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교육부에서는 코로나 이후 미래교육 전환을 위한 10대 정책 과제를 발표하였다(교육부, 2020). 그 중 첫 번째가 미래형 교육과정의 마련이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첨단기술의 발전과 기후변화, 팬데믹 등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학습자를 둘러싼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으로의 변화가 필요해진 것이다. 이를 위해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예고하였으며 이번 개정의 주요 역점 중 하나는 ‘미래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의 개발이다(교육부, 2021). 미래 역량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OECD는 ‘OECD Education 2030’을 발표하며,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과 변혁적 역량(Transformative competencies)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2015 개정 교육과정도 핵심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이었으나, 현 교육과정 시행 이후의 선행연구들은 핵심역량과 교과역량 관계의 모호성(이승미 외, 2019; 최수진 외, 2019; 한혜정 외, 2018), 교과역량과 기능과의 연계의 구체화(이상은 외, 2018; 이승미 외, 2019), 역량 성취를 위한 교육과정 문서 체제 형식 변화, 교과 교육내용 구현 방식 구체화(김선영, 2019; 김종희, 2018; 박은아, 2020)등의 문제점 개선 필요성을 시사하였다. 이에 2022 개정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서는 교과별로 미래 역량 함양을 위한 역량 기반 교육과정에 대하여 교과의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또, 차기 교육과정 개정의 역점 사항 중 하나는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 실현을 위한 고교학점제이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의 기반 마련을 위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구·선도학교 운영 결과와 국가교육회의의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 추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은 학생 진로 맞춤형 ‘다양한 선택과목의 제공’으로 나타났다(교육부, 2021).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선행연구(김홍겸, 오현정, 2019; 한혜정, 2019)에서도 고교학점제의 진정한 의미 실현을 위해서는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선택과목 교육과정 개발이 선결 해결 과제임을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각 교과에서는 학점제 운영이 잘 되고 있다고 판단되는 해외 사례를 분석하여 교과 교육과정 영역을 재구조화 하거나 선택과목 교육과정 개발안을 제시하고 있다(김연화, 곽영순, 2020; 김화경 외, 2021; 박은아, 2020). 가정과의 고교학점제 선택교과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해외 교육과정 분석 연구로는 김샛별(2020), 유난숙(2020), 김샛별(2021)의 연구가 있다. 유난숙(2020)의 연구는 호주 빅토리아 주 식생활영역 관련 고등학교 가정 교과를 분석하였고, 김샛별(2020)의 연구는 미국 오하이오주 가정과 교육과정 내용체계를 분석하여 고교학점제에서의 다양한 가정과 진로 선택과목 신설을 제안하였다. 김샛별(2021)의 연구는 미국 미네소타 주 고등학교 가정과 교육과정에 대한 사례 분석을 통해 가정과의 5개 영역별 선택과목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이외에 국외의 가정과 교육과정 사례를 분석한 연구로는 양지선(2019)과 김남은(2020)의 연구가 있다. 양지선(2019)의 연구는 핀란드의 가정과 교육과정을 대상으로 역량과 목표, 역량과 내용체계, 역량과 평가기준의 연계를 분석하여 역량 기반의 가정과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으나, 중학교 교육과정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김남은(2020)은 미국 국가기준 가정과 교육과정 3.0을 분석하여 차기 가정과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가정과의 핵심역량과 내용 체계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가정과의 다양한 영역의 선택과목 개발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비해(김샛별, 2020; 유난숙, 2020), 영역별 연구는 식생활 영역만 나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가정과의 식생활 외 영역에서의 선택과목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가 필요하다. ‘인간발달과 가족’은 개인의 발달에 따른 변화와 관계 확장을 이해하여 자신과 타인에 대한 배려와 돌봄을 실천할 수 있는 관계형성능력과 실천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가정과의 영역(교육부, 2015)이다. 이는 배려심을 갖춘 책임 있는 시민 교육 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으로 선택과목으로써 분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충분하다. 따라서,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에서는 어떤 과목의 개설이 가능하며, 국외의 경우 어떤 유사한 과목으로 제시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실행에서의 교과역량 문제점을 보완하고 미래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가정과의 기초 연구가 될 수 있는 연구로는 역량 기반 교육과정의 국외 사례를 분석한 양지선(2019), 유난숙(2020)의 연구 외에 드문 실정이다. 따라서, 차기 교육과정에서의 고교학점제 가정과 선택과목 교육과정을 개발을 위해서 역량 기반 교육과정이며, 학점제 운영이 잘되고 있는 국가를 선정하여 가정과의 다양한 영역에서의 선택과목 교육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역량 기반의 학생 선택제 교육과정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되어 해외 교육과정 사례 분석(한혜정 외, 2020; 김선영, 2019; 우옥희, 2019; 박은아, 2020)에서 자주 연구되고 있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와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가정과 고등학교 선택과목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분석 영역은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으로 한정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역량 기반의 교육과정을 실천하고 있는 호주 뉴사우스웨일 주와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고등학교 가정과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의 교육과정을 분석·비교하여 이를 바탕으로 학생 개별 성장과 진로 설계를 지원하는 맞춤형 교육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가정과에서 개설할 수 있는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의 선택과목 교육과정 개발에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목적을 위한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의 선택과목 교육과정 개발에서 역량과 교육목표를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
연구문제 2.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의 선택과목 교육과정 개발에서 교육내용을 어떻게 선정, 조직할 것인가?
