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세계 각국에서는 미래사회 교육 환경 변화에 따른 예측과 함께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과 핵심 역량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래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의 정의에는 대체로 교과 성적으로 대표되는 인지적 영역에서의 높은 성취만이 아닌, 의사소통 기술과 협업 능력 등 21세기 핵심 역량과 함께 개인의 적성, 인성, 잠재력, 태도, 특기 등 정의적 영역에서의 성취까지도 포함하는 전인적 특성을 갖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많은 국가에서는 미래지향적 교육의 관점에서 인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 간 균형있는 교육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인재 양성 정책을 수립하고 실질적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듯 정의적 영역에서의 특성 및 성취는 학업성취도와 함께 학교 교육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자 인지적 성취에 영향을 주는 주요 예측변인으로서 학교 교육의 전반적 질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그 예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주관의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이하 PISA)나 국제교육위원회(IEA)에서 주관하는 Trends in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이하 TIMSS)와 같은 국제비교 연구에서는 매 평가 주기마다 수학과 과학 교과로 대표되는 인지적 영역에 대한 학업성취도를 평가함과 동시에 학생의 정의적 특성에 대한 측정과 교육맥락 변인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정의적 성취 특성과 교육맥락 변인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자료 수집의 범위가 확대되고 분석 방법 또한 고도화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나라의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한 책무성 평가 체제로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이하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학생들의 다양한 학교생활 및 학습과 관련하여 정의적 특성에 대한 측정과 분석을 토대로 전인적인 성장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기능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박인용 외, 2017). 학업성취도 평가는 국내외 교육 동향 및 정책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크고 작은 규모의 평가 체제 개편이 이루어져 왔는데, 최근 개편된 내용을 살펴보면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인재상과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하기 위한 방향으로 핵심 역량 및 적성 및 인성 관련 교육을 비롯한 정의적 영역에 대한 측정과 그에 따른 해석 및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교육부, 2015b). 또한, 교육부는 배움을 즐기는 수학교육 실현 방안 중 하나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수학에 대한 흥미, 자신감, 학습의욕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누적 관리하는 평가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교육부, 2015a). 이와 같은 교육부의 정책 추진은 PISA와 TIMSS 등 국제비교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우리나라 학생들의 인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 간 불균형적 성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국가 차원의 교육 목표와 방향에 따라 학업성취도 평가 체제가 개편되고 평가 결과에 기반하여 학생들의 학업 성취 현황을 파악하여 교육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함으로써 평가의 환류체제가 적절하게 기능할 수 있게 된다(박인용 외, 2017). 학업성취도 평가의 환류체제 내에서 학습자와 교수자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교수·학습 개선을 위한 교육 정책 수립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나라 학생들의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자료 수집과 분석이 정교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본 연구와 유사한 주제나 맥락에서 지금까지 수행된 연구 대부분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나 정의적 성취 특성의 영향 요인을 탐색하거나 변인들의 관계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둔 반면, 자료에 내재된 성취 특성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집단을 분류하거나 측정 요소별 성취 패턴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연구는 희소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잠재프로파일 분석 방법을 적용하여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에 내재된 학생들의 수학과 정의적 특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잠재프로파일 분석 방법을 적용하여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에 따른 잠재집단을 분류하고, 잠재집단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및 학생 특성 변인들의 영향력을 분석하는 데 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업성취도 평가 수학과 정의적 성취에 대한 잠재프로파일은 몇 개의 유형으로 분류되며, 각 프로파일은 어떠한 성취 특성을 나타내는가? 