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2019년 말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020년에는 전 세계로 확산했고 마침내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 유행단계인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는 2022년 4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5억 명을 초과했고 사망자는 620만 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역시 누적 확진자는 2022년 4월 현재 16,674,045명이고 사망자도 21,667명에 이른다(보건복지부, 2022.4.18.).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서 정부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시행하여 2020년에는 거의 모든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중단한 채 원격교육으로 전환했다. 이후 2022년에 들어 코로나19의 기세는 조금씩 감소하고 있어 정부는 이전까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2022년 4월 25일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보건복지부, 2022.4.18.). 그러나 코로나19는 계속 변이바이러스가 발생하고 있어 다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김현주, 2022.5.26.). 따라서 정부와 교육현장에서는 비대면 수업이 시행될 것에 대비하여 강력한 거리두기 시행 기간의 교육데이터를 분석하고 원격수업의 효과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노일경 외, 2021; Zierer, 2021).
코로나19로 인하여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초기에는 갑작스러운 비대면 수업에 대해 다수의 학교와 학생들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손실이 불가피하게 발생했다. 원격수업을 위한 각종 디지털 장비와 콘텐츠를 갖추지 못한 읍면 지역에 위치한 학교와 저소득층 가정, 부모의 지속적인 감독이 곤란한 가정의 학생들은 수업결손과 학업성취도 저하가 더 심각했다(박미희, 2020). 특히 수학은 이전 학습이 되지 않으면 후행학습이 거의 불가능한 위계성과 누적성으로 인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학생간 격차가 크게 발생한 과목이다(김홍겸, 2021; Rizzo, 2021). 팬데믹으로 등교수업이 감소함에 따라서 대부분의 과목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수학과목에 끼친 부정적 영향과 양극화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김범주, 2021; Bailey et al., 2021). 수학은 개념 이해도가 낮은 학습자에 대해서는 교수자의 대면 설명이 효과적이나(Hanner et al., 2019), 팬데믹으로 인해 등교일수가 감소함에 따라 교사로부터 체계적인 학습진도 확인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함께 감소하고 이것이 수학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신철균 외, 2021; Sengil et al., 2021). 이러한 팬데믹 상황에서도 수학과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증진하고,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융합한 블랜디드러닝(BL)을 체계적을 제공하는 학교의 경우는 수학과 과학성취를 증진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김홍겸, 2021; Cabell et al, 2021).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제4차 산업혁명 사회에서 수학은 필수적인 과목인데 비대면 수업에서 학습결손이 크게 발생할 수 있는 과목이므로(Elayyan, 2021), 원격수업 환경에서 수학 학업성취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Rizzo, 2021).
코로나19 상황이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적 규명이 필요하고, 더불어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조절할 수 있는 학생 수준의 요인과 학교 수준의 요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팬데믹 상황에서 치러진 2020년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데이터를 분석하여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학 성취도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규명하려고 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20년도 고등학생의 수학 성취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친 학교수준 변수는 무엇인가?
둘째, 2020년도 고등학생의 수학 성취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친 학생수준 변수는 무엇인가?
II. 선행연구 분석
수학성취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다층적 수준에서 영향을 주는 변수를 규명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수학과 관련된 학생수준과 학교수준 변수 가운데 교육적 개입을 통해 변화 가능한 변수와 이미 설정되어 변화가 어려운 변수들이 혼합되어 있어 이를 구분한 다층적 모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김양분, 김난옥, 2015; 이현숙, 송미영, 2015; 고동현, 정희선, 2018). 선행연구를 살펴보았을 때 학교수준에서는 학교의 사회경제적 지위, 학교장의 리더십, 교사의 풍토, 수학교사의 교직인식, 교사의 수업활동 등이 학교수준 수학성취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알려졌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 조사에서 학교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보여주는 지표변수는 교내 기초수급자수인데 선행연구에서 학교수준 성취도의 통제변수로 사용되었다(이현정 외, 2018). 또한 김성식(2010)이 수행한 연구에서도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시행된 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분석한 결과 학교수준 및 학생수준 소득수준의 차이가 교사의 풍토, 수업활동, 수능점수에 주는 영향을 규명한바 있다. 미국에서 수행된 연구에서도 여러 가지 과목 중 특히 수학과목이 가정의 소득수준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저소득 가정의 학생일수록 취약해지는데 이런 사회경제적 지위과 교사의 수업활동과 학교수준 학업성취 연구에서 소득수준을 포함한다(Kotok, 2017; Riegle-Crumb & Grodsky, 2010).