연구문제 3.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의 선택과목 교육과정 개발에서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II. 선행연구 고찰
역량 기반의 국외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분석한 연구는 고교학점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며 증가하였다(장수진, 김성원, 2021).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핵심역량이 전면적으로 등장하며 역량 교육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역량 기반의 교육과정이 잘 운영되고 있는 국외 사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경향도 있다. 역량 기반의 국외 고등학교 교육과정 분석 연구들은 학점제 운영에 관한 연구(임유나, 2019; 임광국; 2017; 이광우, 2018)와 개별 교과를 대상으로 한 연구(김연화, 곽영순, 2020; 김화경 외; 2021)로 나눌 수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 고교학점제의 운영을 살펴본 임유나(2019)는 교과목 편성 구조와 운영 방식, 수업 일수와 수업 시수, 졸업 요건 등 분석을 통해 진로별 고교 교육 및 필수 교과 내 과목 선택 이수, 과목 개발에 대한 시사점을 제안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분석한 이광우(2018)도 교과목 이수 체제 고찰을 통해 졸업 이수 학점과 교과목 이수 체제의 개편 등을 제안하였다. 이처럼 학점제 운영 관련 연구들은 교과목 이수 체제, 이수 단위, 이수 기준 등에 초점을 두고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분석 대상 국가는 싱가포르,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등으로 다양했다. 그 중에서도 고교학점제 연구를 위해 참조한 국외 사례 중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국가는 미국, 핀란드, 영국, 독일, 캐나다, 호주인 것으로 나타났다(장수빈, 김성원, 2021).
개별 교과의 교육과정 분석 사례 연구는 국가별 교육과정의 비교·분석을 통해 추후 선택 과목 개발을 위한 교과 영역의 재구조화나, 기존 교과의 교육 영역과 내용을 재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수행되었다. 수학과의 김화경 외(2021) 연구는 국외의 고등학교 수학 교육과정 분석 사례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을 실시하여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고등학교 수학과 교육과정 재구조화를 위한 기초 관점을 제시하였다. 또, 메타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수학교사, 수학자,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여 고교학점제의 공통 과목과 선택과목을 재구조화하고, 전반적인 과목의 내용까지 제안하였다. 이 연구의 경우 특정 국가만을 대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이미 축적되어 있는 선행연구를 이용하여 메타분석을 실시함으로써 단일 연구에 의한 결과보다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처럼 체계적인 교과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서 국외 사례 분석에 대한 선행연구 축적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구과학과의 김연화와 곽영순(2020) 연구는 델파이 조사, 설문조사, 전문가 심층면담 결과를 종합하여 지구과학 선택과목 재구조화 방안을 제시하였고, 각 조사를 실시하기 위한 문헌고찰에서는 미국의 차세대 과학교육 표준을 비교·분석하였다. 사회과의 박은아(2020) 연구는 고등학교 교육과정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으나,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역량 기반의 교육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지목된 국가를 선정하여 역량 기반 사회과 교육과정 구성의 시사점을 탐색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연구의 분석 대상 국가는 미국 뉴욕 주, 캐나다 온타리오 주, 호주, 싱가포르이며 각 국가의 교육과정 문서를 목차구성, 제시역량, 특징에 대해서 비교·분석하였다. 이처럼 개별 교과에서는 역량 기반의 고등학교 교육과정 고교학점제를 대비하여 교과목의 영역이나 내용을 재구조화하기 위해서 국외 사례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정과에서 역량 기반의 고등학교 국외 교육과정을 분석한 연구로는 김샛별(2020)과 유난숙(2020)의 연구가 있다. 고등학교로 분석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는다면 역량 기반의 국외 가정과 교육과정을 분석한 연구로는 양지선(2019)과 김남은(2020)의 연구도 있다. 그 외 역량을 중심에 두지는 않았으나 고교학점제를 대비하여 국외의 고등학교 가정과 교육과정을 분석한 사례연구(김샛별, 2021)가 있다. 가정과의 ‘가족생활’, ‘소비·가정관리 생활’, ‘식생활’, ‘주생활’, ‘의생활’의 세부 영역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과정을 분석한 연구로는 식생활영역을 초점으로 하여 호주 빅토리아주 교육과정을 분석한 유난숙(2020) 연구만이 있다. 호주 빅토리아 주는 교육과정 편성의 기반을 교육내용이 아닌 역량에 두고 있다. 따라서,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 전문성이 높게 요구됨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평가 관련 웹페이지 등의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음을 시사하였다. 김샛별(2020) 연구의 경우 역량 기반으로 편성된 미국 오하이오주의 가정과 교육과정을 분석하였으나, 가정과의 특정 영역을 대상으로 상세하게 분석하기보다는 가정과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는 주제와 구성 체제 분석을 통해 차기 교육과정 개정에서의 진로교육의 관점 변화와 문화 교육내용의 확장을 강조하였다. 양지선(2019)은 역량 기반으로 편성된 핀란드의 중학교 가정과 교육과정을 분석하였다. 중학교 교육과정만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가정과 교육과정의 구성적 특징과 교육목표와 역량과의 관계, 내용체계와 역량과의 관계, 평가기준과 역량과의 관계를 고찰하였다. 김남은(2020)의 연구도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으나 미국 국가기준 3.0 가정과 교육과정 분석을 통해 차기 가정과 교육과정의 영역으로 개인적 생활, 사회적 상호작용, 창의적 혁신을 제안하였으며 각 영역의 핵심역량과 하위요소, 학습자 성취기준의 예시를 제시하였다. 김샛별(2021)의 연구는 미국 미네소타 주의 가정과 고등학교 교육과정 사례 연구 결과를 통해, 의복과 패션, 주거와 환경, 가정 자원과 소비자 영역의 선택과목 개발의 필요성과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의 내용이 관계, 돌봄 관점으로 구성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가정과의 국외 교육과정 사례 분석 선행 연구를 국가별로 분류해보면,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와(김남은, 2020; 김샛별, 2020; 김샛별, 2021), 호주(유난숙, 2020), 핀란드(양지선, 2019)의 연구가 있었다. 차기 교육과정 개정에서의 고교학점제 선택과목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로써 역량 기반의 국외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대상으로 한 사례분석 논문이 더 필요함에도 국외 고등학교의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 교육과정을 상세하게 분석한 연구는 부재한 실정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진로 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과목을 개설하여 학생이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수강하여 학생과 사회의 행복 실현 교육이 되어야 함에 목적이 있다. 따라서, 가정과에서도 학생 진로와 연계된 선택과목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가정과 영역별로 구체적인 연구가 축적되어야 할 시점이기 때문에 그 기초 연구로서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의 국외 교육과정 사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가정과에서의 역량 기반의 교육과정 국외 사례 분석 연구로는 김남은(2020)과 양지선(2019), 유난숙(2020) 연구 외에는 다양한 국가의 역량 기반의 교육과정 사례 연구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역량 기반 교육과정 관련 선행연구(김선영, 2019; 박은아, 2020; 온정덕 외, 2019; 우옥희, 2019; 이승미 외, 2019; 한혜정 외, 2020)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SW) 주와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가정과 교육과정을 분석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본 연구에서는 두 국가의 주 교육과정을 분석하고자 한다.
