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2016년 알파고의 등장은 생태계의 최강자로 지배해왔던 인간이 기계에 지배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심어준 기점이 된 해이다. 또한 인간이 인공지능(AI)과 차별화되고 독자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교육계에서도 인간이 오랜 시간에 걸쳐 모아온 정보를 아주 짧은 시간에 수집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지닌 인공지능(AI) 앞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가 등장하였다. 단순히 지식이나 정보를 암기하는 것을 넘어서 미래 사회를 살아나가는 데 필요한 것에 대한 논의에 이른바 ‘역량’이 강조되고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협력, 창의성의 4C(Critical Thinking, Communication, Collaboration, Creativity)가 국내·외에서 강조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창의성은 미래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고 실제 많은 나라에서 창의성 함양을 우선적인 국가 교육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Beghetto & Kaufman, 2017).
창의성에 대한 초기 연구에서는 지능을 중심으로 창의성의 개념을 설명하는 인지적인 접근을 취하였다. 예를 들어 창의성을 확산적 사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서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정교성을 창의성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하였으며, 하나의 정답보다는 다양한 답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창의적인 사람으로 규정하였다. 다음으로 지능을 중심으로 창의성의 개념을 설명하는 인지적 접근을 비판하며 호기심이나 도적의식, 태도 및 성향 등과 같은 창의적인 사람의 사고 과정이나 특성을 중심으로 창의성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이 등장하였다. 이와 같이 창의적인 사람에만 집중하다 보니 창의적인 상황, 즉 창의성으로 나아가게 하는 주변 상황이 배제되었던 것이다. 창의성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 요인을 제외하면서 창의성의 내적 요인에만 집중해 온 결과 학습이나 사회적 환경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간과되었다. Amabile(1983), Csikszentmihalyi(1996) 등은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창의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창의성이 개인의 특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고 적절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독창적이며 유용한 산출물을 도출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이 함께 구비되는 상황을 의미하는 통합적 접근을 강조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Rhodes(1961)는 창의성에 관한 다양한 정의를 수집하여 이를 4가지 요소인 사람(Person), 과정(Process), 환경(Press), 산출물(Product)로 구분하여 설명한 바 있다. 흔히 4P이론이라 불리는 이 접근은 창의적인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 4가지 요소가 모두 작동한다는 것으로 통합적 접근을 뒷받침한다. 또한 Csikszentmihalyi는 상징적인 규칙을 포함하는 문화, 상징적인 영역에 새로움을 가져오는 사람, 그리고 그 새로움을 인정하고 확인하는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현장이라는 세 가지 요소의 상호작용으로부터 창의성이 생겨난다고 주장하였다(Csikszentmihalyi, 1996). 즉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산출물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위 세 가지 요소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며 이 또한 창의성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통합적인 접근을 강조하는 경우는 환경을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으로서 국한하기 보다는 일련의 요소들이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면서 문화 속에서 어떤 상징 영역이 변화되는 과정(Csikszentmihalyi, 1996)으로서 창의성의 의미를 바라본다. 즉 창의성에 대한 통합적 접근에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창의성을 발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서로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통합적 접근을 취하며 창의성의 개념을 설명하려는 입장에서는 그 동안 개인의 심리적인 측면에 초점을 두고 창의성을 이해하는 관점을 넘어서서 사회문화적이고 공동체적인 맥락에서 창의성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창의성이 특별히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환경적 지원을 통해 후천적으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보는 관점은 학교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생들이 가정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실 환경은 물리적인 환경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할 뿐 아니라 또래나 교사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나타나는 심리적인 환경 분위기가 학생들의 창의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Amabile, 1996).
창의성이 특정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교과 및 생활 전반에 적용되는 핵심 역량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초등학교에서부터 자율성, 다양성을 존중하는 창의성 중심의 교실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즉, 교실은 학생들이 학습과 놀이 활동으로 학교생활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가장 직접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물리적·심리적 환경이다. 초등학교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통해 학생의 창의적 잠재력을 발견하여 그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교실 구성원들의 인식, 행동, 상호작용을 비롯하여 이것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활동,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교실 문화적 측면의 접근이 중요하다.
