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사범대학 교육과정에서 교과교육학 과목으로 운영되고 있는 교과논리 및 논술 강좌는 일반적인 대학교 글쓰기 수업과는 달리 ‘각 교과별 특성에 부합되는 논리적 사고의 근본 법칙 및 논술에 관한 교육(교육과학기술부, 2009)’으로 규정되어 있다. 2007 개정 과학교육과정에서부터 강조되고 있는 과학글쓰기와 관련해 예비 과학교사로서 교과 논리성을 익히고 논술지도력을 함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사범대학 교육과정 중 교과논리 및 논술 과목을 운영하는 것은 글쓰기를 통해 학교 과학교육과 과학교사양성 교육과정을 연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과학교과 논리 및 논술 수업을 통해 예비 과학교사들 간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글쓰기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박지영, 2019). 그러나 논리논술교과가 갖는 의의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국어교과(장성민, 2019), 영어교과(신창원, 2016), 가정교과(이하나, 김경민, 2018; 최민지 외, 2015), 유아교과(이선영, 장영희, 2015; 장미연, 2021), 한문교과(김진경, 2014), 수학 교과(김수철, 2017) 등 일부 교과교육 분야에서만 관련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과학교과논리 및 논술 과목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박지영(2019)의 연구 등 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선행 연구는 글쓰기 통합이론을 토대로 한 과학교과논리 및 논술 수업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학습자 간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고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수업 방안을 검토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미래 사회의 인재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등이 요구되면서 교육 분야에서는 교수자 중심의 전통적인 교육으로부터 학습자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이 강조되고 있다. 창의적 문제해결력 등의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교수전략으로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 주목받고 있다(임경화, 안정현, 2016). 플립러닝은 기존 수업의 형태를 뒤집은 교육혁신모델 중 하나로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를 이용해 강의실 안팎의 수업 방식을 바꿔서 운영하는 것이다(엄성원, 2019). 일반적으로 플립러닝은 교수자가 동영상 형태로 작성한 수업자료를 수업 전에 미리 제공하고, 학습자들은 이를 활용해 사전학습을 수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또한 사전학습을 토대로 오프라인수업에서 교수자와 학습자, 학습자 간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형태의 수업이기도 하다. 특히 플립러닝은 콘텐츠를 활용한 사전학습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수업 중에는 모둠 활동, 퀴즈 등 다양한 학습자 중심 활동이 이루어지는 형태의 수업이므로(김보영, 2018), 전통적인 수업에서의 교수자와 학습자의 역할을 부분적으로 전환시킨 수업이라고 볼 수 있다.
학습자 중심인 플립러닝의 특징이 전통적인 수업에 비해 혁신적인 교수-학습 방법으로 알려지면서 대학교의 다양한 전공 영역에서 플립러닝을 적용하고 효과를 살펴보는 연구들(김세영 외, 2017; 최연숙, 김주연, 2018; Luo et al., 2018)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플립러닝 과정에서 학습자들은 교수자와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동료 학습자들과의 상호작용을 경험하게 되고, 이를 통해 심층적인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연구(임정훈, 김상홍, 2016)도 제시되었다. 또한 플립러닝이 학업성취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재호, 김성일, 2015; 임진숙, 이경화, 2018)도 제시되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손은주, 2017)에서는 플립러닝을 통해 학습동기의 향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였고, 플립러닝이 예비교사의 문제 해결능력과 사고 촉진 등에 효과적이라는 연구(서혜정, 신그린, 2021)도 제시되었다. 근래에는 대학교 글쓰기 수업에 플립러닝을 활용하는 연구들(서영진, 서응교, 2019; 엄성원, 2019; 이경애, 2017; 전지니, 2016)이 이루어졌다. 선행 연구(엄성원, 2019)에서는 글쓰기 수업에서 강조되고 있는 다양한 피드백을 기반으로 한 상호작용을 구현하기에 플립러닝이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전지니(2016)의 연구에서는 대학 글쓰기 수업 중 논증글쓰기 활동에 플립러닝을 활용함으로써 학습자 주도형 수업이 가능하다고 보고하였다. 