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학생들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에 진학하는 학교급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상급학교로의 진학은 학생들의 신체·정서·지식이 성장하는 내적 변화와 함께 학교 환경이 바뀌는 외적 변화를 수반한다(강갑준, 임수진, 2000; 이영식, 2000). 또한 전환기 시기를 맞이한 청소년은 부모와의 관계(김경민, 2010; 박영신, 김의철, 2009; 정태연, 최상진, 김효창, 2002), 교사 및 교우와의 관계(김선아, 2012; 송연주, 김대현, 이상수, 2015; 염혜선, 임성애, 이은주, 2019; Piko & Hamvai, 2010)를 재정립하기도 한다.
전환기 시기의 학생들은 엄격한 학교 규율에서 오는 스트레스, 성적 경쟁으로 인한 학업 부담의 증가, 교과별 수업 진행에 따른 교사와의 친밀감 부족, 사춘기로 인한 부모와의 거리감 발생, 자아개념이 아직 정착되지 않아 발생하는 자아정체성의 혼란 및 자아존중감의 감소 등과 같은 부정적인 경험을 하기도 한다(엄선영, 이강이, 2012; Eccles et al., 1993; Hirsch & Rapkin, 1987). 관련하여 여러 연구에서는 전환기 시기의 학업적 측면에서의 부정적 경험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자기결정성 동기의 역할에 주목해 왔다. 구체적으로, 자기결정성 동기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직접적인 영향(류지헌, 임지현, 2008; 이민희, 정태연, 2008; 장유진, 황혜영, 2017; 조현철, 2011, 2013)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학업 관련 특성 전반에 관여하여 학업 성과에 유의미한 매개효과(박소희, 조민아, 2013; 조한익, 권혜연, 2010; 조한익, 황정은, 2012; 최헌철, 엄우용, 2020; 홍국진, 이은주, 2017)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결정성 동기란, 개인의 학습이 스스로 내면의 결정(자율성)에 의한 것인지, 또는 외부의 의도(통제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지에 대한 개념이다(Deci et al., 1991; Deci & Ryan, 2000; Ryan & Connell, 1989; Ryan & Deci, 2000). 이때, 자율성과 통제성은 서로 상반된 개념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존재하며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두 가지 요인이 개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자기결정성 동기 유형이 나타나게 된다. 구체적으로, 자율성이 높은 동기는 내적 조절동기와 확인된 조절동기로 구분된다. 반면, 통제성이 높은 동기는 외적 조절동기와 부과된 조절 동기로 세분화된다. 자율성이나 통제성의 정도에 영향을 받지 않아 동기 자체가 거의 없는 상태는 무동기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정리하여 제시하면 <표 1>과 같다.
학습에 대한 관점 | 하위 영역 |
---|---|
통제성: 학습이 외부의 의도에 의해 결정 | 외적 조절 동기 |
부과된 조절 동기 | |
자율성: 학습이 스스로에 의해 결정 | 확인된 조절 동기 |
내재적 조절 동기 | |
동기 자체가 거의 없는 상태 | 무동기 |
김성수 와 윤미선(2012)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5편의 자기결정성 동기 관련 논문들을 대상으로 메타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자기결정성 동기는 학습자의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임을 밝혔다. 특히 자율성 동기는 학업성취도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통제성 동기와 무동기는 학습자의 학업 성적과 부적인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초·중·고등학교의 모든 학교급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었다(이민희, 정태연, 2008; 조한익, 권혜연, 2010; 조현철, 2011, 2013). 또한 이은주(2017)는 85편의 국내 관련 연구를 메타 분석하여, 자기결정성 동기가 학업성취뿐만 아니라 자기조절학습, 학습몰입, 학교적응 및 학업 스트레스와 같은 학업 관련 특성들과도 유의미한 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전환기 청소년의 자기결정성 동기와 관련된 선행연구는 크게 두 가지 연구 경향, 즉 변수 중심 접근 방법(variable-centered approach)과 개인 중심 접근 방법(person-centered approach)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변수 중심 접근 방법을 활용한 선행연구의 대다수는 횡단적인 관점에서 전환기를 경험하기 이전, 즉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학생들, 또는 전환기를 경험한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자기결정성 동기 특성을 각 유형별로 살펴보았다(신이나, 손원숙, 2016; 신이나, 송영명, 2019; 임성애, 이은주, 2014; 차정은 외, 2010; 최현주, 조민희, 2014). 하지만 이들 연구는 학생 집단별로 변수들의 특성을 비교하는 횡단적인 분석에 집중했기 때문에, 전환기를 거치면서 학생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종단적 측면의 설명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연구에서는 개인 중심 접근 방법을 활용한 연구가 진행되는 추세이다(권예지, 이은주, 2019; 김나영, 황혜영, 2018; 김수연, 장재홍, 2021;이은주, 임성애, 2018; 장희선, 2020). 즉,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으로, 또는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진학하는 시점을 시간의 연속선상에 두고 자기결정성 동기 잠재 프로파일을 확인하여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분석하는 연구들이 수행되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 조류는 비교적 최근에 시작되어, 선행연구의 수가 다소 제한적이다. 또한 모든 연구가 초-중-고 전환기 중 한 시점만을 다루고 있으므로,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포괄하는 연구를 통해 초-중 전환기와 중-고 전환기에서 수반되는 변화가 개인의 차이가 아니라 학교급의 차이에서 발생한 변화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선행연구에서는 자기결정성 동기 전이의 영향 요인에 대해 분석할 때, 분산분석 또는 회귀분석 등의 전통적 연구 방법론을 사용했기 때문에 자유도, 다중공선성 등의 방법론적 제한으로 적은 수의 변수의 영향력에 대해서만 다룰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자기결정성동기와 관련이 높다고 알려진 변수를 주로 투입하여 이들 변수의 영향력을 밝혔다. 그러나 데이터 마이닝 기법의 일종인 랜덤 포레스트(random forest, 이하 RF)의 경우, 전통적 연구 방법론이 가진 한계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다양한 변수를 동시에 모형에 투입하여 이들의 영향력을 탐색해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자기결정성 동기와 관련 있는 변수를 보다 종합적인 시각에서 조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한국교육종단연구2013」(Korea Educational Longitudinal Study 2013, 이하 KELS2013)의 2차 연도(초6), 3차 연도(중1), 5차 연도(중3), 7차 연도(고2) 데이터를 사용하여 잠재전이분석(latent transition analysis)을 통해 초-중 전환기 및 중-고 전환기 청소년의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중-고 전환기의 경우, 자기결정성 동기 관련 변수들의 데이터가 고1이 아닌 고2 시기에 수집되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고2 자료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또한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의 변화 중에서 바람직한 변화를 보인 집단을 중심으로 RF를 사용하여 초-중 전환기 및 중-고 전환기의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의 긍정적인 변화에 있어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파악하였다.
