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최근 COVID-19로 인한 교육격차 이슈와 함께 코로나 블루와 관련된 학생 정서문제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학업과 학교생활에 관한 직접적인 교사 피드백과 친구들과의 협력학습과 같은 상호작용이 힘든 온라인 비대면 학습 상황에서 많은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과 심리 적응과 관련하여 어려움을 호소한다. 따라서 학업성취와 관련하여 학생의 인지적 특성뿐만 아니라 흥미, 유용성, 학업적 자아효능감과 학습몰입 등과 같은 정의적 특성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주로 인지적 관점에서 학업성취를 연구한 기존 연구와 달리 중학생들의 영어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정의적 특성 중 영어 학습동기, 자아효능감, 학습몰입 변수에 초점을 두고 살펴보았다. 사람들은 자신이 흥미를 느끼거나 가치 있고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특정 과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여하는 몰입이 지속되는 경우 개인들은 성취와 관련된 다양한 직접 및 대리경험을 얻게 될 것이다. 이러한 학습몰입 과정에서 성공의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개인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점점 더 긍정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 향상된 과업에 대한 자신감 즉, 자아효능감은 결국 개인의 성취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심리적 특성에 집중하여 정의적 요인과 학업성취와의 관련성을 탐색하는 연구들이 나타나고 있다(김경희, 임은영, 신진아, 2013; 오영교, 차성현, 2017). 특정 교과에 대한 학습동기는 학습자가 그 과목과 관련된 지식과 기능영역에 대해서 가지는 가치관, 태도, 개념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교과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학생은 그 교과에 대한 내재적 동기를 가진다고 말할 수 있다(Bye, Pushkar, & Conway, 2007). 교과 자체 및 교과 관련한 활동에 대해 본질적인 흥미를 추구하는 학생들은 도전적인 과제를 선호하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교과에 대한 흥미는 학업성취를 예언해 주는 주요한 정의적 변인이다(송주연, 강이, 김성일, 2012). 그러나 흥미와 학업성취 간의 부적인 관계를 보고하는 연구도 있다(김경희 외, 2008; 오영교, 차성현, 2017).
특정 교과에 대해 가치 있게 여기거나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외재적 동기의 경우도 그 교과에 대한 참여와 몰입도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 교과에 대한 가치인식과 학업성취도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두 변인 간에는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선화, 상경아, 2010). 자기결정성이론에 의하면, 외적 보상에 의한 외재적 동기보다는 내재적 동기가 학업성취에 더 긍정적 효과를 준다고 하였다(김태영, 김미소, 2013).
지금까지 영어교과와 관련된 학습동기에 대해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김다미, 김태영, 2018; Clement, Dӧrnyei & Noels, 1994; Gardner & MacIntyre, 1993). Bong(2001)은 학업동기, 자아효능감, 과제가치가 학업성취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했으며, 학습몰입과 관련하여 Corbetta와 Shulman(2002)은 몰입도가 학업성취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주장하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 학업적 자아효능감은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송미라, 한기백, 2015). 이러한 선행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영어학습과 관련하여 내·외재적 동기는 학생이 영어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추진력이 되고, 이러한 학습몰입 과정에서 겪게 되는 반복적인 작은 성취경험들은 학생의 자아효능감을 고취시키고, 자신감이 생긴 학생이 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면서 영어 학업성취도가 향상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오영교, 차성현, 2017).
이 연구는 영어 학업성취도와 관련하여 중학생의 정의적 특성에 주목하여 변인 간의 심층적 구조관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특히,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성별, 가정배경 변인과 학교의 교사효능감 변인을 통제하고 중학생의 개인 심리 특성 변인 중에서 내·외재적 동기, 자아효능감, 학습몰입과 같은 정의적 요인들을 중심으로 학업성취에 대한 구조적 영향 관계를 분석하였다. 즉, 영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정서적 요인들의 영향 관계를 다각적으로 검증하여, 향후 학생들의 영어학습에서 심리 정서적 측면의 이론 확장 및 개별 특성 차원의 영어학습력 제고 방안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영어학습의 정의적 요인 중 내·외재적 동기가 영어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 관계에서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을 거치는 다양한 경로의 간접효과가 있는가?
연구문제 2. 내재적 동기와 영어 학업성취 사이의 관계를 중개하는 학습몰입의 매개효과를 자아효능감이 조절하는 조절된 매개효과가 있는가?
II. 이론적 배경
선행연구에 따르면 영어 학업성취도는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오영교, 차성현, 2017). 학생의 학업성취를 예측하는 변수 중에 가정의 사회적․문화적 자본 및 사회경제적배경(SES)과 같은 가정배경 요인의 효과를 증명한 연구가 많다(김경근, 변수용, 2007; 백병부, 2008). 특히, 영어 과목은 타 교과보다 부모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김경근, 최재성, 이자형, 2014; 오영교, 차성현, 2017). Fan과 Chen(2001)은 메타분석을 통해 부모로부터 학업에 대한 기대와 격려를 받은 아동들이 꾸준히 노력하고 높은 학업성취를 이룬다는 점을 증명하였으며, 윤미선과 홍창용(2006)도 부모의 학습지원을 가정의 사회경제적지위(SES)와 함께 자녀들의 학업성취를 설명하는 가정배경 요인으로 보고하였다.
초등학생의 학업성취를 예측하는 학생 및 학교 수준 변인들 간의 구조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 부모의 정서적·학업적 지원이 높을수록 학생의 학업 자아개념 및 자기조절능력이 높게 나타났으며, 학업 자아개념과 자기조절능력은 학습태도를 매개로 간접적으로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었다. 학습태도 또는 몰입은 학업성취를 예측하는 가장 큰 변인으로 나타났다(박세진, 이현숙, 2015). 또 다른 연구에서는 청소년에게 의미 있는 타인인 부모와 교사가 학생과 가지는 상호작용 및 신뢰가 학습동기와 긍정적인 자아개념에 영향을 주고, 결과적으로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류관열, 엄우용, 최성열, 2010). 이처럼 부모의 지원(관여)은 학생의 학업성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알 수 있다.