이와 같이 대학교 수준에서의 글쓰기 수업에 플립러닝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교사양성 교육과정 중 교과논리 및 논술 수업에 플립러닝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대학에서의 글쓰기 수업에서 단순히 글쓰기 결과물에 대한 내용만을 다루는 것보다는 학습자 간 토론과 토의 등의 피드백이 중요하고(이상헌, 2007), 학습자 간 상호작용 과정에서 의사소통능력이 향상된다고 볼 수 있다(김상현, 2008). 특히 선행 연구(엄성원, 2019)에서는 대학 글쓰기 수업에서 적절하게 설계된 동료 간 첨삭 과정이 학습자들 간 소통과 교육을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동료평가를 실행하는 학습자 개개인의 글쓰기를 개선하는 데에도 효과적임을 강조하였다. 이에 통합과학교과논리 및 논술 수업에서 예비교사들 간 동료평가의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그 과정에서 나타난 상호작용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특히 예비 영어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신창원, 2016)에서는 교과논리 및 논술 수업에서 예비 교사들은 동료평가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교과논리 및 논술 수업에서 예비교사들 간 상호작용에 대한 분석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전통적인 수업보다 학습자들의 상호작용이 더 강조되는 플립러닝을 통합과학교과논리 및 논술 수업에 활용하고, 동료평가에서 나타나는 학습자들 간 상호작용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교과논리 및 논술 수업에 플립러닝의 활용 가능성을 탐색하고, 학습자 상호작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플립러닝에서는 교수자와 학습자뿐만 아니라 학습자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 선행 연구(서정목, 2017)에서는 플립러닝을 실시할 때 질문을 활용한 토론 활동이 학습자들의 상호작용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토론을 통해 학습자들은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토대로 질문을 생성하고, 상호 설명하면서 개념 이해와 주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익히게 된다(전성수, 고현승, 2015). 플립러닝을 통해 사전 수업 영상을 학습하면서 질문을 생성하고, 모둠 구성원들 간 질문을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다. 플립러닝에서 사전 영상 학습과 오프라인수업을 연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신그린, 서혜정, 2019). 특히 질문은 사전 학습과 이후의 수업을 연결하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질문을 통해 학습자의 이해도를 확인할 수 있고, 학습자 스스로의 반성적 사고를 촉진할 수 있다(남일균, 임성민, 2020; 정소희 외, 2019). 그러므로 플립러닝 과정에서 학습자들이 질문을 생성하게 하고, 그에 대한 응답과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는 것은 효과적인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
플립러닝은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토대로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간 상호작용을 확대시키는 것이다. 특히 교사양성 교육과정에서 플립러닝을 활용하는 것은 예비 과학교사들로 하여금 새로운 교수-학습 전략을 실제적으로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수업에 플립러닝 활용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예비 과학교사들 간 첨삭활동과 생성한 질문, 그에 따른 토의 활동의 특징을 분석함으로써 플립러닝 기반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수업에서 나타나는 예비 과학교사들의 상호작용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플립러닝 기반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 전략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II. 연구 방법
이 연구에서는 2022학년도 1학기 J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학부에 개설된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교과목을 수강한 예비 과학교사 15명의 글쓰기 산출물과 그에 대한 동료평가 내용을 분석하였다. 예비 과학교사들은 물리교육 전공 6명, 생물교육 전공 9명으로 구성되었고, 모두 4학년 학생들로 이전 학년에서 다수의 교과교육학 분야 교과목들을 수강하였다.
이 연구에서 플립러닝을 기반으로 진행된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교과는 과학교육학부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과교육학 과목이다. 수강생들은 교과교육학 분야의 과목에서 플립러닝의 뜻과 기본 설계 등에 대해 학습했으나, 실제 플립러닝으로 운영되는 교과목을 수강한 경험은 없었다. 본 연구에서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에 적용한 플립러닝 절차는 [그림 1]에 제시하였다. 또한 각 주별 구체적인 수업 내용은 <표 1>에 제시하였다.