II. 이론적 배경
초기의 선행연구들은 자기결정성 동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 탐색하는 ‘변인 중심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왔다. 특히, 학년과 성별은 모든 학교급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영향 요인이다. 관련 선행연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율성 동기인 내적 조절동기와 확인된 조절동기는 감소하고, 통제성 동기인 외적 조절동기와 부과된 조절동기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태은, 현주, 2007; 심우엽, 2001; 조한익, 권혜연, 2010). 또한, 남학생들보다 여학생들이 내적 조절동기, 확인된 조절동기, 부과된 조절동기가 더 높았고(임지현, 류지헌, 2007),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발생하는 자기결정성 동기의 변화가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이은주, 2000).
학년과 성별 외에도, 학생 개개인의 학업 관련 특성들의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자기조절학습(조한익, 2014), 자기효능감(전성희, 신미, 유미숙, 2011), 자기 조절 및 인지 학습 전략(류지헌, 임지현, 2008; 이혜주, 2008), 학습 태도(조현철, 2011, 2013), 학습 기술(조한익, 권혜연, 2010), 학습 능력 및 성취 목표 지향성(김태은, 현주, 2007), 몰입(이은주, 2001), 시험 불안(장유진, 황혜영, 2017) 역시 자기결정성 동기와 유의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개인적 특성과 함께, 부모 관련 변인 역시 학생의 자기결정성 동기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 부모의 자율성 지지(김아영, 차정은, 이다솜, 임인혜, 탁하얀, 송윤아, 2008; 이희선, 권영애, 2012)와 통제(장경문, 2007; 홍국진, 이은주, 2017)가 주요 변인으로 밝혀졌다.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는, 부모의 학업적·정서적 지원이 자기결정성 동기를 증가시키고(신종호, 진성조, 김연제, 2010), 특히 부모의 자율성 지지가 자율성 동기, 즉 확인된 조절동기와 내적 조절동기를 매개로 자기 조절 학습 전략(박소희, 조민아, 2013)이나 학습 몰입(김남희, 이정윤(2013)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모의 성취 기대와 통제(임성애, 이은주, 2014), 그리고 거부적 양육태도(조한익, 황정은, 2012; 최헌철, 엄우용, 2020)는 학생의 자기결정성 동기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학교와 관련된 변수들도 자기결정성 동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특히 교사 및 교우와의 관계, 교실 및 학교 환경 요인에 대해 주목해 왔다. 이은주(2000)에 따르면, 긍정적인 교실 분위기, 즉,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고, 학생들 간의 경쟁이 심하지 않으며, 교사가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하고, 학생들의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자기결정성 동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민성, 신택수, 허유성 (2012)은 긍정적인 교사 및 교우와의 관계가 외적 조절동기는 감소시키고 부과된 조절동기, 확인된 조절동기, 내적 조절동기를 증가시키는 순기능이 있음을 밝혔다.
