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더욱 복잡해짐에 따라 개인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지고 있다. 그간 학교 교육은 주로 인지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어왔으나 이로 인해 현재 학생들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국가에서는 비인지적 역량 강화를 중심으로 한 교육 모델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사회정서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사회정서역량은 자신의 정서와 행동을 인식하고 적절한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사회정서역량이 학생들의 사회적, 행동적, 학업적 성과와의 연관성이 높고, 학령기 이후 삶의 중요한 성과를 예측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Durlak et al., 2011; Merrell & Gueldner, 2010). 이로써 사회정서역량은 개인이 삶을 성공적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미래 핵심 역량으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사회정서역량 함양이 학교 교육의 중요한 목표로 대두되고 있다(Hamilton, Doss, & Steiner, 2019; Merrell et al., 2007).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학습 확대는 학생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한 사회정서적 능력의 학습과 훈련 기회를 축소시켰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증가한 학생들의 고립감은 그들의 사회적 및 정서적 유능감 발달에 어려움을 가져왔다(김유리, 2021). 코로나19 대유행을 경험한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은 정서적인 어려움이 지속되거나 악화되어 정서 및 행동 문제를 겪고 있으며, 교우관계 형성과 갈등 관리 부족으로 인한 사회성 문제는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황혜영, 김수윤, 2023). 이에 따라 자신과 타인의 정서에 대해 이해하고 책임있는 공동체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사회정서역량 발달에 대한 학교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학교 교육을 통해 사회정서역량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사회정서역량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확인함으로써 어떤 수준에서 교육을 시작해야 하는지, 어떤 역량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어떤 교수·학습 방법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정서역량의 발달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어려움이 있는 학생을 조기에 판별하여 적절한 교육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사회정서역량을 측정하는 도구들이 개발되었다(김경희 외, 2020; 김수진 외, 2020; 백예은, 박지연, 2020; 우연경 외, 2022). OECD에서는 세계 각국 주요 도시 학생들의 사회정서역량을 측정하고, 사회정서역량 발달에 영향을 주는 환경적 요인을 규명하는 국제비교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김미숙 외, 2019),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도 사회정서역량을 학교 교육을 통해 달성해야 할 주요 성취 요인으로 고려하면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 활용하기 위한 평가도구를 개발한 바 있다(김수진 외, 2020).
기존에 개발된 사회정서역량 측정 도구들은 주로 학생이 스스로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보고하는 형태의 자기보고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기보고식 척도는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학생들의 심리적 특성을 측정할 때 많이 활용된다(Beitchman & Corradini, 1988; Danielson & Phelps, 2003). 그러나 어린 연령의 학생들은 자기 인식이 객관적이지 못하고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 등에 영향을 받기 쉽다는 한계가 있으므로(권희경, 이현주, 2020), 자기보고식 측정 결과의 타당도 제고를 위해서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객관적 척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최인희 외, 2021; 우연경, 이인태, 2024).
학생의 일상 행동은 학교 및 가정과 같은 다양한 환경에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학생의 사회적 기술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보고된 바 있다(Achenbach, McConaughy & Howell, 1987). 또한, 같은 학생을 어떤 교사가 평정하느냐에 따라서도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Lane, Givner, & Pierson, 2004). 이는 학생의 사회정서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황에서 다수의 주체를 통한 측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생의 사회정서역량을 종합적이고 다면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교사와 부모가 관찰을 통해 진단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II. 이론적 배경
사회정서학습은 학생들의 사회정서역량을 발달시키기 위한 교육적 접근이다. 미국의 학업 및 사회정서학습 협회(Collaborative for Academic,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CASEL)는 사회정서학습을 개인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과정을 이해하며, 타인과의 공감과 소통을 통해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 및 유지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지식, 태도, 기술을 키우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CASEL, 2015). 사회정서학습을 통해서, 학생들은 사회적 발달을 이루고 부적응적 행동을 감소시키며 학업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최은지, 신태섭, 2020; Durlak, 2015). 이와 같이 사회정서학습의 중요성과 그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제시됨에 따라 학교 교육에서 사회정서역량의 증진을 주요 목표로 삼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선행연구를 통해 사회정서역량을 구성하는 요인은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CASEL(2015)에서는 사회정서역량을 구성하는 5개의 핵심역량을 자기 인식, 자기 관리, 사회적 인식, 관계 기술, 책임있는 의사결정으로 제안하며 개인 내(intrapersonal) 역량과 개인 간(interpersonal) 역량을 제시하였다. 자기 인식과 자기 관리는 개인 내 역량으로, 자신의 정서와 가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평가하며, 자신의 정서와 사고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을 의미한다. 사회적 인식과 관계기술은 개인 간 역량으로,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가진 타인의 정서와 관점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포함하며 다양한 개인 및 집단과 긍정적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능력을 의미한다(이정렬 외, 2023).
