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2020년 3월 11일에 COVID-19 전염병의 확산에 대하여 세계 대유행 현상을 의미하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였다(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 검색일: 2020.3.11.). 2020년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19(이하 COVID-19) 전염병의 확산으로 세계 각국에서 공교육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는 2020학년도의 개학이 연기되었고, 미국에서도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거의 모든 주에서 봄 학기 중에 공립학교를 폐쇄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러한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 전국의 학교에서 애초에 3주 연기하여 3월 23일 개학 예정이었으나 상황이 악화되었고 교육부는 2주 더 연기하여 4월 6일에 개학하기로 결정하였다. 5주 간의 개학 연기 동안 학교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의 학습 결손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에 온라인 개학 및 원격수업의 형태로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하였다.
미국의 경우, 확진자의 확산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3월 13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였고 당일 금요일에는 거의 모든 주에서 공립학교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이러한 폐쇄 명령은 주 정부, 카운티 또는 교육청 단위로 이루어졌는데 대체로 명령이 내려짐과 동시에 학교는 문을 닫았고 3월 마지막 주에서 4월 초에 걸친 1주간의 봄 방학이 끝나면 학교 문을 다시 연다고 하였지만 상황이 악화되어 휴교가 연장되거나 남은 봄 학기 전체를 휴교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3월에 이미 일부 주의 경우(캔자스)에는 전체 초중고 공립학교에서 남은 봄 학기 내내 학교 폐쇄를 연장한다고 공표하였고 이러한 남은 학기 전체 휴교령은 전체 주에 걸쳐 연장 및 확장되었다. 이후 1년간 그리고 이후에도 온라인 수업 또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지속되고 있다.
단편적으로 보면, 초기의 진행 상황에서 한국은 COVID-19의 확산이 겨울 방학 중에 발생함에 따라 새 학년의 개학을 5주 연기한 것이고, 미국은 COVID-19의 뒤늦은 확산이 봄 학기 중에 발생함에 따라 학교를 폐쇄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과 달리 미국의 경우에는 학교 폐쇄 기간 동안 학교 수업이 비상 원격교육 형태로 바로 이루어져 한국의 불가피한 학습 공백 사례와는 큰 차이점이 있었다.
이러한 비상사태에서 학습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수업이 교육청 차원에서 짧은 시간 안에 체계적으로 준비되고 이루어질 수 있었던 점에 주목하여 미국의 한 교육청 사례를 중심으로 비상 원격교육 적용 방식에 대해 탐색해 보고자 한다. 특히 본 논문의 사례에서의 교육청 및 고등학교는 평소 교수학습 실제에 있어 특정 학습 플랫폼을 일상적으로 활용하여 운영하고 있었던 점이 학습 공백을 막을 수 있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일상 교육이 원격교육으로 가는 전환기에 유효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개학 연기 및 학교 폐쇄 등 사상 초유의 휴업 및 휴교라는 공교육의 유사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학습 공백과 관련된 다른 양상에 대해서 탐구하였다. 휴업이나 휴교가 자칫 학습 공백으로 이어지기 쉬운 상황에서 일상적인 온라인 학습 플랫폼이 어떻게 비상 원격교육으로 활용되는지, 비상 원격교육의 방식에는 어떠한 형태들이 있는지 한 고등학교가 소속된 교육청의 사례를 탐색하면서 한국의 초·중등학교에서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 구축과 온라인 학습 지원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II. 휴교령 및 원격 학습의 전개
1월 20일 중국 우한에서 온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확인되었고 2월 23일에 556명의 확진자가 확인되면서 교육부는 전국 모든 유초중고 신학기 개학 연기를 발표하였다. 공교육 사상 이례적인 휴업에 대한 결정이었다. 개학을 1주일 연기하여 3월 9일에 하고 여름과 겨울 방학 조정으로 수업일을 확보하려고 하였다. 학생들의 온라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에듀넷 e학습터, 디지털 교과서, EBS 강의, 시·도교육청 교수학습센터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하였다(교육부, 2020a).
3월 2일에는 개학을 3월 23일로 2주 추가 연기한다고 발표하였다. 여름과 겨울 방학을 조정하여 수업일수를 확보할 예정이며 휴업 기간 중 학생의 학습 지원 대책을 <표 1>과 같이 마련하여 3주 간의 휴업 기간 중 온라인 콘텐츠를 중심으로 학습 정보, 과제, 피드백 등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정보는 주로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되었고 그 내용은 기존에 만들어진 사이트 및 학습 자료에 대한 안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새 학년의 개학이 연기된 상황에서 새 담임이나 교과 담임을 만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로 인한 혼선이 많이 제기되었고 특히 사용 중인 쌍방향 교수학습을 위한 플랫폼은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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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 기간 학습 지원 대책 | - 우선 3월 첫 주에 담임 배정과 교육과정 계획 안내를 완료하고 디지털 교과서 e학습터, EBS 동영상 등 자율형 온라인 콘텐츠를 초중고 학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 3월 2주부터는 온라인 학급방* 등을 통해 예습 과제 및 학습 피드백 제공하며, 학생들이 동영상 자료와 평가 문항 등을 포함한 교과서**를 온라인으로 미리 볼 수 있도록 한다. * e학습터, 위두랑, EBS, 클래스팅, SNS 단체방 등 ** 초등 국정교과서, 초중등 디지털 교과서(사회, 과학, 영어 등) (출처: 교육부, 2020b, p. 2) |
원격 학습을 통한 학습 공백 방지 대책 | - 휴업 3주차(3.20.)까지 온라인 학급방을 통해 학습콘텐츠, 일일학습을 안내하는 등 온라인 학습 여건을 마련하고, 휴업 4주차(3.23.) 이후로는 휴업 종료 후 교육과정 운영에 대비하여 교사는 다양한 교과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과제 제시 및 피드백 등을 통해 온라인 수업의 효과성을 높인다. - ‘학생 교육정보화 지원사업’*을 통해 정보소외계층 학생에게 PC, 인터넷 통신비 등 지원을 강화하고, ‘학교 보유 스마트기기 대여제도’** 확산을 통해 학생들의 온라인 학습 환경도 보장해 나갈 것이다. * ʹ00년부터 교육복지 정책으로 지원, ‘19년 전국 17만명 학생 수혜(451억원) ** (대구교육청) 학교 보유 스마트 기기 대여 실시, KT에서 단기 인터넷 무상 지원 - 교사를 위한 원격지원 자원봉사교사단(‘교사온’)을 본격 운영(3.16.~)하고 다양한 온라인 학습 우수사례를 발굴·공유한다. -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매주 2회 이상 신학기개학준비추진단 회의를 통해 원격 학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점검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출처: 교육부, 2020c, p. 4) |
밀집도가 높은 학교 내 감염이 가정과 사회까지 다시 확산할 위험에 따라 3월 17일에 교육부는 2주 추가 개학 연기를 발표하여 4월 6일로 개학을 결정하였다(교육부, 2020c). 따라서 3차에 걸친 휴업 명령이 발령되었고 불가피한 수업일수 감축을 권고하였다. 개학 준비 및 학습 공백 방지 대책을 제시하면서 그중 휴업의 장기화에 따라 유일한 대안이라고 볼 수 있는 원격 학습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자 하였다. 4주차 및 5주차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온라인 학습 여건 마련과 원활한 과제 제시와 및 피드백을 권장하고 있고 온라인 학습을 위한 미디어 및 기기 지원 등 환경 조성 역시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청 및 각 학교에서는 주로 홈페이지 공지를 활용하여 다양한 온라인 학습을 안내하였다.
