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ESD)은 지속가능발전을 달성하는 데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지속가능발전교육은 전 세계적인 교육 현안으로 지속적으로 주목받아 왔으며, 최근에는 ‘지속가능발전교육 2030(ESD for 2030)’이 발표되어 지속가능발전을 둘러싸고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지속가능발전교육 2030’에서는 10년 후의 정부, 학습자, 교육자, 청년, 지역사회의 실천과 관련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 중 학습자와 관련해서는 “… 학습자는 지속가능발전을 촉진하고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지식, 기술, 가치, 태도를 습득하고, 지속가능발전교육에 대한 기관 전체적 접근을 통한 실행 속에서 지속가능발전을 경험할 기회를 얻는다.”(유네스코한국위원회, 2021: 22)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의 토대가 되는 지속가능발전과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의 범주는 매우 광범위하다.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은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를 통해 알려진 초창기에는 환경 보호에 초점이 있었지만, 그 범위가 점차 확장되어 2002년 세계정상회의(WSSD)에서는 환경보존, 경제발전, 사회정의의 세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또한 제70차 유엔총회에서 결의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바탕으로, 2018년에 우리나라도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를 설정하였는데, 이 두 목표는 17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목표의 내용 역시 매우 광범위하다.
지속가능발전교육은 기후위기로 대변되는 환경 문제, 그리고 이를 둘러싼 정치, 사회,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한 지구촌 전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으로 인해 그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에, 내용의 광범위함으로 인해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정체성이 연구자마다, 교육실행가마다 달리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또한 학교 현장에서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어떻게 실행하는 것인지 잘 모르거나, 현재 지속가능발전과 관련된 교육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그것을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일환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예를 들어 권영락 외(2021)의 연구에 따르면 교사들이 지속가능발전교육과 관련된 수업이나 활동을 하더라도 지속가능발전교육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나 일관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 못하다고 보고하였다. 이외 여러 연구에서도 교사들이 실제 수업과 교육 활동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데 혼란을 겪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김현덕·한대동, 2016: 2; 조혜연·이상원, 2013: 126).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이 활성화되고 체계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에게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개념, 목표, 내용의 범위를 확정하여 제시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이 대체로 통합적 접근이 아닌 생태(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의 영역별 주제나 내용 중심의 교육 또는 체험활동 등의 분절적 방식으로 수행되고 있으며, 실천적 지식보다는 정보적 지식으로 접근된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는 비판이 있고(권영락 외, 2021: 118), 영역이나 내용 범위를 확정하는 연구가 자칫 이러한 경향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실 현장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학교라는 공교육 체제를 고려하여 교육의 방향과 내용을 탐색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내용의 범위와 체계가 확립되어야 이에 기반하여 교수·학습 방안을 강구할 수 있고 교과 교육과의 연계 방안, 범교과 학습 주제 교육에서의 실행 방안 등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영역 및 내용 요소는 이후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수·학습 실행을 마련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하겠다.
기존에도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영역과 내용의 범위를 다루는 연구들은 다수 수행되었다. 다만 이들 연구들은 학교 교육과 학교 밖 교육의 양 차원을 아우르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거나,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석의 준거가 문헌 분석을 통한 개별 연구진의 판단에 의거하여 설정된 경우가 많아(UNESCO, 2005; 강운선, 2010; 김다원, 2020; 김호석 외, 2011; 박태윤·성정희, 2007; 이선경 외, 2005 등), 해당 영역과 내용 범위가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방향이나 현장에 적합한지 실제로 검토하지 못하였다. 요컨대, 학교 교육 차원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와 내용 범위를 전문가들의 합의를 통해 명시적으로 확정하고자 하는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실행 가능성을 높여 효과적인 교육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방향과 교육과정에 적합한 내용을 중심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을 재설정하고, 이에 기반하여 학교 교육에서의 실행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에 본 연구는 기존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영역 및 내용에 대한 선행연구를 탐색하고 전문가 패널로 구성된 델파이 조사를 통해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 영역 및 주요 내용을 도출하고자 한다.
