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우리나라는 1996년 교육정보화 기본계획에 따라 초중등학교에 교육정보화 기반을 구축하기 시작한 이래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 최근의 디지털 교육 정책 추진을 위한 학교의 환경적 기반은 상당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교육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2020; 조은순, 2020). 이를 토대로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학습 요구에 대응하여 종전의 교실 수업에 온라인 학습 환경을 혼합한 블렌디드 러닝을 실행한 바 있다. 그간 ICT 활용 교육, e-러닝, 스마트교육 등을 추진해 온 우리 학교 현장에 블렌디드 러닝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님에도 최근 새롭게 관심을 받았는데, 그 이유를 교육적 요구의 변화, 학생관의 변화, 교사 역할의 변화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경기도교육청, 2020). 먼저 교육적 요구의 변화는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맞물려 시공간을 초월한 다양한 형태의 학습에 대한 요구, 학생 참여형 수업에 대한 요구, 그리고 학생의 특성과 자질을 고려한 맞춤형 학습에 대한 요구의 증가를 의미한다. 둘째, 학생관의 변화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와 같은 학생 특성의 변화와 더불어 학생이 교육의 주체로 전면 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교사 역할의 변화는 이미 많은 연구에서 논의된 바(예: 박균열, 김순남, 손찬희 외, 2016; 홍선주, 정연준, 안유민 외, 2018) 교사가 더 이상 지식 전달자가 아닌 학습 촉진자 혹은 지원자이자 학생들의 멘토이며, 삶의 맥락에서 학습 경험을 설계하는 설계자로 역할이 변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교육의 주체로서 학생이 강조되며 학습의 현실적인 실천 방안에 대한 필요성의 증가와 더불어 블렌디드 러닝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러 다른 수업 형태들 중 유독 블렌디드 러닝이 학생 중심 학습에서 거론되는 이유를 Horn과 Staker(2015)는 테크놀러지 활용을 통한 맞춤형 학습의 가능성에서 찾는다. 이들은 학생 중심 학습의 최적화된 형태를 학생과 교사가 1대1로 배우고 가르치는 상황이라고 보는데, 다수의 학생과 교사가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학교 교육 상황에서는 블렌디드 러닝을 통해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블렌디드 러닝 환경에서는 모든 학생이 교사의 개별적 도움으로 자신만의 학습 경로를 계획할 수 있고, 특히, AI, 빅데이터, VR·AR 등을 활용하면 학생들에게 각자의 수준과 흥미에 부합하는 다양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역량 함양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구성주의 학습 관점에서 바라보는 학습 환경의 조건은 학생들이 학습 목적의 달성과 문제 해결 활동을 위해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여 정보 자원을 탐색하고, 상호 지지하며 함께 협력하고 해결안을 모색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Wilson, 1996). 이러한 학습 환경은 학생들이 정보처리 도구, 의사소통 도구, 협업 도구 등 테크놀로지를 학습의 도구로 활용하여 비판적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협력적으로 지식을 구성하며, 실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사고를 공유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실현 가능하다(홍선주, 이명진, 2020). 이에 대해 김현진(2020)은 질적으로 향상된 블렌디드 러닝 환경에서 학생이 주도적으로 탐구하는 학습으로의 변화라고 하였으며, 이는 곧 향후 학교 교육의 새로운 일상이 될 것이라 예측하였다. 이러한 변화에 가속도가 붙은 것은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원격 학습(distance learning)의 급속한 확산이다.
