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최근 교육부는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0년간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한 사실을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학생들에게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하였다(교육부, 2023).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학습 결손 문제가 심화되면서(이은경, 오민아, 2022), 기초학력 저하의 원인을 분석하고 학습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여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긴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기초학력의 책무성이 강조되는 흐름에서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진단하고, 각 학생의 학습부진 원인을 분석하여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노원경 외, 2017; 황매향 외, 2021).
기초학력 부족은 교과학습의 결손뿐만 아니라 다양한 심리·정서의 원인 등 그 원인이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노원경 외, 2017), 효과적인 기초학력 지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초학력 부족의 원인을 종합적으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기초학력 보장법」과 동법 시행령이 제정되면서 국가차원에서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2023~2027)」을 수립하였고, 시도교육청에서는 교육부의 종합계획을 고려한 시행계획을, 단위학교에서는 시도교육청 시행계획에 따른 운영계획을 수립하였다. 기초학력보장법이 시행과 함께 어느 때보다도 학습지원대상학생의 선정 및 지원이 중요해짐에 따라, 종합계획 안에도 핵심과제 중 하나로 ‘정확한 진단을 통한 지원 대상 학생 선정’을 명시하였으며, 단위학교에서의 학습지원대상학생 선정을 위한 진단절차를 세부 내용으로 담고 있다(교육부, 2022).
그동안 학습부진의 원인을 진단하거나(오상철 외, 2016; 여태철 외, 2013) 학습부진 학생의 유형을 분류하는 연구(오인수, 김연희, 유정아, 2011; 이대식 외, 2010)는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초등학교 시기부터 학습 결손이 누적되어온 상태이기 때문에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학습 부진을 겪게 된다. 나아가 초등학교에 비해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며 학교생활 부적응이나 사회적 관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학습부진을 경험할 수도 있다(이종현, 조규락, 2021). 이러한 학습부진은 개인의 인지적인 역량에만 국한되지 않고 심리적 요인을 비롯한 환경적 요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므로, 학습저해요인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선행연구가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탓에 중·고등학교 학생의 학습저해요인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웠고, 기존에 개발된 진단도구들은 학습을 저해하는 요인을 진단하는 데에만 중점을 두고 개발되어,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교육적 처치로 연계하는 데 한계를 보여왔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학습자가 지식을 습득하고 숙달하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장애물이나 문제들을 학습저해요인으로 정의하고, 중·고등학교 학생의 학습부진을 야기하는 학습저해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학습저해요인 진단 도구를 개발하고자 한다. 특히, 학생의 인지적 능력이나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사교육 시간과 같이 개인적 귀속 변인이 아니라 학교와 가정에서 지원이 가능한 영역에 초점을 맞춰 요인을 도출하고자 한다. 나아가 기존의 진단도구들이 진단 결과만을 제시하는 한계를 가지므로, 본 연구에서 개발하는 도구는 학습저해요인 진단 결과에 기반한 교육적 처치 방안을 제공하여 가정과 학교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도 방향을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II. 선행연구 고찰
학습 과정과 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저해 요인은 다양하며, 이러한 요인들이 미흡하거나 충족되지 않으면 학습이 저해될 수 있다. 선행연구들은 학습저해요인을 크게 개인 및 환경적 요인으로 구분하고, 이를 인지, 정의, 행동, 환경적 차원으로 세분화하기도 한다(오상철 외, 2016; 오인수 외, 2011). 먼저 학습을 저해하는 개인적 요인으로는 기초학습능력 부족, 기억력 저하, 주의집중력 부족 등과 같은 낮은 인지적 역량이 있다(이대식 외, 2007; Swanson, 1993). 제한된 작업 기억 용량과 기초학습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비효율적인 학습 행동을 보이며, 이러한 낮은 인지적 능력은 학업성취의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능력 수준의 학습저해요인이 아닌 학교와 가정의 지원을 통해 개선 가능한 요인들에 맞추어 요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학업성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의적인 요인으로는 학습동기 부족과 부정적 정서가 있다. 학습 의욕이 낮고 학습에 대해 부정적인 정서를 가진 학생들은 학습부진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으며(황매향 외, 2012). 지속적인 학업 실패는 자기효능감 저하와 낮은 학습 동기로 이어진다(박순길, 조증열, 2011; Duckworth, 2016; Ivcevic & Brackett, 2014). 이로 인해 학생들은 적절한 학습전략을 선택하고 지속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학습 과정에서 부정적인 정서를 자주 경험하는 학생들은 학습 효율성이 떨어지고 학업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Pekrun et al., 2002). 특히, 수학에 대한 불안감은 작업 기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학습 능력을 저하시키고 정보 처리 과정을 방해할 수 있으며, 이는 학습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Ashcraft & Kirk, 2001). 따라서 학생들의 학습동기와 학습정서 수준을 파악하는 것은 학습을 저해하는 요인을 진단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학습전략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학습을 관리하지 못하는 것 역시 학습 능력 저하와 학업 결손이 누적되는 원인이 된다. 학습부진학생들은 학습 자료를 이전 정보와 의미있게 연결시키는 정교화 전략이나 서로 다른 개념을 체계적으로 조직하는 전략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이효선, 이소현, 2011). 또한,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은 다양한 학습전략을 습득하고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Pintrich & De Groot, 1990; VanZile-Tamsen & Livingston, 1999), 이는 낮은 성적으로 이어진다(Lau & Chan, 2001). 이현주 외(2018)의 연구에 따르면, 학습부진 학생들의 부정적인 자아개념과 낮은 자기효능감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에 필요한 전략과 학습관리 역량을 지도함으로써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효과적인 중재 방법으로 나타났다.