학교에서는 공지를 활용하여 학습 사이트 및 온라인 콘텐츠를 안내하고, 과제를 제시하며 교과 담임에 따라서 온라인 학급방이나 단톡방을 개설하여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형태가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이나 원격수업이 실시되어 이것이 학생의 학습으로 이어진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특히 쌍방향 온라인 교수학습이 가능한 시스템을 단기간에 마련하고 실제에 적용하는 데에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교사온’, ‘학교온’, ‘교실온’ 등을 운영하여 사례를 공유하고 있지만 적용에 있어 사실상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실정이었다. 학생들의 학습에 있어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문이 있어 휴업으로 인한 수업 결손은 학습 공백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교육부는 더 이상 개학을 미룰 수 없고 학습 공백 상태를 지속시킬 수 없어 온라인 학습방을 통한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였다. “온라인 학습방은 담임교사 또는 교과 담당 교사가 학생들에게 학습할 내용을 안내하거나 과제를 내주고, 심지어는 평가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 형태로 운영”되는 온라인 학습시스템 구축을 위해 ‘클래스팅’ 업체,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 관련 업체와 의견을 교환 중이라고 하였는데(오마이뉴스, 2020.3.4.) 실질적인 교수학습의 실제로서의 형태를 갖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행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 비용, 환경 등이 갖추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이후 제시된 온라인 개학 방안에서는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하고자 하였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와이파이 문제, 교사들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숙련도 등의 문제 등 온라인 인프라 구축이 되지 않은 상황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해야 하는 평가, 학생부 기재, 출석, 수업 시간 등과 관련된 쟁점들로 혼란을 겪었다(서울신문, 2020.3.27.). 온라인 개학 이후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와 같은 원격수업 플랫폼에 오랜 시간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하였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 학급 커뮤니티 ‘위두랑’에서도, 민간 업체 프로그램인 ‘클래스팅’에서도 접속 오류나 지연 현상이 발생하였다(연합뉴스, 2020.4.16.). 원격수업 초기에 이러한 정보 인프라 구축 측면과 사용자의 역량 등으로 인한 혼란은 일상적으로 발생하였다(강미애, 남성욱, 2020).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대응 방식은 한국과 차이가 컸는데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37,000명의 미국인이 흔한 독감으로 사망했다. 매년 27,000명에서 70,000명이 죽는다...현재 546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22명 사망하였다.”(트럼프 대통령, 2020.3.9. 트윗)라고 하면서 COVID-19 확산에 대한 문제를 독감과 비교하는 수준의 인식을 보였고 사실상 팬데믹 현상을 부인하였다. 그러나 3월 9일 이날 미국은 이미 COVID-19로 인해 5%에 가까운 높은 치사율을 보일 때였다.
급기야 현지 시간 3월 23일에는 42,645명의 확진자와 519명의 누적 사망자를 기록하며 세계 3번째에 올라가게 되었다. 47개 주에서 감염자가 발생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3월 13일에 헌법 및 미국 법에 근거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였다(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검색일: 2020.3.20.). 이에 따라 그날 주 정부나 교육청별로 K-12 공립학교에 휴교령(school closures)을 발령하였다. 3월 16일부터 2주간의 휴교와 뒤이은 3월 30일에 시작되는 1주간의 봄 방학 기간을 포함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2주간의 휴교가 실시되었으나 이 기간 중 모든 수업은 비상 원격 학습(emergency distance learning, remote learning)으로 이루어진다고 공표하였다.
미국은 봄 학기 중에 휴교령이 발령되었다는 것이 한국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봄 방학이 끝난 후 4월 6일에 학교가 정상화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지만 몇몇 주 및 교육청에서는 이미 휴교를 연장하여 남은 학기 전체를 원격 학습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하였다(예, 캔자스 주 전체). 또한 3월 19일에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하여 여러 주에서 ‘lockdown’ 또는 ‘shelter in place’ 명령이 떨어져 집에서 머무르되 최소한 본질적인 목적 외에 외출을 금지하였다(The Wall Street Journal, 2020.3.19.). 그러나 휴교 기간 동안 원격 학습은 실시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교육청의 휴교령 조치 및 대책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캘리포니아 주 COVID-19 확산에 따라 얼바인 교육청(Irvine Unified School District, 이하 IUSD)의 휴교령 조치는 <표 2>와 같다.
(출처: IUSD COVID-19 홈페이지, 검색일: 2020.4.1.)
IUSD는 24개의 초등학교(K-5학년), 6개의 중학교(6-8학년), 4개의 통합학교(K-8학년), 6개의 고등학교(9-12학년), 그 외 7학년에서 12학년의 블렌디드 러닝을 위한 1개의 학교, 전체 36,000명 이상의 학생을 지원하는 규모의 교육청이다(IUSD 홈페이지, 검색일:2020.3.24.).