II. 선행연구 탐색
본 장에서는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영역 및 주요 내용을 도출하기 위한 기초 탐색으로, 지속가능발전 및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세 영역에 대한 그간의 논의와 유관 주제교육(특히 환경교육)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변천 사항을 검토하고,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에 대한 기존 선행연구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유네스코 보고서(UNESCO, 2005)로부터 시작되어, 이후 국내 연구들에서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변형․제시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세 개(환경적, 사회․문화적, 경제적) 영역은 지속가능성 혹은 지속가능발전,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세 가지 영역에서 연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세 가지 영역은 UN(2002; 2005)에서 지속가능발전의 3가지 요소(경제 발전, 사회 발전, 환경 보전)로 공식화되었으며, 이 3가지 요소는 상호의존적이고 서로를 강화할 수 있는 지지대(interdependent and mutually reinforcing pillars)로 표현되었다. 한편 Purvis, Mao와 Robinson(2018)은 지속가능성의 영역에 대해 언급한 1980년대 후반부터 2017년까지의 문서를 검토하였는데,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또는 생태적) 요인 또는 목적을 모두 아우르는, 상호 연결된 기둥 또는 지지대(pillars), 차원(dimensions), 요소(components), 의자 다리(stool legs), 측면(aspects), 관점(perspectives) 등으로 다양하게 묘사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지속가능성 혹은 지속가능발전의 세 가지 영역들 간의 관계는 [그림 1]과 같이 주로 묘사되며, 다양한 연구자들과 기관들에 의해 변형되어 왔고(Purvis, Mao, & Robinson, 2018), 현재도 진행 중이다. 문자 그대로 세 개의 상호 독립적인 기둥으로 묘사한 그림과 교집합 및 차집합이 있는 벤다이어그램은 비교적 ‘약한 지속가능성’을, 제일 바깥 원이 생물 권역이면서 삼원이 완전히 중첩된 벤다이어그램과 SDGs의 웨딩케이크 모델은 생태계 보전을 우선 가치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비교적 ‘강한 지속가능성’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2)
지속가능발전의 세 가지 영역은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로 구체화되고, 지속가능발전교육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내용을 모두 포괄한다. 따라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 범주는 매우 광범위할 수밖에 없으며, 환경교육, 기후변화교육(기후정의교육), 세계시민교육, 다문화교육, 소비자교육 등의 여타의 주제교육3)과 중첩되면서도 밀접한 관련성을 띠고 있다. 이들 주제교육 간의 관계나 각 교육의 정체성에 대한 학술적 논의 역시 합의되지 않은 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실제 교육 현장에서도 지속가능발전교육은 유관 주제교육과 함께 제시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SDG 4-교육 2030 안내서에 의하면, 지속가능발전교육과 관련 있는 SDG 4의 세부목표 4.7에서 지속가능발전을 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 기능, 가치, 태도를 얻는 데에 지속가능발전교육과 세계시민교육, 이외에도 인권, 성평등, 시민성 관련 교육 등이 기여한다고 하여(유네스코한국위원회, 2018: 13), 이들 교육 간의 유기적 관계성을 언급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의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에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생태전환교육 및 민주시민교육을 전 교과에 반영”(교육부, 2021b)한다고 하여, 지속가능발전교육과 생태전환교육, 민주시민교육을 동일 맥락에서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발전교육(ESD)과 환경교육(EE)4) 간의 긴장 관계는 여전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학교 현장에서 두 교육의 차별성에 대해 혼란이 빚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양자 간의 관계는 동일하다는 입장부터 서로 공유하는 부분이 있으나 다소 다르다는 입장, 지속가능발전교육에 환경교육이 완전히 포섭된다는 입장까지 다양한 담론이 전개되어 왔다. 이와 같은 다양한 해석에 대해 Wals와 Kieft(2010)는 [그림 2]과 같이 정리하였다.
먼저 교육 내용 측면에서 볼 때, -에서 +로 갈수록 생태적 관점(협의의 전통적 관점)으로부터 사회·문화, 정치적 관점(포괄적·혁신적 관점)으로까지 확장된다고 볼 수 있으며, ESD와 EE 모두 –와 +의 스펙트럼 중 어느 지점에 자신의 입장을 두느냐에 따라 두 교육이 동일할 수도,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교수·학습 측면을 살펴보면, -에서 +로 갈수록 전달적 관점(협의의 전통적 관점)으로부터 변혁적 관점(포괄적·혁신적 관점)으로까지 확장된다고 볼 수 있으며, 교육 내용과 같이 –와 +의 스펙트럼 중 어느 지점에 자신의 입장을 두느냐에 따라 두 교육이 동일한 입장을 지향할 수도, 다른 입장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영역 및 내용 요소를 탐색하고자 하는 본 연구에서는 환경적, 사회·문화적, 경제적 영역을 대등한 관점에서 고루 다루고자 한다는 점에서 교육 내용 측면에 볼 때 ESD+의 입장을 취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는 데 시민으로서의 역량과 자질이 중요하므로, 교사 중심의 전달 수업으로부터 경험과 실행 중심의 수업 방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았다. 즉 교수·학습 측면에서는 본 연구가 위치한 입장이 ESD와 ESD+의 중간 지점(경험 단계)에 위치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본 연구의 범위가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교수·학습 방안까지 다루는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입장은 영역의 명칭이나 포함되는 내용의 범위로 간접적으로 드러낼 것이다.