한편, 자기결정성 동기와 관련한 초기 연구는 변인중심적 접근 방식을 적용한 반면, 최근 연구는 개인중심적 접근 방식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개인의 변화 양상을 유형화한 잠재 프로파일을 분석하고, 프로파일의 변화 양상을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가 계속되어 왔다. 이는 자기결정성 동기는 고정된 개인의 특성이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장희선, 2020; Lepper, Corpus & Iyengar, 2005; Sheldon & Kasser, 2001), 자기결정성 동기 변화에 대한 이해는 장기적 관점에서 효과적인 교육 정책 및 학습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 있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기결정성 동기 잠재 프로파일을 설명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신이나, 손원숙, 2016; 이은주, 2017; 이은주, 임성애, 2018; Boiché & Stephan, 2014; Hayenga & Corpus, 2010; Ratelle et al., 2007; Vansteenkiste et al., 2009). 첫 번째 방법은 자기결정성 동기의 두 가지 속성인 자율성과 통제성에 따른 분류이다. 즉, 도출된 잠재 프로파일의 내적 조절동기나 확인된 조절동기를 고려하여 자율성 정도를 판별하고, 외적 조절동기나 부과된 조절동기를 고려하여 통제성 정도를 판별하는 방법이다. 이때, 자율성이 높고 통제성이 낮은 경우는 좋은 질적(good quality) 동기 프로파일로, 자율성과 통제성이 모두 높은 경우는 좋은 양적(good quantity) 동기 프로파일로 해석한다. 두 번째 방법은 자기결정성 동기의 다섯 가지 하위 영역을 사용하여 잠재 프로파일을 구분하는 방법이다. 즉, 자율성 동기를 내적 조절동기와 확인된 조절동기로, 타율성 동기를 외적 조절동기와 부과된 조절동기로, 그리고 무동기까지 고려하여 학생들의 자기결정성 동기 잠재 프로파일을 분류하는 방식이다. 이상의 선행연구에서 나타난 자기결정성 동기 영향 요인에 대해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초-중 전환기 청소년의 자기결정성 동기는 4~5개의 잠재 프로파일로 분류된다(김나영, 황혜영, 2018; 장희선, 2020). 이들 잠재 프로파일은 다섯 가지의 자기결정성 동기 유형들을 모두 고려하여, 무동기형(무동기가 가장 높은 잠재 프로파일)과 무동기를 제외한 나머지 네 가지의 자기결정성 동기 유형들이 낮거나(낮은 동기형), 높거나(강한 동기형), 또는 평균수준(중간 동기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초-중 전환기 학생들의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의 전이 양상은 일관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났다. 김나영과 황혜영(2018)은 초-중 전환기를 거침에 따라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이 높은 통제성 동기, 즉 외적 조절동기와 부과된 조절동기가 높은 잠재 프로파일로 가장 많이 전이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반면, 장희선(2020)은 통제성 동기가 높은 프로파일에서 자율성 동기가 높은 프로파일로 전이되거나 평균형 프로파일로 전이됨을 보여주었다. 또한 무동기 프로파일에 속한 초-중 전환기 학생들에 주목한 권예지와 이은주(2019)에 따르면, 대부분의 전환기 청소년이 무동기를 유지하는 경향(64.5%)을 보였다. 단, 이러한 차이는 각 연구에서 사용한 데이터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한편, 중-고 전환기 청소년의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은 초-중 전환기 청소년의 경우와 유사한 3~5개의 잠재 프로파일로 나타났다. 학교급 변화에 따른 프로파일 전이 양상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잠재 프로파일이 유지되는 경향이 대다수였고, 중-고 전환기에 무동기에서 저동기(모든 유형의 자기결정성 동기 수준이 낮음) 또는 중간동기(평균 수준)로 바뀌는 경우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김수연, 장재홍,2021; 이은주, 임성애, 2018).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에 주목한 허유성, 김민성(2014)에 따르면, 확인된 조절동기는 중3과 고1 시점 모두 높았고, 내재적 조절동기는 두 시점 모두 낮았다.
전환기 청소년의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의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성별, 자기효능감과 같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이은주, 임성애, 2018), 학업 성취도 및 학습 전략 등의 학업 관련 요인(김수연, 장재홍, 2021; 허유성, 김민성, 2014)이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환기 부모의 자율성 지지, 부모의 통제, 부모와의 상호작용, 부모의 학업적 지원, 부모의 정서적 지원 등의 부모 관련 요인(이은주, 임성애, 2018; 장희선, 2020), 교사-학생 관계(김수연, 장재홍, 2021; 허유성, 김민성, 2014), 교우 관계(권예지, 이은주, 2019; 허유성, 김민성, 2014) 등도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III. 연구 방법
이 연구에서는 초-중 전환기 및 중-고 전환기 청소년의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을 살펴보기 위해 KELS2013의 2차 연도(2014년 조사, 초등학교 6학년), 3차 연도(2015년 조사, 중학교 1학년), 5차 연도(2017년 조사, 중학교 3학년), 7차 연도(2019년 조사, 고등학교 2학년)의 4개년도 자료를 사용하였다. 참고로 자기결정성 동기가 고등학교 1학년이 아닌 고등학교 2학년 시기에 조사되었기 때문에 중-고 전환기에서는 이 시기의 자료를 활용하였다. 분석을 위한 최종 분석 대상은 4개년도에 걸쳐 ‘자기결정성 동기’ 관련 설문 문항에 빠짐없이 응답한 학생 6,045명이다. 이는 1차 연도 학생 설문 조사에 참여한 7,324명 중 82.54%에 해당한다. 이들 중 일부 집단에 한하여 집단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RF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분석 대상은 초-중 전환기의 경우 2,539명(관심집단 397명, 참조집단 2,142명), 중-고 전환기의 경우 2,499명(관심집단 893명, 참조집단 1,606명)이었다.
이 연구의 종속변수는 자기결정성 동기로 총 5개 하위 영역(외적 조절동기, 부과된 조절동기, 확인된 조절동기, 내재적 조절동기, 무동기)으로 구성되며, 4점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2=그렇지 않다, 3=그렇다, 4=매우 그렇다)로 측정되었다. 하위 영역별 측정 문항의 예시는 <표 3>과 같다.