1차 휴교령은 지역 교육위원회에서 비상 회의를 소집한 결과로 모든 학교에서의 휴교 및 온라인 수업에 대한 결정이었다. 실질적으로는 3월 마지막 주에 봄 방학이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2주간의 휴교령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원격수업 형태로 수업은 실시하였다. 비상 원격 학습을 실시하기 위해 교직원은 16일과 17일에 일상 학습이 온라인 학습과 연계될 수 있도록 비상 원격 학습 기획을 위한 회의 및 연수 시간을 가졌다. 이 모든 사항에 대해 교육감과 교장은 학부모 및 학생에게 이메일, 문자로 알려주었다. 이후 학교급, 학교, 과목, 교사에 따라 교수학습의 질적 차이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온라인 수업이 계획대로 실시되었다. 이후 공교육 휴교령이 남은 학기 전체로 확장되었고 이렇게 하여 IUSD의 모든 K-12 학교는 전례 없는 휴교 상황을 경험하였다. 4월 1일에 IUSD 교육감은 3차 휴교 연장을 발표하였는데 남은 봄 학기 전체(대체로 6월 첫째 주)까지 휴교 조치를 지속하며 비상 원격 학습으로 학습의 연속성을 유지한다고 하였고 다른 주의 경우에도 연장 발표 시점은 조금씩 달라도 거의 모든 주에서 남은 봄 학기 전체까지 휴교령이 연장되었다. 대략 봄 학기 18주 중에서 11~12주 정도가 온라인 학습으로 진행되는 셈이었다.
III. 학습 플랫폼의 원격 학습에의 적용 방식
COVID-19 사태로 인한 한국과 미국의 휴업 및 휴교의 상황에서 온라인 학습 플랫폼의 일상적·공식적 사용 유무에 따라 원격 교육에 대한 다른 양상이 목격되었다. 한국과 미국 모두 몇 주에서 심지어 학기 전체에 해당하는 휴교의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습 공백 및 학습 기회 박탈이 염려되었다. 물론 한국은 새 학년을 시작하는 개학의 상황에서 휴업을 하게 된 것이고, 미국은 학기 중에 휴교를 하게 된 것이라서, 미국이 교수학습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유리해 보이기는 하다. 반면에 한국은 겨울 방학 중에 휴업 상황이 발생하여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미국은 학기 중에 발생하여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보다는 평소 교수학습의 계획과 실제에 있어 구축된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 LMS) 및 친숙한 사용 문화 등의 조건의 차이가 학습 공백을 방지하고 학습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했다고 본다. 즉, 학습 플랫폼은 장소에 관계없이 교수학습이 이루어지고 교실 수업을 연장하며 또 다른 형태의 학습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에 본 절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IUSD 교육청 소속의 한 고등학교의 사례를 통하여 휴교 기간 중 학습 플랫폼이 원격 교육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자세히 탐색하여 어떤 방식으로 학습 공백을 방지하고자 노력하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본 논문에 등장하는 학생 사례는 COVID-19 기간 중 실제로 IUSD의 한 고등학교에 다닌 학생의 사례로 학생 및 학부모의 실제 경험과 수신 메일, 접속 자료, 면담, 관찰 등에 근거하여 작성되었다.
원격교육은 인터넷과 관련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함께 다양한 목적과 형태에 따라 학습 지원뿐만 아니라 나아가 주된 학습 공간으로도 기능하게 되었는데 전통적으로 이러한 용어 외에도 이러닝, 온라인 학습, 개방학습 등으로 불리고 있다(김현진, 2020, p. 622). 원격교육의 운영 요소는 학사 및 관리, 테크놀로지, 콘텐츠, 상호작용, 학습 공간의 측면에서 범주화될 수 있는데 특히 교육 내용과 활동으로서의 콘텐츠, 교수학습에의 상호작용, 학습 환경과 조건으로서의 학습 공간은 새로운 시대 원격 학습에 있어 본질적인 요소라 볼 수 있다(김현진, 2020, p. 627). 특히 최근 인터넷 기반, 웹기반 등 관련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교수학습의 새로운 유형이 가능해지고 있다. 교수학습의 설계에서부터 실제로 동시적으로 발생하는 교수학습의 활동, 그리고 평가와 피드백까지 이루어지는 공간을 제공한다. 단순히 학습의 시간과 공간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에서 나아가 실제 대면 수업에서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상호작용 및 다양한 가능성으로 확장되고 있다(Kara et al., 2018).
IUSD는 1차 휴교 명령(3월 13일) 때 3월 16일에서 27일까지 2주 간 학교를 폐쇄하되 모든 학습은 비상 원격 학습으로 이루어진다고 공표하였다. 현재의 학습을 지속하고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하고 의미있는 학습 활동에 원격으로 참여하도록 조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비상 원격 학습의 전체적인 목적은 학습의 연속성과 학업 성장의 유지에 있다(IUSD 비상 원격 학습 계획, 검색일: 2020.3.26.). 온라인 수업은 주로 Google Classroom과 CANVAS로 조직되어 있고 이 외에 이메일과 전화로도 연동되어 피드백이나 질문을 받을 수 있었다. Zoom 등의 웹 컨퍼런스 도구를 활용하여 실시간 수업도 실시하였다. IUSD는 첫 16일과 17일 이틀을 갑작스러운 결정에 대한 교사들의 전문가 연수 기간으로 설정하여 온라인 수업 전환을 준비하였다. 또한 이 기간 중 모든 학생이 온라인 학습 기기 및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안내하였고 기간 내내 지원하였다. 이후 18일 수요일부터 실제 원격 학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간혹 미국의 다른 주 어느 교육청에서는 2주간 온라인 리소스만 제공하지 추가 과제 등을 제시하여 형평성(equity)에 손상을 주거나 모든 아이들이 인터넷 엑세스를 갖출 때까지 온라인 수업 진행을 불가한 경우도 있다고는 하였다. 비상 원격 학습이 또 다른 교육 불평등 및 기회 균등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였다(ISTE 홈페이지, 검색일: 2020.3.27.). 4월 15일에 IUSD는 이러한 특수한 상황에서 교육 경험이 모든 학생에게 평등한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면서 원격 학습 체제에서 학생 평가에 대한 다른 접근 방법을 제안하였는데 캘리포니아 주 교육위원회의 방향에 따라 2019-2020학년도 봄 학기의 경우 모든 과목에 대하여 ‘credit/no credit’ 성적 평가 방식을 적용하기로 하였다. 또한 주립대 및 주요 대학과 협의하여 이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확인을 하였다(IUSD 보도자료, 검색일: 2020. 4.15.). 이 경우 GPA를 산출하지 않고 과목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할 때는 ‘credit’으로 기록되고 학점도 받게 되며 충족시키지 못할 때는 ‘no credit’으로 기록되고 학점을 받지 못한다.
