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되는 우리나라 영어 공교육이 고등학교까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학습자가 소속 학년의 학습을 충실히 이행하면 상급학년이나 학교급으로 진학해도 어렵지 않게 학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영어교육 현실에서는 학교급별로 영어 학습과 평가 방법에 큰 차이가 있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즉, 초등영어는 게임이나 활동 위주의 학습이고 중학교 영어부터는 문자언어와 문법 중심으로 전환되며 고등영어는 대학 입시 준비를 위한 독해와 문법 중심 학습으로 여겨진다. 이로 인해 학습자들은 상급 학교로 진학하면서 영어교과의 난이도가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2015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개발된 5학년, 6학년, 중학교 1학년(이하 “중1”과 혼용), 중학교 2학년(이하 “중2”와 혼용) 영어교과서에 제시된 읽기 교수학습 자료를 대상으로 학년/학교급간의 연계성을 분석하였다. 읽기 영역을 분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첫째,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이 시작되기 때문에 초등과 중등 영어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것이 학습자의 동기 유지와 원활한 학습을 지속하기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중학교부터는 문자언어 비중이 높아지고 문법 영역이 새롭게 도입되면서 이를 처음 접하게 되는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영어가 갑자기 어려워졌다고 느끼며 흥미를 잃어가기도 하고(서혜진, 2014; 윤지현과 김지현, 2022; 임영진 외, 2015) 이때부터 소위 “영포자(영어학습 포기자)”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초등영어에 비해 매우 다르다고 인식하는 읽기 영역의 연계성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연구의 필요성은 시기적인 것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교육부, 2022)이 공포되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영어교과서를 개발하고 있는 시점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교과서의 연계성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교과서 개발과 차후 진행될 교과서 검인정 과정에 참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학습 환경에서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영어 수업이 학습자의 영어 능력 함양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은 교과서 의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양질의 교과서를 제작하는 것이 성공적인 영어교육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영어교과서 읽기 영역에 대한 연계성 연구는 상당히 이루어졌으나 대부분 읽기 지문에 대한 가독성과 기초 산출치를 측정하여 학년 또는 학교급간에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양적으로 분석하거나(박현숙, 정채관, 2020; Ryu & Jeon, 2020) 코퍼스 기반 어휘 분석(최종인, 홍선호, 2020; 장한길, 장우혁, 2018)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읽기 지문에 대한 양적 분석과 더불어 읽기 지도 절차와 학습 활동을 질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초중등 영어교과서에 제시된 읽기 영역의 연계성을 보다 포괄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여기에서 도출되는 연구 결과를 새 교육과정(2022 개정 교육과정)에 기반한 교과서 집필 및 검정에 반영한다면 양질의 영어교과서를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이에 따른 연구 문제는 아래와 같다:
첫째, 5학년, 6학년, 중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영어교과서에 제시된 읽기 지문의 문장, 어휘, 음절, 가독성 관련 양적인 연계성은 어떠한가?
둘째, 5학년, 6학년, 중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영어교과서에 제시된 읽기 지문의 학습 절차와 활동에 있어서의 질적인 연계성은 어떠한가?
II. 이론적 배경
Hunkins와 Ornstein(1988)은 교육과정 연계성을 횡적인 영역과 종적인 영역으로 구분하였는데 횡적인 것은 교육과정의 통합 및 일관성과 관련되고 종적인 것은 지속성(continuity) 및 계열성(sequence)과 연관된다. Tyler(2013)는 종적인 연계성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정의를 제시하였는데 지속성은 교육과정의 핵심적 내용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반복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을 뜻하고, 계열성은 반복되는 핵심 내용이 이전의 것을 기반으로 하되 범위와 깊이가 확대됨을 의미한다. 횡적인 연계성은 교과별 교육과정 내용이 서로 무관하게 독립적이지 않고 통합적인 주제와 소재를 다루는지의 문제로 교과 통합적 연구를 할 때 중요하게 여겨진다. 또한 종적인 연계성은 학년간, 학교급간의 교육과정이 급격한 수준 차이나 내용의 차이 없이 학습자가 해당 학년을 충실히 이행하면 어렵지 않게 다음 학년 내용을 학습할 수 있는지 여부에 중점을 둔다.
본 연구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지속성과 계열성을 포함하는 종적인 연계성으로, 초중등 영어 읽기 영역이 얼마나 나선형적으로 구성되어 학습자가 부담 없이 학습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양적인 측면에서의 연계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학습자가 느끼는 초등영어와 중등영어의 가장 큰 차이는 문자언어 학습 비중의 차이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부경순 외, 2003; 이완기 외, 2001). 그중에서도 읽기 영역은 초중등 영어교과서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양적 비중에 있어 가장 큰 차이가 있는 영역이다. 즉, 초등 6학년 교과서에서 7개 내외의 문장으로 제시되는 글이 중1 교과서에서는 30개 내외의 문장으로 제시되기 때문에 학습자들이 학습량에 있어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에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텍스트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양적 지표들을 산출하고 이를 토대로 한 연계성을 파악할 수 있다.
