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미래에 직면해 있다. 교통, 통신, 의학, 에너지,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그 어느 때보타 편리한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기술의 발달로 인해 지금껏 누려온 삶의 방식이 위협받을 위기에 직면해 있다. 불확실성이 급증하면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핵심’(UNESCO, 2015, p. 3)으로서 교육에 거는 기대가 크지만, 정작 교육계 내에서는 아직 그 답의 명확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량 생산 시대의 교육적 패러다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해 보이지만, 이를 대신할 구체적인 교육 계획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Harari(2018)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가 아는 옛 이야기들은 다 무너져 내리고 있는 반면, 그것들을 대신할 새로운 이야기”(p. 388)는 아직 등장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OECD는 이처럼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미래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가장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는 국제기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OECD는 20세기가 종료되는 시점에 DeSeCo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사회의 인간 능력을 ‘역량(competencies)’으로 정의한 바 있고,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여러 국가의 교육과정 개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다. 또한 OECD는 지난 2000년 이후 3년 주기로 역량 기반 평가인 국제학업성취도평가(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를 통해 OECD 회원국들과 일반 참가국들의 공교육 성과를 점검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5년 주기로 국제성인역량평가(Programme for the International Assessment of Adult Competencies, PIAAC)를 실시하여 각국 성인들의 역량도 점검하고 있다.
최근 OECD는 DeSeCo 2.0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미래 교육과 역량: OECD 2030 교육(The 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 OECD Education 2030, 이하 OECD Education 2030)’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역량 개념이 처음 제기된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르면서 역량의 속성 또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인식, 그리고 초기에 덜 분화된 형태로 제시되었던 역량 개념을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보다 세분화하여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이상은, 소경희, 2019; 이상은, 2019). 아울러 이 프로젝트에서는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막연한 미래 시점보다는 2030년이라는 가시적인 시점을 설정함으로써 교육 계획의 실현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의 교육과정도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한 만큼, OECD가 새롭게 제시한 역량틀과 현재 우리 교육과정과의 관련성을 점검해 봄으로써 교과별로 향후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라고 판단된다(김정효, 2019; 서지영 외, 2019; 조성민, 이미경, 2019). 그 일환으로 본 연구에서는 현행 국어과 교육과정과 OECD가 새롭게 제안한 역량틀 간의 비교를 통해 우리 국어과 교육과정의 특성을 진단하고, OECD가 새롭게 제안한 틀로부터 향후 국어과 교육과정 개선에 어떠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지 분석해 보고자 하였다.
II. OECD Education 2030 프로젝트와 학습 나침반
OECD는 DeSeCo의 연장선상에서 미래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과 교수학습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OECD Education 2030’ 역시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미래 사회에 필요한 미래 역량과 교육내용이 ‘무엇’인지 추출하고, 그것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탐색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전자의 미래 역량 추출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완료되었으며(1단계 프로젝트), 후자의 미래 역량의 교육에 대한 탐색(2단계 프로젝트)은 2019년부터 현재 진행 중이다(김종윤 외, 2019; OECD, 2019). OECD Education 2030의 1단계 프로젝트가 완료된 시점에 OECD는 국가 간 미래 역량의 비교를 통해 학생들이 나아갈 방향을 ‘OECD Education 2030 학습 나침반’으로 명명하였다([그림 1] 참조).
‘OECD Education 2030 학습 나침반의 의미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학습 나침반의 우상단에 제시된 것은 ‘우리가 원하는 미래’이다. 이 미래는 학생들이 미래에 성취하고자 하는 안녕, 건강, 행복, 복지를 총칭하는 웰빙(well-being)으로 설정하였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한 다양한 갈래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고 선택하여 나아가야 한다. 이때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미래 역량 요소는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으로, OECD는 이를 학생 주도성(student-agency)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OECD에서는 학생 주도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다. 학생들은 주변의 인물 및 동료와 협력하고, 자신의 주위에 있는 교사 및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 공유, 협력해 나가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역량을 OECD는 협력적 주도성(co-agency)이라는 개념으로 제시하였다.