둘째, 잠재프로파일 또는 잠재집단을 분류하는 데 있어 학생 및 학교 특성 관련 변인 중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무엇이며 그 효과는 어떠한가? 이러한 연구문제에 대한 실증적 자료 분석 결과에 기초하여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학업성취도 평가 환류의 내실화와 관련 교육정책 수립에의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정의적 영역에서의 성취 특성은 인간의 여러 가지 행동 특성 중 정서, 감정, 느낌이 반영된 행동 특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인지적 성취 특성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정의된다. 정의적 성취 특성의 측정 구인에 대해 학자별로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는데, McLeod(1992)는 정의적 성취 특성을 신념, 감정, 태도로 구성된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즉, 학교 현장에서 학습자는 특정 교과에 대한 신념을 지니며, 특정 교과를 학습하는 과정과 결과를 통해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면서, 그 교과에 대한 학습자의 학습 태도가 다양한 방식으로 발달한다고 보았다. 이에 Goldin(2002)은 가치라는 영역을 추가하여 정의적 성취 특성을 신념, 태도, 감정, 가치를 포함한 네 개의 영역으로 정의하였다. PISA와 TIMSS의 평가틀에서도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하위 구인이 명시되어 있다. PISA의 경우 흥미, 도구 동기, 자아효능감, 자아개념, 불안 등으로 정의적 성취 특성을 측정하고 있으며(OECD, 2017), TIMSS에서는 교과 관련 정의적 특성을 자신감, 흥미, 가치인식의 세 가지 구인으로 측정하고 있다(Mullis & Martin, 2013). PISA와 TIMSS 평가틀에서는 공통적으로 자신감과 흥미를 정의적 성취 특성 측정의 중요한 요소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해 선행연구에서 정의된 내용을 종합하여 김선희, 김부미, 이종희(2014)는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측정에는 일반적으로 흥미, 동기, 태도, 신념, 자아개념 등의 심리·정서적 구인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한편, 다수의 선행연구(Smith, 1990; 정혜승, 오은하, 김종윤, 2016; 이진향, 1994; 김재철, 2002)에서는 정의적 성취 특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교과 태도를 다루고 있다. 먼저 읽기 영역에서 Smith(1990)는 아동부터 성인에 이르는 다양한 학습자 수준에 따라 흥미, 불안, 어려움, 내·외적 강화, 읽기 방법 등에 관한 읽기 관련 학습 태도를 측정하였다. 정혜승, 오은하, 김종윤(2016)에서는 읽기에 대한 흥미, 가치인식, 효능감 측면에서 학습자의 읽기 태도를 조사하였다. 수학 교과와 관련하여 이진향(1994)은 교과 태도에 대한 측정 구인을 자신감, 유용성 지각, 흥미의 세 영역으로 분류하였으며, 김재철(2002)은 필요성 인식, 자신감, 흥미의 세 영역으로 구분하여 수학 교과에 대한 태도를 측정하였다. 학생의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측정 맥락에서 수행된 국내외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다른 교과에 비해 수학 교과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압도적으로 많으며, 이를 통해 수학 교육 맥락에서 학생들의 정의적 성취 특성이 주요 연구 주제로 지속적으로 탐색되고 검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세계 각국의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학생들의 정의적 특성을 함양하기 위한 노력은 국가경쟁력과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국가 수준의 교육 책무성 점검 및 질 관리 목적으로 시행되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 관련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학생 설문을 통해 특정 교과에 대한 흥미, 가치, 자신감 등에 대한 측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측정 결과에 대한 다각적인 측면에서의 분석 및 활용을 통해 정의적 성취 영역에 대한 교수·학습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2016년 이전 주기까지 학업성취도 평가 학생 설문은 전수조사와 표집조사를 포함한 이원화된 체제로 운영되었으며, 전수조사 학생 설문에서는 교과별 학습 태도를 교과 흥미와 교과 가치의 두 개의 범주로 구분하여 측정하였고 표집조사 학생 설문에서는 보다 세분화된 범주에 따른 교과 태도가 측정되어 왔다.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갖고 수학의 가치를 인식하며 수학 학습자로서 바람직한 태도와 실천 능력을 기르는 것을 교육 목표로 설정하였으며, 교과목의 ‘성격’, ‘교수·학습 및 평가의 방향’ 부문에서도 정의적 영역을 보다 강조하고 있다(교육부, 2015a). 이와 관련하여 이광상 외(2016)는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의 방향과 최근의 국내외 수학의 정의적 영역 관련 연구 동향을 반영하기 위한 취지에서 수학과 정의적 영역을 보다 타당하고 신뢰롭게 측정하기 위한 학생 설문 개정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기존 주기 표집 설문에 문항을 부분적으로 추가하여 ‘흥미’, ‘자신감’, ‘가치’, ‘학습의욕’을 포함한 네 개의 측정 구인으로 수학 교과 태도 척도를 구성하였다. 이 네 개의 측정 구인에 대해 총 20 문항(자신감 5문항, 흥미 5 문항, 가치 6 문항, 학습의욕 4 문항)의 설문 문항을 개발하였으며, 2016년 학업성취도 평가 표집 조사에서 개정된 학생 설문을 시행하였다.
