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기술의 발전은 최근 스마트폰을 활용한 기기가 개발되면서 일반인의 VR 콘텐츠의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이지향 외 2017). 이에 교육현장은 가상현실(VR)의 교육적 도입이 현실화됨에 따라 시·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교수·학습이 가능하게 되었다(이다희, 황우형, 2017). 우주·태양계 탐험, 인간의 몸·신체기관 여행, 공룡 시대 경험, 지구 온난화, 화산 작용, 비의 생성 등의 과학과 수업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 지역 탐험, 해외 유적지 방문 등의 사회과 수업 등 통합 교과 수업에 VR 기술을 적용·활용하고 있다(박태정, 2017). 이는 ICT 융합 기술 발전이 아직 멀지만 가까운 미래에 학교수업의 현실로서 다가왔음을 자각하게 해준다.
교육영역에서 VR과 관련된 연구는 학업성취도와 연계하여 보고되고 있다. VR 교육 콘텐츠를 초·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가한 안희두 외(2018)는 실재감과 상호작용 모두 교육 효과에 영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실재감은 재미와 관심도에, 상호작용은 이해도에 더 영향력이 미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VR 콘텐츠를 활용한 초등 음악수업의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수업에 대한 몰입과 흥미, 학습활동에 대한 자기주도성 및 음악적 이해 수준이 향상되었다(김유리, 최미영, 2018). 이는 가상현실 속에서 가까이 보고,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상대적으로 학생들의 학습활동 참여와 몰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VR 기반의 구글(Google) 앱(App)을 활용한 수업 설계 및 효과에 대해 연구한 이영주(2018)는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실감형 콘텐츠를 영어 수업에 적용한 주형미(2019)는 학습자의 정의적 영역 중 흥미도, 자신감, 참여도, 몰입도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이는 교사와 학생 간 실시간 쌍방향 상호교류가 가능함을 의미하며,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교육에서 스마트 교육으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일례로 5G가 상용화에 성공함에 따라 LTE(4세대 이동통신, 4G) 시대가 저물어 사실상 VR/AR 교육비용도 크게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VR 교육을 포함한 미래교육을 주도할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로봇 서비스 등의 첨단기술들이 기술적 한계와 공간의 설계 및 장비 구축,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전문인력 부족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교육현장에서는 아직 체험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VR 교육을 비롯한 스마트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설비 및 인재 양성이 매우 시급하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VR의 활용은 다양한 변수에 구애받는 초등학교 체육수업에 적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VR을 통한 스포츠 체험이 학습자의 태도와 학업 흥미도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엄준필, 한진욱, 2018). 일례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초등학교 VR 스포츠실 보급 사업’이 학교체육 현장에서 나타나는 가장 뚜렷한 변화 모습 중 하나이다. 학생들의 수업참여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VR 스포츠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사업은 2016년 시작한 정부 사업으로 현재 전국 초등학교 10개교 중 1개의 학교에 해당하는 약 600개교에 설치 중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할 첨단기술 중 하나인 VR 기기를 도입한 VR 스포츠실은 학교 수업 전반에 빠른 속도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VR을 활용한 신체활동은 다양한 콘텐츠와 재미 요소를 부합하여 활동적인 신체활동을 가능하게 한다(임영재, 이경희, 2020). 그리고 유·청소년의 학습참여도를 높이는 동시에 학업성취에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VR 기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시·공간에 영향을 받지 않아 지속적인 신체활동을 수행할 수 있으며, 특히 주도적인 활동을 유도할 수 있다. 