학생 주도성과 협력적 주도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미래에 도달하기 위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미래 역량의 정수를 OECD에서는 학습 나침반으로 압축적으로 제시하였는데, 이 나침반에는 학생이 발휘할 수 있는 지식, 기능, 태도와 가치의 총체를 역량으로 표상하고 있다. 학습 나침반의 외곽에 제시된 ‘예측-실행-반성’의 순환 사이클은 학생들의 역량이 함양되는 방식이다. 예측은 학생들이 미래 변화를 예상하고 준비가 되어야 함을, 실행은 학생들이 진로와 학습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실천해야 함을, 반성은 무엇인가를 결정, 선택, 실행하기 전후에 비판적인 자세로 성찰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역량은 각기 분절된 것이 아니라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 순환하는 나선형적 구조로 되어 있으며, 지속적인 순환 과정을 통해 학생이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또한 OECD는 미래 사회에서의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가치 창조하기, 긴장과 딜레마 해소하기, 책임감 가지기와 같은 변혁적 역량(transformative competencies)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새로운 가치 창조하기는 창의적으로 사고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나 가치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긴장과 딜레마 해소하기는 첨예한 갈등 속에서 자신의 목적과 의지를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조정하며 해결하는 역량을 그려내고 있다. 또한 책임감 가지기는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행동하되, 선택한 행동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니는 자질과 자세를 의미한다. 이외에도 OECD에서는 문식성, 수리력, ICT/디지털 리터러시와 같은 기초 소양,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력과 같은 기능/태도/가치, 글로벌 역량과 같은 복합 소양을 OECD의 미래 역량으로 함께 제시하고 있다(<표 1> 참조).
요약하면, OECD Education 2030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도달해야 할 미래 역량의 모습을 ‘학습 나침반’으로 압축하여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미래 역량 요소가 교육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검토하는 작업은, 현재의 교육과정의 모습을 더욱 미래 지향적으로 혁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III. 자국어 교육과정 내용 매핑(CCM)의 절차와 방법
일반적인 의미에서, 교육과정 매핑(curriculum mapping)은 교육과정의 일관성(coherence)을 향상하기 위하여 교육과정 내용상의 간극, 중복성, 잘못된 연계 등이 있는지를 색인화(indexing)나 도표화(diagramming)를 통해 탐색·식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Glossary of Education Reform, 2013). 대개의 경우, 교육과정 매핑은 교사들이 자신의 수업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연계하여 수업이 교육 내용과 목표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이에 비해 OECD에서는 각국의 교육과정이 OECD에서 제안한 학습 나침반 속의 미래 역량을 얼마나 포함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교육과정 내용 매핑(curriculum content mapping, 이하 CCM)을 제안하였다. OECD가 제시한 CCM 방식은 교과와 상관없이 동일하므로, 여기에서는 일반적인 CCM 절차와 방법을 제시하기로 한다.
OECD에서는 CCM 분석을 위하여 두 개의 코드 체계와 CCM 프레임워크를 제시한 바 있다. 첫 번째 코드 체계는 OECD에서 제안한 ‘역량 코드’이고, 두 번째 코드 체계는 교과별 교육과정 내용/성취기준에 해당하는 ‘내용 코드’이다. CCM 프레임워크는 가로축은 역량 코드로, 세로축은 내용 코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략적인 모습은 [그림 2]와 같다.