학습저해요인을 검토할 때 환경적 요인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학생을 둘러싼 환경은 학생의 동기와 정서에 영향을 미치며,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 가지는 신뢰가 학교 정책의 효과성과 긴밀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최근 단위학교에서는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학교가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와 같은 학교 풍토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영향을 미친다(신윤범, 원효헌, 2020; 오영교, 차성현, 2018). 이처럼 학습저해요인을 규명할 때, 공교육의 책무성 증대라는 측면에서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학교풍토를 담고 있는 학교의 환경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곽수란, 2009; 이영희, 2007).
학생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적 요인 중 부모, 교사, 친구와의 관계적 어려움도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백병부, 2010; 신종호, 신태섭, 2006; Brooks-Gunn & Duncan, 1997; Gallardo, Barrasa, & Guevara-Viejo, 2016; Pianta & Allen, 2008). 특히, 청소년들의 발달적 특성 상 또래 관계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고(Birditt & Fingerman, 2003), 다른 사람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Levy-Tossman, Kaplan, & Assor, 2007), 부모와 교사와의 관계보다 또래와의 관계는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교육성과의 변화를 분석한 종단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정에서의 환경적 제약이 존재할수록, 교사와의 관계에서 친밀함이 낮을수록, 학급 자치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일수록 부진집단에 속할 확률이 높았다(김정아, 남궁지영, 2018). 즉, 학교가 학생들이 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지, 부모, 교사, 친구로부터 지지받고 있다고 인식하는지는 학습에 중요한 환경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중·고등학생의 학업을 저해하는 요인은 개인적인 요인과 더불어 환경적인 요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그들이 가진 특성을 고려해볼 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 도출된 요인과 다른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기는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찾아 가면서 진로 탐색과 진로 준비를 해 나가야 하는 시기인 만큼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는 진로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오고 있다(황미경, 문영주, 2012). 학생들이 진로에 대해 명확한 인식이 없는 경우, 학습에 대한 동기 부여가 어려워지고 학습 과정에서 방향감을 잃거나 목표를 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진로에 대한 불확실한 인식은 학습을 하는 데 방해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전 연구들은 진로성숙도가 학업성취를 예측하는 데 있어 흥미와 전공과의 일치보다 큰 예측력을 가진다고 보고하였으며(김장회, 정성수, 2012), 고등학교 1학년 시기에 높은 진로 발달 수준을 가진 학생이 고등학교 3학년 때 더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였음을 보고하였다(조명희, 이혜연, 이현우, 2013). 이처럼 중·고등학교 시기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인식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것은 그들의 학업 성취를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고등학생의 학습을 저해하는 요인 진단도구 개발에 앞서, 기존에 개발된 학습저해요인 도구들을 분석하였다(<표 1>참조). 이를 위해,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인 학습동기와 학습전략을 포함하는 개별 척도들과 학습부진의 원인 및 학습저해요인을 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환경적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개발된 도구들을 분석하여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도구명 | 연구자 | 측정 대상 | 구성요인 | 문항수 | |