이광상 외(2016)와 그 후속 연구인 박인용 외(2017)에서 도출한 ‘흥미’, ‘자신감’, ‘가치’, ‘학습의욕’의 네 가지 구인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 측정의 첫번째 구인은 수학 교과에 대한 흥미로서 선행연구의 정의를 종합하여 이광상 외(2016)에서는 ‘수학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 및 수학 학습 활동을 수행하면서 경험하는 즐거움’으로 정의하였다. 동일 연구에서 두 번째 구인인 자신감을 ‘수학 과제를 성공으로 수행하거나 성취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판단’으로 정의하였다. 이어 세 번째 구인인 가치(value)의 개념과 관련하여 미국수학교사협의회(National Council of Teachers of Mathematics, 2000)의 설명을 인용하면서 수학 교육의 필요성을 일상 생활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삶을 위한 수학’, 인류의 위대한 업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문화유산으로서의 수학’, 다양한 직업과 전문 분야에서 요구되는 수학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데 필요한 ‘직업을 위한 수학’, 수학자, 공학자, 과학자 양성의 기반이 되는 ‘과학기술 사회를 한 수학’으로 제시하였다, 이렇듯 수학에 대한 ‘가치’는 연구자에 따라 다양한 개념으로 정의되고 있으나, 이러한 정의들을 종합적으로 살펴 볼 때 대체로 수학에 대한 유용성의 인식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광상 외(2016)는 선행연구의 내용을 종합하여, 학습의욕을 ‘수학을 학습하려는 인내와 노력 및 수학 학습 상황에서 어렵고 낯선 문제나 과제에 도전하려는 자세’로 정의하였다.
국내외 다수의 연구(송미영 외, 2013; Ma & Kishor, 1997; Sun, Bradley, & Akers, 2012)를 통해 교과 태도 즉 정의적 성취와 학업성취도 간 정적인 관련성을 밝히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PISA와 TIMSS 등 국제학업성취도 비교 연구에서도 학업성취도와 정의적 성취 특성 간 관계를 중요한 이슈로 다루고 있는데, 그 예로 PISA 자료를 분석한 송미영 외(2013), 임해미(2016), Sun, Bradley, & Akers(2012)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송미영 외(2013)의 연구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의 내적 동기는 연구에 참여한 OECD 국가 평균 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내적 동기가 높을수록 수학 성취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수학 성취도는 수학 교과에 대한 내적 동기 뿐 아니라 교과의 중요성과 가치 인식과 관련된 도구적 동기와도 높은 상관을 보였다. 또한, 임해미(2016)는 PISA 2012 자료를 활용하여 수학 성취, 내적 동기, 도구적 동기, 학부모의 태도와 기대에 대한 구조적 관계 모형을 분석하였다. 이와 같이 학업성취도를 예측하거나 성취도와 정의적 특성 관련 변인 간 관계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으며, 교과 태도, 동기, 흥미, 자신감 등이 성취도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학교 교육의 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다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업 성취 및 정의적 성취 특성의 관계 및 예측요인 분석과 관련하여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를 활용한 연구로는 김경희 외(2012), 시기자 외(2014), 상경아 외(2015), 박인용 외(2017)가 대표적이다. 김경희 외(2012)의 연구에서는 2011년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에 다층 구조방정식 모형을 적용하여 학생들의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및 학생 수준의 교육맥락변인들을 탐색하고, 해당 변인들의 효과 및 관계를 분석하였다. 이 연구의 학생 수준 모형에서는 부모의 학력을 통제변인으로 설정한 후 학교생활 적응, 학업 효능감, 교과, 수업 태도 등이 학업 성취와 직접적 또는 간접적 관계를 가질 것으로 가정하였다. 분석 결과, 학업적 효능감이 수학 교과 태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과 태도는 수학 성취도와 정적인 관계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시기자 외(2014)는 수업 태도, 학업적 효능감, 교과태도, 학생생활 만족도의 연도별 변화 추이와, 학생수준 및 학교수준 요인과 정의적 특성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수학 교과 태도 변인과 관련한 분석 결과를 살펴 보면, 수업 태도가 우수하며 수학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일수록 성취 향상 정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학업적 효능감은 중·상위 학생에게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 반면, 하위 학생들의 성취도 향상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상경아 외(2015)의 연구에서는 2013년에 시행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PISA 2012 결과를 연계하여 수업 참여도, 교우관계, 교과에 대한 태도 등 정의적 성취 특성의 변화 추이와 영향 요인을 분석하였다. 