OECD에서는 비인지적인 역량인 사회정서역량을 사회의 진보에 강력한 원동력으로 간주하며 사회정서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사회정서역량연구(The Study on Social and Emotional Skills: SSES)를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SSES에서는 사회정서역량을 성격 5요인에 기반하여 협력(협동, 신뢰, 공감), 정서조절(스트레스 관리, 감정통제, 낙관주의), 타인관계(사회성, 자기주장, 활기), 개방성(호기심, 관용, 창의성), 과제수행(끈기, 자기통제, 책임감)의 5개 영역의 15개 하위 역량으로 제시하였다(김미숙 외, 2019).
국내에서도 사회정서역량 함양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사회정서역량에 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중고등학생의 사회정서역량을 학교 교육의 성취로 보고 국가학업성취도평가에서 활용할 사회·정서적 역량 측정도구의 지표를 사회적 역량(공동체의식, 협업, 갈등해결)과 정서적 역량(스트레스 대처, 회복탄력성)으로 구분하여 설정하였다(김수진 외, 2020). 또한 학교 교육을 통한 체계적인 사회정서역량 함양을 위해 초등학생의 사회정서역량 하위 요인을 국가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과 CASEL의 핵심역량을 연결하여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 자기 관리하기, 공감하기, 긍정적 관계 맺기, 책임있는 행동하기의 5개로 제시하였다(우연경 외, 2022).
연구 | 하위요인 |
---|---|
사회정서학습협회(CASEL,2015) | 자기인식, 자기관리, 사회적인식, 관계기술, 책임있는 의사결정 |
OECD SSES(김미숙 외, 2019) | 과제수행, 감정관리, 협력, 개방성, 타인관계 |
한국교육과정평가원(김수진 외, 2020) | 공동체의식, 협업, 갈등해결, 스트레스 대처, 회복탄력성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우연경 외, 2022) |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 자기 관리하기, 공감하기, 긍정적 관계 맺기, 책임있는 행동하기 |
사회정서역량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국내외에서 측정도구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었다.국외 연구에서 제안된 사회적 기술이 우리 문화 내에서는 부정적으로 여겨지거나, 국외에서 개발된 도구를 국내 학생들에게 적용한 결과 요인 구조가 달라지는 등, 문화적 차이로 인해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기술이 다르게 나타나는 사례가 있었다(문성원, 2013; 장진희, 2013).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교사와 부모가 학생의 사회정서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국내에서 개발되었거나 국내 초,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표준화된 사회정서역량 및 사회정서기술 측정 도구를 검토하였다(<표 2>참조).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교육과정의 핵심역량과 연계하여 초등학교 3-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 자기 관리하기, 공감하기, 긍정적 관계 맺기, 책임있는 행동하기 영역을 측정하도록 구성한 진단검사를 개발하였다(우연경 외, 2022). 검사도구는 21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표준화를 통해 규준을 제시하여 학생의 사회정서역량 하위 영역별 T점수와 수준(상/중/하)을 확인할 수 있다. 김수진 외(2020)는 국가학업성취도평가에서 활용하기 위해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사회·정서적 역량을 측정하기 위하여 도구를 개발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사회정서역량을 사회적 역량과 정서적 역량으로 구분하였으며, 사회정서역량의 일부 요인을 측정하는 데 있어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여 학생 개인의 지식과 경험에 따른 문항 해석의 개인차를 최소화하는 시나리오 기반의 문항 개발을 시도하였다. 백예은과 박지연(2020)은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장애학생과 일반학생에게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개발하였으며, CASEL에서 제시한 5가지의 핵심역량을 사회정서역량의 요인으로 구성하였다. 김경희 외(2018) 역시 사회정서역량을 사회적 역량과 정서적 역량으로 구분하고, 사회적 역량의 하위 요인을 관계성(다양성, 의사소통, 대인관계), 협업력(배려, 협업, 갈등대처), 공동체성(공동체의식, 도덕적 인식 및 책무)으로, 정서적 역량의 하위 요소를 정서 인식과 표현(자기 정서, 타인정서, 공감), 정서관리(정서조절, 회복 탄력성), 자기 관리(자기 조절, 자기통제)로 설정하여 총 98개의 문항(중학생용 문항의 경우 101개)을 개발하였다.