휴교 상황에서는 비상 원격 학습이 유일한 대안이었고 학습에 대한 책임을 무조건적으로 학부모에게만 일임할 수 없었다.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와 같은 곳에서는 초반에 당황한 학부모와 교사를 위하여 K-12 하루 일정 템플릿을 제안하였다. 칸 아카데미는 모든 학년, 모든 과목에 대하여 자기주도적이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콘텐츠를 무료로 공유하고 있다. 그중 10-12학년에 해당하는 일정 템플릿은 <표 3>과 같다.
(출처: 칸 아카데미 홈페이지, 검색일: 2020.3.23.)
학부모를 위한 일반적인 매일의 일정을 공유하면서 관련 콘텐츠 및 활동이 있는 링크를 걸었고 교육청이나 학교, 교사 차원에서 자유롭게 수정하여 사용하도록 하였다. 또한 교사 및 학부모를 위한 온라인 학습 가이드를 제공하였다. 한편, 대체로 학교나 교육청 차원에서 사용하는 학습 플랫폼을 통하여 교사들은 과목별로, 학교급별로 온라인 수업을 시작하였다. 이때 시간표는 주로 평소의 시간표와 유사하거나 유동적으로 활용하였다.
교육청은 비상 원격 학습 중 학생들에게 매일의 학습에 참여하고, 핵심 목표를 성취하면서 디지털 시민의식을 보여줄 것을 교육적 기대로서 공유하였다. 또한 학교장은 교육청과 논의 후, 학생들의 건강을 고려하여 학년별 적절한 온라인 학습 시간을 제안하였다. 학교장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학습은 등교 학습에서보다 적은 시간으로 응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수업 활동, 강의, 실시간 수업, 과제, 숙제 등에 필요한 원격 학습에 소요되는 하루 학습 시간을 <표 4>와 같이 이메일을 통해 제안하였다.
학년 | 평균 원격 학습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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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K-TK | 하루 .75-1.5 시간 |
K-1학년 | 하루 1-2 시간 |
2-3학년 | 하루 1.5-2.5 시간 |
4-5학년 | 하루 2-3 시간 |
중학교 | 하루 3-4 시간 |
고등학교 | 하루 4-5 시간 |
IUSD에서는 봄 방학 기간이 끝나자마자 원격 학습을 통해 학습의 연속성을 유지하였는데 그동안 대면 수업에서의 교수학습 활동과 과제를 최대한 유사한 방식으로 원격 학습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였다. 특히 실시간 수업과 비실시간 수업을 활용하여 학습을 지원하고 교수학습, 상호작용, 과제 제출, 출석 체크 등을 학습 플랫폼을 통하여 실시하였다.
COVID-19 이전에는 한국의 초·중등학교 교실에서는 일상적인 교수학습의 실제에 있어 온라인 학습 플랫폼 사용이 보편화되지 않았다. 또한 교육청이나 학교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계약하여 사용하는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 LMS)이나 온라인 학습 플랫폼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e학습터나 ebs 온라인 클래스가 공공 학습 플랫폼으로 기능을 하고 있지만, 온라인 학습 자료를 활용하고 제작하고 참여하는 차원을 넘어서, 학교나 교육청 차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교수학습 설계를 온라인 플랫폼에 하고 쌍방향으로 의사소통하면서 시스템 안정성 기반 위에 수업 관리, 성적 관리, 과제 관리, 자료 관리(documentation), 온라인 평가 등을 하도록 지원하는 학습 플랫폼의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시·도교육청마다 어느 정도 상호작용 기능을 가진 사이버가정학습체제 학습관리시스템을 갖추기는 하였지만 실제 활용에는 제한이 있었고, 협력학습이나 평가에서의 기능은 미약하였다(엄우용, 안병규, 2009).
최근 학습 플랫폼으로서의 LMS 중에 상용화된 것으로 Blackboard, Canvas, Desire2Learn 등 다양한 플랫폼이 있는데 LMS의 가장 큰 특징은 개별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과, 상호작용성의 활성화, 클라우드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들 수 있다(강인애, 진선미, 배희은, 2015, pp. 316-318). 초중등학교에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오픈 소스 기반의 Moodle이 있고, 학교의 특정 요구에 맞게 설계된 Canvas LMS 역시 학습 경험 관찰 및 학습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허원 외, 2018, p. 5).
IUSD에서 사용하는 학습 플랫폼은 미국의 ‘INSTRUCTURE’사가 개발한 CANVAS이다. 이 회사는 2008년 두 명의 대학원생에 의해 창설되었는데 당시 행정가 위주의 플랫폼에 좌절을 느껴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과 연결을 위한 LMS를 개발하였다고 한다. 현재는 K-12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온라인 플랫폼으로 사용하는데 북미를 비롯하여 70여 개국에서 3,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Instructure사 홈페이지, 검색일: 2020.3.27.).
IUSD에 있는 교사, 학생, 학부모는 평소에 CANVAS LMS를 사용하고 있었다. 학교와 교사에게 오는 이메일, 공지 사항, 과제 제시, 과제 제출, 온라인 평가, 질문과 피드백, 온라인 토론,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접근 등이 모두 개인용 컴퓨터나 휴대폰 앱의 CANVAS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교수학습의 실제에 있어 수업 보조 역할을 넘어서는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의 COVID-19 사태로 인한 장기간의 휴교의 상황에서 이 교육청의 경우 교수학습의 연속성이 유지되고 학습 공백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이 플랫폼의 일상적이고 친숙한 사용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학습 플랫폼 활용 사례를 관찰하며 도출할 수 있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습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통합(integration)’에 있다. 교수학습에 필요한 것을 한군데에 모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활동이 구현되는데, 자체 프로그램을 다양한 기능으로 구성하는 것보다, 또한 여러 프로그램을 각각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통합하여 구성하고 참여시키는 플랫폼 기능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의 제공 및 연동은 기본이고, 실시간 쌍방향 수업, 온라인 시험 및 평가, 온라인 튜터 등이 가능하여 비상 원격 학습에 적절히 활용될 수 있었다.