---|---|---|---|---|---|
학습기술검사 | 변영계, 안종민 (2001) | 중학생 | 자기관리기술, 수업참여기술, 과제수행기술, 읽기기술, 쓰기기술, 시험처리기술, 기억기술 | 70 | |
학업동기검사 | 김아영 (2002) | 초등~대학생 | 학업적 자기효능감: 자신감, 자기조절효능감, 과제수준선호 학업적 실패내성: 감정, 행동, 과제난이도 선호 | 44 | |
학습전략 질문지 | 도승이 (2004) | 중3~고등학생 | 학습태도, 학습동기, 시간관리, 시험 불안, 주의 집중, 정보 처리, 요점 찾기, 보조정보 활용, 자기 테스트, 시험 전략 | 113 | |
학업 무기력 척도 | 박병기 외 (2015) | 초6~고2 | 통제신념 결여, 학습동기 결여 긍정정서 결여, 능동수행 결여 | 16 | |
학습부진 유형 진단검사 | 이대식 외 (2010) | 초등학생 | 교사용 | 과제지속력 및 공부방법 미흡형 교과기본기술 부족형,학습결손 누적형 가족지원 미흡형,친구관계 어려움형 |
31 |
학습부진 특성 진단검사 | 오인수 외 (2011) | 초4~6 | 인지: 인지전략, 상위인지전략 정의: 자아존중감, 시험자신감, 학습의욕 행동: 자기행동조절, 자기학습관리, 학습이해확인 환경: 교사지지, 부모지지, 또래지지, 교실학습환경 |
48 | |
학습저해요인 진단도구 | 여태철 외 (2013) | 초2~3 | 교사용 | 환경위기, 개인위기, 부정정서, 학습동기, 수업행동문제, 기초학습능력 | 70 |
학생용 | 부정정서, 학습동기, 기초학습기능 | 30 | |||
정서·행동·환경검사 | 오상철 외 (2016) | 초4~중3 | 정서: 학습의지, 분노, 불안 행동: 학습관리, 행동조절 환경: 가정환경, 교우관계, 교사지지 |
68 | |
학습문제 진단검사 | 전혜정, 천성문 (2023) | 중3~고3 | 인지: 선수학습, 인지전략, 메타인지전략 정의: 불안, 우울, 학습흥미, 목표의식, 학업적 자기효능감 행동: 환경조성, 시간관리, 자원활용 |
55 |
선행연구들은 학습동기, 무기력, 학습전략 등 학습을 저해하는 세부 요인들을 심층적으로 측정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예를 들어, 변영계와 안종민(2001)이 개발한 중학생용 학습기술 검사는 특정 학습기술을 측정하는 데 집중하지만 중·고등학생의 학습저해요인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에는 부족하다. 또한, 학습동기(김아영, 2002), 학습전략(도승이, 2004), 학업 무기력(박병기 외, 2015) 척도들은 학업성취의 중요한 예측 변인인 학습동기와 학습전략을 각각 세분화하여 측정하는 도구로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척도들은 개별적인 요인만을 측정하며 학생들이 겪는 다양한 학습의 어려움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효과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습저해요인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도구 개발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학습저해요인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거나 체계적으로 유형화하기 위해 개발된 주요 연구로는 학습저해요인 진단도구(여태철 외, 2013), 정서·행동·환경 검사(오상철 외, 2016), 학습부진 유형 진단검사(이대식 외, 2010), 학습문제 진단검사(전혜정, 천성문, 2023) 등이 있다. 이대식 외(2010)의 도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습부진학생을 유형화하기 위해 교사가 학생을 관찰하고 응답하는 형태로 개발되었다. 그러나 학생의 학습동기와 정서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학생이 자신의 학습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응답할 필요가 있으므로 교사의 관찰도구만으로는 학습저해요인을 진단하기에 제한점이 있다. 여태철 외(2013)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어휘력, 수리력, 기억력과 학습동기, 정서 등을 측정하는 도구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이 검사들은 초등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하며, 요인 구조에 대한 측정학적 검증과 규준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진단도구로서의 기능에 한계가 있다. 오상철 외(2016)와 오인수 외(2011)의 도구에서는 학습부진의 원인을 인지, 정서(정의), 행동, 환경 영역에 걸쳐 진단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정서적 영역에는 분노, 불안, 동기, 자아존중감 등이 포함되어 있고, 행동적 영역에는 학습관리, 행동조절, 자기행동조절, 환경적 영역에는 가정환경, 교우관계, 교사지지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학습문제 진단검사(전혜정, 천성문, 2023)은 청소년의 학습문제 인지, 정의, 행동 영역을 포함하여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진단할 수 있도록 검사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이 도구는 개인적인 영역의 문제만을 다루고 있어 학습문제에 있어 환경적인 영향력을 고려하지 못하였다.