UNESCO(2020)는 원격 학습의 효과성은 테크놀로지 준비도, 콘텐츠 준비도뿐 아니라 교사의 준비도에도 달려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또한, 권성연(2020)은 온라인 수업의 단순한 도입과 적용을 넘어 보다 성공적인 실행을 위한 요인으로 온라인 수업 콘텐츠의 질, 테크놀로지 지원 체제와 함께 교사의 역량, 그리고 학생의 역량이 갖추어져야 함을 지적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여러 선행 연구에서 블렌디드 러닝의 핵심에는 학생이 있으며, 교사에게는 기존의 역할과는 다른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이렇듯 블렌디드 러닝의 활성화에 따라, 교육의 수요자와 공급자들은 교사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개발된 테크놀로지들이 과연 수업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연구 또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에 앞서 우리가 현실적으로 고민해야할 문제는 온라인 수업이 여전히 낯선 교사들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혼재하는 상황에서 교사가 무엇을 기준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학생들을 지도해야하는 가’이다. 즉 변화하는 교육 환경과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적응하기도 바쁜 상황에서 교사들에게 수업 콘텐츠의 질을 재고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효과적인 수업을 진행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는 이야기 같이 들린다. 따라서 블렌디드 러닝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기본적 안내서가 절실하다.
이러한 필요에 의해 본 연구에서는 관련 선행 연구를 분석하고 우리나라 학교에서 블렌디드 러닝을 수업에 적용하거나 경험해본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정련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역할과 역할 행동 목록이 학교 현장에서도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지를 확인하여 실용성을 높이고자 한다. 또한 집단별로 어떠한 의견의 차이가 나는 지를 파악하여 블렌디드 러닝이 학교 현장에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여 교사가 블렌디드 러닝 실행을 위한 준비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II. 문헌 연구
온라인 수업에서 교사 역할에 대해 Goodyear et al.(2001)은 연구자, 평가자, 조력자/상담자, 과정 촉진자, 운영자, 설계자, 기술자, 내용 촉진자로 분류하였으며, 강민석과 김명랑(2014)는 교수설계자, 학습평가자, 상호작용 촉진자, 학습상담자, 학습정보제공자, 학습 환경 관리자로 분류 하였다. 이외에도 Boelens et al.(2017)이나 Amro & Borup(2019)는 블렌디드 러닝을 계획하고 운영함에 있어 교사의 행동에 대해 나름의 정리를 시도하였다. Boelens et al.(2017)은 블렌디드 러닝을 함에 있어 교사들이 중점을 두어야 할 사안으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하기(incorporating flexibility), 상호작용 자극하기, 학생의 학습 과정 촉진하기, 그리고 정서적 학습 분위기 조성하기를 제안하였다. 그리고 Amro & Borup(2019)은 영어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개인 맞춤형 소프트웨어 활용에 있어 교사 역할을 구분하였다. 예를 들면,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 및 학습 기대치를 안내하는 역할,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 학생들의 소프트웨어 활용 학습을 위한동기를 부여하는 역할, 시스템에서 학생의 행동과 학습을 모니터링하는 역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습을 제공하는 역할로 구분하였다. 이렇듯 연구들은 블렌디드 수업을 하는 목적이나 활용하는 온라인 도구, 대상 학교급이나 과목에 따라 교사 역할 유형 및 기대 행동이 제시되기도 하였으며, 연구 주제에 따라 특정 역할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유형화하기도 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일차로 블렌디드 러닝에서의 교사 역할을 일반화하기 위해 기존 연구들에서 기술된 교사 역할과 관련 행동을 조사하여 정리해보고자 한다.
선행 연구를 수집하는 데 있어 블렌디드 러닝과 함께 온라인 학습, 원격 학습, 미래 교육을 위한 교사 역할과 역량 등에 관련된 연구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해당 연구에서 진술하는 교사들의 역할 및 기대 해동을 발췌하여 정리하였다. 구체적으로 RISS, Google학술 검색, EBSCOhost 및 JSTOR에서 블렌디드 러닝, 혼합 학습, 온라인 학습/수업, 원격 학습/수업, 미래 교육 등의 주제어와 교사 역할, 교사 역량 등의 주제어를 혼합하여 최근 20년간의 연구를 검색하였다. 이렇게 수집한 연구들에서 교사의 역할, 역량, 또는 구체적인 행동이나 태도 등을 언급하는 부분을 발췌하여 유사성이 높은 내용을 묶어 유형별로 정리하였다. 이러한 유형화 작업을 두 명의 연구자가 각자 시행한 후, 내용 간의 유사성이나 유형 간의 위계성 등의 측면에서 상호 비교하여 조정하였는데, 이때 중요하게 다룬 비교의 관점은 유형들 간 특징이 구분 가능한 가였다. 여러 차례의 비교와 조정 과정을 거쳐 블렌디드 러닝을 위한 교사 역할을 정리하였다.
