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한 초등영어 교과서는 2018년 3·4학년 군에 도입되었고 올해는 5·6학년 군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즉,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전 학년이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로 학습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초등영어교육의 최종 학년인 6학년 교과서에 학년 군 성취기준과 교육과정에서 권장된 교수·학습 방법이 잘 반영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유의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6학년 영어 교과서 5종에 제시된 쓰기 학습을 다각적인 관점에서 분석하여 교과서 활용 및 개발에 대한 시사점을 찾아보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의 필요성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는데, 첫째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에서 교과서가 갖는 중요성이다. 우리나라 공교육은 교과서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특히 영어 교사용 지도서에는 차시별로 상세한 교수·학습 과정이 기술되어 있고 학습 및 평가 자료뿐만 아니라 수업의 전 과정을 진행하기 위한 교실영어가 제시되어 있다. 학교 영어 수업의 목표는 영어 교과서에 제시된 모든 것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렇게 교과서 의존도가 높을수록 교과서가 갖는 중요성도 함께 증가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학습자들이 해당 학년 군에서 요구되는 쓰기 능력을 갖추는 데에는 교과서에 얼마나 효율적인 쓰기 교수·학습 활동이 제시되었는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 연구의 두 번째 필요성은 영어 학습자의 자기표현 능력 및 문해력 향상을 위해 쓰기 학습이 갖는 중요성이다.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지구촌 사람들의 상호연관성은 영어 문해력의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서로 다른 언어권 사람들의 의사소통은 구두적인 상호작용과 더불어 다양한 SNS 도구나 자료를 활용한 문자언어 소통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영어 문해력을 익히는 것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양이다. 언어의 네 가지 기능 중 말하기와 쓰기는 자신을 표현하는 기능에 속하는데, 쓰기는 말하기와 달리 언어 자료에의 노출에 의해 자연스럽게 습득되기 어렵고 명시적인 학습 및 훈련이 필요한 기능이다. 초등영어 학습자는 기본적으로 교과서에 제시된 쓰기 교수·학습 절차와 방법을 통해 쓰기 능력을 기르게 되는데 교과서에 얼마나 효율적인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지는 학습자의 쓰기 능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런데 교과서에 어떤 쓰기 교수·학습 절차를 포함할지에 대한 결정은 쓰기 지도를 어떻게 접근하는지와 어떤 지도 전략을 도입할지에 대한 선택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학습자가 느끼는 쓰기 소재와의 친숙도 역시 쓰기 능력 개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6학년 영어 교과서의 쓰기 학습 활동을 쓰기 지도 접근법, 지도 전략, 쓰기 소재의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여 그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에 따른 연구문제는 아래와 같다:
Ⅱ. 이론적 배경
전통적으로 어린 학습자의 제 2언어 능력에서는 구어 능력이 먼저 발달되고 이어서 읽기와 쓰기의 발달이 진행된다고 여겨졌는데 이는 음성언어 구사력이 문자언어 발달을 위한 선행 요건이라고 보는 관점에 기인한다. 우리나라 초등영어 교육과정에도 이러한 관점이 일부 반영되었는데,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초등학교 영어는 음성언어를 사용한 의사소통능력 함양에 중점을 두고 문자언어 교육은 음성언어와 연계하여 구성하도록 권장된다(교육부, 2015). 그러나 제 2언어 연구자들은 학습자들이 말하기, 듣기, 읽기를 학습하면서 동시에 쓰기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자신의 모국어 능력을 활용하여 제 2언어 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 학습자들이 초기부터 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Wong & Faltis, 2018). 이러한 필요성에 기반한 초등학교 쓰기 지도 접근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것은 기능 중심 쓰기와 의사소통 중심 쓰기이다(Wong & Faltis, 2018). 먼저 기능 중심 쓰기 접근법에서는 문법 요소, 언어 형식, 철자, 대소문자 및 구두점 사용에 관한 지도에 초점을 둔다. 이 접근법의 가정은 학습자들이 의사소통적인 쓰기 활동을 하기 전에 기초적인 기능을 익히고 완전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의사소통 중심 쓰기 접근법은 학습자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이를 위해 주어진 주제에 대한 생각 모으기, 초안쓰기, 수정, 편집 그리고 출판이라는 일련의 쓰기 과정을 통해 의미 있는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표현하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이 접근법에서 강조되는 것은 학생들이 쓰기를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정리하여 유의미한 자기표현이 되도록 하는 것이며 실제적인 목적과 독자를 위해 쓰는 것이다. 이 접근법의 가정은 학습자들이 독립적이고 자발적인 연습, 자유로운 쓰기 주제의 선택 그리고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통해 쓰기 능력을 발달시킨다는 것이다.
