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현대 사회가 여러 방면에서 빠르게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미래세대는 그에 적절한 기술과 능력을 필요로 하고 이는 자연 스럽게 전통적인 교육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한다(World Economic Forum, 2015a, 2016b). OECD(2005)의 DeSeCo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역량을 제시한 이후에,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영국 등에서는 핵심역량 증진을 위한 국가수준 교육과정을 설계하였고, 역량의 함양을 강조하고 있다(최승현, 곽영순, 노은희, 2011).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도 역량중심 교육과정으로 일컬어진다. 교육과정 개정의 기본 방향에서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학생 중심 교육과정을 강조하였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을 제시하고 있다(교육부, 2015).
핵심역량 교육을 위해서는 교수·학습 방법과 전략도 개인별 맞춤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으므로(최승현, 곽영순, 노은희, 2011),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다양한 학습 맥락에 참여하고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에서 학습이 이루어지는 학습자 중심 교육(장경원, 김희정, 2012)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수․학습 혁신 체제로서 새롭게 등장한 거꾸로 교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Baker(2000)는 대학 교수․학습 국제학술대회에서 거꾸로 교실(Classroom Flip)에 대해 발표하면서, 교사는 ‘강단 위의 현자(sage on the stage)’가 아니라 ‘객석의 안내자(guide by the side)’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거꾸로 교실은 2007년에 미국의 화학 교사인 Bergmann & Sams(2012)가 결석한 학생들을 위해서 비디오 파일을 온라인에 올려서 시청하게 함으로써 과학 수업에 처음 적용되었다.
Flipped Learning Network(2014)에서는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과 거꾸로 배움(flipped learning)을 구분하고 있다. 거꾸로 배움이란 교사가 직접 강의하는 시간을 전체 배움 공간에서 개별 배움 공간으로 옮기고, 그 결과 남겨진 전체 배움 공간을 역동적이고 상호적인 학습 환경으로 전환하여 학생들이 개념을 적용하고 창의적으로 참여하도록 교사가 학생들을 안내하는 교육적 접근 방법이다. 학생들에게 수업 시간 이외에 자료를 읽거나 동영상을 보게 하는 함으로써 수업을 뒤집은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거꾸로 배움에서는 다음과 같은 4가지 기본 토대를 갖추어야 한다. 학습 내용과 활동에 따라 교실의 공간 배치를 바꾸는 등 유연한 환경(Flexible environment)을 갖추어야 하고, 교사의 가르침 중심에서 학생들의 배움 중심으로 학습 문화(Learning culture)가 전환되어야 하며, 수업의 의도를 생각하면서 사전 수업 영상을 제작하고(Intentional contents), 교사는 전문적 교육자(Professional educator)로서 항상 배워야 하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에 KBS에서 거꾸로 교실이 소개된 이후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Flipped learning을 거꾸로 교실, 거꾸로 수업, 거꾸로 배움, 거꾸로 학습 등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 논문에서는 ‘거꾸로 수업’으로 칭하고자 한다. 거꾸로 수업의 이론적 기저에는 학습자 중심 교육 사조인 구성주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적절한 연계와 결합을 강조하는 혼합형 학습(blended learning), 학습자 수준에 적합한 개별화 교육으로 학습 목표에 도달하는 완전학습, 하부루타나 토의․토론 등의 협력 활동을 통해 학습자가 다른 학습자를 도우면서 학습이 일어나는 동료 교수법 등이 있다(류광모, 임정훈, 2018). 거꾸로 수업은 교사가 사전에 준비한 동영상으로 수업에 다룰 핵심적인 교과내용을 학생들이 수업 전에 미리 보고 오게 하고, 수업 시간에는 토론, 또래 학습, 모둠 활동 등의 학생 중심 수업을 함으로써 기존의 수업을 뒤집은 수업 형태이다. 이를 통하여 현실적인 제약인 시간을 넘어설 수 있으며, 학습자 개개인별로 수업에서 의미를 구성할 수 있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Bergmann & Sams, 2012). 거꾸로 수업에서는 교사의 역할이 통제적인 감독자, 지식전달자에서 학생의 학습을 돕는 조력자로 바뀌고, 학생들의 역할이 수동적인 학습자에서 자기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학습자의 역할로 바뀐다. 그리고 수업 시간은 고차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수업에서 다양하고 개별화된 수업이 가능하며, 민주적이고 공평한 교실 수업이 가능해진다(류현정, 2017; 이민경, 2014).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이후에 과학, 영어, 수학, 사회, 기술․가정, 실과 등 여러 과목에서 거꾸로 수업의 효과에 대해 알아본 연구들이 있었다. 거꾸로 수업은 학업성취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서예은, 성귀복, 2015; 이병희, 이형철, 2016; 이정민, 노지예, 정연화, 2016; 이희숙, 강신천, 김창석, 2015; 정진아, 배진호, 소금현, 2015; 황재우, 2017), 각 과목에 대한 학습동기의 향상에도 효과가 있었고(김민경, 신창원, 2016; 이승직, 2016; 이희숙, 강신천, 김창석, 2015; 정진아, 배진호, 소금현, 2015), 수업 태도, 과학적 태도, 수업참여도, 자기주도적학습력 등 정의적 영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김민경, 신창원, 2016; 박동화, 고연주, 이현주, 2018; 이병희, 이형철, 2016; 이승직, 2016; 이정민, 노지예, 정연화, 2016; 조희수, 장윤옥, 2016; 진민혜, 신영준, 2016; 황재우, 2017)가 보고되었다.