학교 맥락에서의 창의성 교육에 있어 학생의 창의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김미숙, 최예솔, 2014a, 2014b; 민지연, 서은진, 2009; 유경훈, 2015)에서 학교 및 교실환경, 교실 분위기 등의 환경적 요인이 학생의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학교나 교실의 물리적, 심리적 환경을 다루기는 하였으나 교실 문화적 차원에서 접근한 연구는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에서의 창의성 함양을 위한 교실 문화의 특성이 어떠한가에 대한 실제적인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여 제공함으로써 교사 스스로 자신의 교실 특성과 비교·분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의 일상적인 교육활동을 통한 학생의 창의성 함양을 위한 교육 방향 및 내용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공교육 내실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Ⅱ. 이론적 배경
초기 창의성의 개념은 개인의 인지적인 능력을 중심으로 심리학적 관점에서 발달하였다. 이로 인해 창의성을 지닌 사람은 매우 뛰어나고 독특하며 신과 비슷한 능력을 가진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Gardner, 2004).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창의성의 개념에 대하여 다양한 접근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비인지적인 요소뿐 아니라 환경적인 요소 등을 통해 창의적인 잠재력 등을 발현시킬 수 있다는 관점으로 창의성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Kaufman & Baer, 2006; Kaufman & Beghetto, 2009). 창의성의 개념에 대한 이러한 변화는 선천적으로 주어진 능력으로서의 창의성이 아닌 교육을 통해 발현될 수 있는 잠재력이라는 관점에서 창의성을 인식할 수 있게 만들었다(Cropley, 2006; Csikszentmihalyi, 1999; Glăveanu, 2011). 이때 교육을 통해서 창의성을 발현시킬 수 있다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창의성의 개념은 초기의 창의성 개념과 차이가 있다. 즉 매우 뛰어난 사람들이 만들어낸 혁신적인 산출물 혹은 비범한 능력 등으로 창의성을 설명하는 것을 “Big-C”(Kozbelt, Beghetto & Runco, 2010)라 부르는 것에 비해 일상생활에서 이미 존재하던 것들을 약간만 변형하여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으로 창의성을 설명하는 것을 “little-c”(Craft, 2001; Richards, 2007)라 부르면서 창의성을 지나치게 근접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인식을 바꿀 수 있게 하였다. 나아가 이미 전문적인 영역에서는 만들어져 존재하는 작품이나 이론들일지라도 해당 작품이나 개념을 다루는 집단의 영역에서는 아직 접하지 않은 경우 해당 결과를 스스로 도출하거나 나름의 아이디어를 통해 해결해나가는 능력과 같이 지극히 주관적이거나 감성적인 수준에서 의미를 갖는 것으로 창의성을 설명하는 것을 “mini-c”(Kaufman & Beghetto, 2009)로 구분하기도 하였다.
Kaufman & Beghetto(2009)의 경우 기존의 Big-C와 little-c의 이분법적 구분에 학습을 통한 개인 수준의 변화를 의미하는 “mini-c”와 일상적 차원의 창의성에서 발전하여 직업적 전문성(professional expertise)과 연계된 “Pro-c”의 개념을 추가한 창의성의 4C 모델(the Four C model of Creativity)을 제안함으로써 창의성의 개념 확장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한 개인의 삶에서 창의성이 어떻게 발전해 가는지를 보여주었다([그림 Ⅱ-1] 참조).
이와 같이 little-c와 mini-c의 개념의 등장은 창의성을 학교 맥락에서 발현시킬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창의성의 개념이 확장되면서 초기에는 신적인 존재와도 같은 ‘그(He)’의 능력으로서의 창의성에서 점차 바로 ‘나(I)’ 자신을 포함한 모든 개인의 능력으로서의 창의성으로 변화하여 왔으며, 최근에는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우리(We)’가 함께 만들어가는 ‘협력적인 창의성’(Cropley, 2006; Glăveanu, 2011)이라는 개념으로까지 확장되면서 학교 맥락에서 창의성 함양을 위해 보다 폭넓게 접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왔다.
이와 같이 학생의 창의성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이들을 둘러싼 환경 변인들의 역동적 상호작용에 의해 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맥락에서의 학생 창의성이란 교과 수업 시간을 포함하여 일상적인 학교생활 속에서 교사-학생, 학생-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학생들의 창의적 생각의 표현 및 행동 방식 및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 개인의 창의적 생각, 이해의 변화로 정의하였다.