블렌디드 러닝에서도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 과정을 확인하고 필요한 학습 기술을 알려주며 수업 참여를 독려하는 등 기본적인 수업 운영을 하게 된다(Borup, Chambers, & Stimson, 2019). 달리 말하면 블렌디드 러닝에서의 교사의 역할이 완전히 새롭게 변화하였다기 보다는 교사 역할에 대한 기대와 역할 행동이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여 수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블렌디드 러닝이 수업 관련 연구들에서는 교사가 온·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활용하여 수업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상수(2007), 임정훈(2004), Boelens, De Wever,& Voet(2017) 등의 연구들은 교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각각의 학습 환경의 특징을 이해하고 이를 수업에 반영하여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우선으로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온라인 수업과 교실 수업에서 학생들은 동일 주제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학습 활동을 수행하고 소통할 수 있으며,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교사는 학생들과 실시간 혹은 비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하는 장점이 있다(이상수, 2007). 이렇듯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교사와 학생이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교실 수업의 단점을 보완하며, 학생들에게 학습이 지속되고 있다는 안정감을 주어 학습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핵심이기도 하다. 더불어 교실 수업에서 교사는 학생의 행동과 반응을 관찰하고 즉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나, 모든 학생들에게 고루 의견을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블렌디드 러닝 환경에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개별 또는 집단별로 피드백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피드백 시간도 조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학생과의 소통이 용이한 측면이 있다(권성연, 2020). 이렇듯 온오프라인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은 학생들이 실재감을 유지하여 온라인 학습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한다(Lai, Lam, & Lim, 2016). 즉,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학생들과 음성, 문자, 표정 등 다양한 형식으로 소통함으로써 수업 만족도와 학습 효과를 제고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이렇듯,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혼합된 학습 환경은 학습 효율을 높이고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만큼 교사가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수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내포한다(전병호, 김용, 2017; 홍효정, 이재경(2016).
또한 블렌디드 러닝 환경의 강점 중 하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을 통해 수집되는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저장,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Borup, Chambers, & Stimson, 2019). 이에 따라 데이터를 근거로 학생의 특성이나 성취를 파악하고, 이를 해석하여 학생의 성장에 활용하거나 교수학습 개선의 근거로 활용하는 것(홍선주 외, 2018; Graham et al., 2019)까지도 교사의 역할 범주에 들어오게 되었다. 물론, 교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각각의 학습 활동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평가 방안을 구안(강정찬, 이상수, 2009)해야 한다는 어려움과 온라인상에서의 평가는 공정성 이슈가 발생(홍선주 외, 2020)할 수 있다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교사는 수업 설계 및 운영에 있어 다양한 기준과 평가에 대한 고민은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논의에서도 가늠이 되듯이 전통적 면대면 교실 수업에서 블렌디드 러닝으로의 이동은 교사 역할 유형을 새롭게 전환하였다기보다는 그 역할의 비중이나 관점에 변화를 가져왔다. Huang(2019)은 면대면 수업에서 교사의 주요 역할은 인지적 역할이었으며 그 다음이 관리적 역할이었다면, 온라인 수업에서는 관리적 역할이 인지적 역할을 우선한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온라인 학습 환경에서 학생은 오프라인 환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와 자료에의 접근이 용이하여 학습 내용의 습득이라는 측면에서 교사에 대한 의존도가 낮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업 환경의 변화로 기술적 측면이 교사 역할에 새롭게 강조되게 되었다(Coppola, Hiltz, & Rotter, 2002; Singh & Reed, 2001).예를 들어 교사는 학습 플랫폼이나 테크놀로지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갖추고 학생들에게 활용법을 안내할 수 있어야 하며, 수업 중에 발생하는 기기 오작동 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해결 방안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역할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Goodyear et al., 2001). 이러한 기대는 교사들에게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테크놀로지와 이것을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관한 지속적인 고민을 하게 하고 있다.