과학 교과에서는 전통적으로 탐구를 강조하고 있는데, 과학 탐구를 위한 수업 시간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거꾸로 수업을 적용한다면 과학의 기본 개념에 대해서는 디딤 영상에서 학습을 하고 수업 시간에는 다양한 탐구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거꾸로 수업은 미래 사회의 인재를 기르는 데 적합한 능력을 신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학생 간 의사소통 및 협업을 강조하는 교수·학습 환경이라는 점(Bergmann & Sams, 2012)을 고려한다면, 과학 교과에서 거꾸로 수업을 적용함으로써 과학과 핵심 역량 함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과학 교과에 거꾸로 수업을 적용한 연구를 살펴보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 중학교 과학과 생명과학 영역 중에서 ‘광합성’ 단원은 실험 활동이 포함되어 있고, 학생들이 식물의 광합성과 호흡의 관계에 대해 오개념을 갖는 등 학습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과학 ‘광합성’ 단원에서 거꾸로 수업을 적용하여, 거꾸로 수업이 중학생의 과학학습동기와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과 거꾸로 수업에 대한 중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Ⅱ. 연구 방법
[그림 Ⅱ-1]과 같이 이질 집단 사전․사후 검사 설계를 하여, 2017학년 11월 초순부터 12월 초순까지 G광역시 소재의 중학교 1학년 4개 학급 총 10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2017학년에 이 학교의 1학년 과정에서 자유학년제를 실시하고 있었다.
‘광합성’ 단원의 총 12차시에 대하여 <표 Ⅱ-1>과 같은 교수·학습 내용과 활동으로 거꾸로 수업을 적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박상준(2015)이 우리나라 교실 수업에 적합하게 개발한 거꾸로 교실 모형을 중학교에 맞게 수정·보완하여 적용하였다. 수업 절차는 [그림 Ⅱ-2]와 같다. 실험집단은 아침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디딤 영상을 보고 공책에 요약정리를 하고 질문을 만든다. 본 수업 시간에는 디딤 수업 내용을 상기시키고 학습 목표를 안내한 후, 카드 게임, 비주얼 싱킹, 지식 시장, 탐구·실험, 창의적으로 표현하기 등 경쟁과 협력을 통해 학습하는 활동을 한다. 활동 후 모둠별 토의 또는 학생이 제작한 퀴즈를 통해 학습을 점검하고 다음 디딤 수업에 대한 안내 후 수업을 마친다. 비교집단은 교사 중심 설명식 수업을 한다.
거꾸로 수업이 과학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수업 전과 후에 동일한 학업성취도 검사를 실시하였다. 학업성취도 검사지 초안에 대하여 생물교육 전공 교수, 과학 교사, 교육대학원생 등 7명이 함께 검토하였고, 이를 토대로 검사지의 내용과 형태, 채점 기준의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하였다. 학업성취도 검사는 ‘광합성’ 단원 내용을 토대로 단답형 문항 14개(28점)와 선다형 문항 10개(48점), 총 24문항(76점 만점)으로 구성하였다.
사전 검사와 사후 검사의 결과에 대해서 SPSS 22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통계 분석하였고, 사후 검사의 차이는 사전 검사를 공변량으로 하여 공분산분석을 하였다.
과학학습동기 검사지로 PALS(Patterns of Adaptive Learning Survey, 이하 PALS)를 사용하였다. PALS는 Ames와 Archer 등이 주장한 목적이론을 기본으로 만든 검사도구로 Anderman & Young(1994)이 제작한 동기 검사도구이며, 이중 과학 영역 버전을 이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서진나(2010)가 수정·보완한 검사지를 사용하였다. PALS는 총 33문항으로 이루어져 있고, 하위 요소는 과학에 대한 자아효능감, 피상적 전략, 심층적 전략, 자아개념 능력, 가치, 기대, 능력 중심 목표 지향, 학습 중심 목표 지향이다. 문항 형식은 5단계 리커트 척도로, 응답 결과에서 ‘매우 그렇다’는 5점, ‘그렇다’는 4점, ‘보통이다’는 3점, ‘아니다’는 2점, ‘매우 아니다’는 1점으로 하였고, 부정 문항의 경우는 역으로 점수를 부여하였다.