III.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역량 기반 교육과정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한 우옥회(2019), 한혜정 외(2020), 박은아(2020) 연구에서 역량 기반 교육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는 사례로 선정되어 연구된 호주 NSW 주와 캐나다 온타리오 주를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분석 범위는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제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과목의 교육과정 문서로 한정하였다.
호주 NSW 주는 학년군의 개념으로 학제가 편성되어 있다. 초·중등 교육은 1∼12학년까지이며 1학년부터 10학년까지는 의무교육 기간에 해당한다. 11∼12학년은 대학 진학 준비를 위한 선택 교육과정이다. 1∼10학년의 의무교육 교육과정은 호주 교육부(ACARA)에서 국가 공통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11∼12학년의 선택 교육과정은 주 단위로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호주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2개 학년을 묶어 학년군(Stage) 단위로 표시한다. 즉, Stage 개념으로 표시하면 의무교육은 Stage 1∼5까지이며, Stage 6(11∼12학년)이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한다. 본 연구에서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온타리오 주의 Stage 6 교육과정을 선정하였다. Stage 6에서 가정과의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과 관련이 깊은 선택과목 교육과정은 『지역사회와 가족(Community and Family Studies:CFS)』이다. 이 과목은 2016년 개정된 교과 영역 「인간발달(Personal Development), 건강과 체육(Health and Physical Education, PDHPE)」 속에 편재된 선택과목이다. 교과 영역 「인간발달과 건강과 체육(PDHPE)」에 포함된 선택과목으로는 『지역사회와 가족(CFS)』 외에도 교과 영역과 과목명이 동일한 명칭으로 『인간발달(Personal Development)』, 『건강과 체육(Health and Physical Education)』이 편성되어 있다. 교과 영역 「인간발달과 건강과 체육(PDHPE)」은 호주의 의무교육과정(Stage 1∼5)에서도 인간발달(Personal Development), 건강과 체육(Health and Physical Education, PDHPE) 과목으로 편성되어 있어, 선택 교육과정까지의 연계성을 갖는다.
캐나다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편성하지 않고 주 수준 교육과정 체제이다. 9∼12학년이 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 해당한다. 온타리오 주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과목 구성 체제는 최상위 범주에 「교과 영역」이 있고, 그 아래 과목 영역이 있으며, 과목 영역 안에서 『선택과목(과목명)』이 개설되는 형태이다. 현재 온타리오 주 교육부가 승인한 고등학교에 편재할 수 있는 교과 영역은 총 18개이다. 그 중, 가정과 관련 선택과목은 교과영역 「사회과학과 인문학(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에 개설되어 있다. 「사회과학과 인문학」에 포함된 과목 영역은 총 5개로 ‘평등학, 가족학, 일반사회과학, 철학, 세계종교학’이 해당한다. 5개의 과목 영역은 모두 학생들이 개인, 가족, 공동체, 더 넓은 사회에 대한 관점과 그 안에서 어떻게 살고 있으며, 우리가 주변의 세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과목 영역 ‘가족학’에 개설된 선택과목은 ‘패션과 주거, 식품과 영양, 일반 가족학 연구, 영유아 돌봄’이 있다. 그 중에서 ‘일반 가족학 연구(General Family Studies)’는 다시 하위 세부과목으로 분할되어 총 5개의 개설 과목이 존재한다. 즉, ‘일반 가족학 연구’ 과목을 이수하고자 하는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은 『가족학탐구』, 『역동적인 인간관계』, 『캐나다 가족』, 『인간발달』, 『생애 관리』이다. 학생의 진로 결정에 따라 세부 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하면 되지만, 5개의 세부 과목 중에서 선택과목 『가족학탐구』는 과목 영역 ‘가족학’을 이수하고자 하는 학생의 필수 이수 과목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13년에 개정된 필수 기본 과목인 『가족학탐구(Exploring Family Studies: EFS)』의 교육과정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분석대상 국가 주의 교육과정 문서명은 <표 1>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호주 NSW 주의 『지역사회와 가족(Community and Family Studies:CFS)』과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가족학탐구(Exploring Family Studies:EFS)』에 대한 내용분석을 실시하였다. 내용분석법은 2차 자료 분석방법 중 하나로서 이미 제시되어 있는 데이터를 유목화하고 비교할 수 있는 연구방법으로(김성경, 2013), 국외 교육과정 사례 분석을 통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고등학교 가정과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에서의 선택과목 개설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에 효과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두 국외 선택과목 교육과정 사례 분석을 위해 국외 교육과정 사례 분석 선행연구에서 사용한 분석 준거를 바탕으로 분석틀을 재구성하여 사용하였다.
김남은(2020)은 차기 가정과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내용 체계의 방향 탐색 연구에서 분석 준거를 교육내용, 교수과정, 평가 3개 항목으로 설정하고 이에 따른 분석 요소는 교육내용 구성원리, 수업흐름, 평가요소로 선정하였다. 양지선(2019)은 핀란드 가정과 교육과정의 역량 기반 교육과정 사례 연구에서 분석 준거를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과정의 구성적 특징, 교육목표, 내용 체계, 평가기준으로 하였다. 유난숙(2020)은 호주 빅토리아주 가정과 교육과정에 대한 사례 연구에서 분석 준거를 교육과정의 구성 체제로 설정하였으며, 김샛별(2020)은 미국 오하이오 주 가정과 교육과정 내용체계 분석 연구에서 오하이오 주의 2007년, 2015년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와 서술 방법을 분석 준거로 설정하였다. 네 개의 선행연구는 모두 내용체계를 통해서 교육과정의 교육내용을 분석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러한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연구문제에 맞게, 김남은(2020)과 양지선(2019) 연구의 틀을 재구성하여 내용분석 준거틀을 <표 2>와 같이 설정하였다.