이상의 척도들은 학생들이 자기보고식으로 응답하도록 구성되었다. 자기보고식 평정은 학생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교사나 부모가 관찰하기 어려운 행동에 대한 평가도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Danielson & Phelps. 2003). 그러나 이 방식은 자기보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인해 측정의 타당도에 대한 논란이 있다(최인희 외, 2021; 함은혜, Roberts, 2015; Lievens, De Corte, & Schollaert, 2008). 예컨대, 문항에 대한 이해도, 자신의 역량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메타인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보이고자 하는 욕구 등은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측정 대상의 연령이 어릴수록 자기보고식 측정 방식이 더 취약할 수 있으므로 대안적인 측정 방법이 필요하다.
사회정서역량에 대해 교사 또는 부모가 평정할 수 있도록 개발된 도구로는 Gresham과 Elliot(1990)의 사회적 기술 평정 척도(Social Skills Rating System: SSRS)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를 번안하여 문성원(2013)이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관찰한 후 0-2점(0:전혀, 1:가끔, 2:매우 자주)로 빈도를 평정할 수 있는 척도를 한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타당화하였으며, 하위 요인은 자기주장, 협동, 자기통제, 책임감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애화 외(2017)는 교사들을 통해 초등학생에게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사회적 기술이 무엇인지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이 해당 사회적 기술을 보이는 정도를 1-5점(1:전혀 하지 않음∼5:항상 함)으로 교사가 평정하도록 하는 척도를 개발하였다. 사회적 기술은 규칙 준수 및 교우관계, 의사소통 기술, 자기주장 및 자기통제 기술, 학교적응 기술, 외모관리 기술의 4개 요인 구조로 구분되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초등학생에게 적합한 사회적 기술의 하위 영역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제한된 인원을 대상으로 예비검사를 진행했다는 한계가 있다.
OECD의 SSES는 Big Five 성격모형(성실성, 정서적 안정성, 친화성, 개방성, 외향성)을 기반으로 하여 5개 영역을 과제수행, 감정관리, 협력, 개방성, 타인관계로 설정하고, 영역별로 세 개의 하위 역량을 제시하여 총 15개의 하위 역량으로 구성하여 학생용과 교사용, 부모용 도구를 개발하였다(김미숙 외, 2019). 그러나 사회정서학습의 하위 요인이 전반적으로 사회성에 치우쳐있으며, 학생용 도구 120문항, 교사용 도구는 45문항, 부모용 도구는 120문항으로 문항 수가 다소 많아 현장에서 활용하기에 용이하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다.
기존에 개발된 측정도구를 분석한 결과, 사회정서역량을 측정하는 데 있어 학생의 자기보고식 도구는 다수 개발되어 있는 데 비해 교사와 부모가 평정할 수 있는 타당화된 진단도구가 부족하였다. 또한, 사회정서역량은 다양한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이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차원에서 측정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정서 인식 또는 사회적 인식과 같은 요인은 자기보고식으로 측정하는 것이 적합할 수 있으나, 구체적인 행동으로 드러나는 자기 관리 및 관계 기술 또는 책임있는 의사결정과 같은 요인은 관찰을 통한 평가가 정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McKown, 2019). 그러므로 학생의 사회정서역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자기보고, 교사, 부모 등 다양한 주체의 평정을 활용한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사회정서역량 발달 정도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
III. 연구 방법
교사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예비조사를 위해 2022년 7월 11일부터 22일까지 온라인 설문을 실시한 결과, 35개교에서 초등학교 3-6학년 432명에 대한 교사의 응답을 수집하였다. 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 예비조사는 편의 표집을 통해 총 7개교를 표집하여 2022년 9월 26일부터 10월 6일까지 초등학교 3-6학년 154명 자녀에 대한 부모 응답 수를 온라인 설문을 통해 수집하였다(<표 3> 참조).