기능 중심 쓰기와 의사소통 중심 쓰기의 두 접근법은 통제쓰기, 유도쓰기 자유쓰기의 유형 과 연관지을 수 있다. Raimes(1983)는 통제쓰기가 학습자가 쓸 내용과 형식이 거의 대부분 주어지는 쓰기인 반면 유도쓰기는 학습자가 사용할 문장 형태의 일부만 주어지고 나머지는 학습자 스스로 쓰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자유쓰기는 학습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신만의 문장으로 만들고 구성하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Raimes의 세 가지 구분은 쓰기 과업에 자기 표현의 여지가 어느 정도 포함되는지를 중심으로 하는데, 이러한 면에서 통제쓰기는 기능 중심 쓰기에, 자유쓰기는 의사소통 중심 쓰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장이나 글의 일부를 채워야 하는 유도쓰기는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그림에 맞게 문장이나 글을 완성해야 하는 경우는 자기 표현의 여지가 없으므로 기능 중심 쓰기에 가깝고 초대글의 일부를 비워두고 자신만의 생일초대장을 만들도록 하는 경우는 의사소통 중심 쓰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교과서의 쓰기 활동을 분석한 선행연구에서는 장르를 중심으로 분석한 연구(이선, 2017)가 있었으나 통제, 유도, 자유쓰기 유형을 중심으로 분석한 경우가 많았다. 이들 연구에서 공통적인 발견은 초등 5·6학년 교과서가 통제쓰기에 편중되어 있고 좀 더 자유로운 쓰기가 가능한 문장과 짧은 글쓰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김동규, 노은, 2016; 최보나, 2012)는 음을 지적하였다. 염지영, 최희경(2017)의 연구에서도 5·6 학년 영어 교과서에 통제쓰기 활동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으나 정작 학습자들은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유도쓰기와 자유쓰기 활동을 더 선호하였음을 보고하였다. 또한 김인옥(2018)은 3·4학년 영어 교과서의 쓰기 활동을 알파벳, 단어, 어구 쓰기로 나누어 분석하였는데 알파벳과 단어 쓰기에서는 통제 쓰기가, 어구 쓰기에서는 유도 쓰기 활동 유형이 가장 빈번하였음을 밝혔다.
Goldenberg(2013)는 효율적인 ELT 지도 전략으로 구체적인 안내, 시범보이기,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 효과적인 피드백, 동료학생과의 상호작용, 정기적인 평가 등을 제안하였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쓰기 교수·학습 방법으로 단계적 쓰기, 협력적 쓰기, 교정적 피드백 제공, 다른 언어 기능과의 연계, 통제쓰기에서 유의미한 쓰기로의 확대 등을 권장하다. 여기서는 선행연구와 교육과정에 제시된 내용 중 초등영어 쓰기에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지도 절차, 언어 기능 통합, 피드백, 참여자 구성의 네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지도 절차는 쓰기 과정에 따른 전략으로 쓰기 전, 쓰기, 쓰기 후의 세 단계의 과정을 들 수 있다. O’Malley & Pierce(1996)는 각 단계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세부 활동을 제안하였는데 먼저 쓰기 전 단계에는 주제 고안, 주제 접근 방법 구성, 토론, 개요 조직도 작성 등이 가능하다. 쓰기 중에 해당 되는 활동으로는 다시읽기, 점검하기, 삭제하기 등이 속하며 쓰기 후 활동에는 단어 및 문장 수정하기, 글 고쳐 쓰기,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 받기 등이 있다.
두 번째 지도 전략인 언어 기능 통합의 이점은 여러 연구자에 의해 주장되었는데 먼저 Shanahan & Lomax(1988)는 읽기와 쓰기의 상호작용적 모델에서 정보가 읽기에서 쓰기로 이동하거나 쓰기에서 읽기로 이동하므로 읽기와 쓰기 지식은 상호 영향을 주는 협력적인 관계에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읽기와 쓰기와 능력을 동시에 발달시키는 활동을 사용하는 것이 각각의 기능에 집중하는 활동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이러한 읽기와 쓰기 통합 전략은 자료 기반 쓰기(source-based writing)에서도 지지되는 주장으로, 자료 기반 쓰기의 이점은 학습자가 읽기 자료에서 언어적인 특징과 구조적인 패턴을 익혀 자신의 쓰기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Shi, 2018). 또한 말하기와 쓰기의 통합 지도에는 쓰기 전에 쓰게 될 내용을 말로 먼저 구사해보는 구두 리허설(oral rehearsal)이 있다. 특히 쓰기 초기 단계에서는 쓰기 전에 말하기를 먼저 시도하는 것이 유용한데, 이는 학습자에게 쓰기의 인지적인 부담감을 줄여주고 자신이 말하는 것을 스스로 들어봄으로써 수정해야 할 부분에 대한 인식을 가능하게 해준다(Myhill & Jones, 2009).
또 다른 쓰기 지도 전략은 완성한 글에 대해 효과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인데 피드백은 동료나 교사 또는 학습자 본인이 자기 점검의 형태로 실행할 수 있다. 동료 피드백은 1970-80년대 모국어 쓰기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이후 제 2언어 쓰기에서도 중요한 쓰기 지도 전략으로 여겨져 왔다(Hyland & Hyland, 2006). 이는 특히 쓰기 결과물보다는 여러 단계의 과업을 거쳐 쓰기를 완성하는 과정이 중요시되고 협동학습의 이점이 부각되면서 관심을 받게 되었다. 동료 피드백에서 유의할 사항은 학습자의 수준이 낮을 때 상대방의 글을 이해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효율적인 동료 피드백을 위해서는 피드백 과정에 대한 시범과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Hansen & Liu, 2005).