학업성취도 검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과학학습동기 검사의 경우에도 사전 검사와 사후 검사의 결과에 대해서 SPSS 22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통계 분석하였고, 사후 검사의 차이는 사전 검사를 공변량으로 하여 공분산분석을 하였다.
거꾸로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하여 수업 후에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거꾸로 수업에 대한 흥미도, 참여도, 디딤 영상의 도움 정도, 학습 내용 이해도, 앞으로 거꾸로 수업에 대한 참여 희망, 활동 선호도, 거꾸로 수업의 좋았던 점 및 개선점 등 총 8개 항목에 대해 10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제작하였다. 학습 내용 이해도 항목의 경우 거꾸로 수업이 잘 이해된 이유와 그렇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응답하게 하였다. 리커트 척도로 물어본 문항에 대해서는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했고, 서술형 응답에 대해서는 응답 내용을 분류하여 정리하였다.
Ⅲ. 연구 결과 및 논의
거꾸로 수업을 중학교 과학 ‘광합성’ 단원에 적용하여 학업성취도와 과학학습동기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거꾸로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비교집단과 실험집단의 사전·사후 검사 결과를 살펴보면, 사전 검사에서 비교집단은 15.1점, 실험집단은 14.2점이었고, 사후 검사에서 비교집단은 25.4점, 실험집단은 43.3점이었다. 사후 검사에서 실험집단의 점수가 비교집단의 점수보다 높게 나타났다(<표 Ⅲ-1> 참조).
집단 | 사전 검사(76점 만점) | 사후 검사(76점 만점) | ||
---|---|---|---|---|
M | SD | M | SD | |
비교집단 (n=52) | 15.1 | 10.062 | 25.4 | 15.090 |
실험집단 (n=50) | 14.2 | 9.273 | 43.2 | 19.349 |
집단에 따른 학업성취도 점수를 비교하기 위해 공분산분석을 한 결과, F 값이 46.457로 유의확률 .001 수준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를 통해 거꾸로 수업에서 학업성취도가 향상됨을 알 수 있다(<표 Ⅲ-2> 참조).
분산원 | 제곱합 | 자유도 | 평균제곱 | F | 유의확률 |
---|---|---|---|---|---|
사전 검사 (공변인) | 10399.161 | 1 | 10399.161 | 54.186 | .000*** |
집단 | 8915.838 | 1 | 8915.838 | 46.457 | .000*** |
오차 | 18999.520 | 99 | 191.914 | ||
수정된 합계 | 38046.588 | 101 |
이러한 결과는 초등학교 5학년을 대상으로 ‘식물의 구조와 기능’ 단원에 거꾸로 수업을 적용한 연구(정진아, 배진호, 소금현, 2015),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빛’과 ‘생태계와 환경’ 단원에 거꾸로 수업을 적용한 연구(이병희, 이형철, 2016), 중학교 영어과에서 거꾸로 수업을 활용한 협동학습을 적용한 연구(서예은, 성귀복, 2015), 중학교 수학과에서 거꾸로 수업을 학습부진학생에게 적용한 연구(황재우, 2017), 플립러닝 학습 프로그램을 초등학교 5학년 사회과 수업에 적용한 연구(이희숙, 강신천, 김창석, 2015)에서 학업성취도가 향상된 것과 일관된 결과이다. 이는 거꾸로 수업에서 교실의 주체가 교사가 아닌 학생으로 옮겨가 학생들이 학습에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화하여 학업성취도의 향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거꾸로 수업은 학생 간 수준 차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혁신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학습 환경에서는 학생 간 수준의 차이가 커서 제한된 수업 시간에 학습 속도가 느린 학생을 학습에 참여시키기 어렵다(정진아, 2015). 거꾸로 수업에서는 학습 속도가 느린 학생들이 디딤 수업을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오거나 사전에 학습 내용을 먼저 접해보고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인지하게 함으로써 학생 간 수준 차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수업 시간에 학생은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질문하며, 교사는 학습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학습자 수준과 능력에 맞는 개별적인 지도가 학교교육에서 가능해지며 학교에서 학습이 느린 학생들이 소외될 가능성이 매우 적어진다(이민경, 2014). 거꾸로 수업을 통해 하위권 학생이 감소하고 상위권 학생이 증가하여(이희숙, 강신천, 김창석, 2015; 이민경, 2014) 전체적으로 실험집단의 학업성취도가 향상된 것으로 생각된다.
비교집단과 실험집단의 사전·사후 검사 결과를 살펴보면, 비교집단의 경우 사전 검사의 평균은 3.16이었고 사후 검사의 평균은 3.10이었다. 실험집단의 경우 사전 검사의 평균은 3.19이고 사후 검사의 평균은 3.25였다. 사후 검사에서 실험집단의 점수가 비교집단의 점수보다 높게 나타났다(<표 Ⅲ-3> 참조).