구분 | 교사용 | 부모용 | |||
---|---|---|---|---|---|
학생에 대한 교사 응답 수 | 비율(%) | 자녀에 대한 부모 응답 수 | 비율(%) | ||
학년 | 3 | 94 | 21.8 | 22 | 14.3 |
4 | 139 | 32.2 | 27 | 17.5 | |
5 | 118 | 27.3 | 42 | 27.3 | |
6 | 81 | 18.8 | 63 | 40.9 | |
소계 | 432 | 100.0 | 154 | 100.0 |
교사와 부모가 평정하는 초등학생의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 문항 개발 과정에서 본조사는 17개 시도의 협조를 받아 시도별 10개 학교를 표집하여, 2022년 11월 21일부터 11월 28일까지 온라인 설문을 통해 최종적으로 초등학교 160개교에서 교사와 부모의 응답을 회수하였다. 교사용의 경우 초등학교 3-6학년 학생 1,073명에 대한 교사의 응답을 최종적으로 분석에 활용하였으며, 부모용 자료는 3-6학년 학생 1,188명에 대한 부모의 응답을 최종 분석에 활용하였다(<표 4> 참조).
구분 | 교사용 | 부모용 | |||
---|---|---|---|---|---|
학생에 대한 교사 응답 수 | 비율(%) | 자녀에 대한 부모 응답 수 | 비율(%) | ||
학년 | 3 | 278 | 25.9 | 309 | 26.0 |
4 | 289 | 26.9 | 327 | 27.5 | |
5 | 274 | 25.5 | 302 | 25.4 | |
6 | 232 | 21.6 | 250 | 21.0 | |
소계 | 1,073 | 100.0 | 1,188 | 100.0 |
초등학생의 사회정서역량에 대해 교사와 부모가 평정할 수 있도록 하는 진단도구의 개발 절차는 [그림 1]과 같다.
1단계에서는 기 개발된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 분석을 통해 척도의 구성 요인을 탐색하였다. 선행연구를 분석한 결과 사회정서역량은 다양한 하위 요인으로 구분되고 있었으나 학교 교육을 통해 체계적으로 사회정서역량을 함양시키기 위해서는 국가 교육과정과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하위 요인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교사용과 부모용 관찰 도구 결과를 학생용 진단도구와 연계하여 활용하는 상황을 고려하여 기존에 개발된 초등학생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우연경, 이인태, 2024)의 하위 영역과 동일하게 개발하였다. 하위 요인은 <표 5>와 같이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 자기 관리하기, 공감하기, 긍정적 관계 맺기, 책임있는 행동하기의 5개 요인이다.
출처: 우연경, 이인태(2024), pp.9-10
문항 개발 단계에서는 선행연구들에서 개발한 자기보고식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김경희 외, 2018; 김수진 외, 2020; 백예은, 박지은, 2020; 우연경 외, 2022)와 교사용, 부모용 평정도구의 문항(김미숙 외, 2019; 김애화 외, 2017; 정창숙, 2016)을 검토하였다. 교사용 진단도구의 경우 사회정서역량이 잘 발달한 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이 학교에서 보이는 행동을 초등학교 교사 4인이 사회정서역량 하위 요인별로 목록화하여 예비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부모용 진단도구의 경우 초등학생 자녀를 둔 교사 3명에게 가정에서 관찰할 수 있는 초등학교 3-6학년 학생의 사회정서역량 기술을 나열하도록 한 후, 필수적인 행동을 예비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문항 형식은 자기보고 방식으로 측정하는 주관적 인식(예: 나는 내가 어떤 상황에서 기분이 불편하고 나쁜지 알고 있다) 대신, 교사와 부모가 학생의 행동을 관찰하고 응답할 수 있도록, 관찰 가능한 행위(예: 속상하거나 화난 이유를 말로 설명한다)를 기술하는 방식으로 예비 문항을 구성하였다.
