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제6차 교육과정의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은 1991년부터 착수된 교육의 지방 분권화 정책 시행(김성열, 2018: 1-5)과 연동되어 ‘교육과정 결정 분권화·자율화’(한명희 외, 1991: 61)라는 정책적 슬로건 하에 국가 수준과 지역 수준, 학교 수준 교육과정이라는 개념을 등장시켰다. 이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은 1970년대에 등장한 ‘학교 기반 교육과정 개발(school-based curriculum development, SBCD)’의 아이디어를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도입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이를 계기로 이후 학교 기반 교육과정은 제6차 교육과정의 ‘학교 재량 시간’(교육부, 1992), 제7차 교육과정의 ‘재량활동’(교육부, 1997),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수업 시수 20% 범위 내 증감 운영 허용’(교육과학기술부, 2009)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교육과정 개정의 한 방향을 점해 왔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계기로 김춘일(1993)을 시작으로 황규호(1995), 최호성(1996)으로 이어지는 학교 기반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학술적 논의도 활발하게 전개해 왔다.
제6차 교육과정에서 비롯된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이 교육과정 정책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새로운 논점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육과정 개정 때마다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 자율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지금까지의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에서 파악되는 자율성이 ‘방법적 측면의 자율성’이라는 것이다(김인식 외, 1998; 정영근, 2002). 즉 학교가 갖는 자율성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의 교육내용에 대한 결정의 자율성이라기보다 주어진 교육내용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의 운영 방법의 자율성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과정 자율성의 표상처럼 취급되는 ‘수업 시수 20% 범위 내 증감 운영 허용’ 지침이나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학기 집중 이수’ 지침 등이 대표적으로 이에 해당된다. ‘수업 시수 20% 범위 내 증감 운영 허용’은 교과 시수를 어떻게 운영하는가와 관련된 것으로 교과 내용에 대한 의사결정 자율성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즉 단위 학교가 학교 실정을 고려하여 특정 교과 시수의 20% 범위 내에서 증감하여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다. 제6차 교육과정부터 비롯된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은 대부분 이러한 류의 자율성을 부여해 왔기 때문에 (교육)내용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과는 거의 무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강하게 지적한 것이 김인식 외(1998: 28)이다. 그들은 제6차 교육과정을 통해 단위 학교들이 교육내용에 대한 자율적 선택권을 이양 받게 되었다는 주장이 있지만 교육부로부터 이양 받은 것은 교육내용의 선택권이 아니라 부분적인 교과목 선택권일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공통적인 교육내용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의 교수전략 및 교육방법에 제한되어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교육과정 개정 때마다 단위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했다고 하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는 교육과정 자율성을 체감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교육과정의 운영 방법 및 방식은 교육과정 실행의 문제이기 때문에 실행의 주체인 학교 및 교사의 권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교육과정 실행 방법 및 방식까지 규제한다고 할 수 있다. ‘수업 시수 20% 범위 내 증감 운영 허용’ 지침도 엄밀한 의미에서 규제인 것이다. 왜냐하면 특정 교과 시수를 20% 이상 증감 운영할 수 없는 것이고 특정 교과 시수를 20% 감했으면 다른 교과 시수를 그만큼 20%를 증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과정 분야에서 교육과정 거버넌스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는데, 본고에서는 이 교육과정 거버넌스 논의가 교육과정 자율성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왜냐하면 교육과정 거버넌스는 종래와 같은 방법적 측면을 넘어서 내용 측면에 중점을 두고 교육과정의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구조를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통해 교육내용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논의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과정 거버넌스가 우리나라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교육에서 거버넌스는 주로 교육행정 분야에서 논의되어 온 것이지만 교육과정 분야에서는 황규호(2013)가 교육과정 거버넌스 개념을 제시한 것을 기점으로 최근에 다루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교육과정 거버넌스 논의를 본격적으로 촉발시킨 것은 한국교육과정학회가 교육부 위탁으로 운영한 2014년과 2017년의 ‘국가교육과정 포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포럼에서는 교육과정 결정의 분산과 참여에 주목하여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개념 및 구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었다. 특히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연구·개발진에 교원 참여 40%라는 가이드라인(교육부 외, 2015: 2)을 제시하고 교원 참여를 확대시킨 것도 2014년 포럼을 전후로 한 교육과정 거버넌스 논의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가교육회의가 설치되면서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왔는데 지난 6월 10일 국회 교육위와 7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는 논의 수준을 넘어 현실화되게 되었다(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70114093690251&outlink=1&ref=%3A%2F%2F). 내년 7월경에 출범할 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는 우리나라 학교 교육과정 체제에서 새 이정표가 될 정도로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국가교육위원회의 핵심 업무가 초·중·고교 교육과정이고 업무의 상당 부분이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게 되어 이른바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를 형성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에 따라 시·도교육청의 지역교육과정을 중심으로 학교 교육과정 체제 재편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교육과정 체제 재편을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시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우리나라 학교 교육과정 체제 변화를 위한 교육과정의 거버넌스 변화의 한 방향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교육과정 거버넌스는 중앙과 지방, 학교의 각 수준 내뿐만 아니라, ‘중앙-지방-학교’ 라는 기관 간의 관계에서의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구조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본고에서 특히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중앙-지방-학교’라는 기관 간의 거버넌스이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논의 틀을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학교 교육 관계자의 면담조사를 실시하여 교육과정 거버넌스에 대한 인식을 분석하였다.