네 번째 쓰기 지도 전략은 참여자 구성이다. 쓰기는 일반적으로 개별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제 2언어 습득에서 협동학습의 다양한 이점이 입증되면서 쓰기 지도 전략으로 부각되었다. 특히 협동적인 쓰기 과정에 이루어지는 구두적 상호작용은 쓰기 결과물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Storch(2013)는 협동적 쓰기(cooperative writing)와 협력적 쓰기(collaborative writing)를 구분하였는데 전자에서는 쓰기 과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개별 학습자의 업무 분담이 중요시되고 후자에서는 과업을 완성하기 위해 전 과정에 걸쳐 학습자 간의 협의된 의사 결정과 기여가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즉, 협력적 쓰기 활동에서 학습자 간의 유의미한 협업이 더 광범위하게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협력적 쓰기 과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동료 피드백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범적인 협력적 쓰기에 대한 시범과 훈련이 필요하다.
Ⅲ. 연구 방법
6학년 영어 교과서의 쓰기 활동을 분석하기 위한 본 연구의 목적에 따라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올해부터 학교 수업에 사용되기 시작한 5종 교과서(검정)를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표 1>). 이 교과서들의 구성을 살펴보면 전체 단원 수는 11-14개 단원이고 각 단원은 모든 교과서에서 6차시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5·6학년의 주당 영어 수업은 3시간이므로 2주에 한 단원을 학습하게 된다. 차시별로 이루어지는 중점 언어 기능 학습은 모든 교과서에서 동일한데 1, 2 차시는 듣기, 말하기의 음성언어 학습이 이루어지고 쓰기는 3, 4, 5, 6 차시에 포함되어 있다. 또한 교과서별로 2-4개 단원 이후 복습 단원이 있는데 여기에도 쓰기 활동이 제시된다.
저자 | 알파벳 명 | 단원수 | 리뷰 단원 | 쓰기학습 차시 | 출판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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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00 외 | A | 14 | 3/4개 단원 이후 | 3-6 | 2019 |
박00 외 | B | 12 | 2개 단원 이후 | 3-6 | 2019 |
이00 외 | C | 12 | 3개 단원 이후 | 3-6 | 2019 |
최00 외 | D | 13 | 2개 단원 이후 | 3-6 | 2019 |
함00 외 | E | 11 | 2개 단원 이후 | 3-6 | 2019 |
본 연구의 자료는 6학년 5종 영어 교과서에 제시된 쓰기 학습 활동이다. <표 1>에 나온 바와 같이 쓰기 학습은 매 단원 3-6차시와 리뷰 단원에 포함되었는데 여기에 나온 쓰기 활동들을 분석하였다. 자료 분석 기준 설정에는 교육과정에 제시된 6학년 영어 쓰기 성취 기준과 권장된 교수·학습 방법, 그리고 선행연구에서 제안된 효율적 지도 접근법 및 전략을 참고하였다. 먼저 5·6학년 군의 쓰기 성취기준은 낱말과 어구 듣고 쓰기, 문장부호 바르게 사용하기, 구두로 익힌 문장 쓰기, 실물이나 그림 보고 한두 문장으로 쓰기, 그리고 예시문을 참조한 글쓰기이다. 이에 따라 권장되는 교수·학습 방법은 쓰기 전·중·후 활동을 통한 단계적 쓰기, 협력적 글쓰기, 교정적 피드백 제공, 다른 언어 기능과 연계한 지도, 통제쓰기에서 유의미한 쓰기로의 확대 등이다. 또한 교육과정에 제시된 영어 학습 소재의 선택 기준은 학습자에게 친숙하면서도 의사소통 능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교육부, 2015).
이에 따라 교과서의 쓰기 활동은 지도 접근법, 지도 전략, 쓰기 소재의 가지 기준에서 분석되었다(<표2>). 먼저 지도 접근법은 기능 중심 쓰기와 의사소통 중심 쓰기로 나누어 분석하였는데 기능 중심 쓰기는 주어진 단어 선택하여 쓰기, 오류수정, 단어 재배열 등 어휘나 문장 형식 등을 연습하는 데 중점을 둔 쓰기이고 의사소통 중심 쓰기는 자기소개 글쓰기나 광고문 쓰기와 같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 쓰기이다. 두 번째는 쓰기 지도 전략 측면에서 분석하였는데 여기에는 지도 절차, 언어 기능 통합, 피드백, 참여자 구성이 포함된다. 먼저 지도 절차에 있어 쓰기 전·중·후의 세 단계를 기본으로 하여 각 쓰기 활동이 어떤 절차로 이루어지는지를 분석하였다. 언어 기능 통합에서는 듣기, 말하기, 읽기와의 통합 여부와 그 방법을 살펴보았다. 피드백에서는 완성된 쓰기 과업에 대한 피드백이 동료, 교사 또는 학습자 자신 중 누구에 의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분석하였고, 참여자 구성에서는 쓰기 활동이 개별, 짝, 또는 모둠 중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는지를 분석하였다. 쓰기 활동의 세 번째 분석 기준은 소재인데 교육과정에 제시된 19개의 권장 소재가 어떤 빈도로 사용되었는지를 알아보았다. 이렇게 쓰기 교수·학습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세 가지 분석기준을 함께 적용하는 것은 대부분 1-2가지 기준을 적용한 선행연구와 차별되는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쓰기 활동의 진행 과정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6학년 영어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를 함께 참고하였다.