첫째, OECD에서 제안한 역량 코드는 총 5개의 대범주와 28개의 하위 역량으로 나뉘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표 1>과 같다. 둘째, OECD에서는 국가마다 상이한 성취기준을 표준화하여 코딩할 수 있도록 내용 코드를 제시하였다. 예컨대, <표 2>는 자국어 교육과정과 관련한 내용 코드를 표로 제시한 것이다. 국가마다 자국어 교육과정의 내용이나 성취기준의 범위, 양과 수준, 진술 방식이 상이하므로, 국가별 교육과정의 역량 반영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 OECD는 이를 표준화된 내용 코드의 형태로 제시하였다. OECD의 자국어 내용 코드를 살펴보았을 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OECD에서 자국어 성취기준 중 언어 사용 영역(듣기·말하기, 읽기, 쓰기)만이 분석 대상에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후술하겠으나, 문학과 문법 영역은 부분적으로 읽기, 쓰기, 듣기·말하기 영역의 내용 코드에 포함되어 있어서 우리나라 교육과정 역량이 온전히 표상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CCM은 교육과정 내용에 해당하는 내용 코드에 OECD의 미래 역량이 얼마만큼 반영되어 있는지를 1∼4까지 규칙에 의해 숫자를 부여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4’는 가장 높은 수준의 반영 정도를 나타낸 것으로, 내용 코드에 대응되는 OECD 역량이 자국어 교육과정 성취기준 항목에 명시적으로 제시된 경우를 의미한다. ‘3’은 그보다 바로 아래 수준으로, OECD 역량이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명시적이진 않으나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이다. ‘2’는 역량이 교육과정 총론이나 교과 교육과정의 성격, 목표 등에 제시되어 있으나 자국어 성취기준의 내용과 관련성이 적은 경우를 의미하며, ‘1’은 해당 역량이 교과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을 때를 의미한다. 한편 OECD 내용 코드가 자국어 교육과정과 관련이 없어 코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는 ‘n/a’로 표시하였다. 예를 들어, 읽기 영역의 내용 코드 NLR9(프로그래밍, 데이터 과학, 컴퓨팅 사고 관련 개념)은 국어과와 관련이 없어 n/a로 표기하였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역량 반영 양상을 OECD의 가이드라인에 맞추어 내용 코드를 기입하기 위해, 2인의 국어교육 전문가가 1차적으로 독립적으로 코딩하였으며, 이후 2차례 이상의 논의와 수정을 거쳐 최종 코딩 내용을 확정하였다.
IV. 연구 결과
OECD Education 2030에 나타난 자국어 교육과정 역량 반영 양상을 비교하기에 앞서 먼저 2015 개정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OECD 역량이 얼마만큼 반영되어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OECD에서의 CCM이 ISCED 2(우리나라의 중학교에 해당)를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국어과 교육과정도 2015 개정 교육과정(교육부, 2015)의 중학교급의 ‘성취기준’, ‘ 학습요소’,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 사항’, ‘평가 방법 및 유의사항’을 분석하였다. 다만 교육과정상의 '성격'과 '목표'는 초·중·고등학교 국어과 교육과정 전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교수・학습 및 평가의 방향’은 국어과 공통과목에 공통적으로 포함되므로 이 역시 분석 대상에 포함하였다. ‘성취기준’은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영역을 주로 분석하였는데, 이는 OECD에서 자국어 교육과정 중 이들 영역만을 내용 코드에 포함하였기 때문이다.1) 그러므로 국어과 교육과정의 영역별 성취기준에서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대한 학습요소,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 사항을 주 분석 대상으로 삼되, 국어과 전체에 해당하는 다른 내용도 분석에 포함하였다(<표 3> 참조).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 문서에 OECD 역량이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어 있는지를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이 도출되었다. 첫째,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수리력, 체육/건강 리터러시, 끈기/회복력, 신뢰, 글로벌 역량,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소양, 컴퓨팅 사고력/프로그램/코딩, 금융 소양, 기업가 정신 등은 거의 제시되지 않았거나 매우 약한 관련성을 보였다. 이러한 역량은 본질상 자국어 교육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았음에 기인한다. 그러나 이외의 대부분의 역량은 국어과 교육과정과 어느 정도 연관성이 파악되었다.