교사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내용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하여, 초등학교 교사 14명이 개발된 문항들이 관찰 가능한 행동을 측정하고 사회정서역량의 하위 요인을 적절히 평가하는지 평정하였다. 마찬가지로, 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에 대해서도 초등학생 자녀를 둔 교사 14명을 대상으로 내용 타당도를 검증하여 문항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검증 결과를 토대로 필요한 수정 및 삭제 작업을 거친 후, 교사용 26개 문항과 부모용 23개 문항에 대해 예비조사를 실시하였다. 이후 본조사를 통해 문항분석 및 탐색적·확인적 요인분석을 수행함으로써 구인타당도를 확보하고, 기존에 개발된 교사용, 부모용 평정 척도와의 상관을 통해 공인타당도를 확보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교사용·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공인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해 학생의 사회적 기술을 측정하는 데 있어 널리 사용되는 사회적 기술 평정 척도(Gresham & Elliot, 1990)를 국내 연구에서 활용한 정창숙(2016)의 문항을 사용하였다. 교사용 사회적 기술 평정 척도는 자기주장, 협동, 자기통제 3개 요인으로 구성되었으며 30개 문항의 전체 신뢰도는 .969로 나타났다. 부모용 사회적 기술 평정 척도는 자기주장, 협동, 자기통제, 책임감 요인으로 구성되었으며 38개 문항의 신뢰도는 .901로 나타났다.
교사와 부모가 평정한 사회정서역량 검사 결과가 학생의 자기보고 검사 결과와 관련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초등학생 3-6학년이 자신의 사회정서역량을 보고하도록 개발된 우연경과 이인태(2024)의 문항을 활용하였다. 학생용 진단도구는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 자기 관리하기, 공감하기, 긍정적 관계맺기, 책임있는 행동하기의 5개 요인으로 구성되었으며 전체 신뢰도는 .904로 나타났다.
교사용·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문항 양호도를 파악하기 위해 SPSS 26.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기술통계 분석, 신뢰도 분석,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의 적합성 판단을 위해서는 KMO(Kaiser-Meyer-Olkin), Bartlett의 구형성 검정(Batlett’s test of sphericity), 요인부하량 등의 지수를 산출하였다. 일반적으로 KMO 값이 0.6 이상인 경우 문항 간의 상관관계가 높다고 판단하며, Bartlett의 구형성 검정결과 유의확률이 0.05 미만인 경우 요인분석 연구모형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이희연, 노승철, 2012, p.628). 탐색적 요인분석 시 요인 추출 방법으로는 최대우도(Maximum likelihood)방법을 이용하였고, 요인 회전 방법으로는 요인 간 연관관계를 허용하는 사각 회전 방법인 프로맥스(Promax)방법을 이용하였다. 요인부하량은 0.3 미만인 경우 문항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예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조사 후 2차 탐색적 요인분석을 진행하고, 최종 확정된 문항들의 구인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확인적 요인분석의 경우 mplus 8.3 프로그램을 이용하였고, 요인 모형의 적합도 평가를 위해 χ2, RMSEA(Root Mean Squared Error of Approximation), CFI(Comparative Fit Index), TLI(Tuker-Lewis Index), SRMR(Standardize Root Mean Square Residual) 지수를 산출하여 결과를 검토하였다. 일반적으로 모형 적합도 지수 중 CFI와 TLI는 .90 이상이면 적합한 모형으로, SRMR은 .05 이하인 경우 적합하다고 판단하며, RMSEA는 .05 이하인 경우 좋음, .05이상에서 .08미만은 적합도가 괜찮은 것으로, .08이상에서 .10미만은 적합도가 보통인 것으로 해석한다(홍세희, 2000; Browne & Cudeck, 1993; Hu & Bentler, 1999). 추가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사회적 기술 평정 도구와의 상관 분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확정된 진단도구의 공인타당도를 확인하였으며, 동일한 학생에 대한 학생용, 교사용, 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 간 관련성을 전체 요인과 하위 요인별로 살펴보았다.
IV. 연구 결과
초등학교 3-6학년 학생의 담당 교사가 학생을 관찰하여 문항에서 다루는 행동을 학생이 자주 하는지에 대하여 5점 척도(1점: 전혀 그렇지 않다∼5점: 매우 그렇다)로 평정할 수 있도록 개발한 진단도구 문항을 사용하였다. 예비조사에서는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 5문항, 자기 관리하기 4문항, 공감하기 6문항, 긍정적 관계맺기 6문항, 책임있는 행동하기 5문항으로 구성된 총 26문항을 활용하였다.
교사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기술통계 분석 결과 및 문항 간 상관을 확인한 결과, 문항이 모두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요인별 신뢰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문항 5와 문항 21의 경우 해당 문항을 삭제하면 해당 요인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표 5> 참조).