잠재성장모형을 적용하여 수학 흥미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탐색한 결과, 수학 성취도, 부모의 수학적 기대, 성별이 초기값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학에 대한 흥미가 부정적으로 변화하는 정도는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에게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박인용 외(2017)에서는 2016년 전수 평가 자료를 사용하여 중·고등학생의 교과별 정의적 특성, 수업참여도, 학교생활 행복도, 진로성숙도 등에 대해 분석하고, 이러한 특성들을 여러 개의 잠재계층으로 분류하여 배경변인들의 잠재계층 간 차이를 통해 정의적 특성과의 관계를 탐색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다층 잠재프로파일분석(multilevel latent profile analysis) 모형을 적용하여 중학교와 고등학교 국어, 수학, 영어 교과에서 각각 정의적 특성에 따른 잠재계층을 분류한 후, 학생 및 학교 수준의 변인과 정의적 특성의 잠재프로파일 간 관계를 분석하였다. 정의적 특성에 대한 잠재프로파일 분류를 위해 박인용 외(2017)에서는 자신감, 가치, 흥미, 수업참여도, 학교생활 행복도, 진로성숙도를 포함한 총 여섯 개의 변인을 사용하였다. 잠재프로파일 분석을 통해 도출된 프로파일과 학생 수준 변인 간 관계 분석을 통해 잠재프로파일의 특성을 탐색한 결과, 학교는 교과별 성취수준과 학생의 성별, 도서 보유 수, 자기주도 학습 시간, 사교육 시간에 따라 각 프로파일 집단에 속한 학생의 비율에서 차이를 보였으며, 이러한 결과는 모든 교과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 밖에도 고등학교 수준에서 잠재프로파일별 다양한 교육맥락변인과의 관계를 탐색하여 학생들의 정의적 특성 함양을 위한 교육 개선과 관련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박인용 외(2017)는 학업성취도 평가 정의적 성취 특성 분석에 있어 학교 수준과 학생 수준의 변인으로 구성된 다층 자료 구조를 고려하여 다층 잠재프로파일분석 모형을 적용함으로써 기존 분석 방법과는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잠재프로파일 분류를 위한 변인 선정과 분석 모형, 교육맥락 변인과의 관계 탐색을 위한 기술통계적 접근 등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몇 가지 제한점을 갖고 있다. 먼저, 학교 수준과 학생 수준의 변인으로 구성된 다층 자료 구조를 고려하여 다층 잠재프로파일 분석 모형을 적용하였으나, 학교 수준의 프로파일 수 증가에 따른 모형 비교 결과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모두 학교 수준의 잠재프로파일 간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아 학교 수준의 잠재프로파일은 1개로 고정되었다. 결과적으로 다층 모형이 아닌 학교 수준이 하나로 고정된 기본 모형에 의해 잠재프로파일 분석이 실시되었다. 이것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학교 수준 간 분산이 크지 않다는 선행 연구 결과(시기자 외, 2014)를 뒷받침하는 결과로서, 자료에 대한 사전 분석과 선행 연구 결과 검토를 통해 분석 자료에 보다 최적화된 모형을 선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층 잠재프로파일 분석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학과 정의적 특성 잠재프로파일 분류를 위한 변인으로 수학자신감, 수학 가치, 수학 흥미, 수업 참여도, 학교생활행복도, 진로성숙도를 포함하였다. 수학 가치, 수학 흥미, 수업 참여도는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의 잠재프로파일을 분류하기 위한 변인으로 간주될 수 있는 반면, 수업 참여도, 학교생활행복도 및 진로성숙도는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 잠재프로파일을 분류하기 위한 직접적인 변인으로 취급하기 보다는 잠재프로파일 또는 잠재집단 분류와 관련한 예측변인으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실제 분석 결과에서도 교과별 정의적 특성 잠재프로파일이 자신감, 가치, 흥미 구인에서 집단별로 프로파일의 형태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 반면 수업 참여도, 학교생활행복도, 진로성숙도에서는 잠재집단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에서 살펴 본 선행연구에 대한 분석과 제한점을 바탕으로 하여 본 연구에서는 학생 수준에서의 잠재프로파일을 가정하는 분석 모형을 이용하여 학업성취도 평가 2016년도 표집자료에 나타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한 분석은 두 단계로 진행되었는데 일차적으로 잠재프로파일 분석 모형 적용을 통해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의 유형에 따른 잠재 집단을 분류하였다. 잠재프로파일 분석 결과에서 도출된 잠재집단의 특성과 집단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탐색하기 위해 다항로지스틱 분석을 실시하여 학생 및 학교 특성 변인들의 영향력을 검증하였다.