이를테면 유·청소년을 대상으로 VR 축구 게임의 신체활동 효과를 연구한 Brütsch et al. (2010)은 VR을 통한 동기부여로 신체활동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역시 VR을 활용하여 우울증 변화 효과를 연구한 Zeng et al. (2018)는 VR 게임이 연구참여자의 좌식행동 감소로 이어져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공통적으로 VR 게임을 통해 신체활동을 변화시키고, 학업성취를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VR 스포츠 컨텐츠를 활용하여 학업성취 효과검증을 밝히기 위한 실험연구가 초등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초등학교 축구선수들의 킥을 VR 스포츠실을 활용하여 타겟, 킥, 킥속도, 실외킥 효과(정확도) 등을 조사한 윤소미 외(2019)는 비교집단(실외 훈련군)보다 킥 정확도와 킥속도, 실외킥 3개 영역에서 정확도가 증가하였음을 보고하였다. 이어 축구 종목을 체육수업에 적용하여 학습자들의 태도 및 수업몰입에 대해 연구한 김숙영(2019)은 스포츠실 수업에 참여한 집단이 운동장 수업참여 집단보다 연구참여자의 자신감 및 집중도가 더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장현(2020)은 VR 기기를 통해 연구참여자의 창의성과 신체적 자기표현, 협동심 등 운동기능 외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이처럼 VR 스포츠실은 학습자의 참여 동기유발과 학업성취를 유도할 수 있다는 교육수단으로서 제 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VR 스포츠실 사업이 아직 시행 초기라 다양한 운영상의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ICT 융합 체육수업의 현황 및 발전방안 연구한 박세원 외(2018)는 VR 스포츠실 운영의 문제점을 전문가 집단을 통해 교육비평 4단계를 근거로 분석하여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유한웅, 김진국(2020)은 VR 스포츠실 지원사업에 대해 초등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교육적 효과를 조사하여 발전방안을 찾고자 강구하였으며, 박세원 외(2020)는 VR 스포츠실의 핵심기술에 대해 교사지식과 VR 모델 간 비교 등을 통해 수업 컨텐츠로서 활용성을 모색하였다. 이밖에 문보라(2022), 박세원(2022), 박세원 외(2022), 배명훈 외(2022) 등이 VR 스포츠실에 대한 실효성을 제시하고자 다양한 패널을 통해 다각적으로 효과성 및 실효성을 접근·입증하였다.
또한 AR 스포츠 콘텐츠 개발을 통해 VR 스포츠실의 교육적 효과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박용남, 윤기준(2020)은 콘텐츠의 다양화와 AR 기술 개발로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선행연구 외에도 박세원(2020), 박세원(2021), 박세원, 김영식(2020), 박세원, 김영식(2022), 박세원 외(2020), 오민우 외(2021), 은광하(2021), 채수원, 오경록(2022) 등이 VR 스포츠실을 초등체육에 적용·활용하기 위한 현장 실험연구들을 활발히 진행하였다. 선행연구들은 공통적으로 VR 스포츠실을 통해 가져올 수업의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VR 스포츠실이 유관기관 지원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VR 스포츠실이 전인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가를 검증할 연구가 필요하다. 일례로 동일한 콘텐츠일지라도 교사의 수업방법과 구성에 따라 학업성취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오영범, 2019). 이에 박용남, 윤기준(2020)은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단원을 구성할 때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교육적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티볼을 중심으로 VR 스포츠실이 체육교육의 목표인 전인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자 한다. 그리고 심동·인지·정의 세가지 영역을 연구참여자의 숙달정도나 목표행동의 습득 또는 일반화를 입증하기 위한 방법론인 단일대상연구를 실험설계 과정에서 적용하려 한다. 이는 가상현실 실험연구 효과성을 입증하는 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 집단과 환경을 동일하게 설정하기란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는 김대환 외(2013)의 연구결과를 고려하였다.
또한 뇌성마비 학생들을 대상으로 VR 운동프로그램 실험군과 비교군으로 나누어 실시한 강유석(2011)의 연구에서도 집단학습을 실시하기엔 기술적 한계가 여전히 존재하며, 가상현실 상황에서 수행과 실제 수행 간 차이가 학술적으로 입증되지 않는 상황에서 비교군을 설정하고 연구를 진행하기에는 연구결과를 규명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권용중(2022)은 VR 교육에 대한 교사교육 및 교육환경 등이 일선 학교현장에서 자리잡기에는 아직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기에 단일대상을 근거로 교육 효과성을 입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였다.