요컨대, 본 연구에서는 초·중등학교에서 실행되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이 우리나라의 17개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를 성취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에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이 다른 유관 주제교육의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단, 별도의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의미’와 ‘전체 및 학교급별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학교 교육을 통해 달성해야 할 최종 지향점을 밝혀 다른 유관 주제교육과의 차별성을 꾀하고, 나아가 학교 밖 교육과 대비하여 학교라는 제도적 공간의 형식적 교육 체제하에서 실시되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정체성을 견지하고자 하였다. 요컨대,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은 교육 내용상 유관 주제교육과 중첩될 수 있으며, 교육 목표상 지속가능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시민으로서의 역량과 자질 함양에 초점을 두고자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7 개정 교육과정부터 범교과 학습 주제에 지속가능발전교육이 반영되기 시작하였으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지속가능발전교육과 관련성이 높은 ‘환경’ 과목뿐만 아니라 사회, 실과 등 관련 교과의 교육과정에도 부분적으로 반영되었다. 예를 들어, 2015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의 초등학교 5∼6학년군 내용 요소에 ‘지속가능한 발전’, 중학교 1∼3학년군의 내용 요소에 ‘지속가능한 자원 개발’이 반영되었으며(교육부, 2018: 280-281), 중학교 선택 교과 중 하나인 ‘환경’ 과목의 교육과정에는 ‘지속가능한 사회’가 네 영역 중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교육부, 2015b: 3-4). 그러나 여전히 지속가능발전교육은 ‘환경’ 과목에서 중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선택 과목인 ‘환경’ 과목을 개설하는 학교는 매우 적은 실정이다. 예를 들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중등학교에서 환경 과목의 선택 현황을 조사한 서은정(2016: 253-255)에 따르면, 2015년의 경우 중학교의 6.85%, 고등학교의 12.81%가 환경 과목을 선택하였고 중등학교에서 환경 과목의 선택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모든 학생이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충분히 받는다고 하기는 어렵다.
최근 우리나라는 초·중등학교 교육에서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을 강화하고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2021년 9월에는 「교육기본법(법률 제18456호)」이 개정되어 제22조의2(기후변화환경교육)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이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하여 생태전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실시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신설되었다. 2022년 12월에 확정·고시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환경·생태교육을 확대’하였다(교육부, 2022).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시안을 연구·개발할 때 전체 교과에서 생태전환교육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해 내용 체계(안)을 제시하였다(교육부, 2021c: 99-101).
이와 같이, 관련 법률이 개정되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역할과 위상이 제고되었으나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교육부(2021a)에서 제시한 생태전환교육의 내용 체계(안)은 ‘지속가능한 미래 준비를 위한 핵심 소양’을 갖추도록 인지적 측면을 넘어서 관점 및 태도, 참여 및 실천 등의 측면까지 확장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생태전환교육은 기후변화와 대응, 생태계 보전 등의 내용을 다루는 데 환경적 관점에 초점을 둔다는 한계가 있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해서 환경적 관점에서만 접근한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경제적, 사회적 관점 등으로 확장되어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제시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속가능발전교육에서도 환경적 관점을 넘어 보다 폭넓은 관점 확장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영역 및 내용의 범위를 추출하기 위해, 이와 관련한 기존 선행연구들(UNESCO, 2005; 강운선, 2010; 권영락 외, 2021; 김다원, 2020; 김호석 외, 2011; 박태윤·성정희, 2007; 이선경 외, 2005 등)을 살펴보았다. <표 1>은 이 연구들에서 제시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관점과 내용을 비교하여 정리한 것이다.