이 교육청 소속 교사들은 평소에 이미 CANVAS에 자신의 강좌로 온라인 교실을 개설하고 활용하는 상태였다. 즉, CANVAS에 해당 과목 교수학습 설계를 해 놓았고 주로 진도에 따라 자료, 추가 강의, 과제, 평가 활동, 질문, 온라인 튜터, 실시간 수업 메뉴 등으로 구성하였다.
그림 2에서 로그인에서 사용되는 화면은 사이트 주소 앞에 교육청 이름인 IUSD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소속 학생은 교육청에서 부여하는 일괄적 규칙의 사용자명과 학생 고유 번호로 패스워드를 입력하여 접속한다. 학생 사례에 의하면 이번 학기에 어떤 수업을 수강하는지 나타나 있고 각 수업에는 이 학생이 아직 읽지 않은 공지 및 메시지가 아이콘 위 숫자로 표시되어 있다. 이 학생은 담임 시간(advisement), Advanced Technical Theater, AP Biology, Honors Critical Theory & Literature 등을 수강하고 있다. 첫 화면의 학생별 과목들은 교사들이 수강 신청한 학생을 사용자 그룹으로 형성하면 자동으로 생성된다. 화면 오른쪽에는 전체 과목에 걸쳐 해야 할 과제나 활동이 표시되고, 그 아래에는 최근 교사로부터 받은 피드백이나 평가 결과가 보인다.
둘째, 학습 플랫폼의 특징은 ‘연동성’에 있다. 수강 과목 중에서 그림 3과 같이 AP Biology를 들여다보면 단원별로 교수학습 설계가 되어있다. 이 교사는 화면 왼쪽에 공지, 과제, 토론방, 튜터방, ‘MacKin VIA’와 ‘브리태니커 이미지 검색’ 사이트를 주요 메뉴로 구성하였다. MacKin VIA는 e Book, 오디오북, 비디오나 데이터베이스에 쉽게 접근하여 디지털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MacKin 홈페이지, 검색일: 2020.3.27.). MacKin VIA는 CANVAS 내에서 실현하는 외부 앱 연동(LTI : Learning Tool Interoperability) 가능한 앱 중 하나이다. 단원별 설계 앞쪽으로 원격 학습에 대한 질문, 교사 근무 시간, 미국 생물 올림피아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교수학습 설계는 선생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구성할 수 있는데 메시지 송수신은 기본이고 주로 자료 업로드, 온라인 과제 제시 및 피드백, 토론방 개설, 퀴즈 실시, 실시간 온라인 수업, 교육 사이트 링크, LTI 등 필요와 아이디어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한다. 이러한 연동성은 학습이나 과제에 필요한 프로그램에 일일이 창을 열고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내에서 접속할 수 있고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고 한눈에 볼 수 있어 학생의 편의도 증가시킨다.
셋째, 학습 플랫폼은 자료 축적(documentation)을 지원한다. 한 예로, 토론방(그림 4)을 클릭하면 ‘면역 체계’에 대한 토론이 개설되어 있는데 이것은 모두 평가에 반영된다. 온라인 토론방에는 누가, 언제, 어떤 내용으로 참여했는지 기록이 되어 평가의 증거 수집에도 용이하다. 과제방(그림 5)을 클릭하면 전체 학기 동안 제출해야 할 과제가 목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에 의하면 그중 하나인 ‘효소 실험 보고서(enzyme lab write up)’는 보고서 쓰는 방식과 평가 점수, 제출 방법, 평가 루브릭이 자세하게 안내가 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30점에 대한 평가 루브릭이 분석적 채점 기준으로 자세하게 공유되어 있다. 또한 과제를 플랫폼에서 바로 제출할 수 있도록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다.
평가 활동 안내, 평가 기준 공유, 과제 제출, 평가 결과 및 피드백이 모두 온라인에서 일어나고 학생의 학습 성장 상태를 관찰하고 학습 성과의 증거 수집이 용이하도록 플랫폼이 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료 축적은 학습 분석에 활용될 수 있는데 학습자의 학습 패턴 분석, 학습 처방 도구로 활용 가능하여 궁극적으로 학생 맞춤형 교육 지원에 필수적이다(박연정, 조일현, 2014).
넷째, 학습 플랫폼은 자기주도적 학습을 지원한다. 사례의 생물학에서 휴교령 중 비상 원격 학습 기간에 해당하는 진도인 7단원(Unit 7: ‘동물의 생리와 소통 체계’)을 클릭해보면, 7단원 관련 전체 개요가 나오는데 관련 자료, 과제, 참여 방법 등에 대한 안내와 링크(밑줄)가 되어있다. 7단원은 3월 6일부터 4월 23일까지 총 14일로 교수학습이 설계되어 있고 차시별로 수업의 목적이나 학생들이 해야 할 일, 과제 등이 표시되어 있다. 그림 6은 휴교 기간 중의 교수학습을 보여주는데 자기주도적으로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자세한 안내와 교사의 강의 ppt, 영상, 자료 등이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날짜의 진도에 대해서는 비활성화를 시켜서 클릭 자체가 불가하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과목별로 첫 화면 메뉴 아래에 거의 모든 수업에서 ‘GradeSlam Tutoring’이라는 탭을 활성화시킨 것이 보이는데 클릭하면 학생들은 따로 회원에 가입할 필요 없이 CANVAS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링크가 보인다. 과목별로 무료, 일대일, 실시간, 24시간 내내 에세이 검토 등을 비롯한 온라인 튜터링을 받을 수 있다. 그림 7은 학생이 수강하는 Math 4에서 생긴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온라인 튜터와 대화하는 창을 보여주고 있다. 이 서비스는 모든 과목에서 메뉴로 설정할 수 있다. 이러한 개별 학습 환경의 제공과 상호작용의 활성화는 LMS의 필수적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강인애, 진선미, 배희은, 2015).
다섯째, 학습 플랫폼은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지원한다. 기관과의 계약 조건에 따라 다양한 TMI 앱을 사용하기도 한다. CANVAS를 통한 실시간 수업은 대표적으로 CANVAS 자체 또는 TMI 앱 연동 방식을 통해 가능하다.