본 연구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문명사적 전환기에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학교체육이 기존의 패러다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교육 패러다임에 역시 기계론적 패러다임에서 홀리스틱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예상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일선 초등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계획처럼 ‘오래된 미래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전인교육의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닌 오히려 과거에 이미 존재했던 개념들을 오늘날 얼마나 의미 있게 되살릴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는 관점에서 연구를 접근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단일대상연구법을 적용하여 VR 스포츠실이 초등학생의 체육활동을 통한 교육적 효과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에 VR 스포츠실에 참여하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체육교육의 목표인 심동·인지·정의적 영역 즉, 전인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가를 학업성취도를 통해 조사하였다. 연구문제는 첫째,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이 초등학생의 심동적 영역에 효과가 있는가? 둘째,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이 초등학생의 인지적 영역에 효과가 있는가? 셋째,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이 초등학생의 정의적 영역에 효과가 있는가? 이다.
II. 연구방법
단일대상연구는 인간의 기능 중 일부 측면을 변화시키고자 고안된 여러 중재를 개발하거나 평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다하였다(임경원 외, 2016). 단일 대상자를 중심으로 실험조사를 수행하는 것으로 개별 대상자를 중심으로 중재의 효과를 심도있게 평가할 수 있도록 계획된 연구방법이라는 점이 기존의 집단연구와 방법론적으로 큰 차이점을 갖고 있다(이소현 외, 2000). 단일대상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로 제시될 수 있다(Kazdin, 1982). 첫째, 시간이 지남에 따른 행동의 지속적인 평가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둘째, 중재 효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동일한 대상자에게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연구대상자 자신의 행동 변화에 대해 통제집단의 역할을 스스로 하며, 수행 변화에 대한 비교는 동일한 대상에게 시간의 차이를 두어 실험이 이루어지게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단일대상연구는 증거에 기초한 실제(evidence-based practice) 분석 시 체계적인 실험분석의 형식을 제공하기에 학교현장 연구에 적합하다(Horner et al., 2005; 윤현수, 정현철, 2020). 이에 본 연구는 단일대상(Sigle-case research) 연구설계 중 ABA(A1-B-A2) 설계방법을 적용하였다. 이는 기능적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설계로서 수업 1차시를 한 회기로 설정하여 정규수업시간 40분 동안 진행하였다. 이어 총 18차시 수업 동안 기초선 A 2회기, 중재기 B 15회기, 기초선 A’ 1회기로 나누었다.
본 연구는 ‘2018 VR 스포츠실 사업’ 참여 학교 중 경기도 P시의 G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 12명, 여학생 17명 총 29명의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5학년 체육 교육과정 중 경쟁 활동 영역 중 야구형 게임의 뉴스포츠인 티볼 종목을 선정하였다.
한편, 본 연구에서 비교집단을 설정하지 않은 이유는 VR 스포츠실의 기능적 한계 때문이다. 현재 VR 스포츠실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는 다수의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동시접속 시스템이 아닌 1:1 운영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박용남, 윤기준(2020)의 연구결과를 반영하여 본 연구목적에 부합되는 정확한 비교집단을 설정하기 어렵다는 연구자의 판단 하에 단일 집단으로 연구대상을 선별·구성하였다.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에서 초등학생의 체육과 학업성취를 조사하기 위하여 심동적·인지적·정의적 영역의 성취 내용으로 분류하여 학업성취 자료를 수집하였다. 다만 VR 기기의 기술적 한계와 연구목적을 고려하여 성별, 사회경제적지위(socioeconomic status, SES) 등 본 연구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변수들은 설계과정에서 반영하지 않았다.
모든 측정 데이터는 VR 기기가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료수집을 할 수 있어 티볼 종목에서 측정 가능한 타구속도와 배트스피드만 심동적 영역에서 결과분석을 실시하였다. 이어 심동적 영역은 개발된 검사지를 활용하여 연구결과를 수집했고, 정의적 영역도 교우관계 변화결과를 통해 비교·분석하였다.
심동적 영역의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실험 처치 전·후로 VR 스포츠실에서 측정된 타구속도와 배트스피드의 변화를 확인하였다. 측정은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하여 학생 별로 3회에 걸쳐 측정하였다. VR 스포츠실 프로그램에 평가·기록되는 타구속도와 배트스피드는 <그림 1>과 같다.
차시별로 원활한 수업운영을 위해 수업지도계획을 세웠다. 다만 운동장에서 하는 티볼 게임처럼 VR기기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기술적 한계는 기존의 수업공간인 운동장과 체육관 장소를 활용해 일부분 실시하였다. 동일한 체육 전담교사가 수업을 진행하였고, 수업자에 의해 변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을 최소화하였다.
