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2015 개정 교육과정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교육부 고시 제 2015-74[별책1])에서 교육과정 구성의 주안점으로 학습의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를 강조하고 있다(교육부, 2015).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의 학습과 성장을 지원하고 핵심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과정 중심 평가를 제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다양한 학생평가 정책을 통해 과정 중심 평가를 일선 학교에 확산시키고 있다. 교육부에서 추진한 자유학기제 활성화, 중․고등학교에서 성취평가제 적용, 수행평가 및 서술형 평가의 확대는 과정 중심 평가와 관련이 있다.
과정 중심 평가의 개념에 대해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17)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기반한 평가 계획에 따라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를 다각도로 수집하여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라고 정의하였으며, 과정 중심 평가의 방향성을 담는 대표적인 평가 방법이 수행평가라고 제시했다. 그럼에도 일선 학교에서 과정 중심 평가의 개념과 실행 방법에 대해서 여전히 많은 논란과 더불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박지현 외 2018; 박정, 2017; 이경화 외, 2016). 예를 들어, 형성평가, 과정평가, 수행평가 등과 과정 중심 평가 간에 개념상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며, 과정의 범위가 어디까지이며, 과정 평가 결과를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정책이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로 확대되고 있다(임은영 외, 2017).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는 교사별로 과정 중심 평가를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는 교사별 학생평가와 관련이 있는데, 여기에서 교사별 학생평가란 “교사들의 교육기획권을 확대시켜 주기 위하여 개별 교사들이 자신들이 가르친 내용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자신이 가르친 학생만을 모집단으로 하여 석차를 부여하는 방식”(김재춘, 설현수, 손종현, 2005, p. 9)을 말한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와 교사별 학생평가는 학생평가를 교사별로 시행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지만 전자의 경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과정 중심 평가의 취지가 포함되었지만, 후자의 경우 이러한 과정 중심 평가의 취지가 구체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일선 현장 학교에서 교사별 학생평가와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간 개념상 차이가 실제 교사별로 학생을 평가를 할 때에도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왜냐하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학년에서는 자연스럽게 과정 중심 평가가 학교에서 이루질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별 학생평가가 제안된 이후에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일부 교육청에서 교사별 학생평가를 점진적으로 시행해 왔으며, 교사별 학생평가의 효과에 대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기도 했다(이근식, 김종민, 2015; 이지혜, 2017). 이들 연구는 지역적으로 경기도교육청 소속 학교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다른 지역 교사들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것은 아니었다는 한계점이 있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는 일선 학교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교과(학년)별 학생평가(교사들이 공동으로 평가계획 수립, 평가 문항 개발, 시행 하는 방식)와 평가 형식에서 매우 다르기 때문에 만약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가 실제로 도입된다고 했을 때 일선 학교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클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와 관련하여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 특히 이 제도에 대한 찬반, 기대 및 우려사항, 제도 도입 시기 및 방법 등에 대한 사항을 조사하는 것은 이 제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이슈이고, 무엇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인식을 조사·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데 있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고등학교에 바로 도입하기에는 입시와 관련하여 어려움이 있어 우선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대상으로 하였다. 본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의 도입에 대한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들의 의견은 어떠하며, 이 제도 도입에 대한 교사들의 기대와 우려는 어느 정도인가?
둘째,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도입 시기와 방식, 그리고 질 관리 확보 방안에 대한 교사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본 연구를 통해 얻어진 결과는 학교 현장에서의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실시와 관련한 이슈, 도입 시 장애 요인, 요구되는 환경·여건 등을 파악하여 대책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학교현장에서 운영하는데 필요한 절차나 교사 연수 프로그램 개발에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II. 이론적 배경
교사별 학생평가는 2004년 10월 28일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2008학년도 이후 대학입학제도 개선안’에서 2010년 중학교 신입생부터 ‘교사별 학생평가’체제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데서 비롯되었다(김재춘, 설현수, 손종현, 2005, p. 1). 교사별 학생평가를 제안한 김재춘, 설현수, 손종현(2005)은 교사별 학생평가 시행은 교사가 교재구성권과 평가권을 회복하여 가르치는 일에 헌신하게 하며 전문성 발휘를 하게 하여 사회적 책임을 지게 한다는 교육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하였다. 또한 교사별 학생평가는 교사가 교육목적을 갖고 그 목적에 따라 교재를 구성하여 아이들과 교실 수업에서 소통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평가하는 것으로 교육적 합리를 구현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를 위해 교사에게 교육기획권을 부여하고 교육적 가치를 생산하는데 책임감을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교사별 학생평가는 교원평가를 통해 교육의 질을 통제하는 방식에서 학교의 교육기획과 교사의 코스웍 기획에 의해 교육의 질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한다는 것이다(김재춘, 설현수, 손종현, 2005, p. 15). 이러한 교사별 평가를 위해서는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예를 들어 “교육과정 편성․운영권 확대”, “교과서 선택권 확대 및 교재 구성권 부여”, “교사의 학생평가권 실질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하였고, 전체 응답자의 51.6%가 교사별 학생평가에 대해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교사의 평가 재량권 범위, 학생평가 방법, 교과서 선택 재량권, 학생의 교사 선택권 허용 여부, 국가수준의 평가와의 병행 여부, 교원평가와의 병행 여부, 제도 도입을 위한 선결 조건, 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견을 조사하였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2010년에 10개의 초등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하여 교사별 학생평가를 추진하였으며 2011년에는 5개교를 추가로 확대하여 진행하였고 그 결과를 발표하였다(경기도 교육청, 2011). 경기도교육청 발표(경기도교육청, 2011)에 따르면 교사별 학생평가 실시 이후 학업성취와 학습태도가 향상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초등교사의 교사별 학생평가의 효과성을 연구한 이근식과 김종민(2015)도 교사별 학생평가를 하는 실험학교와 전통적인 학교를 비교하면서 실험학교에서 학업성취와 학습태도가 향상되었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국한한 것이었다.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교사별 학생평가에 대한 중학교 교사의 인식을 분석한 이지혜(2017)는 교사들이 정책을 인지하고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실행은 저조하다고 밝혔다.