학교장의 장학활동과 리더십이 학업성취에 주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양한 국내외 연구결과가 보고됐는데(구자원, 2017; Rigby, 2021), 학교장의 장학활동은 교사의 교육목표 설정, 교수활동 투입, 평가, 학생들의 학습 등 교수-학습활동 전반에 영향을 준다. 또한 학교장이 학년 단위 교육목표 달성에 대한 책무성을 강조하는 노력이 교사의 교수활동에 영향을 준다(박소영 외, 2014). 학교장의 장학활동이 학업성취에 주는 영향에 관한 Lochmiller 등(2015)의 연구 결과 학교장이 수학 교과의 학업성취도를 향상하기 위해 다양한 재량권을 사용하고 장학활동을 펼친 노력이 교사의 교수활동을 매개로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교사풍토와 교직인식은 교수활동에 대한 교사들의 전반적인 열의와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김수혜(2018)는 교사의 풍토가 학생의 학습열의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했다. 또한 Park 등(2019)이 수행한 연구에서도 학교장이 수학성취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교사들의 교수활동을 격려하고, 수학과 과학을 중요시하는 학교풍토를 조성하며, 수학교사들이 자신의 교직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할 때 학교수준의 수학성취가 상승한다고 보고했다. 이현정 등(2018)의 연구에서 교사의 수업활동 중 학생에 대한 도움제공, 학생과의 관계형성 노력 등이 학생들의 수학흥미와 수학적 자기효능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학업성취에도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20년부터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수업 일수가 감소하고 원격수업이 지속되었는데, 학교수준에서 원격수업의 중요도와 준비정도가 학교수준 수학 수업 만족도와 성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김홍겸, 2021; 이선영, 2021; Barlovits et al., 2021; Solon et al., 2021). 김홍겸(2021)은 수업형태에 따른 만족도를 분석하여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통해 교사와 학생의 실재감을 높일 때 만족도가 향상됨을 보고했다. 또한 이선영(2021)은 쌍방향 수학 수업에서 교사가 명확한 수학 목표를 세우고, 높은 인지적 요구 수준을 갖춘 과제를 제시했을 때 교사와 학생의 의미 있는 상호작용이 나타나고 개념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수학 수업이 구현됐다고 보고했다. Barlovits 등(2021)은 팬데믹에 따라서 전면적인 원격기반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이를 위한 물리적, 소프트웨어적 체계를 갖추는 학교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Solon 등(2021)은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하여 대면수업이 금지된 상황에서 원격수업을 통해 수학과목의 목표설정, 내용선정, 과정조직, 평가 등 교수-학습 전 과정을 설계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를 증진할 것을 제안했다.
다음으로 수학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는 학생수준 변수 중 부모와의 관계는 수학에 대한 태도, 학습노력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수학에 대한 불안을 감소시킨다(임해미, 2016; 정숙영, 허난, 2017; Sari & Hunt, 2020). 부모와 자녀가 학업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이 과정에서 적절한 지지와 격려를 보내며 필요한 물질적, 정보적 지지를 제공함으로써 자녀의 수학 성취에 도움을 준다. 같은 맥락에서 가정의 교육자본은 교육적 환경을 제공하는 정도로서 자녀의 수학 성취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김경희 외, 2011; Wilson & Urick, 2021). Wilson과 Urick(2021)의 연구에 따르면 가정의 문화자본은 학생들의 문화적 재생산(cultural reproduction)에 영향을 주는데 재생산에는 학업성취가 핵심적인 내용이다.