Ⅲ. 연구 방법
이 연구에서는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 유형에 따른 잠재집단을 분류하고 잠재집단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탐색하기 위해 2016년도 학업성취도 평가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집된 교과별 성취 결과와 학생설문에 대한 응답 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은 총 6,867명으로, 주요 배경집단별 분석에 포함된 표본 크기와 학생 비율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나타난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잠재집단 분류를 위해 2016학년도 중학교 3학년 대상 표집학급용 학생설문 자료 중 ‘수학과 공부’ 영역의 20개 설문 문항에 대한 4점 리커트 척도 응답 결과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표집조사 학생설문에서 ‘수학과 공부’ 영역의 20개 설문 문항에 대한 4점 리커트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2=그렇지 않다, 3=그렇다, 4=매우 그렇다) 응답 결과로부터 수학과 교과 태도에 대한 자신감, 흥미, 가치인식, 학습의욕의 4개 하위 구인별 평균을 산출하여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 관련 잠재집단 분류를 위한 변인으로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분석된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의 설문 문항 내용 및 측정 구인별 신뢰도는 <표 Ⅲ-2>와 같다.
잠재프로파일 분석을 통해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의 잠재집단을 분류한 후, 잠재집단 분류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탐색하기 위한 단계에서 학생 설문 응답 자료를 교과별 성취도 자료와 연계하여 예측변인을 다양하게 구성함으로써 학생들의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성취도 자료와 연계된 설문 자료로부터 잠재집단 분류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탐색하기 위한 예측변인으로 교과별 성취도 및 태도, 학교생활만족도, 진로성숙도, 학습방법을 포함한 다양한 변인들을 분석 모형에 투입하였다. 예측변인 선정 시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를 분석한 기존 선행연구(시기자 외, 2014; 박인용 외, 2017)의 결과를 참조하여, 통계적 유의성을 나타내는 변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다. 이 중 일부 변인은 다수의 리커트 문항에 의한 응답 결과로부터 평균을 산출하여 해당 변인의 총합평정 점수로 이용하였다.
<표 Ⅲ-3>에는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잠재집단 분류의 영향 요인 분석을 위한 다항로지스틱 분석에 이용된 예측변인별 평균 및 표준편차, 상관계수가 제시되어 있다. 세 교과별 상관은 각각 0.61, 0.63, 0.65로서 다른 변인 간 상관에 비해 비교적 높게 나타난 반면, 정의적 성취 변인과의 상관은 .13에서 .46의 범위의 값을 보였다. 국어와 영어 교과에 비해 수학 교과에서 학업성취도와 정의적 성취 간 상관이 .46으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세 교과의 정의적 성취 간 상관계수를 비교한 결과, 수학과 국어 교과 태도의 상관이 .37로 다른 두 쌍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표 Ⅲ-3>에 제시된 예측변인 중 진로성숙도와 세 교과의 학업성취도 점수와의 상관이 .08~.10 범위의 값으로 가장 낮았다.