전국 초등학교 스포츠클럽 티볼 대회 규칙서를 바탕으로 2015 개정 초등 체육과 교육과정에 의거하여 평가도구를 개발·이용하였다. 측정문항은 최초 20문항을 제작하였으나 체육교육과 교수 1명, 초등학교 담임교사 2명, 초등학교 체육교과 전담교사 2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거쳐 티볼 규칙에 대한 OX평가 최종 10문항을 초등학교 5학년 성취평가 수준을 감안하여 구성하였다.
문항의 예시는 “타자가 친 공이 경기장 안에 바운드 되고 펜스를 넘어 간 경우 홈런이다”, “스트라이크 판정 두 번이면 아웃이다”, “티볼 경기에서 주자가 리드할 수 있다” 등으로 두 차례에 걸쳐 수정·보완하였다. 동일 문항을 사전·사후로 나누어 실시·분석하였다. <표 1>와 <표 2>는 종목 이해도 검사지의 문항 정보 및 신뢰도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No | 구분 | 난이도 | 정답 |
---|---|---|---|
1 | 수비 | 중 | X |
2 | 타격 | 하 | X |
3 | 주루 | 중 | O |
4 | 타격 | 상 | X |
5 | 주루 | 하 | X |
6 | 타격 | 하 | X |
7 | 수비 | 하 | O |
8 | 수비 | 상 | O |
9 | 타격 | 중 | O |
10 | 주루 | 하 | O |
정의적 영역 학업성취는 친구관계 변화로 조사하였다. 박소영(2017)이 사용한 이름 만들기 질문(NGQ) 설문지 문항은 “친한 친구는 누구입니까?”, “같은 편이 되고 싶은 친구는 누구입니까?”, “같은 편이 되고 싶지 않은 친구는 누구입니까?” 등으로 친구 이름을 최대 5명으로 이름을 표기하도록 하였다. 실험 전·후, 설문지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학생들 간 서로 보이지 않게 자리를 배정하여 개인별로 직접 작성하도록 하였다. 동일한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친구 관계 설문지를 수집하였다.
VR 스포츠실의 효과성을 살펴보기 위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심동적·인지적·정의적 영역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영역별 분석 자료만을 이용하여 변화를 비교하였는데 정의적 영역을 제외하고 심동적·인지적 두 영역은 대상별 사례를 매치할 수 있는 상태라고 연구자가 판단되어 쌍체 T-검정(paired t-test)을 이용하여 통계·분석하였다. 왜냐하면 표본이 30명을 넘으면 Z검정을 실시하여야 하기에 연구참여자가 30명 이하로 진행된 본 연구 상황을 고려·처리하였다. 이어 정의적 영역은 교우관계를 살펴보기 위해서 사회연결망분석(Social Network Analysis) 프로그램인 UCInet6를 사용하여 중앙성 분석과 NetDraw를 이용하여 비교·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는 무용전공생의 교우관계를 사회 연결망 분석(Social Network Analysis)으로 연구한 차은주, 김영재(2016)의 연구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실 자리배치에 따른 교우관계를 분석한 권현범, 김종수(2019)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사회연결망을 활용해 본 연구의 정의적 영역을 분석·실시하였다.
본 연구는 단일대상연구 방법론을 적용하여 연구설계를 설정하였다. 우선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이 실제 연구참여자인 초등학생들의 체육과 학업성취도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단계별로 실시하였다. 사전·사후 검사는 VR 운동능력 검사와 설문지를 병행하여 진행하였다.
사전검사는 2019년 5월 8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하였고, 5월 20일부터 7월 3일까지 7주간(18차시) 실험처치가 이루어졌다. 이후, 7월 4일부터 12일까지 사후검사를 진행하였다.
2015 개정 체육과 초등 교육과정 5학년 체육 중 경쟁 활동 영역의 야구형 게임인 티볼 종목을 선정하였다. 총 18차시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실시하였다. 특히 <표 3>처럼 차시별 지도계획을 타격(맨손), 타격(배트), 던지기(캐치볼), 던지기(과녁) 등 VR 스포츠실에서 수업이 이루어졌다.