분석 준거 | 분석 요소 | |
---|---|---|
핵심역량과 교육목표의 연계 | ⇨ | 핵심역량, 교육목표 |
교육내용 | 내용 체계, 전반적·구체적 기대(온타리오 주) | |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의 방향 | 교수·학습 활동, 구체적 기대(온타리오 주) 평가 방향 |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경우 교육내용에 대하여 학습을 통한 학생의 성취 달성에 초점을 두며 ‘기대(expectation)’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기대는 전반적 기대(Overall expectation)와 구체적 기대(Specific expectation)의 두 수준으로 제시한다. 전반적 기대(Overall expectation)는 해당 학습 영역(대단원)을 학습했을 때, 학습자가 할 수 있는 기능이나 갖추게 되는 태도, 지식 등을 광범위하게 제시하며 각 영역의 핵심 내용 요소의 수만큼 제시되어 있다. 구체적 기대(Specific expectation)는 내용 요소별로 3∼5개가 제시되며, 해당 내용 요소의 학습을 위해 필요한 학습 주제나 개념을 더 자세하게 설명한다.
교육과정 문헌과 학제 편성과 운영에 관한 자료는 호주 NSW 주 교육위원회 웹사이트(http://www.edu.gov.on.ca/eng/curriculum/secondary/ssciences.html)와 온타리오주 교육위원회 웹사이트(http://www.edu.gov.on.ca/eng/curriculum/secondary/ssciences.html)에서 2020년 2월에 제공받았다. 원본 교육과정 문헌 전체에 대하여 연구자가 직접 한국어로 1차 번역하였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호주와 캐나다 사례연구를 실시한 선행연구(임유나, 2019; 한혜정 외, 2020)들과의 비교를 통해 교육과정 용어에 대한 검토를 실시하였다. 검토 후, 번역된 문서를 분석틀에 따라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는 연구진 간의 교차검증을 통해 분석 결과에 대한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IV. 연구결과
호주 NSW 주의 『지역사회와 가족(CFS)』에서는 핵심역량과 목표의 제시 순서가 교육목표, 기대되는 결과(outcome), 핵심역량 순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각론 문서에서는 교과역량이 먼저 제시되는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핵심역량의 종류는 총 7가지로 ‘정보관리역량, 의사소통 역량, 활동 계획과 조직 역량, 협동 역량, 수리적 사고 역량, 문제해결역량, 기술활용역량’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가족학탐구(EFS)』에서 제시하고 있는 핵심역량은 총 4가지로 ‘비판적 사고 역량, 문제해결역량, 자신과 타인 이해 역량, 로컬 및 글로벌 마인드의 발달 역량’이다.
호주와 캐나다의 핵심역량은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의 종류와 비슷하지만 두 국가 모두 교과역량은 제시하지 않는다. 교과역량을 제시하지 않는 대신에, 핵심역량을 교과 교육과정 문서에서 설명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 문서에서 각 교과역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것과 같이 각 주의 핵심역량에 대해 교과 교육과정 문서에서 설명한다. 다만,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는 교과역량의 정의 설명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주의 핵심역량을 본 교과에서 어떠한 학습 내용과 교수·학습 활동을 통해 길러줄 수 있는지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갖는다. 구체적으로 호주 『지역사회와 가족(CFS)』은 핵심역량 신장을 위해 어떤 학습 맥락을 제공하는지 명시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를테면, 학생의 개인 연구 진행을 통해 문제에 대한 현황 제시, 해결책 제안 등의 연구 과정에서 통계적 증거를 분석하거나 차트 또는 그래프로 데이터를 다루는 경험을 통해 ‘수리적 사고 역량’ 신장을 위한 학습 맥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온타리오 주의 『가족학탐구(EFS)』도 4가지 핵심역량의 함양은 본 과목의 어떤 교수·학습 활동을 통해서 가능하지 설명한다. 예를 들면, ‘자신과 타인 이해 역량’은 개인의 신념 체계, 다양한 관점, 그 속에 담긴 함축성, 타인의 생활 경험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는 풍부한 기회를 본 과목에서 제공함으로써 함양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각 역량의 함양을 위해 교과가 제공하는 학습 맥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점은 각 역량의 개념에 대한 설명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과정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역량 함양을 위한 선택과목의 목적과 목표는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호주 『지역사회와 가족(CFS)』의 교육 목적은 학생들이 자원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고, 개인, 그룹, 공동체의 요구를 지원하기 행동하는 것(take action)이다. 이와 같은 목적 아래 7가지의 목표(<표 3>)를 두고 있다. 교육목표는 총 7가지로 ‘자원 관리와 개인, 그룹, 가족, 지역사회의 웰빙을 위한 역할에 대한 지식과 이해’, ‘긍정적 관계가 개인, 그룹, 가족, 지역사회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에 대한 지식과 이해’, ‘개인과 그룹, 가족, 지역사회의 특성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 요인의 영향력에 대한 지식과 이해’, ‘연구방법론의 지식과 이해와 조사, 분석, 결과 표현 기술’, ‘개인, 그룹, 가족, 지역사회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관리 과정의 적용 기술’, ‘비판적 사고 기술과 웰빙 증진을 위한 책임있는 행동을 실천하는 능력’, ‘개인, 그룹, 가족, 지역사회의 다양성과 상호의존성에 대한 가치 인식’이다. 7개의 목표는 지식, 기능, 가치와 태도를 골고루 포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과의 목표와 기대되는 결과(outcome)를 <표 3>과 같이 하나의 표에 제시함으로써 목표와 성취기준의 직접적인 연계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경우 목표, 성취기준이 개별적으로 서술되어 있지만, 호주의 경우 목표와 성취기준이 연계되어 서술되어 있으며, 바로 다음으로 핵심역량을 설명하는 형식은 우리나라 교육과정과 구분되는 점이다.
온타리오 주 『가족학탐구(EFS)』는 복잡성, 다면성, 다양성이 높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삶의 문제에 대한 인식을 키우고, 그와 관련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비판적 시각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교육목표는 개인, 가족, 다양한 집단 안에서 학생이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하며 학습자 개인을 둘러싼 세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이해의 형성이다. 또한, 이슈가 되는 사회, 문화, 경제, 기술, 환경, 웰빙 문제에 대한 토론이 가능하도록 지식과 기술, 태도를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건강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이 될 수 있는 강력한 토대를 형성하는 것까지 교육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 교과 교육과정의 ‘세부 목표’에 진술된 것과 같이 목표와 역량이 직접 하나의 단락에 서술되어 있지는 않지만, 앞서 설명한 온타리오 주의 핵심역량 신장을 위해서 지식, 기술, 태도 측면에서 상세하게 목표를 진술하고 있다.