창의성에 대한 연구는 개인의 창의적 특성을 중심으로 한 접근에서 머물지 않고 환경적 접근으로 확장되어 있다(한순미, 성은현, 이정규, 2008). Csikszentmihalyi(1996)는 체계모델에서 개인의 아이디어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그것을 수용해 주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사회‧문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그 시대의 역사적 산물이 될 수 없다고 하였다. 즉, 이제 창의성은 한 사회의 현상이자 문화라고 할 수 있다(장인희, 2013, p.195에서 재인용). 따라서 학생의 창의성 및 창의적 잠재력을 발견하고 신장시켜주기 위한 창의적 학교, 교실 환경이 어떻게 조성해야 하는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실 환경이 창의적이고 자율적으로 지각하는 초등학생일수록 창의적 사고력보다는 호기심, 유머, 인내심, 정열, 자신감 등 창의성 인성에 더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나나, 2003). 박미연(2003)은 교실 환경은 창의적 사고와 창의적 인성과 정적 상관관계가 있으며, 교실 환경은 창의적 인성을 매개로 창의적 사고에 영향을 주었으며,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지연, 서은진(2009)은 창의적 교실 분위기가 창의적 환경과 정적 상관을 보였으며, 창의적 동기와 상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초등학교 교사의 인식을 통해 본 창의적인 학교 환경에서는 사회적 요청에의 자각, 가정과의 연계, 창의적인 특별활동 조직, 창의적인 학교‧교실 환경, 창의성을 자극하는 교실 구성, 창의성을 자극하는 학교‧교실 분위기, 창의적인 수업, 교사의 창의적 자질, 교사 지원 시스템, 창의적인 학교의 원칙적 요건, 창의성 교육이 곤란한 조직상의 이유, 창의성 교육이 곤란한 교육상의 이유, 학부모와 교사의 생각 차이로 나타났다(장인희, 2013). 즉, 교사들은 창의적 학교, 교실 환경에 대해 단순히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업 및 특별 활동, 그러한 활동을 진행하는 교사의 자질과 교사와 학생간의 상호작용, 교사 간의 관계, 교사에 대한 지원 시스템, 가정과의 연계 등 다양한 범위의 내용이 언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창의성 함양을 위한 교실 문화를 교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의 교사-학생, 학생 간 상호작용이라는 협의의 개념을 포함하여, 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가정, 학교 및 지역사회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을 따르고자 한다.
Ⅲ. 연구 방법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다. 델파이 방법은 산재되어 있는 내용에 대해 전문가 집단의 반족적인 피드백으로 의사소통을 하여 합의점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Skulmoski, Hartman & Krahn, 2007). 이러한 델파이 방법을 본 연구에서 채택한 이유는 현재 창의성 교육, 창의적 인재 양성 등 미래사회 교육의 중요한 담론으로 등장한 창의성을 교실 문화를 통해서 함양할 수 있는 방법 중 무엇을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의 특성으로 볼 것인지를 밝히기 위함이다. 특히 현장 교사와 교수, 학부모 등 다양한 집단의 반복적인 의사소통으로 창의성을 함양하는 초등학교 교실 문화의 특성에 대한 타당하고 신뢰성 높은 합의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델파이 조사의 참여자는 창의성 교육 관련 경험과 이해를 지니고 있는, 즉 창의적인 교실 문화 관련 교육과 연구 및 실무 활동 경험, 창의성 혹은 창의성 교육 관련 분야에서 교육과 연구 및 실무 활동 경험, 교실 및 학교 문화 관련 분야에서 교육과 연구 및 실무 활동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서 이 중 1개 이상의 분야를 만족하는 경우 전문가로 선정하였다.
초·중등학교 교사 전문가의 경우 연구진은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창의성 교육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장학사에게 연락하여 델파이 조사를 위한 전문가 선정 기준을 유선으로 설명하고 이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초등학교 교사 2명과 중등학교 교사 1명씩을 추천해 줄 것을 의뢰하였다. 그 결과 시·도장학사를 통해 추천 사유와 함께 각 시·도의 추천교사 명단을 받았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추천받은 전문가들에게 이메일 또는 유선으로 연구의 목적, 설문의 횟수 등의 정보를 제공한 후 최종 승낙을 받은 뒤 조사를 진행하였다.