둘째, OECD의 역량은 국어과 교육과정의 ‘성격’, ‘목표’,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 사항’ 등에 포괄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성격’에서는 학습의 토대로서의 국어과의 특성이 드러났으며, 성격에 제시된 국어과의 교과 역량은 문식성, 비판적 사고력, 협동, 자기 관리 등 많은 부분 OECD에서 제시하는 역량과 깊은 관련성을 보였다. ‘목표’는 학생 주도성, 새로운 가치 창조하기, 실행 등에 관한 내용이 포괄적인 수준에서 제시되었다.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 사항’에는 협동, 공감, 존중 등의 태도적인 요소와의 연관성이 드러났다.
셋째, OECD의 역량 중 많은 부분들이 성취기준에 반영되어 있었다. 특히 국어과의 역량이 비판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자기 관리, 공감, 존중과 같은 ‘기능, 태도, 가치 구인’ 및 학생 주도성 및 협력적 주도성과 같은 ‘주요 개념’과 연결되어 있었다. 다만, 새로운 가치 창조하기, 책임감 가지기, 긴장과 딜레마 해소하기 등 변혁적 역량 및 역량 개발 부분에서는 특히 새로운 가치 창조하기와 같은 항목에 주로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CCM 프레임워크에 제시한 자국어 교육과정에 관한 국내 코딩은 2명의 전문가가 협의하여 진행하였으며, 이후 2-3차례의 검토를 거쳐서 완성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어과 교육과정 CCM 결과는 ‘호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캐나다 서스캐처원주, 중국, 에스토니아, 그리스, 일본, 카자흐스탄, 대한민국, 리투아니아, 스웨덴, 러시아’의 참여국 12곳2)의 자국어 CCM 평균 결과와 비교하여 분석하였다(김종윤 외, 2019).
기초 소양과 관련한 OECD 참여국 평균 및 대한민국의 ‘OECD 2030 역량’ 반영 정도를 비교하면 [그림 3]과 같다.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기초 소양과 관련된 OECD 2030 역량 중 ‘데이터 리터러시, ICT 리터러시/디지털 리터러시’를 반영한 내용 코드 비율은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수리력’을 반영한 내용 코드 비율은 OECD 참여국 평균과 유사하게, ‘체육/건강 리터러시, 문식성’을 반영한 내용 코드 비율은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에서 모두 ‘문식성’은 자국어 교과, ‘수리력’은 수학 교과, ‘체육/건강 리터러시’는 체육/건강 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CT 리터러시/디지털 리터러시’는 우리나라와 참여국에서 모두 자국어 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데이터 리터러시’는 우리나라는 기술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은 반면, 참여국에서는 과학 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과(자국어 교과)에서는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 모두 차이점보다는 유사한 경향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 소양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 모두 문식성(우리나라 15%, OECD 참여국 평균 18%)과 ICT/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우리나라 13%, OECD 참여국 평균 12%)은 비교적 높은 정도의 반영을 보인 것으로 보였으며, 데이터 리터러시는 보통 정도로(우리나라 13%, OECD 참여국 평균 12%), 수리력과 체육/건강 리터러시는 아주 낮거나 거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 태도, 가치 중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 학습에 대한 학습’과 관련한 OECD 참여국 평균 및 대한민국의 ‘OECD 2030 역량’ 반영 정도를 비교하면 [그림 4]와 같다.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기능, 태도, 가치와 관련된 OECD 2030 역량 중 ‘문제해결력’을 반영한 내용 코드의 비율은 우리나라가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비판적 사고력’을 반영한 내용 코드 비율은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 평균이 같고, ‘학습에 대한 학습’을 반영한 내용 코드의 비율은 참여국 평균이 우리나라보다 높게 나타났다. ‘문제해결력’을 반영한 내용 코드가 우리나라에서는 자국어 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은 반면 OECD 참여국에서는 수학 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비판적 사고, 학습에 대한 학습’은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에서 모두 자국어 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국어과(자국어 교과)에서는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문제해결력은 5%p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판적 사고 및 학습에 대한 학습 역량 반영 정도는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문제해결력의 경우,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의 모든 행위가 문제 해결 과정이라는 내용 요소가 교육과정 성취기준상에 다양하게 반영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비판적 사고와 학습의 학습 역량은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이 대체적으로 유사한 수준으로 해당 역량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기능, 태도, 가치 중 ‘자기 관리, 끈기/회복력, 공감, 협동/협력’과 관련한 OECD 참여국 평균 및 대한민국의 ‘OECD 2030 역량’ 반영 정도를 비교하면 [그림 5]와 같다.