먼저 이선경 외(2005)의 연구에서는 유네스코의 연구(UNESCO, 2005)에 기반하여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하여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을 제시하였으며, 박태윤과 성정희(2007)의 연구에서는 초·중등학교에서의 교육을 고려하여 내용 요소를 조정하였다. 이후 여러 연구에서 내용 요소를 수정·보완하는 논의가 진행되었다(강운선, 2010; 김다원, 2020; 김호석 외, 2011). 이들 연구에서 제시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 요소를 살펴보면, 일부 내용 요소에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유사한 내용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회, 환경, 경제의 세 영역으로 접근하는 방식 또한 지속적으로 활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표 1> 참조).
그런데 2015년에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가 발표되었고, 이에 기반하여 우리나라에서도 2020년에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수정·보완되었으므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권영락 외(2021: 62, 71, 77, 79)는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서 강조될 필요가 있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에 대해 교사, 학부모, 학생의 인식 및 요구사항을 조사한 바 있으므로, 이 연구의 결과를 참조하여 학교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실행하기 위한 내용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III.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전문가 협의회, 델파이 조사를 통해, 학교 교육에 적합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 영역 및 내용 요소를 설정하였다. 구체적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과 관련된 학계 및 실행 전문가, 교사 등의 패널로 구성된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여,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를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 기능, 가치 및 태도를 도출하여 초·중등학교에서 요구되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와 영역 및 내용 요소를 설정하였다.
먼저 델파이 조사지를 마련하기 위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K-SDGs),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이론적 배경 및 동향, 교육과정 관련 문서 등을 검토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초·중등학교 교육에 적합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 영역 및 주요 내용 요소의 초안과 델파이 조사지를 마련하였다. 이후 지속가능발전교육 분야의 연구 및 실행과 관련된 전문가를 대상으로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림 3]은 델파이 조사의 과정을 간략히 도식화한 것이다.
1차 델파이 조사는 7일간(2022년 3월 23~29일) 진행되었으며,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전체 목표 및 학교급별 목표(안)의 적절성, 영역(안) 및 내용 요소(안)의 적절성을 평가하도록 하였다. 2차 델파이 조사는 8일간(2022년 4월 20~27일) 진행되었으며, 1차 델파이 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수정된 내용의 적절성에 대해 전문가별로 자신의 1차 평정 결과를 참조하여 최종 평정이 이루어졌다.
델파이 조사는 총 24명이 참여하였으며, 지속가능발전교육과 관련하여 연구 전문성을 지니거나 실행 경험이 있는 사회과교육 전문가 8명, 과학교육 전문가 7명, 환경교육 전문가 4명, 실과(기술·가정)교육 전문가 3명, 기타 전문가 2명으로 구성되었다. 대학 및 초·중등학교급에 따라 살펴보면, 대학교수 10명, 고등학교 교사 4명, 중학교 교사 4명, 초등학교 교사 3명, 기타 기관 연구원 3명으로 구성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1차 델파이 조사부터 구조화된 질문지를 구성하였으며, 전문가들에게는 질문지의 항목별 타당성 및 적절성을 평정하도록 요구하였다. 일반적으로 델파이 조사의 경우, 1차 조사에서는 개방형 질문을 구성하고, 2차 조사부터는 이전 조사 결과 분석에 기반하여 폐쇄형 질문을 구성한 후 이에 대해 타당성을 평가하게 한다. 델파이 조사 절차가 반복되는 동안 개별 참여자들은 이전 응답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응답을 수정·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강용주, 2008: 3-4). 그러나 연구 조사의 내용이나 성격에 따라 첫 번째 델파이 조사에서부터도 구조화된 설문을 활용할 수 있으며, 실제 문헌 고찰을 통해 추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1회부터 전문가들에게 타당성을 평정하도록 하는 대규모 연구 사례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강용주, 2008: 9-12). 본 연구에서도 각종 문헌을 검토하고 네 차례의 전문가 협의와 연구진 협의를 통해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 영역 및 주요 내용 요소의 초안을 구조화하여 1차 델파이 조사지를 구성하였다.
델파이 조사지를 개발하기에 앞서 전문가 자문과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정의를 고찰하고, 학교 교육 체제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이와 같은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의미에 근거하여 목표, 영역 및 내용 요소를 담은 델파이 조사지를 마련하였다.