이 연구에서는 전환기의 잠재 프로파일 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기 위해 초-중 전환기의 경우 KELS2013의 2차 연도, 중-고 전환기의 경우 KELS2013의 5차 연도 데이터 중에서 자기결정성 동기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학생, 부모, 교사, 교우 관련 변수들을 우선적으로 모형에 투입하였고, 이밖에도 가용한 변수를 가능한 한 많이 투입하였다. 다만, 초-중 전환기와 중-고 전환기의 비교를 위해 2차년도 및 5차년도에서 공통적으로 수집된 변수만을 활용하였다. 또한 설명변수는 문항 수준의 응답값을 그대로 분석하였다. RF 분석에 사용한 설명변수를 정리하면 <표 4>와 같다. 참고로, ‘부모와의 상호작용’과 ‘부모의 교육적 지원’은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각각 조사된 항목이며, 이 연구에서는 이들 항목을 모두 모형에 투입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초-중 전환기 및 중-고 전환기 청소년의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 변화 양상을 살펴보기 위하여 잠재전이분석을 실시하였다. 잠재전이분석은 잠재계층분석의 종단적 확장 형태로 시점별로 개인이 속한 잠재계층이 상이할 수 있다는 가정을 갖고 있다(Collins & Lanza, 2009). 일반적인 잠재전이분석은 모든 시점의 변수와 공변인을 모형에 투입하게 되는데, 이때 첫 번째 시점(이 연구의 경우 초6 시기)의 잠재계층이 두 번째 시점(이 연구의 경우 중1 시기)의 잠재계층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양준영, 김지원, 김수영, 홍세희, 2019).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한 3단계 접근법(three-step approach, Asparouhov & Muthen, 2013; Nylund-Gibson, Grimm, Quirk, & Furlong, 2014)을 사용하여 잠재전이분석을 실시하였다. 3단계 접근법에서는 각 시점의 잠재계층 추정 시의 측정오차를 추정하고 이를 잠재전이모형에 반영하여 잠재전이분석 시의 측정오차를 고정한 다음, 각 시점에서 추정된 잠재계층 정보 및 측정오차를 활용하여 잠재전이분석을 실시한다. 한편, 잠재전이분석 시 공변인을 함께 투입함으로써 이들 변인의 영향력을 살펴볼 수 있으나, 이 연구에서는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보다 다양한 변인의 영향력을 살펴보고자 하였으므로, 공변인은 따로 투입하지 않았다.
시점별 잠재계층 수를 결정할 때 사용한 준거는 ①정보지수, ②엔트로피(entropy), ③우도 검정(likelihood test) 결과였다. 첫째, 정보지수는 AIC, BIC, SABIC(sample-size adjusted BIC)를 사용하였고, 그 값이 작을수록 더 적합한 모형으로 간주한다. 둘째, 엔트로피는 0과 1 사이의 표준화된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더 적합한 모형으로 간주한다. 셋째, 우도 검정으로는 LRT(likelihood ratio test), ALRT(adjusted LRT), BLRT(bootstrapped LRT)를 사용하였다. 우도 검정은 근접한 두 모형, 즉 k개 계층을 상정한 모형과 k-1개 계층을 상정한 모형의 우도를 비교하여 우도 간 차이가 유의하지 않으면 보다 간명한 모형(k-1개 계층 모형)을 선택한다. 이상의 잠재계층분석 및 잠재전이분석을 위해서는 Mplus 7(Muthen & Muthen, 1998-2012)을 사용하였다.
다음으로 RF 분석을 활용하여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의 전이와 관련한 주요 영향 요인을 살펴보았다. 잠재전이분석 결과를 활용하여, 자율성 동기가 증가하였으며 사례 수가 충분한 집단(관심 집단) 및 이에 대응되는 참조 집단을 설정하였다. 자율성 동기가 높아질수록 학업 성적 및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조한익, 권혜연, 2010; 조현철, 2011). 그리고 RF를 사용하여 참조 집단 대비 관심 집단에 속할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밝혔다. RF 분석을 위해서는 R 패키지 randomForest(Liaw & Wiener, 2022)를 사용하였다. RF 분석 시 다양한 하이퍼파라미터 조정이 가능하나, 이 연구에서는 다음의 두 개의 하이퍼파라미터에 대해 격자 탐색(grid search)를 실시하여 정분류율이 가장 높았던 후보를 최종 하이퍼파라미터로 사용하였다. 첫째, 각 의사결정나무마다 사용되는 설명변수의 숫자는 12개로 설정하였다. 이는 randomForest 패키지의 tuneRF 함수를 사용하여 최적화하였다. 둘째, 각 의사결정나무의 마지막 가지가 가질 수 있는 최대의 노드 수는 10개로 하였다. 격자 탐색을 위해서는 R 패키지 caret(Kuhn, 2022)을 사용하였다. 이 연구에서 활용한 의사결정 나무 수는 총 20,000개였다. 결측치의 경우, randomForest에서 제공하는 rfImpute 함수를 사용하여 대체하였다.
