학교체육’이다. 그렇다면 학교체육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학교체육은 체육과의 ‘정과’ 수업, 학교스포츠클럽 등의 ‘정과 외’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학교체육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전자의 경우 그 특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물론 일정 부분 교사의 자율권이 보장되어 있지만, 초·중·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체육과 수업은 기본적으로 교육과정 문서에 기반하여 시행된다.
교육과정이 변화하는 데에는 교과, 학습자와 함께 ‘사회’라는 원천이 강력하게 작용한다(유정애, 2023; 최의창, 2003).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사회변화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특히 최근에 발표되어 올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향후 사회의 핵심적 변화로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디지털 전환’, 감염병 대유행 및 ‘기후·생태환경 변화’에 주목하며, 이러한 미래사회에 대응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교육이 변화되어야 함을 피력하고 있다(교육부, 2022b, p.4). 이러한 맥락에서 개정 교육과정은 디지털교육과 함께 생태교육을 거시적인 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사실 학교교육에서 생태적 관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20세기 중반 이후 산업 자본주의의 급격한 진전으로 자연이 급속도로 파괴되는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특히 기상이변 등의 이상 기후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인간을 환경의 일부로 인식하는 ‘생태주의’라는 새로운 관점이 등장하게 되었다(Naveh & Lieberman, 2013). 이러한 ‘생태(주의)적 관점’이 현대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교육 분야에서도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했다(노상우, 2007). 생태적 관점이 어떻게 교육현장에 반영될 수 있는지, 즉 생태교육을 위한 실제적인 방안과 그 가능성을 탐색하는 이론적, 실천적 노력이 기울어져왔다.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도 환경교육의 이름으로 특정교과나 재량활동 차원에서 미시적이고 간헐적으로 다루어져 왔다(박수련, 2022).
이러한 가운데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마주하게 되면서 생태적 관점의 필요성은 가속화 되었다. 불확실한 환경의 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위협을 느끼게 되었고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사회 각계에서 대응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에 교육 분야에서도 학교교육과정 내에 지금까지는 생태적 관점을 부분적으로 반영하였다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를 전면에 내세우며 보다 생태적 관점을 적극적으로 교육 전반에 반영할 것을 천명하게 된 것이다. 이제 학교교육을 통한 생태적 관점의 반영은 시대적 과제이자 필연적 사명이 되었다. 개정 교육과정에서 전 교과를 통한 생태교육의 실천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작업이 분명 시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생태교육의 구체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생태전환교육’을 제안하고 있으며, 그 본질과 방향성을 명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박수련, 2022).
그간 생태적 관점에서 이루어진 체육교육분야의 연구를 살펴보면 그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생태적 관점이 전 분야로 확산되면서, 2000년대 이후 체육교육 분야에서도 관련 연구가 서서히 시작되었다. 초기 연구에서는 체육교육과 생태적 관점이 어떻게 관련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타진하는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체육교육의 적용방안을 개념적으로 탐색하거나(장병권, 기보배, 김영식, 2022), 초·중등의 학교급별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연구가 이루어졌다(박상봉, 2023; 박지영, 2021; 박지영, 김경숙, 2016; 박지영, 김수연, 장경환, 2019).
최근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생태적 관점을 반영한 구체적인 개념인 ‘생태전환교육’을 제시함에 따라, 윤리, 역사, 음악 등의 각 교과를 중심으로 이를 시행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강화정, 2022; 박송희, 2024; 이은애, 2022).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체육교육 분야에서도 관련 연구가 시작되고 있으나, 생태전환교육을 직접적으로 반영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관련 연구물을 살펴보면 생태전환교육을 실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생태형 스포츠’를 중심으로 그 의미를 탐색하거나(김재우, 2023),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수업사례연구가 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이민규, 2024; 장병권, 김영식, 2023). 그중 최상은과 박상봉(2024)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기반하여 생태전환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여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는데, 생태형 스포츠에 한정 짓지 않고 운동, 스포츠, 표현 영역을 고루 반영한 프로그램 개발하였다는 측면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한편 김원정(2023)은 생태의 의미를 다학문적으로 고찰하고, 스포츠교육현장에 대한 적용방안을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그러나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생태적 관점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총체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체육과 수업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거시적으로 탐색하는 연구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의 생태전환교육 실천 방안을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첫째,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생태적 관점의 관련성을 탐색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생태적 관점을 반영하고 있는 지점을 살펴보고,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생태전환교육의 개념을 분석한다. 둘째, 체육과 교육과정을 통한 생태전환교육의 실천방안을 탐색한다. 위의 분석을 토대로 실천방안을 귀납적으로 도출하며, 이를 적용한 예시를 제시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기반의 체육과 생태전환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과 방법론을 제시하는 데 의미가 있다.