읽기 연계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는 지문의 가독성(readability)이다. 가독성은 글이 얼마나 읽기 쉬운지(난이도)를 뜻하는 것으로 글이 담고 있는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영어 교과서의 핵심적 읽기 자료는 단원별로 제시된 지문이기에 이에 대한 가독성을 통해 연계성을 분석하는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김정렬, 양지윤, 2012; 배지영, 2019; 윤지현, 김지현, 2022; 임영진, 조윤경, 정영경, 2015). 실제적인 가독성에는 독자 변인과 글 자체의 변인이 함께 작용하고(성일호, 2014), 글의 소재, 장르, 언어형식,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다(박현숙, 정채관, 2020; 배지영, 김규미, 2021). 그러나 교과서 지문 연구에서는 대부분 글 자체의 변인으로 제한하여 가독성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결과를 도출한다. 가독성 분석 도구는 대부분 웹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데 그 예로는 Coh-Metrix, Text Inspector, Syntactic Complexity Analyzer 등이 있다.
읽기 연계성을 보다 정확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읽기 교수학습 절차와 활동에 대한 질적인 분석을 병행할 수 있다. 이는 읽기 지문의 양적인 지표가 학년/학교급간에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연계성이 확보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학습하는 과정에 따라 학습자가 실감하는 연계성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2015개정 교육과정(교육부, 2015)에는 읽기 지도 절차로 읽기 전·중·후의 세 단계 과정을 제안하였으며 이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도 유지되었다(교육부, 2022). 본 연구에서는 읽기 전·중·후 단계를 기반으로 하여 교과서에 제시된 교수학습 절차와 활동의 성격과 특징을 질적인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초중등 영어교육의 연계성에 대한 연구는 다방면에서 꾸준히 이어져왔는데 주요 연구 영역은 영어 교사가 인식하는 연계성(김인옥, 2021; 원은석, 전영주, 2016), 영어교과서에 제시된 의사소통 및 언어기능별 연계성(강하나, 김정렬, 2020; 김지은, 전문기, 2013; 임영진 외, 2015), 영어 교실 수업 분석을 통한 연계성(김인옥 외, 2020; 안태연 외, 2015) 등이 있다. EFL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에서는 교과서가 가장 중요한 교수학습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교과서에 제시된 내용이 학년간 충분한 연계성을 지녀야한다. 이에 교과서 분석을 통한 언어기능별 연계성 연구가 이루어져 왔는데 그중에서도 교과서에 제시된 읽기 지문 분석을 통한 읽기 영역의 연계성이 다른 기능에 비해 빈번하게 수행되었다.
읽기 연계성 분석은 대부분 텍스트 분석 도구를 활용한 양적 분석으로 이루어졌는데 Coh-Metrix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지문의 기초산출치, 표준가독성, 어휘적 특성 등을 분석하는 연구들(김정렬, 양지윤, 2012; 배지영, 2019; 윤지현, 김지현, 2022; 임영진 외, 2015)이 있다. 윤지현과 김지현(2022)은 4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의 영어교과서 읽기 지문에 대한 분석 결과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간에 나타난 지표들의 차이가 다른 학년에 비해 급진적으로 상승하였음을 보여주었다. 배지영(2019)은 2015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초·중등 영어교과서의 읽기 지문 연계성 분석에서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사이의 읽기 지문 가독성 차이가 미국 학년을 기준으로 1개 학년 이상의 범위를 나타냈다고 보고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 분석에서 보고된 이러한 결과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교과서에서 나타난 결과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한 예로, 임영진 외(2015)의 연구는 중학교 교과서 읽기 지문의 가독성 지수가 6학년에 비해 크게 높아졌으며 중학교 교과서의 어휘수가 초등교과서에 비해 3배 이상 많음을 보고하였다. 이로 보아 초중등 학교급간의 급격한 차이는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으로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읽기 연계성은 동일 학교급 내에서 학년간의 차이를 분석하는 방법으로도 수행되었다. Ryu와 Jeon(2020)은 중학교 1-3학년 영어교과서의 읽기 난이도를 분석한 결과 가독성, 어휘적 특성, 의미적 응집성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학년간의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단어빈도, 어휘 다양성, 2, 3인칭 대명사의 사용에 있어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을 보고하였다. 또한 장한결과 이제영(2022)은 초등학교 5-6학년 지문의 연계성을 동일 학년 내에서 5개 출판사 간의 수평적 연계성과 동일 출판사 내에서 학년간의 수직적 연계성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수평적 연계성 측면에서 한 교과서의 가독성 지수가 나머지 교과서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고 수직적 측면에서는 한 교과서의 경우 5학년 읽기 난이도가 6학년 난이도 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개발 지침에 학습량과 가독성 수치 등을 제시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하였다(박현숙, 정채관, 2020; 안혜선, 배지영, 2021; Ryu & Jeon, 2020).