IV. 연구 결과
초-중 전환기 자기결정성 동기의 기술통계는 <표 5>와 같다. 평균적으로 외적 조절동기, 부과된 조절동기, 무동기의 수준은 초6 시기에 비해 중1 시기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확인된 조절동기와 내재적 조절동기의 수준은 초6 시기에 비해 중1 시기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 전환기 자기결정성 동기의 기술통계는 <표 6>과 같다. 평균적으로, 무동기의 수준은 고2 시기에 비해 중3 시기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외적 조절동기, 부과된 조절동기, 확인된 조절동기, 내재적 조절동기의 수준은 고2 시기에 비해 중3 시기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 전환기의 자기결정성 동기의 하위 영역 간 상관계수는 <표 7>과 같다. 초6 시기와 중1 시기 모두에서 자기 결정성 동기의 상관은 모두 유의수준 .05에서 유의했다. 전반적으로 외적 조절동기 및 무동기는 자율성 동기(확인된 조절동기, 내재적 조절동기)와 부적 상관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과된 조절동기는 자율성 동기 및 무동기와 정적 상관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제성 동기(외적 조절동기, 부과된 조절동기)간, 자율성 동기(확인된 조절동기, 내재적 조절동기) 간 강한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
중-고 전환기의 자기결정성 동기의 하위 영역 간 상관계수는 <표 8>과 같다. 초-중 전환기와 달리, 중-고 전환기에서는 일부 하위 영역 간 상관이 유의수준 .05에서 유의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외적 조절동기는 부과된 조절동기, 무동기와의 강한 정적 상관을 보였으나, 자율성 동기(확인된 조절동기, 내재적 조절동기)와는 상관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과된 조절 동기는 초-중 전환기 때와 마찬가지로 자율성 동기(확인된 조절동기, 내재적 조절동기) 및 무동기와 정적 상관을 보였다. 초-중 전환기와 마찬가지로, 통제성 동기(외적 조절동기, 부과된 조절동기) 간, 자율성 동기(확인된 조절동기, 내재적 조절동기) 간 강한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
초-중 전환기의 모형 적합도 지수는 <표 9>와 같다. 두 측정시기(초6, 중1) 모두 정보지수 함수(AIC, BIC, SABIC)는 계층 수가 증가할수록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형태를 보여 더 복잡한 모형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비슷하게, 로그우도 함수를 활용한 검증(LRT, ALRT, BLRT) 역시 더 복잡한 모형을 지지하였다. 이에 따라 계층별 사례 수, 엔트로피, 잠재계층의 프로파일 형태 등을 고려하여 초6 시기에는 4계층 모형, 중1 시기에는 5계층 모형을 최종 모형으로 선택하였다.
중-고 전환기의 모형 적합도 지수는 <표 10>과 같다. 두 측정시기(중3, 고2) 모두 정보지수 함수(AIC, BIC, SABIC)는 계층 수가 증가할수록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형태를 보여 더 복잡한 모형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3 시기에는 BLRT 역시 더 복잡한 모형을 지지하였으나, LRT와 ALRT가 4계층 모형을 지지하였다. 이에 따라 중3 시기는 4계층 모형을 최종 모형으로 선택하였다. 고2 시기에는 로그우도 함수를 활용한 검증(LRT, ALRT, BLRT) 모두 더 복잡한 모형을 지지하였다. 이에 따라 계층별 사례 수, 엔트로피, 잠재계층의 프로파일 형태 등을 고려하여, 4계층 모형을 최종 모형으로 선택하였다.
초6 시기의 경우, 총 4개의 잠재계층이 도출되었다([그림 1]의 왼쪽 그림 참조). 각 계층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전반적으로 무동기를 포함한 모든 자기결정성 동기가 낮게 나타난 ‘저동기’ 집단, ②통제성 동기(외적 조절동기, 부과된 조절동기) 및 무동기가 낮고, 자율성 동기(확인된 조절동기, 내재적 조절동기)가 높게 나타난 ‘저통제-고자율’ 집단, ③‘저동기’ 집단과 거의 유사한 형태이나, 무동기를 제외한 전반적인 동기 수준이 중간 수준으로 나타난 ‘중동기’ 집단, ④집단 중에서 통제성 동기가 가장 높게 나타난 ‘고통제’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중1 시기의 경우, 총 5개의 잠재계층이 도출되었다([그림 1]의 오른쪽 그림 참조). 각 계층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전반적으로 모든 자기결정성 동기가 낮으며 무동기가 가장 높은 ‘무동기’ 집단, ②통제성 동기 및 무동기가 낮고, 자율성 동기가 높게 나타난 ‘저통제-고자율’ 집단, ③‘무동기’ 집단과 거의 유사한 형태이나, 무동기를 제외한 전반적인 동기 수준이 중간 수준으로 나타난 ‘중동기’ 집단, ④전반적으로 무동기를 제외한 모든 자기결정성 동기가 높은 ‘고동기’ 집단, ⑤자율성 동기가 집단 중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 ‘고자율’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초6 시기의 경우, 자기결정성 동기의 집단 간 차이는 모두 유의수준 .001 수준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표 11> 참조). 무동기를 제외한 모든 자기결정성 동기는 저동기 집단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무동기는 저통제-고자율 집단에서 가장 낮았다. 통제성 동기 및 무동기의 경우 고통제 집단에서 가장 높았고, 자율성 동기는 저통제-고자율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중1 시기 역시, 자기결정성 동기의 집단 간 차이는 모두 유의수준 .001 수준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표 12> 참조). 외적 조절동기는 저통제-고자율 집단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부과된 조절동기, 확인된 조절동기, 내재적 조절동기는 무동기 집단에서 가장 낮았고, 무동기는 무동기 및 고자율 집단에서 가장 낮았다. 