II. 연구방법
본 연구는 ‘문헌 분석(literature analysis)’ 방법론을 토대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구체적인 자료 수집 및 분석 방법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교육과정 및 생태전환교육에 관한 다양한 문헌 자료를 수집하였다. 첫째, ‘ 교육과정’과 관련된 국가 문서 및 연구보고서, 학술지 논문, 보도자료 등을 수집하였다. 교육과정 총론과 체육과 각론의 시안과 최종안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생태적 관점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통시적인 시각을 갖기 위해 2007~2015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문서를 검토하였으며, 교육부에서 발표하는 교육과정 관련 보도 자료도 활용하였다.
둘째, ‘생태전환교육’과 관련된 국가 문서 및 연구보고서, 학술지논문, 기사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물론 체육과를 통한 생태전환교육의 실천방안은 개정 교육과정의 분석에 철저하게 근거하여 도출하지만, 보다 현장에 대한 맥락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실효성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검토하였다. 생태관련 문헌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유사 개념을 고려하여, ‘생태’, ‘생태주의’, ‘생태(주의)적 관점’, ‘환경 및 자연 교육’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교육 분야의 자료를 수집하였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생태전환교육이 강조됨에 따라 각 시·도 교육청을 중심으로 정책연구가 시행되거나 기본계획이 발표되고 있어, 이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였다. 또한 생태전환교육과 관련하여 체육과 연구뿐 아니라 타 교과의 학술지 연구물도 종합적으로 활용하였다. 수집된 주요자료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표 1).
범주 | 자료명 |
---|---|
교육과정 관련 | • 교육부(2015).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 교육부(2015). 2015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 교육부(2021).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 교육부(2022).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 개발 연구 • 교육부(2022).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 교육부(2022).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
생태전환교육 관련 | • 경남교육청(2023). 2023 생태전환교육 기본 계획 • 서울시교육청(2021). 생태전환교육 현황 분석을 통한 정책 발전 방안 연구 • 서울시교육청(2022). 2022 생태전환교육 기본 계획 • 박수련(2022). 교육과정 내용분석을 통한 생태전환교육 방향 탐색 • 이은애(2022).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생태전환교육을 위한 제언 • 최상은, 박상봉(2024).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에 기반한 생태전환 체육 수업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 |
본 연구에서는 위의 자료를 토대로 Wolcott(1994)가 제시한 ‘기술, 분석, 해석’의 단계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분석을 진행하였다(표 2).
첫째, ‘기술(description)’의 단계에서는 자료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초기 분석을 실시하였다. 국가 교육과정 문서를 포함한 교육과정 문헌과 생태전환교육 문헌에 대한 반복적인 탐독과 줄긋기(segmenting)를 통해 본 연구와 관련 있는 부분을 추출하고 이를 엑셀 프로그램에 입력하여 목록화하는 작업을 시행하였다. 예를 들어 ‘다양한 분야와의 연계’, ‘통합적 교수학습’, ‘생태전환 등의 주제와 융합’, ‘용·기구의 대체 및 보완’, ‘지역환경에 대한 존중’ 등의 코드가 목록화 되었다.
둘째, ‘분석(analysis)’의 단계에서는 특정 축을 중심으로 자료를 재 정렬하고 내용을 분석하는 작업을 실시하였다. 이 단계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생태적 관점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망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과 각론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생태적 관점을 반영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생태적 관점을 대변하는 핵심용어인 생태전환교육의 개념, 이를 고려한 교수학습적 지침은 무엇인지 등의 핵심 축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예컨대 생태전환교육의 교수학습이라는 축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재정렬하고 분석한 결과, 교수학습방향은 생태관련 주제와의 융합을 추구한다는 점, 교수학습방법은 교육환경을 고려하여 대안적 운영을 제안한다는 점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었다.
셋째, ‘해석(interpretation)’의 단계에서는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심층적인 의미를 해석하고자 하였다. 이전 단계에서의 분석 내용, 생태전환교육의 문헌자료, 체육과 수업의 특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체육과의 생태전환교육 실천방안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예를 들어 생태전환교육의 ‘교수학습방향 특성’, 생태전환교육을 위해 통합적 교수학습이 효과적이라는 문헌내용(서울시교육청, 2022), 그리고 체육과 수업에서 주로 기술연습과 경기 등의 직접체험을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진 점(최의창, 2022)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생태의식 내면화를 위한 직접체험 외의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의 실행’이라는 실천방안을 도출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생태전환교육의 ‘교수학습방법 특성’, 국내외에서 체육관련 용·기구 재활용을 실천하고 있는 사례, 그리고 체육과 수업은 복장의 준비가 필요한 활동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친환경적 용·기구 및 복장의 제작과 활용’의 실천방안을 도출하였다. 나아가 보다 실제적인 적용을 고려하여 실천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와 숙의의 과정을 통해 특정 신체활동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예시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한편 자료수집 및 분석의 전 과정에 주관적 분석 최소화하고 타당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동료간 검토’를 시행하였다. 체육교육과 교수 1인, 스포츠 교육학 전공 박사 2인의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였다. 개정 교육과정과 생태적 관점의 관계에 대한 분석, 생태전환교육을 고려한 실천방안 도출, 학교체육 현장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예시 등 연구 전반에 대한 검토를 실시하였으며 범주의 타당성, 기술의 적합성 등에 대한 의견을 반영하였다.