26개 문항으로 탐색적 요인분석을 수행한 결과, 표본의 적절성을 측정하는 KMO 지수는 .970으로 1에 가깝고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치는 χ2 값이 11974.936(df=325, p=.000)으로 진단도구의 타당성 측정을 위한 요인분석이 적절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를 살펴보면, 문항 5, 10, 13, 20, 21은 요인부하량이 0.3 미만이고 문항 22의 요인 부하량은 ‘책임있는 행동하기’와 ‘자기 관리하기’에서 0.3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검토가 필요하다(<표 6> 참조).
본조사에서는 예비조사 결과를 토대로, 각 요인에서 요인부하량이 낮았거나 두 개 이상의 요인에 대해 적절한 요인부하량을 나타낸 문항 6개를 제외한 수정된 20문항을 포함하는 20개 문항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20개 문항은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 4문항, 자기 관리하기 4문항, 공감하기 4문항, 긍정적 관계 맺기 4문항, 책임있는 행동하기 4문항으로 구성되었다.
교사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기술통계 분석 결과와 요인별 신뢰도 분석 결과에서 문항이 모두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7> 참조).
2차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표본의 적절성을 측정하는 KMO 지수는 .955로 1에 가깝고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치는 χ2 값이 19674.279(df=190, p=.000)로 진단도구의 타당성 측정을 위한 요인분석이 적절함을 확인하였다. 문항 17은 두 요인에 걸쳐 요인부하량이 0.3 이상으로 나타났으나, 문항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책임있는 행동하기' 요인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2차 탐색적 요인분석의 과정을 통해 총 20개 문항이 최종적으로 선정되었다.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교사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요인 구조가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 자기 관리하기, 공감하기, 긍정적 관계 맺기, 책임있는 행동하기로 이루어져 있는지 확인한 결과, 모형의 적합도는 <표 8>과 같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고 각 하위요인을 구성하는 문항들의 요인부하량 및 요인별 신뢰도도 적절한 것으로 확인되었다(<표 9> 참조).
χ2 | df | CFI | TLI | SRMR | RMSEA | RMSEA 신뢰구간 | |
---|---|---|---|---|---|---|---|
LO 90 | HI 90 | ||||||
1032.193*** | 160 | .956 | .947 | .041 | .071 | .067 | .075 |
교사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공인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정창숙(2016)에서 활용한 교사용 사회적 기술 평정 척도와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두 척도의 전체 요인과 하위 요인 간 상관계수가 .540∼.933으로 높게 나타나 타당도가 확보되었다(<표 10> 참조).
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 예비조사는 초등학교 3-6학년 학생의 부모를 대상으로 시행하였으며,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 5문항, 자기 관리하기 4문항, 공감하기 5문항, 긍정적 관계맺기 4문항, 책임있는 행동하기 5문항, 총 23개의 문항에 대한 측정학적 요건을 확인하였다.
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기술통계와 문항 간 상관을 확인한 결과 문항 6번의 경우 첨도가 기준치를 벗어났고, 문항 간 상관에서는 문항 3과 5, 20, 21, 문항9와 17, 22, 문항12와 20간의 상관이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다. 요인별 신뢰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문항 5번의 경우 해당 문항을 삭제하면 해당 요인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표 11> 참조).
예비조사를 위해 개발된 23개 탐색적 요인분석을 수행한 결과, 표본의 적절성을 측정하는 KMO 지수는 .887,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치는 χ2 값이 1885.757(df=253, p=.000)으로 진단도구의 타당성 측정을 위한 요인분석이 적절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를 살펴보면, 문항 5, 15, 16, 17, 18, 23은 요인부하량이 0.3 미만이고, 문항10, 14, 20은 설명하고자 하는 요인과 그 외의 다른 요인에도 요인부하량이 0.3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삭제하였다. 또한, 측정하고자 하는 요인이 아닌 다른 요인의 부하량이 높은 5, 18, 23과 문항 내용상 ‘공감하기’ 요인에 적절하지 않은 문항 13을 삭제하였다. 특히, ‘긍정적 관계 맺기’ 요인에 개발된 문항이 하나의 요인을 구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문항 수정 혹은 추가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본조사에서는 예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문항의 내용과 각 요인에 대해 요인부하량을 검토하여 적절하지 않은 문항을 제외하고, ‘긍정적 관계 맺기’ 요인에 해당하는 신규 문항 3개를 추가하여 22문항으로 수정・보완된 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문항을 사용하였다.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 4문항, 자기 관리하기 4문항, 공감하기 4문항, 긍정적 관계맺기 5문항, 책임있는 행동하기 5문항으로 구성되었다.