다음으로 학생이 인식하는 교사와의 관계 역시 학생수준 수학성취에 영향을 주는데(한수연, 박용한, 2022; Liu et al., 2018), 한수연과 박용한(2022)의 연구에서는 교사의 지지가 학생의 수학성취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고, Liu 등(2018)의 연구에서는 교사의 지지가 학생의 수학 학업노력과 학업성취에 직접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학에 대한 가치인식은 학생의 수학성취에 영향을 주는데, 정희선과 송하나(2020)의 연구에서 수학에 대한 가치인식은 수학에 대한 흥미와 학업적 노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수학 학업성취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자면 학습자들의 수학성취에는 학교수준 변수와 학생수준 변수가 다양하게 영향을 주는데, 학생수준 변수의 영향이 더 크지만 학교수준 변수도 학업성취에 영향을 준다. 2020년에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수업 일수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서 비대면 수업의 준비도와 원격수업의 질이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수학성취에 끼친 영향력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이루어 지고 있으며 본 연구는 코로나 19 사태 전후로 학교수준과 학생수준에서 수학성취에 영향을 끼친 변수를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면서 초․중등 및 대학교육까지 비대면 원격수업이 보편화되어 교사 및 학생들의 교수-학습 형태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020년 이전에도 IT기술을 활용한 e-Learning이 이루어졌으나, 학교교육은 여전히 대면수업이 주도하고, 원격수업은 보조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팬데믹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원격수업이 주도하고, 대면수업은 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사회적 재난으로 다수의 학생들이 가정에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여 원격학습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먼저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 부모의 학습지원, 학생들의 사전 학습 수준에 따라서 학력격차가 심화되고 있다(이정연, 2021). 부모의 학력이 높고,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집안에서 머물며 자녀에게 적절한 교육감독과 지지를 제공하고, 원격교육 환경을 조성한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의 학생들은 교육격차가 발생했다(권연하 외, 2021).
이러한 교육격차는 하위권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한데 정송과 안영은(2021)이 서울 소재 중학교 382개교의 학업성취등급 분포가 코로나19 전후로 변화한 정도를 분석한 결과 2018년 이후로 학교 내 학력격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에는 그 격차가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권인 A등급과 최하위권인 E등급이 동시에 증가하여 학력의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었는데, 이들의 연구에서 과목별 격차를 살펴보면 국어의 경우 학력격차가 가장 적었으나, 수학에서 그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박미희(2020)가 경기도 지역 초, 중, 고등학교 800개교의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가정의 경제 수준이 낮을수록 온라인 수업을 듣는 환경과 학습 여건이 열악하고, 온라인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학교 과제를 수행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도 이들은 교사나 보호자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해서 문제해결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경제적 수준이 높은 가정에서는 보호자가 자녀의 온라인 수업에 함께 참여하고 학업을 지도하면서 학습 활동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사교육 참여와 시간에서도 가정 배경별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서 학교나 교육행정 당국에서는 저소득 가정의 저학력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별지도와 맞춤형 보충학습 지원이 필요함을 제안했다.
본 연구에서는 이상의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하여 아래와 같은 연구가설을 설정했다.
첫째, 학교수준에서 기초수급자수, 학교장 리더십, 교사풍토, 교사교직인식, 수업활동 , 원격수업 중요도와 원격수업 준비도 등이 고등학생의 수학 성취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이다.
셋째, 학생수준에서 부모와의 관계, 가정 내 교육자본, 교사와의 관계, 수학가치인식, 학습활동, 학원수강, EBS수강, 학교 원격교육 수강정도 등이 수학성취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이다.
III.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 분석한 연구대상은 2020년 11월 25일에 시행된 2020년도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 참가한 고등학교의 학생 및 교사들이다. 데이터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전국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가규모 성취도 평가의 일부 자료로서 각 연도별로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응시한 결과이다. 연구자는 2021년도 연구계획 공모에 데이터를 신청하여 2021년 8월에 평가원으로부터 연구계획을 승인받고 데이터를 받았다. 본 연구에서 분석한 연도별 세부 표본 현황은 <표 1>에 제시되어 있다.
종속변수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0년 11월 25일 고등학교 2학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의 수학과목 원점수를 활용했다. 각 과목별 만점은 250점이고, 교과 구분 없이 동일한 척도 범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점수를 종속변수로 설정했다(서원석, 김석우, 2020).