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기능, 태도, 가치와 관련된 CCM 프레임워크 역량 중 ‘자기 관리, 공감, 협동/협력’을 반영한 내용 코드의 비율은 우리나라가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끈기/회복력’을 반영한 내용 코드 비율은 우리나라가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자기 관리, 공감, 협동/협력’을 반영한 내용 코드는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에서 모두 자국어 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끈기/회복력’을 반영한 내용 코드는 우리나라에서는 수학, 체육, 기술 교과에서만 반영된 반면, OECD 참여국에서는 7개 교과 모두에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과(자국어 교과)에서는 우리나라는 OECD 참여국에 비해 협동/협력(15%) 및 자기 관리 역량(13%) 반영 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감 능력(12%)은 OECD 참여국 평균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기능, 태도, 가치 중 ‘존중, 신뢰’와 관련한 OECD 참여국 평균 및 대한민국의 ‘OECD 2030 역량’ 반영 정도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기능, 태도, 가치와 관련된 OECD 2030 역량인 ‘신뢰, 존중’을 반영한 내용 코드의 비율 중 ‘존중’은 우리나라가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신뢰’는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 평균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주요 개념과 관련한 OECD 참여국 평균 및 대한민국의 ‘OECD 2030 역량’ 반영 정도를 비교하면 [그림 6]과 같다.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주요 개념과 관련된 OECD 2030 역량인 ‘협력적 주도성, 학생 주도성’을 반영한 내용 코드 비율은 우리나라가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모두 높게 나타난다. 특히 ‘협력적 주도성, 학생 주도성’을 반영한 내용 코드는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에서 모두 자국어 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자국어 교과 특성상 학생들이 언어를 사용하면서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기회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OECD 참여국의 평균과 비교해 볼 때, 국어과에서는 학생 주도성이 OECD 참여국 평균과 동일한 반영 비율(12%)로 나타났고, 협력적 주도성에서는 OECD 참여국 평균보다 5%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혁적 역량과 관련한 OECD 참여국 평균 및 대한민국의 ‘OECD 2030 역량’ 반영 정도를 비교하면 [그림 7]과 같다.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변혁적 역량과 관련된 OECD 2030 역량 중 ‘새로운 가치 창조하기’와 ‘긴장과 딜레마 해소하기’를 반영한 내용 코드 비율은 우리나라가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책임감 가지기’를 반영한 내용 코드 비율은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한편 ‘새로운 가치 창조하기’는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에서 모두 자국어 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과(자국어 교과)에서는 새로운 가치 창조하기 역량은 OECD 참여국 평균보다 2%p 높게 나타났으며, 긴장과 딜레마 해소하기 역량은 OECD 참여국 평균과 유사하게, 책임감 가지기는 OECD 참여국 평균보다 5%p 낮게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7]에서 역량 개발 범주와 관련한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역량 개발과 관련된 OECD 2030 역량인 ‘반성, 실행, 예측’을 반영한 내용 코드 비율은 우리나라가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모두 높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반성’을 반영한 내용 코드는 우리나라에서는 수학 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은 반면 참여국에서는 자국어 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다. ‘실행, 예측’은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에서 모두 자국어 교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과(자국어 교과)에서는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 모두 다른 교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량 개발 범주의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이는 자국어 교과에서 청자와 독자의 반응을 예측하는 활동,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 행위를 실행하는 활동, 자신의 언어활동을 반성하는 활동이 자국어 교과에서 두루 높게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OECD 참여국의 평균과 비교해 볼 때, 국어과에서는 역량 개발과 관련한 예측, 실행, 반성 역량 모두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다소 높게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 소양과 관련한 OECD 참여국 평균 및 대한민국의 ‘OECD 2030 역량’ 반영 정도를 비교하면 [그림 8]과 같다.