II. 교육과정 체제 변화를 위한 거버넌스의 관점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 거버넌스 논의는 최근에 시작되어 그 역사가 짧아 논의된 시점이 비교적 명확하다. 전술한 바와 같이 교육분야의 거버넌스는 주로 교육행정에서 다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고 교육과정 거버넌스 개념은 기본적으로 교육행정 분야에서 논의된 개념들이 원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거버넌스는 통치(구조), 지배구조, 협치, 국정운영, 운영 체제, 의사결정 체제, 네트워크 체제, 정책 결정 구조 등 다양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는데(김대현, 2014: 1), 교육과정 거버넌스는 이들 거버넌스의 개념이 학교 교육과정이 갖는 성격과 체제에 비추어 재규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황규호(2013: 45)는 국가교육과정 거버넌스의 측면에서 ‘교육과정이 개발·운영되고 평가되어 재개정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누가 어떠한 절차에 의해 그 과정을 통제하고 필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대한 기본 체제’라고 규정하고, 김대현(2014: 4)도 국가교육과정 측면에서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교육과정 개정, 고시, 적용, 평가에 이르기까지의 진행되는 일련의 의사결정에 대한 기본 체제로서, 의사결정 주체들의 역할과 관련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의 교육과정 거버넌스는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서의 교육과정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구조로 다루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승미 외(2018: 50)는 이 개념에 대한 델파이 조사 결과에 터해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국가 수준, 지역 수준, 학교 수준에서의 교육과정 편성·운영·평가 권한의 위임과 분배에 따른 교육과정 편성·운영·평가 및 지원 체제를 의미한다고 주장하여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국가와 지방, 학교의 각 기관 수준 문제에서 파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박휴용 외(2019: 13)는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교육주체들이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 평가 과정에 참여하는 권한 배분 체계를 말한다고 함으로써 보다 일반적 수준에서 규정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학교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요소와 단계를 둘러싸고 기관 내 및 기관 간에 형성되는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구조로서 권한 분배 및 참여와 협력, 소통과 네트워크 등 협치의 관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요소나 단계는 보는 사람들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만 예컨대 우리나라 국가교육과정에서 보자면 국가교육과정 문서를 이루고 있는 편제를 비롯한 장·절의 주요 사항들로 나타낼 수 있겠다. 또한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단계는 이른바 교육과정을 구성 및 전개하는 절차적 측면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각 기관 내와 기관 간에는 이러한 교육과정 구성 요소 및 단계를 둘러싸고 교육과정의 다양한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기관 내에 형성되는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구조는 국가나 지방, 학교의 각 수준 내의 거버넌스를 말하고, 기관 간은 ‘국가-지방-학교’ 간에 형성되는 거버넌스를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경우에서 보자면 국가교육과정은 관료와 일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주도권(initiative)이 형성되어 있는 거버넌스를 갖추고 있으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 시안 연구·개발진에 교사를 40% 이상 참여시켰으며(교육부 외, 2015: 2),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역시 시안 연구·개발진에 교사를 50% 이상 참여시키고자 하는 것(교육부, 2021: 7)으로 파악되는 등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 대한 참여 구조를 교사로까지 확대시키고자 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교육과정의 중앙 집중형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지방-학교’ 간의 거버넌스는 국가가 강력한 주도권을 가진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교육과정에서는 관료와 일부 전문가가, ‘국가-지방-학교’ 간에는 국가가 독점적 지위 및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거버넌스가 갖는 참여와 협력 그리고 소통과 네트워크라고 하는 협치의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교육과정은 이론적이든 실제적이든 복잡한 구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느 특정 기관 수준에 전적인 권한 집중이나 이양은 이루어지기 어렵고 어떤 형태로든 각 기관 수준에 걸쳐져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기관 내 및 기관 간의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를 주도권 이동으로 표현해 보고자 한다. 말하자면 국가교육과정 내에서 관료와 일부 전문가, 국가-지방-학교의 기관 수준 간에서 국가가 독점적으로 갖고 있던 교육과정 주도권의 일정 부분 및 일정 정도를 교사 및 학생·학부모, 관련 단체 등의 이해 당사자, 지방과 학교로 이동시켜 참여와 협력 그리고 소통과 네트워크의 협치가 이루어지는 거버넌스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중앙 집중형 교육과정에서 지방 분권화 및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확대하는 거버넌스 변화는 교육과정 주도권의 일정 부분 및 일정 정도를 지방으로, 학교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를 통해 기관 간 및 구성원의 참여와 협력 그리고 소통과 네트워크의 협치를 도모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중앙 수준에서 교육과정의 강력한 지배구조를 형성해 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방이나 학교에서는 거의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형성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거버넌스의 변화가 일어난다면 교육과정의 주도권의 일정 부분 및 일정 정도가 지방이나 학교로 이동하여 어떤 형태의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구조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관 수준인 ‘중앙-지방-학교’ 간의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를 나타내 보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주도권’의 개념을 원용해 볼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 주도권이라는 말은 1970년대 학교 기반의 교육과정 개발 아이디어가 등장하면서 원용된 것이다. 실제로 1970년대에 들어 교육과정 개발을 둘러싼 중앙과 학교의 관계를 ‘주도권(initiative)’으로 표현했다(Brady, 1992: 6; Marsh, et al, 1990: 18-20). 1970년대는 당시 OECD 국가를 중심으로 교육과정 주도권이 전반적으로 중앙에서 학교로 이동했던 시기이다. 최근의 교육과정 거버넌스 논의가 교육과정의 과도한 중앙 집중화를 분산하여 교육과정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를 도모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교육과정 주도권의 일정 부분 및 일정 정도가 중앙에서 지방이나 학교로 이동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교육과정 의사결정 참여 및 결정 주체는 물론 주도권의 대상인 교육과정의 전체가 특정 수준의 기관에 집중될 수는 없기 때문에 주도권의 ‘일정 부분’ 및 ‘일정 정도’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 거버넌스 논의는 2013년 황규호가 『국가교육과정 개정과 학교 교육의 질』에서 거버넌스 개념 등을 논의한 것을 기점으로 한국교육과정학회에서 교육부의 위탁을 받아 운영한 국가교육과정 포럼 차원에서 개최한 2014년의 『국가·지역·학교 수준의 교육과정 거버넌스 체제 탐색』(한국교육과정학회 외, 2014)과 포럼의 종합 보고서인 황규호 외(2014)의 『국가교육과정 포럼 운영 종합 보고서』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어 2017년의 『교육공동체 협업을 통한 교육과정 정책 민관협력 거버넌스 운영 강화 방안』(한국교육과정학회 외, 2017) 등으로 확대 논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교육과정 거버넌스 논의에 다수의 교육과정 연구자들이(김대현, 2014; 성열관, 2014; 박창언, 2017 등) 참여하여 교육과정 관점의 거버넌스를 다루었다. 