한편, 교사의 효능감과 학업성취의 관계에 대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일관되지 않은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Fancera와 Bliss(2011)는 교사 효능감은 학업성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으나, 박도영(2011)은 학업성취와 교사효능감은 직접적인 영향 관계가 없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신종호와 신태섭(2006)은 교사 효능감이 학생들의 동기나 목표수준을 거쳐서 학업성취에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이처럼 선행연구에서 밝혀진 학생의 영어 학업성취에 미치는 성별, 가정과 교사의 역할을 고려하여 연구모형에 통제변인으로 포함하였다.
학생들의 학습동기, 자아효능감, 학습태도 및 몰입과 같은 정의적 특성과 학업성취의 관계를 분석한 선행연구가 있다(김아영, 2010; 하정 외, 2009). PISA와 TIMSS의 국제 학업성취도 비교 연구에서도 학업성취도와 정의적 성취 특성 간 관계를 중요한 주제로 다루고 있다. PISA의 경우 흥미, 도구 동기, 자아효능감, 자아개념, 불안 등으로 정의적 특성을 측정하고 있으며(OECD, 2017), TIMSS에서는 교과 관련 정의적 특성 요인을 자신감, 흥미, 가치인식으로 측정하고 있다(Mullis & Martin, 2013).
우리나라와 같이 제한된 상황에서만 영어를 사용하는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환경에서 성공적인 영어학습을 위해 학습동기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강소연, 장재학, 2017). 학생의 학업성취를 설명하는 학생 개인의 내적 특성 중 강조되는 것으로 학업에 대한 내재적 동기를 들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이 외적 보상이나 통제 때문에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 자체에 대한 관심과 흥미, 즐거움, 기쁨 때문에 과업을 수행하는 것으로 교육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김아영, 2008; Sternberg & Lubart, 1991). 내재적 동기가 높은 학생은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Deci & Ryan, 1985) 학업성취도에도 긍정적 영향관계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김아영, 2008; 조현철, 2011). 학습효과에 대한 상반된 결과가 보고되는 외재적 동기(장희선, 2020; Ryan & Deci, 2000)와 달리 내재적 동기의 학업성취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는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Cerasoli, Nicklin, & Ford, 2014).
또 다른 연구에서도 외재적 동기보다는 내재적 동기가 제 2언어 학습자들의 영어 학업성취도를 더 많이 설명한다고 보고하고 있다(Pae, 2008). 즉, 내재적 동기는 제 2언어 학습자의 자신감을 기르는 가장 강력한 결정요인이고, 자신감을 거쳐 영어 학업성취도에 간접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아효능감이 내재적 동기를 비롯한 다른 요인들보다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지만(한영숙 외, 2007), 내재적 동기는 자아효능감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García & Pintrich, 1991). 그러나 선행연구에서는 학습동기를 세분화하지 않고 내재적 동기와 자아효능감이 학업성취에 미치는 구조적 관계를 분석하지는 못한 한계가 있다(김태영, 2012; MacIntyre, 2002).
학생이 수업 상황에서 보여주는 수업집중도, 참여도, 이해도, 몰입 등은 학업성취를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변인으로 여겨져 왔다(김경회 외, 2011; 이숙정, 2010). 김남희와 김종백(2011)은 학업적 효능감이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력이 수업참여를 매개변인으로 투입했을 때 크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고 수업참여의 간접효과를 주장하였다. 김경희 외(2011)도 수업집중도, 이해도, 참여도가 학업성취와 긍정적 영향 관계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특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부모역할, 교사 지도성 유형, 학습동기, 학습몰입의 구조적 관계를 분석한 구본용과 이정아(2015)의 연구에서는 학습몰입이 높을수록 학생들의 학습참여 및 성취감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학습과제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행위를 조직하고 실행해나가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인 학업적 자아효능감이 높을수록 높은 학업 수행을 보인다는 것은 많은 선행연구들에서 증명되고 있다(Pajares, 1996; Schunk, 1991). 이처럼, 과거 숙달경험을 통해 학습자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스스로 가지게 되는 신념 혹은 지각된 유능감인 자아효능감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경험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신종호, 신태섭, 2006; 정혜윤 외, 2011). 박영신, 김의철, 정갑순(2004)은 학업성취에 대한 가장 강력한 예측 변인인 학생의 과거 성취를 통제한 후에도 학업적 자아효능감이 학업성취에 미치는 정적 직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보고하였다.
자아효능감과 학습동기가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며, 이 두 변수가 다른 학업 관련 변수들과 어떠한 구조적 관계를 갖는지에 대해 분석한 선행연구들이 있다(우연경, 김성일, 2015; Bandura, 1977). 학습동기와 자아효능감도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성희, 2006). 특히, 내재적 동기와 자아효능감과 정적 상호인과적 관계를 보고한 연구에서 과제에 즐거움과 만족을 느끼는 학생은 성공적인 과제 수행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이러한 자아효능감은 다시 과제 흥미를 유발한다고 하였다(이선경, 2017; Bong, Lee, & Woo, 2015). 또한, 중학생의 영어학습에 대한 연구에서도 자기효능감과 학업성취도 관계 사이에 흥미와 같은 동기변인의 간접효과를 보고하고 있다(정윤경 외, 2017).
이를 바탕으로, 자아효능감과 동기는 학업성취도에 영향력을 미치는 중요한 예측변수이면서 동시에 다른 변수들의 결과변수로서도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선행 연구들은 자아효능감과 학업가치가 학생들의 긍정적 학업태도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여 높은 학업성취를 얻는데 중요한 요소가 됨을 주장해왔다(우연경, 김성일, 2015).
영어 정의적 학습요인에 대한 선행연구에서 성별, 가정과 교사요인을 통제한 분석 결과 비록 자아효능감과 내재적 동기의 학업성취로의 직접효과가 음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결국 자아효능감과 학습동기가 학습몰입에 미치는 정적 영향이 학습몰입을 매개로 하여 영어성취도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모두 양으로 나타났다(오영교, 차성현, 2017). 즉, 영어 학습에 대한 높은 자아효능감과 학습동기는 영어 학습몰입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영어성취도를 향상시킨다고 보고되고 있다(김미림, 한수정, 2015; 배태일, 2012; 오영교, 차성현, 2017; 정윤경 외, 2017). 이 연구는 영어 학습자의 내·외재적 동기가 영어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을 거쳐 영어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다양한 경로와 구조적 관계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보고자 하였다.