두 국가의 교과 교육과정에서의 핵심역량과 목표의 연계성 확보를 위한 역량과 목표의 서술 방법을 통해 우리나라 차기 선택과목 교육과정 개발에서의 역량과 목표의 연계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교과의 교육목표에서는 핵심역량 신장을 위해 교과가 어떤 학습 맥락을 제공하는지 교과의 역할에 대해 상세하게 진술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호주 NSW 주의 『지역사회와 가족(CFS)』은 총 대단원에 해당하는 6개의 영역(단원)과 3개의 선택 주제로 구성된다. 6개의 단원은 ‘자원관리’, ‘개인과 집단’, ‘가족과 지역사회’, ‘연구방법론’, ‘다양한 집단’, ‘부모됨과 돌봄’이다. 선택 주제는 학생 개인 연구를 진행하는 주제이다. ‘가족과 사회의 상호작용’, ‘기술의 사회적 영향’, ‘개인과 직업’ 3가지 주제 중 1 주제를 선택해서 학생 개인 연구를 진행한다.
‘자원관리’에서는 자원관리의 기본 개념, 자원관리에 미치는 영향, 효과적인 자원 관리의 내용 요소로 구성되며 자원관리 기술의 근본적인 중요성을 강조한다. 즉, 웰빙을 달성하기 위해 자원을 사용하여 필요와 욕구 충족의 의미 탐색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자원관리와 관련된 기본 개념을 먼저 학습하여, 개인 연구를 위한 개념적 기초를 형성하는 단원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이 단원에서 학습한 지식, 이해,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개인, 가족, 지역사회의 다양한 맥락의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것이다. ‘개인과 집단’ 에서는 개인, 가족, 지역사회의 웰빙을 위한 개인과 집단의 역할을 탐구한다. 내용 요소는 다양한 집단의 종류, 집단 내 개인의 역할, 집단의 권한, 갈등관리이다. 특히, 가족과 지역사회 안에서 개인이 느끼는 소속감을 높이기 위하여 긍정적인 대인 관계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을 중심으로 하여 개인이 소속된 집단과 개인을 연계하여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에 대해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갈등관리에서는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이해와 갈등 해결 전략을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는 가족 내에서 발생하는 갈등 관계에만 집중하는 반면, 호주에서는 가족 갈등에만 한정하지 않으며 개인과 개인이 함께하는 어떤 관계든지 갈등이 생긴다는 점을 다루고 있다.
‘가족과 지역사회’ 단원의 내용 요소는 가족, 지역사회, 변화 관리, 가족 및 지역사회 내에서의 개인의 사회화이다. 이 중 ‘가족’의 학습 내용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대비되는 점은 가족의 형성에 대한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으로 인해 형성되는 가족을 중심으로 교육내용이 전개된다. 물론 다양한 가족의 유형에 대해서 다루고 있기는 하나 교육과정 내용 전개를 자세히 살펴보면 남녀의 사랑을 시작으로 하여 자연스럽게 결혼으로 이루어져 가족이 형성되는 것을 기본 전제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반면, 『지역사회와 가족(CFS)』에서는 입양부터 동성 가족까지 가족이 형성되는 다양한 배경을 학습 내용으로 다룬다. 특히, 가족과 지역사회 내에서 개인의 사회화는 평생에 걸쳐 진행되는 과정으로 인식한다.
‘연구방법론’은 학습자의 독립 연구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연구 역량을 키워주기 위한 단원이다. 연구 기초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며 연구의 목적, 연구 윤리, 연구방법, 연구 진행 절차, 연구 결과의 처리까지 다룬다. 또한, 학습자의 개인 연구 역량을 지원하기 위해서 ‘연구방법론’ 단원 외에도 『지역사회와 가족(CFS)』의 대단원마다 하나의 연구방법을 학습한다. 예를 들면, ‘자원관리’에서는 연구방법으로서의 ‘인터뷰’에 대해 배우고, ‘개인과 집단’ 에서는 ‘사례 연구’에 대한 연구방법을 배운다. ‘연구방법론’ 학습한 이후에는 수업 활동에서 학습자의 조사 활동 비중이 더 높아진다. 이어지는 ‘다양한 집단’ 에서는 4가지 다양한 집단에 대한 특정 요구와 그와 관련된 사회 환경에 대해 조사한다. 즉, 집단의 성격, 특정 요구사항, 서비스에 대한 접근 수준을 조사함으로써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는 지역사회 내의 집단을 탐구하는 것이다. 장애, 고령자, 원주민, 소수민족. 성소수자 공동체, 한부모가족, 노숙자(homeless) 등 사회 구성원이 점점 다양해짐에 따라 문화적 다양성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나아가, 각 집단이 직면한 현재의 불평등 문제를 조사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한다.