III. 개정 교육과정과 생태전환교육
본 절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생태적 관점이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그리고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생태전환교육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관계와 개념을 살펴보고자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생태적 관점을 반영하고 있는 지점을 살펴보면, 추진배경과 인간상, 교육목표, 학습주제, 교과영역의 차원에서 드러난다(표 3).
차원 | 내용 |
---|---|
추진배경 및 인간상 | 생태환경변화에 주목 |
교육목표 | 전 교과를 통한 생태전환교육 제안 |
학습주제 | 범교과 학습주제로 환경·지속가능발전 제시 |
교과영역 | 생태형 스포츠 영역의 신설 |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생태적 관점의 반영은 우선 ‘추진 배경’과 ‘인간상’의 차원에서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교육과정 개정의 추진 배경 및 구성의 중점 사항을 분석하면,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미래의 변화 중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인한 ‘디지털 전환’과 함께 ‘기후·생태 환경 변화’를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추진배경을 설명한다. 앞으로의 교육은 사회의 불확실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 지점에서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생태적인 문제의식을 깊게 반영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디지털 전환, 감염병 대유행 및 기후·생태환경 변화, 인구 구조 변화 등에 의해 사회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교육부, 2022b, p.4).
이러한 맥락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인간상 설정 시 고려사항으로 자기주도성, 창의혁신 이외에 협력, 공동체의식을 반영한 포용성과 시민성을 중요사항으로 설정한다. 이를 토대로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인간상을 제안한다. 그 중 ‘더불어 사는 사람’은 2015 개정 이후 기후환경변화라는 사회적 변화를 고려하여 설정된 지향점이다. 여기서 더불어 살아야 하는 ‘대상’은 타인도 포함되지만, 자연과 환경을 포괄적으로 포함한다는 점, 그리고 교육과정의 지향점을 가장 잘 대변하는 인간상에서 이를 제시한 점은 학교교육에서 생태적 관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다양성을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며 세계와 소통하는 민주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 협력을 실천하는 더불어 사는 사람을 기른다(교육부, 2022b, p.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육적 인간상과 연계하여 ‘교육목표’를 체계화하고 있다. 인간상에서 이미 생태적 관점이 반영된 바, 교육목표에서도 이를 직접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생태전환교육의 목적이 인간과 환경의 공존, 지속가능한 사회 형성에 있음을 암묵적으로 제시하며, 전 교과를 통해 이를 실현하도록 강조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전의 교육과정들에서는 특정 교과에서 생태교육을 부분적으로 다루었으나, 2015 개정 이후에는 이를 전 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인간과 환경의 공존,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생태전환교육을 강화한다. 기후환경변화 등에 대응하는 생태환경 교육을 교육목표와 전(全) 교과의 내용요소에 반영한다(교육부, 2021, p.4).
이러한 맥락에서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생태전환교육을 교육목표와 전 교과의 내용요소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학교급별 교육목표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생태전환교육이 특정 학교급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학년에서 교육목표로 명시되고 있다(표 4). 특히 초·중·고등학교의 학교급별 특성을 고려하여 생태교육의 수준을 다르게 제시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초등학교는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태도’를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중학교는 지식, 능력, 태도를 포함하는 ‘역량’ 함양에 초점을 맞추고, 고등학교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실제적인 문제 해결’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어 단계적으로 목표가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 중학교 | 고등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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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명(자연)과 같이 살아가는 태도를 기른다. |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과 자질을 기른다. | 인류의 생태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전 과정에 참여하는 자질과 태도를 기른다. |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습주제 차원’에서도 생태적 관점의 교육을 반영하고 있다. 교육과정 총론 문서에서는 모든 교과가 수업을 설계하고 실천할 때 고려해야 할 핵심적인 학습주제를 ‘범교과 학습주제’라는 명칭 하에 제시하고 있다. 다음과 같이 총 10개의 학습주제를 제안하고 있으며, 그중 생태적 관점의 주제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범교과 학습주제는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등 교육 활동 전반에 걸쳐 통합적으로 다루도록 하고, 지역사회 및 가정과 연계하여 지도한다. 범교과 학습 주제로는 ‘안전·건강교육, 인성교육, 진로교육, 민주시민교육, 인권교육, 다문화교육, 통일교육, 독도교육, 경제·금융교육, 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이 있다(교육부, 2022b, p.15).