이 두 포럼 이후 교육과정 거버넌스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이승미 외, 2018; 임유나, 2018; 박휴용 외, 2019; 정광순 외, 2020 등).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과정에 대한 과도한 중앙 집중에서 지방 및 학교로의 분산과 함께 기관 및 기구, 단체, 다양한 인사들의 참여가 확보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 거버넌스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김대현(2014)의 「국가·지역·학교 수준의 교육과정 거버넌스 체제 탐색」은 교육과정 개발 기관 수준에서 거버넌스 실제와 방안을 탐색한 것이고, 또한 김대현(2017)의 「2015 개정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현황과 과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국가 수준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실제와 개선 방안을 다룬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정광순 외(2020)는 교실을 기반으로 교육과정 협치가 작동되는 학교-지역-국가의 역할·권한 관계로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보고 있다. 이들 논의는 교육과정의 참여 및 권한 배분이라고 하는 분산적 거버넌스 관점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2017년 포럼에서 발표한 신현석과 박창언의 교육과정 거버넌스 논의는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가 어떤 구도로 파악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것으로 주목된다. 신현석(2017: 12)은 거버넌스를 ‘구조(structure)’와 ‘과정 및 운영(working process)’이 결합되어 있는 복합적인 개념이라고 규정하고 교육과정 거버넌스에 이 두 측면을 대입시켜 파악하고 있다. 즉 교육과정 구조로는 국가-지역-학교의 교육기관 수준별 측면에서, 거버넌스 과정 측면으로는 교육과정 개정-적용의 교육과정 단계별 측면에서 파악되고 있다. 또한 박창언(2017: 77)은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수직적 분립과 수평적 분립의 체제로 파악하고 있다. 수직적 분립은 교육부, 교육청, 교육지원청, 학교로 이어지는 관계를 말한다. 수평적 분립은 국가교육과정, 지역교육과정, 학교 교육과정 결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는 관련 기구나 주체와의 관계를 말한다. 한편, 이승미 외(2018: 46, 50)는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범위를 세 가지 차원에서 제시하고 있는데, 즉 ‘교육과정 수준(국가 수준, 시·도 수준, 학교 수준’, ‘교육과정 영역(교육과정 총론, 교과 교육과정, 교과 외 교육과정)’, ‘교육과정 단계(교육과정 개발, 교육과정 운영, 교육과정 평가)’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선행 문헌에서 볼 때 교육과정 거버넌스는 세 가지 측면의 구도를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첫 번째는 국가-지역-학교 차원을 구성하는 ‘교육과정 개발의 기관 수준’이다. 이것은 교육과정 거버넌스 구조 차원(신현석, 2017)이고, 수직적 분립(박창언, 2017), 교육과정 수준(이승미 외, 2018)에 해당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교육과정 개발의 각 기관 수준에서 참여하게 되는 기관 및 기구, 단체, 참여 인사 등을 구성하는 ‘교육과정 결정 및 참여 구조’이다. 구체적으로는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되는 기관 및 기구, 교육단체, 시민단체, 교수 등의 전문가 그룹, 교사, 학부모, 학생, 지역인사 등이 이에 포함될 수 있겠다. 박창언(2017)에서 보면 수평적 분립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세 번째는 ‘의사결정 대상의 교육과정 요소’이다.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박창언(2017: 79-80)이 언급한 ‘교육과정 결정과 운영의 대상과 관련된 것’ 및 이승미 외(2018)에서 언급된 교육과정 영역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이러한 세 가지 측면의 구도에서 볼 때 하나의 쟁점은 적용 및 운영 차원의 거버넌스이다. 신현석(2017)은 거버넌스 과정 측면으로 ‘적용’을 포함시키고 있으며 이승미 외(2018)는 교육과정 단계상으로 ‘운영’을 거버넌스 구도에 포함시키고 있다. 박휴용 외(2019: 14)도 교육과정 거버넌스 범주를 교육과정 수립(개정) 절차에서의 거버넌스(국가 수준-지역 수준-학교 수준 교육과정이 개발·수립되는 단계)와 교육과정 내용 체계에서의 거버넌스(계획-수립 단계, 운영-평가 단계)로 구분하여 ‘운영’이 이 구도에 포함되고 있다. 이들의 논리에 따라 가면 적용 및 운영을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구도에 포함시킬 수 있겠다. 교육과정 적용과 운영은 바꾸어 말하면 교육과정 실행(curriculum implementation)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교육과정 적용 및 운영, 실행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학교 및 교사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과정 적용 및 운영은 국가 및 지방 수준보다는 학교 수준의 거버넌스 문제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교육과정 문서에 편성·운영의 지침을 대단히 상세하게 제시하여 단위 학교 및 교사의 교육과정 적용 및 운영까지 통제함으로써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적용 및 운영을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구도에 포함시킬 것인지의 여부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이지만 행위의 주체 측면에서 보자면 단위 학교 및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 거버넌스 문제로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학교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구도를 [그림 1]과 같이 3차원적으로 제시하였다.
국가의 교육행정 체계는 「기관 수준」으로 구분되어 교육과정에 대한 각 역할·기능이 형성되는데 그 국가 특유의 교육행정 체계와 사회 변화에 따라 거버넌스가 조정된다. 동시에 거버넌스 변화 요구에 따라 「교육과정 의사결정 참여 구조」도 변화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과정 개정이 거듭됨에 따라 학교 구성원의 교육과정 의사결정 참여에 대한 요구가 대단히 점증되어 왔다.
교육과정 거버넌스는 ‘교육과정’이라는 말로 통칭하여 「기관 수준」과 「의사결정 참여 구조」를 드러내기가 어렵다. 전술한 바와 같이 예컨대 「기관 수준」에서 국가 또는 지방, 학교의 어느 한 쪽에 권한이 완전히 집중된 거버넌스가 형성되는 형태는 있을 수 없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모든 수준에 걸쳐지게 되기 때문이다. 「의사결정 참여 구조」도 마찬가지로 어느 특정 그룹에서 모든 부분을 결정하는 형태는 거의 없다. 따라서 [그림 1]과 같이 국가교육과정을 구성하는 요소, 즉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과정 편제에서 평가에 이르기까지의 각 교육과정 요소를 둘러싸고 「기관 수준」과 「의사결정 참여 구조」가 작용하는 거버넌스가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이 3차원 구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에 대한 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의 인식 조사를 위한 도구 및 항목을 개발하는 데 원용하였다.
III. 연구방법
본고에서는 우리나라 학교 교육과정을 둘러싼 거버넌스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교사와 교육 전문직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교사는 초, 중, 고등학교 교사로 하였으며, 전국의 초, 중, 고등학교 중에서 360개교를 임의표집하고, 선정된 학교에서 교사 5명(교무부장 1명, 교육과정 담당자 1명, 학년(군)별 교사 1명씩)을 설문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선정된 교사는 모두 1,800명이었다. 교육전문직은 17개 시·도교육청과 176개 교육지원청 초·중등 교육과정 담당의 장학사와 장학관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진이 설문 조사 도구로 초안의 설문 조사 항목을 구성하고, 개발된 설문 도구는 교육과정 전문가, 교과교육 전문가, 학교급별 교사, 시·도교육청(교육지원청 포함)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회 검토를 실시하여 타당화 작업을 거쳤다. 1차 검토는 2020년 7월 6일(월)에 교육과정 전문가 2명, 교과교육 전문가 1명, 교육청 교육전문직 1명, 초등학교 교사 1명, 중학교 교사 1명, 고등학교 교사 1명, 총 7명을 대상으로 전문가 자문 형태로 이루어졌다. 2차 검토는 2020년 7월 9일(목)에 1차 검토를 바탕으로 수정·보완한 도구를 가지고 교육과정 전문가 1명, 교과교육 전문가 1명, 교육평가 전문가 1명, 교사 1명, 교육청 전문직 1명, 총 5명을 대상으로 전문가 자문 형태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표 1>과 같이 국가교육과정 연구·개발 참여, 국가교육과정의 평가·모니터링 주체, 기관 수준 교육과정 거버넌스에 대한 조사 도구를 개발하였다. 조사 도구 항목은 문항의 성격에 따라 5점 평정 척도와 복수 응답지로 구성하였다.