분석 방법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전국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 파악 및 추이 분석을 통한 학교교육의 성과 점검 및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고자 매년 시행되고 있다. 2020년 학업성취도 평가시기는 11. 26.(목)이고, 평가 대상은 중학교 3학년 중 표집학급 학생으로 중3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집하였다. 최종 212개 중학교의 학생 10,653명이 연구대상이 되었다.
<표 1>과 같이 영어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의적 요인으로 학생의 내재적 동기, 외재적 동기, 학습몰입도, 자아효능감을 선정하고, 선행연구를 근거로 학생의 개인 특성인 성별과 가정 배경인 부모의 학력과 부모의 지원, 그리고 학교 영어교사의 교수 효능감을 통제(공)변인으로 설정하였다. 측정은 주로 4점 리커트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4=매우 그렇다)를 활용하였다.
복잡한 교육현상을 심도 있게 분석하거나 학생의 학습 심리 상태와 같이 보이지 않는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잠재변수들 사이에서 매개되거나 조절되는 구조적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매개모형과 조절모형을 하나의 모형에 통합한 모형이 조절된 매개모형이다(Hayes, 2018). 이 연구에서는 잠재변수와 지표변수 실제 자료들을 모두 한 모형에 포함하여 Mplus Version 8.4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Mplus에서는 Klein & Moosbrugger(2000)가 개발한 분포분석방법에 속하는 잠재조절 구조방정식 방법(latent moderated structural equation approach: LMS)을 이용하여 잠재변수상호작용을 분석할 수 있다.
LMS의 특징으로는 첫째, LMS는 분포분석방법으로 추정을 위하여 원자료를 직접 이용하기 때문에 지표변수의 곱셈항을 생성할 필요가 없다(Klein & Moosbrugger, 2000). 둘째,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LMS 방법은 불편(unbiased) 추정량과 불편 표준오차를 제공한다(Klein & Moosbrugger, 2000). 셋째, LMS는 평균구조를 모형에 포함시킨다. 이런 면에서 Kline(2016)은 LMS는 비정규성을 고려하여 모형을 추정하기 때문에 잠재변수의 상호효과를 검정하는 모든 방법들 중에서 가장 엄밀한(rigorous) 추정방법이라고 주장하였다. 넷째, LMS는 기대-최대화 알고리즘에 의한 ML(최우도)방법을 이용하여 모형을 추정한다. 다섯째, LMS는 모수추정치를 얻기 위하여 수치적분(numerical integration)에 의존하기 때문에 분석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도 있다. 여섯째, 모형의 적합도는 정규성 이론에 입각하고 있지만 LMS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적합도가 제시되지 않고 로그우도 값과 정보준거 값(AIC, BIC, SABIC)만 제시된다. 따라서 상호항을 투입하기 전인 기저모형의 전반적인(global) 적합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본 연구는 Preacher 등(2007)의 권고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절된 매개효과 검정을 실시하였다. 먼저, 연구대상자와 자료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기술통계량을 검토하였으며, 정규성 가정 충족 여부를 확인하고자 Mardia’s 다변량 정규성을 검정하였다. 다음으로, 주요 변인 간의 관계와 방향성 및 다중공선성 존재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결측치 탐색을 위해 Little’s MCAR 검정을 실시하였고, 모수 추정은 로버스트 최대우도법을 이용하였으며, 결과변수의 결측치 처리는 완전정보최대우도법을 활용하였다(Muthén & Muthén, 2019).
Cheung & Lau(2017)는 잠재변수를 이용하여 조절된 매개분석을 할 때 3단계를 수행할 것을 제안하였다. LMS 접근법은 분포를 가정하지 않아 전반적인 모델적합도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조절된 매개모형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상호작용항이 없는 모델과 상호작용항이 있는 모델 두 개를 추정해야한다. 먼저, 1단계는 잠재상호항이 없는 기저모형을 분석하여 모형적합도가 양호하고 모든 요인적재량이 유의한 경우에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2단계는 잠재상호항을 도입하여 조절된 매개분석을 실시하고, 3단계는 조절된 매개효과 지수가 유의한 경우에만 조절변수의 특정 값 수준에서의 조건부 간접효과의 크기와 유의성 및 추세를 분석하는 조절된 매개효과 탐색과 해석을 하였다.
IV. 연구 결과
주요 변수들의 기술통계를 <표 2>에 제시하였다. 신뢰도에 해당사항 없음(-)으로 표시된 변수는 단일 측정변수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측정도구의 문항 내적일관성을 검증한 Cronbach's α계수와 Mcdonald’s ω계수는 .749~.848로 내적일관성을 확보하였다. Little’s MCAR(missing completely at random) 검정결과 χ2 (df=3,767)이 4788.818, p<.000으로 결측치의 무선가정을 위반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양한 결측치에서도 불편추정치를 산출하는 완전정보최대우도법(FIML)을 적용하였다. 모든 지표변수가 기준치(왜도 2, 첨도 7) 보다 작아 단(일)변량 정규성은 충족되었으나 Mardia(1970)의 다변량 첨도 값이 표본값 31.165, 평균 3.179로 통계적으로 유의(p<.001)하고 다변량 왜도값도 표본값 1000.158, 평균 782.840으로 통계적으로 유의(p<.001)하여 다변량 정규성은 충족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비정규성에서도 불편추정치를 산출하는 MLR추정방법과 부트스트랩 기법을 활용하였다.
변수들 간의 공선성과 상호관계를 살펴보기 위한 상관분석 결과를 <부록 1> 상관표에 제시하였다.
측정변수인 지표문항들로 구성된 잠재변수 구인들의 세부 문항 내용을 <표 3>에 제시하였다.