기존에 개발된 도구들을 검토한 결과, 학습저해요인 진단도구 개발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종합적인 학습저해요인 진단도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누적된 학습 결손으로 인한 부정적 정서와 낮은 학습동기, 비효율적인 학습전략 등 비인지적인 요인을 파악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기존의 진단도구들은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개발되어 중·고등학생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중·고등학생의 특징을 고려한 진단도구 개발이 요구된다. 셋째, 기존 도구들은 학교 현장에서의 활용성이 부족하다. 본 연구는 중·고등학생의 특성을 반영하여 종합적인 진단도구를 개발하고, 진단 결과를 기반으로 학생 성장과 발달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III. 연구방법
본 연구는 중·고등학생의 학습저해요인을 진단하기 위한 도구 개발을 목적으로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예비조사 및 본조사를 수행하였다. 예비조사는 온라인 조사시스템을 통해 2023년 6월 12일부터 23일까지 12일간 진행되었다. 예비조사에는 4,218명이 참여하였으며, 이 중 응답을 중도에 포기하였거나 모든 문항에 동일한 응답을 한 100개의 사례를 불성실한 참여로 판단하여 제외시켰고, 4,118명의 데이터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본조사는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KESS)의 샘플링서비스를 활용하여 시도교육청 소속 학교 수에 비례한 무작위추출을 통해 표집된 학교를 대상으로 2023년 8월 23일부터 9월 8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졌다. 총 8,452명의 학생이 조사에 참여했으나 이 중 불성실한 응답 351명을 제외하고, 8,101명의 데이터를 분석 대상으로 활용하였다. 예비조사와 본조사의 최종 분석에 활용된 대상자의 성별 및 학년 구성은 <표 2>와 같다.
중·고등학교 학생의 학습저해요인을 측정할 수 있는 진단검사 개발 절차는 [그림 1]과 같다. 먼저, 선행연구에서 도출한 중·고등학교 학생의 학습저해요인을 탐색하였고, 기존에 개발된 학습저해요인 검사 도구를 분석하였다. 선행연구 결과들을 기반으로 하여 내용 전문가 및 중·고등학교 교사들과 논의한 결과, 중·고등학교에서의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관찰했을 때 학습저해요인으로 예측되는 하위 영역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검사 영역을 선정하였다. 하위 영역별로 예비문항을 개발하였으며, 예비문항은 연구진들과 현장 전문가들에 의해 내용타당도 검증을 거치면서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예비조사 실시 단계에서는 내용타당도가 확보된 문항으로 예비조사를 실시하였고, 이 과정에서 문항 분석, 신뢰도 분석과 탐색적 요인분석을 수행함으로써 구인타당도를 확보하였다. 본조사 실시 단계에서는 예비조사를 거쳐 선정된 최종 문항에 대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하여 진단도구의 구인 타당도를 확보하였고, 신뢰도 정보를 제시함으로써 문항의 동질성 확보를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개발한 문항과 학습부진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개발된 기존 척도와의 상관을 통해 공인타당도를 확보하였다.
중·고등학생의 학습저해요인을 도출하기 위해 선행연구를 분석하고, 중학교 교사 2인과 고등학교 교사 2인, 교수 2인(교육심리 전공, 특수교육 전공)과 함께 3차례의 협의회를 진행하여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이 보이는 특성을 목록화하였다. 학습저해요인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학교와 가정 등에서 지원이 가능한 영역인 학생의 심리·정서적 요인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전문가협의회를 통해 범주화한 요인의 적절성을 교수 2인이 검토하고 수정 및 보완하였다. 학습저해요인으로 최종 도출된 요인은 <표 3>과 같다.
범주 | 요인 | 개념 |
---|---|---|
개인적 영역 | 학습동기 |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과 학습에 대한 가치와 흥미 |
학습정서 | 수업과 시험에 대한 긴장과 불안 | |
학습전략 | 인지적 학습 기술(공부 방법) | |
학습관리 | 학습 계획 및 조절 능력 | |
진로인식 | 진로 정체성 및 미래 목표 설정 | |
환경적 영역 | 사회적 지지 | 교사, 부모, 또래로부터의 지지 |
학교풍토 | 학교의 지원 |
학습동기 요인은 자신이 학습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에 해당하는 자기효능감을 비롯하여 학습에 대해 가지는 가치와 흥미를 측정하고자 하였으며, 학습정서는 시험 불안을 포함한 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측정하고자 하였다. 학습전략은 교과 학습 시 필요한 시연, 정교화, 구조화에 해당하는 인지적 학습 기술(공부 방법)을 측정하는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학습관리는 학습에 대한 목표 설정과 계획 수립을 비롯하여 조절하는 기술에 대한 문항으로 구성하였으며, 진로인식은 진로정체성과 미래 목표 설정 능력에 관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학생을 둘러싼 주요 사회적 관계들로부터의 지지를 측정하였고, 학교로부터 받는 지원을 학교 풍토로 측정하였다.