이와 같이 초중등 영어 읽기 영역의 연계성 연구는 대부분 읽기 지문에 대한 산술적 수치와 가독성을 중심으로 한 양적 분석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읽기 교수학습 절차나 활동의 유형과 특성을 파악하는 질적인 분석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읽기 지문을 대상으로 양적인 분석과 질적인 분석을 병행하여 학년/학교급간의 연계성을 보다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III. 연구 방법
연구 대상 교과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집필된 5학년, 6학년, 중1, 중2의 학년별 5종씩 총 20권의 검정교과서이다(<표 1>). 5, 6 학년의 경우는 검정교과서 5종 전체이고 중1, 중2의 경우는 총 13종에서 초등과 동일한 수를 분석하기 위해 5종을 선정하였는데 해당 교과서를 사용하는 가장 많은 학습자들이 포함될 수 있도록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이들 교과서는 5학년과 중1의 경우 2018년부터, 6학년과 중2의 경우 2019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양적 분석에 활용된 자료는 20종 영어교과서에 단원별로 제시된 읽기 지문(reading passage)이다. 5, 6학년의 10종 교과서는 모두 11-14개 단원으로 구성되었는데 각 단원에 나오는 읽기 지문을 추출하여 총 124개 지문을 텍스트 파일로 변환하여 5, 6학년 분석 자료를 구축하였다. 중1과 중2의 10종 교과서는 모두 8개 단원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에 포함된 지문 총 80개를 텍스트 파일로 변환하여 중1, 중2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지문 분석에 활용한 도구는 Text Inspector로 이는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웹기반 텍스트 분석 도구 중 하나이다(https://textinspector.com). Text Inspector는 주어진 글에 대해 문장, 어휘, 음절과 관련된 9개의 지표와 함께 세 가지 가독성 지수를 제시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 중 8개 지표와 두 가지 가독성을 활용하였다(<표 2>). 먼저 문장에서는 교과서별로 지문에 포함된 총문장수, 각 문장의 길이, 문장당 음절수를 산출하였다. 어휘에서는 다양성을 파악하기 위해 토큰과 타입수, 이 둘의 비율(type-token ratio)을 파악하였고 음절에 있어서는 전체 음절수와, 다음절어수를 산출하였다. 문장길이, 어휘다양성, 음절 관련 지수들은 모두 글의 가독성에 영향을 주는 주요 항목들이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가독성은 먼저 FRE(Fresh Reading Ease)인데 이는 단어당 음절수의 평균(단어 난이도)과 단위 문장의 평균 단어수(통사적 복합성)를 계산하여 난이도를 측정하며 0-100에 속하는 점수로 나타낸다. 수치가 클수록 읽기 쉬운 지문으로 간주하는데, 80 이상은 상당히 쉬운 것으로 간주된다. 두 번째 가독성은 FKGL(Flesch-Kinkaid Grade Level)로서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학습자를 대상으로 읽기 학년 수준을 나타낸다. 0에서 12로 표시되어 수치가 낮을수록 저학년 수준의 읽기자료이며 읽기 난이도가 낮음을 의미한다. 산출된 결과를 토대로 연계성을 파악하기 위해 인접 학년 간 t 검정을 실시하였다.
질적 분석의 목적은 영어교과서의 읽기 교수학습이 어떤 구성(절차)과 내용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을 위함이다. 양적 분석이 교수 학습을 위한 읽기 자료 자체에 대한 분석이라면 질적 분석은 이 자료를 활용하는 방법적인 면에 초점을 둔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질적 분석에 활용된 자료는 교과서별로 제시된 읽기 교수학습 절차와 각 단계별로 이루어지는 학습 활동이다. 이들은 영어교사가 읽기 지도에 활용하는 지침이기 때문에 학습자들이 경험하는 실제적인 연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Brown(2001)은 효율적인 읽기 지도를 위해서는 읽기 전, 중, 후의 교수학습 단계로 나누어 단계별 특성에 적합한 활동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였는데 읽기 전에는 훑어읽기(skimming), 추측하기, 배경지식 활성화를 할 수 있고, 읽기 중에는 정보파악, 읽기 이해 질문 제시 등을 할 수 있으며, 읽기 후에는 어휘학습, 저자 의도파악, 문법구조 학습, 후속 쓰기 활동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2015 개정 교육과정과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영어 읽기 절차로 읽기 전, 중, 후의 단계를 권장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교수학습 단계와 활동 유형에 기초하여 교과서에 제시된 해당 내용을 학년별로 추출하여 질적인 측면에서의 연계성을 파악하였다. 질적인 연계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Tyler(2013)가 종적 연계성의 속성으로 제시한 지속성(continuity)과 계열성(sequence)을 중심으로 하였다.
교수학습 절차 | 활동 (예) | 연계성 기준 |
---|---|---|
읽기 전 | 배경지식 활성화, 훑어읽기, 추측하기 | 지속성(continuity) 계열성(sequence) |
읽기 중 | 정보파악, 내용 이해 활동 | |
읽기 후 | 어휘학습, 저자 의도 파악, 문장구조 학습, 후속 쓰기 |
IV. 연구 결과 및 논의
교과서 읽기 연계성의 양적인 분석을 위해 Text Inspector를 활용하여 문장, 어휘 다양성, 음절 관련 지표를 산출하고 인접 학년간의 t 검정을 실시하여 유의성을 살펴보았다.