<표 4>의 각 잠재구인들의 분산추출지수(AVE)와 상관계수 곱을 가로 세로로 비교한 결과, 분산추출지수가 높게 나와 대부분 구성 개념들이 판별타당성을 확보하였으나, 특히 학습몰입과 다른 요인들인 내재적 동기, 외재적 동기, 자아효능감 사이의 판별타당도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요인 간 교차적재에 대한 이론적 타당성이 낮고 정서적 요인을 동기영역(내·외재적)과 행동영역(효능감, 몰입)의 2차 요인으로 설정한 고차모형의 적합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1차원 4요인 모형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측정모형의 적합도는 <표 5>와 같다. 모형의 전반적 적합도 지수는 간명성을 고려하면서도 표본크기에 민감하지 않은 CFI, TLI, RMSEA, SRMR 지수를 참고하였다. 양호한 적합도의 기준을 보면, 표본의 크기와 지표변수의 수로 구성된 모형의 복잡성에 따라 CFI와 TLI는 .90~.95, RMSEA가 .05~.08, SRMR은 .05~.08사이에 있으면 연구모형과 자료가 잘 합치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 분석결과, 측정모형에 대한 적합도 지수는 χ2=12,566.065, p<.001, df=304, CFI=.942, TLI=.933, RMSEA=.062(90% C.I. .061~.063), SRMR=.085으로 나타나 대규모 표본의 복잡한 잠재모형임을 고려할 때 적합(acceptable)하게 나타났다.
기본 구조모형에 대한 적합도 지수는 χ2=9219.008, p<.001, df=323, CFI=.958, TLI=.951, RMSEA=.051(90% C.I. .050~.052), SRMR=.031로 양호하게 나타났다. 각 변수들의 영어 학업성취도로의 회귀계수와 표준화 회귀계수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 <표 6>과 같다. 표준화 회귀계수를 통해 비교해 보면, 자아효능감의 정적 효과가 가장 크고(0.465***), 내재적 동기의 부적 효과(-0.349***)가 다음이고 학습몰입(0.256***)의 정적 효과가 다음이고 나머지는 비슷하고 교사효능감(0.031***)의 정적효과가 가장 낮았다.
다중매개분석은 매개변수가 2개 이상인 매개모형(Multiple mediator model)을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다중매개모형은 한 변수가 다른 변수에 미치는 영향이 다중 매커니즘을 통하여 전달되는 것을 설정한 모형이다. 즉, 매개변수별로 따로 단순매개분석을 실시하는 것보다 하나의 모형에 통합하여 동시에 분석하면 간접효과 검정의 검정력이 증가하고 여러 매개변수를 거치는 특정간접효과들을 비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Hayes, 2013). 병렬다중매개모형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우선 잠재변수와 지표변수들을 모두 설정한 기저모형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CFA)을 통해 모형의 전반적인 적합도를 점검해야 한다. 병렬다중매개모형을 회귀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상수항은 생략).
병렬다중매개모형에서 매개변수 간에 관계를 추가로 설정하면 연속다중매개모형이 된다. 회귀식은 아래와 같다.
이 연구에서는 잠재변수와 지표변수들을 이용하여 연속(직렬) 다중매개모형을 분석하였다. [그림 1]은 독립변수(X1, X2) 2개와 매개변수 2개(M1, M2), 그리고 종속변수(Y)가 하나인 연속(직렬)다중매개모형이다. 그림에서 오차항은 생락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자유모수로 추정한다. 경로계수의 첨자 중에서 첫 번째 숫자는 결과변수이고 두 번째 숫자는 선행(예측)변수이다.
영어학습과 관련하여 내재적 동기(X1)와 외재적 동기(X2)가 학습몰입도(M1)와 자아효능감(M2)을 통하여 학업성취도(Y)에 미치는 효과를 다중매개모형으로 검정하였다.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학생 성별, 부모학력, 부모지원, 영어교사 효능감은 통제변수로 모형에 투입하였다. 분석결과, 먼저 전반적인 매개모형의 적합도는 양호하게 나타났다(χ2 (160)=9,633.832, p<.001, CFI=.956, TLI=.950, RMSEA=.052, 90% C.I.(.051~.053), SRMR=.034).
구체적으로, 내재적 동기가 자아효능감에 유의한 정적 영향(a11=.520, p<.001)을 미치고, 외재적 동기도 자아효능감에 유의한 영향(a12=.483, p<.001)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재적 동기가 학업성취도에 유의한 부적 영향(c31=-.373, p<.001)을 주는 반면, 외재적 동기는 학업성취도에 유의한 정적 영향(c32=.097, p<.01)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내재적 동기는 자아효능감에 유의한 정적 영향(a21=.619, p<.001)을 주었지만, 외재적 동기는 자아효능감에 유의한 부적 영향(a22=-.162, p<.001)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개변수 간의 관계에서 학습몰입도는 자아효능감에 유의한 정적 영향(d21=.397, p<.001)을 주었다. 끝으로 학습몰입도는 학업성취도에 유의한 정적 영향(b31=.264, p<.001)을 주었고, 자아효능감도 학업성취도에 유의한 정적 영향(b32=.487, p<.001)을 미쳤다.