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기술통계 분석 결과 문항 5의 첨도가 기준치를 벗어났고, 요인별 신뢰도 분석 결과는 모든 문항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12> 참조).
2차 탐색적 요인분석을 수행한 결과, 표본의 적절성을 측정하는 KMO 지수는 .943으로 1에 가깝고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치는 χ2 값이 12051.256(df=231, p=.000)로 진단도구의 타당성 측정을 위한 요인분석이 적절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를 살펴보면, 문항 12, 14, 15는 요인부하량이 0.3미만으로 나타났고, 문항 22는 요인부하량이 ‘자기 관리하기’와 ‘책임있는 행동하기’ 요인에 모두 0.3이상으로 나타나 검토가 필요하다. 따라서 2차 탐색적 요인분석의 결과를 바탕으로 문항의 내용을 검토하여 각 요인에 대해 요인부하량이 적절하지 않은 문항 4개를 제외한 총 18개 문항이 최종적으로 선정되었다.(<표 12> 참조).
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모형의 적합도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고(<표 13> 참조), 각 하위요인을 구성하는 문항들의 요인부하량 및 요인별 신뢰도도 적절한 것으로 확인되었다(<표 14> 참조).
χ2 | df | CFI | TLI | SRMR | RMSEA | RMSEA 신뢰구간 | |
---|---|---|---|---|---|---|---|
LO 90 | HI 90 | ||||||
476.977*** | 125 | .962 | .954 | .032 | .049 | .044 | .053 |
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공인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정창숙(2016)의 연구에서 활용한 부모용 사회적 기술 평정 척도와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두 척도의 전체 요인과 하위 요인 간 상관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나 타당도가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표 15> 참조).
본 연구에서는 학생, 교사, 부모 간의 응답 일치도(Cross-Informant Agreements) 분석을 통해 학생의 사회정서역량 측정 도구의 타당성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학생의 사회정서역량에 대한 진단도구의 응답자 간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해, 본조사 과정에서 수집된 자료를 활용하여 동일한 학생에 대한 응답을 중심으로 상관분석을 수행하였다. 높은 상관 계수는 사회정서역량을 측정하는 도구가 다양한 상황과 관점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초등학교 3-6학년에 해당하는 720명 학생의 자기보고식 응답 결과와 교사가 학생에 대해 응답한 결과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표 16> 참조) 하위요인 간 상관계수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그 중, 자기 관리하기(r=.371)와 긍정적 관계맺기(r=.342) 요인에서 도구 간 상관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며,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r=.260) 요인에서 진단도구 간 상관이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964명의 학생이 인식한 본인의 사회정서역량과 해당 학생의 부모가 인식한 자녀의 사회정서역량 간 상관은 <표 17>과 같다. 결과를 살펴보면, 하위요인 간 상관계수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고 그 중, 자기 관리하기(r=.424) 와 긍정적 관계맺기(r=.333) 요인에서 진단도구 간 상관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656명의 동일한 학생에 대해 교사와 부모가 응답한 사회정서역량의 상관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18>참조). 분석 결과, 하위요인 간 상관계수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고, 학생용-교사용, 학생용-부모용 도구 간 상관에 비해 교사용-부모용 도구 간 상관이 높았으며, 자기 관리하기(r=.535)와 긍정적 관계 맺기(r=.427) 요인에서 진단도구 간 높은 상관을 보이는 경향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V. 논의 및 결론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개인이 갖추어야 하는 중요한 역량으로 사회정서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학교 교육을 통해 사회정서역량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사회정서역량 수준과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간 사회정서역량을 측정하기 위해 자기보고식 도구가 많이 개발되어 왔으나 사회정서역량은 다양한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자기 인식에 기반한 자기보고식 측정과 더불어 객관적인 행동에 대한 관찰 평가를 활용한 종합적인 측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생의 사회정서역량 수준을 종합적이고 다면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교사와 부모가 학생의 행동을 관찰하여 평정하는 도구를 개발하고 이를 타당화하였다. 각 진단도구의 하위 요인은 초등학생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의 요인과 동일하게 설정하여 문항을 개발하였으며, 예비조사와 본조사 분석 결과 교사용과 부모용 사회정서역량의 진단도구 요인 구조 역시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 자기 관리하기, 공감하기, 긍정적 관계 맺기, 책임있는 행동하기의 5개 요인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본 연구에서 개발한 교사용과 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는 타당도와 신뢰도 차원의 측정학적 조건을 충족하였으며, 기존에 타당화된 사회적 기술 평정 척도(교사용, 부모용)와 유의한 관계성을 보여 공인타당도 역시 확보하였다.