교사용 설문 조사는 2020년 7월 15일(수)∼7월 31일(금)에 오프라인(우편)으로 실시하였다. 교육전문직은 시·도교육청의 경우 연구진이 2020년 7월 21일(화), 22일(수)에 걸쳐 개최된 시·도교육청 교육과정 담당자 워크숍에 참석하여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교육지원청의 경우는 2020년 7월 22일(수)∼8월 7일(금)에 걸쳐 오프라인(우편)으로 실시하였다.
회수된 설문지는 교사 1,570부, 시·도교육청 교육전문직 46부, 교육지원청 교육전문직 270부인데, 이중 데이터 클리닝 과정에서 일부 설문지를 제외하고, 교사 1,353부(회수율 75.2%), 시·도교육청 교육전문직 38부(회수율 82.6%), 교육지원청 교육전문직 212부(회수율 60.2%)를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또 교육전문직용 설문지는 시·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을 통합하여 분석하였다. 교사와 교육전문직 간의 인식의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SPSS Ver. 27.0을 이용하여 χ2-test를 실시하였으며, 복수응답 문항에 대해서는 빈도분석을 실시하였다.
본고에서는 우리나라 학교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 방향 모색에 필요한 보다 실제적인 자료를 수집해 보기 위해 교사와 교육전문직, 교육과정 전문가, 교육단체의 인사를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시하였다. 이들 대상으로 면담 조사를 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먼저 우리나라 학교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에 관한 보다 다양한 교육 관계자의 시각을 개진해 보기 위해서이다. 설문 조사에서는 교사와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는데, 교육과정 전문가와 교육단체 인사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미하게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자료 수집이 용이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면담 조사에 포함시켜 의견 개진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설문 조사 응답으로 수집하기 용이하지 않은 교사와 교육전문직의 시각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해 보기 위한 것이다.
면담 조사는 반구조화된 면담지를 바탕으로 진행하였으며 면담지 구성과 관련하여서는 전문가 협의회를 거쳐 최종 확정하였다. 교육과정 거버넌스와 관련한 주요 면담 내용은 <표 2>와 같다. 면담조사는 교사(초, 중, 고교 각 1명)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시·도교육청, 교육지원청 각 1명), 교육과정 전문가(교육과정, 교과교육 각 1명), 교육단체(2개 단체 각 1명) 총 9명을 대상으로 2020년 7월 10일과 7월 17일에 각각 실시하였다.
IV.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인식 및 요구
국가교육과정의 의사결정 구도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교육과정 연구·개발상의 문제점 및 참여에 대한 동의 정도에 대해 집단 간 차이를 분석한 결과는 <표 3>, <표 4>와 같다.
<표 3>에서와 같이 국가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종래 연구·개발의 문제점에 대한 교사와 전문직 간의 인식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두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χ2=10.036, p>.05). 즉, 두 집단 모두 ‘학교 현장의 상황 및 실정 반영이 미흡하다’에 가장 많은 반응을 보였으며, 그 다음으로 ‘교사 참여 기회가 미흡하다’에 반응을 많이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교사와 교육 전문직 모두 우리나라 국가교육과정의 의사결정에 학교 현장의 요구 반영이나 교사 참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표 4>에서와 같이 국가교육과정 개정 시 참여 및 의견수렴 조치 사항 항목으로 ‘연구 개발진에 전문성을 지닌 교사를 더 많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학생 및 학부모의 의견 수렴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이 이루어져야 한다’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교사와 교육 전문가 간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모든 항목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연구 개발진에 전문성을 지닌 교사를 더 많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라는 조치 사항에 대한 동의 정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7.762, p<.01). 즉 교육청(96.4%)이 학교(94.0%)보다 더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및 학부모의 의견 수렴이 이루어져야 한다’라는 조치 사항에 대한 동의 정도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18.180, p<.01). 즉 교육청(87.2%)이 학교(77.2%)보다 더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 수렵이 이루어져야 한다’라는 조치 사항에 대한 동의 정도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10.039, p<.01). 즉 교육청(80.8%)이 학교(74.6%)보다 더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교육과정의 모니터링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서 동의한다고 반응한 교사와 교육 전문직에게 국가교육과정의 모니터링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해 복수응답을 허용하여 설문을 실시한 결과를 빈도 분석한 결과는 <표 5>와 같다.
<표 5>는 국가교육과정의 모니터링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서 동의한다고 반응한 교사와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모니터링 주체는 누구이어야 하는지를 알아본 결과, 전체적으로 보면 교원(84.2%)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교육청(32.6%), 학생(31.0%) 순으로 나타났으며, 정부(8.6%)는 매우 낮게 나타났다. 모니터링 주체에 대한 인식 결과는 교사와 교육 전문직 모두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교사의 경우는 ‘교원’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85.4%), 다음으로 ‘학생’(28.8%), ‘교육청’(28.7%) 순이었으며, ‘정부’와 ‘연구기관’은 각각 7.7%, 24.0%로 나타났다. 교육전문직 역시 ‘교원’이 가장 높았고(78.8%), 다음으로 ‘교육청’(48.5%), ‘학생’(41.1%)의 순이었다. ‘정부’와 ‘연구기관’은 각각 12.4%, 31.5%로 나타났다.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자율성에 대한 필요성을 묻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을 묻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에 비추어 볼 때 이에 대한 현상(現狀)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의 필요성을 분석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표 6>에서와 같이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교사와 교육 전문가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24.053, p<.01). 즉, 교사는 ‘동의함’에 가장 많이 응답한 반면(52.8%), 교육 전문직은 ‘매우 동의함’에 가장 많이 응답을 하였다(54.4%). 교사와 교육 전문직 모두 90% 이상이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의 필요성에 대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이 필요하다고 반응한 교사와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위해 필요 사항을 조사한 결과는 <표 7>과 같다.
<표 7>에서와 같이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이 필요하다고 반응한 교사와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위해 필요 사항으로 ‘교과목 결정’, ‘수업 시수 결정’, ‘성취기준 결정’, ‘성취기준을 가르칠 교육내용 결정’, ‘평가기준 결정’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교사와 교육 전문가 간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교과목 설정’과 ‘수업 시수 결정’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위해 필요 사항으로 ‘교과목 결정’에 대해 교사는 필요함(35.4%), 보통임(25.1%), 매우 필요함(23.7%)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필요함(36.3%), 매우 필요함(31.6%), 보통임(23.2%)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15.447, p<.01).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위해 필요 사항으로 ‘수업 시수 결정’에 대해 교사와 교육전문직 모두 필요함, 매우 필요함, 보통임 순으로 응답하였으나, 교사는 80.2%가 매우 필요함 또는 필요함에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73.0%가 매우 필요함 또는 필요함에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10.914, p<.05).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위해 필요 사항으로 ‘성취기준 결정’에 대해 교사와 교육전문직 모두 필요함, 매우 필요함, 보통임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χ2=6.758, p>.05).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위해 필요 사항으로 ‘성취기준을 가르칠 교육 내용 결정’에 대해서는 교사와 교육전문직 모두 매우 필요함, 필요함, 보통임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χ2=7.175, p>.05).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위해 필요 사항으로 ‘평가기준 결정’에 대해 교사는 필요함, 매우 필요함, 보통임 순으로 응답하였으며, 교육전문직은 매우 필요함, 필요함, 보통임 순으로 응답하였으나 집단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χ2=3.983, p>.05).