‘부모됨과 돌봄’ 단원은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임신 중 생활과 출산’, ‘자녀 돌보기’와 단원명에서는 유사하지만, 실제 학습 내용은 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임신과 출산의 과정, 신생아부터 아동기까지 자녀의 발달에 따른 자녀돌보기의 실제 기술을 중심으로 학습 요소가 전개된다. 반면, 『지역사회와 가족(CFS)』에서는 부모와 보호자의 유형에 대한 이해부터 가족의 웰빙을 최적화하기 위해 부모 또는 보호자의 역할을 가장 잘 준비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생물학적 부모를 바탕으로 교육내용이 전개된다. 반면, NSW 주는 생물학적 부모, 사회적 부모, 양육자에 대한 내용을 모두 다루며, 부모와 양육자의 역할과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부모와 양육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유형을 학습 요소로 다루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족이 육아나 돌봄을 담당하는 체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육아와 돌봄을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 연구 주제인 ‘가족과 사회의 상호작용’은 생애주기에 따라 가족을 부양하고 보호하는 정부와 지역사회의 구조에 대하여 개인 연구를 진행한다. ‘기술의 사회적 영향’의 연구 주제는 발달하는 기술이 개인과 생활양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연구한다. ‘개인과 직업’에서는 개인이 직면하게 되는 일·가정 양립의 문제에 대한 현대 사회의 이슈에 대해 학습자 개인 연구를 진행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프로젝트 활동나 연구는 교과를 담당하는 교사에 따라 진행할 수 있지만, 공식적인 교육과정 문서에 제시되어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온타리오 주의 『가족학탐구(EFS)』는 대단원 격에 해당하는 4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4영역의 단원명은 ‘연구와 탐구 기술’, ‘자신과 타인’, ‘일상생활기술’, ‘책임감 갖기’이다. ‘연구와 탐구 기술’은 호주 『지역사회와 가족(CFS)』의 ‘연구방법론’과 같이 학습자가 자발적인 개인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연구 과정에 대한 학습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 주제를 탐색하고 연구질문을 만드는 방법, 연구 윤리 지침, 연구 질문을 구체화하는 방법, 1, 2차 자료를 탐색하는 방법, 연구 결과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방법, 결론 도출, 연구 결과를 전달하는 방법까지 연구 실행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구체적인 학습 내용을 담고 있다.
『가족학탐구(EFS)』는 전체적인 내용 전개 방식이 학습자 개인에서 시작해서 학습자의 주변 영역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자신과 타인’ 단원에서는 학습자 자신의 발달 단계에 해당하는 ‘청소년의 발달’에 대해 먼저 학습한 후, 자신과 관계된 ‘타인과의 관계’로 학습 내용이 전개된다. ‘타인과의 관계’의 학습 요소는 다양한 관계의 유형을 제시한다. 다양한 관계란, 학습자가 경험할 수 있는 가족, 친구, 지역사회 구성원, 이성 친구 등을 제시한다. 관계의 유형별 관계의 특징에 대해 다루기보다는 건강한 관계와 건강하지 않은 관계의 특징에 대해 학습 요소로 다루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개인이 경험하게 되는 관계를 연애결혼(사랑)으로 시작되어 결혼으로 만들어지는 관계만을 한정해서 다루고 있다. 학습자 개인이 경험할 수 있는 관계는 학습자 환경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 관계의 종류에 얽매이지 않고 타인과 함께 하는 관계에서 건강한 관계의 특징이 무엇이며, 반대로 건강하지 않은 특징은 무엇인지 학습자가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관계의 유형에 상관없이 일반적인 갈등 해결 전략, 의사소통에 대해서도 학습요소로 제시되어 있다. ‘가족생활양식’ 단원에서는 가족생활양식이 변화하는 원인과 영향, 다양한 배경의 가족 간 생활양식의 차이에 대해 학습한다. 가족 문화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 ‘가족문화와 세대 간 관계’ 단원과 학습 요소면에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이 속한 가족의 문화만을 학습 대상으로 하고, 가족 문화의 개념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친다. 반면 온타리오주는 다양한 배경에 따라 가족의 문화(생활 양식)는 차이가 있음을 명확히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일상생활기술’ 단원의 내용 요소는 의사결정과 문제해결, 자원관리, 실천적 생활 기술이다. ‘의사결정과 문제해결’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관련된 상황의 문제해결, 자신과 타인의 행복을 고려한 의사결정 등을 학습 요소로 다루고 있다. 학습자가 삶에서 직면하게 되는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 다양한 이해관계가 둘러 쌓여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다룬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등학교에는 갈등 관리에 대한 내용 요소가 없지만, 중학교의 ‘가족의 의사소통과 갈등 관리’의 내용 요소와 유사하다. 우리 교육과정에서는 가족의 의사소통과 가족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상황만을 제시하는 반면, 온타리오주에서는 갈등이 나타나는 관계를 가족에 한정하지 않는다. 즉, 가족 이외에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을 학습 요소로 다루어 학습자의 실생활의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자원관리’ 단원의 학습 요소는 가족의 자원(시간, 지식, 재정, 기술 등), 시간관리전략, 재정관리, 재무목표, 지역사회서비스의 이용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자원관리와 자립’ 영역의 학습 요소와 유사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실천적 기술’ 부분은 2015 개정 교육과정 ‘가정생활과 안전’ 영역과 유사한 내용 요소로, 실생활의 의, 식, 주생활 관련 안전을 다루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온라인 상에서의 의사소통 방법도 학습 요소로 담고 있다.
‘책임감 갖기’ 단원은 개인적 책임, 가족적 책임, 소비자 의식으로 구성된다. ‘개인적 책임’에서는 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개선·유지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전략과 자원에 대해 학습한다. 식생활, 식습관, 음주, 흡연과 관련된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건강한 관계 형성, 건강하지 않은 성관계, 스트레스 등 정신적 건강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다룬다. 즉, 건강은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포함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지식, 기술에 해당하는 학습 요소에 한정되지 않는다. 태도에 대한 학습 요소도 명시적으로 다루고 있다. 자신의 건강과 웰빙을 위한 개인적 책임이 왜 중요한지, 독립성이 높아짐에 따라 자신의 책임이 어떻게, 왜 변화하는지에 대해서 학습 요소로 다루고 있다. ‘가족적 책임’에서는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되는 가족의 기능과 다양한 가족이 가족 기능을 수행하는 방법과 전략에 대해서 학습한다. 이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가족의 기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소비자 의식’에서는 책임있는 소비자 의사결정 등 지속가능한 소비 생활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안내한다. ‘책임감 갖기’ 단원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자원관리와 자립’ 영역의 핵심개념 ‘관리’에 해당하는 학습 요소와 유사하다. 하지만, 온타리오 주의 경우 학습 요소의 전개 방식이 개인이 성장함에 따라, 역할이 어떻게, 왜 변화하는지, 그러한 역할 변화가 개인적 자립과 사회적 책임의 의미에서 왜 중요한지 ‘자립’과 ‘책임’에 대해 초점을 두고 있다.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에서 미래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내용을 담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삶과 통합될 수 있는 교육내용을 선정해야 한다. 2015 개정 가정과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교육내용 초점은 개인과 가족에 한정된다. 이렇듯 편협한 관점은 극복할 필요가 있다. 즉, 차기 선택과목 교육과정에서는 교육내용 선정과 전개 방식이 학습자의 성장과 발달에 따른 개인을 둘러싼 관계의 확장에 맞게 관점을 확대하고, 자신의 삶과 사회를 연계하여 사고할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로 국외 사례에서는 ‘개인-친밀한 관계-사회’로 교육내용의 범위가 확장되며 전개된다. 또한, ‘사랑과 결혼’, ‘돌봄’에 관하여 시대의 가치관 변화를 반영한 교육내용으로 변화해야 한다.