플립러닝을 활용한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교수자가 각 주별 수업 내용에 대한 설명을 담은 사전 영상을 녹화해 대학 내 원격교육센터에서 구축한 홈페이지를 이용해 탑재하였다. 예비 과학교사들은 사전 영상을 학습한 후 오프라인 수업을 통해 글쓰기와 질문, 토론 등에 참여하였다. 사전 영상은 <표 1>에 제시된 각 주차별 강의 내용을 30분 정도의 분량으로 제작하였다. 사전 영상 학습 후 대면수업을 진행하였으므로 사전 영상은 학습 주제와 관련한 핵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제작하였다. 특히 본 연구자들은 ‘생물교과논리 및 논술’ 등 과학교과 관련 논리 및 논술 강의를 8학기 이상 진행하였다. 그러므로 사전 영상 내용은 이전의 교수 경험을 토대로 연구자들이 논의하여 예비 과학교사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주요 내용과 함께 예시를 충분히 제시하였다.
특히 예비교사들은 4주차에 탐구보고서 작성법을 학습한 후 각자 쓴 탐구보고서를 구글클래스룸에 탑재하였고, 수강생 전원이 각 탐구보고서에 대한 상호 첨삭을 온라인으로 실시하였다. 동료 첨삭 후 작성자가 첨삭 내용을 반영해 보고서를 수정하여 다시 탑재하였다. 동료 첨삭을 위해 참고할 수 있는 평가 루브릭을 사전에 제시하였고(<표 2> 참조), 이를 토대로 예비교사들 간 첨삭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탐구보고서 글쓰기에 대한 평가 루브릭은 선행 연구(박지영, 2019)에서 제시한 평가틀을 일부 수정 보완하여 예비 과학교사들에게 사전에 제시하였다.
예비 과학교사들이 질문을 생성하고 그에 대한 토의를 전개하는 활동은 4개조로 나누어 모둠별로 이루어졌다. 귀납과 연역추론 등 추론 방법과 논증에 대한 사전 영상을 학습한 후 모둠 구성원이 수업 내용에 대한 질문을 제시하고, 그에 대해 서로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제시하면서 그에 대한 토의를 전개하였다. 논리와 논술의 기초에 대한 수업은 2주차부터 5주차까지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에 따른 질문도 이 기간 동안 생성된 것을 분석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6주차부터는 퇴고와 중등교사임용시험 기출문제 풀이가 이루어져 학습 내용을 바탕으로 한 질문 생성을 실시하지 않았다. 또한 9주차부터는 통합과학의 각 영역별 내용을 토대로 한 글쓰기를 조별로 작성하게 하였기 때문에 이미 조별 토의가 이루어져 추가의 질문 생성 활동은 진행하지 않았다. 질문에 대한 토의 활동 과정에서 제시된 질문과 그에 대한 답안들은 모두 파일로 작성해 구글클래스룸에 게시하였다. 또한 예비 과학교사들이 생성한 질문 수준은 Etkina(2000)의 분류기준에 따라 분석하였다. 이 분류기준은 질문의 수준에 따라 4가지 유형을 나눈 것으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표 3>에 제시하였다. 질문 중 최소(minimum) 수준은 학습 내용 중 기본적인 정의와 사실적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으로, 이러한 질문은 학습 내용에 대한 학습자의 이해가 제한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낮은(low) 수준의 질문은 수업 내용 중에 제시되는 표, 그래프, 언어적 표현 등을 이해하기 어려워서 생성되는 것이다.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가 어렵기 때문에 정보들을 단순 비교하는 정도의 질문이 생성되기도 한다. 중간(medium) 수준의 질문은 최소 수준이나 낮은 수준과는 달리 학습자가 개념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개념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최소 수준이나 낮은 수의 질문과 구별된다. 높은(high) 수준의 질문은 학습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뿐만 아니라 학습 내용 관련 현상의 원인을 궁금해하거나, 새로운 지식과의 관련성 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즉 학습자가 이해한 학습 내용을 적용하려는 시도까지를 포함하고 있는 질문이다.