<표 4>는 학년별 읽기 지문에 포함된 문장 관련 지표와 인접 학년간의 t 검정 결과를 나타낸다. 먼저 5학년 5종 영어교과서의 평균 문장수는 150, 6학년은 170, 중1은 237, 중2는 286이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인접 학년간의 t 검정 결과를 보면 5학년과 6학년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으나(t=-2.024, p < .113) 6학년과 중1의 차이와(t=-7.46, p < .002) 중1과 중2의 차이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t=-5.71, p < .005). 문장수에 있어 학년간의 증대폭을 보면 5학년과 6학년 사이는 20문장, 6학년과 중1 사이는 70문장, 중1과 중 2사이는 40문장이 증가하였다. 주목할만한 점은 6학년에서 중1 사이의 증대폭이 가장 크고 이는 5, 6학년간의 차이에 비해 3.5배 큰 수준이라는 것이다. 문장수는 학습 양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증대폭의 이러한 큰 차이는 학교급 전환기의 중1 학생들이 중학교 영어 읽기 양이 초등영어에 비해 확연히 증대되었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문장길이에 있어 학년별 평균을 보면 5학년은 5.2단어, 6학년은 6.0단어, 중1은 7.8단어, 중2는 9.3 단어이다. 이에 대한 인접 학년간의 t 검정 결과를 보면 5학년과 6학년(t=-3.93, p < .017), 6학년과 중1(t=-19.0 p < .000), 중1과 중2(t=-5.74, p < .005)의 대응이 모두 유의하였다. 즉, 5학년부터 중2까지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기 지문에 제시된 문장의 길이는 유의하게 길어진다고 할 수 있다. 학년간의 증대폭을 보면 5학년과 6학년 사이는 .8 단어인데 비해 6학년과 중1 사이는 1.8로 두 배 이상 커졌으며 이는 중1과 중2의 차이인 1.5보다 더 큰 수준이다. 문장길이는 통사적 복합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에 학교급 전환기에서 큰 폭의 변화는 중1 학생들이 체감하는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문장에 포함된 평균 음절수를 살펴보면 5학년 6.48, 6학년 7.71, 중1은 10.4, 중2는 12.7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인접 학년간 t 검정 결과를 보면 5학년과 6학년(t=-4.46, p < .011), 6학년과 중1(t=-12.63, p < .000), 중1과 중2(t=-7.1, p < .002)의 대응이 모두 유의했다. 즉, 5학년부터 중2까지 학년이 올라갈수록 지문에 제시된 문장 당 음절수는 유의하게 확대됨을 알 수 있다. 학년간의 증대폭에 있어서는 5학년과 6학년 사이는 1.23이고 6학년과 중1 사이는 2.68로 이는 5, 6학년에 비해 두 배 이상 큰 폭이며 중1과 중2간의 증대폭인 2.36보다도 크다. 음절수는 어휘와 문장의 난이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므로 학교급 전환기의 학생들이 체감하는 난이도를 높일 수 있다.
<표 4>는 읽기 지문에 포함된 어휘 다양성 관련 산출치와 이에 대한 t 검정 결과를 나타낸다. 먼저 지문에 포함된 총 단어수를 의미하는 토큰수의 학년별 평균을 보면 5학년 782, 6학년 1023, 중1은 1845, 중2는 2660이었다. 인접 학년간의 t 검정 결과를 보면 5학년과 6학년(t=-8.94, p < .001), 6학년과 중1(t=-12.7 p < .000), 중1과 중2(t=-13.93, p < .000)의 대응이 모두 유의했다. 즉, 5학년부터 중2까지 학년이 올라갈수록 영어교과서 읽기 지문에 제시된 총 토큰수는 유의하게 확대된다고 할 수 있다. 인접 학년간 증대폭을 보면 5학년과 6학년 사이는 241, 6학년과 중1 사이는 822, 중1과 중2사이는 814이었는데 주목할만한 점은 학교급 전환기인 6학년-중1간의 증대폭이 5-6학년에 비해 3.4배 이상 크다는 것이다.
토큰이 총 단어수를 의미한다면 타입(type)은 서로 다른 단어수로서 동일한 단어가 여러 번 제시되어도 1개로 간주한다. 학년별로 보면 5학년의 평균 타입수는 264, 6학년 371, 중1은 614, 중2는 785이었다. 이에 대한 인접 학년간의 t 검정 결과를 보면 5학년과 6학년(t=-17.15, p < .000), 6학년과 중1(t=-8.96, p < .001), 중1과 중2(t=-18.91, p < .000)의 대응이 모두 유의했다. 이로 보아 5학년부터 중2까지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기 지문에 제시된 타입수는 유의하게 확대된다고 할 수 있다. 학년간 증대폭을 보면 5학년과 6학년 사이는 107, 6학년과 중1사이는 242로, 5-6학년 증대폭의 약2.2배였고 중1과 중2사이는 171이었다.