학교수준의 독립변수 가운데 기초수급대상자 학생수는 교육비 및 교육급여 지원 대상 학생수(비율척도)로서 학교의 사회경제적 수준을 나타낸다. 학교장 리더십은 교사에 대한 교수학습 장려활동에 관한 내용으로서 3문항(등간척도)으로 구성되어 있고, 교사풍토는 수업준비와 학습장려에 대한 교사의 노력을 나타내는 6문항(등간척도)이다. 교직인식은 수학교사가 교직에 대한 만족감, 사명감, 헌신 정도를 나타내는 4문항(등간척도)이고, 수업활동은 수학교사가 다양한 수업방법과 내용을 적용하야 수학수업을 진행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10문항(등간척도)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격수업 중요도와 준비도는 수학 원격수업을 학교차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강조하는 정도와 준비되어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12개 문항(등간척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수준 독립변수 중 부모와의 관계는 부모와 함께 대화하고 활동하는 정도에 관한 등간척도 3문항, 가정의 교육자본은 집에 있는 도서보유량, 학업에 대한 촉진 분위기 등을 나타내는 2문항(등간척도), 교사와의 관계는 수학교사가 학생의 흥미와 학습수준을 파악하고, 촉진적 상호작용을 하는 정도를 묻는 등간척도 7문항, 수학가치인식은 수학의 중요성과 활용성, 동기 등을 묻는 6문항(등간척도)이다. 학습활동은 수학과목에 시간을 투자하고 공부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4문항(등간척도)이고, 학원수강은 사설학원에서 수학을 수강하는 정도와 도움이 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4문항(등간척도)이고, EBS수강은 교육방송 수학과목을 시청하는 정도와 도움이 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4문항(등간척도)이다. 원격수강 정도는 학교에서 준비한 수학과목 원격교육 수강정도와 도움정도를 나타내는 8문항(등간척도)이다. <표 2>에는 각 변수에 대한 설명, 신뢰도 계수가 제시되어 있다.
선행연구 분석을 바탕으로 연구변수들 간의 구조관계를 설정하여 [그림 1]에 제시했다. 학교수준에서는 학교내 기초수급자수, 도시여부, 학교풍토, 수학교사의 교직인식, 수학수업활동 등이고, 학생수준에서는 부모와의 관계, 가정 교육자본, 수학학습동기, 교사와의 관계, 수학가치인식, 수학학원수강, EBS수학수강 등이다. 학교수준의 종속변수는 학교의 평균수학점수이고 학생수준은 해당 학생의 수학점수이다.
설정된 연구모형을 살펴보면 먼저 학교수준에서는 기초수급자 여부와 학교장의 리더십 등이 교사풍토와 수학교사의 교직인식에 영향을 주고(박미희, 2020), 교사풍토는 교직인식에 영향을 주고(문영주, 2018), 교직인식은 수학교사의 수업활동에 영향을 주며, 수업활동은 학교수준 수학점수에 영향을 주는 구조관계를 설정했다. 이어서 학생수준에서는 부모와의 관계 및 교육자본이 교사와의 관계와 수학가치인식에 영향을 주고, 이들 매개변수는 학생의 수학 학습활동, 학원수강, EBS수강에 영향을 주다. 또한 학습활동, 학원수강, EBS수강이 수학점수에 영향을 주는 구조관계를 가정했다.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통계, 상관분석 등과 함께 다층 구조방정식모형 분석을 적용했으며 다음과 같이 분석을 진행했다. 첫째, 본 연구에 사용된 문항에 대해 신뢰도 분석,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고, 이어서 측정모형분석을 통해 안정성을 검증했다. 둘째, 학업성취도의 ICC를 산출한 결과 .31로서 기준값인 .05 이상의 기준에 부합하므로 위계적 구조를 가진 자료임을 확인했다. 셋째, 학생 수준과 학교수준 변수간의 구조적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위계적 구조를 반영한 다층 구조방정식 분석을 실시했다. 적합도 판단을 위해 CFI, TLI, RMSEA 등 적합도와 SRMR를 산출했는데, CFI와 TLI는 .90이상, RMSEA는 .05이하, SRMR은 .08이하일 때 좋은 모형으로 평가했다(홍세희, 2000; Hu & Bentler, 1999).