본 연구에서는 학업성취도 평가 학생설문 표집 자료에 나타난 우리나라 학생들의 정의적 성취 유형과 영향 요인을 탐색하기 위해 잠재프로파일 분석(latent profile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앞서 선행연구 고찰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학업 성취 및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가 다층 모형 또는 구조방정식 모형을 활용하여 교육맥락변인과의 관계 또는 영향요인을 탐색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 중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와 PISA 자료를 연계 활용한 상경아 외(2015)의 연구에서 잠재성장모형 적용하여 수학 흥미의 영향 요인을 분석하거나, 박인용 외(2017)에서 다층 잠재프로파일분석 모형 적용을 통해 기존 분석 방법과는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하겠으나 변인 선정과 분석 모형 설정, 교육맥락 변인과의 관계 탐색을 위한 기술통계적 접근 등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몇 가지 제한점을 갖는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가 갖는 이러한 제한점을 바탕으로 학생 수준에서의 잠재프로파일을 가정하는 분석 모형을 설정하여 2016년도 학업성취도 평가 나타난 학생들의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의 분석은 두 단계로 진행되었으며, 일차적으로 잠재프로파일 분석 단계에서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의 유형에 따른 잠재 집단을 분류하였다. 잠재프로파일 분석 결과에서 도출된 잠재집단의 특성과 집단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탐색하기 위해 다항로지스틱 분석을 실시하여 학생 및 학교 특성 변인들의 영향력을 검증하였다. 잠재집단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학교 및 학생 수준의 다양한 교육맥락변인들이 분석 모형에 포함되었는데, 이것은 성별, 학업 효능감, 학업 성취, 교과 태도 등이 수학의 정의적 성취 특성과 직접적 또는 간접적 관계에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한 것이다. 앞서 살펴 본 선행연구(상경아 외, 2015; 박인용 외 2017)에서 학업적 효능감이 수학 교과 태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과 태도는 수학 성취도와 정적인 관계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잠재프로파일 분석은 횡단연구 자료 분석을 위한 혼합모형(mixture modeling)의 한 유형으로, 피험자의 문항 반응 패턴에 기반하여 집단 간 분산을 최대화하고 집단 내 분산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자료에 내재된 프로파일을 분류하는 통계적 기법이다(Muthén, 2004). 잠재프로파일 분석은 잠재계층분석(latent class analysis)과 이론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이 두 용어를 구분하지 않고 잠재집단 분석이라는 용어로 통일하여 사용하기도 하지만 측정 변인의 유형에 따라 이 두 용어를 구분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즉, 측정 변인이 예(1), 아니오(9)와 같은 이분형인 경우에는 잠재집단 분석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연속형 측정 변인인 경우에는 잠재프로파일 분석이라고 한다. 분석 결과로부터 도출된 하위 집단을 표현할 때도 각기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데, 잠재프로파일 분석에 의한 집단을 잠재프로파일이라 하고, 잠재집단 분석을 통해 확인된 집단을 잠재계층 또는 잠재집단이라 한다.
잠재프로파일 분석은 연속형 측정 변인들의 다변량 분포를 기반으로 하여 공통 특성에 따라 잠재된 하위 집단을 분류하는 방법으로 집단의 수를 늘려 가면서 자료에 내재된 잠재집단 또는 잠재프로파일 수를 탐색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탐색적 모형 비교 절차에서 잠재프로파일의 수를 결정하기 위해 AIC(Akaike information criterion), BIC(Bayesian information criterion), SBIC(Sample-size adjusted BIC)와 분류의 질(Entropy), 모형비교 검정값 및 모형별 해석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참조하였다. 이 중 AIC, BIC, SBIC는 정보적합도지수로서 여러 모형이 비교될 경우 적합도지수의 값이 작을수록 좋은 모형 적합도를 나타낸다. 분류의 질은 Entropy값을 통해 확인하였으며, 추정 공식은 다음과 같다.
위 식에서 Pik는 피험자 i가 집단 k에 속한 사후 확률을 나타내며, N은 표본크기, K는 잠재집단의 수를 나타낸다. Entropy는 0과 1사이의 값을 가지며, 1에 가까울수록 분류가 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Clark(2010)는 Entropy가 0.8이상이면 분류가 정확하다고 보았다. 또한, 잠재프로파일 수를 k-1개와 k개로 가정한 모형비교에서는 조정된 차이검정(Lo-Mendell-Rubin adjusted likelihood ratio test: LMRLRT)과 붓스트랩 우도비 검정(parametric bootstrapped likelihood ratio test: BLRT) 결과에서의 p값을 참조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 모형은 [그림 Ⅲ-1]과 같다. 즉, 수학 자신감, 가치인식, 흥미, 학습의욕 구인에 대한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에 관한 잠재집단(c)을 분류하였으며, 최종 모형 분석 결과에서 제시되는 다항로짓계수를 통해 잠재집단 분류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예측변인들의 효과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잠재프로파일 분석을 위해 Mplus 7.11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Ⅳ. 연구 결과
2016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나타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잠재집단을 분류하고 각 집단의 프로파일별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잠재프로파일 분석을 실시하였다. 잠재집단의 수를 2개에서 부터 한 수준 씩 증가시키면서 각 연구 모형에 대한 정보지수, 모형비교 검정 결과, 분류의 질과 분류 비율 등을 비교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Ⅵ-1>에 제시되어 있다.