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복합 소양과 관련된 OECD 2030 역량 중 ‘미디어 리터러시, 컴퓨팅 사고력/프로그래밍/코딩’을 반영한 내용 코드 비율은 우리나라가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기업가 정신, 금융 소양, 글로벌 역량,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소양’을 반영한 내용 코드 비율은 OECD 참여국 평균이 우리나라보다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국어과(자국어 교과)에서는 복합 소양 범주와 관련하여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14%)을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외의 복합 소양 관련 역량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참여국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10%)은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반영되었으나, 글로벌 역량(5%)과 지속 가능한 발전 역량(4%)을 제외하면 반영된 역량은 1% 이하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V. 논의 및 결론
이 연구에서는 OECD Education 2030에서 제안한 역량 틀과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과의 비교를 통하여 국어과 교육과정의 특성을 진단하고, 향후 국어과 교육과정 개선에 어떠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지 분석하여 보았다. OECD Education 2030의 CCM 프로젝트는 중학교급의 교육과정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기 때문에 이 연구에서는 2015 개정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을 대상으로 CCM 프레임워크 역량의 반영 정도를 분석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문서에서 ‘성격’, ‘목표’, ‘내용 체계 및 성취기준’, ‘교수ㆍ학습 및 평가의 방향’에서 OECD에서 제시하고 있는 28개의 역량과의 관련성 내용을 분석한 결과와 이에 따른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초 소양과 관련하여 국어과(자국어 교과)의 ‘OECD 2030 역량 반영 정도’를 비교하면 유사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의 기초 소양 관련 역량 반영 정도의 유사성은 자국어 교과가 문식성(literacy) 신장을 목표로 둔 기초 교과의 성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자국어 교과에서 핵심적인 것은 수리력이나 체육/건강 리터러시 역량보다는 언어에 기반을 둔 의사소통 능력 및 ICT 활용 능력이기 때문이다. 자국어 교과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이와 같은 기초 소양 측면의 국어과의 항존적 특성은 앞으로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문식성의 개념이 진화하고 확장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김종윤, 박재현, 옥현진, 2018; 원진숙, 2019), 데이터 리터러시 등과 같은 기초 소양의 반영 정도를 높일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기능, 태도, 가치 중 국어과는 ‘문제해결력’과 ‘학습에 대한 학습’에서는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높으나, ‘비판적 사고’는 평균이 같았다. 비판적 사고는 ‘비판적·창의적 역량’이라는 교과 역량에 반영되어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담화, 글, 작품을 정확하고 비판적으로 이해”(교육부, 2015) 한다는 국어과의 목표로서 반영되어 있다. 또한 학습에 대한 학습 역량은 메타인지(metacognition)를 바탕으로 자신의 언어활동을 점검·통제하며 자신의 학습 과정을 반성하는 성취기준이 교육과정상에 다양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역량을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과에서 문제 해결력, 비판적 사고, 학습에 대한 학습 역량은 국어 교과 학습에 필요한 실제적인 역량에 속하며 그 반영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후에는 실제로 이러한 역량이 교육과정 문서에서뿐 아니라 교실에서도 길러지고 있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기능, 태도, 가치 중 국어과는 ‘자기 관리, 공감, 협동/협력’에서는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높으나, ‘끈기/회복력’은 우리나라의 평균이 낮았다. 협동/협력 역량이 높게 반영된 것은 국어과 교과 역량으로 ‘공동체·대인 관계 역량’으로 반영되어 있고 듣기·말하기 영역에 협력적으로 소통하는 성취기준의 내용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기 관리 역량은 국어과의 ‘자기 성찰·계발 역량’과 관련되어 있으며 자기 성찰 및 점검을 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유의 사항에 제시되어 있다. 또한 공감 역량 역시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며 대화하기’ 등으로 국어과 성취기준에 제시되어 있으며, 배려와 공감의 자세가 교육과정상에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영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끈기/회복력 역량과 관련하여 OECD 참여국은 4% 정도로 적지만 끈기/회복력 역량을 교육과정에 반영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끈기/회복력에 해당하는 ‘Persistence/Resilience’의 개념이 우리나라 국어과 학술 공동체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데에서도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할 때 미래 사회의 변화에서 앞으로 이러한 역량이 추후 교육과정에서 보다 강조될 필요가 있다.