향후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에서는 시·도교육청의 권한이 확대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시·도교육청의 교육과정 권한 확대는 학교 구성원에 따라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본고의 조사에서 이에 대해 확인해 보았다.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에 따른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필요성을 분석한 결과는 <표 8>과 같다.
<표 8>에서와 같이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에 따른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필요한 사항으로 ‘교과목 결정’, ‘수업 시수 결정’, ‘성취기준 결정’, ‘성취기준을 가르칠 교육내용 결정’, ‘평가기준 결정’, ‘학생평가 이수 정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교사와 교육 전문가 간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모든 항목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에 따른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사항으로 ‘교과목 결정’에 대해 교사는 필요함(32.9%), 보통임(32.5%), 필요없음(15.5%)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필요함(37.2%), 매우 필요함(24.0%), 보통임(23.2%)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32.931, p<.01).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에 따른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사항으로 ‘수업시수 결정’에 대해 교사는 필요함(35.8%), 보통임(32.4%), 필요없음(13.7%)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필요함(42.0%), 매우 필요함(26.4%), 보통임(20.8%)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43.826, p<.01).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에 따른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사항으로 ‘성취기준 결정’에 대해 교사는 필요함(35.8%), 보통임(31.5%), 매우 필요함(14.3%)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필요함(42.4%), 매우 필요함(27.2%), 보통임(21.2%)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35.232, p<.01).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에 따른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사항으로 ‘성취기준을 가르칠 교육 내용 결정’에 대해 교사는 필요함(33.4%), 보통임(30.2%), 필요없음(16.6%)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필요함(42.4%), 매우 필요함(29.2%), 보통임(16.0%)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62.575, p<.01).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에 따른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사항으로 ‘펴가기준 결정’에 대해 교사는 필요함(34.8%), 보통임(30.4%), 필요없음(14.9%)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필요함(42.0%), 매우 필요함(29.2%), 보통임(19.2%)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57.258, p<.01).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에 따른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사항으로 ‘학생 평가 이수 정도’에 대해 교사는 필요함(37.2%), 보통임(29.6%), 매우 필요함(13.8%)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필요함(41.2%), 매우 필요함(31.6%), 보통임(18.8%)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64.667, p<.01).
교육과정 관련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시 장점에 대해 교사와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표 9>와 같다.
<표 9>에서와 같이 교육과정 관련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시 장점 항목인 ‘교사의 참여가 확대된다’, ‘학생의 참여가 확대된다’, ‘학부모의 참여가 확대된다’, ‘지역 인사의 참여가 확대된다’, ‘지역 특성이 반영된다’, ‘교육과정 기준이 간소화된다’, ‘교육과정에 대한 단위 학교의 자율성이 확대된다’, ‘교과서 자유발행 등 다양한 교재 개발이 가능해진다’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교사와 교육 전문가 간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모든 항목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정 관련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시 장점 항목인 ‘교사의 참여가 확대된다’에 대해 교사는 동의함(41.8%), 보통(23.4%), 매우 동의함(21.7%)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매우 동의함(47.2%), 동의함(41.2%), 보통(8.0%)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94.063, p<.01). 교육과정 관련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시 장점 항목인 ‘학생의 참여가 확대된다’에 대해 교사는 보통(36.0%), 동의함(34.7%), 동의하지 않음(13.9%)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동의함(39.2%), 매우 동의함(32.4%), 보통(22.4%)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87.679, p<.01).
교육과정 관련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시 장점 항목인 ‘학부모의 참여가 확대된다’에 대해 교사는 보통(36.9%), 동의함(35.7%), 동의하지 않음(12.0%)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동의함(42.0%), 매우 동의함(29.2%), 보통(24.0%)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74.803, p<.01). 교육과정 관련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시 장점 항목인 ‘지역인사의 참여가 확대된다’에 대해 교사는 동의함(39.2%), 보통(33.1%), 매우 동의함(13.2%)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동의함(42.0%), 매우 동의함(24.4%), 보통(23.6%)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28.059, p<.01).
교육과정 관련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시 장점 항목인 ‘지역특성이 반영된다’에 대해 교사는 동의함(47.5%), 매우 동의함(29.2%), 보통(16.6%)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매우 동의함(52.0%), 동의함(39.6%), 보통(6.0%)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59.401, p<.01). 교육과정 관련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시 장점 항목인 ‘교육과정 기준이 간소화된다’에 대해 교사는 보통(32.6%), 동의함(30.9%), 동의하지 않음(16.1%)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동의함(35.6%), 매우 동의함(28.0%), 보통(25.2%)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41.167, p<.01).
교육과정 관련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시 장점 항목인 ‘교육과정에 대한 단위 학교의 자율성이 확대된다’에 대해 교사는 동의함(37.3%), 보통(23.6%), 매우 동의함(18.8%),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매우 동의함(43.2%), 동의함(36.0%), 보통(12.4%)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84.047, p<.01). 교육과정 관련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시 장점 항목인 ‘교과서 자유발행 등 다양한 교재 개발이 가능해진다’에 대해 교사는 동의함(39.8%), 보통(27.2%), 매우 동의함(15.2%)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동의함(42.0%), 매우 동의함(29.6%), 보통(18.4%)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41.429, p<.01).
시·도교육청에서 교육과정을 개발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교사와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표 10>과 같다.
<표 10>에서와 같이 시·도교육청에서 교육과정을 개발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항목인 ‘지역 간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에서 격차가 나타난다’, ‘지역 간 학생 또는 학교의 격차가 나타난다’, ‘정치적 및 이념적 편향이 드러날 수 있다’, ‘대학 교수 등의 전문가 인력풀이 제한적이다’,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에 대한 교육청의 관리·통제가 강화된다’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교사와 교육 전문가 간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정치적 및 이념적 편향이 드러날 수 있다’와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에 대한 교육청의 관리·통제가 강화된다’ 항목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교육청에서 교육과정을 개발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항목인 ‘정치적 및 이념적 편향이 드러날 수 있다’에 대해 교사는 동의함(36.6%), 매우 동의함(28.2%), 보통(22.8%)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동의함(30.8%), 보통(26.0%), 매우 동의함(23.6%)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12.369, p<.05).
시·도교육청에서 교육과정을 개발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항목인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에 대한 교육청의 관리·통제가 강화된다’에 대해 교사는 동의함(40.7%), 매우 동의함(28.1%), 보통(23.4%) 순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전문직은 보통(32.4%), 동의함(26.0%), 동의하지 않음(20.8%)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χ2=88.067, p<.01).