다음으로 <표 7>의 구체적인 특정 간접효과 검정결과에서 먼저, 내재적 동기에서 출발하는 경로를 살펴보면, 내재적동기→학습몰입→학업성취도의 간접효과(a11b31=3.828)와 내재적동기→자아효능감→학업성취도의 간접효과(a21b32=8.399)와 내재적동기→학습몰입→자아효능감→학업성취도의 간접효과(a11d21b32=2.801)가 모두 양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내재적 동기에서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직접효과(c31=-10.382)는 계속 음으로 유의하게 나타나 부분매개효과를 나타냈다. 따라서 총간접효과(b=15.028)와, 총효과(c=4.646)도 모두 양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내재적 동기가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을 각각 거쳐서 학업성취도를 증가시키는 양의 매개효과와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을 차례로 거치는 양의 연속다중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여도 내재적 동기의 학업성취로의 음의 직접효과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 8>의 외재적 동기에서 출발하는 특정 간접효과 경로를 살펴보면, 외재적동기→학습몰입→학업성취도의 간접효과(a12b31=4.312)가 양으로 유의하고 외재적동기→자아효능감→학업성취도의 간접효과(a22b32=-2.940)가 음으로 유의하며 외재적동기→학습몰입→자아효능감→학업성취도의 간접효과(a12d21b32=3.155)는 양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외재적 동기에서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직접효과(c31=3.614)는 양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총간접효과(b=4.517)와, 총효과(c=8.141)도 모두 양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외재적 동기가 학습몰입을 거쳐서는 양의 매개효과를 나타내지만, 자아효능감을 거치면 학업성취도를 감소시키는 음의 매개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을 차례로 거치는 연속 매개효과는 양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추가로 <표 9>의 각 특정 간접효과 차이 검정(Contrast test)을 실시한 결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즉, 내재적 동기에서 학습몰입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특정 간접효과(a11b31=3.828)가 내재적 동기에서 자아효능감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특정 간접효과(a21b32=8.399)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작았다. 외재적동기→학습몰입→학업성취도의 특정 간접효과(4.312)도 외재적동기→자아효능감→학업성취도(-2.940)의 특정간접효과 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컸다. 그리고, 내재적동기→학습몰입→학업성취도의 특정 간접효과(3.828) 또한 외재적동기→자아효능감→학업성취도(-2.940)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컸다. 외재적 동기에서 학습몰입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간접효과(4.312)는 내재적 동기에서 자아효능감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특정 간접효과(8.399)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작았다. 내재적 동기에서 학습몰입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간접효과(3.828)는 외재적 동기에서 학습몰입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간접효과(4.312)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작았다. 물론 내재적 동기에서 자아효능감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간접효과(8.399)는 외재적 동기에서 자아효능감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간접효과(-2.940)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컸다. 마지막으로 내재적 동기에서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연속다중매개효과(2.801)가 외재적 동기에서 같은 경로를 거치는 연속다중매개효과(3.155)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작았다.
다음으로 매개모형과 조절모형을 한 모형에 통합한 조절된 매개모형을 분석한다. 매개분석이 X→Y의 효과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분석하는 것이라면, 조절분석은 X→Y의 효과가 언제 발생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절된 매개분석은 어떻게가 언제(when of the how) 발생하는지를 분석하는 기법이다(Hayes, 2018). 조절된 매개모형은 인과관계분석에서 가장 복잡한 모형에 속하기 때문에 분석방법과 해석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단순조절분석에서 한 변수가 다른 변수에 미치는 영향이 제3의 변수에 의하여 조절되는 경우에 조건부효과는 다음과 같이 표시된다.
식 (2.3)에서 X가 M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부효과는 θX→M = (a1+ a3W)로 계산된다. 또한 식 (2.4)에서 M이 Y에 미치는 영향의 조건부효과는 θM→Y = (b1+ b2W)가 되며 X가 Y에 미치는 영향의 조건부효과는 θX→Y = (c1+c3W)로 구성된다. 단순매개분석에서는 X→M의 경로계수(a)와 M→Y의 경로계수(b)를 곱한 ab가 간접효과 추정치이지만 조절된 매개모형에서는 각 경로가 조절변수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에 조건부효과를 반영한 간접효과를 계산하여야 한다. 이러한 간접효과가 조절변수에 의하여 조절되는 분석을 조절된 매개분석 또는 조건부과정 분석이라고 한다(Hayes, 2013). 조절변수의 특정값에서의 간접효과의 추정치를 조건부 간접효과라고 하고, 특정한 조절변수 수준에서의 직접효과를 조건부 직접효과라고 한다.
식 (2.5)에서 θX→Y = a1 + a3W이고 식 (2.6)에서 M→Y의 영향은 b이므로 조건부 간접효과는 다음과 같이 추정한다.
조절된 매개지수는 Hayes(2015)에 의하여 처음 제시된 개념으로 조절된 매개효과의 유의성은 반드시 조절된 매개지수의 유의성 여부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식 (2.7)에서 계산된 조절된 매개지수는 다음과 같다.
식 (2.8)에서 조절변수 W의 가중치인 a3b를 조절된 매개지수라고 한다. 따라서 a3b가 유의한 경우에만 조절된 매개효과가 유의하다고 할 수 있다. 조절된 매개지수가 유의하여 조절된 매개효과가 유의한 경우 조절변수의 어떠한 두 값에서의 조건부 간접효과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난다고 판단할 수 있다(Hayes, 2015). 특히, 매개분석과 조절분석에서는 독립변수 X가 종속변수 Y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지 않아도 매개분석과 조절분석을 실시할 수 있다(Hayes, 2018). 조절된 매개모형의 개념모형과 통계모형은 [그림 2], [그림 3]과 같다.
조절된 매개분석을 하기에 앞서 Cheung & Lau(2017)의 절차에 따라 먼저 기저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하였다. 전반적인 모형적합도는 양호(χ2 (235)=7,366.248, p<.001, RMSEA=.053, 90% C.I.(.052~.055), CFI=.961, TLI=.954, SRMR=.031)하게 나타났고, 모든 지표변수들의 요인적재량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기저모형은 자료에 잘 적합된다고 할 수 있다. 다음 단계로 모든 잠재변수의 실제값을 이용한 분석을 실시하였다.
단순매개효과와 상호효과가 모두 유의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단순매개분석과 2원 상호효과를 결합한 조절된 매개분석을 실시하였다. 내재적 동기와 학업성취도 관계에서 조절된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조건부과정분석을 통해 학습몰입도의 매개효과가 자아효능감 수준에 따라 변화하는 조건부 간접효과의 크기를 검정하였다.