선행연구 분석을 통해 위와 같이 7개의 학습저해요인을 도출한 후, 각 요인의 개념에 부합하는 예비문항을 개발하였다. 이후, 연구진은 예비 문항들이 중·고등학생의 학습저해요인을 적절하게 측정할 수 있는지, 각 문항이 하위 요인에 적합한지에 대하여 평가하여 내용타당도를 검증하였다. 나아가 수정된 문항을 포함한 전체 문항에 대해 중·고등학교 교사 및 교육학(교육심리, 교육평가) 전문가 14인을 대상으로 문항의 적합도를 평정하도록 하였으며(1=매우 부적합, 2=부적합, 3=적합, 4=매우 적합), 문항의 수정과 삭제가 필요한 경우 그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도록 요청하였다. 평정 결과는 평균이 3점 이하인 문항과 Lawshe(1975)가 제안한 내용타당도 비율(Content Validity Ratio: CVR)을 근거로 내용타당도 비율이 .51미만인 문항은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고 삭제하였다. 82개 문항에 대해 전문가의 평정을 거쳐 내용타당도를 검증한 결과, 27개 문항이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나 삭제하였다. 최종적으로 예비 문항은 학습동기 9문항, 학습정서 5문항, 진로인식 4문항, 학습관리 11문항, 학습전략 9문항, 사회적 지지 12문항, 학교풍토 5문항인 총 55개 문항이 선정되었다.
예비조사에서는 총 55문항으로 구성된 진단도구를 사용하였다. 예비조사의 자료 분석은 SPSS 25.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문항 분석, 신뢰도 분석,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예비조사 문항이 진단도구의 목적에 적합하게 개발되었는지 통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각 문항별 평균과 표준편차, 왜도와 첨도, 문항-전체 상관, 문항 간 상관을 확인하였다. 문항 선별 기준은 표준편차 .75 이상일 때, 왜도와 첨도는 절댓값이 2보다 작을 때 수용 가능하다고 보았다(Curran, West & Finch, 1996). 문항-전체 상관은 .3 이하인 54번 문항을 삭제하였고, 문항 간 상관이 .7 이상인 9개 문항을 이후 탐색적 요인분석 단계에서 제외하였다.
신뢰도 분석은 양질의 문항 선별을 위해 항목이 삭제된 경우의 문항내적합치도(Cronbach’s α) 값이 요인 전체의 신뢰도보다 높은 경우 해당 문항을 삭제하였다. 예비조사 문항의 전체 신뢰도는 .951로, 높은 신뢰도를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항목이 삭제된 경우의 신뢰도를 살펴보았을 때, 54번 문항 제외 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그 밖의 문항은 .950~.951의 신뢰도를 보여 진단도구 전체의 신뢰도를 저해하는 문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조사 문항의 구인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앞선 문항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10개 문항을 삭제한 45개 문항을 대상으로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고, 요인추출방법으로 공통요인분석 중 주축요인추출법(principle axis factoring)을, 회전 방법은 각 요인 간의 상관을 허용하는 사각회전(direct oblimin)을 적용하였다. 표본의 적절성을 측정하는 KMO 지수는 .945로 1에 가깝고, 변인 간 상관이 0인지를 검정하는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치는 χ2 값이 103698.883(df=990, p=.000)으로 진단도구의 타당성 측정을 위한 요인분석이 적절함을 확인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최종적으로 7개의 요인으로 구성된 45개 문항이 선정되었고, 45개 문항의 신뢰도 분석 결과 전체 신뢰도는 .945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각 요인별 신뢰도도 .824~.911의 범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조사 결과 선정된 45개 문항을 대상으로 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SPSS 25.0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문항 분석, 신뢰도 분석, 탐색적 요인분석을 하였다. 확인적 요인분석을 위해 Mplus 7.0을 활용하였으며, 모형의 적합도는 χ2값과 함께 표본 크기에 민감하지 않고 간명성이 고려된 CFI, TLI, RMSEA, SRMR 지수로 평가하였다. 모형의 적합성 판단 기준은 CFI와 TLI의 경우 .90 이상이면 적합도가 좋다고 할 수 있고, RMSEA의 경우 .08 이하를 기준으로 하였다(홍세희, 2000). 또한, 진단도구의 공인타당도(concurrent validity) 검증을 위해 본 연구에서 개발한 진단도구와 학습부진의 원인 을 진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정서·행동·환경검사(오상철 외, 2016)의 1차 체크리스트 24개 문항의 상관 계수를 산출하였다.