보다 최근에 교사별 학생평가 실태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임은영 외(2017)는 초·중·고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교사별 학생평가에 대한 실태를 조사했으며, 이때 일부 문항을 김재춘 외(2005)의 연구에서 사용한 것과 동일한 문항을 사용하여 두 시점 간 교사들의 인식 변화를 조사하였다. 연구결과 초등학교 교사의 85.2%, 중학교 교사의 76.8%의 교사는 교사별 평가의 도입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비교를 했을 때 김재춘, 설현수, 손종현(2005)의 결과에 비해 교사별 학생평가의 찬성 혹은 긍정 비율이 약 25% 증가했다. 이외에도 임은영 외(2017) 연구에서는 교사 재량권 정도, 교사별 학생평가 이외에 필요한 평가, 교사별 학생평가의 시행 장점, 신뢰도 확보 방안, 시행을 위해 필요한 요인(교사 관련 요인, 학교교육 환경 요인)에 대해 조사하였다. 임은영 외(2017)의 연구가 교사별 평가에 대해 교사의 인식을 조사하고 있는 점은 본 연구와 유사하지만, 본 연구는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에 초점이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세부 질문을 만들어 교사의 인식을 조사하는 것으로 실제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와 관련하여 어떤 학년, 어떤 과목, 어떤 평가 유형에 도입해야 할지 등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조사하는 것도 교사들의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인식을 보다 자세히 밝혀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을 위해 과정 중심 평가가 강조되고는 있으나 과정 중심 평가의 개념과 관련한 개념상 모호성이 있다(박지현 외, 2018; 박정, 2017; 이경화 외, 2016). 교육현장에서는 수업과 연계된 평가, 수업과 평가 일체화, 형성평가, 학습을 위한 평가, 수행평가를 대체하는 개념으로도 과정 중심 평가를 사용하기도 한다(박정, 2017). 과정 중심 평가의 개념 정의와 관련하여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17)이 제시한 개념과 별도로 박지현 외(2018)은 델파이 조사 방법을 통해 과정 중심 평가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기반으로 수업과 평가를 연계한 평가 계획에 따라 교수․학습 과정에서 보이는 학생의 특성과 변화에 대한 자료를 다각도로 수집하여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기 위한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라고 정의하고 있다. 위 두 정의는 사실상 몇 가지 차이가 있을 뿐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정의에서 (1) 성취기준 기반, (2)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 수집, (3) 피드백 제공을 포함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박정(2017)은 최근 우리 교육현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과정 중심 평가, 수업과 평가의 일체화, 수행평가, 학습을 위한 평가 등을 정리하여 수업에서의 평가 방향을 제시하였다. 과정 중심 평가와 함께 논의되고 있는 수업과 평가의 연계, 수업과 평가 일체화, 형성평가, 학습을 위한 평가들은 교육현장에서 소환하는 또 다른 평가 기능으로 보았다. 선발과 행정 기능을 위해 평가를 주로 사용하던 교육계가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수업과 학습에 필요한 평가 기능을 소환하여 수업과 연계한 평가를 통해 학생의 학습을 돕고 학습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과정 중심 평가와 관련한 연구들은 주로 실태와 인식조사에 관한 연구들(신혜진, 안소연, 김유원, 2017; 조수영, 2017; 박지현 외, 2017), 용어 정의를 위한 연구(김수진, 2018; 박정, 2017; 이경화 외, 2016)가 있다. 과정 중심 평가 실태와 인식을 조사하는 연구들은 수업 과정에 시행되고 있는 지필시험에서 서술식과 논술식 평가를 활용하는 비율과 다양한 수행평가 유형(논술형 평가, 개인 프로젝트 평가, 집단 프로젝트 평가, 토론형 평가, 구술시험, 포트폴리오 평가 등)의 시행 빈도를 파악하는 형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들 연구들은 과정 중심 평가를 수행평가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한편 초등학교 교사별 평가 지원을 위한 기초 연구를 수행한 안광식 외(2016)는 교사별 평가 실시를 위한 학교 내 단계별 실천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였고,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교사 평가권 확보를 위한 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시행 지침 개정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에서 