통제성 동기 및 무동기는 고동기 집단에서 가장 높았고, 자율성 동기는 고자율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중3 및 고2 시기 모두 총 4개의 잠재계층이 도출되었다([그림 2] 참조). 잠재계층의 수뿐만 아니라, 계층별 프로파일 형태 역시 거의 흡사하게 나타났다. 각 계층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전반적으로 모든 자기결정성 동기가 낮으며 무동기가 가장 높은 ‘무동기’ 집단, ②통제성 동기(외적 조절동기, 부과된 조절동기) 및 무동기가 낮고, 자율성 동기(확인된 조절동기, 내재적 조절동기)가 높게 나타난 ‘저통제-고자율’ 집단, ③모든 자기결정성 동기가 전반적으로 중간 수준으로 나타난 ‘중동기’ 집단, ④집단 중에서 통제성 동기가 가장 높게 나타난 ‘고통제’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중3 시기의 경우, 자기결정성 동기의 집단 간 차이는 모두 유의수준 .001 수준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표 13> 참조). 무동기를 제외한 모든 자기결정성 동기는 무동기 집단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무동기는 저통제-고자율 집단에서 가장 낮았다. 통제성 동기 및 무동기의 경우 고통제 집단에서 가장 높았고, 자율성 동기는 저통제-고자율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고2 시기 역시, 자기결정성 동기의 집단 간 차이는 모두 유의수준 .001 수준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표 14> 참조). 중3 시기와 마찬가지로, 무동기를 제외한 모든 자기결정성 동기는 무동기 집단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무동기는 저통제-고자율 집단에서 가장 낮았다. 통제성 동기는 무동기 집단에서, 자율성 동기는 저통제-고자율 집단에서, 무동기는 평균 집단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초-중 전환기의 전이확률은 <표 15>와 같다. 집단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초6 시기 저동기 집단은 중1 시기 중동기 집단(45.6%)이나 무동기 집단(26.5%)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았다. 둘째, 초6 시기 중동기 집단은 중1 시기 동일 집단(70.9%)으로 전이될 확률이 가장 높았다. 셋째, 초6 시기 고통제 집단은 중1 시기 중동기 집단(60.7%)으로 전이될 확률이 가장 높았다. 넷째, 저통제-고자율 집단은 중1 시기 동일 집단(43.5%)이나 중동기 집단(29.9%)로 전이될 확률이 높았다.
중-고 전환기의 전이확률은 <표 16>과 같다. 집단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3 시기 무동기 집단은 고2 시기 동일 집단(45.5%)이나 저통제-고자율 집단(22.9%)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았다. 둘째, 중동기 집단은 고2 시기 동일 집단(52.0%)이나 저통제-고자율 집단(27.4%)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았다. 셋째, 고통제 집단은 고2 시기 동일 집단(52.0%)이나 중동기 집단(39.1%)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았다. 넷째, 저통제-고자율 집단은 고2 시기 동일 집단(69.1%)이나 중동기 집단(19.9%)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았다.
고등학교 2학년 | |||||
---|---|---|---|---|---|
무동기 (8.4%) | 중동기 (39.6%) | 고통제 (10.9%) | 저통제-고자율 (41.1%) | ||
중학교 3학년 | 무동기 (10.2%) | 45.5 | 21.0 | 10.6 | 22.9 |
중동기 (49.8%) | 0.0 | 52.0 | 20.6 | 27.4 | |
고통제 (5.7%) | 0.0 | 39.1 | 52.0 | 8.8 | |
저통제-고자율 (34.3%) | 4.9 | 19.9 | 6.0 | 69.1 |
랜덤 포레스트를 활용하여 영향요인을 탐색하기에 앞서 프로파일 전이 형태 및 사례 수를 바탕으로 관심집단과 참조집단을 설정하였다.
초-중 전환기의 전이별 사례 수와 비율을 제시하면 <표 17>과 같다. 이 연구에서는 초-중 전환기에서 가장 많은 사례 수를 나타낸 중동기 집단에서 중동기 집단으로 유지되는 경우를 참조집단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자기결정성 동기가 학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전이되는 경우, 즉 중동기 집단에서 저통제-고자율 집단으로 전이한 경우를 관심집단으로 상정하였다. 고동기 집단의 경우 학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율성 동기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통제성 동기 또한 높았기 때문에 관심집단으로 설정하지 않았다.
중-고 전환기의 전이별 사례 수와 비율을 제시하면 <표 18>과 같다. 초-중 전환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고 전환기에서도 중동기 집단에 계속 머무른 집단을 참조집단으로, 중동기 집단에서 저통제-고자율 집단으로 전이한 경우를 관심집단으로 상정하였다.
RF를 사용하여 집단을 구분하였을 때의 분류 정확도는 <표 19>와 같다. 참고로, 민감도는 관심집단의 정분류율, 특이도는 참조집단의 정분류율을 의미한다. 초-중 전환기의 정분류율은 훈련 자료와 시험 자료에서 각각 62.19%, 56.99%로 나타났다. 중-고 전환기의 정분류율은 훈련 자료와 시험 자료에서 각각 64.91%, 60.22%로 나타났다. 훈련 자료와 시험 자료의 정분류율, 민감도, 특이도에서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과적합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훈련 자료를 바탕으로 구축된 RF 모형이 시험 자료에서도 훈련 자료와 비슷한 수준으로 작동함을 확인하였다.