집단 | 사전 검사(5점 만점) | 사후 검사(5점 만점) | ||
---|---|---|---|---|
M | SD | M | SD | |
비교집단 (n=52) | 3.16 | .398 | 3.10 | .472 |
실험집단 (n=50) | 3.19 | .359 | 3.25 | .375 |
집단에 따른 과학학습동기검사 점수를 비교하기 위해 공분산분석한 결과, F 값이 5.588, 유의확률이 .020으로 .05 수준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표 Ⅲ-4> 참조). 이를 통해 거꾸로 수업에서 과학학습동기가 향상됨을 알 수 있다.
분산원 | 제곱합 | 자유도 | 평균제곱 | F | 유의확률 |
---|---|---|---|---|---|
사전 검사 (공변인) | 126.202 | 1 | 126.202 | 1.808 | .182 |
집단 | 390.008 | 1 | 390.008 | 5.588 | .020* |
오차 | 6909.286 | 99 | 69.791 | ||
수정된 합계 | 20472.824 | 101 |
이러한 결과는 초등학교 과학, 수학, 사회과에서 거꾸로 수업을 적용하여 학습동기의 향상이 나타난 결과(김재환, 2017; 이승직, 2016; 이희숙, 강신천, 김창석, 2015; 정진아, 배진호, 소금현, 2015)와 같다.
초등학교 6학년 대상으로 ‘빛’과 ‘생태계와 환경’ 단원에 거꾸로 수업을 적용했을 때 학생들의 과학 태도 향상에 효과적이었으며, 특히, 호기심, 협동성, 자진성, 끈기성 요소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이병희, 이형철, 2016). 중학교 가정과에서 거꾸로 수업을 적용한 연구(조희수, 장윤옥, 2016)에서도 거꾸로 수업을 적용한 집단이 강의식 수업을 한 집단보다 수업참여도가 유의하게 높아졌다. 초등학교 수학과에 거꾸로 수업을 적용하여 수학에 대한 태도의 향상을 보였고, 상위 수준의 학습자들에 비해 하위 수준의 학습자들의 태도가 더 많이 향상되었다(정민, 김현진, 2016). 거꾸로 수업을 중학교 영어과에 적용하여 흥미도, 목적의식, 성취동기 같은 정의적 영역에서 향상을 보였고(김민경, 신창원. 2016), 초등학교 4학년 실과 단원에 거꾸로 수업을 적용한 연구(홍기칠, 김주이, 2017)에서도 자기주도적학습력의 하위요인인 행동영역의 유의미한 향상이 나타났다.
이와 같이 여러 연구에서 거꾸로 수업을 통해 학습자의 태도, 동기와 같은 정의적 영역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났다. 거꾸로 수업에서는 수업 시간에 교사의 지식 전달 과정 대신에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수업 경험이 되어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 일으켜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그 결과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높인 것으로 생각된다.
집단에 따라 과학학습동기검사의 요소별 점수를 비교하기 위해 공분산분석한 결과는 <표 Ⅲ-5>와 같다.
공분산분석 결과 8가지 하위영역 중 ‘과학에 대한 피상적 전략’과 ‘과학에 대한 심층적 전략’에서 유의확률 .05 수준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피상적 전략의 경우 F 값이 5.069로 유의확률 .05 수준에서 유의하였다. 심층적 전략의 경우 F 값이 5.856으로 유의확률 .05 수준에서 유의하였다.
학습 과정에 관심을 두는 학생들은 새로운 지식을 기존의 지식과 관련지으려는 능동적이고 심층적인 학습전략을 사용하며, 석차를 중요시 하는 학생들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단순한 지식을 암기하는 기계적이고 피상적인 학습전략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Meece & Jones, 1996). 연구 결과에서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에 집착하는 피상적 전략과 학습 자체를 목적으로 두는 심층적 전략 모두 증가하였음을 볼 수 있다. 두 전략은 과학 학습에 대한 전혀 다른 접근이기는 하지만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거꾸로 수업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모둠 간 경쟁이 필요하기도 하고, 모둠 내 협력이 필요하기도 하였다.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가 생기고 과학을 잘하고 싶어 하면서 타 모둠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거나 인정받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게 되어서 피상적 전략이 증가한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적극적으로 학습에 참여하여 개인적으로는 과학을 좋아하게 되고 즐거움을 느끼게 되면서 배우는 것 자체에 가치를 두고 자신의 발전에 초점을 두는 학습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향도 강해져서 심층적 전략 또한 증가된 것으로 생각된다.