초점은 구체적으로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해 개념을 정의하거나 정책적 방향을 제공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 중심 평가를 교사별로 시행하는 것에 대한 교사의 인식에 초점이 있기 때문에 과정 중심 평가의 개념은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17)이 제시한 것을 토대로 설문을 실시한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시행 한다고 했을 때 실제적으로 지금까지 널리 사용해 온 학년(교과)별 학생평가와 성적 산출 과정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표 1>은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와 이에 대비되는 학년(교과)별 학생평가의 성적 산출에서의 특징과 방법에 대해 제시한 것이다. <표 1>은 본 연구의 연구진, 현직 교사, 학교관리자, 교육부 관계자와의 협의회 및 자문회의, 김재춘 외(2005)의 연구 검토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학년(교과)별 학생평가는 일선 학교에서 학생평가를 위해 흔히 학년(교과)별로 공동으로 평가 문항을 출제하고 성적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학년(교과)별 학생평가의 특징은 초등학교의 경우 동 학년 교사, 중학교의 경우 동 학년의 동일 교과를 담당한 교사가 공동으로 평가 문항을 출제하고 성적을 산출하는 것이다. 이때 성적 산출은 동 학년 내에서 교과별로 평가 문항이 같기 때문에 해당 교과목을 수강한 전체 학생단위로 이루어진다.
이와 달리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는 교사 자신이 가르치는 학급에 대해 평가 계획에서부터 문항 개발, 평가 시행, 피드백 및 결과 산출, 기록까지를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즉, 동일 학년의 동일 교과를 담당하는 교사가 각자 평가 문항 및 수행평가 과제를 출제하는 것이다. 교사별로 평가 문항 및 수행평가 과제가 다르기 때문에 성적 산출도 특정 교사에게 수강한 학생단위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중학교 1학년에 5개 반이 있을 경우 A수학교사가 1~2반, B수학교사가 3~5반을 가르친다면 수학성적은 1~2반과 3~5반이 2개의 집단으로 나누어 산출된다.
국외의 경우, 미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 개별 교사가 자율적으로 학생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별로 개별 출제인지 공동 출제인지를 구분하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고, 형성평가, 총괄평가, 수행평가, 지필평가 등 모든 형태의 평가에 대해 교사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국가단위 또는 주단위로 실시되는 표준화된 대규모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미국 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진단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학생의 변화를 점검하며, 교육정책 개선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며, 내신 성적은 대부분 수업을 담당한 교사가 주체가 되어 실시한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평가는 같은 과목에서 같은 교과서로 수업이 진행되더라도 교사에 따라 수업 내용, 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평가에 있어서도 내용과 방법, 난이도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에 있는 재외한국학교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를 제외한 중·고등학교의 경우 모든 교과목에 대하여 정기평가를 실시하는데, 출제 방법은 전적으로 교사 자율에 맡긴다. 따라서 교사의 판단에 따라 동일 교과 교사끼리 공동으로 출제하는 경우도 있다. 평가 방법은 정해진 평가 방법을 규정하지 않고 다양한 평가 방법을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교사의 평가권을 보장하는 미국 사례의 하나로 서민원(2016)의 연구에서는 버지니아 교사협의회(Virginia Education Association)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버지니아주에서는 학생의 성적에 대한 최종 권한은 교사에게 있다고 선언하고, 단 학생이 성적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경우, ‘학교교육위원회’의 중재를 거쳐 성적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교사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기본 전제에는 변함이 없고, 교사가 동의를 하는 경우에 성적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제한을 설정함으로써 교사의 권한을 보호하고자 노력한다.