나아가 학생의 사회정서역량에 대한 응답 주체(학생, 교사, 부모) 간 상관 분석을 통해 응답 일치도를 확인한 결과, 학생의 자기보고 응답과 교사의 평정, 부모의 평정 간 상관이 모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 인식 및 조절하기’와 같은 인식에 해당하는 요인보다는 관찰할 수 있는 행동으로 드러나는 ‘자기 관리하기’와 ‘긍정적 관계 맺기’ 요인에서 학생의 응답 결과와 교사와 부모의 평정 결과 간 상관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자기 인식 영역에 대한 평정 주체 간 상관이 다른 영역보다 낮게 나타난 결과는 사회적 기술 평정 척도를 활용하여 학생, 교사, 부모의 응답 간 일치 양상을 살펴본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Gresham et al., 2018). 선행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이 자신의 사회정서 역량에 대해 인식하는 것과 교사나 부모가 인식하는 학생의 사회정서역량 사이의 상관 관계는 교사와 부모의 응답 간 상관 관계보다 낮았다(김현진 외, 2020; Greham et al., 2018). 이처럼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 활용에 있어 학생이 스스로를 평가한 결과와 교사와 부모가 관찰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학생의 주관적 보고 결과는 교사용, 부모용 도구의 객관적인 결과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학생이 학교와 가정에서 보이는 모습이 다른 데서 기인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학생용, 교사용, 부모용 결과의 차이가 현저하게 나타나는 영역의 경우에는 개별적인 상담을 통해 그러한 차이가 왜 나타났는지를 이해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가 가지는 교육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교사와 부모가 학교와 가정에서 관찰할 수 있는 학생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평정할 수 있는 도구 개발을 통해 학생이 주관적으로 응답하는 자기보고식 도구의 한계를 보완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또한, 조사도구의 하위 영역을 구성하는 데 있어 ‘초등학생용 사회정서역량 척도(우연경, 이인태, 2024)’와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응답 주체 간 진단 결과를 비교할 수 있게 하였다. 이로써 학생용, 교사용, 부모용 진단도구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초등학생의 사회정서역량에 대한 다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교사용·부모용 사회정서역량 진단도구는 다음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 학교에서는 검사 결과를 통해 학생의 사회정서역량 발달 수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학생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고, 학생이 가진 사회정서역량의 강점과 약점을 토대로 수업 및 생활지도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또한, 학생의 학교 생활 및 행동에 대해 교사가 객관적인 관점에서 검사를 실시해 봄으로써 학생과 부모 상담 시 상담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급 학생들의 사회정서역량을 진단해 봄으로써 교육의 효과를 가늠하고, 수업과 지도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도 필요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인 시사점을 가진다. 다만, 학년 초에는 학생들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전이므로 교사가 학생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1개월 이상 다양한 일상 생활 장면에서 나타나는 학생의 행동을 충분히 관찰한 이후에 검사를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나아가 가정에서는 학생의 검사 결과와 부모의 평정 결과를 비교하여 학생의 사회정서역량에 대한 인식이 영역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함으로써 부모는 자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부모와 자녀 간 대화를 촉진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학생용 검사와 부모용 검사 결과에서 점수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 영역의 경우 해당 영역과 관련하여 심층적인 대화를 통해 자녀의 문제 해결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녀에게 부족한 사회정서역량을 지원하고 실천하는 데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정서역량 결과를 해석할 수 있는 학생의 배경 변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사회정서학습 관점에 따르면 개인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의 정서와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Zins & Elias, 2007). 그러므로 학습 환경과 가정 환경, 사회 문화와 같은 학생의 다양한 배경 변인에 따라 취약한 사회정서역량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그 영향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생의 성별이나 연령에 따른 사회정서역량의 차이를 비교하지 않았다. 후속 연구를 통해 사회정서역량의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학생 특성별 사회정서역량의 수준과 준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발달 단계별로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사회정서역량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의함으로써 사회정서역량 수준별로 차별적인 접근을 통한 교육적인 지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