수준 | 내용 |
---|---|
최소 | 학습 내용 중 기본적인 정의와 사실적 정보에 대한 질문 |
낮음 | 언어, 그래프, 표 등으로 제시된 학습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과 관련된 질문 |
중간 | 학습 내용을 이해하는 데 겪는 과정적 어려움과 관련하여 개념을 재구성하는 질문 |
높음 | 현상의 이유를 찾고 새로운 지식 또는 다른 영역의 지식 간 연결에 대한 질문 |
통합과학 논리논술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탐구보고서 제출과 그에 따른 동료 예비교사들의 첨삭 활동, 사전 수업영상에 대한 질문과 토의 활동은 모두 구글클래스룸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동료 첨삭 내용에 대해 작성자가 수정하고, 그 내용을 명시하도록 하였다. 또한 수업 사전 영상과 관련한 토론 활동의 내용도 모두 파일로 작성해 구글클래스룸에 탑재하였다. 첨삭 활동에서 제시된 내용과 질문에 대한 토의 내용은 과학교육학 박사 1인과 이학박사 1인에 의해 분석되었다. 예비 과학교사들이 동료들의 탐구보고서에 제시한 첨삭 내용들과 토의 활동에서 제시된 질문과 응답 내용은 귀납적 접근법(Miles & Huberman, 1984)에 기초해 분석하였다. 귀납적 접근법은 질적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핵심 요소를 추출하고, 이 핵심 요소들을 범주화하는 것이다. 특히 질적 자료 분석에서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분석자들은 1학기 동안 구글클래스룸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과정을 장기간에 걸쳐 살펴봄으로써 예비 과학교사들의 학습 맥락에 대해 이해하였다. 또한 학기 말에 질문과 토의 내용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예비 과학교사들에게 확인함으로써 연구 참여자에 의한 확인을 거쳤다. 또한 타당도를 높이기 위해 수업과 관련한 모든 자료들은 구글클래스룸에 탑재하여 연구자 자의적으로 질적 자료를 누락하거나 삭제하지 않았다. 본 연구자들은 예비 과학교사들이 제시한 첨삭 내용과 토론 과정에서의 질의 응답 내용들을 상세히 검토하여 핵심 요소를 추출하고, 이 결과를 사전에 제시된 루브릭의 평가 요소와 비교하였다. 또한 구글클래스룸에 탑재된 응답 파일을 각각 살펴보았고, 이후 분석 결과를 상호 비교하였다. 비교 과정에서 일치하지 않은 부분은 2인이 함께 반복적인 자료 읽기를 실시하였고, 논의를 거쳐 최종 결과를 도출하였다.
III. 연구 결과 및 논의
예비 과학교사들은 각자 탐구주제를 정해 탐구를 실시하고, 그에 따른 탐구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예비 과학교사들은 자신의 전공 영역에서 탐구주제를 정해 탐구를 실시하였다. 각 탐구 주제는 <표 4>에 제시하였다. 각 주제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올리면 다른 예비 교사들이 구글클래스룸에서 첨삭하였고, 첨삭 내용은 공유되었다. 각 예비교사들은 첨삭받은 내용들을 반영하여 보고서를 수정하였고, 최종 탐구보고서를 다시 탑재하였다.