사례에서 CANVAS가 제공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도구(web conference tool)는 BigBlue Botton이다. 이는 Blindside Network가 제공하는 것으로 전 세계 우수한 LMS에서 작동되는 가상 교실을 위해 만들어진 솔류션이다(Blindside network 홈페이지, 검색일: 2020.3.27.). 교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비디오 화면 송출을 할 수 있는데 자신의 컴퓨터 스크린을 공유할 수도 있다. 스크린을 칠판 삼아 활용하거나 학생들에게 교사가 가진 다양한 자료를 바로 공개할 수 있고, 또 바로 웹 검색을 할 수도 있다.
그림 8 위 그림에서 실시간 수업이 제시되어 있고 학생은 간단하게 ‘join’ 버튼을 눌러 접속하게 된다. 그 아래 그림을 보면 이 학생을 비롯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listen only’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수학 교사가 실시간 수업을 하면서 자신의 스크린을 공유하고 있는 것도 알 수 있다. 학생들은 접속할 때 자신의 화면을 송출할지, 듣기만 할지 선택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메시지 창에 질문을 올리면 교사가 이에 응답해주고 누가 출석해 있는지, 언제 출석했는지 등이 확인된다. 또한 소그룹으로 묶어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나 토론이 가능하도록 설계할 수도 있다.
IUSD에서 사용하는 CANVAS는 온라인 학습 관리 플랫폼으로서 교수학습의 실제에 있어 학습을 개별화하고 수업 설계 형태 및 단위를 교사에 따라 다양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구안되었다. 또한 다양한 교육 테크놀로지와 연동하여 실시간 수업이나 온라인 튜터링을 가능하게 하고 전체적으로 교사와 학생 간, 학생과 학생 간 쌍방향 의사소통을 지향하고 있다.
학습 플랫폼에서는 TMI 방식으로 외부 도구들이 연동되어 활용된다. CANVAS의 경우에는 기관과 계약한 버전에 따라 ‘Blackboard Collaborate’, ‘Google Hangouts Meet’, ‘Microsoft Teams Meetings’, ‘ZOOM LTI’, ‘ConferZoom’을 연동시키고 있다. 이 중에서 Google Hangouts Meet의 경우 이번 COVID-19 사태로 인해 2020년 7월까지 학습 플랫폼을 통한 무료 사용이 허가되었고, Microsoft Teams Meetings 프로그램은 3월 14일에 CANVAS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가능해졌다(Canvas 홈페이지, 검색일: 2020.3.27.).
이 교육청의 경우 교사와 학생 모두 이러한 학습 플랫폼을 평소에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휴교 기간 중 빠르게 비상 원격 학습에 대비할 수 있었고, 학습 플랫폼을 원격 학습에 적용하여 실질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교수학습을 구현할 수 있었다. 교사들은 이틀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교과별 비상 원격 학습을 기획하였고, 그 사이에 교육청은 취약층 학생들에게 온라인 학습을 위한 기기를 지원하였다.
원격수업이 실제 응용되는 방식은 학교급에 따라, 교사와 교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크게 두 가지 방식인 실시간(synchronous) 수업과 비실시간(asynchronous) 수업 형태로 이루어졌다. 어떤 교사는 Zoom이나 CANVAS conference를 활용하여 실제 수업 시간표에 따라 실시간 쌍방향 소통 가능한 수업을 하면서 강의 및 토론을 한다. 대체로 수강 인원이 10여 명에서 35명 정도이기에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다. 또 다른 교사는 자신의 강의 영상을 공유하면서 반복하여 시청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안내하고 자료를 제시하면서 설계를 하기도 한다. 둘 중 어느 경우에도 과제 제시나 제출 방식은 평소와 같이 항상 학습 플랫폼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Zoom 등을 통해 실시간 발표를 하고, 녹화하여 제출하기도 하고, 플랫폼에서 온라인으로 퀴즈를 보기도 한다. 또한 온라인 퀴즈로 평가하는 중에 새 탭을 열게 되면 교사에게 알림창이 뜨는 등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인 진보도 이루어지고 있고 다양한 e-Assessment 프로그램(예, Cirrus Assessment), 시험 관리 프로그램(예, Proctorio) 등이 활용되고 있다. ‘proctorio’는 기계 학습 및 안면 감지 기술을 사용해서 편견과 오차를 줄이는 실시간 시험 관리 프로그램이다. 목적에 맞게 시험 환경을 만들 수 있고 평가하는 중에 얼굴과 눈동자 움직임 등 모든 데이터 분석, 의심스러운 행동, 표절 등이 보고되고 모든 웹 기능 비활성화, 웹 모니터링 기능을 위한 다른 앱과의 연동도 뛰어나며 기존 학습 플랫폼과 통합되어 사용이 용이하다(Proctorio 홈페이지, 검색일: 2020.5.2.).
이렇듯 비교적 사용하기에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방식의 학습관리시스템을 교육청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그리고 일상적으로 익숙하게 사용한 경험이 비상 원격 학습 기간 중 교수학습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장기간의 학습 공백을 방지하는 데에 기여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IV. 결론: 한국의 원격 학습 지원에 주는 시사점
한국에서는 4월 9일부터 ‘단계적 온라인 개학’ 방안이 제시되며 본격적인 학사 일정이 시작되었다(교육부, 2020d). 그동안 자기주도적 학습 콘텐츠 안내, 온라인 학습을 추진하였지만 이 방식으로 학습 공백을 방지할 수 없기에 원격수업을 정규 수업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였다. “학습관리시스템(LMS) 플랫폼 e학습터, EBS 온라인클래스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쌍방향 화상수업 앱 등 민간자원의 활용을 안내하였으며, EBS·KERIS 등 관계 기관과의 업무 협력 체계도 구축”(교육부, 2020d, p. 2)한다고 하였다. 특히 원격교육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학습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구축하기 위한 중장기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은 교육 환경 변화에 맞추어 매우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 교육부는 이러한 원격수업이 미래형 학습모형 개발에도 기여한다고 하였지만 사실 이러한 원격 학습은 더 이상 ‘미래형’이 아니라 ‘현재형’이라는 점에서 인식에 있어 다소 늦은 감이 있기는 하였다.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는 학교 현장에서는 와이파이 및 교사의 사용 역량 등 온라인 학습 환경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흘러나왔다(서울신문, 2020.3.27.). 교육부는 강의 영상 탑재 방식, 실시간 쌍방향 수업 방식, 과제 수행 방식으로 원격수업 방식을 권장하고 있는데 그중에 쌍방향 수업에 대한 우려가 컸다. 실시간 스트리밍 환경을 갖추지 못했고 중간에 잘 끊기기도 한다니(오마이뉴스, 2020.4.6.) 세계 초고속 인터넷 환경 및 IT 강국이라는 한국에서 역설적이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순차적 온라인 개학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원격교육 플랫폼(LMS) 접속 장애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연합뉴스, 2020.4.16.). 애초에 전국의 모든 초중고학생이 거의 동 시간대에 한두 가지의 학습 플랫폼에 접속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은 예견되는 것이었다.