분석 결과 <표 10>과 같이, X(내재적동기)→M(몰입)의 영향은 양으로 유의하게(a1=.454) 나타났고 상호항은 음으로 유의하게(a3=-.084) 나타났다. 즉, X(내재적동기)가 증가하면 M(몰입)이 증가하는데 W(자아효능감)가 증가하면 X(내재적동기)→M(몰입)의 영향이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조절변수인 자아효능감의 값이 증가하면 X(내재적동기)가 M(몰입)에 미치는 정적인 영향이 감소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M(몰입)→Y(학업성취도)의 관계도 유의하게(b=11.041) 나타났다. 또한 X(내재적동기)와 W(자아효능감)가 상호작용하여 Y(학업성취도)에 유의한 부적 영향(c3=-1.053)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X(내재적동기)→Y(학업성취도)의 직접효과도 음으로 유의하게(c1=-9.045) 나타났다.
조절된 매개지수는 음으로 유의하게(a3b=-0.933)나타났다. 마찬가지로, 부트스트랩 매개효과 검정에서도 조절된 매개지수는 편의수정 부트스트랩(Bias-Corrected Bootstrap) 95% 신뢰구간(CI =- 1.088~-0.778)으로 0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조절된 매개지수가 유의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W(자아효능감)가 증가하면 X(내재적동기)-〉M(몰입)-〉Y(학업성취도)의 양의 간접효과가 감소되는 조절된 매개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효과는 W(자아효능감)가 X(내재적동기)-〉M(몰입)의 정적인 효과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완충효과는 간접효과(a1b)의 부호와 조절된 매개지수(a3b)의 부호가 상이하게 나타나고 조절변수의 값이 증가하면서 간접효과의 크기가 약화되는 현상이다. 요컨대, 영어에 대한 내재적 동기가 증가하면 영어 학습몰입도가 증가하고 몰입은 영어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는 정적 간접효과가 발생하는데, 영어 자아효능감이 증가하면 영어 내재적 동기에서 몰입으로의 영향 관계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양의 간접효과가 감소하는 조절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조절된 매개효과를 탐색한 결과 <표 11>을 보면, 조절변수 W(자아효능감)의 특정값에서 조건부 간접효과(CONIND) 크기를 먼저 살펴보면 W(자아효능감)값이 매우 낮은 값(W̅-2SD)에서 매우 높은 값(W̅+2SD)으로 증가할 때 6.602에서 3.415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건부 직접효과(CONDIR)의 경우도 –7.247에서 –10.843으로 감소하고, 조건부 총효과(TOTAL)도 –0.645에서 –7.427로 감소하였다. 요컨대 X(내재적동기)가 Y(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양의 조건부 간접효과와 음의 조건부 직접효과, 그리고 총효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점점 더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V. 결론 및 제언
이 연구는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온라인 비대면 수업과 가정학습의 확대로 인한 교육격차 문제와 더불어 학생들이 겪게 되는 심리적 현상과 관련하여 정서적 요인이 중학생의 영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두어 수행되었다. 영어학습과 관련한 정서적 변인들로 널리 알려진 내·외재적 동기, 자아효능감, 학습몰입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학업성취와 관련성이 증명된 성별, 가정배경 변인과 교사효능감 변인들을 통제하고 이러한 영어 학습에서 정의적 요인들의 영어 학업성취에 미치는 다양한 경로에 관한 구조 관계를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내·외재적 동기와 영어 학업성취 사이의 영향 관계에서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의 간접효과를 먼저 검증한 후 내재적 동기와 영어 학업성취 사이의 관계를 중개하는 학습몰입의 매개효과를 자아효능감이 조절하는 조절된 매개효과에 대해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먼저 기본 구조방정식 분석의 표준화 회귀계수를 통해 영어 학업성취도에 대한 효과 크기 절대값을 비교해보면, 자아효능감의 정적 효과가 가장 크고(0.465***) 내재적 동기의 부적 효과(-0.349***)가 다음이고 학습몰입(0.256***)의 정적 효과가 다음이고 나머지는 비슷하게 나타났고, 교사효능감(0.031***)의 정적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다른 정서적 변인에 비해 자아효능감의 상대적으로 강한 정적효과를 보고한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한영숙 외, 2007; Pae, 2008).
그러나 주목할 점은 선행연구 결과와 달리 내재적 동기의 학업성취도에 대한 부적인 직접효과는 자아개념, 학습전략 등의 공변인이 같이 투입된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김경희 외, 2008; 오영교, 차성현, 2017; 이지혜, 하정윤, 2016). 이는 내재적 동기의 학업성취도에 대한 일관된 정적효과를 보고한 선행연구와는 일치하지 않는 결과이다(김아영, 2008; 조현철, 2011; Cerasoli, Nicklin, & Ford, 2014; Sternberg & Lubart, 1991). 더불어, 외재적 동기의 정적 효과도 기존에 알려진 내재적 동기가 외재적 동기보다 더 효과적이다고 보고한 선행연구를 뒷받침하지 않는 결과이다(김태영, 김미소, 2013; Pae, 2008).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와 같이 영어가 일상생활에서의 의사소통을 위한 영어학습이 아닌 학교수업이나 시험에서만 주로 사용되는 EFL상황에서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외재적 동기가 영어학습 자체에 대해 본질적인 흥미를 나타내는 내재적 동기보다 오히려 영어학습 성과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게다가 선행연구와 달리 부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내재적 동기 또한 취업을 위한 공인어학성적이나 대학입시를 위한 내신과 같이 도구나 수단으로써 가치가 강조되는 우리나라 영어학습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병렬다중매개효과를 분석한 결과, 내재적 동기가 학습몰입(김경희, 임은영, 신진아, 2013; 송주연, 강이, 김성일, 2012; 오영교, 차성현, 2017)과 자아효능감(우연경, 김성일, 2015; 이선경, 2017; 정윤경 외, 2017; Bong, Lee, & Woo, 2015)을 각각 따로 경유하여 학업성취도를 증가시키는 정적 간접효과와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을 차례대로 지나는 정적 연속다중매개효과가 나타나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내재적 동기의 학업성취로의 부적 직접효과는 남아 있었다. 특이사항으로, 외재적 동기에서 학습몰입을 경유하면 정적 간접효과(박선화, 상경아, 2010)를 나타내지만, 자아효능감을 거치면 학업성취도를 감소시키는 부적 간접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을 차례로 지나는 연속다중매개효과는 정적으로 나타났다(김남희, 김종백, 2011). 이는 학습동기와 학업성취도 사이에서 학습몰입의 정적인 간접효과를 보고한 선행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결과이다(김미림, 한수정, 2015; 배태일, 2012; 오영교, 차성현, 2017). 