시·도교육청에서 교육과정을 개발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항목인 ‘지역 간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에서 격차가 나타난다’에 대해 교사와 교육전문가 모두 동의함, 매우 동의함, 보통의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χ2=5.489, p>.05). 시·도교육청에서 교육과정을 개발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항목인 ‘지역 간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에서 격차가 나타난다’에 대해 교사와 교육전문가 모두 동의함, 매우 동의함, 보통의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χ2=4.671, p>.05). 시·도교육청에서 교육과정을 개발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항목인 ‘대학 교수 등의 전문가 인력풀이 제한적이다’에 대해 교사와 교육전문가 모두 동의함, 매우 동의함, 보통의 순으로 응답하여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χ2=3.624, p>.05).
본고에서는 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대규모의 설문조사에 의한 양적 분석과는 별도로 학교 구성원의 보다 심층적인 견해를 알아보기 위해 앞의 Ⅲ장 <표 2>의 면담조사 주요 항목을 중심으로 반구조화된 면담지를 활용하여 면담 조사를 실시하였다. 교육관계자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의 거버넌스에 대한 시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교사, 교육청 교육전문직, 교육과정 전문가, 교육단체의 견해를 확인해 보았다.
교사 A: 저는 시·도교육청 지침 폐지하고 교육과정 총론을 학교장에게 바로 연결을 시켜준다. 그러면 학교장이 권한을 위임받는 거죠. 총론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을 만들어서 자율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쉽게 말해서 학교가 시·도교육청처럼 지침을 만들어서 운영할 수 있도록……. (중략) 시·도교육청은 관리 지도만 하라는 거죠. 물론 관리 측면에서 교육과정을 어떻게 설계해서 어떻게 운영하는지 그 정도는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겠죠.
교사 B: 국가에서 시·도교육청에 많은 권한을 위임을 했을 때 다 채워질 수 있느냐가 관건인거죠. 그걸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줘버린다고 하면 감당이 안 될 것 같고, 그런 것들이 좀 연차적으로 이양된 범위가 좀 조율이 되고, 그 다음에 거기에서 내려오는 시·도교육청에서 이양 받는 권한이나 이런 것들이 학교 차원으로 내려갈 때도 마찬가지로…….
교사 A는 중앙과 학교 관계에서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 필요성을 제기하고 교육청에 대해서는 지원 역할을 강조하였다. 이에 비해 교사 B는 교육청의 교육과정 권한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적정 권한과 점진적 권한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교사 B는 이양 받은 교육청의 권한의 일정 정도가 다시 학교로 이양되는 형태도 언급하였다. 교육과정 거버넌스와 관련된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교사들은 국가와 단위 학교 간에 직접 연계하되, 시‧도교육청은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대한 모니터링 및 질 관리에 역점을 두는 방식으로 역할을 조정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교육과정 자율성의 방향은 국가 수준에서 대략적인 기준(예: 최소기준 시수)을 정하고 나머지는 단위 학교에서 결정하는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일시적, 전면적 권한 위임보다는 연차적으로 이양 범위(교과 편성, 수업시수 등)를 정해서 시‧도교육청이나 단위학교로 권한을 위임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교육청 교육전문직 A: 저는 그 3 3 3. 그러니까 제가 구상한 거는 국가에서는 기본적으로 총론에 교육의 방향. (중략) 우리 학교에서는 어떤 교과목을 어떻게 편성을 할 건지에 대한 거. 권한이라고 해도 좋고, 선택의 비율이라고 해도. 국가는 그냥 30% 정도만. 예를 들면 필수 교과만 지정을 해 준다. (중략) 실질적인 국가교육과정 가이드라인은 있어야 되겠죠. 그거 하고 그걸 구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최소한의 교과 베이스가 될 수 있는 필수 과목들, 그 다음에 필수적으로 학생들이 이수해야 하는 시간, 성취수준.
교육청 교육전문직 A: 이제 국가에서는 기본적인 방향과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갖춰야 되는 능력들, 그것과 총론과 연결고리,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고 연결망, 이런 것들을 좀 자세하게 안내해 주면 시도에서 좀 편하게 개발할 수 있겠죠.
교육청 교육전문직 B: 제가 생각하는 거는 이런 쪽이에요. 총론하고 각론까지는 그래도 국가에서 개발을 해 줬으면 좋겠고, 대강적으로 해주면 좋겠어요. 대강화시켜가지고.....
교육청의 교육전문직 A는 학교 교육과정 결정과 관련하여 국가와 교육청, 학교 간의 거의 동일 수준 또는 동일 비율의 권한 배분 및 분산을 말하고 있다. 교육전문직 B는 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대강화라는 측면에서 권한 축소를 말하고 있다. 이들 교육전문직의 주장에서 보이는 특징은 교육과정에 대한 권한 배분 및 분산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이를 위한 국가 권한 축소를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과정 거버넌스와 관련된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이들 교육전문직은 교육과정 결정 권한 및 역할에 대해 국가, 시‧도교육청, 단위 학교가 각각 동일한 비중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결정 사항에 대해서는 교육청 관계자 간의 의견이 다소 달랐다. 즉 국가에서는 총론 수준의 방향과 필수 교과 정도만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대강화된 수준의 총론 및 각론을 모두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국가 수준에서 제시할 필요가 있는 사항으로는 필수 교과목, 필수 이수 시간, 최소 성취수준(핵심 성취기준) 등을 꼽았다.
교육과정 전문가 A: 그러면 아까처럼 성취기준이나 총론에 있는 것들. 과연 국가에선 무엇을 해야 할까? 조정 역할. 시·도교육청이라든지 어떤 부분을 해야 할까? 시·도교육청에서는 따로따로 하잖아요. 이 특성이 살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 근데 실제로 학교에서 뭘 해야 할까? 역할 분담이 분업화, 전문화잖아요. 이 전문화를 학교에 줬을 때 무엇을 전문화할까? 결국 교육과정의 민주적 운영하고 학교 개선인 것 같아요. 두 개가 결국 자율화의 기본 조건인 것 같아요.
교육과정 전문가 B: 결국은 이런 교육과정의 실태에 기초해 보면, 현실적으로 교육과정이 정착되어서 위아래 경계 상관없이……. 결국 중요한 것은 학교 자체가 자율적이고 자생력을 갖춘 조직이 되는 것이고, 선택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는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교육과정 전문 A와 B의 경우는 교육과정을 둘러싼 국가와 시·도교육청, 학교의 역할 필요성을 언급함으로써 교육과정 권한의 분권 민 분산을 말하고 있으며, 특히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교육과정 전문가 B는 이를 위한 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교육과정 거버넌스와 관련된 문제점과 개선 방안과 관련하여 교육과정 전문가들은 시‧도교육청 또는 학교의 자율성 강화를 위해 시‧도교육청 또는 단위 학교의 필요 및 요구를 확인하고 각 요인별로 검토하고 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교육적 차원에서 국가, 교육청, 단위 학교 간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국가교육과정에서 교과의 시간 배당과 성취기준이 적정한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고, 교과 신설 및 교과서 제작 등에 대한 자율성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한편 시‧도교육청 수준에서 교육과정을 개발할 경우 지역 간에 교육 격차 문제가 심화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단위 학교의 자율성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사회 변화 상황에 비추어볼 때 지역 특성을 반영한 단위 학교의 자율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강화될 것인데, 이를 위해 국가, 지역, 단위 학교의 역할 분담과 협력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과정 자율성은 시‧도교육청과 단위 학교가 필요로 하는 자율성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요청되며, 국가 역할을 최소화하고 교육청은 단위 학교 지원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개진되었다.