IV. 연구결과
위에서 제시한 총 14개 변수의 기술통계와 상관계수는 아래 <표 3>부터 <표 4>까지 정리해서 제시했다. 순서는 학교수준 변수 7개, 학생수준 변수 8개이며, 변수들의 상관계수와 기술통계(M, SD)를 제시했다.
2020년도 급내 상관계수(ICC)를 살펴보면 0.30 이었는데, 이는 고등학생 수학점수 변량의 30%은 학교수준에서 변량을 설명하고 있으며, 이런 다층구조를 고려한 구조방정식 모형을 적용해야 함을 보여준다.
2020년도 고등학생의 수학성취에 대한 학교수준과 학생수준 구조방정식 모형의 적합도 <표 5>에 제시했다. 적합도를 살펴보면 학생수준 구조방정식 모형의 카이제곱 값은 영가설이 기각됐으나(χ2=212.19, df=20, p<.001), 카이제곱이 민감한 것을 고려했을 때 다른 적합도 지수들은 양호한 값을 보여주었다(CFI=.92, TLI=.94, RMSEA=.050). 학교수준 구조방정식 모형 역시 카이제곱 값은 기각되었지만(χ2=59.48, df=13, p<.001), 다른 적합도 지수들은 허용할만한 값을 보여주었다(CFI=.92, TLI=.91, RMSEA=.050, SRMR=.065).
수준 | n | χ2 | df | CFI | TLI | RMSEA | SRM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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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준 | 10526 | 212.19 | 20 | .92 | .91 | .05 | .065 |
학교수준 | 212 | 59.48 | 13 | .92 | .91 | .05 | .057 |
이어서 연구모형의 각 경로계수의 모수추정치를 <표 6>에 제시했는데, 먼저 학교수준 변수들 가운데 수학점수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변수는 기초수급자수(β=-.11, p<.01), 수학교사의 수업활동(β=-.10, p<.01), 원격수업중요도(β=.13, p<.01), 원격수업준비도(β=.12, p<.01) 등이었다.
수준 | 경로 | B | SE | β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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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준 | 기초수급자수 | → | 수학점수 | -.22** | .03 | -.11 |
수학수업활동 | → | 수학점수 | .20* | .08 | .10 | |
원격수업중요도 | → | 수학점수 | .84** | .29 | .13 | |
원격수업준비도 | → | 수학점수 | .56** | .11 | .12 |
학생수준 변수들 가운데는 수학가치인식이 주는 긍정적 영향을 가장 크게 나타났고(β=.37, p<.001), 다음으로 학원수강(β=.28, p<.001), 가정의 교육자본(β=.10, p<.001) 등이었다. 부모와의 관계 역시 수학점수에 유의미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β=.03, p<.001) 그러나 EBS수학과목 시청은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β=-.09, p<.001).