타입-토큰 비율(TTR)은 동일한 단어가 읽기 지문에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TTR이 클수록 중복 어휘가 많이 출현하여 총 단어양(토큰수)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5학년의 TTR 평균은 .34, 6학년은 .36, 중1은 .33, 중2는 .29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인접 학년간 t 검정 결과를 보면 5학년과 6학년(t=-1.68, p < .167) 및 6학년과 중1(t=2.31, p < .082)은 유의하지 않았고 중1과 중2(t=8.50, p < .001) 대응만 유의했다.
연계성 측면에서 어휘 다양성 지표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타입과 토큰수에 있어 학교급 전환기인 중1 시기에 이전 학년에 비해 큰 폭의 증가가 나타났는데, 어휘양은 읽기 학습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기 때문에 중1 학생들이 초등학교에 비해 읽기 학습양이 갑자기 증대되었다고 느끼는 요인 될 수 있다. 학교급이 전환되면서 영어 성취기준이 높아지기 때문에 어휘양의 증대폭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것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학교급 전환기에 지나치게 급증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영어 학습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적정 수준의 증대를 유지하면서 효율적인 어휘 교수학습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표 6>은 영어교과서 읽기 지문에 포함된 음절 관련 산출치와 t 검정 결과를 나타낸다. 먼저 학년별 총음절수의 평균을 보면 5학년 964, 6학년 1312, 중1은 2454, 중2는 3613이었다. 이에 대한 인접 학년간 t 검정 결과를 보면 5학년과 6학년(t=-16.3, p < .000), 6학년과 중1(t=-17.24, p < .000), 중1과 중2(t=-17.33, p < .000) 모두 유의하게 나타나 5학년부터 중2까지 지문에 포함된 음절수는 유의하게 확대된다고 할 수 있다. 음절수의 학년 간 증대폭을 살펴보면 5학년과 6학년 사이는 347, 6학년과 중1사이는 1147, 중1과 중2 사이는 1159가 증가하여 6학년-중1간의 증대폭이 5-6학년에 비해 약 3.3배 크다.
학년별 다음절어수에 있어 5학년의 평균은 32.8, 6학년은 48, 중1은 116.4, 중2는 194.8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인접 학년 간 t 검정 결과를 보면 5학년과 6학년(t=-2.74, p < .052)은 유의하지 않았고 6학년과 중1(t=-7.23, p < .002), 중1과 중2(t=-12.08, p < .000)는 유의하였다. 학년간 증대폭을 보면 5학년과 6학년 사이는 15.2, 6학년과 중1사이는 68.4, 중1과 중2 사이는 78.4이었다. 특징적인 점은 6학년-중1간의 차이가 5-6학년간의 차이에 비해 약 4.5배 크다는 것이다.
음절수와 다음절어수는 글의 난이도(가독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이러한 지표가 학교급이 바뀌면서 이전에 비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중1 학생들로 하여금 초등영어에 비해 중학교 영어의 난이도가 증폭되었다고 느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학교급 전환기에 지문의 난이도 증대폭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것은 영어 읽기 성취기준의 상승에 따른 예측 가능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음절수와 다음절어수의 증대폭이 초등에 비해 각각 3,3배, 4.5배 크게 나타난 것은 적정 수준의 증대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학교급 전환기에도 학습자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적정 수준의 증대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표 7>은 지문의 가독성을 두 가지 지표로 산출한 결과와 t 검정 결과이다. 먼저 FRE는 수치가 높을수록 낮은 난이도를 의미하는 데 학년별 평균을 보면 5학년 96.87, 6학년 92.3, 중1은 86.27, 중2는 82.39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인접 학년 간 t 검정 결과를 보면 5학년과 6학년(t=4.22, p < .013), 6학년과 중1(t=4.17, p < .014), 중1과 중2(t=5.89, p < .004)에서 모두 유의하게 나타나 5학년부터 중2까지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기 지문의 난이도가 유의하게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FRE 지표의 학년간 증대폭을 보면 5학년과 6학년 사이는 4.5, 6학년과 중1 사이는 6, 중1과 중2 사이는 3.8로 6학년-중1 간의 증대폭이 다른 학년에 비해 가장 크게 나타났는데 이러한 결과는 임영진 외(2015)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또 다른 가독성 지표인 FKGL은 영어 원어민을 기준으로 한 학년 수준을 뜻하므로 수치가 높을수록 높은 난이도를 의미한다. FKGL의 학년별 평균은 5학년 1.04, 6학년 1.88, 중1은 3.16, 중2는 4.09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인접 학년간 t 검정 결과를 보면 5학년과 6학년(t=-4.62, p < .010), 6학년과 중1(t=-6.02, p < .004), 중1과 중2(t=-11.76, p < .000)로 모두 유의하여 5학년부터 중2까지 지문의 난이도가 유의하게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학년간 증대폭을 살펴보면 5학년과 6학년 사이는 .83, 6학년과 중1사이는 1.28, 중1과 중2 사이는 .93으로 중1과 중2 간의 차이가 1개 학년에 가장 가까웠으며 5-6학년간의 차이가 가장 작게 나타났다. 주목할만한 점은 6학년과 중1간의 증대폭이 1.28로 1개 학년 이상의 차이가 있다는 점인데 이 지표는 영어 원어민 학습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중1 학생들이 초등학교에 비해 중학교 영어 읽기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했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배지영(2019)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가독성은 영어 학습자가 얼마나 쉽게 글을 이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다. 중학교로 학교급이 전환되면서 지문의 난이도 증대폭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것은 학습자의 영어 읽기 능력 향상을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학교급 전환기에도 학습자가 큰 부담없이 학습을 이어가기 위한 적정 수준의 증대를 유지하는 것인데 현재 우리나라 영어교육과정에는 읽기 난이도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교과서 개발 지침이나 검인정 기준에 가독성 관련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읽기 연계성의 질적 분석을 위해 교수학습 절차와 활동을 분석하였는데 먼저 절차에서는 5학년에서 중2까지 모든 학년과 교과서에서 공통적으로 읽기 전, 중, 후 단계를 활용했다. 따라서 읽기 교수학습 절차에 대한 연계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장에서는 각 단계별로 이루어지는 교수학습 활동을 살펴보고, 연계성의 두 가지 속성인 지속성과 계열성 측면(Tyler, 2013)에서 활동의 연계성을 파악하였다.