IV. 결과 분석
기능 중심 쓰기에서는 어휘, 언어 형식, 구두점 사용 등을 익히는데 중점을 두어 쓰기의 정확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표 3>는 교과서에 제시된 기능 중심 쓰기 세부 활동과 그 빈도를 나타내는데 여기에는 따라쓰기, 보고쓰기, 단어 재배열과 같이 쓸 내용이 모두 주어지는 통제적인 활동, 오류수정과 같이 문법적인 연습에 초점을 둔 활동, 그리고 글을 읽거나 그림을 보고 문장 또는 대화문을 완성하는 유도적인 쓰기 활동이 포함되었다. 기능 중심 쓰기는 전체 쓰기 활동의 74.3%를 차지하여 의사소통 중심 쓰기(25.7%)의 약 3배를 차지하였다. 기능 중심 쓰기 세부 활동의 분포를 교과서별로 보면 E 교과서를 제외한 모든 교과서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된 것은 문장, 글 또는 대화를 완성하는 활동이었는데(총 47.6.%) 이들은 주어진 글을 읽고 내용에 맞게 어구를 채워 넣는 활동이나 그림을 보고 상황에 맞는 어구를 써서 완성하는 활동으로 이루어졌다. C 교과서를 제외한 모든 교과서에서 두 번째로 빈번하게 사용된 활동은 보고쓰기였는데(20.1%) 이들은 주어진 글을 읽거나 그림을 보고 이에 부합하도록 어구를 채워 넣는 방식은 완성하기와 유사하지만 써야할 어구가 주어지고 여기에서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보고 쓰도록 하는 점이 달랐다. E 교과서에서는 이러한 보고쓰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54.4%). E 교과서를 제외한 모든 교과서에서 간헐적으로 제시된 것은 오류수정이었는데 어휘, 대·소문자, 비교급, 서수 등 문법적 요소의 사용에 대한 지식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주어진 단어나 어구를 재배열하여 그림에 맞도록 문장을 완성하는 활동 역시 3개 교과서에서 간헐적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문장 구조에 대한 학습자의 지식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쓰기는 E 교과서에만 유일하게 제시되었는데 써야 할 어구가 연한 글자로 주어지고 이 위에 따라서 써보는 형태였다.
의사소통 중심 쓰기는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유창성 향상에 목적을 두는 활동이다.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유형의 쓰기는 모든 교과서에서 창의적 과업의 형태로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자신의 생활습관 소개하기, 환경포스터 만들기, 우리 문화 소개하기, 생일파티 초대장 만들기, 건강음식 메뉴판 만들기, 광고문 만들기 등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과업이다. 의사소통 중심 쓰기는 모든 교과서에서 단원별로 1-2개씩 제시되었고 리뷰 차시나 특별 차시에도 포함되었다. 의사소통 중심 쓰기의 비중이 가능 큰 교과서는 C 교과서였는데(43.8%) 여기에는 단원별로 약 2회의 창의적 과업이 포함되었다. 나머지 교과서들은 18.6%-24.1%의 비중을 차지하였다. 의사소통 중심 쓰기가 창의적 과업이라는 한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 이유로는 문장이나 글의 일부를 완성하는 유도쓰기가 모두 기능 중심적인 성격이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문장이나 대화문, 또는 글의 일부를 써서 완성하는 활동은 모든 교과서에서 가장 빈번하게 제시되었는데 이들은 모두 주어진 단서(그림 또는 글)에 부합하도록 적합한 어구를 쓰는 것으로 자기표현의 여지가 없어 기능 중심 쓰기로 분류되었다.
쓰기 지도 접근법에 따른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기능 중심 쓰기가 의사소통 중심 쓰기에 비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여 6학년 쓰기 활동이 언어의 정확성을 익히는 목적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중 E 교과서가 두 가지 유형 간 가장 큰 차이를 보였고(81.4% vs. 18.6%), C 교과서에서 가장 작은 차이를 나타냈으며(56.2% vs. 43.8%) 나머지 교과서들은 전체 비중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6학년 영어 교과서에 의사소통적 쓰기 활동이 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교육과정에서도 쓰기 활동을 통제적인 것에서 점차 유의미한 것으로 확대할 것을 권장한다. 의사소통적 쓰기를 확대하는 하나의 방안은 문장이나 대화문 완성하기 등의 유도쓰기 활동을 학습자의 생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일을 나타내는 문장이나 초대장 만들기에서 달력에 표시된 날짜로 과업을 수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추가로 학습자 본인의 생일을 사용하여 실행한다면 의사소통적 쓰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쓰기 지도 전략을 지도 절차, 언어 기능 통합, 피드백, 참여자 구성의 네 가지로 구분하였는데 이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쓰기 교수·학습 방법으로 권장된 내용과 선행연구에서 제안된 효율적 쓰기 지도 전략에 기반한 것이다.