다음으로 학교수준 변수와 학생수준 변수가 수학점수에 미치는 직접, 간접, 총효과가가 아래 <표 7>에 제시되어 있다. 이를 살펴보면 학교수준 변수들 가운데는 기초수급자수가 -.11로서 가장 큰 부정적인 효과를 보였고, 나머지 변수들의 효과는 미미했다. 학생수준 변수들 가운데는 수학가치인식이 수학점수에 대해 가지는 총효과가 .44로 가장 크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수학 학습활동 .37, 학원에서 수학과목 수강 .28, 가정에서의 교육자본 .15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EBS 수학과목 시청은 -.09로서 부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간접효과의 유의미성을 규명하기 위해 Bootstrapping을 적용했는데 반복은 500을 입력하고, 90% 신뢰구간(CI)을 산출했다. 그 결과 학생수준에서 수학가치인식이 학습활동, 원격수강, 학원수강, EBS 수강 등 매개변수를 통해 수학점수에 간접효과(매개효과)를 보였는데, 효과크기는 .44였다. 부트스트래팽 결과 간접효과의 90% 신뢰구간은 .22~.50로 0을 포함하지 않아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V. 요약,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20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 나타난 고등학생의 수학과목 학업성취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학교수준 변수를 규명한다. 둘째, 2020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 나타난 고등학생의 수학과목 학업성취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학생수준 변수를 규명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한 2020년도의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의 수학성적 데이터를 분석했다. 데이터에 포함된 대상은 고등학교 221개교, 교사 753명, 고등학생 10,526명이며, 설문조사 결과 및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포함되어있다. 분석에 포함된 변수는 학교수준 7개, 학생수준 8개이고, 자료분석을 위해서 다층구조방정식모형분석을 적용했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수학성적에 영향을 주는 학교수준 변수들 가운데 기초수급자수는 유의미한 부적 효과를 나타냈으나 수학교사의 수업활동, 학교차원의 원격수업중요도, 원격수업 준비도 등은 수학성취에 유의미한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 둘째, 수학성적에 영향을 주는 학생수준의 변수들 가운데 EBS수학과목 시청은 부적인 효과를 나타냈으나, 수학가치인식, 수학과목 학원수강, 수학원격수업, 수학 학습활동, 부모와의 관계, 교육자본 등은 유의미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보였다. 셋째, 수학가치인식은 직접효과는 없었으나, 가장 큰 간접효과를 보였고, 교사와의 관계도 직접효과는 없었으나 유의미한 간접효과를 나타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학교수준 변수 중 기초수급자수는 고등학생의 수학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나, 수학교사의 수업활동, 원격수업중요도, 원격수업준비정도는 학교수준의 수학성취에 유의미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둘째, 학생수준 변수 중 EBS수학과목 청취는 수학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나, 수학가치인식, 학원수학 과목 수강, 수학 원격수업 수강, 수학 학습활동, 부모와의 관계, 교육자본 등은 학생수준 수학성적에 유의미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셋째, 학생수준 변수 중 교사와의 관계, 수학가치인식 등은 수학성적에 유의미하게 간접효과를 보인다.
이러한 결론이 고등학생 수학성취에 주는 이론적, 교육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초수급자수가 고등학생의 학교수준 수학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김성식(2010)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시행된 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소득수준의 차이가 수능점수에 주는 영향을 규명한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또한 Kotok(2017)이 미국 고등학생의 수학성취와 소득수준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결과와도 일치하고, Riegle-Crumb과 Grodsky(2010)가 수행한 연구결과와도 일치하는데, 특히 이들은 미국내 고등학생의 학업성취 가운데 수학과목이 가정의 소득수준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저소득 가정의 학생들일수록 수학성취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규명했다. 따라서 교육행정 당국에서는 저소득층 자녀의 수학성취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지원이 요구되는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등교일수가 감소함에 따라서 수학과목에서 학생간 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이 보다 쉽게 양질의 원격교육 및 대면 보충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하고, 저소득 가정의 학생이 다수 재학 중인 학교에 대한 재정적,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김홍겸, 2021; Bailey et al., 2021; Crosnoe, 2009).
둘째, 본 연구에서는 팬데믹 상황에서 학교장 리더십이 학생들의 수학성취도에 주는 간접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등교일수가 급격히 감소한 상황에서는 학교장이 교사의 교수활동을 통해 수학성취에 영향을 주기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포스트 코로나의 뉴노멀시대에는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바(조은순, 2020), 학교장의 리더십 방향은 에듀테크를 세밀하게 설계하고, 교사와 학생들이 보다 편안하게 에듀테크를 활용하여 블랜디드 러닝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Masry-Herzallah & Stavissky, 2021).