호주 NSW 주의 『지역사회와 가족(CFS)』의 교육과정 문서에는 대부분의 학습 요소에 대하여 수업 장면에서 할 수 있는 발문이나 학습 활동을 자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웰빙’ 개념을 탐구하기 위해, 교사가 학습자에게 할 수 있는 예시 발문으로 ‘웰빙과 반대되는 것은?’, ‘사람들은 웰빙은 어떻게 묘사하는가?’, ‘웰빙에 관한 이해가 왜 다른가?’등의 발문이 서술되어 있다. 발문을 넘어서 학생들이 논의할 수 있는 주제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개인의 웰빙이 개인이 속한 집단의 웰빙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논의한다’ 와 같은 토의 활동 주제라든지, 학습자가 해당 학습 개념을 습득하게 되면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을 우리나라의 성취기준과 같은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즉, 명확하게 성취기준이라는 용어는 쓰지 않지만, ‘학생들은 다음에 대해서 배운다(Students learn to) (<표 4>)’에서 ‘다양한 자원을 설명하고, 특정 요구 충족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설명한다.’처럼 학생의 학습 활동 결과를 설명한다.
이러한 교육과정 문서 내의 교수·학습 활동 안내는 교사의 교수·학습 활동을 지원하며 학습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통해, 학습의 결과로써 습득해야 하는 개념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교육목표와 교육내용, 교수·학습 방법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 『가족학탐구(EFS)』는 교육과정의 ‘구체적 기대(Specific expectation)’에서 교사 발문(Teacher prompt)을 제시한다. 교사 발문이란, 교수·학습 활동에서 학습자에게 할 수 있는 예시 질문으로써, 이를테면 ‘수집한 모든 정보가 연구 주제와 관련이 있는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 ‘만약 두 자료 출처가 서로 모순된다면, 어떤 것이 더 신뢰할 수 있는지 어떻게 결정하는가?’, ‘학습자가 이용한 정보 출처에는 어떤 편향이 있을 수 있는가?’이다. 하지만, 교사 발문은 모든 구체적 기대에서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호주와 캐나다 교과 교육과정 문서에 나타난 질문은 개념 기반 교육과정의 사실적, 개념적, 논쟁적 안내 질문(Guiding Question)에 해당한다. 이러한 질문은 수업의 핵심 내용을 직관하는 중요한 개념적 관계를 보여주는 질문으로 개념적 이해, 시간, 문화, 맥락을 통합하여 학습자의 사고력을 키우는 질문이다(온정덕, 윤지영, 2019). 교사는 적절한 질문을 사용함으로써 단순 지식 획득을 넘어 교육내용과 교육목표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최종적으로 학습자가 갖추기를 기대하는 핵심역량 함양을 추구한다. 따라서,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의 선택과목 교육과정 개발에서는 역량, 교육목표, 교육내용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의 핵심 질문(핵심 아이디어)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
호주의 『지역사회와 가족(CFS)』, 캐나다 『가족학탐구(EFS)』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교수·학습 방법으로 ‘개인 연구’가 있다. 호주의 『지역사회와 가족(CFS)』에서는 학습자가 관심 있는 학습 영역을 선택하여 개인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종합적인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등 호주 NSW 주의 핵심역량 함양이 개인 연구 과정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온타리오 주 역시 학습자가 연구 주제를 선택하여 학습 개념과 관련된 개인 연구를 실시한다. 일반적인 지식 전달이나, 기능 습득을 위한 수업이 아닌 학생이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진행하며, 교사는 학습자의 학습능력 증진을 위한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학습자가 수업을 통해 획득한 개념에 대해 사고하고, 삶의 맥락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평가와 관련해서는 호주 NSW 주 『지역사회와 가족(CFS)』의 교육과정 문서에는 평가 방법, 평가 내용 등 평가의 방향에 대해서는 설명이 거의 없다. 주목할 만한 점은 별도의 평가 관련 웹사이트(www.boardofstudies.nsw.edu.au/syllabus_hsc)를 안내하며, 해당 웹사이트에서 평가 방법, 평가 관련 문서 및 실제 평가 문항과 학생 작성 예시까지 확인 가능하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가족학탐구(EFS)』 각론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평가의 방향과 관련한 내용을 찾기 힘들다. 대신, 『가족학탐구(EFS)』 과목이 포함되어 있는 교과 영역 「사회과학과 인문학(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의 교육과정 문서 앞부분에서 평가의 기본 방향은 성장 근거 기반의 과정 평가가 원칙임을 제시하고 있다. 평가와 관련하여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성취차트(<표 5>)’이다. 성취차트란, 온타리오 주의 평가 표준 가이드로 모든 과목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학생들의 기대 성취도를 평가하는 프레임워크이다. 성취차트는 명확한 평가 기준에 근거하여 학생 학습의 성장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학습 과정에 따라 수집된 증거에 대한 일관된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학생과 보호자를 위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성취차트의 평가 요소는 ‘지식과 이해, 사고력, 의사소통, 적용’ 4가지로 구성되며, 성취 수준은 레벨1부터 레벨4까지 총 4수준으로 이루어져 있다.