한편, 본 실험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 전제된 조건으로 기초선 단계(A1) 2차시, 중재 단계(B) 15차시, 기초선 단계(A2) 1차시로 총 18차시 티볼수업을 진행하였다. 다만 VR 기기를 활용한 체육수업에 대한 교육과정은 아직 검토과정이기에 수업설계 과정에서 수업내용과 모형을 현행 교과서를 근거로 VR 기기를 수업에 적용·활용하고자 하였다.
III. 연구결과
티볼 학업성취도 중 심동적 영역의 결과 분석을 위해 타구속도와 배트스피드를 3회에 걸쳐 측정하였다. 이는 VR 스포츠실에서 티볼로 측정이 가능한 요소이기에 반복측정을 실시하였다. VR 스포츠실의 실험처치 변화를 비교·분석한 결과, 타구속도와 배트스피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표 4>.
구분 | 쌍체검증차이 | |||||
---|---|---|---|---|---|---|
인원 | M(SD) | t Value | Pr>┃t┃ | df | ||
사전 | 사후 | |||||
1. 타구속도 사전-사후 | 29 | 42.65 (11.94) | 45.77 (11.8) | -2.457* | <0.001 | 28 |
2. 배트스피드 사전-사후 | 26.97 (8.29) | 28.94 (8.81) | -2.179* |
이를 통계적으로 검정하기 위하여 쌍체 T-검정을 실시한 결과, p-value는 0.001 이하의 값을 가졌다. 참고로 1번은 타구속도이며, 2번은 배트스피드에 대한 사전/사후 결과이다. 따라서 실험 전·후의 차이가 없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하면서 타구속도와 배트스피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을 실시한 집단의 인지적 영역 변화를 비교하기 위한 쌍체 t-test를 실시하였다<표 5>. 특히 쌍체 T-검정(paired t-test)에서 0.001 이하의 p-value를 가져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참고로 인지적 영역은 전문가 집단을 통해 개발한 티볼 규칙 시험점수 결과에 대한 사전/사후이다. 그리고 모든 문항은 문항당 1점씩 총 10점 만점으로 산출하였다.
구분 | 인원 | 쌍체검증차이 | ||||
---|---|---|---|---|---|---|
M(SD) | t Value | Pr>┃t┃ | df | |||
사전 | 사후 | |||||
사전-사후 | 29 | 4.86 (1.48) | 7.03 (2.12) | -5.267*** | <0.001 | 28 |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의 정의적 영역에 대한 결과 비교는 UCInet6를 활용하여 친구관계 변화로 분석하였다.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에서 초등학생의 체육과 학업성취도 중 정의적 영역의 친구관계 결과를 살펴보기 위해 실시한 설문의 연결 중앙성 값에 대한 사전·사후 설문을 실시하였다<표 6>.
인원 | 사전 | 사후 | 변화량 (사전-사후) | t Value |
---|---|---|---|---|
M(SD) | M(SD) | |||
29 | 23.66 (8.076) | 44.55 (10.776) | 20.83 | -15.001*** |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은 +20.83이 증가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는 연결 중앙성 수치 결과에서 증가 효과를 나타냈기에 결국 교우관계가 확장됨을 의미한다.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에서 초등학생의 체육과 학업성취도 중 정의적 영역의 친구관계 결과를 살펴보았다. 인접 중앙성 값에 대한 사전·사후 분석 결과는 <표 7>와 같다.
인원 | 사전 | 사후 | 변화량 (사전-사후) | t Value |
---|---|---|---|---|
M(SD) | M(SD) | |||
29 | 154.72 (18.784) | 48.72 (2.576) | -106 | 31.581*** |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은 -106이 감소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는 인접 중앙성 수치가 감소함에 따라 교우관계가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
교우관계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중앙성 분석 중 연결 중앙성과 인접 중앙성을 분석하였다. 친구 관계에서 연결 중앙성은 학생 간 방향성을 가진 연결 수의 합을 나타낸다. 연결 중앙성이 높다는 것은 친구들 간에 연결이 많이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인기가 좋은 친구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에 인접 중앙성은 친구 간의 거리를 의미한다.