거꾸로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도’, ‘참여도’, ‘디딤 영상의 도움 정도’, ‘학습 내용 이해도’, ‘앞으로의 참여 희망’ 등에 대해 응답한 결과는 <표 Ⅲ-6>과 같다.
거꾸로 수업이 이전에 했던 과학 수업보다 흥미로웠는지에 대한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50명 중 21명(42.0%)이 ‘매우 흥미 있었다’, 19명(38.0%)이 ‘약간 흥미 있었다’고 응답하였다. 학생들과의 면담에서도 수업 시간에 다양한 활동을 해서 흥미가 있었다고 다음과 같이 답했다.
학생 P : 왜냐면 그냥 앉아서 듣는 강의식 수업보다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가지고 좋았어요.
학생 J : 그냥 수업보다 활동을 하잖아요. 그래서 애들도 더 많이 참여하고 그리고 뭔가 활동들이 다양하고 신박하고 재미있었어요.
이러한 결과는 중학교 사회과 거꾸로 수업으로 인해 사회 과목에 대한 흥미와 동기가 유발되었다는 응답이 59.8%였고(박인옥, 2018), 중학교 영어과에서 협동학습 기반의 거꾸로 수업을 적용한 경우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 것(서예은, 성귀복, 2015)과도 일관된다.
거꾸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는지에 대한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27명(54.0%)이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13명(26.0%)이 ‘약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거꾸로 수업을 적용한 가정과 수업에서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유의하게 높아진 결과(조희수, 장윤옥, 2016)와 일관된다. 학생 대상 면담에서도 다음과 같이 긍정적인 응답을 하였다.
학생 H : 제가 모르는 게 있으면 아이들이 알려줄 수 있고 애들이 모르는 게 있으면 저도 서로 서로 알려주면서 도울 수 있으니까 더 재미있게 열심히 참여한 것 같아요.
학생 A : 약간 수업방식이 게임방식으로 진행되고 여러 가지 실험과정을 통해 저희가 사실을 스스로 얻는 거잖아요. 뭔가 재밌었고 뿌듯했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면담 결과, 학생이 중심이 되는 수업 환경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끌어가는 주체로 인식하게 되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낸 것으로 생각된다.
거꾸로 수업을 하기 전 디딤 영상이 수업에 도움이 되었는지 정도에 대한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19명(38.0%)이 ‘매우 도움이 되었다’, 20명(40.0%)이 ‘약간 도움이 되었다’라고 응답하였는데, 4명(8.0%)은 디딤 영상이 수업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 다음은 디딤 영상의 도움 정도에 대한 학생들과의 면담 내용이다.
학생 G : 영상을 통해서 미리 공부하고 오니까 모르는 것은 선생님께 물어보면서 수업을 할 수 있고 또, 뭔가 다 알고 참여를 하니까 수업이 더 재미있었어요. 디딤 영상을 안보면 수업 시간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놓치는 부분이 있어요.
학생 J : 수업 시간에 하는 활동은 그냥 활동이니까 그 전에 수업을 한번 간단하게 들으면 활동을 했을 때 이해가 더 잘돼요.
면담 결과, 학생들은 미리 디딤 수업을 통해 학습하며 이해가 잘 안된 부분을 미리 체크하고 질문거리를 만들어 오는 등 스스로 점검하였으며, 이를 통해 본 수업 시간의 활동의 이해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수업에서 했던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학습 내용이 잘 이해되었는지에 대한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33명(66.0%)이 ‘잘 이해되었다’라고 응답하였으며 어떤 점에서 잘 이해되었는지 묻는 추가 질문에서 30명(44.1%)이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재미있게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였다. 17명(25.0%)은 ‘수업 전에 디딤 영상을 통해 미리 내용을 알고 왔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였으며, 11명(16.2%)은 ‘선생님이 아닌 우리가 수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였다.
‘잘 이해되지 않았다’라고 대답한 학생은 없었으나 잘 이해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추가 질문에 4명(66.7%)이 ‘디딤 영상 내용에 집중하지 않아서 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라고 응답하였다. 이는 거꾸로 수업의 특성상 미리 제공되는 디딤 영상을 보고 오지 않을 경우 아이들이 수업활동의 참여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선행 연구의 결과(김영배, 2015; 박인옥, 2018)와 일치한다. 또 ‘활동이 흥미롭지 않아서 활동에 잘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와 ‘선생님이 학습 내용을 직접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에 각각 1명이 응답하였다.
다음은 거꾸로 수업의 학습 내용 이해도에 대한 학생들과의 면담 내용이다.
학생 Y : 카드 게임 했을 때도 딱 카드를 봤는데 모르는 거면 또 보고 배우고 하면서 자기가 모르는 것을 알 수 있어서 모르는 부분을 찾으면서 배우고 그래서 이해가 잘 되었어요.
학생 J :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활동을 하다 보니 머릿속에 쉽게 들어왔어요.