기능, 태도, 가치 중 국어과는 ‘존중’에서는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높으나, ‘신뢰’는 평균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그런데 OECD 참여국의 자국어 교육과정에서도 신뢰의 역량 반영 비율이 4%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은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한 가지 해석으로 OECD에서 규정한 신뢰의 개념이 “수행되었거나 계획된 행위의 신뢰성과 무결성에 대한 믿음에 기초하여 개인과 기관/조직에 대해 갖는 태도”(이미경 외, 2018, p.19)로 다소 조작적으로 개념 정의가 되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미의 신뢰와 다르게 제시되었다는 특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미래에도 신뢰와 같은 정의적 태도 역시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뢰와 관련한 정의적 특성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앞으로 보다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주요 개념과 관련된 CCM 프레임워크 역량의 반영 정도에서는 국어과는 ‘학생 주도성’과 ‘협력적 주도성’에서 모두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국어과의 성격 및 역량에 명시적으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학생 주도성의 경우 ‘주체적으로 국어 생활을 하는 태도’(교육부, 2015, p.4)에서, 협력적 주도성의 경우 국어과 교과 역량인 ‘공동체·대인 관계 역량’(교육부, 2015, p. 3)에서 드러나 있다. 또한 교수·학습 및 평가의 방향에서는 “학습자가 자기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하기 위하여 학습자의 요구를 수용하고 학습자 스스로 활동을 선택”(교육부, 2015, p.69) 하도록 하는 등 학습자의 주도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와 같은 교육과정 문서상 주요 개념의 높은 반영 정도가 실제 교실 상황에서 잘 구현되는지 탐구할 필요가 있다.
넷째, 변혁적 역량과 관련된 CCM 프레임워크 역량의 반영 정도에서는 국어과는 ‘새로운 가치 창조하기’와 ‘긴장과 딜레마 해소하기’에서는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책임감 가지기’는 우리나라의 평균이 낮았다.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비판적·창의적 역량’을 교과 역량의 하나로 제시하였으며, 국어과의 ‘목표’ 중 하나를 “다양한 유형의 담화, 글, 작품을 정확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효과적이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며 소통하는 데 필요한 기능”(교육부, 2015, p.4)의 신장으로 삼았다는 점도 새로운 가치 창조하기 역량이 국어과에서 강조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긴장과 딜레마 해소하기는 국어과 교과 역량인 ‘공동체·대인관계 역량’과 관련이 있으며, 듣기·말하기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상대의 감정을 고려하는 대화, 토의에서의 합리적인 문제 해결, 설득 전략의 비판적 분석 등과 같은 성취기준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다만, 책임감 가지기 역량은 OECD 참여국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반영되어 있다는 점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주도성을 지니고 다양한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며 언어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미래 사회에서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현행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그러한 요소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볼 때, 언어생활을 하는 내용들이 추후 교육과정 개정에서 보다 확대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변혁적 역량 개발 관련된 CCM 프레임워크 역량의 반영 정도에서는 국어과는 ‘예측, 실행, 반성’에서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다. 예측의 경우 청중을 고려하여 말하기, 글의 내용을 예측하기, 독자를 고려한 쓰기 등 언어생활과 관련한 예측하기의 성취기준 반영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실행 역량 역시, 국어과의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성취기준이 언어의 실제적 기능과 전략을 담보하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비율로 실행 역량이 교육과정에 반영되었다. 