2015 개정 교육과정부터 ‘환경·지속가능발전’의 학습주제가 언급되었으나(교육부, 2015a), 2022 개정에서도 범교과 학습주제로 제시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체육과 수업에서도 운동, 스포츠, 표현의 영역에서 특정 신체활동을 중심으로 수업을 계획할 때 환경·지속가능발전을 학습주제로 설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생태적 관점의 반영은 총론 수준에서도 드러나지만 체육과의 각론 수준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운동, 스포츠, 표현으로 내용영역이 새롭게 재구조화되었다는 점이다(교육부, 2022c). 스포츠 영역의 경우 하위 세 가지 소영역으로 구성되는데 기술형 스포츠와 전략형 스포츠는 이전의 도전활동과 경쟁활동을 계승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이 가운데 새로운 하위영역으로 ‘생태형 스포츠’가 신설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생태형 스포츠(ecological sports)란, 생활 주변이나 자연환경 등 다양한 환경적 맥락 속에서 인간과 환경과의 상호작용 및 생태적 결합을 추구하는 스포츠 활동으로, 활동 공간에 따라 생활환경형, 자연환경형 스포츠 유형으로 구분된다(교육부, 2022c, p.116).
생태형 스포츠 영역의 신설은 총론에서 추구하는 생태전환교육을 체육교과 수준에서 매우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중요한 변화로 볼 수 있다. 위의 생태형 스포츠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인간과 환경과의 상호작용 및 생태적 결합’을 언급하며 인간과 환경의 유기적 관계를 추구하고 있으며, 생태형 스포츠를 ‘자연환경형’과 ‘생활환경형’으로 구분하여 스포츠를 통해 다양한 환경과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미루어 봤을 때, 생태전환교육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생태적 관점을 상징하는 용어로 생태전환교육이 새롭게 등장한다. 생태전환교육의 개념과 교수학습방안에 대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생태전환교육이란 무엇일까?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서는 생태전환교육이란 ‘기후변화나 환경재난 등에 대응하고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생태적 전환을 위한 교육’(교육부, 2021, p.14)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생태, 전환, 교육이 결합된 이 용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단어는 바로 ‘전환’이다. 사실 지금까지 환경을 고려한 교육이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환경교육, 자연교육이라는 용어로 교육과정 내에서도 고려되어 왔다. 그렇지만 이 개념이 이전의 개념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전환’에 있다. 이는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한다고 볼 수 있다(이은애, 2022). 그동안은 자연과 환경을 이용하거나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보았다면, 인간은 생태의 일부이며 삶 또한 이러한 인식 위에서 완전히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경남교육청, 2023; 서울시교육청, 2021, 2022; Schleicher, 1989).
그리고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생태전환교육의 추상성을 극복하고 교육현장에서의 적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핵심 키워드를 제시한다. ‘생명존중’, ‘지속가능’, ‘생태환경 감수성’이 바로 그것이다(교육부, 2022b).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생태전환교육을 상징하는 핵심 요소를 제시하고, 모든 교과에서 이것이 학습주제이자 목표로 녹여지기를 권장하고 있다.
생태전환교육의 개념을 바탕으로 개정 교육과정 문서의 각론 수준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교수학습의 방향성이 일부 제시되어 있다. 체육과 교육과정 문서의 ‘교수학습’ 절을 살펴보면 생태전환교육을 위한 몇 가지의 지침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생태전환교육의 실천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교수학습 절은 교수학습방향과 교수학습방법(운영)으로 구분되어 있다. 먼저 교수학습방향의 ‘바. 창의성과 인성 함양을 위한 통합적 교수학습’이라는 항목에서 생태관련 내용이 발견된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생태관련 주제를 학습내용과 융합하려 가르칠 것을 제안한다.
생태전환과 지속 가능한 발전 등의 주제를 학습 내용과 융합하여 학습함으로써 학습자가 학습 내용을 다양한 분야와 연계하여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바람직한 가치 판단과 공동체의 삶의 방식을 폭넓게 수용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교육부, 2022a, p.40).
또한 교수학습 절의 교수학습방법에서도 생태전환교육과 관련된 지침을 발견할 수 있다. ‘다. 시설 및 교육환경을 고려한 교수학습’의 항목에서 생태와 관련된 언급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시설 및 용·기구가 부족 시 생태적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대체하며, 학교 및 지역사회시설 환경에 대해 존중할 것을 제시한다. 이렇듯 체육과 교육과정에서는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고려하여 교수학습 측면에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시설 및 용·기구가 부족한 경우,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동일한 교육적 가치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는 용·기구로 대체 또는 보완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주변 학교, 지역사회 시설을 이용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한다. 교육적 효과와 안전을 충분히 고려하고 학교 및 지역사회 시설 환경에 대한 존중과 생태적 가치를 실천하도록 한다(교육부, 2022c, p.42).
IV. 체육과 생태전환교육 실천방안
본 절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체육과의 생태전환교육 실천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성에 근거하여 체육과의 생태전환교육 실천방안을 귀납적으로 도출하면 다음과 같다(표 5).