면담 결과,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진행되는 여러 활동들을 통해 사전에 디딤 수업을 통해 학습해 온 내용을 점검하고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깨닫는 등 자연스럽게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거꾸로 수업에 참여 의사를 묻는 질문에 38명(76.0%)이 ‘참여하고 싶다’. 5명(10.0%)이 ‘참여하고 싶지 않다’, 7명(14.0%)이 ‘모르겠다’라고 응답하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거꾸로 수업의 참여에 긍정적인 응답을 하였는데, 수업 전에 미리 디딤 영상을 보아서 수업 내용이 잘 이해되었다는 의견, 수업 시간의 다양한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 등이 있었다. 한편 부정적인 의견으로는 수업 전에 디딤 영상을 보는 것보다 수업 시간에 수업하는 것이 집중이 더 잘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면담에 참여한 학생 모두 앞으로 거꾸로 수업에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하였다. 다음은 앞으로 거꾸로 수업에 참여하고 싶은 이유에 대한 학생들의 면담 내용이다.
학생 S : 그냥 이론 수업보다 이해가 더 잘되고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요.
학생 Y : 거꾸로 수업을 했을 때 실험이나 게임이나 그런 걸 하면서 기존의 방식보다 더 재미있고 이해가 잘되었어요.
면담 결과, 거꾸로 수업이 흥미도, 이해도, 학업에 도움 정도 등 다양한 면에서 학생들의 참여 희망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수업의 활동에서 가장 즐거웠던 활동과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과자로 잎의 구조 표현하기’ 38명(30.9%)으로 가장 선호도가 높았으며 ‘실험’이 23명(18.7%)으로 두 번째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이어서 ‘지식 시장’과 ‘명문대 입학하기’가 각각 17명(13.8%), ‘카드 게임’이 13명(10.6%), ‘비주얼 싱킹’ 8명(6.5%), ‘4컷 만화 그리기’ 7명(5.7%)으로 선호도를 보였다. 선택한 이유에 대한 응답과 면담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과자로 잎의 구조 표현하기’ 활동에서는 모둠별로 여러 종류의 과자를 이용해 전지에 잎의 단면을 나타내고 각 부분에 대한 설명을 적은 뒤에, 완성된 작품을 전시하였다.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활동을 즐거워하였다.
학생 A : 친구들과 맛있는 과자를 수업 시간에 먹을 수 있고, 또 어떤 조는 표현이 부족했지만 어떤 조는 완전 잘해서 놀라움의 연속이었어요.
학생 N : 좋아하는 과자를 가지고 하니까 과자도 먹고 하니까 더 즐겁고 잎의 구조를 표현해야 하니까 더 이해가 잘 되었던 것 같아요.
‘실험’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영상을 보고 실험 내용이 재미있었는데 직접해보니까 더 좋았기 때문에’, ‘교과서로 배우면 실험도 하지 않고 넘어 가는 실험이 많았을텐데 직접 참여해서 흥미로웠고 재미있었다’, ‘과학 내용을 실험을 통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지식 시장’ 활동은 광합성 단원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적용하였는데, 모둠별로 학습 주제를 정한 뒤에 그 내용을 전지에 정리해서 교실 벽에 부착하고, 모둠원들 중에서 일부 학생들은 지식을 판매하고, 다른 학생들은 다른 모둠의 지식을 사러갔다. 이 활동을 즐거워한 이유로는 ‘시장형식으로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즐거웠음’, ‘설명을 해줄 때 친구들이 듣는 모습을 보면 뿌듯했다’, ‘내가 직접 수업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 ‘친구들에게 설명해준 후 받는 화폐가 좋았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학생 A : 지식 시장에서 제가 아는 지식을 친구들에게 팔고 돈을 받고 가짜 돈이지만 너무 뿌듯했어요. 설명하려면 미리 공부를 해야 하잖아요. 저는 설명할 때 주의할 점을 세세하게 공부해 왔어요. 또 친구들 지식을 사러 돌아다닐 때 다른 친구가 어렵게 설명한 것은 이렇게 쉽게 풀어 설명할 수 있는데 라고 생각했어요.
학생 K : 제가 발로 뛰어서 돈을 번 느낌이었어요. 친구들이 막 급식체라고요, 요즘 애들이 쓰는 말 있거든요? 그거로 설명해줘서 이해가 잘 되었어요.
학생 J : 지식시장은 애들이 직접 설명해주고 애들이 직접 꾸미고 해가지고 그걸 보고 설명해주는데 이걸 사고판다는 개념으로 해가지구 재미있고, 진짜 시장 같고 해서 신박했어요.