교육단체 인사 A: 단위 학교 자율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학교 조건에 따라, 학교장 의지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가장 큰 제약은 범교과 주제 학습이고요. 교육감, 교육장, 학교장이 하고 싶어 하는 사업을 넣는다는 것, 교사와 학부모 의견이 들어갈 여지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교육단체 인사 B: 외부에서 자율성을 부여하려고 한다고 해도, 단위 학교 내에서 눈치보고 조심하는 문화가 상존하면 소수 자율성을 발휘해보고 싶은 교사가 있어도 시도하기 어렵게 됩니다. 자율성을 발휘해도 안전하다는 신호를 계속 줄 필요가 있어 보이고요. (중략) 교과 교육과정에서 국가교육과정을 대강화 하고, 성취기준을 좀 더 축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사의 교육과정 자율권을 확대하고, 나아가서 교사별 평가권을 확대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교육단체 인사 A와 B의 주장에서 주목되는 것은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의 자율성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과정 거버넌스와 관련된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교육 단체 인사들은 초·중학교의 경우 단위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시수가 거의 없다고 보고, 일반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 자율 편성 단위가 94단위가 되지만 대부분 수능 중심의 입시 과목을 이수하다 보면, 학교의 자율적인 교과 교육과정 편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교과 교육과정 결정 권한과 관련하여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간소화(대강화), 성취기준 축소를 포함하여 교사의 교육과정 자율권 확대, 교사별 평가권 확대까지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V. 논의 및 제언
본고에서는 교육과정 거버넌스가 ‘국가-교육청-학교’ 간의 교육내용 결정 권한을 둘러싼 논의를 형성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로 운영 방식에 중점을 두었던 종래의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과는 다른 접근의 하나로 보았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기관 수준과 교육과정 요소, 의사결정 참여 구조의 3차원적 구도로 파악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 대상의 조사항목을 구성하여 조사를 실시하였다.
교사와 교육전문직은 국가교육과정의 전형적인 지배구조를 형성한 연구·개발에 대해 전문가 위주로 구성되어 상대적으로 교사 및 학생·학부모, 사회 각계계층 참여가 미흡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이들에 대한 참여 요구가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는 국가교육과정이 관료 및 전문가 독점의 거버넌스를 형성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고 그 거버넌스 변화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것을 말해 준다. 또한 연구·개발진 외에 참여 통로가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단히 제한적이거나 원천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국가교육과정 개발과 관련된 거버넌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김대현, 2017: 111)은 바로 연구·개발 과정에 교사를 비롯한 학생·학부모 등 다양한 인사 참여 통로를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국가교육과정 평가·모니터링 체제도 이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즉 본고의 조사에서 모니터링 주체가 교사와 학생, 교육청이 되어야 한다는 데 높은 인식을 보인 반면 정부에 대해서 대단히 낮은 응답을 보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교사와 학생이 주체가 될 수 있는 국가교육과정 모니터링 체제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는 데 보다 근원적 문제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 방향은 참여 협력적 거버넌스를 형성하는 데 두어야 할 것이다.
‘국가-교육청-학교’라고 하는 기관 수준의 교육과정 거버넌스에서는 교육내용 등을 포함한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 자율성과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단히 높은 정도의 동의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그동안 수십 년 간의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에 대한 실질적인 학교 자율성과 교육청 권한 확대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교사와 교육전문직의 이러한 인식에서 볼 때 교육내용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 의사결정 자율성 및 권한이 발휘되는 방향으로 교육청 및 학교의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면담 조사에서도 주로 ‘국가-교육청-학교’ 간의 교육과정 거버넌스 관련 의견이 개진되었는데, 면담 조사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은 면담 조사에 응한 모든 인사가 우리나라 학교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와 관련하여 중앙에서 교육청, 학교로의 권한 배분 및 분산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인식 및 요구에서 보면 ‘국가-교육청-학교’ 간의 관계에서 우리나라 학교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 방향은 교육청과 학교로의 분산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에 집중된 권한 조정을 의미하는 국가교육과정 기준(standards) 완화를 도모함과 함께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이 발휘될 수 있는 기반 조성 및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면담 조사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특징은 우리나라가 강력한 중앙 집중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가 교육청과 학교로의 권한 배분에 따른 분산적 체제로 주장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양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느 한쪽이 완전히 배제되거나 집중되거나 하는 견해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즉 중앙 집중제이기 때문에 교육과정 거버넌스의 변화가 교육청이나 학교로 완전히 권한이 이양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든 전략적이든 국가의 권한 및 역할은 일정 정도 유지되는 선상에서 권한 배분 및 분산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교육과정 주도권 이동지를 단위 학교로 할 것인가 아니면 교육청으로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본고의 조사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단위 학교와 교육청 양자 모두 이에 대해 대단히 높은 인식 및 요구를 나타내고 있지만 양자의 결과가 충분히 수용되는 구도를 구축하기가 용이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과 핀란드의 사례를 참조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국가교육과정을 형성하면서 학교 또는 지방으로 교육과정 주도권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로 영국과 핀란드를 들 수 있다. 영국은 1988년 「교육개혁법(The Education Reform Act)」이후 국가와 단위 학교로 교육과정 주도권이 형성되어 있어 중앙 정부의 공교육 통제력은 강화되고 상대적으로 지방 정부의 역할은 축소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West, 2015: 23). 이에 비해 핀란드는 1991년에 국가교육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이루어진 1994년 국가교육과정 개정을 기점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교육과정 주도권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Vitikka et al., 2012).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도에 출범하게 될 국가교육위원회는 시도교육감협의회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학교 교육과정 체제의 거버넌스 변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마도 핀란드와 같은 형태를 상당히 참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각 시·도교육청이 처한 실정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본고의 조사결과에서 교육과정 주도권이 지방으로 이동되는 것과 관련하여 특히 ‘지역 간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에서 격차가 나타난다( 80.3%)’와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에 대한 교육청의 관리·통제가 강화된다(64.8%)’고 하는 항목에서 동의 정도가 대단히 높게 나타난 것에 주목한다. 후자의 경우는 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데 교사가 더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본고의 면담 조사에서도 교사와 교육청의 교육전문직 간에는 다소의 시각차가 드러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교사 A의 경우는 국가와 학교 간에 권한 배분을 하고 교육청은 지원 역할을 하는 구도를 말함으로써 상대적으로 학교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교육청의 교육전문직은 국가와 교육청, 학교 간의 권한 배분을 말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교육청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교육청의 권한 문제는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 발휘와 통제라는 시각에서 이미 2007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 과정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제6차 교육과정부터 도입된 국가, 시·도교육청, 지역 교육청이라는 세 수준의 교육과정 지침은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 대한 자율성을 지니지 못하게 하는 구도라고 지적되었다(김재춘, 2002: 91; 허경철 외, 2004: 163-164). 이러한 구도는 국가교육과정에 더해 교육청의 지침으로 단위 학교에 이중 통제 장치가 작용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교육청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에 대해 교사 대상의 의견조사 결과 교육과정 의사결정 구조를 국가와 학교로 이원화하는 것에 81.2%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교육과정에 대한 의사결정은 국가 수준과 단위 학교 수준으로 이원화하고, 시·도교육청은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는 결과를 나타낸 것이었다(박순경 외, 2004: 57).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아이디어가 반영되어 교육청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을 삭제하고 지원의 역할·기능 쪽으로 강화시켰다.