탐구보고서에 대한 첨삭 내용을 분석한 결과 하나의 보고서에 대해 예비 과학교사 1인이 평균 3개의 첨삭 내용을 제시하였다. 평가 루브릭의 ‘내용’과 ‘표현’ 영역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전체적으로 60% 정도의 첨삭이 실험 방법에 대한 설명 보완, 실험 결과 및 고찰에 대한 추가 등 루브릭의 ‘내용’ 영역 중 과학지식의 관련성과 정확성에 대한 부분을 많이 제시하였다. 또한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보고서 내용 중 탐구 대상을 지적하거나 설명의 정확성을 지적하는 내용들이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용어 수정, 단위 표기법, 문장 표현 등 ‘표현’ 영역에 대한 첨삭이 35%를 차지하였다. <표 2>에 제시된 루브릭의 평가 요소별로 예비 과학교사들이 작성한 첨삭 내용과 그에 따른 수정 예시는 <표 5>에 제시하였다.
<표 5>에 제시된 바와 같이 요약에서의 시제를 현재형에서 과거형으로 바꾸도록 하는 첨삭 또는 수식에 대한 표현을 수정하는 첨삭 등이 주로 제시된 데 비해 루브릭의 내용 영역 중에서 과학 논증에 대한 부분은 첨삭이 제시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예비 과학교사들이 근거, 추론, 반증 등 논증의 요소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탐구보고서 작성 전에 예비 과학교사들에게 글쓰기 루브릭을 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보고서의 전체적인 구성과 주제면에 대한 첨삭은 거의 제시되지 않았다. 2명의 예비 과학교사의 보고서에 대해 서론이 제시되지 않았음을 지적한 것 외에는 전체적인 구성에 대한 첨삭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예비 과학교사들이 탐구보고서 쓰기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즉 탐구보고서의 형식과 그에 따른 내용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첨삭 내용이 사실적 지식과 지엽적인 표현 등에 국한하여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예비교사 교육과정에서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교과목을 통해 탐구보고서 등 유형별 글쓰기에 대한 학습 경험이 충분히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엄성원(2019)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동료 첨삭은 학습자의 글쓰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어휘나 문장 수준의 미시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글 전체의 논리와 구성 방식 등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토대로 한 첨삭이 바람직하다. 본 연구에서 예비 과학교사들의 첨삭이 과학지식의 관련성과 정확성 영역에 치중된 것은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강좌에서 첨삭 활동에 대한 학습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동료 첨삭은 글을 쓰는 과정 중에 수정과 그에 따른 반응이 진행되기 때문에 과정 중심 글쓰기에 효과적이다(손정미, 2014). 그러므로 첨삭 내용에 따른 수정과 추가 첨삭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예비 과학교사들에게 제공해 논리논술 교과에서의 동료첨삭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활용한 동료 간 온라인 첨삭은 내용이 공개되는 형태였기 때문에 예비 과학교사들의 첨삭 내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서면 첨삭, 대면 첨삭 등 다양한 첨삭 방식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4주 동안 귀납법, 연역법, 귀추법, 가설연역법 등의 과학적 방법과 과학 탐구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논증 방법, 형식적 비형식적 오류 등에 대해 수업을 진행하였다. 예비 과학교사들은 이 내용을 포함해 제작한 사전 영상을 학습하였고,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질문을 생성하였다. 모둠 구성원이 생성한 질문을 토대로 모둠 내에서 다양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고, 이 토의 내용을 파일로 정리해 구글클래스룸에 탑재하였다. <표 6>에 제시된 바와 같이 4주간의 수업 동안 총 16개의 질문이 생성되었다. 하나의 질문에 다른 수준의 내용이 들어있는 경우가 있어서 질문 수준 분석은 18개의 질문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질문 수준 분석 결과 최소 수준 질문 2개, 중간 수준 질문 6개, 높은 수준 질문 10개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예비 과학교사들이 생성한 질문이 중간 수준과 높은 수준에 집중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생성된 질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과학적 방법의 한계점과 예시에 대해 묻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모든 조에서 공통적으로 귀납법, 연역법, 귀추법, 가설연역법의 한계점과 예시에 대한 질문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는 가언명제에서의 전건긍정과 후건부정의 예시, 인과논증의 예시, 논리적 동치의 예시 등 다양한 사례들에 대한 토의를 이끌어내는 질문들이 제시되었다. 예비 과학교사들이 생성한 질문들 중 예시에 대한 내용이 많은 것은 사전 영상에서 주요 내용과 그에 해당하는 예시들을 제시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플립러닝을 활용한 ‘교과교육논리 및 논술’ 수업에서 사전 영상을 구성할 때 학습 활동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해야 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좋은 가설의 조건, 오류의 유형에 대한 질문이 나타났고, 다양한 논증을 학교 수업에서 활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질문도 생성되었다. 이와 같이 특정 개념의 의의와 한계점에 대해 고려할 수 있고, 실제 적용되는 예시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는 것은 예비 과학교사들이 사전 수업영상 학습을 통해 개념의 재구성을 할 수 있고, 학습한 내용의 실제 적용에 대해 이해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교사양성 교육과정 중 ‘교과교육논리 및 논술’ 수업에 플립러닝을 활용하는 것이 예비 교사들의 내용 이해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 상호작용을 확장시키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추정케 한다.