측면 | 실천방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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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요소적 접근 | 체육과 내용요소별 생태관련 주제의 도출 |
교수학습적 접근 | 생태의식 내면화를 위한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의 실행 |
운영적 접근 | 친환경적 용·기구 및 복장의 제작과 활용 |
환경적 접근 | 생태적 교감이 가능한 자연환경에서의 신체활동 수행 |
첫 번째 실천방안으로 ‘내용요소별 생태관련 주제를 도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내용요소란, 교육과정의 용어로 각 영역에서 핵심적으로 가르쳐야 할 세부적인 내용을 말한다. 학교라는 공적인 울타리 내에서 교육을 시행하는 경우 교육과정 문서에서 제시한 내용요소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책무가 있다. 무엇보다 체육과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교수학습방향으로 생태관련 주제를 학습내용과 융합하려 가르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따라서 생태전환교육을 실천하는 방안으로 각 내용요소별로 생태관련 주제를 도출하여 가르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는 영역별로 내용요소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핵심 키워드가 드러난다(표 6). 각 내용요소와 생태교육과의 관련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학습주제를 구체화할 수 있다.
체육과는 타 교과와 달리 기능적 차원이 강조되는 교과이다. 그렇지만 체육과의 내용요소로 기능뿐 아니라 지식, 태도의 내용요소도 교육과정 문서에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균형적으로 가르쳐야 할 책무가 있다. 따라서 체육과의 내용요소 체계와 특성을 인지하고, 생태전환교육을 고려하여 수업주제를 도출하려는 노력이 기울어져야 할 것이다. 가령 전략형 스포츠(영역형)의 대표적인 신체활동인 축구를 가르친다고 가정했을 때 위의 내용요소와 생태적 관점의 접점을 찾아 수업 주제를 도출할 수 있다. 스포츠 영역의 내용요소를 살펴보면 축구의 역사와 특성, 경기 기능과 수행 원리, 경기 방법과 전략, 그리고 팀워크, 신뢰, 페어플레이 등을 가르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예컨대 돼지 오줌보라는 소재에서 시작된 축구공의 역사(역사), 친환경적으로 조성된 축구 경기장(특성),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힘의 원리를 기본으로 하는 공차기 기술(경기 기능과 수행 원리), 축구공과 축구경기장 등의 친환경적인 사례를 통한 생각의 변화(스포츠 환경에 대한 친화적인 태도) 등 각 내용요소별로 생태관련 주제를 중심으로 수업을 구상해 볼 수 있다.
두 번째 실천방안으로 ‘생태의식 내면화를 위한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의 실행’이 가능하다. 체육과의 생태전환교육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교수학습방법 측면에 있어서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 서울시교육청(2022)에서는 생태전환교육의 적용을 대비하여 기본 계획안을 발표하였다. 계획안에서는 생태전환교육을 실천하기 위해서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이 필요함을 피력하고 있다(그림 1). 환경과 관련된 지식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배우기), 느끼고(민감성 갖기), 행하고(실천 해보기), 경험을 나누는(경험 공유하기), 말하는(활동 권장하기) 다각적인 활동과 자극이 필요하다는 기조이다. 이에 착안하여 체육과 수업에 적용해 보는 방법적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2007 개정 교육과정 이후로 신체활동 가치를 내면화하기 위해 통합적인 교수학습방법을 강조하고 있지만(교육부, 2015b), 생태의식의 내면화를 목적으로 보다 구체화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체육과 수업에서는 직접체험, 즉 ‘행하기(doing)’의 활동이 주로 이루어져 왔다(최의창, 2022). 운동기술을 연습하거나 경기를 수행하는 행하기의 실천활동이 중추적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체육과 수업을 통해 생태의식을 내면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수학습활동이 필요하다. 예컨대 체력운동(체력증진)의 신체활동인 유산소성 운동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가정하였을 때 생태적 관점을 반영한 다양한 교수학습활동을 동원할 수 있다. 유산소성 운동에 내재된 산소와 인간의 관계 탐색하기(배우기), 유산소성 운동을 하며 환경을 감각하기(느끼기), 자연 속에서 유산소성 운동 실천하기(행하기), 그 경험을 글과 그림으로 공유하기(나누기), 자연과 함께 하는 유산소성 운동 캠페인 콘텐츠 제작하기(말하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생태의식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실천방안으로 ‘친환경적 용·기구 및 복장의 제작과 활용’을 도출할 수 있다. 앞서 살펴봤던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문서의 교수학습운영 지침에서는 ‘시설 및 용·기구가 부족할 경우, 대안을 마련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체육수업의 용·기구가 부족할 경우 무비판적인 소비 보다는 생태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는 ‘스포츠재활용 가게’ (Recyclerie Sportive)1)을 열며 운동용품 쓰레기를 줄일 뿐 아니라 운동용품을 저렴하게 제공하며 생태의식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공연물품의 무제한적인 양산으로 생태적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서울문화재단의 대표적인 공연관련 국·공립기관에서 ‘리스테이지 서울’(Restage Seoul)2)라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소품 및 의상 등의 물품을 재사용(공유, 위탁, 대여)을 실천하고 있다3). 이러한 관점을 체육과 수업에 적용하여 체육수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용품, 복장 등을 친환경적으로 제작하거나 재활용 방안을 실천할 수 있다.