<표 8>은 교과서에 제시된 주요 읽기 전 활동을 나타내는데 먼저 5학년에서 이루어지는 읽기 전 활동으로는 주제와 관련된 경험(예, 식물 길러 본 경험)을 말하거나 주제 관련 질의응답을 하는 활동(예, 물건의 가격 추측하기)이 자주 이루어졌다. 또한 지문에서 미래시제를 나타내는 조동사 will을 찾아보는 활동도 포함되었다. 6학년에서는 대부분 이러한 활동들이 지속적으로 활용되면서 연계성을 확보하였는데 주제 관련 경험 말하기는 학생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한 단원마다 이루어졌다. 그러나 6학년에서는 경험 공유하기 보다는 주제 관련 질의응답(예, 등하교길에 지쳐야할 규칙, 남극기지에 가는 방법)이 더 자주 이루어졌다. 또한 6학년에서 추가된 읽기 전 활동으로는 지문 전체를 훑어보고 글의 종류를 파악하거나(예, 편지글) 주제 어휘를 찾아보는 활동(예, 음식 이름에 동그라미하기)을 들 수 있다.
중1 교과서의 읽기 전 활동에서 이전 학년과 달라진 점은 대부분 하나의 활동이 포함된 5, 6학년과는 달리 몇 개의 소제목으로 나뉜 다양한 활동이 나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Topic(주제에 대해 말해보기), Do you know?(주제에 대한 설명 읽고 참/거짓 구분하기), Question box(본문 그림보고 내용 추측하기, 과거형 찾기) 등으로 구분하여 말하기, 읽기, 언어 규칙 관련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다른 읽기 전 활동으로는 단어나 표현 익히기, 훑어 읽고 글의 종류 말하기, 의미 추측하기 등이 있다. 중2 교과서는 중1과 유사했으나 다른 점으로는 글을 훑어 읽은 후 어구, 줄거리, 주인공 심경 등을 추측해보는 활동이 확대되었다는 점과 언어규칙(문법) 소개가 더 자주 제시된 점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활동은 Brown(2001)이 제안한 주요 읽기 전 활동에 해당된다.
연계성 측면에서 읽기 전 활동을 전반적으로 보면 동일 학교급내에서는 같은 유형이 반복되었고 학교급간에도 주제에 대한 경험, 질의응답과 같은 핵심적 활동 유형이 반복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지속성면에서 연계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연계성의 또 다른 측면인 계열성에 있어 학년에 따라 훑어읽기나 추측하기와 같은 새롭고 난이도가 높아진 활동이 추가되었다는 점이 계열성을 충족시킨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중1에 나오는 문법 소개는 6학년까지는 다루지 않는 활동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교사의 충분한 안내가 필요할 것이다.
읽기 중 활동을 보면 먼저 5, 6학년에서는 모든 교과서에서 공통적으로 전자저작물을 들으며 눈으로 읽고, 한 문장씩 따라 읽기가 이루어진다. 그런 후 내용 이해를 확인하기 위한 문제들이 제시되는데 여기에는 True/False 문제, 주제 관련 문장 찾기(예, 증상관련 문장, 교통안전관련 문장), 글 내용에 맞게 어구 연결하기, 글의 내용과 일치하는 문장 모두 찾기 등이 포함된다. 그런 후 개별, 짝, 또는 전체가 함께 소리내어 읽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6학년에서는 모든 교과서가 5학년의 읽기 중 활동 유형을 반복적으로 활용하였고 추가된 활동이 드물게 나타났는데 추가 활동의 예로는 지문 주제 관련 문화(예, 각국의 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링크를 제시하여 활용하도록 한 것이었다.