초·중등학교에서의 양질의 정규 교육에 기반하여, 현세대와 미래세대를 위해a환경, 사회, 경제 영역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지속가능한b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인적, 지역적, 국가적, 전 지구적 관점c에서 의사 결정을 내리고 행동d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 역량e을 함양하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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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SCO(2014: 20), 유네스코한국위원회(2016: 22) : ‘현세대와 미래세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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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SCO(2017: 7), 유네스코한국위원회(2016: 22; 2019: 7), 이선경 외(2014: 8) : ‘정의롭고, 환경적으로 건전하며, 경제적으로 안정된’, ‘환경적으로 온전하고, 경제적으로 생존 가능하며, 정의로운 사회’, ‘사회, 환경, 경제 영역의 상호 관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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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경 외(2014: 8) : ‘개인적, 지역적, 국가적, 지구적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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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SCO(2014: 20), 유네스코한국위원회(2016: 22), 이선경 외(2014: 8) :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행동을 이끌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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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SCO(2014: 20; 2017: 7-8, 10-11), 유네스코한국위원회(2016: 22; 2019: 7-8, 10-11) : ‘역량을 키우는’, ‘지속가능성 역량’, ‘지속가능성의 핵심역량’
또한 정규 학교 교육에서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학교급별 교육 목표를 검토하였고(교육부, 2015a: 4-6),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 특히 교육적 인간상과 역량 관련 개선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생태전환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의 학교급별 교육 목표 예시(안)을 검토하였다(교육부, 2021b: 12-15). 이에 기반하여 학교급별 지속가능발전교육 목표의 초안을 마련하기 위한 원칙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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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본 연구에서 설정한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의미’와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 목표(안)’에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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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현행 교육과정의 학교급별 교육 목표의 주안점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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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개선 방향(특히 교육적 인간상과 핵심역량을 연계한 교육 목표 개선 부문)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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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③에 따라 제시된, 생태전환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의 학교급별 교육 목표 예시(안)을 참고한다.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영역 및 내용을 구성하기 위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K-SDGs)와 관련한 보고서, 선행연구(Ⅱ장 3절 참조) 등을 검토하여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 영역의 초안을 마련하였다. 구체적인 개발 과정과 고려사항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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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선행연구(강운선, 2010; 권영락 외, 2021; 김다원, 2020; 김호석 외, 2011; 박태윤·성정희, 2007; 이선경 외, 2005; UNESCO, 2005 등)에서 제시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영역 및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유사하거나 동일한 내용 요소별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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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의 세부 내용(관계부처 합동, 2021)을 분석한 후 관련 부문과 연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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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권영락 외(2021)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과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의 내용 중 교사와 학생의 선호도가 높은 내용을 중심으로 유사 내용 요소를 통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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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지속가능발전 및 목표의 근본 취지를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최근의 국제적 동향과 각 분야의 최신의 흐름을 반영하여 용어를 선정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1차 델파이 조사지에도 제시하여 본 연구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해를 도왔다. 델파이 조사지의 구성은 <표 2>와 같으며,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전체 목표와 학교급별 목표의 적절성, 영역 및 주요 내용 요소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춰 델파이 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 영역 | 1차 조사지 | 2차 조사지 | 응답 방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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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항 수 | 문항 수 | |||
1.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 목표(안) 적절성 | 4 | 4 | 5점 리커트 척도 | |
2.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 영역(안) 적절성 | 대영역 | 3 | 4 | |
중영역 | 10 | 11 | ||
3. 학교급별 지속가능발전교육 내용 요소(안)의 적절성 | 25 | 28 | 여부 표시(중복 응답) |
2차 델파이 조사에서는 1차 조사 결과, 특히 개방형 응답 내용을 반영하고 연구진과 전문가 협의를 거쳐 변경된 목표, 영역, 내용 요소의 수정안에 대한 적절성을 확인하였다. 전문가들이 판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2차 델파이 조사지에서는 각 수정안의 적절성을 묻기 전에 1차 조사지 내용과 비교하여 2차 조사지의 주요 변동 사항을 제시하였다. 또한 1차 델파이 분석 결과, 즉 항목별 평균, 척도별 응답률과 전문가 본인의 1차 조사지 응답을 함께 제시하여 전문가들의 판정을 도왔다.