쓰기 지도 절차는 쓰기에 포함되는 일련의 과정을 중요시하는 과정 중심 쓰기와 결과물이 모범적인 글에 부합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결과 중심 쓰기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을 참조로 본 연구에서는 쓰기 전·중·후, 쓰기 중·후, 쓰기(중)의 세 가지 절차를 기준으로 6학년 쓰기 활동 과정을 분석하였다. <표 4>에 제시된 결과를 보면 모든 교과서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난 쓰기 절차는 전과 후의 활동 없이 쓰기만 하는 것이었는데 E 교과서에서는 약 70%가, 나머지 교과서에서는 약 절반의 쓰기가 이 절차에 해당되었다. 여기에 속하는 활동은 대부분 기능 중심적인 쓰기였는데 따라쓰기, 보고쓰기, 단어 재배열과 같은 통제적인 쓰기나 오류수정, 문장/대화문/글 완성하기에서 활용되었다.
D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 교과서에서 두 번째로 자주 활용된 지도 절차는 쓰기 전·중·후의 세 단계였는데 C 교과서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고(43.7%), D 교과서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15.5%). 이 세 단계 절차는 대부분 의사소통 중심 쓰기에서 활용되었는데 예를 들어, 자신의 생활 습관에 대한 글쓰기 활동 시 먼저 자신의 좋은 습관과 좋지 않은 습관에 대한 생각 모으기를 한 후 이를 정리하여 글을 쓰고 이후 친구들과 공유하는 활동의 세 단계로 진행되었다. 또한 모둠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활동에도 도입되었는데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약을 상상하여 이야기 나누고 이에 대한 광고문을 함께 작성하여 발표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절차로 이루어졌다.
또한 쓰기 중·후의 두 단계 절차는 D 교과서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38.1%) 나머지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절차의 예는 주어진 단서를 보고 각자 대화문을 완성한 후 짝이나 모둠에서 역할극 하기, 또는 각자 글을 완성한 후 모둠이나 학급에서 공유하는 것이다. 5종 교과서를 종합해 보았을 때 쓰기만 하는 절차가 가장 높은 수준을 차지했고(54.8%) 다음은 쓰기 전·중·후의 세 단계 절차와(24.1%) 쓰기 중·후의 두 단계 절차가 이어졌다(20.1%). 이러한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교육과정에서도 권장되는 바와 같이 쓰기 전과 후의 활동이 포함되는 단계적 쓰기가 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안은 기능 중심 쓰기 진행 시, 학습한 내용을 상기해보는 쓰기 전 과정이나 쓰기 후 동료와 공유하는 과정을 확대하는 것이다.
현 교육과정에서 권장하는 또 다른 쓰기 교수·학습 방법은 다른 언어 기능과 연계한 지도인데 이는 Shanahan & Lomax(1988)의 읽기·쓰기 상호작용적 모델과 Myhill & Jones(2009)의 구두 리허설에서도 효율적인 쓰기 지도 전략으로 언급된 것이다. <표 5>는 6학년 쓰기 활동에 반영된 언어 기능 통합을 분석한 결과인데 A, C, D 교과서에는 말하기와 쓰기의 통합이 가장 빈번하게 제시되었고(38%-46.7%), B 교과서에는 말하기와의 통합과 비통합의 경우가 같은 수준이었으며(38.4%), E 교과서는 언어 기능을 통합하지 않고 쓰기만 이루어진 경우가 가장 많았다(64.2%). 말하기와의 통합은 대부분 각자 완성한 대화문으로 동료와 역할놀이 하는 방식과 완성한 과업을 모둠이나 학급에서 발표하는 등 주로 후속 활동에 활용되었고 쓰기 전에 먼저 쓰게 될 내용에 대해 말해보는 구두 리허설 유형은 매우 드물었다.
다음은 읽기와 쓰기가 통합된 활동이 종종 제시되었는데 이는 C 교과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고(37.5%), A, B 교과서는 같은 수준이었으며(23.3%) E 교과서에서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13.6%). 모든 교과서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난 읽기와 쓰기의 통합 방식은 주어진 대화문이나 글을 먼저 읽고 그 내용에 부합하도록 표, 문장 또는 짧은 글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이때 성공적인 쓰기를 위해서는 학습자에게 두 가지가 요구되는 데 글의 내용 이해와 언어 형식의 파악이다. 이러한 읽기·쓰기 통합 지도는 Shi(2018)가 언급한 자료 기반 쓰기(source-based writing)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학습자의 읽기 이해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자료에 포함된 언어 형식을 익혀 자신의 쓰기에 활용하도록 유도한다.