가령 스포츠표현의 신체활동인 치어리딩을 가르친다고 가정하였을 때 기존에 학교에 관련 용품이 구비되어 있다면 이를 사용하거나, 관련 단체에서 대여가 가능하다면 활용하도록 한다. 또한 이러한 방법이 불가능할 경우 친환경적으로 제작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다. 액션 치어리딩에 필수적인 팜(pom)의 경우, 폐지나 천의 갈래를 나누어 제작할 수 있으며(용품),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을 팀의 개성이나 작품의 특성에 맞게 리폼(reform)하여 재활용할 수 있다(복장).
네 번째 실천방안으로 ‘생태적 교감이 가능한 자연환경에서의 신체활동 수행’을 도출할 수 있다. 생태전환교육의 교수학습방법의 특성에서 분석되었듯이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육환경을 고려한 대안적 운영’을 제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용·기구 뿐 아니라 환경적으로 공간이 부족할 경우 ‘생태적 가치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학교, 지역사회를 활용할 것’을 독려한다. 물론 물리적으로 공간이 부족할 경우도 대안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겠지만 생태전환교육을 고려하여 의도적으로 다양한 환경에서의 수업 혹은 과제활동을 계획할 수 있다. 체육수업은 주로 실내와 실외에서 진행되는데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체육활동은 날씨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 등의 장점이 있지만, 환경을 감각하거나 유기적인 상호작용의 경험하기는 어렵다는 제약이 있다. 만약 자연환경 속에서 신체활동을 수행한다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한다는 감각, 생태적인 교감이 보다 직접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새롭게 신설된 자연환경형 스포츠뿐만 아니라 체육과의 타 영역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다.
물론 체육과 수업을 고려했을 때 제한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학교 내의 실외 환경은 주로 운동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이며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은 행정적, 안전적 문제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체육수업 내에서 실천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정과 외 체육 활동으로 확장해볼 수 있다. 특히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에서 ‘정과 체육수업과 연계한 일상생활에서의 신체활동’(교육부, 2022c, p.67)을 강조하고 있는 점에 근거하여 자연환경에서의 신체활동을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체력운동(체력증진)의 신체활동인 순환 운동을 지역사회에 있는 동산, 공원 등에서 순환 운동을 진행하며, 호흡의 사용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음을 인지하며 생태적 시각의 전환이 중요함을 깨닫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스포츠 표현의 신체활동인 창작체조를 작품에 어울리는 자연환경에서 수행해봄으로써 자연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감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물론 단순히 자연환경에서 신체활동을 수행하는 것만으로 생태전환교육의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으며, 교사의 적절한 발문과 의도적인 추가활동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제안한 세 가지의 실천방안을 실제 체육 수업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다음과 같은 단원계획안의 구조로 구체화될 수 있다(표 7, 8, 9). 이것은 체육과에서 생태전환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새롭게 고안된 프레임워크이다. ① 네 가지의 내용요소를 고려하여 각 차시별로 생태관련 주제 및 활동을 구체화한다. ② 교수학습방법에서 생태의식을 내면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③ 친환경적인 용·기구 및 복장을 제작하거나 재활용하도록 한다. ④ 생태적 교감을 위해 자연환경에서의 신체활동을 적극적으로 포함한다. ⑤ 생태전환교육을 보다 구체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생태전환교육의 세 요소(생명존중, 생태환경감수성, 지속가능)를 고려하도록 한다. 각 차시마다 내용요소를 적절하게 배치할 수 있으며, 차시별로 하나의 내용요소를 다루거나 두 개 이상의 내용요소를 융합하여 창의적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움직임의 형식을 중심으로 재편성되면서 운동 영역이 새롭게 생성되었다. 운동 영역의 하위 영역 중 하나인 건강 활동에는 신체 건강, 사회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도 포함되어 있다(교육부, 2022c). 정신 건강의 대표적인 활동인 ‘요가’를 중심으로 단원계획안 수준의 수업을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표 7).
첫째, ‘특성’의 내용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요가는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효과적인 신체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요가는 다양한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동작이 동물과 자연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고양이자세, 코브라자세, 박쥐자세, 비둘기자세 등의 명칭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자연의 형상을 모방하고 있으며 생명을 존중하는 사상이 담겨 있다(류은소라, 2020). 이러한 특성을 탐색하는 것은 요가에 담긴 생태적 관점을 감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학습주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친환경 요가복의 학습주제도 고려될 수 있다. 최근에는 페트병 플라스틱을 원료로 한 친환경 원단이 개발되어 요가복 제작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요가복은 신축성 등 기능적인 면에서도 뛰어나며, 자연과의 친근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요가의 특성과 생태전환교육의 접점을 고려한 이러한 학습주제를 통해 생태의식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할 수 있다.