더불어 온라인 환경에서의 학습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교사와 학생의 직접 대면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매체를 통해 교류를 하게 됨에 따라 교사와 학생의 친밀도는 다소 다른 결을 지닐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학생에 대한 사회·정서적 지원이 교사 역할의 한 부분으로 비중있게 논의되는 경향이 있다(강민석, 김명랑, 2014; Amro & Borup, 2019; Boelens, De Wever,& Voet, 2017; Goodyear et al., 2001). 여기서 사회·정서적 지원은 학생에게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부적응이나 정보기기 사용의 어려움 등을 해소하여 학습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을 포함한다(강민석, 김명랑, 2014; Amro & Borup, 2019). 이는 블렌디드 러닝에서 상담에 대한 접근이 정서적 돌봄부터 학습이나 수업에의 적응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어 이해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상 논의된 연구들에서 제시된 교사들의 역할 행동을 정리하면 <표 1>과 같이 구조화할 수 있다. 이를 살펴보면 교사의 역할 유형이 크게 달라졌다고 하기 보다는, 수업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블렌디드 러닝 수업에서의 기대되는 교사의 역할 행동에 다소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업에서 나타나는 교사의 행동은 연속성이 있어 각 역할에 해당하는 행동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교사 행동의 주요 목적을 중심으로 설계자, 촉진자, 평가자, 지원자로 구분하여 유형화를 시도하였다.
각 유형별 주요 역할은 설계자로서의 교사는 블렌디드 러닝을 설계하는 단계에서 교사가 행하는 행동과 태도를 아우르는 역할로 학생의 특성이나 온라인 및 오프라인 수업 도구의 장단을 고려하여 상황별로 수업 단계를 설계할 때 교사가 미리 고려해보는 사안들과 관련이 있다. 촉진자로서의 교사는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등 교육 주체들 간 활발한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교사의 태도나 행동과 관련이 있으며 학생들의 수업 적응을 돕거나 지지하는 등의 역할도 포함한다. 평가자로서의 교사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학습 과정이나 결과물, 학습 상태를 진단하고, 누적된 데이터와 평가 결과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과 관련된 교사 행동과 관련된다. 마지막으로 지원자는 수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적인 부분을 지원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정보 윤리 준수를 위한 노력과 태도를 포함한다.
III. 연구 방법 및 절차
본 연구는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에게 기대되는 역할과 역할 행동을 도출하기 위해, 선행 연구에서 제시한 교사의 행동을 정리하여 초안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의 역할 및 역할 행동을 구체화하고 합의과정을 거쳐 교사들의 역할 및 역할 행동을 정련하였다. 그리고 전국 초중등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현장 이해도 제고 및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더불어 학교급별로 학생의 인지 및 학습 능력의 발달이 다르다는 점에서 교사의 기대역할이 다를 수 있으므로, 학교급( 김판수 외, 2017)에 따라 그 차이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디지털 기기 사용의 능숙도와 블렌디드 러닝 설계 및 운영 능력에 차이가 있음으로 블렌디드 러닝 수업 경험 유/무나 교직 경력(Goodyear et al., 2001; 주영주, 김서령, 2006), 그리고 블렌디드 러닝이 공간의 제약을 완화시켰다는 점을 고려하여 블렌디드 러닝 설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지역별로 집단 차이를 분석하였다.
선행 연구 분석을 통해 추출한 교사 역할 유형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총 23명의 전문가들이 실재 학교 현장에서 행해지는 교사의 역할 행동을 제시하였다. 수집된 역할 행동은 그 유사성을 기준으로 다시 분류하고 정련하는 과정을 거쳐 블렌디드 러닝에서 꼭 필요한 교사의 역할 행동을 추려나갔다. 검토를 의뢰한 전문가들은 교육대학 교수 3명과 초등 교사 4명, 중등학교의 경우 사범대학 교수 4명과 중등 교사 13명이 참여했으며, 경력은 최소 1년부터 최대 25년에 이른다. 문헌 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교사 역할 행동 초안은 <표 2>와 같다.