또한, 외재적 동기가 자아효능감과 부적 관계를 가지는 이유로 영어에 대한 관심과 흥미보다는 점수를 위한 수단으로서 영어를 학습하는 동기는 영어공부에 대한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즉, 외재적 동기가 강한 학생은 학업성취도 점수를 실제 자신의 영어실력이라고 믿기보다는 시험을 위한 점수로만 여긴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병렬다중매개 검정에서 특정 간접효과의 크기 비교 결과를 살펴보면, 학습 동기가 영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내재적 동기에서 출발하는 경로는 자아효능감의 정적 매개효과가 학습몰입의 정적 매개효과보다 크고, 반면 외재적 동기에서 출발하는 경로에서는 학습몰입의 매개효과는 양수이지만 자아효능감의 매개효과는 음수로 나타났다. 이는 내재적 동기가 높으면 학습몰입도와 자아효능감이 높아지고 결국 학업성취도가 상승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아효능감의 간접효과가 학습몰입의 간접효과보다 더 크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 외재적 동기가 높으면 학습몰입도는 높아져 학업성취도가 상승하지만, 자아효능감은 오히려 낮아져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 자아효능감의 학업성취도로의 양의 직접효과가 다른 변수들에 비해 매우 큰 것을 고려할 때 내재적 동기는 자아효능감을 기르는데 좋은 영향을 주지만(이선경, 2017; 정윤경 외, 2017; Bong, Lee, & Woo, 2015) 외재적 동기는 자아효능감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추론 할 수 있다. 즉, 영어학습에 자신감(효능감)은 영어 학업성취에 큰 예측요인이지만 학습동기를 포함한 학업성취도와의 구조관계에서는 내재적 동기를 가진 학생에서만 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내재적 동기에서 학습몰입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간접효과가 외재적 동기에서 학습몰입을 거쳐 학업성취도로 이르는 간접효과보다 작았다. 이는 내재적 동기보다 외재적 동기가 오히려 학생들의 학습참여와 몰입을 크게 하여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외재적 동기보다 내재적 동기가 제 2언어 학습자들의 영어 학업성취도를 더 많이 설명한다고 보고한 선행연구와 일치하지 않는 결과이다(Pae, 2008).
그러나 앞서 외재적 동기에서 자아효능감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단순매개효과가 음수로 나타난 것에 반해,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이 순차적으로 다중 매개변인으로 투입되는 경우 내·외재적 동기 둘 다에서 출발하여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연속다중매개효과는 모두 양수로 나타났다. 즉, 외재적 동기에서 자아효능감으로 이어지는 음의 간접효과가 학습몰입이 그 둘 사이에 들어옴으로써 양수로 바뀌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이 연구의 주요 가정인 학습동기가 직접적으로 자아효능감에 좋은 영향을 주기보다는 학생의 학습 참여와 몰입도를 높이고 그 과정에서 학생의 자아효능감이 높아져서 결국 학업성취도를 상승시킨다는 가정에 부합하는 결과이다.
더불어, 연속다중매개효과 크기 비교에서도 외재적 동기에서 학습몰입을 거쳐 자아효능감을 지나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경로가 내재적 동기에서 출발하는 경로보다 크게 나타났다. 이는 내재적 동기보다 오히려 외재적 동기가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에 순차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병렬다중매개효과 검정에서는 내재적 동기에서 자아효능감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정적 단순 간접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으나 연속다중매개효과에서는 외재적 동기에서 학습몰입을 거쳐 자아효능감을 경유하여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정적 연속다중매개효과가 오히려 내재적 동기에서 출발하는 연속다중매개효과보다 크게 나타난 것이다. 이것은 영어 학습에 대한 동기가 내재적이냐 외재적이냐에 따라 자아효능감을 거치는 단순 간접효과에서는 양수와 음수로 크게 차이가 있었지만 학습몰입도를 먼저 거치고 나서 자아효능감을 경유하는 연속다중매개효과에서는 모두 양수로 나타나고 오히려 외재적 동기에서 출발하는 정적 연속다중매개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컨대, 영어학습에 대한 이유가 근본적인 흥미와 관심이거나 아니면 수단과 도구로서의 원인이든 상관없이 영어학습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다양한 성취 및 대리경험을 통해 고양된 자신감과 효능감은 결국 영어 학업성취에 큰 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중매개효과 크기를 정리하면, 내·외재적 동기에서 학업성취도 사이에서 학습몰입의 매개효과가 자아효능감의 매개효과보다 크게 나타났다(한영숙 외, 2007; Pae, 2008). 매개변수를 학습몰입으로 했을 때는 내재적 동기가 외재적 동기보다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간접효과가 작았으나, 자아효능감을 매개변수로 했을 때는 내재적 동기의 간접효과가 훨씬 크게 나타났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영어 학업성취와 관련한 간접경로에서 학습몰입에는 외재적 동기가 더 효과적이고, 자아효능감에는 내재적 동기가 더 효과적임을 추론할 수 있다. 끝으로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을 차례대로 지나는 간접효과에서 외재적 동기에서 출발하는 경로가 내재적 동기에서 시작하는 경로보다 크게 나타났다. 따라서, 외재적 동기가 자아효능감에는 직접적으로는 나쁜 영향을 주지만, 먼저 학습몰입을 거친 후 자아효능감을 거치면 학업성취를 향상시키는 연속다중경로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병렬/연속다중매개효과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한발 더 나아가 조절된 매개효과를 분석한 결과, 영어에 대한 내재적 동기가 상승하면 영어학습 몰입도가 올라가고, 증가한 학습몰입은 영어 학업성취도를 상승시키는 정적 간접효과가 나타나는데, 영어 자아효능감이 올라가면 영어 내재적 동기에서 학습몰입으로의 긍정적 영향 관계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양의 간접효과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내재적 동기가 영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양의 조건부 간접효과와 음의 조건부 직접효과, 그리고 총효과 모두 자아효능감에 의해 더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외재적 동기가 자아효능감을 거쳐 학업성취도에 이르는 부정적 단순 간접효과와도 연계할 수 있다. 즉, 외재적 동기에서는 자아효능감이 단순히 매개효과로 부정적 효과를 나타냈지만, 내재적 동기에서는 학습몰입을 거치는 매개효과를 부정적으로 조절하는 조절된 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단순히 내재적 동기와 자아효능감 간의 양의 상호인과 관계를 보고한 선행연구를 심화 보완하는 결과이다(이선경, 2017; 정윤경 외, 2017; Bong, Lee, & Woo, 2015). 내재적 동기와 자아효능감 사이의 관계에 대한 좀 더 심층적인 후속연구가 필요다고 생각한다.