둘째, ‘운동방법’의 내용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요가에서는 마음에 집중하는 호흡법이 중요한 원리로 활용된다. 특히 자연에서 들어오는 들숨과 인간의 몸에서 다시 자연으로 회귀하는 날숨의 순환으로 이루어지는 호흡법에는 인간과 자연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철학이 내재되어 있다. 이를 의식하면서 요가를 수행함으로써 인간을 환경의 일부로 보는 생태전환교육의 기본적인 철학을 감각할 수 있다. 또한 요가를 주로 마음의 안정을 돕는 배경음악과 함께 수행하는데, 새, 바람, 풍경 소리 등의 자연의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요가를 실천하고 그 느낌을 공유하는 수업도 진행할 수 있다.
셋째, ‘자기주도성, 자율성’의 내용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요가는 비교적 큰 공간이 필요 없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진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세심하게 감각하여 자신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학교와 집의 공간을 벗어나 공원이나 산 등 탁 트인 자연환경에서 실천함으로써 자연과 교감하는 과제를 제시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하는 숲 요가’를 자율적으로 기획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자연을 감각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평소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연과 교감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숲 요가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 포스터를 제작할 수 있다. 그리고 포스터는 재활용지를 활용해 제작함으로써 생태적 관점을 실천할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스포츠 영역의 하위 영역으로 생태형 스포츠가 새롭게 신설되었다(교육부, 2022c). 이 중 자연환경형 스포츠로서 체육 수업에서 실현가능한 신체활동을 고려하여 ‘등산’을 중심으로 단원계획안 수준의 수업을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표 8).
첫째, ‘역사와 특성’의 내용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등산은 초기에는 자연을 존중하는 태도에서 시작되었으나, 근대 이후에는 이러한 태도가 일관되게 지켜지지 않았다. 등산의 역사적 변천 과정과 생태계와의 관계 변화를 주제로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수업이 가능하다. 또한 ‘흔적 남기지 않기(Leave No Trace: LNT)’4)라는 문구에 담긴 의미를 음미한 후, 등산을 할 때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사고해보는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간이 생태계의 일부로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하는 등산의 기본적인 태도를 되새기고, 생태를 존중하는 마음을 내면화할 수 있다.
둘째, ‘기능과 수행 원리’의 내용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등산의 근본적인 수행 원리를 주제로 하여 자연은 인간이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공존해야 하는 생태의 일부라는 점을 감각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할 수 있다. 또한 등산의 기본 기능인 길 찾기, 횡단하기, 경사면을 오르고 내리기 등을 이러한 수행 원리를 인지하며 실행하도록 한다. 더불어 등산 시에는 다양한 장비가 필요하므로 나무 등의 주변 재료를 활용하여 등산스틱을 대체하는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셋째, ‘경기방법과 전략’의 내용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등산은 경쟁적인 요소가 배제된 활동이지만 활동을 수행하는데 적절한 방법과 전략이 필요하다. 등산에서는 산의 지형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므로, 이를 주제로 위성사진을 검토하거나 맵핑 활동을 통해 자연과 긴밀하게 교감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기상 문제를 포함한 천재지변으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자연을 더 잘 이해할 뿐만 아니라 자연 앞에 겸허한 태도를 가질 수 있다.
넷째, ‘스포츠환경 개선 위한 공동체의식’의 내용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쓰레기를 줍는 활동인 플로깅(plogging)을 하면서 등산을 함으로써 우리가 산악 생태계를 얼마나 무심하게 생각하는지를 스스로 깨닫고 산의 환경에 대한 민감성과 공동체의식을 내면화할 수 있다. 또한 우리 동네의 등산 루트 탐색을 주제로 모둠별 활동을 진행하면서 그 동안 무감각 했던 일상적인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아가 최근 등산으로 인해 산악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를 주제로 생태문제와 원인을 심층적으로 사고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을 쇼츠(shorts)로 제작하고 커뮤니티 게시판에 확산함으로써 생태 의식의 실천을 촉구하는 나눔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전 교육과정과 달리 표현 영역 중 ‘전통 표현’의 신체활동예시로 민속무용 외에 ‘궁중 무용’을 새롭게 포함하고 있다(교육부, 2022c). 그중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궁중 무용인 ‘춘앵무’를 중심으로 단원계획안 수준의 수업을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표 9).