전문가들이 검토할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 역할의 초안은 <표 1>을 기본으로 각 문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교사의 행동을 <표 2>와 같이 문장으로 정리하여 전문가들에게 검토를 요청하였다. 전문가들이 검토한 문장은 총 33개로 교사 행동을 설명한 문장을 읽고 수정 사안 및 개방형 질문으로 이 외에도 추가할 교사 행동을 제안하도록 하였다.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 역할 행동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및 수정 과정을 일부 제시하면 <표 3>과 같다.
수정안은 다시 전문가들에게 이메일로 전송해서 항목별로 동의 정도와 수정 의견을 조사하였다. 수정안(1차)에 대해 전문가들은 교사의 역할 행동 간 중복 여부, 해당 역할의 역할 행동 분류 타당성, 수행 가능성에 대한 수정 의견을 제안하였다. 이렇게 정리된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 역할 행동은 <표 5>와 같이 총 48개이며, 수정 과정을 일부 제시하면 <표 4>와 같다.
정리된 목록 <표 5>는 전문가들에게 마지막 동의 및 확인 과정을 거쳤다. 전문가들은 각각의 역할 행동들이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 역할 행동으로 반드시 고려할 사항인지를 표기하도록 하였다. 필수 유무의 표기 시, 그 수를 제한하지는 않았으며 무응답을 제외하고 응답 인원 중 반수 초과 인원이 필수라 응답한 경우만 필수 문항으로 가름하였다.그 결과 설계자에서 5문항, 촉진자에서 3문항, 평가자에서 4문항, 지원자에서 4문항이 누락되었다.
과반수 이상의 전문가가 필수로 선택한 항목을 중심으로 블렌디드 러닝에서의 교사 역할과 역할 행동을 정련하였다. 그 결과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의 역할은 <표 6>과 같다.
문헌 연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리한 블렌디드 러닝에서의 교사 역할 및 역할 행동이 학교 현장에서도 공감을 얻고 활용이 가능한 것인지를 가늠하기 위해 현장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 조사는 전국의 초중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2021년 9월 14일부터 9월 29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하였다. 시도 규모를 고려한 비례층화표집법을 통해 초중고의 학교급별 10%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608개교, 중학교 313개교, 고등학교 134개교에 공문을 보내 설문 참여를 요청하였다. 응답한 교사들의 배경 변인은 <표 7>과 같다.
설문 조사지는<표 6>에 제시된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의 역할 및 역할 행동들을 중심으로 구성하였으며, 블렌디드 러닝 환경에서 교사 역할에 대한 중요도를 5점 척도로 응답하게 하였다. 실제 설문 조사에는 총 1,526명이 참여하였으나 일부 문항에 대한 미응답 또는 최소 응답 시간 미만 등의 사유로 435명을 제외하고 1,091명의 설문 응답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교사의 역할 행동 항목 간 연계성, 항목의 대표성, 역할 유형 분류의 타당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탐색적 요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통계 패키지 SPSS 25를 이용하였으며, 탐색적 요인 분석에는 주축 요인 추출법(principal axis factoring)과 직접 오블리민 회전(direct oblimin rotation)을 활용하였다. 분석 전에 불성실한 응답지는 제외하였으며, 누락값은 목록 삭제(listwise)방식을 선택하여 처리하였다. 그리고 탐색적 요인 분석 과정에서 각 요인의 신뢰도 검증을 위해서는 Cronbach’s α값을 구하였다. 또한, 수집된 데이터가 요인 분석에 적합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Bartlett의 구형성 검정과 표준형성 적절성(Kaiser-Meyer-Olkin)을 확인해 보았다. 구형성 검정 결과 χ2 = 31093.118, df=496, p<0.00로 요인 분석에 적합하며 표준형성 적절성은 교사 0.982로 매우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항목에 대한 내적 일관성 검증 결과 Cronbach’s α 계수는 0.977로 나타났다. 신뢰도 분석에서 항목 제거 시 교사 역할 행동 α는 0.976으로 분포가 되어있어 모든 항목을 유지하여 분석하기로 하였다. 아이겐값(Eigenvalue)은 1.0이상을 기준으로 요인을 추출하였으며, 적재량은 0.4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추출하였다(Gorsuch, 1983:209).