‘명문대 입학하기’ 활동에서 학생들은 학습 내용에 대한 면접을 보는데,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둠별로 공부하고 모둠원들이 빨리 통과할 수 있도록 협력하였다. 이 활동을 즐거워한 이유로는 ‘엄청난 지식을 외워서 좋았다’, ‘내가 배운 것을 토대로 선생님께 인정받고 또 내가 다른 사람의 면접을 보는 면접관이 되어서 내가 아는 지식을 다른 친구들에게 알려주어 좋았다’, ‘애들이랑 공부하면서 답을 맞혔을 때 보람을 느꼈기 때문’, ‘시험을 본다는 자체가 부담이 되고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학생 B : 저는 명문대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과학을 잘 하는 편은 아닌데 문제를 내서 맞혀서 통과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학생 J : 명문대 입학하기는 진짜 공부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먼저 공부해서 선생님한테 자격증을 따야 하잖아요. 그리고 애들 검사 맡아주면서 애들도 봐주고 그래서 잘 외워졌던 거 같아요. 뭔가 애들이 치열하게 공부하는 느낌?
‘카드 게임’ 활동에서는 원 카드 게임 방식을 활용하여 문제에 대한 답을 말하고 내려놓거나, 카드를 모두 뒤집은 후 한 장씩 뽑아 정답을 말하고 가장 많은 카드를 가진 학생이 이기는 등 경쟁을 통해 학습하였다. 이 활동을 즐거워한 이유로는 ‘게임을 통해 하나 하나 정답을 맞춰나가는 활동이라 승부욕이 자극돼서 재미있었다’, ‘잘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을 재밌는 카드게임으로 공부하면서 하니 즐거운 학습이었다’, ‘게임으로 하니 내용을 이해하기가 더 쉬웠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학생 Y : 카드 게임 할 때 카드를 봤는데 그걸 모르는 거면 다시 보고 배우고 자기가 뭘 모르는지를 알 수 있고 모르는 부분을 찾으면서 배우고 그래서 이해가 잘되었어요. 또 게임이다 보니까 경쟁하면서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학생 N : 모르는 게 있으면 덮어두고 책을 찾아보고, 다시 보충해서 말하고 모둠원들이 모르는 것을 제가 알려주고 그래서 재미있었어요. 게임하면서 자연스럽게 내용이 머리에 들어왔어요.
‘비주얼 싱킹’ 활동에서는 뿌리라는 큰 범주 안에 뿌리의 종류, 뿌리의 구조, 뿌리의 기능, 뿌리의 물 흡수 원리 등 하위 범주의 내용을 글, 도형, 기호, 색상 등을 활용하여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다. 이 활동을 즐거워한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응답이 있었다.
학생 P : 제가요 그림 그리고 그런 걸 좀 좋아하는데 배웠던 내용을 그림 그리는 걸로 표현하고 정리하니까 너무 재미있고 좋았어요.
학생 G :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고 또 친구들이 제 작품을 보잖아요! 그래서 제가 애들이 모를 것 같은 내용을 자세히 적고 하니까 친구들한테 도움도 되고 저도 이해가 잘되고 그랬어요.
‘4컷 만화 그리기’ 활동에서는 증산 작용에 대해 내용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4컷 만화를 모둠별로 구상하고 표현하였다. 이 활동을 즐거워한 이유로 ‘4컷 만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정보가 있어야 해서 공부를 많이 했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거꾸로 수업의 좋았던 점에 대한 응답을 살펴보면, 다양한 활동을 해서 재미있었고, 학습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었으며, 학습자 중심으로 수업을 하는 방식에 대해 긍정적이었고, 활동에 대해 보상을 받는 것도 좋아하였다. 다음은 거꾸로 수업의 좋았던 점에 대한 면담 내용이다.
학생 K : 수업이 창의적이었어요. 활동으로 인해 과학과 좀 더 친해질 수 있었어요.
학생 Y : 기존의 수업은 이해가 안 되어도 넘어가고 계속 쌓이다가 그래서 좀 나중에 힘들었는데 거꾸로 교실을 할 때는 강의 듣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또 수업 때 공부하니까 좋았어요.
학생 J : 모둠 활동을 하면 하는 애들은 하고 안하는 애들은 안하잖아요! 근데 이거는 그냥 다 참여를 했던 것 같고 그리고 또 다양한 활동과 아이디어로 재미있었어요. 애들 다 재미있게 했고 재미있었고 상품도 달려있어서 더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학생 G : 모르는 것을 질문하고 먼저 다 안 다음에 수업에 들어가니까 친구들한테 모르는 것을 설명해 줄 수 있고 또 협동하는 활동이 많아서 친구들과 돈독해진 것도 같고 머릿속에 쏙쏙 잘 들어왔어요.
학생 N : 과학 수업을 할 때 꼭 강의식 수업이 아니라 활동으로 하니까 거꾸로 수업의 의미를 더 알게 된 것 같아요. 수업은 꼭 선생님이 설명하고 저희는 듣는 방식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기존 수업과 다른 점이 좋았어요.