반성과 관련한 역량도 국어 교과 역량인 ‘자기 성찰·계발 역량’과 관련되어 있으며, 언어활동을 성찰하여 자신의 언어활동을 점검하는 학습 내용이 성취기준에 잘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섯째, 복합 소양과 관련된 CCM 프레임워크 역량의 반영 정도에서는 국어과는 ‘미디어 리터러시, 컴퓨팅 사고력/프로그래밍/코딩’에서는 OECD 참여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기업가 정신, 금융 소양, 글로벌 역량,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소양’은 우리나라의 평균이 낮았다. 복합소양과 관련한 우리나라와 OECD 참여국과의 유사성은 언어 교과로서의 공통된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OECD 참여국보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다소 높게 반영된 것은 국어과 교과 역량 중 하나인 의사소통 역량에서 “음성 언어, 문자 언어, 기호와 매체3)등을 활용”(교육부, 2015, p.3)하는 등 미디어의 활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실제 교육과정 문서상으로도 ‘매체 자료의 효과를 판단하며 듣기’, ‘매체상의 다양한 표현 방법과 의도 평가하며 읽기’, ‘매체 특성을 고려하여 표현하기’ 등 매체 관련 성취기준이 다양하게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OECD 참여국에 반영된 글로벌 역량, 지속가능한 발전 등은 교육과정 문서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현행 교육과정의 개선 지점이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다른 나라의 문학작품이나 텍스트 읽기, 의사소통 하는 방식들을 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함으로써 미래 사회에 학생들이 보다 넓은 시야 및 글로벌 감수성을 가지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 도출한 우리나라 국어과 교육과정 설계 및 실행을 위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CCM 프레임워크에서 제시한 28개의 역량을 국어과 교육과정에 모두 반영할 필요는 없지만, 미래 지향적인 국어 교과 역량 설정을 위하여 OECD Education 2030에서 제시한 28개의 역량에 대해서는 국어과 적용(활용)의 적합성과 정합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의 내용이 국어과 교육과정을 새롭게 개발하는 과정에서 국어과에서 어떤 역량에 중점을 두고, 어떠한 방식으로 역량을 반영할 것인지를 체계적으로 탐구하고 활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비판적 검증을 위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둘째, 현장교사들이 현재 교육과정을 실행할 때 재구성(교육과정 재구성, 교과서 재구성, 수업의 재구성)의 근거가 될 수 있다. 현장교사들은 기본적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교과서(국정, 검정, 인정)를 사용하여 수업을 한다. 이때에 교육과정 및 교과서, 수업의 재구성이 이루어지는데, OECD Education 2030에 나타난 28개의 역량의 반영 정도를 참고하여 재구성을 하는 데 근거로 삼고, 추가하고자 하는 내용의 아이디어도 이 연구의 역량 반영 양상을 참고할 수 있다. 특히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부족한 핵심 역량을 보완하여 재구성을 하는 데 이 연구 결과는 좋은 자료가 활용될 것이다.
셋째, 타 교과와의 융합 교육을 실시할 때 같은 핵심 역량을 중심으로 역량을 강화하는 데, 또는 서로 필요한 핵심 역량을 상보적으로 융합 연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어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비판적 사고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사회과와의 내용(성취기준)을 융합하는 경우에 사회과에서 ‘비판적 사고력’으로 강조되는 내용(성취기준)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넷째, 미래 사회에 필요한 국어과 교육의 의미를 성찰하고, 다른 나라와의 비교 연구 결과4)를 통해서 현재의 교육을 거울삼아 보다 나은 국어과 교육을 설계할 수 있다.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에는 기존의 국어과 교육과정의 내용을 살펴보기도 하지만, 다른 나라의 자국어 교육과정을 비교해 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와 같이 국어과 교육과정을 개정한다고 할 때에 이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의 국어과 교육에서 강조하고 있는 점, 보완해야 할 점 등이 무엇인지 제시해 준다. 이를 근거로 하여 앞으로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재상, 핵심역량, 목표와 내용(성취기준) 등을 구체화하여 교육과정으로 문서화하는 데 참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