시기 | 자료 구분 | 정분류율 | 민감도 | 특이도 |
---|---|---|---|---|
초-중 전환기 | 훈련 자료 | 62.19 | 75.31 | 59.76 |
시험 자료 | 56.99 | 57.43 | 56.91 | |
중-고 전환기 | 훈련 자료 | 64.91 | 65.85 | 64.38 |
시험 자료 | 60.22 | 58.68 | 61.08 |
이하에서는 RF 분석 결과 관심집단과 참조집단을 구분하는 데 있어 주요하게 고려된 영향 요인을 전환기별로 제시하였다. 이 연구에서 사용한 설명변수가 총 150개였으므로, 이의 10%에 해당하는 15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초-중 전환기에서 관심집단(중동기→저통제-고자율)과 참조집단(중동기→중동기)을 구분하는 주요 영향 요인 15개를 <표 20>에 제시하였다. 가장 주요한 문항은 ‘나는 공부를 가능한 한 열심히 하려고 한다’로 학생의 공부하고자 하는 노력 및 의지에 대한 행동조절전략과 관련된 문항이었다. 15개 문항을 대분류 중심으로 살펴보면, 행동조절전략 관련 문항이 7개로 가장 많았고, 교사와의 관계 관련 문항이 3개, 교사 특성 관련 문항이 2개로 나타났다. 이밖에 교우 관계, 인지조절전략, 학습 목표 지향성이 참조집단 대비 관심집단에 속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 전환기에서 관심집단(중동기→저통제-고자율)과 참조집단(중동기→중동기)을 구분하는 주요 영향 요인 15개를 <표 21>에 제시하였다. 가장 주요한 문항은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연결시키면 공부가 더 잘 된다’로 공부하는 방식에 대한 인지조절전략과 관련된 문항이었다. 초-중 전환기에서 가장 주요한 문항으로 나타났던 ‘나는 공부를 가능한 한 열심히 하려고 한다’ 역시 상위 15개 안에 포함되었으나, 중요한 정도는 초-중 전환기 시기에 비하여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문항을 대분류 중심으로 살펴보면, 교사 특성 관련 문항이 4개로 가장 많았고, 학습 목표 지향성 관련 문항이 3개, 수업 방식 및 행동조절전략 관련 문항이 각각 2개로 나타났다. 이밖에 수업 태도, 수업 이해도, 수학 교과의 자기효능감, 인지조절전략(정교화)이 참조집단 대비 관심집단에 속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V. 요약 및 논의
이 연구의 목적은 초-중 전환기 및 중-고 전환기 학생들의 자기결정성 동기의 변화를 살펴보고 프로파일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연구에서는 KELS 2013에서 수집된 2차 연도(초6), 3차 연도(중1), 5차 연도(중3), 7차 연도(고2) 데이터를 활용하여 잠재집단분석 및 잠재전이분석을 통해 초-중 전환기와 중-고 전환기의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에 대해 살펴보고, 이들 프로파일의 전이 중에서 학업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보인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은 전환기 시기에 따라 그 양상이 다소 달리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초-중 전환기에는 초6 시기 4개의 프로파일(저동기, 저통제-고자율, 중동기, 고통제)이 중1 시기 5개의 프로파일(무동기, 저통제-고자율, 중동기, 고동기, 고자율)로 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고 전환기에는 중3 시기 4개의 프로파일(무동기, 저통제-고자율, 중동기, 고통제)이 고2 시기에도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중 전환기 학생들의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을 자율성 동기(내재적 조절동기, 확인된 조절동기)가 높은 집단, 통제성 동기(외적 조절동기, 부과된 조절동기)가 높은 집단, 무동기가 높은 집단으로 분류한 김나영, 황혜영(2018), 장희선(2020)의 결과를 일부 지지하는 결과이다. 중-고 전환기 역시, 자율성 동기, 통제성 동기, 무동기의 잠재집단이 도출된다고 보고하였던 김수연, 장재홍(2021), 이은주, 임성애(2018)와 유사한 결과이다.
전이 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두 시기 공통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프로파일이라 할 수 있는 저통제-고자율 집단의 비율은 학년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율성 동기가 높은 집단의 비율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던 장희선(2020)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한편, 중간 수준의 동기를 보이는 학생의 비율은 시기에 따라 달리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 전환기에는 31.2%에서 55.4%로 24.2%p 증가한 반면, 중-고 전환기에서는 49.8%에서 39.6%로 10.2%p 감소하였다. 마지막으로, 통제성 동기가 가장 높았던 집단의 비율 변화 시기에 따라 역시 달리 나타났다. 초-중 전환기에는 이들 집단의 비율이 약 4% 정도로 비슷하게 유지되었던 반면, 중-고 전환기에는 각각 5.7%, 10.9%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중 전환기에 통제성 동기가 높은 집단의 비율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던 김나영, 황혜영(2018)과는 다소 대치되는 결과이다. 또한 중-고 전환기를 거치며 무동기 집단이 10.2%에서 8.4%로 다소 감소하여, 중-고 전환기에 무동기 집단의 비율이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던 임성애, 이은주(2018)와도 일치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중-고 전환기에서는 고통제 집단과 저통제-고자율 집단 모두 증가하는 형태를 나타냈다. 이는 중-고 전환기에 통제성 동기가 높은 집단 및 자율성 동기가 높은 집단의 비율이 함께 증가했다고 보고한 김수연, 장재홍(2021)의 결과와 유사하다.