탐색적 요인 분석 결과 초기 이론적 설정과는 달리 총 3개의 요인이 <표 8>과 같이 도출되었으며, 요인별 신뢰도 범위는 0.943~0.965로 높게 나타났다. 요인 분석에서 문헌을 바탕으로 만든 32개의 문항 중 촉진자 한 문항(“동료 교사들과 블렌디드 러닝 실행을 위한 교수학습 방법, 평가 방법, 상호작용 방법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논의함”)만 두 개의 요인에 걸쳐서 추출되었으며, 평가자로서의 교사에 해당하는 문항들은 촉진자와 설계자 요인으로 분리되었다.
요인 1은 ‘촉진자: feedback과 상호작용’으로 촉진자를 중심으로 일부 평가자의 역할 행동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블렌디드 러닝 수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교사가 학생의 학습 과정을 관찰하고 학습 결과를 진단한다는 것, 그리고 학습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며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독려하는 항목들로 촉진자의 역할 행동과 유사한 맥락에서 수업의 진행을 원활하게 유지하게 하는 행동에 해당한다. 요인 2의 경우, 블렌디드 러닝 수업을 할 때 기술적인 부분과 정보 윤리 등과 관련된 부분인 지원자의 역할이 하나의 요인으로 묶여 ‘지원자: 기술(technology)’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요인 3의 경우 평가자로서의 역할 행동이 일부 포함이 되어있는데, 전반적으로 블렌디드 러닝 수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학생의 준비도, 필요한 온라인 도구, 평가의 종류 등으로 수업의 전반을 설계하는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요인 3은 ‘설계자: 블렌디드 러닝 수업 및 평가’로 특징을 정리할 수 있다.
문헌 연구를 통해 도출한 이론적 유형이 학교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요인 분석을 한 결과에서는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았다. 이는 현장에서의 응답이 교사들의 배경 지식이나 이해도의 영향을 받아 탐색적 요인 분석의 결과가 이론적 유형과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으므로 이를 감안하여 결과를 해석해보고자 한다. 평가자로서의 역할이 하나의 요인으로 도출되지 않고 촉지자 요인과 함께 묶인 것은 강민석과 김명랑(2014)이나 Amro & Borup(2019)의 연구와 사뭇 다른 결과라 할 수 있다. 강민석과 김명랑(2014)에서 교사의 역할을 학습 평가자와 상호작용 촉진자를 분리하였으며, Amro & Borup(2019)에서 교육 주체 간 상호작용의 활성화와 평가에 해당하는 학습 과정 모니터링을 분리하여 제시하였었다. 이러한 이론적 논의와는 달리 현장 교사들에게 블렌디드 러닝에서의 교사 역할 중 설계자, 촉진자, 평가자의 구분이 모호해 진 것은 주목할 점이다. 이러한 이론과 현실의 차이는 학교 현장에서는 과정 평가의 중요성과 더불어 교사들이 수업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학습 과정을 수시로 점검하고 이에 대한 학습 보조를 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설계자의 역할에 평가자 역할이 일부 섞이게 된 것은 교실 수업에 비해 블렌디드 러닝 수업은 수업 도중의 자료 변경이나 평가 방법의 수정이 쉽지 않음에 따라 수업을 설계할 때 수업의 과정뿐 아니라 평가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특이점이 반영된 것이라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기술 지원과 관련된 문장들이 하나의 요인으로 유지되는 것은 문헌 연구에서 나온 부분과 일치하는 것으로 기존 연구들에서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의 테크놀로지 문제 해결 능력이나 기기를 다루는 능숙도가 블렌디드 러닝의 운영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다시 말하면 블렌디드 러닝의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병행됨에 따라 교사들이 기기의 활용이나 디지털 리터러시 같은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교사 역할이 학교 현장에서도 여전히 중요하게 반영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판단된다.