학생 O : 이해를 하고 수업에 들어가니까 수업태도가 좋아졌어요,
면담 결과, 학생들은 거꾸로 수업의 좋았던 점으로 수업 이해도 증가, 다양한 활동에 대한 흥미, 학생이 중심이 되는 수업 환경, 모든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참여 등을 꼽았다. 거꾸로 수업이 학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고, 학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므로 학생들이 거꾸로 수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함을 알 수 있었다.
거꾸로 수업의 개선점에 대한 응답을 살펴보면, 다양한 활동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고, 디딤 영상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다. 면담 결과에서도 다음과 같이 학생들이 디딤 영상을 시청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언급하였다.
학생 B : 아침에 디딤 영상을 보는 게 힘들었어요. 숙제로 내줘도 좋을 것 같아요. 막 책보고 찾아가면서 해도 되잖아요. 제가 왜 숙제로 하고 싶냐면 집에 가면 핸드폰만 보니까 핸드폰 보는 시간에 하면 좋을 것 같다 생각했어요.
학생 S : 아침에 디딤 영상을 봤잖아요. 저는 아침에 숙제를 해야 하는데 바빴어요.
디딤 수업을 통한 예습이 플립러닝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김영배, 2015; 박인옥, 2018)인데, 수업 전에 디딤 영상을 미리 보는 것이 수업 내용에 대한 이해를 높여서 수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할 수도 있지만, 예습의 의무를 가지게 되어 부담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 외 ‘경쟁 수업을 좀 줄였으면 좋겠다. 열심히 했는데 어떤 몇 명만 상품을 받으면 나머지 애들이 기분이 나쁠 수 있기 때문이다’ 등 경쟁 수업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Ⅳ.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 중학교 과학 ‘광합성’ 단원에서 거꾸로 수업을 12차시에 걸쳐 적용하여 이를 통해 학업성취도와 과학학습동기에 미치는 영향과 거꾸로 수업에 대한 인식을 알아본 결과를 종합하고 결론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거꾸로 수업은 ‘광합성’ 단원에 대한 학업성취도 향상에 효과가 있었다(p <.001). 실험집단과 비교집단 간 사전 검사를 공변인으로 한 사후 검사의 공분산분석 결과 F 값이 45.457로 .001 수준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이를 통해 거꾸로 수업은 학업성취도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거꾸로 수업은 과학학습동기 향상에 효과가 있었다(p <.05). 과학학습동기 전체 검사 결과에도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과학에 대한 피상적 전략’과 ‘과학에 대한 심층적 전략’ 영역에서도 유의한 향상이 있었다.
셋째, 학생들은 거꾸로 수업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인식하였다. 학생 대부분이 거꾸로 수업에 대해 흥미 있어 했으며, 높은 참여도를 보였다. 디딤 영상과 거꾸로 수업의 활동이 ‘광합성’ 단원의 학습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였다. 특히,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공부했기 때문에 잘 이해된 것 같다고 응답하였다.
학습자 중심 수업 방법인 거꾸로 수업을 적용할 경우 교사 중심의 설명식 수업과 달리 학생들이 경쟁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의사소통을 하고 문제를 해결하게 되므로 학업성취도와 과학학습동기가 향상되고 수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 연구의 결과에 근거하여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거꾸로 수업에서 활용될 다양한 활동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학생이 거꾸로 수업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흥미 있게 공부했기 때문에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과자로 잎의 구조 표현하기’와 같이 학생들이 알고 있는 지식을 여러 방법을 이용해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것, ‘지식 시장’, ‘명문대 입학하기’ 등 기존의 수업과 다른 새로운 방식의 수업에 흥미를 보였다. 거꾸로 수업의 특징 중의 하나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지식을 구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따라서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활동들을 더 많이 개발하여 학생 참여를 높일 필요가 있다.
둘째, 거꾸로 수업의 적용을 위해 교사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수․학습 자료가 개발되어 보급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거꾸로 수업을 적용하기 위해 작성한 ‘광합성’ 단원의 학습 자료는 중학교 1학년 과학 수업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자료들을 참고로 하여 다양한 자료가 많이 개발되고 교사들이 공유함으로써 실제적인 도움을 얻게 될 것이다.
셋째, 거꾸로 수업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거꾸로 수업 운영의 어려운 점 중의 하나로, 학생들이 수업 전에 디딤 영상을 시청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아침 자습 시간을 활용하여 학급 전체 학생들이 디딤 영상을 시청하였다. 학생들이 디딤 영상을 시청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사들이 디딤 영상을 제작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 교사 연수를 통해 이에 대해 상세한 안내를 제공하거나 교과 교육 모임을 통해 각자가 제작한 디딤 영상을 공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