AIC와 BIC, SBIC는 잠재집단의 수가 증가할수록 그 값이 작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LMR과 BLRT 검정의 p값도 모든 모형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 분류의 질을 나타내는 Entropy 값은 4개의 모형에서 모두 .8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잠재집단 수가 5개일 때 .926으로 분류의 정확도가 가장 높았다. 그러나, 5개 잠재집단으로 분류할 경우 정의적 성취 프로파일별 특성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해석이 모호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따라서, <표 Ⅵ-1>에 제시된 분류 기준과 각 모형에서 도출된 잠재프로파일의 해석가능성 및 모형의 간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잠재프로파일을 4개 집단으로 분류하는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최종 모형으로 선택하였다.
[그림 Ⅵ-1]은 잠재프로파일 분석에서 최종 모형에 의해 도출된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4개의 잠재프로파일 유형과 하위 측정 구인별 평균을 그래프의 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그래프 상단에 제시된 두 개의 프로파일은 다른 프로파일에 비해 높은 성취를 나타내며, 네 개의 측정 구인에 걸쳐 비교적 고른 성취를 보이는 집단임을 알 수 있다. 반면, 그래프 하단에 제시된 두 개의 프로파일은 전반적으로 낮은 성취를 보이며 4개의 측정 구인에 걸쳐 불균등적인 성취 패턴을 나타내는 집단으로 분류된다. 이와 같은 해석을 바탕으로 하여 성취 수준이 높은 순으로 각 잠재집단을 ‘균등 고성취군’, ‘균등 중성취군’, ‘불균등 중성취군’, ‘불균등 저성취군’으로 명명하였다. 네 개의 잠재집단 중 수학에 대한 정의적 성취 수준이 낮은 학생들의 경우 수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학습 의욕이 어느 정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자신감과 흥미로 인해 전반적인 성취가 낮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수학에 대한 정의적 성취가 높은 집단에 속한 학생들은 4개의 측정 영역에 걸쳐 대체로 고른 성취 패턴을 보였다.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잠재프로파일 분류와 프로파일별 형태 및 특성 분석에 이어 잠재프로파일 분류에 영향을 주는 변인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영향력을 탐색하기 위해 다항로지스틱 분석을 실시하였다. 잠재프로파일 분류의 예측변인 중 개인 특성 관련 변인으로 성별, 국어, 수학, 영어 성취도 점수, 국어와 영어 교과 태도, 학교생활만족도, 진로성숙도, 학습방법이 포함되었으며, 분석에 포함된 예측변인들의 잠재프로파일별 기술통계와 다항로짓계수는 <표 Ⅳ-2>과 <표 Ⅳ-3>에 각각 제시되어 있다. <표 Ⅵ-3>에서 잠재프로파일 분류의 영향요인으로 설정된 변인 중 학생 성별, 국어성취도, 수학성취도, 영어성취도, 영어교과태도, 학교생활만족도, 학습방법이 모든 비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반면, 학교 특성 변인인 학교 설립 유형, 학교 성별 유형, 학교 지역과 학생 특성 변인 중 국어 교과 태도와 진로성숙도는 프로파일 분류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표 Ⅵ-3>에 제시된 ‘균등 고성취군’과 ‘불균등 저성취군’에 대한 결과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이 ‘균등 고성취군’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성취도가 높을수록 ‘균등 고성취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난 반면 국어와 영어성취도는 반대 방향으로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즉, 국어와 영어성취도가 높은 학생일수록 수학에 대한 자신감, 흥미, 가치인식, 학습의욕 등의 정의적 성취가 대체로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국어 교과 태도와 진로성숙도는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 분류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영어 교과 태도, 학교생활 만족도, 학습방법에서의 점수가 높을수록 ‘균등 고성취군’ 집단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Ⅴ. 결론 및 논의
정의적 영역에서의 성취는 학업성취도의 주요 예측변인이자 인지적 성취와 더불어 학교교육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므로 학생들의 인지적 영역에서의 성취도 뿐 아니라 정의적 영역의 성취 특성을 보다 분석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두 영역 간 균형 있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나타난 우리나라 중학교 학생들의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수학과 교육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관련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2016년 학업성취도 평가 표집 자료에 잠재프로파일 분석 방법을 적용하여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에 따른 잠재집단을 분류한 후 영향 요인을 탐색하였다. 2016년도 표집 조사에 참여한 중학교 3학년 학생 6,867명의 응답 자료를 분석의 대상으로 설정하였으며, 표집학급용 학생설문 중 ‘수학과 공부’ 영역의 20개 설문 문항에 대한 4점 리커트 척도의 응답 자료를 분석하였다. 수학과 교과 태도에 대한 설문 응답 자료에서 자신감, 흥미, 가치인식, 학습의욕의 4개 하위 구인별 평균을 산출하여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 관련 잠재집단 분류를 위한 변인으로 사용하였다.