IV. 본조사 결과
본조사 45개 문항을 대상으로 탐색적 요인분석 이전에 요인분석의 적합성을 나타내는 Kaiser- Meyer-Olkin의 표집적절성 지수를 확인하였다. 그 결과 KMO 지수는 .951로 1에 가깝게 나타났고 변인 간 상관이 0인지를 검정하는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치는 χ2값이 223028.282(df=990, p=.000)으로 나타나 진단도구의 타당성 측정을 위한 요인분석이 적절함을 확인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45개 문항 중 24번 문항(나는 공부할 때 도표나 그림을 그려서 정리한다)은 공통성이 .3 이하로 나타나 삭제한 후 최종 44개 문항에 대해 탐색적 요인분석을 2차로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표 4>와 같이 ‘학습동기’ 9개 문항, ‘학습관리’ 8개 문항, ‘학습정서’ 4개 문항, ‘진로인식’ 4개 문항, ‘학교풍토’ 3개 문항, ‘사회적 지지’ 9개 문항, ‘학습전략’ 7개 문항이 요인으로 도출되었다. 이에 최종적으로 7개의 요인으로 구성된 44개 문항이 선정되었다.
학습저해요인 측정 모형의 적합도를 검증하기 위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 7개 요인을 구조로 한 모형의 적합도는 <표 5>와 같다. 분석 결과 사례 수에 민감한 χ2 값은 기각되었으나(χ2=21183.347, p=.000), 이는 큰 표본에 민감한 χ2값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사례 수에 덜 민감한 CFI와 TLI 지수는 .90를 넘거나 .90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 적합도가 양호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모형의 설명력과 간명성을 모두 반영하는 RMSEA의 경우에도 .08 이하의 기준을 만족하였다. 요인 부하량 또한 .567∼.900의 범위를 보여, 본 진단도구는 7개의 요인으로 구성되는 것이 타당함을 확인하였다.
χ2(df) | CFI | TLI | RMSEA | RMSEA 신뢰구간 | SRMR | |
---|---|---|---|---|---|---|
LO 90 | HI 90 | |||||
21183.347***(872) | .907 | .899 | .054 | .053 | .054 | .059 |
본 연구에서 개발한 진단도구의 하위요인별 문항 수와 기술통계 및 신뢰도(Cronbach’s α)는 <표 6>에 제시하였다. 문항 전체 신뢰도는 .944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각 요인별 신뢰도도 .814~.917의 범위를 보여 진단도구 하위요인별 문항의 동질성이 확보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요인 | 문항 수 | 평균 | 표준편차 | 신뢰도 |
---|---|---|---|---|
학습동기 | 9 | 5.35 | 1.43 | .888 |
학습정서 | 4 | 3.59 | 1.84 | .814 |
학습전략 | 7 | 4.98 | 1.47 | .871 |
학습관리 | 8 | 4.17 | 1.66 | .917 |
진로인식 | 4 | 5.03 | 1.67 | .865 |
사회적 지지 | 9 | 5.39 | 1.39 | .894 |
학교풍토 | 3 | 4.82 | 1.52 | .877 |
전체 | 44 | 4.86 | 1.54 | .944 |
공인타당도는 새로 개발한 검사와 기존에 타당도를 보장받고 있는 검사와의 유사성 또는 연관성에 의해 타당도를 검증하는 방법이다(성태제, 2007). 본 연구에서 개발한 진단도구의 공인타당도 검증을 위하여 각 하위요인 점수와 학습부진원인을 진단도구로 개발된 정서·행동·환경검사(오상철 외, 2016)의 하위 영역 간 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분석 결과, 학습저해요인 진단도구의 하위 요인과 정서·행동·환경검사도구의 하위 영역 간 상관은 모두 유의하게 나타났다(<표 7> 참조).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도출된 중·고등학생 대상의 학습저해요인 진단도구의 최종 문항은 [부록]에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학업성취 수준에 따라 학습저해요인의 평균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이 응답한 자신의 기말고사 국어와 수학 성적(1= 0~10점 부터 10= 90~100점)을 기준으로 하 집단(하위 33%), 중 집단, 상 집단(상위 33%)의 3개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일원변량분석 결과, 진로인식을 제외한 모든 요인에서 학업성취 수준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표 8>참조). 학업성취 하 집단 학생들은 학업성취 중, 상 집단 학생들에 비해 학습동기와 학습관리, 학습정서, 학습전략, 사회적 지지, 학교풍토 요인에서 유의하게 낮은 평균을 보였다. 사후 검증 결과, 학업성취가 높은 집단일수록 하위 요인들의 평균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이는 국어와 수학 교과에서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이는 본 연구에서 개발한 학습저해요인들이 중·고등학생의 학업 성취의 차이를 유의하게 구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결과이다.