응답 결과는 항목별로 척도 평균, 표준편차, 내용타당도 비율(Content Validity Ratio: 이하 CVR), 합의도(Degree of Consensus), 변이 계수(Coefficient of Variation: 이하 CV) 등을 산출하여 분석하였다. CVR은 전체 응답자 중에서 타당하다고 판단한 응답자의 비율을 산출한 것으로, 모든 응답자가 타당하다고 응답한 경우는 1.00, 절반이 타당하다고 응답한 경우는 0.00, 절반 미만일 경우 음수의 값이 된다(Lawshe, 1975). 전문가 패널의 규모에 따라 타당도가 확보되는 CVR의 임계값은 다르며, Ayre와 Scally(2014)에 따르면 전문가 패널이 24명일 경우 CVR의 임계값은 0.417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전문가 패널의 합의 정도와 응답의 차이 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합의도와 CV도 함께 검증하였다. 합의도는 집단 추정치로 중앙값, Q3(제3사분위 계수, 전체 사례수의 누적 값 중 75%의 값)과 Q1(제1사분위 계수, 전체 사례수의 누적 값 중 25%의 값)의 차이를 이용하여 산출하였는데(이종성, 2006: 59-60), 그 범위는 0~1이며 1에 가까울수록 높은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CV는 표준편차를 산술평균으로 나눈 것으로 0.5 이하이면 높은 수준의 합의, 0.5~0.8이면 비교적 안정적 합의, 0.8 이상이면 추가 조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노승용, 2006: 56).
IV. 연구 결과
1차 조사의 응답 분석 결과는 <표 3>과 같다. 모든 항목의 평균이 5점 리커트 척도에서 4점을 넘고 CVR 값 또한 0.417(24명 패널의 임계값)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양적 평가 결과 측면에서는 본 연구가 제시한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안)에 대해 전문가들이 적절하다고 인식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개방형 문항의 질적 응답 결과는 이와 다른 양상을 보였는데, 목표와 영역의 초안에서 수정이 필요한 점에 대해 공통된 의견이 다수 제시되었다.
<표 4>는 목표와 영역 초안에 대한 개방형 문항의 응답에서 다수의 전문가가 공통으로 제기한 의견과 이에 대한 연구진의 논의 결과를 개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공통으로 제기된 의견에 대해 연구진의 논의 및 전문가와의 협의를 거쳐 개방형 문항 응답 중 2차 델파이에 반영할 내용을 결정하였다.
[그림 4]는 목표의 초안과 수정안을 비교한 것으로, 전문가들이 판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2차 델파이 조사지에 이를 제시하였다. 전체 목표의 수정안에서는 목표에 대한 이해도와 간결성, 의미의 명확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체 의식’과 ‘지속가능성’을 삭제하였다. 학교급별 목표의 수정안의 경우, 초등학교급 목표는 개방형 문항에서 의견이 별로 제기되지 않아 원안을 유지하였고, 중학교급과 고등학교급 목표는 두 학교급 간의 위계가 뚜렷이 드러나도록 수정하였다. 또한 고등학교급의 목표는 다른 학교급과 비교하여 목표 진술이 다소 과도하지 않도록 간결하게 수정하였다.
[그림 5]는 영역의 초안과 수정안을 비교한 것으로, 전문가들이 판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2차 델파이 조사지에 이를 제시하였다. 대영역 수정안에서는 지속가능성의 가치 아래 환경, 사회, 경제 세 영역의 학습이 분절적이 아닌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지속가능발전의 일반론을 다룬 대영역을 추가하여 네 개의 대영역으로 수정하였다. 중영역 수정안에서는 크게 네 가지 측면에서 변화가 있었다. 첫째, 수정안 기준 대영역 Ⅱ의 중영역 2에서 ‘자원 순환’이라는 용어가 재사용 및 재생 이용 또는 폐기물 처리 등으로 이해될 우려가 있어, 자연자원 및 생태계의 보전에 기반한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중영역명을 변경하였다. 둘째, 중영역 3에서는 도시와 농촌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을 폐기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 및 지역 공동체 구축에 초점을 맞춰 내용 요소를 수정하였으며 이에 맞춰 중영역명을 변경하였다. 