전문가 집단 구성원 직종의 균형적인 배합을 위하여 학부모, 창의성 분야 연구를 수행했거나 논문을 집필한 교수, 초등학교 교사 출신의 장학사 등으로 별도의 전문가를 선정·구성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먼저 관련된 추천 인력풀을 구성하고 검토·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본 연구에 적합한 전문가를 1차 선정하였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현장 교사 선정과정과 마찬가지로 유선을 통해 본 연구의 목적 및 델파이 조사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참여에 동의한 전문가를 최종 선정하였다.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 특성 도출을 위한 델파이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특성은 <표 Ⅲ-1>과 같다.
예비 조사는 델파이 조사의 문항이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내용이 적합한지, 내용의 이해는 적절한지 등의 타당도를 점검하기 위해 실시하였다. 초등학교 교사, 교수, 장학사, 연구원 등 21명을 대상으로 2018년 2월 23일부터 3월 2일까지 실시한 결과, 일부 영역의 문항들은 전문가들의 새롭고 적극적인 응답을 이끌어내기에는 다소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의견을 수렴하여 전문가들이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술할 수 있도록 문항을 수정하였다.
1차 델파이 조사에서는 개방형 질문으로 창의적인 교실의 모습 및 특징이 무엇인지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이나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것, 또는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하여 학교 건물, 교실 환경,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법, 교수학습 자료, 교사, 학생, 학부모, 생활지도, 학업지도, 수업외 시간, 특별·체험활동, 등하교활동, 교육철학, 기타로 구분하여 선택한 영역에 대한 장면을 기술, 묘사하도록 하였다. 2차 델파이 조사에서는 1차 델파이 조사 분석 결과를 반영하여 1차 조사의 응답 내용을 대영역 11개, 중영역 30개로 분류한 후 각각의 중영역에 대해 소영역을 배치하였다. 1차 선정된 대영역, 중영역, 소영역이 창의성 함양을 위한 교실 문화 특성으로 타당성이 있는지 여부와 중요도(Likert식 5점 척도), 그리고 추가·수정할 항목이 있는지를 제시하도록 하였다. 3차 델파이 조사에서는 2차 조사의 결과를 다시 추가 또는 수정한 후 제시하여 질문에 대한 응답을 제고하도록 하였다.
1차 델파이 조사는 개방형 질문으로 구성하여 전문가들이 기술해 놓은 모든 창의적인 교실의 모습 및 특징을 취합한 후 중복되는 의견 혹은 의미상 유사한 의견들을 하나로 통합하였다. 먼저 한 개 시·도교육청 교사의 응답 자료를 선정하여 모든 연구진이 각각 코드를 추출한 후 일치되는 정도를 확인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코드 추출 방향을 함께 결정하였으며, 4개 권역으로 구분하여 개별 추출한 후 추출된 코드를 모아 확인 및 수정‧보완하였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1차로 추출된 코드들을 묶어 상위 범주를 도출하였는데, 초기 코딩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관련 있는 코드들을 묶어 범주화하면서 1차 코드와 원 자료의 의미를 재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전문가들이 제시한 많은 응답 내용들을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분류‧정리하기 위한 범주화 작업을 통해 주요 아이디어를 찾아 대영역을 도출한 다음 중영역, 소영역으로 분류하고 적합한 표현 방식으로 변환하였다. 다음으로 교육학 박사 2인의 자문을 얻어 수정‧보완 후 2차 델파이 조사에 사용될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 특성의 내용을 구성하였다.
2차 델파이 조사는 소영역에 해당되는 항목들이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 특성으로 타당성 여부에 대해 응답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Likert식 5점 척도를 사용한 중요도 분석에서는 SPSS 25.0을 활용하여 평균(M), 표준편차(Std. Deviation)를 산출하였고, 소영역의 항목별로 내용타당도 비율(Content Validity Ration: CVR)을 산출하였다
ne: 중요하다고 응답한 델파이 패널 수, N: 전체 델파이 패널 수
Lawshe(1975)는 패널 수에 따라 내용타당도 비율(CVR)의 최소값을 제시하였는데 패널 수가 40명일 경우 내용타당도 비율(CVR)의 최소값은 .29이다(<표 Ⅲ-3> 참조).