교우관계에 대한 중앙성 분석 후, NetDraw를 활용하여 시각화하였다. NetDraw 결과를 요약하면,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은 사전 관계보다 사후 관계의 선이 복잡해지고 거리가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체육수업을 통해 정의적 영역의 발달 즉, 교우관계가 확장되고 친밀해졌음을 의미한다. <그림 2>는 VR 스포츠실에 참여한 학생들의 교우관계 변화를 나타낸 결과이다.
특히 중앙성과 시각화 분석 결과, 연결 중앙성은 증가하였고 반대로 인접 중앙성은 감소하였다. 이는 NetDraw 결과, 사전 관계보다 사후 관계가 선이 복잡하고 거리가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VR 스포츠실 티볼 수업을 통해 교우관계가 개선되었음을 시각화 분석결과는 의미한다.
IV. 논의 및 결론
이 연구는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의 학업성취도의 효과를 비교·조사하였다. 이는 운동장과 체육관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기존의 체육수업을 VR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수업 가능성을 살펴보고, 나아가 체육교육에서 강조하는 전인교육을 VR 기기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가를 검증하기 위해 영역별로 분석하였다. 이에 초등학생들에게 티볼 종목을 7주간 18차시 수업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은 심동적 영역인 타구속도와 배트스피드 모두 학업성취가 향상되었다. 둘째,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은 인지적 영역 사전/사후 결과 점수 변화가 높게 향상되었다. 셋째, 교우관계 변화로 살펴본 정의적 영역의 경우,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은 학생들의 교우관계에도 개선되었다.
첫 번째 연구문제와 관련하여 타구속도와 배트스피드 변화를 분석하였는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역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VR 수업과 운동장 수업으로 나누어 티볼을 실시한 이현석, 이장현(2020)의 연구결과에서도 VR 체육수업을 통해 학습자의 신체능력 사전·사후 평균 변화에서 차이가 나타난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운동장과 체육관처럼 공간 중심으로 운영되던 이전의 수업과 달리, 학습자 수준에 맞게 난이도 조절이 가능한 VR 스포츠실의 이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다정, 전석주(2014)은 VR 콘텐츠의 교육적 장점 중 하나로 학습목표에 맞게 최적화 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VR을 활용한 체육활동이 학습자의 운동능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주장한 하창완(2019), Lee & Kim(2018), Mirelman et al. (2010)에서도 본 연구와 궤를 같이 한다. 특히 티볼을 적용한 VR 스포츠실의 교육적 효과는 이현석(2020)의 연구결과에서도 초등학생의 신체활동 영향을 검증한 바 있다. 결국 VR 체육수업은 학습자가 신체활동을 수행하면서 수업 중 스크린에 제시되는 비거리와 정확도 등 티볼 종목에 대한 객관적인 수치와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아 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신체능력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신체활동 수행과정 자체가 동료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한 행동이 아닌 순수 자신의 신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기에 VR 스포츠실에 통한 학업성취 향상에도 효과가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두 번째, 인지적 영역은 쌍체 T-검정(paired t-test) 상에서 0.001 이하의 p-value를 가져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초등 음악수업에 VR을 이용한 김유리, 최미영(2018) 연구와 초등학교 과학수업에 VR 기기를 활용한 이재병, 권난주(2018)의 연구 모두 사전·사후 검사를 통해 학습자의 지식습득에 VR 수업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확인하였다. 이는 VR 수업이 초등학생의 학업성취도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음을 입증한 것으로 본 연구결과와 일맥상통하다.