중1, 중2 교과서에서 읽기 중에 공통적으로 이루어지는 주요 활동을 보면 먼저 전자저작물에 제시되는 본문을 보거나 들으면서 글의 주제와 흐름을 파악한다. 그런 후 본문을 읽으며 세부 내용을 파악하고 새로운 단어(본문 아래에 제시됨)와 표현, 문장구조를 학습한다. 또한 페이지별로 2-3개씩 제시된 질문을 통해 내용 이해를 확인한다. 이후 문장별로 본문을 따라읽거나 소리내어 읽기를 한다. 추가적인 활동으로는 글의 내용과 관련된 말하기가 있는데 예를 들어, 지문에 나오는 작품을 어디에 설치하고 싶은지를 말해보는 활동이다. 중2 교과서에서 추가되는 활동에는 내용 관련 말하기뿐만 아니라 간단한 쓰기도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화성(Mars)에 살고 싶은 이유를 말해보고 이에 대한 지원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중학교 교과서의 형태적(layout) 측면에서의 특징은 페이지마다 2-3개의 이해 확인 질문과 새로운 단어가 지문아래에 제시된다는 점이다.
읽기 중 활동에 대한 연계성을 전반적으로 보면 먼저 Brown(2001)이 제안한 핵심적 읽기 중 활동인 이해 확인 활동과 따라읽기가 모든 학년에 반복적으로 포함되기 때문에 지속성이 확보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계열성 측면에서는 학교급 전환에 따라 급증하는 부분이 있다. 특히, 중1부터 이루어지는 세부내용 파악하기와 문장 구조 학습은 우리말로 뜻을 해석해보고 해당 언어 규칙(문법)을 학습하는 활동으로 중학교 읽기 학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초등학교에서는 우리말 뜻 해석은 간단히 다루고 문법은 전혀 다루지 않는 영역이다. 중1에서는 학교급 전환과 성취기준의 상승에 따른 새로운 읽기 활동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초등에 비해 다루는 내용과 범위가 증폭되어 적합한 수준의 계열성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는 중1 학생으로 하여금 중학교 영어가 초등영어에 비해 상당히 다른 성격의 과목이라고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6학년에서 간단한 언어 규칙을 다루는 등의 학년간의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읽기 후에 이루어지는 주요 활동으로는 먼저 5학년과 6학년 모든 교과서에서 공통적으로 내용 이해 활동이 이루어지는데 읽기에 해당되는 활동(예, 글 내용에 맞는 문장 연결하기, 글의 흐름에 맞게 문장에 번호 매기기)과 쓰기에 해당되는 활동(예, 문장 완성하기, 가격표 채우기, 여행안내문/대화문 완성하기)이 포함된다. 읽기 후에 공통적으로 이루어지는 또 다른 활동은 전자저작물 링크로 제시된 추가 활동(예, “스스로해요”, 보충/심화자료)이다. 이 자료에서는 보충, (기본), 심화별로 읽기 문항이 제시되는데 OX퀴즈, 문장/대화문 완성하기, 단어 배열하여 문장 완성하기 등이 나온다. 6학년에서는 표현 바꾸어 쓰기(You should use the crosswalk. → Don’t forget to use the crosswalk.)를 포함한 교과서도 있었다. 즉, 6학년에서는 5학년의 읽기 후 활동과 동일한 유형이 반복되었고 학습 수준의 증대에 따른 언어의 확대가 있었다.
중1, 중2 교과서의 읽기 후 주요 활동을 보면 읽기 전과 마찬가지로 몇 개의 소제목(예, Read & Write, Read & Match, Role-play)으로 나뉘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글/그래픽구성도 완성하기, 글에 맞게 어구 연결하기, 질문 작성 후 인터뷰하기와 같이 쓰기 및 말하기와 통합적인 활동이 이루어진다. 또한 읽기 후의 주요 활동으로 과업 수행이 포함되는데 예를 들어, 공원 안내책자 만들기, 직업 조사 보고서 만들기, 노인들에게 생길 수 있는 문제와 해결 발명품 구상하여 말풍선 쓰기 등이 있다. 중2에서는 중1과 같은 유형의 읽기 후 활동을 수행하지만 언어 수준이 확대되면서 과업의 난이도가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쓰기에서는 자기 표현적인 자유글쓰기가 포함된다.
읽기 후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연계성을 살펴보면 Brown(2001)이 제안한 주요 읽기 후 활동인 언어 형식 학습이나 후속 쓰기 활동(언어통합적 활동)이 전 학년에 걸쳐 포함되기 때문에 지속성이 확보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계열성의 측면에서는 학년간에 언어 수준이 확대되는 점이나 중1에서 과업 수행이 새롭게 추가되는 점을 볼 수 있다. 과업 수행은 초등학교에서는 읽기 차시가 아니라 독립적인 차시로 제시되어 수행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중1에서의 과업수행은 학생들에게 익숙하면서 다루는 언어 수준이 향상되기 때문에 연계성에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초등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학년별로 5종씩 총 20종의 영어교과서 읽기 영역의 연계성을 양적 및 질적인 방법으로 분석하고 시사점을 찾아보았다. 양적인 분석을 위해 Text Inspector를 활용하여 문장, 어휘, 음절, 가독성 관련 지표를 산출하였다. 먼저 문장관련 결과에 있어 교과서에 포함된 총문장수, 문장길이, 문장에 포함된 음절수 모두 초등에서 중등으로의 학교급 전환기인 6학년-중학교 1학년 사이에서 그 증대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문장수에 있어 6학년-중1사이의 증대폭은 5-6학년 사이의 증대폭에 비해 3배 이상, 문장길이와 문장에 포함된 음절수에 있어서는 2배 이상 크게 나타났으며 이는 중1-중2사이의 증대폭 보다 큰 수준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학교급 전환 시기의 중1 학생들이 영어 읽기 학습량과 난이도가 초등영어에 비해 증폭되었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개발 지침이나 검정기준에 학년별 학습량(총문장 및 단어수 등)과 가독성에 대한 권장 기준을 제시하여 학년과 학교급 사이에 과도한 증대가 이루어지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제안은 선행연구들(박현숙, 정채관, 2020; 배지영, 김규미, 2021; Ryu & Jeon, 2020)에서도 언급된 바가 있다.