이미 세계의 선진 학교에서는 교실 내 와이파이는 기본이고, 가상현실(VR) 학습, 증강 현실(AR) 학습, 원격 학습, 디지털 러닝 등이 이루어지고 있고 현실과 가상 공간, 학교와 사회, 학교와 가정, 교실과 복도, 교실과 교실의 경계가 사라지며 학습의 형태가 진화하고 있다(박선화 외, 2017). 경계를 넘어 이루어지는 학습 환경에서 보이는 공간의 혁신뿐만 아니라 가상 또는 온라인 학습 공간의 변화는 더욱 필요해졌다.
온라인 개학 초기에 교원은 원격수업 안정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였는데 “교과별 차시별 다양한 콘텐츠 및 학습 자료 제공, 출결과 학습 지도 관리 등이 용이하도록 LMS 시스템 개선, 서버 확충 등을 통한 플랫폼 안정성 확보, 원격수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을 제시한 바 있다(교육부, 2020e, p. 10). 온라인 개학 1년 뒤 교육부는 2021년 3월 2일 개학에 맞춰 고도화된 공공 학습관리시스템(온라인클래스, e학습터)을 서비스한다고 공표하였다. 화상 수업 서비스 및 학습 관리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하였다(교육부, 2021). e학습터의 기능도 향상되고 있는데 강좌, 평가 구성에 이어 과제 기능이 추가되었고 화상 수업 시 출석 자동 기록, 설문이나 퀴즈, 채팅 기능, 모둠활동 등이 가능하기도 하다.
강인애, 진선미, 배희은(2015, p. 319)은 스마트 LMS의 구성 요소 및 특징에 대하여 상황적 학습 활동 및 학습 내용에 초점을 둔 학습 지원 체계와 학습 및 소셜 네트워크와 앱으로 연결된 학습공동체의 형성, 학습 활동을 위해 LMS와 연동하여 앱, 소셜 미디어, 클라우드 서비스의 적극적 활용, 빅데이터 기반 학습 활동 자료 분석 및 평가, 클라우드 플랫폼 등을 주요하게 들고 있다. 특히 온라인 공간에서 학습 플랫폼을 통한 교수학습 설계를 위해 상호작용은 본질적인 요소가 되는데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의 강한 연동성과 통합성이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3장에 제시되었듯이 미국의 많은 학교에서는 이미 학습 플랫폼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여 온라인 교실을 구현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번 COVID-19에서 미국은 행정부의 리더십 문제, 의료 체계 문제, 검역 및 방역의 문제를 드러냈지만 교육 분야에서는 적절한 방법으로 대처하고 교육 서비스를 잘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물론 지역, 학교나 교사, 교과의 특성에 따라 실제 구현되는 수업의 질에 있어 차이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이미 구축된 학습 플랫폼이 비상시 원격 학습으로 전환되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학습 플랫폼은 교수학습 자료를 제시하고 공유하는 데에서 나아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 및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학습의 성장 과정을 관찰, 기록, 수집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교사들은 자신의 교육과정을 모듈화하여 설계하고 교수학습 활동을 분석할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자기주도적 학습과 개별화,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다.
과거 주로 대학에서 사용하던 LMS 또는 학습 플랫폼 시장은 이미 미국에서 K-12로 확대되고 있다. LMS는 학교 및 교육의 구조 자체를 바꾸었다고 할 수 있는데 웹 기반 또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되고 다른 교육 테크놀로지와 쉽게 연동되면서 실제 교실 환경에서의 교수학습의 모습을 넘어서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LMS 프로그램에는 CANVAS 외에도 Google Classroom, Blackboard Learn, Moodle 등이 있다. 이외에도 초·중등 교육용 다양한 학습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는데 개인 차원에서 무료로 사용하거나 교육청이나 기관 단위에서 계약을 맺고 사용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더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버전이나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메뉴를 구성하여 계약할 수 있다. 이러한 학습 플랫폼은 자체 기능 구현에서 나아가 다양한 앱이나 교육 테크놀로지와의 연동·통합을 통하여 무한한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학습에 따라 평가도 온라인으로 치러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평가 소프트웨어나 온라인 시험 감독·관리 소프트웨어와도 자연스럽게 통합되어 운영된다.
미국이 이러한 원격 학습에 선도적일 수 있었던 것은 2013년 6월 오바마 행정부에서 발의된 ‘ConnectED Initiative’에 기인한다. “커피를 마실 때 무료 와이파이를 쓰는 나라에서, 왜 학교에는 그런 것이 안 되어 있을까요? 왜 아이들 교육에 그것이 가능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하면서 ConnectED는 발의되었다(미연방 교육부 교육기술처, 검색일: 2020.4.2.).
2018년까지 디지털 러닝이 가능하도록 공립학교 전체에 와이파이, 교사 역량 함양 등 온라인 학습 환경 및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교사들에게 최고의 테크놀로지와 훈련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학생들에게는 개별화된 학습과 풍부한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학습을 지원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이를 이행하고자 2014년 11월 11일 백악관에 많은 교육감들이 모여 ‘Future Ready’ 서약서에 서명을 하게 된다. 서약서의 주요 골자는 <표 6>과 같다. 이후 많은 교육청에서 잇따라 서약하게 되고 최근에는 교수학습의 실제에 있어 학습 플랫폼 사용이 일상화되어 있다.
(출처: Educationdive 뉴스. 검색일: 2020.4.1.)
(출처: Future Ready District Pledge. 검색일: 2020.4.2.)