셋째,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학습할 수 있도록, 수정안 기준 대영역 Ⅲ의 중영역 ‘건강과 행복한 삶’을 제일 처음에 배치하도록 순서를 조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수정안 기준 대영역 Ⅲ에서 다른 대영역과의 학습 비중을 고려하고, 인권, 문화 다양성,불평등 문제 등과 관련하여 중영역끼리 내용 요소가 겹치는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하고자 중영역의 수를 4개에서 3개로 축소하고 내용 요소를 통합·재배치하였다. [그림 6]은 대영역, 중영역, 주요 내용 요소의 초안과 수정안을 모두 포함한 전체 변동 사항을 비교·정리한 것이다. 전문가들이 전체 변동 사항을 한눈에 파악하여 수정안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2차 델파이 조사지에 이를 제시하였다.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 목표와 영역의 수정안에 대한 2차 델파이 조사 결과는 <표 5>와 같다. 목표 수정안의 경우 모든 항목의 척도 평균이 1차 델파이 조사 결과보다 높게(4.54~4.71) 나타났으며, CVR 값도 1차 델파이 조사 결과보다 높게(모두 0.83 이상) 나타났다. 합의도 역시 모든 항목에서 0.80 이상으로 안정적인 값을 보였다. 대영역 수정안의 경우 2차 델파이 조사에서 새로 제시한 대영역 Ⅰ을 제외하고 모든 항목에서 1차 델파이 조사 결과보다 척도 평균이 높게(4.50~4.79) 나타났다. CVR 값도 높게(모두 0.75 이상) 나타났으며, 합의도 역시 모든 항목에서 0.80 이상으로 안정적인 값을 보였다. 중영역 수정안의 경우 항목별 척도 평균은 4.46~4.92로, CVR 값은 0.83~1.00으로, 합의도는 0.75~1.00으로 나타나 1차 델파이 조사의 결과보다 대체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표 6>은 2차 델파이 조사에서 주요 내용 요소 수정안에 대해 학교급별 교수·학습의 적절성을 평가하도록 한 문항에 대한 중복 응답 결과이다.5) 중학교와 고등학교급에서는 모든 내용 요소에 대해 가르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초등학교급의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대영역 Ⅰ의 ‘2.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천’의 2개 내용 요소(16.7%, 12.5%), 대영역 Ⅳ의 ‘2. 지속가능한 생산과 기업 윤리’의 1개 내용 요소(12.5%), ‘3. 빈곤층 감소와 사회 안전망’의 1개 내용 요소(8.3%)에서 두드러지게 낮은 비율을 보였다. 그런데 낮은 비율을 보인 내용 요소의 경우에도 이미 초등학교급의 교육과정이나 수업에서 학생의 수준을 고려하여 다루어지는 경우도 있고, 본 연구에서 마련한 내용 요소가 주제 차원으로 다소 폭넓게 제시된 측면이 있으므로 초등학교급에서 이러한 내용을 다루기 어려운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1차, 2차 델파이 조사 결과, 본 연구에서 마련한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안, 영역안의 적절성이 확보되었다. 이에 마지막 절차로 2차 조사지의 개방형 문항에서 공통으로 제기된 의견 중 반영할 만한 것이 있는지 검토하고 최종안을 확정 짓기 위해 전문가 자문(2022. 5. 19.)을 거쳤다. 그 결과, 가독성을 높일 수 있는 표현과 관련된 일부 수정 의견을 반영하여 <표 7>, <표 8>과 같이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와 영역 및 내용 요소의 최종안을 확정하였다.
먼저 <표 7>에서 보듯이,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은 “지속가능한 현재와 미래를 위해 개인적, 지역적, 국가적, 전 지구적 관점에서 환경, 사회, 경제 영역의 영향과 상호 관련성을 이해하고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하여 사회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역량 함양을 강조하는 전 세계적인 교육 흐름에 부합하면서도 지속가능발전교육의 통합적인 성격이 드러나도록 목표를 진술한 것이다. 학교급별 목표는 이러한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전체 목표 달성과 함께 계열성을 염두에 두고 설정하였다. 초등학교급에서는 지속가능한 삶에 필요한 기본 습관 및 기초 능력, 생태 감수성과 공동체 의식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중학교급에서는 환경, 사회, 경제 영역의 영향에 대한 이해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본 역량과 자질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고등학교급에서는 환경, 사회, 경제 영역의 영향과 연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여 의사 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수 있는 시민으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둔다.