어휘 관련 지표에서는 토큰과 타입수에 있어 5학년부터 중2까지 학년이 올라갈수록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인접 학년간 증대폭에서는 토큰의 경우 학교급 전환기인 6학년과 중 1간의 증대폭이 5-6학년에 비해 약 3.4배가, 타입에 있어서는 약 2.2배 더 크게 나타났다. 2015개정 교육과정에는 학교급별로 교과서에 포함할 수 있는 새로운 단어수가 제시되었는데 초등은 500단어, 중등은 750단어이다. 이로 인해 학교급별로 새로운 단어수는 통제가 되지만 중1시기에 어휘양의 증대폭이 확연히 커지는 것은 학교급간의 연계성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어휘양은 학습양과 직결되는 것으로 연계성 향상을 위해서는 6학년과 중1간의 차이가 적정 수준에서 조정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음절 관련 지표로는 전체 음절수와 다음절어수를 비교하였는데 음절수는 5학년부터 중2까지 유의하게 증가하였고 다음절어수는 5-6학년 사이를 제외한 다른 학년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주목할만한 점은 음절수의 경우 6학년-중1 간의 증대폭이 5-6학년 간의 증대폭에 비해 약 3.3배 더 컸고 다음절어수는 4.5배 더 컸다는 점이다. 음절수는 가독성 산출에 포함되는 주요 지표이기에 지문 난이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러한 지표가 학교급이 바뀌면서 3-4배 이상 증가하는 것은 중학교 영어의 체감 난이도를 급증하게 할 수 있으므로 교과서 개발시 음절관련 지표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
가독성 지표에서는 FRE와 FKGL 모두 5학년부터 중2까지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인접 학년간 증대폭에 있어서는 다른 지표와 마찬가지로 6학년과 중1사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특히 FKGL 지표에서 6학년과 중1 간의 차이가 원어민 학습자 기준 1개 학년 이상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1학생들이 초등학교에 비해 중학교 영어 읽기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했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6학년에 비해 중1에서 급격히 높아지는 가독성을 적정한 수준에서 통제하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읽기 연계성의 질적인 분석에서는 5학년에서 중2까지 모든 교과서에서 공통적으로 읽기 전, 중, 후 지도 단계를 활용하여 교수학습 절차에 있어서의 연계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지도 단계별 활동에서는 학교급내에 유사한 유형이 반복되었고 학교급 전환기에도 학습자들이 어렵지 않게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활동들이 이루어져 어느 정도의 연계성은 지녔다고 본다. 주목할만한 점은 읽기 전 활동의 경우 중1에서 지문 훑어읽기와 언어 규칙(문법) 소개가 나오는데 이는 6학년까지는 다루지 않는 활동이기 때문에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교사의 충분한 안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읽기 중 활동에서는 중1에 나오는 세부내용 파악하기(우리말 해석)와 문법 학습이 초등영어에 비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으로 중학교 영어가 상당히 다른 성격의 과목이라고 느끼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향후 교과서 개발 및 검인정 과정에 제안하는 사항으로는 먼저 학년별로 권장하는 읽기 지문 가독성 범위를 두어 학년 및 학교급간에 난이도의 과도한 증대를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인된 가독성 산출 도구에 대한 안내와 함께 가독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인 문장수, 어휘 및 음절수에 대한 안내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학교 영어에 새롭게 도입되는 문장 구조 학습(문법)이 내용적인 면에서 초등영어와의 연계성을 떨어뜨린다는 면을 고려할 때 6학년에서도 지문과 관련된 기초적인 언어 규칙을 지도하는 것이 학습의 효율성과 연계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교육과정(2022 개정 교육과정)에 기반한 영어교과서 집필 및 검정에 이러한 시사점이 반영된다면 학습자가 성공적으로 영어학습을 완성해나가는데 필수적인 양질의 교과서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교과서에 제시된 자료만을 분석하였기 때문에 실제 영어 수업에서 이러한 자료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연계성이 충분한 우수한 교과서를 개발하더라도 이들이 교실 수업에서 제대로 활용될 때만이 학습자가 경험하는 실제 영어학습의 연계성이 확보될 수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학교 현장 수업 관련 자료를 포함하여 연구의 실제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