주요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학에 대한 자신감, 가치, 흥미, 학습의욕을 측정 변인으로 설정하여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잠재프로파일을 분석한 결과 잠재집단이 4개인 모형이 최종모형으로 선택되었다. 각 잠재프로파일 유형에 속한 학생 비율과 프로파일 형태가 모두 상이하게 나타났다. 잠재프로파일별 특성 분석을 통해 4개의 잠재집단을 각각 ‘균등 고성취군’, ‘균등 중성취군’, ‘불균등 중성취군’, ‘불균등 저성취군’으로 명명하였다. 둘째, 수학과 정의적 성취가 높은 집단에 속한 학생들은 수학 자신감, 가치, 흥미, 학습의욕 네 개의 측정 구인에 걸쳐 고른 성취와 발달을 보인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정의적 성취 집단에 속한 학생들일수록 프로파일의 형태가 불균등적인 패턴으로 나타났다. 셋째, 잠재프로파일 분류의 영향요인으로 투입된 변인 중 학생 성별, 국어성취도, 수학성취도, 영어성취도, 영어교과태도, 학교생활만족도, 학습방법이 모든 비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반면, 학교 특성 변인인 학교 설립 유형, 학교 성별 유형, 학교 지역과 학생 특성 변인 중 국어 교과 태도와 진로성숙도는 수학과 정의적 성취 프로파일 분류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잠재프로파일 분류와 영향요인에 대한 이상의 분석 결과를 종합할 때, 수학과 정의적 성취가 높은 학생들은 자신감, 가치, 흥미, 학습의욕에 걸쳐 고른 성취 프로파일로 나타나는 반면, 낮은 성취를 보이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수학에 대한 가치 인식과 학습 의욕은 상대적으로 높으나 자신감과 흥미에서 저조한 성취 결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프로파일별 특성 분석 결과는 수학과 교육과정 운영과 교수·학습 개선 측면에서 의미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교육부는 학업성취도 평가 주관 연구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함께 최근 수학 교육 개선을 위한 실천 방안으로 수학에 대한 흥미, 자신감, 학습의욕 등 정의적 성취 특성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한 연구와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본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는 이러한 교육 정책의 방향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학교 교육 현장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의 결과는 수학 교과에서 정의적 성취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교육 예산을 투입하기 위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성취 프로파일 특성별로 어느 영역의 지원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저성취군으로 분류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감과 흥미를 고취시킬 수 있도록 학습을 지원하는 한편, 모든 측정 영역에서 고르게 우수한 성취를 보이는 학생들의 성취 특성과 영향요인을 분석하여 중성취 또는 저성취 집단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교육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제도 및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초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잠재프로파일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교과별 성취도가 유의한 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성취도에 의해 정의적 특성의 고성취와 저성취 집단이 의미있게 분류되었으며, 수학 성취도가 높은 학생일수록 정의적 특성에서도 우수 집단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인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 간 성취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밝힌 선행연구 결과(송미영 외, 2013; Ma & Kishor, 1997; Sun, Bradley & Akers, 2012)를 지지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어와 영어 성취도가 수학과 정의적 성취 특성의 잠재프로파일 분류에 유의하게 영향을 주고 있으나 그 방향이 수학 성취도와는 반대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으며, 이 중 하나의 가능한 해석은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가 낮은 학생일수록 반대 급부로 국어와 영어 교과에 대한 학습을 선호하게 되어 그 결과 우수한 교과 태도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표 III-3>에 제시된 잠재프로파일 분류의 예측 변인 간 상관계수도 이러한 해석을 부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국어와 영어 교과에서는 학업성취도와 정의적 성취 간 상관이 각각 .22와 .39로 수학 교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인지적 영역의 성취와 정의적 영역의 성취가 정적인 관계에 있긴 하나 그 관계의 강도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이 실제 현상과 일치하는지의 여부는 후속 연구를 통해 검증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