듣기와 쓰기 통합의 경우는 E 교과서에만 3회 제시되었는데 낱말을 듣고 철자의 일부를 쓰거나 문장을 듣고 빈칸에 들어갈 어구를 골라 쓰거나 따라쓰기 등 기능 중심 쓰기에 도입되었다. 5종 교과서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말하기와의 통합과 비통합의 경우가 비슷한 수준이었으며(36.2% vs. 37.6%), 읽기와의 통합이 다음으로 많았고(25.4%) 듣기와의 통합이 가장 적게 나타났다(0.8%). 비통합의 경우는 교과서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E 교과서가 가장 큰 비중을 보였고(64.2%) C 교과서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18.7%). 전체적으로 다른 언어 기능과 통합되는 쓰기 활동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말하기와의 통합이 후속 활동 뿐만 구두 리허설의 형태로 쓰기 전 단계에도 이루어질 수 있다면 학습자들이 쓰기를 좀 더 쉽게 접근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교육과정에서는 쓰기 결과물에 대한 교정적 피드백의 제공을 권장하는데 이는 언어의 정확성을 향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피드백의 주체를 기준으로 자기, 동료, 교사 피드백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자기 피드백은 대부분 해당 단원의 목표 언어 형식(예, 학년을 묻고 답하는 문장 쓰기, 계획을 나타내는 어구 쓰기)을 바르게 사용하여 쓸 수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하여 3단계 또는 5단계의 체크리스트에 표시하는 방식이었다. 교사 피드백은 학생들이 쓰기 과업을 완성한 후 정답을 확인해주는 방식이었는데 이는 주로 기능 중심 쓰기 활동 후에 이루어졌다. 동료 피드백은 쓰기 결과물의 정확성뿐만 아니라 내용과 태도에 대한 피드백도 포함하였는데 예를 들어, 동료의 광고문 발표를 듣고 가장 설득력 있는 광고문을 선정하거나, 협동하며 즐겁게 참여하였는지를 상호 평가하는 부분이 포함되었다.
<표 6>는 피드백 유형에 따른 빈도 분석 결과인데 A, B, E 교과서에는 교사 피드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고(46.1%-60%) C 교과서에는 동료 피드백이(43.7%), D 교과서에는 자기 피드백이 가장 빈번히 나타났다(46.4%). 동료 피드백은 C 교과서 이외의 모든 교과서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는데 E 교과서의 경우 10%만 이에 해당되었다. (E 교과서의 경우는 하나의 쓰기 결과물에 대해 교사 피드백과 자기 피드백이 모두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이전 표에 제시된 전체 쓰기활동 수(81)를 초과한 피드백의 계(110)가 나왔다.) 5종 교과서에 제시된 피드백 유형을 종합적으로 보면 교사, 자기, 동료의 순이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모든 교과서에서 기능 중심 쓰기 활동이 의사소통 중심 쓰기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임을 고려할 때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어휘나 언어 형식을 익히는 것이 주된 목적인 기능 중심 쓰기 후에는 교사가 정답을 알려주어 학습자 얼마나 정확하게 썼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답 확인 후 학습자가 틀린 부분을 스스로 수정하는 단계까지 제시된 경우는 드물었는데 이는 언어 형식을 익히는데 중요한 절차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능 중심 쓰기 후 오류수정의 단계까지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상호간에 도움이 되는 효과적인 동료 피드백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Hansen & Liu(2005)가 주장한 바와 같이 동료 피드백 방법에 대한 명시적인 설명과 시범 및 훈련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과정에서 쓰기 교수·학습방법으로 권장하는 협력적 글쓰기가 6학년 교과서에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쓰기 활동 참여자 구성을 개별, 짝, 모둠으로 나누고 이에 따른 협업과정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표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D 교과서를 제외한 모든 교과서에서 가장 빈번하게 제시된 것은 개별 쓰기였는데 그중에서도 B 교과서가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61.5%). 개별 쓰기가 가장 빈번히 이루어진 이유는 기능 중심 쓰기가 전체의 약 74%를 차지하고 나머지가 의사소통 중심 쓰기라는 결과와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즉, 어휘나 언어 형식, 또는 구두점 사용을 익히는 데 중점을 두는 쓰기 활동에서는 먼저 학습자가 개별적으로 써보는 시간을 갖고 교사가 이에 대한 답을 확인해주는 과정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A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 교과서에서 두 번째로 빈번하게 활용된 참여자 구성은 모둠이었는데 C 교과서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43.8%). 모둠으로 이루어지는 쓰기 활동은 주로 창의적 과업이나 프로젝트 완성하기와 같은 의사소통적인 쓰기에 도입되었다. 모든 교과서가 모둠으로 이루어지는 쓰기 활동을 포함하지만 이들이 교육과정에서 권장되는 협력적 쓰기를 의미하는지의 여부는 교과서별로 차이를 보인다. 협력적(collaborative) 쓰기는 협동적(cooperative) 쓰기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Storch, 2013), 협동적 쓰기가 모둠원 간의 역할 분담에 중점을 둔다면, 협력적 쓰기에서는 전체 과정에 걸쳐 모둠원이 의견을 공유하고 함께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시된다. C 교과서에는 이러한 협력적 쓰기에 가까운 활동이 제시되었는데 예를 들어, 동아리 홍보 포스터 만들기 프로젝트 과정에서 모둠원의 사전 논의, 주어진 쓰기 역할 완성, 완성 후 공유 등의 절차가 포함되었다. 다른 교과서들은 대부분 쓰기 과업을 개별적으로 완성한 후 이를 바탕으로 모둠에서 역할놀이를 하거나 쓴 것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즉, 실제 쓰는 과정에서 구성원이 협력하기보다는 개별적인 과업 완성 이후의 활동을 모둠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짝으로 진행되는 쓰기는 모든 교과서에서 가장 낮은 빈도를 보였는데 이 경우에도 쓰기 중에 협력이 이루어지기보다는 각자 쓰기 과업을 완성한 후 공유하거나 연습하는 후속 활동에서 나타났다. 활동 참여자 구성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쓰기 활동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52.6%), 모둠이 30%, 그리고 나머지가 짝으로 진행된다(17.5%). 기능 중심 쓰기에 편중된 현상이 개별쓰기를 자주 하게 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으나 이러한 쓰기 후에도 동료와 함께하는 후속 활동을 통해 서로에게 배우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좀 더 유의미한 협력적 쓰기가 되기 위해서는 후속 활동뿐만 아니라 쓰기 동안에도 동료와의 협업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영어 학습 소재로 학습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친숙한 화제를 중심으로 하여 의사소통능력, 탐구능력, 문제해결능력과 창의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권장한다. 이에 따라 6학년 쓰기 활동에는 교육과정에 제시된 19개의 소재가 어떤 분포로 사용되는지를 분석하였다. 소재 분석에는 기능 중심 쓰기와 의사소통 중심 쓰기를 모두 포함하였는데 한 단원에 포함된 쓰기 활동들은 대부분 같은 소재를 사용하였으나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사람이나 사물의 크기와 무게 등을 비교하는 단원의 소재는 일상생활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단원에 포함된 쓰기 중 하나는 동물에 관한 글을 읽고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어서 자연현상 소재로 구분하였다.