패널의 수 | 10 | 11 | 12 | 13 | 14 | 15 | 20 | 25 | 30 | 35 | 40 |
CVR 최소값 | .62 | .59 | .56 | .54 | .51 | .49 | .42 | .37 | .33 | .31 | .29 |
* 출처: Lawshe(1975), p. 568.
본 연구의 2차 델파이 조사 패널 수는 60명이므로 유의도 .05수준에서 내용타당도 비율(CVR)이 .29이상일 때 내용타당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각 전문가별 합의도는 ‘변동계수(Variance of Coefficient)3)를 측정하여 0.5이하의 값이 나오면 응답자들 간에 적절한 동의가 이루어졌다고 평가한다(English & Kernan, 1976: 이륜, 장경원, 2016, p. 107에서 재인용).’에 근거하여 분석하였다. 즉, 2차 델파이 분석 결과 소항목의 CVR이 .29이하거나, 합의도가 0.5이상인 소항목은 삭제하였다. 다음으로 교육학 박사 2인의 자문을 얻어 2차 델파이 조사에서 새롭게 첨가된 소영역을 추가하는 등 수정 ‧보완 후 3차 델파이 조사에 사용될 소영역을 설정하였다.
3차 델파이 조사는 최종적인 타당도와 중요도 판단을 위해 실시되었고 내용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평균(M), 표준편차(Std. Deviation)를 산출하여 2차 조사에서 산출된 값과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소영역별로 CVR을 산출하여 내용타당도가 있는 소영역만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의 특성으로 최종 선정하였다.
Ⅳ. 연구 결과
1차 델파이 조사 결과 72명의 전문가들이 제시한 창의성 함양을 위한 교실 문화의 내용은 총 944개로 나타났다. 1차 델파이 조사에서 제안된 소영역의 항목 중 연구진 및 교육학 박사 2인의 자문을 거쳐 중복된 항목을 통합하였고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 특성으로 지나치게 변별력이 낮은 것과 기타로 분류된 것을 삭제하였다. 그 결과 <표 Ⅳ-1>과 같이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 특성을 대영역 11개 항목과 중영역 30개 항목으로 구분하여 각 영역에 적합한 내용들을 선별하여 총 217개의 소영역 항목을 설정하였다. 이렇게 설정한 소영역 항목을 11개의 대영역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학교건물 24개, 교실환경 20개, 교육과정 13개, 교수학습방법 24개, 교수학습 자료 24개, 교사 34개, 학생 17개, 학부모 12개, 수업 외 시간 32개, 교육철학 12개, 학교/학급 문화 16개로 분류하였다.
한편, 각 소영역 항목을 30개의 중영역 항목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공간위치 2개, 공간구성 9개, 학습공간 5개, 놀이 휴식 공간 8개, 공간 구성 11개, 공간 설비 9개, 교육과정 재구성 13개, 수업 운영 방식 14개, 수업 전략 10개, 자료의 내용 4개, 자료의 제작 2개, 자료의 활용 7개, 교사의 역량 12개, 교사의 태도 8개, 교사의 역할 14개, 학생의 태도 14개, 학생 자치 3개, 학부모의 가치 4개, 학부모의 태도 8개, 놀이 시간 확대 1개, 놀이 활동 내용 7개, 놀이 활동 특징 5개, 특별/체험활동 내용 8개, 특별/체험활동 장소 4개, 등하교 활동 내용 7개, 수업관 1개, 평가관 5개, 학생관 6개, 분위기 조성 10개, 시스템 구축 6개로 분류하였다.
2차 델파이 조사 결과 60명의 전문가들은 217개의 소영역 항목 중 192개의 항목이 타당성이 있고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217개의 소영역 항목 중 내용타당도 비율(CVR)이 0.29이하거나 합의도가 0.5이상의 값이 나오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여 삭제하였다. <표 Ⅳ-2>는 2차 델파이 조사 결과에 따라 도출된 내용타당도 및 합의도를 반영하여 삭제된 항목이다.
2차 델파이 조사에서 제시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대영역과 중영역의 항목 명칭 변경, 중영역의 일부 항목의 통합 및 삭제가 이루어졌으며 그 내용은 <표 Ⅳ-3>과 같다.