평가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평가 방법 예시나 평가 시, 주의사항에 대해 각론 교육과정 문서 안에서 제시하고 있지만, 호주의 경우 별도의 사이트를 운영하여 평가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반대로 상세한 안내보다는 개략적인 틀만 제시하고 실제 평가는 교사에 따라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 교사의 수업 자율성과 평가의 공정성 측면에서 교육과정 문서 내 평가의 방향 제시의 장단점이 있으므로 추후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의 교육 현장에 적합한 방법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차기 교육과정 개정에서 고교학점제의 가정과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에서의 선택과목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국외의 가정과 선택과목 교육과정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호주 NSW 주의 『지역사회와 가족(CFS)』과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가족학탐구(EFS)』교육과정 문서를 대상으로 내용 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고교학점제 가정과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의 선택과목 개발에 대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핵심역량과 교육목표의 연계’에 대한 분석 결과 호주 NSW 주와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핵심역량의 종류는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과 유사하지만, 핵심역량을 선택과목에 연계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현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교과역량에 대한 정의나 개념 소개에 그치고 있지만, 국외 사례 분석 결과에서는 핵심역량 함양을 위해 해당 과목이 어떤 계획된 학습 맥락을 제공하는지에 대하여 명확하게 교육과정 문서에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선택과목 교육과정 개발에서는 총론의 핵심역량, 교과역량을 따로 제시하기보다는 총론에서 제시하는 미래 역량 함양을 위해 선택과목 교육과정에서 어떤 교육적 맥락을 제공하는지 교과의 역할에 대해 교육목표에 진술하는 것이 역량과 교육목표를 연계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교육목표와 교과의 학습 활동을 연계하여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교육내용’ 분석준거에서는 호주 NSW 주 『지역사회와 가족(CFS)』의 학습 영역(단원)은 ‘자원관리’, ‘개인과 집단’, ‘가족과 지역사회’, ‘연구방법론’, ‘다양한 집단’, ‘부모됨과 돌봄’과 개인 연구를 위한 선택 영역은 ‘가족과 사회의 상호작용’, ‘기술의 사회적 영향’, ‘개인과 직업’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 『가족학탐구(EFS)』의 학습 영역(단원)은 ‘연구와 탐구 기술’, ‘자신과 타인’, ‘일상생활기술’, ‘책임감 갖기’이다. 교육내용에서 두 과목의 두드러지는 공통점은 ‘연구방법’을 학습 영역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지만, 현재 우리나라 가정과 교육과정의 교육내용과는 차이점에 해당한다. 연구방법에 대한 학습은 학습자의 ‘연구력’을 키워주는 것으로 학습자의 문제해결능력과 같은 탐구력을 신장시켜 줄 수 있는 학습내용이다.
미래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내용을 담기 위해서는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에서의 학습자의 삶과 연계된 교육내용을 선정해야 한다. 현 가정과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교육내용 초점은 개인이나 학습자가 속해 있는 가족에 한정된다. 반면, 국외 사례에서는 ‘개인-친밀한 관계-사회’로 교육내용의 범위가 확장되며 전개된다. 즉, 차기 선택과목 교육과정에서는 교육내용 선정과 전개 방식이 학습자의 성장에 따른 삶의 변화를 반영하여 학습자를 둘러싼 관계의 확장에 맞게 관점을 확대하고, 자신의 삶과 사회를 연계하여 사고할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내용 요소 측면에서는 ‘사랑과 결혼’, ‘돌봄’에 관하여 시대의 가치관 변화를 반영한 교육내용으로 변화해야 한다. 또한, 지식이나 기술 전달식의 내용을 벗어나, 학습자가 해당 내용 요소를 왜 배워야 하는지, 삶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등에 관하여 학습자가 사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역량함양을 위한 교육목표, 교육내용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교수·학습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의 ‘핵심 질문’ 개발을 고려할 수 있다. 핵심 질문은 교과(과목)의 핵심 아이디어에 해당하며, 교과 교육과정 문서의 핵심 질문을 통해, 학습자가 어떤 활동을 통해, 학습의 결과로써 습득해야 하는 개념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목표와 교육내용, 교수·학습 방법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교육부(2021)에서는 미래 역량 함양을 위해서 학생주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생주도성을 함양하며 문제해결력, 사고력 등의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교수·학습 방법으로 ‘개인 연구(탐구)’를 제시할 수 있다. 두 분석 대상 국가에서는 ‘개인 연구’ 진행을 통해 각 국가(주)의 핵심역량 함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개인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학습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연구 능력 또한 학습의 과정으로 키워져야 한다. 수업을 통해 개념을 획득하고, 학습자는 획득한 개념을 여러 삶의 맥락에 전이할 수 있는 핵심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통해 연구 능력을 신장할 수 있다. 따라서, 선택과목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의 핵심 질문과 개인 연구(탐구) 주제를 개발해야 한다.
평가의 방향 측면에서는 교과의 핵심 질문과 학생 학습 활동이 연계된 성취 차트 개발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교사의 교수·학습 활동 지원을 위해 구체적인 평가 방법과 평가 예시안 개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에 대비하여 역량 기반 가정과 선택과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에, 국외 사례 분석을 통해 가정교과의 선택과목으로서 ‘인간발달과 가족’ 교육과정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국외 사례의 분석대상으로 호주, 캐나다의 특정 주만을 한정하였기에 후속 연구를 통해 보다 다양한 국외 사례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특히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은 문화적 맥락이 중요한 만큼 국외 사례 연구를 통해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맥락에 맞는 내용 요소와 평가 방향에 대한 면밀한 고려가 필요하다. 따라서 호주와 캐나다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나 일본과 같이 우리나라와 문화적 맥락이 상대적으로 유사한 나라들에 대한 사례 연구들도 이루어진다면 중요하고 적절한 시사점을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분석의 범위를 ‘인간발달과 가족’의 영역과 관련한 기초과목에만 한정하였으나 호주와 캐나다의 경우 심화 과목에 해당하는 과목들도 존재하였으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분석범위를 확장하여 비교 분석한다면 추가적인 정보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정과의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 관련 선택과목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로서 수행된 본 연구에서는 국외 사례에 대한 내용분석만을 통해 시사점을 도출하였으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문화적 맥락에 대한 고려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습자, 학부모, 교과 전문가 등 다양한 교육 주체들의 생각과 입장을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가정과의 ‘인간발달과 가족’ 영역만을 다루고 있으나 가정교과는 소비·가정관리 영역, 식생활, 주생활, 의생활 영역 등 다양한 생활 영역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영역별 세분화 된 후속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