셋째, 학생수준 변수 중 부모와의 관계와 가정의 교육자본은 학생의 수학성취에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금까지 수행된 국내외의 다양한 연구결과와 일치한다(임해미, 2016; 정숙영·허난, 2017; Berkowitz et al, 2021; Kiss & Vukovic, 2021). 본 연구에서 부모의 영향을 나타내는 관찰변수는 부모와 학업에 관한 대화를 하는 정도와 부모의 학업적 관여 정도이고, 또한 가정의 교육자본은 책의 수량과 독서 정도이다. 이는 정숙영과 허난(2017)의 연구에서 부모의 학업적 관여가 학생의 수학을 포함한 학업성취에 유의미한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결과와 일치하고, Kiss와 Vukovic(2021)이 수행한 연구에서도 특히 수학과목에 대한 부모의 태도가 자녀의 수학성취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 결과와 일치한다. 이를 통해서 볼 때 수학교사는 학생의 수학성취를 향상하기 위해 가능한 학부모와도 연계하여 가정과 학교에서 수학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체계적인 학습을 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넷째, 학생수준 변수에서 수학교사와의 관계는 학습활동 등을 매개로 수학점수에 의미있는 간접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국내외의 다양한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유민희, 2020; 장인정; 2018; Liu et al., 2021; Alrajeh & Shindel, 2020). 교사와의 관계는 언제든지 조언과 지도를 받을 수 있고, 피드백을 받으며, 수학진도에 대한 확인을 해주는 정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런 교사의 노력이 학생의 학습노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이것이 수학성취와 연결됨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수학교사가 학생과의 관계에서 적시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할 때 학생의 수학불안을 줄이고 수학자아개념을 증진하는데 기여한다는 선행연구와 연관시켜 고려할 때(Alrajeh & Shindel, 2020) 수학교사들은 학교차원에서 지지와 함께 개별화된 피드백을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학생의 학습활동은 수학점수에 유의미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가장 큰 효과를 나타냈는데, 학생수준에서 학습이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결론이지만 팬데믹 상황이 시작된 2020년에는 원격수업의 유용성이 수학성적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팬데믹 이후에도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은 지속될 뿐만 아니라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Alabdulaziz, 2021). 본 연구에서 학교수준 원격수업 중요도와 준비도는 학교수준 수학성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학생수준에서는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수의 교육공학 전문가들은 향후 디지털 리터러시가 학업성취 전반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바 정책적으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에듀테크 기기를 지원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재정적, 교육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Pressley, 2021). 다음으로 EBS수학시청은 학생수준에서 수학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홍순상과 홍윤표(2016)가 보고한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서 이들의 연구에서도 EBS수강 자체는 수학성취에 부적인 영향을 주었다. 다만, 사교육과 EBS시청이 결합되었을 때는 수학성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EBS수강은 팬데믹 기간의 원격수업과 성격이 유사하지만 효과 자체는 낮았는데, 이는 학습자의 사전 지식이나 수준을 고려할 수 없는 공통적인 EBS 컨텐츠 제공의 한계로 볼 수 있다. 다만, 홍순상 등의 연구결과를 살펴볼 때 사교육이나 교사의 지도와 같은 외부적 조력과 결합될 때 EBS시청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섯째, 수학원격수업은 학생수준 수학성적에 유의미하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 효과크기 역시 주목할 정도이다. 2020년에서 2021년 중반까지 상당수의 학교들이 전면 비대면 원격수업이 시행되었는데, 초반에서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혼란이 있었지만 일선학교와 교육행정 당국의 노력으로 혼란을 수습하고, 원격수업에 대한 참여와 인식이 높을수록 수학성적이 높게 나타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들어서는 거의 모든 학교가 대면수업을 회복했으나, 코로나19 상황은 언제든지 악화할 수 있고, 다시 비대면수업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는 꾸준하게 비대면수업을 위한 콘텐츠와 에듀테그 기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육행정 당국에서는 비대면 수업과 대면수업이 결합된 블랜디드 러닝의 발전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에듀테크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꾸준히 연수를 제공해야 한다.
일곱째, 수학가치인식의 매개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정희선과 송하나(2020)가 보고한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고등학생이 수학의 중요성과 미래 활용성을 인식하는 것이 수학성취에 중요하다. 팬데믹 상황으로 비대면수업이 주로 이뤄졌던 2020년에도 수학의 가치에 대해 인식을 심어주는 교사와 학부모의 노력과 학생 스스로의 성찰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코로나19 전후로 고등학생의 수학성적에 영향을 주는 학교수준 변수와 학생수준 변수를 규명하고 이런 변수의 영향력 변화를 살펴보았는데, 특히 전국단위 학업성취도 성적과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하여 연구결과를 일반화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2021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이 학업성취에 주는 영향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