구분 | 변경 전 | 변경 후 |
---|---|---|
대영역/명칭 변경 | 학교 | 학교 건물 |
중영역/명칭 변경 | 공간 위치 | 공간 특성 |
중영역/통합 | 자료의 내용, 자료의 제작 | 자료 준비 |
중영역/통합 | 놀이 시간 확대, 놀이 활동 내용, 놀이 활동 특징 | 놀이 활동 |
중영역/통합 | 특별/체험 활동 내용, 활동 장소 | 특별/체험 활동 |
중영역/삭제 | 등/하교 활동 내용 | |
대영역이나 중영역의 명칭이 변경된 경우로 대영역의 ‘학교’는 ‘학교건물’로 중영역의 ‘공간 위치’는 ‘공간 특성’으로 변경되었다. 중영역의 구분이 통합된 경우로는 ‘자료의 내용’, ‘자료의 제작’이 ‘자료 준비’로, ‘놀이 시간 확대’, ‘놀이 활동 내용’, ‘놀이 활동 특징’은 ‘놀이 활동’으로, ‘특별/체험 활동 내용’, ‘활동 장소’는 ‘특별/체험 활동’으로 통합되었다. 한편, 중영역 ‘등/하교 활동 내용’ 은 삭제되었다.
<표 Ⅲ-4>는 소영역 항목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한 결과로, 항목 내용을 재진술하거나 추가, 삭제, 통합, 그리고 다른 중영역 항목으로의 이동 등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2차 델파이 조사에서 추가된 소영역 항목은 모두 16개로 ‘교사 연구실, 학생과의 상담공간, 무대가 있는 공간, 매트나 마룻바닥으로 이루어진 휴식공간, 무선 인터넷 환경 구축, 영상 출력장비(빔 프로젝터) 구축, 평가에 대한 교사의 재량권과 자율권 보장, 교수학습 자료 구입 및 실습예산 확보, 학습자료 공유 시스템 구축, 우수자료 제작 교사 인센티브 제공, 학생의 전인적 성장에 대한 교사의 관찰과 직접 기술을 통한 평가, 교직원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등 학교장의 민주적 리더십, 지역사회와 협력관계 구축, 창의적 학급교육과정 구성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교사의 창의적 역량 계발을 위한 교사 연수 프로그램 지원, 창의적 교육과정을 위한 교사의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 등이다.
이상의 절차를 거쳐 2차 델파이 조사에 대한 분석을 실시한 결과 대영역 항목은 변화없이 11개 영역이었고, 중영역 항목은 30개에서 24개로 축소되었으며, 소영역 항목은 217개에서 194개로 축소되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표 Ⅳ-5>와 같다.
3차 델파이 조사에 참여한 55명의 전문가들은 194개의 소영역 항목 중 192개의 항목이 타당성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2차 델파이 조사 결과 분석과 마찬가지로 3차 델파이 조사 결과 분석 시에도 중영역 평균, 소영역 CVR과 평균, 표준편차, 합의도를 구하였다.
192개의 소영역 항목 중 내용타당도 비율(CVR)이 0.29이하이거나 합의도가 0.5이상의 값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 항목은 ‘복도의 폭이 넓고 천장이 높아 개방감 있음(CVR=0.24)’, ‘교실 내 개별학습 공간과 모둠학습 공간 분리(CVR=0.24)’이였다.