플립러닝에서 사전 영상 학습과 대면수업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전략 중 하나로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신그린, 서혜정, 2019). 질문을 통해 학습자의 이해도를 확인할 수 있고, 학습자의 반성적 사고를 촉진시킬 수 있다(이차은, 김희백, 2016). 특히 선행 연구(서혜정, 신그린, 2021)에서는 질문중심 플립러닝이 예비 교사들의 문제 해결능력과 사고 촉진에 효과적임을 주장하였다. 본 연구에서 예비 과학교사들이 생성한 질문들을 살펴본 결과 내용 이해를 토대로 학습한 개념의 적용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내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예비 과학교사들이 플립러닝에서의 예습 과제를 통해 사전 수업영상을 학습한 후 질문을 작성했기 때문에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플립러닝을 활용한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강좌에서 다양한 수준의 질문 예시 등을 활용한 사전 수업 영상을 지속적으로 활용한다면 예비 과학교사들의 질문 생성 능력을 함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플립러닝은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습자와 교수자의 역할을 바꾸는 설계를 활용하는 것이므로 예비 과학교사들이 생성한 질문을 토대로 실제 교수-학습 과정을 전개하는 것은 교수자로서의 역할을 일정 부분 경험하게 하는 측면도 있다. 본 연구에서는 예비 과학교사들이 생성한 질문을 토대로 조별 토의를 진행하였다. 이와 더불어 오프라인 대면수업 과정에 학습자들이 생성한 질문을 토대로 교수-학습 과정을 전개한다면 수업 참여를 더욱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예비 과학교사들이 생성한 질문을 토대로 어떻게 토의가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기 위해 각 모둠별 토의 활동지를 분석하였다. 4주에 걸쳐 이루어진 각 조별 토의 활동을 분석한 결과 구성원 중 한 명이 질문을 생성하고, 나머지 구성원들이 이에 대해 응답을 제시하여 최종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토의가 진행되었다(<표 7> 참조). 또한 <표 8>에 나타난 바와 같이 토의 진행 중에 처음 질문을 제시한 예비교사가 추가 질문을 생성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예비 과학교사들의 토의 활동을 분석한 결과 몇 가지 특징적인 점들이 나타났다, 첫째, 동료가 제시한 질문에 대해 다른 예비교사들은 각각의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정리하여 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예비 과학교사들 간 의견이나 관점의 차이 등을 표현하기에는 생성된 질문이 내용 이해에 치중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 대부분의 질문이 사전 수업 영상에 나타난 학습 내용을 적용하는 예시를 묻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모둠 구성원들은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예시를 제시하는 병렬형태로 토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양상은 토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질문 생성 활동이 다각적인 측면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플립러닝에서 학습자가 교수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토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서정목, 2017). 사전 수업영상에서 학습한 내용을 기초로 한 질문을 생성하고, 이에 대한 토의를 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폭과 깊이가 확장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문제해결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동료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동료 학습자와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교수자로서의 역할을 경험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 예비 과학교사들은 복잡한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토의 활동을 전개하지는 못했지만, 질문과 그에 대한 해답 찾기라는 과정을 공유하였고, 그를 통해 학습자 간 상호작용의 폭을 확장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플립러닝 기반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수업에서 질문 생성과 그에 따른 토의 활동이 예비 과학교사들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교수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IV. 결론 및 제언