<표 8>은 본 연구에서 마련한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영역과 주요 내용 요소의 최종안을 제시하였으며, 내용 요소별로 연관된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를 함께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환경, 사회, 경제의 세 영역의 학습이 통합적, 유기적으로 이루어져 지속가능발전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히기 위해, ‘Ⅰ. 지속가능한 현재와 미래’라는 대영역을 포함하여 4개의 대영역으로 구성하였다. 또한 중영역 및 내용 요소에서 알 수 있듯이, 대영역 Ⅲ에는 사회적 측면만이 아니라 문화적 측면까지 포함한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지속가능발전교육 관련 연구 및 실행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델파이 조사를 수행하여,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 주요 내용 요소 및 이를 포괄하는 영역을 확정하였다. 그간 학교 교육 측면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을 다루거나 이를 기반으로 교육과정 및 교과서를 분석하는 연구가 종종 수행되었으나, 대부분 이론적 탐색에 근거한 연구진의 판단에 기반하였다. 본 연구는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지속가능발전교육 내용의 포괄성 및 광범위성을 이해하고, 전문가들의 합의에 기반하여 학교 교육에서 적절한 수준으로 균형 있게 다룰 수 있도록 내용의 범주와 범위를 정하고자 하였다. 즉, 본 연구 역시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 범위를 정하기 위해 기존 연구와 같이 이론적 탐색을 수행하였으나,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전문가들의 합의를 통해 절차적 타당성과 내용적 타당성을 확보한 것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더불어, 기존 연구가 내용의 범주를 영역 수준에서만 다루었다면, 본 연구에서는 영역별 주요 내용 요소 수준까지 마련하여 학교에서 실행할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을 구체화하고자 하였다.
전문가들의 합의 결과, 본 연구에서는 지속가능한 현재와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적 역량 함양에 방점이 있는 목표를 설정하였으며, ‘Ⅰ. 지속가능한 현재와 미래’, ‘Ⅱ. 지속가능한 환경과 시민 생활’, ‘Ⅲ. 지속가능한 사회와 시민 생활’, ‘Ⅳ. 지속가능한 경제와 시민 생활’이라는 4개 대영역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영역을 구성하였다. 영역명에서 ‘시민 생활’을 강조한 이유는 학교에서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이 자칫 각 영역에 대한 지식 이해 차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시민적 역량 함양이라는 목표 반영을 명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이 단순히 환경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환경 문제의 원인과 결과, 해결을 둘러싼 각종 사회적·경제적 영향력과 상호 관련성, 그로 파생되는 여러 가지 인권, 불평등, 빈부 격차 등의 문제 해결이 결국 시민적 역량에 달려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영역명에서도 우리 사회가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한 시민으로서의 의사 결정 능력과 참여 의지를 강조하고자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결과가 지식 이해 차원에서 나아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으로서의 의사 결정 능력 함양과 참여 의지,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는 내용 체계 구성의 차원이 아니라,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를 분명히 하여 교사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이 목표에 기반한 교수·학습 방안의 마련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보았다.
한편 세 영역의 학습이 통합적, 유기적으로 이루어져 지속가능발전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드러내고자 ‘Ⅰ. 지속가능한 현재와 미래’ 영역을 포함하였으나, 본 연구가 기존의 세 영역의 구분을 따랐다는 점에서 여전히 세 영역을 분절적으로 학습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이 또한 본 연구에서는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에 대한 공감과 교수·학습의 방향 설정 및 방안 마련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보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 도출한 목표와 영역 및 주요 내용 요소를 기반으로 하여, 향후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통합적 관점과 시민적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교수·학습 방안 마련과 관련한 후속 연구를 기대하는 바이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인 초·중등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 및 영역, 주요 내용 요소는 학교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실행할 때 지침으로 활용될 수도 있고,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실행 실태를 헤아리거나 교과 교육과정과의 연계성 분석 시 준거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교과 교육과정과의 연계성 분석은 전체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영역 및 주요 내용 요소의 관점에서 각 교과 내용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하고, 각 교과에서 강점이 있는 지속가능발전교육 영역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연계성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하여, 상호 연관성이 있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영역 및 주제를 공유하는 교과 연계 수업, 또는 범교과 주제학습을 다루는 창의적 체험활동, 자유학기제와의 통합 수업을 설계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각 교과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관점, 즉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통찰하고 해결하기 위한 통합적 관점을 확산하는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실행 가능성을 높여 효과적인 교육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방향이나 교육과정에 적합한 내용을 중심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내용을 재설정하고, 이에 기반하여 학교 교육에서의 실행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마련한 학교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목표, 영역 및 주요 내용 요소가 이후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효과적인 교수·학습 실행 마련의 토대가 되고, 이와 관련된 연구가 확산되는 데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