한편, 3차 델파이 조사 결과 내용타당도 비율(CVR)이 1.0인 항목은 응답에 참여한 모든 전문가가 타당하고 중요하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 항목은 다른 항목에 비해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의 특성으로 가장 중점적이고 핵심적인 항목으로 간주할 수 있다. 내용타당도 비율(CVR)이 .82~.99 사이의 값을 나타난 항목은 응답자의 82% 이상이 타당하고 중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이는 창의적인 초등학교 교실 문화의 특성으로 일반적으로 활용 가능한 항목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응답 결과를 반영하여 내용타당도 비율이 1.0으로 나타난 항목을 핵심 항목으로, 내용타당도 비율이 .82∼.99로 나타난 항목을 일반 항목으로 구분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Ⅳ-6>에 제시되어 있다.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 특성으로서 11개 핵심 항목은 ① 문제해결과정, 창의적 아이디어, 사고방식을 익힐 수 있도록 교사-학생이 많은 대화와 생각을 나눔【교수방법-수업전략】 ② 학생 간 활발한 상호작용으로 배운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수업【교수방법-수업전략】 ③ 교사의 확고한 교육 철학(교수 행위 및 모습에 대한 성찰) 확립【교사-역량】 ④ 스스로 반성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교사-역량】⑤ 학생의 생각, 사고과정을 존중【교사-태도】⑥ 속도보다 교육 방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학부모-가치】⑦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독려【교육철학-학생관】⑧ 학생을 교사와 소통하며 수업을 함께 만들고 진화시키는 존재로 인식【교육철학-학생관】⑨ 경청의 중요성과 상호 존중하는 문화【학교/학급문화-분위기조성】⑩ 실패를 용인하고 격려하는 분위기【학교/학급문화-분위기조성】⑪ 자유로운 의사소통【학교/학급문화-분위기조성】으로 나타났다.
한편,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 특성에 핵심항목과 일반항목으로 구분하였고 핵심항목은 총 11개로 교수방법, 교사, 학부모, 교육철학, 학교/학급문화와 관련된 내용이 해당되었다.
첫째, 교수방법 측면에서는 상호작용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즉, 수업을 통해 창의성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문제해결과정, 창의적 아이디어, 사고방식을 익힐 수 있도록 교사-학생이 많은 대화와 생각을 나누고, 학생 간 활발한 상호작용으로 배운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교사는 창의적인 교실 문화를 조성하는 데 누구보다 구심점에 있어야 할 사람이다. 교사 스스로 창의성을 어떻게 함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없다면 창의적인 교실 문화를 만들어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델파이 조사 결과 나타난 핵심 항목 역시 교사의 확고한 교육 철학을 비롯하여 스스로 반성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 학생의 생각과 사고과정을 존중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학부모 역시 학생의 창의성 함양을 위해 중요한 교육 구성원이다. 일차적으로 학교, 학급의 교육과정이나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과 이해, 학교와 교사와의 소통이 필요하며, 학생이 학습 결과뿐만 아니라 배움의 과정을 통해서도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도 중요하다. 학부모 영역에서는 속도보다 교육 방향의 중요성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이 핵심 항목으로 나타났다. 넷째, 학교나 교사의 교육철학 측면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학생을 교사와 소통하고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며 발전해 나가는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 특성으로 중요하게 나타났다. 다섯째, 학교와 학급 문화 측면에서 특성으로는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 실패를 용인하고 격려하는 분위기,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분위기가 심리적 환경 마련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창의성 함양을 위한 교실 문화가 교사, 학부모의 인적 자원, 수업과 관련된 교수방법을 비롯하여 교실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문화까지 다양한 영역의 특성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의 특성을 분석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17개 시·도교육청 관련 업무 장학사를 대상으로 연구내용을 설명하고 추천받은 초·중등교사 및 학부모, 교수 등 다양한 전문가 인력풀을 구성하고 세 차례에 걸쳐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다.
델파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첫째,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의 특성은 ‘학교건물, 교실환경, 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 교수학습 자료, 교사, 학생, 학부모, 수업 외 시간, 교육철학, 학교/학급 문화’로 나타났다. 즉,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는 교사, 학생, 학부모의 구성원, 수업과 관련된 교수방법을 비롯하여 교실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문화까지 다양한 영역의 특성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장인희(2013)의 연구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지각한 창의적 학교환경에 대한 범위와 내용이 환경, 수업 및 특별활동, 교사 자질, 학교/학급문화, 학부모 등으로 다양하고 넓게 나타난 점과 일치한다. 교실이라는 곳은 다양한 구성원을 비롯한 다양한 교수‧학습 관련 활동, 교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년, 학교라는 조직으로 인해 교실을 단순히 교실 하나의 물리적 공간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특성이 있다. 이정선(2002)은 교실에 속한 사람, 사물, 활동에 대한 관찰과 기술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현상과 그 현상 이면에 내재된 실체를 파악하는 것을 통해 문화 체제로서 교실을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본 연구의 결과로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 특성으로 핵심항목은 총 11개로 교수방법, 교사, 학부모, 교육철학, 학교/학급문화와 관련된 내용이 해당되었다.