한국은 이번 위기를 경험한 후 온라인 학습 및 원격 학습 환경 구축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마침 한국의 고등학교는 2022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를 부분 도입하면서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등을 위한 원격 학습 및 블렌디드 러닝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학교에서 모든 강좌를 개설할 수는 없고, 모든 강좌가 물리적으로 현실적 공간에서만 개설될 수 없기에 온라인 학습 공간을 활용은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다.
“아침 일찍 출근해 빈 교실에서 수업을 녹화했다. 먼저 노트북을 빔 프로젝터에 연결하고, 미리 만들어 놓은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하얀 칠판에 띄웠다. 정면에 새로 산 삼각대를 세우고, 마이크를 연결한 스마트폰을 고정했다.” (오마이뉴스, 2020.4.6. 발췌)
원격수업을 위해 이렇게 번거로운 설치의 순간이 매번 계속되어야 한다면 원격수업은 이번에 일회성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장기간의 휴업 및 휴교로 인한 비상 원격 학습 및 온라인 개학의 상황에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할 수 있거나 없거나 하는 단순한 문제 인식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즉, Zoom과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것 자체가 원격 학습의 본질적 형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원격 학습이 향후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COVID-19로 인한 원격수업 운영을 통해 교사는 교육과정 재구성 역량을 비롯한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게 되고 학생 맞춤형 수업 설계로 방향 전환이 이루어진다는 긍정적 효과도 제시되고 있다(강미애, 남성욱, 2020). 원격 학습이 온·오프라인 융합 수업 등 수업 혁신뿐만 아니라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 함양에 기여할 수 있다고 교사들은 인식하고 있다(계보경 외, 2020, p. 21).
학습 플랫폼을 통한 원격 학습의 근본적 목적은 교수학습의 연속성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유지하고, 맞춤형 수업 및 개별화된 학습으로 학생의 학습을 지원하고 관찰하며, 성장의 증거를 자료화하고 축적하며(documentation) 추적할 수 있는(tracking) 기능으로 교수학습의 설계와 과정을 지원하는 데에 있다. 학습 플랫폼은 여러 사이트나 소프트웨어를 각각 방문하거나 로그인 할 필요가 없이 플랫폼에서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교사들의 교수학습 설계에 따라 학생들은 자기주도적 복습 및 예습이 가능하고 체계적인 스케줄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다. 실시간 의사소통이나 쌍방향 수업, 공지, 자료 제출, 자료 공유 등은 기본적이고, 온라인 평가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며 현재까지의 성취와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학습 플랫폼 구축이 단순히 어떤 교육 테크놀로지가 부과되거나 추가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이 자체가 교사들에게는 하나의 업무이고 부담으로 가중될 것이다. 이미 교실에는 많은 테크놀로지가 들어와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과 교수학습 과정에 통합되어 있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교육 테크놀로지가 일상적 교육과정 설계 및 교수학습에 통합되어 교육을 변혁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모든 학생에게 접근 기회를 보장하는(digitally equitable) 방안으로 모색될 수 있도록(Roblyer & Hughes, 2019) 환경 지원, 교사 역량 개발, 학습자 지원 측면에서 다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학교 내 유·무선 인터넷 환경의 현재를 진단하여 자유로운 무선 인터넷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랩탑 하나면 카메라, 빔프로젝트, 마이크 등 번거로운 추가 설치 없이 학교 내 어디에서나 수업이 가능하다.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교사의 PPT 화면이나 영상 등 스크린을 공유할 수 있다. 가정의 온라인 학습 환경 및 기기, 활용 능력, 인터넷 등을 점검하여 원격수업에의 접근 기회를 공정하게 제공해야 한다.
다음으로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구축하여 교수학습의 실제에 필수적으로 활용한다. 학습 플랫폼이 있으면 교육부가 제기한 원격수업 방식 세 가지(강의 영상 녹화 후 탑재 방식, 실시간 쌍방향 수업 방식, 과제 수행 방식)가 모두 해결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교사의 교수학습의 실제에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온라인 수업, 온라인 평가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개별화 학습, 자기주도적 학습을 지원하고 학습 성장 과정과 결과를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학습 플랫폼은 교육청별로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전국 단위에서 일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고 접속 장애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원격수업을 위한 정책 결정에서 전달매체로서의 테크놀로지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 교수학습의 관리, 토론 및 협력학습 등 다양한 기능과 활동이 가능한 플랫폼으로의 인식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김현진, 2020). 또한 학생의 학습 지원의 측면에서도 단순히 학생의 참여나 활동, 소통 정도에만 중점을 두지 말고 학습자를 능동적 주체로 인식하여 학습자 맞춤형 교육 지원 서비스, 학습 데이터의 축적 및 분석을 통한 교수학습의 증거 기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원격수업 실행에 따른 학습 성과나 학습 손실에 대한 우려도 등장하고 있다. 원격수업이 격차를 증가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기술적 어려움이나 교수학습 활용 측면에서의 어려움 외에도 가정환경이나 부모 지원에 대한 사회적 어려움도 존재하는데(Ferri, Grifoni, & Guzzo, 2020, p. 4), 기술적 측면, 교수학습적 측면, 사회적 측면에서의 대안을 마련하고 이러한 어려움이 학습 손실이나 학습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학습 격차 완화나 해소 방안에 대한 연구와 지원을 실행해야 한다.
학습 플랫폼을 제공하는 이유는 교육 내용이나 자료를 배분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교수학습을 지원함으로써 이들 스스로가 설계하고 학습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하는 데에 있다. 플랫폼이 단순한 전달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하그리브스, 셜리, 2015, p. 78). 궁극적으로 학생을 위한 맞춤형 수업과 자기주도적 학습 환경을 설계하고 학습 과정과 결과의 분석을 통해 학습자의 학습과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또한 이번 위기는 교사들의 전문적 디지털 역량을 함양하는 데 활용되어야 한다. 양질의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 또는 접근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용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적 역량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오영범(2020)은 원격수업 실행에 있어 교수자의 역량을 “원격수업 환경 구축 역량, 원격수업 설계 역량, 원격수업 실행 역량, 원격수업 성찰 역량”으로 세분화하여 제시하면서(p. 727) 교수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교수자의 자발적 노력, 지원체제 구축, 공동체적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교수학습을 통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