이 연구는 플립러닝을 활용한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수업에서 예비 과학교사들이 수행한 첨삭과 토의 활동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J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학부의 예비 과학교사 15명을 대상으로 탐구보고서 작성 및 첨삭 활동과 질문 생성과 토의 활동을 실시하였다. 플립러닝을 활용한 수업에서 예비 과학교사들은 교수자가 사전에 녹화한 수업영상을 학습하였고, 이를 토대로 질문을 생성하였다. 예비 과학교사들이 생성한 질문을 활용해 모둠별 토의를 진행하였다. 또한 예비 과학교사들이 탐구 주제를 선정해 탐구보고서를 작성하였고, 그에 대한 동료 첨삭이 이루어졌다. 탐구보고서에 대한 첨삭 내용을 분석한 결과 보고서에 제시된 과학 지식의 정확성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이에 비해 전체적인 글의 재구성이나 논증과정에 대한 첨삭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 결과는 탐구보고서에 대한 예비 과학교사들의 동료 첨삭이 매우 제한적인 영역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동료 첨삭이 이루어지고, 첨삭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립러닝을 활용한 논리논술 수업이 예비 과학교사들이 수업에 참여하는 기회를 확대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첨삭의 내용이 루브릭의 일부 영역에만 국한된 점은 보완이 필요하다. 이는 향후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에서 첨삭 활동에 대한 예비 과학교사들의 이해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첨삭이 주로 지식 측면에서만 이루어진 것은 논리논술 교과에 대한 수업 계획 단계에서부터 첨삭에 관한 내용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플립러닝에서 사전 수업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학습자의 첨삭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교수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활용한 온라인 첨삭 활동 외에 서면 첨삭, 대면 첨삭 등 다양한 첨삭의 방식에 대한 분석을 통해 플립러닝을 활용한 논리논술 수업에서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사전 수업 영상 학습 후 예비 과학교사들이 생성한 질문을 분석한 결과 학습한 내용을 실제 적용하고자 하는 높은 수준의 질문이 가장 많았다. 이는 예비 과학교사들이 사전 수업영상에 나타난 학습 내용을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학습한 내용을 실제 활용하기 위한 예시들을 묻는 질문이 대다수였으므로 모둠 구성원들은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예시를 제시하는 형태로 토의를 전개하였다. 이를 토대로 모둠 구성원 전체가 결론을 내려 질문에 대한 대답을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예비 과학교사들 간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본 연구의 결과는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강좌에서 플립러닝의 활용이 예비 과학교사들의 수업 참여를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수업에서 플립러닝은 학습자들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교수전략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예비 과학교사교육과정에서 플립러닝을 활용한 교과논리 및 논술 강좌의 운영을 위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학습자의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사전 학습과 동료평가 등이 제시되고 있다(Seo & Pinela, 2015), 학습 활동 과정에서의 즉각적인 피드백이 강조되고 있다(Michaelsen & Sweet, 2008).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플립러닝을 활용한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수업에서 첨삭과 토의 활동은 예비 과학교사들의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플립러닝을 활용한 ‘통합과학논리 및 논술’ 수업에서 예비 과학교사들이 작성한 탐구보고서와 첨삭, 질문과 토의 활동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그러나 실제 예비 과학교사들이 플립러닝을 활용한 강좌에서 학습 과정 중 겪은 어려움과 첨삭 및 토의 활동 등에서 느낀 점 등을 분석하지는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해 플립러닝을 활용한 논리논술 교과에서 학습자들이 인식하는 어려움과 개선점 등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