<표 8>은 교과서별 쓰기 소재의 빈도를 분석한 결과인데 A 교과서의 경우 사회생활/대인관계가 가장 큰 비중을 나타냈고(23.4%), 개인생활과 학교생활이 같은 비중을 보였다(16.7%). 이 교과서에는 총 10개의 비교적 다양한 소재가 포함되었는데 이 교과서에만 다루어진 소재는 자연현상, 우리 문화 소개, 공중도덕이었다. B 교과서에는 학교생활과 여가선용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고(23.05%) 다음은 개인생활 및 사회생활(15.4%)이었으며 총 7가지의 소재가 사용되었다. C 교과서는 여가선용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28.1%) 유일한 교과서인데 여기에는 취미, 여행, 건강, 운동 등이 폭넓게 활용되었다. D 교과서에는 사회생활(22.6%)과 개인생활(21.4%)이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며 이어서 학교생활, 가정생활의 순으로 나타났다. E 교과서는 학교생활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23.4%) 가정생활과 여가선용이 동일했다(17.4%).
5종 교과서의 쓰기 소재를 종합했을 때 그 빈도는 학교생활, 여가선용, 사회생활의 순이었으며 이외에도 모든 교과서에서 다루어진 소재는 개인생활과 가정생활이었다. 이들 다섯 가지 소재가 전체의 약 82%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간헐적으로 포함되었다. 5종 교과서 중 3종에서 활용된 소재는 환경문제, 진로문제, 일반교양인데 이들은 6학년 학생들에게 다루기 적합한 소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빈도를 보인 것은 자연현상, 공중도덕, 우리 문화 소개였는데 3종 교과서에서 이들 소재가 포함되지 않았다. 교과서별로 다루어진 소재의 범위를 보면 A 교과서가 10개로 가장 다양했고 나머지는 7-8개의 분포를 보였다. 쓰기 소재에 관한 이러한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교육과정에 제시된 19개의 소재가 쓰기 활동에 좀 더 다양하게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6학년의 인지적인 수준을 고려할 때 일반교양이나 자연현상에 대한 소재가 좀 더 확대되는 것이 학습 동기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V. 결론 및 논의
본 연구의 목적은 올해부터 초등영어 수업에 도입된 6학년 영어 교과서의 쓰기 학습 활동을 세 가지 기준에서 분석하고 그 시사점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첫 번째 기준은 쓰기 지도 접근법으로 여기서는 기능 중심 쓰기와 의사소통 중심 쓰기로 구분하여 쓰기 활동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어휘나 언어 형식을 익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 기능 중심 쓰기가 약 74%를 차지하였고 자신을 표현하거나 창의적인 과업을 수행하는 의사소통적 쓰기가 나머지를 차지하여 기능 중심 쓰기에 편중된 경향을 보였다. 완성하기의 경우에도 주어진 그림이나 글에 부합하게 어구를 쓰게 되어 학습자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기회가 차단되어 있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연구 결과들(김동규, 노은, 2016; 최보나, 2012; 염지영, 최희경, 2017)과도 유사한 것으로 의사소통 중심 쓰기의 비중이 좀 더 확대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데, 이를 통해 학습자가 문자 언어로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쓰기 학습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의사소통 중심 쓰기는 글쓰기나 프로젝트 활동의 형태로 모든 교과서에서 매 단원 한 차례 이상씩 포함되어 있으나 기능 중심 쓰기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의사소통적 쓰기를 확대하는 방법은 문장이나 글을 완성하는 활동에서 주어진 단서에 맞도록 어구를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의 일부를 채워 자신의 생일초대 카드 만들기와 같이 학습자 스스로의 생각이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김인옥(2017, p. 70)이 제시한 바와 같이 교사의 안내와 예시를 통해 그림 묘사하기와 같은 자유로운 글쓰기를 할 수 있다.