둘째, 집단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역시 전환기 시기에 따라 달리 나타났다. 두 전환기 모두 관심집단은 전환기 이전 중동기 집단에서 전환기 이후 저통제-고자율 집단으로 전이한 집단(중동기 →저통제-고자율), 참조집단은 전환기 이전 중동기 집단에서 전환기 이후 동일 집단에 그대로 머무른 집단(중동기→중동기)으로 설정하였다. 참조집단 대비 관심집단에 속할 확률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인 15개(전체 변인의 약 10%)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초-중 전환기에는 행동조절전략과 관련된 변인 및 교사와의 관계도 주요하게 나타났던 반면, 중-고 전환기에는 교사 특성, 학습 목표 지향성 등의 변인이 주요하게 나타났다. 즉, 초-중 전환기에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던 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행동을 학업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으며, 동시에 교사와 관계를 맺고 있는 집단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중-고 전환기에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던 학생들의 경우, 교사의 열의나 수업 방식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공부 습관이나 방법 등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거나 그러한 노력을 하려는 집단으로 볼 수 있다. 두 전환기 시기를 비교했을 때, 초-중 전환기에 주요 영향 요인으로 나타났던 교사와의 관계가 중-고 전환기에서는 주요하게 나타나지 않은 결과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권예지, 이은주(2019)에서 초-중 전환기 학생들이 무동기 집단에서 벗어나 자기결정성 동기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때 학업적 자기효능감, 교사-학생의 관계가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와 비슷한 맥락이다. 또한 중-고 전환기 자기결정성 동기 잠재 프로파일 긍정적 전이에 자기 이해, 자기효능감, 학습 전략 등이 유의한 영향 요인임을 보고한 김수연, 장재홍(2021)과도 유사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부모 관련 요인이 초-중 및 중-고 전환기 학생들의 자기결정성 동기 변화에 유의한 영향을 주었다는 장희선(2020) 및 이은주, 임성애(2018)와 비교했을 때, 이 연구에서는 그 영향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게 높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상의 결과에 따르면, 초-중 전환기의 학생과 중-고 전환기의 학생의 자기결정성 동기를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성격의 피드백이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초-중 전환기의 경우, 자신의 공부 방법에 대한 지원을 더 적극적으로 요청(행동조절전략)하는 학생일수록 자기결정성 동기 역시 긍정적인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관련하여 행동조절전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자기조절학습 프로그램(김현숙, 이종화, 윤채영, 2012), 예방적 학습컨설팅(윤채영, 김정섭, 2010) 등의 프로그램 제공이 자기결정성 동기 변화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은 주로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교사와의 관계가 우호적인 학생일수록 프로그램의 효과를 매개로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의 긍정적인 변화가 더 크게 나타날 것임을 기대할 수 있다.
중-고 전환기의 경우, 자신의 학습 방식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인지조절전략, 학습 목표 지향성) 및 수업에 대한 효능감, 태도 등이 자기결정성 동기 변화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중-고 전환기 학생의 수업 이해를 돕는 동시에 더 효율적인 학습 방법을 습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개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아일랜드의 전환학년(Transition Year), 덴마크의 애프터스콜레(Efterskole), 일본의 일관학교 등과 같이 몇몇 국가에서는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일종의 추가 학년을 설정하고 있다(박지선 외, 2020). 현재 대전광역시와 경기도에서 일부 시행되고 있는 중·고 전환기 연계 교육과정은 이러한 국외의 사례를 국내에 도입한 것이다(박지선 외, 2020). 이러한 교육과정의 개선은 학생이 고등학교에서의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학생의 자기결정성 동기 역시 긍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의 한계점 및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에서는 중-고 전환기의 변화를 살펴봄에 있어 고2 시기의 데이터를 활용하였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고1 시기의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보다 엄밀하고 명확하게 중-고 전환기 청소년의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 이 연구에서는 자기결정성 동기의 변화 중에서 중동기 집단이 저통제-고자율 집단으로 변화하는 경우에 한하여 주요 영향 요인을 살펴보았다. 향후 연구에서는 학년이 증가함에 따라 전반적인 동기 수준이 낮아지거나, 저학년에서는 통제성 동기가 낮았던 학생들이 고학년이 되면서 높아지는 경우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하여 주요 영향 요인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이 연구에서는 자료의 한계로 인하여 자기결정성 동기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부모의 통제나 자율성 지지와 관련된 변인은 분석에 사용하지 못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보다 다양한 변인을 포함시켜 자기결정성 동기와 이들 간의 관련성을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이 연구는 동일 학생의 자료를 활용하여 초-중 전환기와 중-고 전환기를 거치는 동안 학생의 자기결정성 동기 프로파일이 어떠한 형태로 전이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개인 특성에 의한 차이가 아닌 전환 시기에 의한 차이에 집중하였다. 또한 RF 기법을 활용하여 가용한 변수를 모두 투입하여 이러한 프로파일 전이에 있어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다양한 요인을 하나의 모형에 투입함으로써 영향 요인을 종합적으로 탐색하고 이들 간의 상대적인 우선순위를 확인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이 연구는 초-중 전환기 및 중-고 전환기 청소년에게 적절한 학습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자기결정성 동기 신장을 위한 환경 조성에 있어 실증적인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