V. 진단도구 결과 활용
진단도구의 결과 해석을 위한 규준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 제작되었다. 먼저, 본조사 분석에 활용한 중·고등학생 8,101명을 규준집단으로 설정하고, 각 하위 요인별 문항 점수를 합산하여 원점수를 산출하였다. 이어서 규준집단의 기술통계를 기반으로 각 하위 요인의 원점수를 평균 50, 표준편차 10의 T점수로 선형 변환하였다. 7개의 하위 요인별 T점수와 백분위 점수를 활용하여 학생이 규준집단에서 상대적으로 어느 수준에 위치하는지 ‘상, 중, 하’로 구분하는 규준참조적 해석 기준을 마련하였다. 학습저해요인 진단검사의 하위영역별 T점수를 기준으로 T점수가 60점 이상은 ‘상’, 40점 이상 60점 이하는 ‘중’, 40점 미만은 ‘하’로 분류하였고, 각 범위에 해당하는 원점수와 백분위 점수의 범위는 <표 9>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중·고등학생용 학습저해요인 진단도구는 7개의 하위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단 결과는 각 하위 영역별 T점수를 방사형 그래프의 형태로 제공하였다([그림 2] 참조). 진단 결과를 통해 학생은 자신이 강점을 가진 영역과 취약한 영역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학습저해요인 진단 결과는 7개의 영역별 T점수와 ‘상’, ‘중’, ‘하’의 세 개 등급으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영역별 결과에 따라 학생의 특성과 추후 지도 방향을 제공하였다(<표 10>참조). 진단 결과 및 지도 방향은 각 요인의 정의와 특성에 맞게 내용을 구성한 후 중·고등학교 교사 2인과 학습종합클리닉센터 상담사 6인의 검토를 통해 내용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그림 2]와 같이 학습동기 영역은 T점수 62점으로 ‘상’ 수준이지만, 학습정서 영역은 T점수 37점으로 ‘하’ 수준에 해당하는 경우, 학습정서 영역의 진단 결과에 대하여 “학습 자체를 두려워하며 학습 결과에 대한 불안과 긴장이 높아 학습 상황을 회피하려고 한다.” 와 같은 학생 특성과 더불어 “학습에 대한 우울감과 불안감이 생기지 않도록 지도해주세요. …중략… 두려움을 없애고 낙관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정서 안정을 이끌어주는 것이 가장 필요합니다.” 와 같은 구체적인 지도 방향을 제공하였다. 이와 같이 진단도구는 학생의 학습 상태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진단 이후 교육적 처치를 통해 학습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VI. 논의
중·고등학생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누적된 학습 결손으로 인해 학습동기 부족, 긍정 정서 결여, 효과적인 학습전략 및 관리 기술 부재, 환경적 지원 부족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학습에 영향을 받는다. 학습 과정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은 학생마다 다르게 나타나므로, 각 학생에게 맞는 개별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습저해요인을 종합적으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습저해요인 진단하는 검사를 개발하고 타당화하였다. 중·고등학생의 학습저해요인을 도출하기 위해 문헌 조사와 교사 및 연구자와의 협의를 통해 예비 문항을 개발하였으며, 전문가 14인을 대상으로 도출된 학습저해요인과 문항의 내용타당도를 검증하였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통해 측정학적 요건을 확인한 결과 7개의 요인으로 구성된 총 44개 문항을 선정하였다. 또한 공인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해 개발된 최종 문항과 학습부진 원인을 진단하는 정서·행동·환경검사와의 상관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학습저해요인 파악하고 학생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중·고등학생의 특성을 고려하여 학습저해요인을 도출한 결과, 학습동기, 학습정서, 학습전략, 학습관리, 진로인식, 사회적 지지, 학교풍토의 7개 요인이 도출되었다. 학습동기 요인은 자기효능감과 과제가치, 흥미를 포함하여 측정하였다. 연구에 따르면 자기효능감이 높은 학습자는 효과적인 학습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Pintrich & Garcia, 1991), 과제에 대한 가치와 흥미가 높을수록 수업 참여도가 증가한다(우연경, 김성일, 2015; Wigfield & Eccles, 2000). 따라서 학습동기 수준이 높으면 학습 과정 중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된다. 학습정서 요인은 시험에 대한 불안과 학습 과정에서 겪는 부정적인 감정을 평가하는데, 부정적인 정서는 학습의 시작과 지속에 장애를 일으키고 결국 학습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박미옥, 구자경, 2011; Rana & Mahmood, 2010). 그러므로 학습동기가 낮거나 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강하게 느끼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긍정적인 정서로 전환시킴으로써 학습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학습전략 요인은 교과 학습 과정에서 필요한 공부 방법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능력을 점검하는 요인이며, 학습관리 요인은 학습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관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선행연구에서는 중·고등학생의 학업성취를 높이기 위해 학습전략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최효식 외, 2013; Zimmerman & Pons, 1986), 학습전략 훈련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 학업 중단 감소, 그리고 학습동기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하였다. 이에 따라 학습전략과 관리는 학습저해요인을 진단하는 중요한 영역으로 간주된다.