첫째, 교수방법 측면에서는 상호작용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즉, 수업을 통해 창의성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문제해결과정, 창의적 아이디어, 사고방식을 익힐 수 있도록 교사-학생이 많은 대화와 생각을 나누고, 학생 간 활발한 상호작용으로 배운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교사와 관련하여 교사의 확고한 교육 철학을 비롯하여 스스로 반성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 학생의 생각과 사고과정을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학부모와 관련된 특성으로 학부모는 학교, 학급의 교육과정이나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관심과 이해, 학교와 교사와의 소통, 학습 결과뿐만 아니라 배움의 과정을 통해서도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도 중요하다. 넷째, 교육철학 측면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학생을 교사와 소통하고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며 발전해 나가는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섯째, 학교와 학급 문화로는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 실패를 용인하고 격려하는 분위기,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분위기가 주요 특성이었다.
초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심층 면담을 통해 창의적인 학교환경을 분석한 연구(장인희, 2013)에서도 교수방법, 교사, 학부모, 학교/학급문화와 관련하여 특성이 나타났다. 창의적인 수업은 커뮤니케이션이 있는 수업으로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아는 것도 창의성을 신장할 수 있는 요소로 나타나 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하였다. 또한, 교사 자신의 창의적 자질, 교사 자신의 태도, 학생의 생각에 공감하는 교사로 나타났으며 교사의 분위기나 수업 스타일 등 교사 자신의 태도가 학생들을 창의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창의적 수업이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학부모와 관련하여 창의성 교육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학부모와의 의사소통 및 의사소통 통로의 부재, 창의성 보다는 영재교육에 대한 관심, 성적 중시 등으로 나타났고, 창의성을 자극하는 학교‧교실 분위기로는 허용적인 교실 분위기, 자유로운 교실 분위기, 자유로운 학교 분위기, 아이답게 자랄 수 있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이는 학생의 창의성을 함양할 수 있는 창의적 학교, 교실 환경 특성에 관한 내용은 교사 심층 면담이나 델파이 조사 결과 유사하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본 연구는 학생의 창의성을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등의 특정 창의적 능력을 키워주는 개념의 창의성이라기보다 little-c, 특히 mini-c의 개념을 가져오며 성취도와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소질, 흥미, 자질 만큼의 크고 작은 창의성을 가질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도출한 초등학생의 창의성 함양을 위한 교실 문화의 특성으로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간의 상호작용이 활발한 수업, 학생의 생각을 공감해 주는 교사, 교사와 의사소통을 잘 하는 학부모, 허용적이고 자유로운 교실 및 학교 분위기 등은 사실 좋은 수업을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 좋은 교사의 자질 등에도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부분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김누리, 이희현, 김효현(2015)에서 초등학생이 지각한 개별화, 상호작용과 관련된 교사의 수업방식, 교사의 지원과 열의와 관련된 교사 특성, 수업분위기가 모두 창의성과 긍정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좋은 수업과 바림직한 교사상이 학생의 창의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특별한 교사, 특정한 연수를 받은 교사만이 할 수 있는 교육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창의성에 대해 일반적으로 교사가 가지는 부담에 대한 인식에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교육적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본 연구는 창의성을 초등학교 학생들이 생활하는 교실 문화 속에서 함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그 일환으로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다만, 델파이 조사가 현장 교사 위주로 이루어져 교사 및 교수학습 활동 관련 항목이 많은 반면, 상대적으로 학부모나 가정에서의 역할과 학교와의 연계 부분은 적게 언급된 측면이 있다. 향후에는 좀 더 다양한 집단의 의견 수렴을 통해 교실이나 학교-가정-지역사회 등의 역할 및 연계도 추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창의성 함양을 위한 초등학교 교실 문화 특성을 진단할 수 있는 도구 개발 등을 통해 교사 스스로 교실 문화의 강점 및 약점을 파악하여 실제적으로 학생의 창의성 함양을 위한 교실 문화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이제까지 창의성 교육 및 창의적 인재 양성에 대한 높은 사회적‧교육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교육 실태가 어떠한지 총체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이 미진했던 점을 보완할 뿐만 아니라 학생의 창의성 함양을 위한 학교 교육 내실화 및 질적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