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영어 교육상황에서 내재적 동기는 영어 학업성취도에 부정적인 직접 영향을 미치지만 학습몰입이나 자아효능감과 같은 실질적으로 성취도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거치면 긍정적인 간접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정적인 간접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재적 동기의 영어 학업성취도에 대한 부정적인 직접 영향은 남아 있었다. 이는 의사소통중심 영어교육을 추구하고 있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이 아직도 진정한 의미에서 의사소통을 위한 영어 학습이 아닌 점수를 위한 과목으로 여겨지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추론된다. 외재적 동기의 영어 학업성취도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은 영어학습의 수단화를 완화시키고자 2018년에 도입된 수능 영어 절대평가와 대학입시와 취업시장에서 공인 어학성적의 영향력 축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생과 학교 현장에서 영어학습의 도구화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다양한 문화와 국가의 사람들과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최신 정보 및 지식의 교류를 위한 진정한 의미의 영어학습 동기를 제고하는 영어교육을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세계문화를 리드하는 한류와 우리나라 고유문화의 세계화와 맞물려 입시와 취업의 도구로서가 아닌 글로벌 의사소통을 위한 본연의 영어교육 목표와 교육과정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결과는 선행연구(김미림, 한수정, 2015; 배태일, 2012; 오영교, 차성현, 2017)와 같이 내재적 동기가 학습몰입과 자아효능감을 거치면서 양의 간접효과를 나타내는데, 내재적 동기가 자아효능감과 상호작용을 하면 이러한 양의 효과가 감소한다는 사실이다. 외적 보상을 위한 영어학습이 영어 학습자의 자아효능감을 감소시켜 영어 학업성취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내적 기쁨과 즐거움 때문에 하는 영어학습도 역시 마찬가지로 영어 학습자의 자아효능감과 부적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즉, 내재적 동기의 학습몰입으로의 양의 효과가 자아효능감에 의해 감소한(둔화된)다는 의미이다. 이는 외적 보상이 아닌 영어에 대한 본질적인 흥미와 관심과 재미가 있어 영어학습을 즐기고 좋아하더라도 학습자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강하면 오히려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몰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는 영어학습에 대한 높은 자아효능감이 영어에 대한 본질적인 흥미와 관심인 내재적 동기가 학습자의 지속적인 학습참여와 몰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방해하여 영어 학업성취도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을 시사한다. 반면에 이 결과는 영어학습에 대한 자아효능감이 낮은 학생들은 내재적 동기가 높을수록 학습몰입이 높아지는 효과가 자아효능감이 높은 학생들에 비해 더 크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자아효능감이 낮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내재적 동기를 키우는 맞춤형 영어 교수학습 활동과 학습전략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학생의 영어 학업성취도는 단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고 영어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따른 꾸준한 학습의 누적 결과로 학생 입장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활동이다. 따라서 영어학습의 내·외재적 동기가 성취도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자아효능감의 부정적인 조절된 매개효과를 줄이고 학습몰입과 같이 직접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그리고 학습 참여 과정에서 길러진 자아효능감이 성취도에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영어 수업에서도 학업성취에 직접적인 부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단순한 흥미 위주의 수업활동을 지양하고, 자아효능감의 수준에 따라 차별화된 학생 참여형 교수·학습활동을 제공하여 학습동기가 적극적인 수업활동 참여를 거쳐서 학업성취를 높일 수 있도록 수업활동을 디자인해야 한다. 학생의 개인 영어학습 차원에서도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단순히 영어학습 대한 흥미와 필요성 그리고 자신감에만 단편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학습동기 스타일과 자아효능감 수준에 따른 맞춤형 학습 참여 및 전략을 통해 학습몰입을 높이는데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즉, 학습자의 자신의 영어 능력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이 학습에 필요한 노력을 저해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연구의 제한점으로 우선 잠재변수를 활용한 조절된 매개모형 자체가 매우 까다롭고 검정하기 어려운 방법론이기도 하거니와 이러한 복잡한 모형의 근거가 되는 선행연구의 뒷받침을 논리적으로 타당성 있게 제시하기도 어려운 점이다. 이는 연구 결과의 적절한 해석과 시사점에도 많은 제약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기존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전체 구조적 관계 속에서 몇 가지 직접 및 간접효과를 단편적으로 살펴보는데 그치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조절된 매개모형을 설정하는 것은 연구가 탐색적인 성격으로 바뀔 가능성이 많다. 즉 연구모형의 과대적합(Overfitting) 이슈와 관련하여 연구자 개인의 경험칙과 통찰을 바탕으로 다양한 모형을 직관적으로 설정하고 유의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 모형을 분석하며 탐색하는 낚시(fishing) 오류를 범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영교, 차성현(2017)의 영어 정의적 학습요인에 대한 후속연구 성격으로서 이번 연구는 기존의 학업성취도와 정의적 요인들 간의 단순경로 관계에 대한 재확인(replication)이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학습동기와 학습몰입 사이의 연결 관계를 중간에서 조절하는 자아효능감을 설정하여 영어학습과 관련한 정의적 요인들의 관계에 대한 이론의 심화와 확장을 시도하는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