중·고등학교 시기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고, 이에 맞추어 학업에 참여하고 성취를 이루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중·고등학교라는 시기를 고려하여 진로인식을 학습저해요인으로 추가하였다. 명확한 진로인식은 학생들이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받게 하며, 학습 과정에서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돕는다. 이는 궁극적으로 학업성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김장회, 정성수, 2012; 임선아, 2013). 따라서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하고 있는지 확인함으로써 학습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환경적 측면에서 학교가 제공하는 기회의 인식 정도를 통해 학교 풍토를 평가하였고, 사회적 지지는 교사, 부모, 또래로부터의 기대와 지원에 대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학생들이 학교와 사회적 관계를 긍정적으로 인식할 때, 학교 참여도가 높아지고 자기조절능력이 향상되어 이는 긍정적인 학업 성취로 이어질 수 있다(Wang & Holcombe, 2010; Wentzel, 1998). 그러나 학교의 지원이 부족하거나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면 학생들은 학습에 몰입하고 성취를 향해 노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학교와 사회적 관계로부터 지지받고 있다고 느낄 때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적 기회를 더 가치있게 여기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학교풍토와 사회적 지지를 확인하는 것은 학생들이 학습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학업성취 수준이 다른 세 집단 간에 학습저해요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특히, 학업성취가 낮은 집단의 학생들은 학습동기, 학습정서, 학습관리, 학습전략, 학교풍토, 사회적 지지 등 여섯 개 요인에서 학업성취 상 집단 , 중 집단 학생들보다 낮은 평균을 보였다. 이 결과는 자기효능감이 높은 학습자가 낮은 학습자보다 자신의 성취에 대해 더 높은 기대를 가지고, 과제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며, 과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선행연구 결과(Meece, Blumenfeld, & Hoyle, 1988)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학습전략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학습자가 학습에서 어려움을 덜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Pintrich & De Groot, 1990). 이는 학업성취가 낮은 학생들이 본 연구에서 개발한 도구의 하위 요인들에서 낮은 평균을 보인 것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진로인식은 학업성취 수준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높은 수준의 진로 성숙도가 학업성취를 높게 예측한다고 보고한 선행연구(김장회, 정성수, 2012; 정윤경 , 이지수, 안현선, 2017)와 상반된 결과이다. 진로인식은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로의 계획과 결정을 조정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발달하는데(조명희, 이혜연, 이현우, 2013), 우리나라의 입시 중심 교육 현실에서는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진로의 범위가 제한되어 있어 학업성취 수준에 따른 진로인식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환경과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로의식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도가 필요하다. 또한, 학업성취가 높은 학생들일지라도 진로인식이 낮은 경우 그들의 심리적 상태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진로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개인 및 환경 변인들이 존재하며(Hartung, Porfeli, & Vondracek, 2005), 진로인식과 학업성취도 사이의 관계를 매개하는 많은 변인이 있으므로 이러한 해석은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학습저해요인 진단도구는 개별 학생의 학습 어려움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에게 맞춤형 지원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다. 진단 결과는 각 영역별 T점수를 방사형 그래프로 시각화하여 제공함으로써 교사가 학생의 프로파일을 이해하고 교수·학습에 연계하여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또한, T점수는 상, 중, 하의 세 개 등급으로 구분되며, 각 등급별 해석 기준을 제공하여 교사가 학생의 필요한 지원 영역을 쉽게 식별하여 영역별 지도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동시에 학생들은 이 정보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이 검사는 개인적, 환경적 요인뿐만 아니라 진로 관련 문항도 포함하여 중·고등학교 시기에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다루어 학교에서의 지도 및 지원을 보다 세심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본 연구는 중·고등학생들이 학습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과 전략적인 요인, 사회적 관계와 학교에 대한 인식 등의 문제를 진단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함으로써, 학생 개별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파악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 척도를 활용하여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저해요인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고, 교사는 학생 개인별 특성을 파악하여 맞춤형 개입 전략을 수립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학습을 저해하는 요인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을 통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학생들의 학습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 도구는 누적된 학습 결손 또는 인지적 요인에 대한 측정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의 인지적 역량을 측정하는 도구와 병행하여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을 바탕으로 다음의 후속연구를 제안한다. 첫째, 학습저해요인의 구성 요인이 성별과 학교급에 따라 동등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성별과 학교급별로 학습저해요인이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검증하여 남녀 중·고등학생에게 동일하게 사용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학습저해요인 진단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습저해요인의 유형을 고려한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학습저해요인의 다양한 하위 요인의 수준에 따라 프로파일을 분류하고, 각 유형에 맞는 특화된 개입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