학교급, 블렌디드 러닝 수업 경험 유/무, 교직 경력, 지역을 기준으로 집단 분석을 한 결과 <표 9>와 같이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집단에서는 모든 요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그리고 블렌디드 러닝 경험이 있는 경우와 수업 경험이 많은 경우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보였다. 블렌디드 러닝 경험이 있는 교사와 교사 경력이 많은 교사의 경우 블렌디드 러닝에서의 교사 역할이 중요하다고 응답하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경력별로는 1년 이상 10년 미만 경력의 교사와 30년 이상 경력의 교사 집단이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먼저, 학교급의 특성에 따라 초등학교급이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보였다. 학생들의 학습 방법, 사전 지식, 인지 발달 정도 등 학생 특성이 학습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서희전, 2005)을 고려하면, 중등학교급에 비해 온라인 환경이나 교실 수업에 적응이 미흡한 초등학생의 경우 교사의 역할이 좀 더 강조된 것을 반영한 결과라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블렌디드 러닝 경험이 있는 교사의 경우 교사의 역할을 중요하게 본 것은 주영주와 김서령(2006) 및 Goodyear et al.(2001)에서도 제안한 교사 숙련도 및 배경 지식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고 판단된다. 선행 연구들에서 언급하였듯이 블렌디드 러닝이 수업이 계획대로 잘 구현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블렌디드 러닝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교사 중심 또는 교사 주도의 수업운영이라 해석하기 보다는 교사가 수업 조력자로서의 역할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이해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왜냐면 블렌디드 러닝을 통해 수업의 주도성이 교사에서 학생에게 넘어가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Huang, 2019; Lam & Lawrence, 2010).
교사의 경력이 많을수록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데, 이는 다시 말하면 경력이 적은 교사의 경우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의 역할을 상대적으로 약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현지 외(2022)의 연구에서는 경력이 적은 교사들이 경력이 많은 교사들보다 블렌디드 러닝에서 지각과 운영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결과와는 다소 다른 결과라 할 수 있으나, 박지수(2020)의 연구에서 교사의 경력과 지도학습을 위한 테크놀로지에 대한 중요도와 실행준비도 사이에서 직접적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와는 상당히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젊은 교사의 경우 디지털 활용 능력이나 변화에 대한 적응이 빠를 수 있다. 그러나 블렌디드 러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이 혼합되어 있으며, 교사의 역할에는 학생에 대한 이해 및 여러 학습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포함한다. 즉 교사의 수업 경험, 테크놀로지 활용 등이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의 역할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단순히 교사의 경력을 테크놀로지 활용도와 연계하여 경력이 많은 교사가 테크놀로지 활용도가 낮고 블렌디드 러닝 환경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은 설득력이 다소 낮을 수 있다. 물론 경력이 많은 교사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학습해야할 부분들이 많을 수 있으므로 블렌디드 러닝에 적응하는 데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며, 수업 주도권을 학생들에게 이양하는 과정에 노력이 많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교사의 경험이나 학생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다를 수 있음에 따라 이와 관련하여 질적 연구 조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역에 따른 교사 역할이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은 지역이 블렌디드 러닝을 함에 있어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블렌디드 러닝의 강점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음을 고려하면, 지역보다는 다른 요인이 블렌디드 러닝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지역적인 요소보다는 교사의 경험이나 테크놀로지 등의 교육 환경 요인이 영향이 더 클 수 있음을 예측해 볼 수 있다.