첫째, ‘역사와 특성’의 내용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춘앵무는 조선시대 효명세자가 버드나무 가지에 앉아 있는 꾀꼬리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그 움직임을 형상화한 춤으로 알려져 있다(허영일, 2012).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춤이기 때문에, 춘앵무의 탄생 배경과 의미를 소개함으로써 생태적인 관점에서 춘앵무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춘앵무에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적 특성을 주제로 설정할 수 있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우리나라 궁중 무용에 담긴 선조들의 자연친화적인 시각과 태도를 자연스럽게 감각하고 감수성을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둘째, ‘표현과 표현 원리’의 내용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춘앵무 각 동작의 생태적 의미를 고려하며 동작을 표현하는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춘앵무의 각 동작은 꾀꼬리와 자연의 모습을 본뜬 것으로, 그 명칭 또한 이를 반영하고 있다. 꾀꼬리가 돌아가는 모습을 표현한 ‘회란(廻鸞)’,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풍류지(風流枝)’, 그리고 꽃잎이 떨어지며 흩날리는 모습을 표현한 ‘낙화유수(落花流水)’가 대표적이다(허영일, 2012). 이러한 각 동작의 의미를 되새기며 동작을 수행하는 경험을 통해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내면화할 수 있다. 또한 춘앵무는 한삼(손을 가리는 헝겊)이 필요한데 기존의 옷과 천을 활용하여 한삼을 제작하는 활동을 진행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
셋째, ‘창작’의 내용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춘앵무를 기반으로 한 창작 활동에서는 기존 동작 외에 꾀꼬리의 모습을 관찰하여 새로운 움직임을 창안하고 재구성하는 활동이 진행될 수 있다. 또한 생태적 이슈를 중심으로 창작 작품의 주제를 선정하는 것도 학습주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명에 대한 경외심, 자연에 대한 민감성과 유대감 등을 형성할 수 있다. 한편 실제로 이루어지는 공연과 발표는 여러 자원이 필요하며, 일회적인 공연이 많아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는 비효율적일 수 있다. 따라서 창작 작품을 자연을 배경으로 촬영하고 디지털 영상작품으로 제작하는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적 개념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다.
넷째, ‘발표 및 감상’의 내용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작품 발표 시 지면 판플렛을 주로 활용한다. 그러나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해 전자 판플렛을 QR코드를 활용하여 제작한 후, 태블릿이나 핸드폰으로 열람하는 방법도 생태전환교육의 실천행위가 될 수 있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디지털 기기와 콘텐츠의 활용을 강조하고 있어(교육부, 2022b), 이러한 맥락에서도 유의미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감상과 관련하여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살펴보면 자신, 동료, 전문가의 작품을 다양하게 감상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교육부, 2022c). 이를 고려하여 자신과 동료가 춘앵무를 토대로 창작한 작품을 감상하거나, 생태적 관점을 반영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학습주제로 설정할 수 있다.
다섯째, ‘공감과 비평의식’의 내용요소를 중심으로 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할 수 있다. 감상 수업과 연계하여 진행되며, 작품을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판적 의식을 가지고 생태적 관점이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분석하거나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다. 공감되는 부분과 수정 및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하며,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생태적 이슈를 더 심도 있고 다각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기반하여 체육과 생태전환교육 실천방안을 탐색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그 결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사회적 변화와 요구를 수용하여 생태적 관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체육과 생태전환교육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내용요소, 교수학습방법, 환경적 차원에서 다각적인 접근과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반영하는 구체적인 수업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연구 및 실천을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체육과 생태전환교육을 위한 학교급 및 영역별 교육콘텐츠 개발과 실행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개정 교육과정에 기반 한 체육과 생태전환교육의 실천방안을 도출하고 이를 적용한 예시를 제시하였지만, 다소 거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현장 교사에게 보다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실제적인 교육프로그램이나 교수학습자료 등의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교육청의 생태전환교육 기본계획에서도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경남교육청, 2023). 특히 현장 적용성을 고려하여 학교급별(초등, 중등, 고등), 영역별(운동, 스포츠, 표현), 나아가 신체활동별로 세분화된 교육콘텐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교육콘텐츠를 개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수업에서 검증하는 실행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실천방안을 기반으로 교육콘텐츠가 개발되더라도 이론적 논의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체육현장에서의 다각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실제 수업에 적용해봄으로써, 실천방안의 한계점, 교육콘텐츠의 적합성을 검토하여 보다 현장에 적합한 체육과 생태전환교육의 방안을 정교화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체육과 생태전환교육의 효과적 실천을 위한 플랫폼 마련과 교사연수 시행’ 이 이루어져야 한다. 본 연구를 통해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전 교과를 통한 생태전환교육을 지향하며, 총론과 각론에서 다층적으로 이를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체육과 생태전화교육의 효과적인 실천을 위해서는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방향성, 생태전환교육의 개념, 실천방안, 나아가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미 개발된 관련 자료들이 있지만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어 교사들의 접근성과 활용도가 낮았다. 따라서 체육 교사들이 쉽게 생태전환 교육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 마련이 필수적이다. 예컨대 교육부 블로그에 생태전환교육 탭을 별도로 마련하여 각 교과별 자료를 공유하거나, 학교체육진흥회 유튜브 채널에 생태전환 관련 수업영상콘텐츠 등을 공유할 수 있다. 또한 체육과 생태전환교육의 다양한 수업사례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교사연수가 시행되어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이후 생태전환교육이 제기되어 왔지만 개인 교사수준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숙지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생태전환교육의 방향성과 교육콘텐츠 및 수업사례를 소개하는 연수가 시행하면, 파급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