세 번째, 교우관계 변화로 살펴본 정의적 영역은 연결중앙성과 인접중앙성에서 교우관계 변화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을 통해 교우관계가 더 친밀해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기능성 게임을 통해 체육활동이 친구관계에서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발표한 박소영(2017)의 연구결과에도 본 연구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웹기반 탐구수업을 혼합형 학습 즉,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전략으로 연구한 최인규, 이안수(2008)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e-스포츠 게임을 통해 사회성을 연구한 조규정, 문한식(2013) 모두 사교성과 지배성 두 영역에서 교우관계 및 교사관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보였는데 이러한 선행연구의 결과는 본 연구결과를 지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교과를 가르치는 초등교사의 입장에서 체육수업을 진행할 때, 여전히 현실적으로 많은 난제가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체육수업을 기피하거나 학습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을 수업에 참여시키는 것이다(노용구 외 2019). 특히 고학년 여학생의 경우가 가장 많은 기피현상을 나타나는데 체육수업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 싫어하는 친구, 모둠편성, 과제 안내, 선호하는 체육활동 등 다양한 이유로 체육수업 비참여 행동으로 이어진다(엄우섭, 김동식, 2015). 이러한 맥락에서 VR 스포츠실은 그동안 초등체육수업 문제로 지적되어 온 문제점들을 변화와 발전을 통해 개선·혁신시킬 수 있다. 그러나 수업은 교사의 능력에 따라 학습자의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점에서 체육교과에 대한 교사의 지속적인 전문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수업연구의 결과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 VR 스포츠실은 체육수업의 목표인 전인교육을 실현하지 못한 채 체험단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요약하면,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이 전통적 체육수업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설령 연구설계 과정에서 검증이 타당할지라도 일부 VR 스포츠실을 체육교육과정에 도입하기 전에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이 여전히 존재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VR이 제반 스포츠 현상에 접목되는 과정에서 요인 간의 관계 검증에만 국한되어 교육학적 기능 및 요소들을 간과하였다. 그러나 VR 스포츠실은 향후 미래교실 특히 표준화된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역발상 교육 실현이 가능한 수업공간이다. 이에 따라 VR 스포츠실에 대한 지속적인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기능적 효율성을 앞세운 AI와 공존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인간의 본성을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인간의 조화로운 발달을 추구하는 전인교육의 개념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한용진, 신현정, 2021).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오래된 미래교육’의 관점에서 전인교육의 개념이 새로운 것이 아닌 과거에 이미 존재했던 인지적(지식)·정의적(태도)·심동적(기능) 영역들을 4차 산업혁명이 실현되고 있는 오늘날, 얼마나 의미 있게 되살릴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는 관점에서 시작된 연구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동일집단을 설정할 수 있는 여건이 기술적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어 단일대상연구 방법론을 적용하여 VR 스포츠실의 실효성을 살펴보고자 접근하였다.
본 연구의 의의는 VR 스포츠실이 운동장이나 체육관에서 실시하던 전통적인 수업공간이 아니라 VR 기기를 활용한 특별한 공간에서 체육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성취와 교우관계 변화를 살펴보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기존의 체험중심에서 벗어나 정규체육 수업으로서 접근하였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 결론적으로 VR을 활용한 체육수업은 학업성취와 참여도 향상으로 이어져 앞으로 초등 체육수업의 큰 난점 중 하나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이 운동장과 체육관에서 교과운영이 이루어지는 기존의 전통적인 체육수업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체육과 학업성취도 일부 영역에서 더 나은 결과를 확인하였단 점과 환경적 제약을 극복해야 하는 점 등은 앞으로 VR 스포츠실을 활용한 체육수업이 전통적 체육수업과 상호보완을 통해 체육과 학업성취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앞으로 학교현장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현재 교육과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된 디지털 교육 즉, 에듀테크(EduTech) 시대를 열고자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몰입형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교과서, 메타버스(Metaverse), 보조교사 로봇(Educational Robot) 도입 등 미래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교육공학적으로 VR 스포츠실처럼 미래학교에 대한 새로운 교실에 대한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려는 시도와 접근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VR 스포츠실은 미래학교 체육교과의 새로운 연결과 확장이다. 이에 VR스포츠실 도입은 이전 체육교과의 교육목표와 가치를 유지·계승한 상태에서 미래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첫 발걸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ICT 융합기술의 발전속도와 학교 현장교사들의 전문성을 나타내는 상승 곡선은 분명한 대비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할 교육연수와 학과편제 또는 교과과정의 변화는 반드시 도모해야 한다.
연결은 이제 시작되었다. ‘교육이 변해야 미래가 보인다’는 슬로건처럼 지식기반 사회에 부합하는 융합형 체육수업모델과 교수법을 제시할 교육계와 학계의 다양한 노력과 시도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