앞의 [그림 1]에 제시된 교육과정 요소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권한 확대 필요성에 대해 모든 항목에서 50% 전후로 동의하는 것(<표 8>)으로 나타났는데, 국가교육위원회가 시·도교육청의 지역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를 도모한다면 그 핵심은 ‘교육내용(예컨대 성취기준 등)’ 결정의 일정 부분에 대한 주도권 이동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도교육청의 지역교육과정 개발이 이루어지게 되고 각 시·도교육청 나름의 특색 있는 지역교육과정이 형성될 것이다. 다만, 앞의 <표 10>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경우는 지역의 특색이 그 취지와는 별개로 지역 간 교육과정 수준과 범위의 격차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데에 고민이 있다.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주요 업무로 할 국가교육위원회의 출범으로 그동안의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 방향이 바뀌게 되는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중앙 집중형의 국가교육과정 체제가 시·도교육청을 축으로 한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 형성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은 물론 시·도교육청 차원에서도 선결해야 할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 이러한 과제들이 선결되지 않으면 지금까지 관성적으로 취해져 왔듯이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라는 것도 상당 부분 공허한 정책 슬로건에 묻히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본고는 앞에서 논의한 것을 바탕으로 향후 검토되어야 할 과제와 관련하여 다음 세 가지의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로의 변화를 위해 교육내용(성취기준 등)을 포함한 교육과정의 의사결정권을 어떤 형태로 어느 정도 이동시킬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검토가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크게 「국가에서 개발한 교육과정(성취기준 등)을 시·도교육청 상황에 맞게 수정·보완하여 개발하는 유형」과 「국가에서는 최소한의 교육과정 기준(최소한의 성취기준, 성취기준 최소화 등)을 제시하고 시·도교육청은 이를 바탕으로 지역 상황을 고려하여 보다 상세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유형」의 두 가지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전자는 호주의 유형에 가깝고 후자는 핀란드 유형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본고의 조사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17개 시·도교육청 간에 지역적 상황 및 여건의 격차가 상당히 드러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상황 및 여건이 되는 교육청은 필요에 따라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하거나 새로운 것을 가미하는 개발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교육청의 경우 상당 부분 국가 수준에서 제시한 것을 활용할 수도 있다. 후자는 특히 중앙 집중형의 교육과정 체제에서 분산적 체제로 전환하고자 할 때 일반적으로 생각될 수 있는 방안인데, 국가 수준에서는 학교에서 다루어야 할 최소한의 교육과정 기준을 제시하고 나머지는 지방 수준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시·도교육청의 지역교육과정 개발을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 변화에 따라 교과서 자유발행 체제로의 전환 모색을 위한 정책 수립 및 추진이 요구된다. 교과서 자유발행은 국가교육과정 체제 하에서도 그동안 제기되어 왔던 것이지만(안종욱 외, 2018; 양윤정 외, 2018; 박창언 외, 2020) 여전히 국·검·인정제에 머물고 있다. 앞의 <표 8>에서 교육청의 교육과정 권한의 확대 시 성취기준 결정(71.8%)과 성취기준을 가르칠 교육내용 결정(90.9%)의 필요성에 대해 압도적으로 높은 동의 정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반영되는 지역교육과정으로의 거버넌스 변화는 교과서 자유발행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것이기 때문에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이 교과서 자유발행 체제가 되어야 한다. 현 정부에서 2018년에 교과서 자유발행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2019년 10월 14일에 점진적 자유발행제 시행 방안을 발표(https://newsis.com/view/?id=NISX20191230_0000874586&cID=10201&pID=10200)하여 교과서 자유발행제를 추진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본고에서 제안하는 교과서 자유발행 체제와 교육부의 교과서 자유 발행제는 차이가 있다.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교과서 자유발행제는 인정제 형태의 최소한의 기준과 심사 절차를 두는 것이라는 점에서, 엄밀하게 말하자면 느슨한 인정제의 형태이기 때문에 교과서 자유발행 체제라고 말하기 어렵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핀란드와 같이 국·검·인정 교과서 제도를 폐지한 교과서 자유발행 체제를 모색하여 지역교육과정 개발과 단위 학교 및 교사의 교육과정 활동을 촉진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사실 지금까지의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 자율성이 제대로 발휘가 되지 않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교과서의 국·검·인정제로 교육내용을 중심으로 한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을 세밀하게 통제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청 및 학교 수준에서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국·검·인정제를 폐지하고 대안적 교과서 자유발행 체제를 모색해야 한다.
셋째, 교육과정 거버넌스 변화에 대응한 시·도교육청의 지역교육과정 개발의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본고에서 실시한 별도의 설문조사 항목에서 시·도교육청의 교육과정 담당자들 가운데 ‘시·도교육청의 교육과정 개발 관련 업무 담당 인원’이 5명 이하라고 응답한 이들이 77.3%, 6∼10명이라고 응답한 이들이 9.1%였다. 또한 시·도교육청의 교육과정 개발 시 전담으로 참여 가능한 ‘교과 교육 전문 인원’이 5명 이하라고 응답한 이들이 73.7%, 6∼10명이라고 응답한 이들이 7.9%였다. 이러한 결과에서 보면 시·도교육청의 교육과정 개발의 전문 인력 기반이 대단히 취약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도교육청의 교육과정 개발 여건’에 대해 ‘좋다’고 응답한 것을 보면 A교육청이 83.3%, B교육청이 77.7%로 높게 나왔지만 그 외의 교육청은 모두 50% 이하로 나타났으며, ‘좋다’는 데 전혀 응답하지 않은 교육청도 있는 등 시·도교육청 간에 편차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분산적 거버넌스 변화에 따른 시·도교육청의 지역교육과정 개발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분산적 거버넌스를 위한 기반 조성 작업과 대안 모색이 대단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