IV. 제언
본 연구는 급격한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생활에서 비대면 수업이 일반화되었으나,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나 수업 안내가 미흡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여러 단계를 통해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간추려보았으나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 쉽게 접근하고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본 연구 결과에 비추어 블렌디드 러닝의 교사 역할 리스트가 학교 현장에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논의가 좀 더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첫째, 문헌 연구들에서는 제안이 되었으나 전문가 검토 과정에서 축소된 사회·정서적 지지자로서의 교사 역할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 강민석과 김명랑(2014)이나 Boelens, De Wever, B., & Voet(2017)등의 연구에서 학생들에게 대한 정서적 지지와 관심이 온라인 수업에서 중요하다고 주장된 것과는 달리 본 연구에서는 사회·정서적 지지자로서의 교사 역할은 다른 역할에 흡수되어 나타났다. 이는 Boelens, De Wever, B., & Voet(2017)에서도 언급했듯이 대부분의 온라인 수업 연구들은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다양한 인지적 과제를 부과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교사의 정서적 지지와 관심의 중요성에는 많은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학업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수행하며 학업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상담이나 교사의 지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Joosten, Barth, Harness, & Weber,2014). 현재 온라인이나 디지털 매체의 활용을 통한 학습의 경우, 그 효율성 측면에 초점을 두고 연구가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교사들의 역할 즉 학생이 학습에 참여하고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당연 항목으로 고려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교육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었던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태도나 사회, 정서적 지지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이지 않을 수 도 있다. 그러나 이고은과 정세훈(2014) 등의 연구에서 제시되었듯이 청소년기 학생들의 사이버 폭력이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블렌디드 러닝이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 변화와 더불어 학생들에 대한 사회·정서적 교류에 대한 관심과 논의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둘째, 학교급 간 블렌디드 러닝에 대한 교사 역할이 달리 설정될 필요가 있다. 학생별 개인차를 고려하더라고 학교급에 따라 기본적인 학습 능력이 차이가 있으며, 교육과정 상으로도 교과의 구성이나 수업 내용, 요구되는 학습 활동의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본 연구에도 도출된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의 역할 및 역할 행동을 보면 학습 목표 달성을 위한 혼합 요소 선정으로 그 내용이 유사하나 초등학교의 경우 블렌디드 러닝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학습 활동의 조직화가 좀 더 필요할 수 있으며, 중등학교에서는 학습 내용의 효율적 습득을 위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환경의 전반적 조합이 수업 구성에 좀 더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 학교급과 더불어 교사 경력도 세부 요인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교사 경력과 블렌디드 러닝에서의 교사 역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임에 따라, 교사 경력에 따라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수 행위를 하는 데 필요한 지원이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학교급별 교사의 역할뿐 경력에 따라 교사 역할이 어떻게 달리 형성될 수 있는 지 좀 더 구체화하고 질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셋째, 블렌디드 러닝에서 학생의 주도성에 대한 현실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최근 교육과련 연구의 핵심은 학생들의 자기 주도성이라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연구들이 학생들의 참여와 주도성을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해 학생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교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현실적 논의를 전개하는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블렌디드 러닝에서 수업의 책임이 교사에서 학생으로 전이하고 있음에 따라 학생의 주도적 학습이 블렌디드 러닝의 성공 요인이라는 데 거의 모든 연구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를 진행하며 블렌디드 러닝에서 학생의 역할을 정리하여 제시하고자 시도하였으나 결국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유추하거나 교사의 의견을 기반으로 대략적인 학생의 역할을 정리하는 수준에 그치고 말아 그 결과를 제시할 수가 없었다. 따라서 블렌디드 러닝의 주요 주체인 학생의 주체적 역할에 대한 논의가 추상적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연구되어 도출될 필요가 있다.
이상 본 연구에서는 문헌 연구, 전문가 협의, 설문 조사 등을 바탕으로 블렌디드 러닝에서 교사의 역할을 정련하고자 하였다. 비록 분야의 전문가와 현장교사가 참여하는 대단위 연구였으나 제시된 교사의 역할이 실질적으로 학교 현장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 및 관련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