두 번째 분석 기준은 쓰기 지도 전략인데 여기에는 지도 절차, 언어 기능 통합, 피드백, 참여자 구성을 포함하였다. 먼저 지도 절차에서는 쓰기 전·중·후의 세 단계, 쓰기 및 후속 활동의 두 단계, 그리고 쓰기만 하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는데 그 결과 쓰기 전·후 활동 없이 쓰기만 하고 교사가 정답을 확인해주는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다(54.8%). 쓰기 전·중·후의 세 단계 절차는 약 1/4을 나타냈는데 이는 대부분 의사소통적 쓰기에 해당되는 창의적 과업 완성하기에서 활용되었다.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 쓰기 중·후의 두 단계 절차였는데 이는 주로 쓰기 과업 완성 후 짝이나 모둠에서 공유하는 방식이었다(20.1%). 쓰기 전·후의 과정 없이 과업을 완성하고 교사가 답을 확인해주는 절차가 가장 빈번하게 활용된 이유는 전체 쓰기 활동이 기능 중심 쓰기에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과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즉, 학습자들이 어휘나 언어 형식을 익히기 위해서는 먼저 학습자가 알고 있는 것을 쓰고 교사가 답을 알려주어 얼마나 정확하게 썼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기능 중심 쓰기에서는 정답 확인 후 짝이나 모둠에서 완성된 대화문을 공유하거나 역할놀이를 해보는 등 후속 활동이 포함되었는데 이러한 활동의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언어 기능 통합 측면에서 나온 결과는 쓰기만 하는 비통합과 말하기와 쓰기를 통합한 활동이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활용됨을 보였다. 말하기와의 통합은 학습자들이 각자 대화문 또는 글을 완성한 후 짝이나 모둠에서 역할놀이를 하거나 공유하고 학급 전체에 발표하는 방식 중 선택적으로 이루어졌다. 읽기와의 통합은 주어진 글을 읽고 내용을 나타내는 문장을 완성하는 자료기반 쓰기의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쓰기 활동 다른 언어 기능과 통합적으로 이루어진 경우(62.4%)가 그렇지 않은 경우(37.6%)보다 많았다는 점은 쓰기가 다른 언어 기능과 통합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더 향상된 결과를 가져온다는 면에서 볼 때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Myhill & Jones, 2009). 다만 같은 표현 기능인 말하기와의 통합이 쓰기 후에만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쓰기 전에도 실시된다면 Myhill & Jones(2009)가 주장한 구두 리허설의 효과를 주어 쓰기의 질적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피드백과 관련된 결과에서는 교사 피드백이 가장 빈번히 제시되었는데(46.5%) 이 역시 기능 중심 쓰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과 연관된다고 할 수 있다. 즉, 언어 형식이나 구두점 사용을 연습하는 쓰기에서는 교사가 정답을 알려주고 학습자가 어느 정도 맞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모든 교과서에서 기능 중심 쓰기 후 정답을 확인하는 과정이 포함되었으나 오류가 있을 경우 학습자가 이를 수정하게 하는 과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교과서에서는 짝에게 결과물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은 후 이를 바탕으로 수정하는 과정이 명시되어 있었는데 쓰기 결과물의 질적 향상을 위해 정확성이나 내용에서의 수정 과정이 더 자주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활동 참여자 구성에서는 개별적인 쓰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52.6%), 나머지는 모둠이나 짝으로 진행되었다. 기능 중심 쓰기가 전체 쓰기의 약 74%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개별 쓰기가 자주 활용되는 데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는데, 언어의 기능을 익히는 단계에서는 먼저 개별적으로 쓰기를 완성하여 학습자가 목표 언어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둠이나 짝 활동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는데 이들은 대부분 개별적으로 쓰기 과업을 완성한 후 동료와 공유하거나 역할놀이를 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좀 더 유의미한 모둠 활동은 창의적 과업 진행 시 이루어졌는데 아이디어 모으기 등의 쓰기 전 단계와 쓰기 및 후속 활동에서도 동료와의 협력이 이루어졌다. 약 절반의 쓰기는 개별적으로, 또 다른 절반은 동료와 함께 하는 비율은 쓰기의 정확성과 유창성을 향상하는 데 적절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정확성 중심 쓰기를 한 이후에도 동료와 피드백을 교환한 후 수정하는 절차를 확대하면 쓰기의 완성도를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분석 기준은 쓰기 소재였는데 교육과정에 제시된 19가지의 소재가 어떤 빈도로 사용되었는지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학교생활이 가장 빈번했고 여가선용, 사회생활, 개인생활이 유사한 수준이었다. 교과서별로 사용된 소재의 분포는 7-10개 사이였는데 교육과정에 제시된 소재가 좀 더 다양하게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특히 우리 문화 소개, 자연현상, 공중도덕의 소재는 한 교과서에서만 사용되었는데 이들 소재는 6학년 쓰기에서 사용되기에 적합한 수준이므로 더 확대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교과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영어교육에서 질 높은 교과서를 제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그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수준과 교육여건에 맞게 교과서의 내용을 유동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즉, 일부 기능중심 쓰기를 의사소통 중심 쓰기로 변형하거나 오류수정 과정을 추가하거나,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았으나 관련된 쓰기 소재에 대해 얘기해보는 유동적 활용은 학습자의 필요를 충족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와 시사점은 교과서의 이러한 유동적 활용에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