독일에서도 교육에 있어서 교사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한다. 독일에서 규정하는 교사의 교육 자율권은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수업 내용, 교재 및 자료 선정, 교수 방법을 결정할 수 있으며, 학생평가, 학생 지도와 징계권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정수정, 2016). 특히 독일 교사의 교육 자율권 중에 두드러진 것은 평가권인데, 이는 학생평가에서 구두평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에서 나타난다(한국교육신문, 2012. 3. 15). 독일의 초‧중등학교에서 성적은 지필평가와 구두평가 결과를 각각 약 50%의 비율로 통합하여 산출되는데 절대평가 방식으로 매우 우수(sehr gut)-우수(gut)-만족(befriedigend)-보통(ausreichend)-부족(mangelhaft)-매우 부족(ungenugend)의 6등급으로 분류한다(교육정책네트워크 정보센터, 2016).
또한 독일에서는 교사의 자율권·평가권을 존중하지만, 교사들은 성적 산출을 위해 학기 말에는 동일 학년의 교사가 모여 ‘성적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서 교사들은 자신이 담당한 과목의 학생 성적을 논의하는데, 특히 작년에 비해 성적 차이가 큰 학생, 과목 간 성적 차이가 큰 학생, 상급학년으로 진급이 어려운 학생은 집중적으로 성적 부여가 타당한지를 담당 교사가 설명하고, 다른 교사들은 이를 검토하고 논의한다. 학생 성적에 대해 모든 교사가 동의하면 다시 학년부장 교사, 교장, 학부모 대표가 모여 검토하는 절차를 갖는다(홍혜정, 2017. 9, 26).
영국의 학생평가 사례는 영국에 소재한 재외한국학교에 문의하여 조사하였다.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초·중등학교에서 정기평가의 출제 주체는 교사 개인으로 정기평가 과제를 매 평가 시 개발하며, 평가 방법으로 선다형(선택형), 서술형, 논술형 평가를 활용한다. 수행평가는 모든 교과목에 대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수행평가 내용 및 시행 횟수는 교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여 교과과정 중 수시로 평가한다. 수행평가의 출제 주체는 교사 개인으로 수행평가 과제를 매 평가 시 개발하며, 평가 방법으로 수시 관찰, 정기적인 쓰기 평가, 학생 작품 및 산출물 평가 등을 활용한다. 정기평가와 수행평가 모두 절대평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평가 결과는 성취수준 및 진술문(교사 코멘트)을 혼용하여 학생에게 통지한다.
III. 연구 방법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전국의 초‧중학교에서 유층 비례 군집표집법으로 표집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초등학교 138개교, 중학교 96개교를 선정하였다. 설문은 2017년 11월 15일~2017년 11월 30일까지 온라인으로 선정된 학교의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설문에 응답한 교사들의 교직경력과 직급, 성별 특성을 <표 2>와 같다. 초등학교 교사는 경력이 11~20년 사이가 35.8%로 가장 많았고, 3년 이하인 교사는 9.1%였다. 지역적으로 보면 서울/인천/경기가 50%였고, 영남권은 24.9%, 호남/제주권은 11.7%였다. 도시규모별로 보았을 때 대도시에서 49%, 중소도시에서 47.6%가 표집되었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가 학년당 최소 2개 학급 이상일 때 실질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학교 규모가 크지 않은 읍‧면지역에서의 교사 비율이 낮았다. 여교사의 비율은 80.5%였다.
중학교 교사는 21년 이상이 39.1%로 가장 많았고, 3년 이하가 13.8%로 가장 적었다. 중학교 교사는 서울/인천/경기권에서 39.8%로 가장 많았고, 강원/충청권 26.4%, 영남권 25.1%, 호남/제주권 8.7%순 이었다. 학교가 속한 지역을 보면, 대도시 46.1%, 중소도시 46.3%였으며, 읍‧면지역은 7.6%였다. 여교사의 비율은 69.2%였다.
설문 문항 개발을 위해 우선 연구진과 교육부 관계자 간 주요 사항에 대해 수차례 협의회를 가졌다. 설문 문항에 대해 현직 교사 및 학교관리자와의 협의회,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서 설문 문항의 내용타당도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설문에서 배경 변인에는 교직경력, 직급과 성별을 포함하였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서 설문에는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의 도입 찬성 여부, 도입 시 기대와 우려사항, 기존 도입 학교에서의 어려움, 도입 시기와 방식, 그리고 질 관리 확보 방안에 대한 문항을 포함하였다(<표 3> 참조). 자료 분석은 SPSS 24를 사용하였다.
IV. 연구 결과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도입 찬성 정도에 대한 교사의 응답결과는 <표 4>와 같다.
학교급 | 매우 찬성 | 대체로 찬성 | 대체로 반대 | 매우 반대 | 잘 모름 |
---|---|---|---|---|---|
초등학교 | 248 (18.9%) | 652 (49.7%) | 233 (17.8%) | 98 (7.5%) | 80 (6.1%) |
중학교 | 127 (17.5%) | 362 (50%) | 143 (19.8%) | 60 (8.3%) | 32 (4.4%) |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도입에 대해 초등교사는 대체로 찬성한다(49.7%)에 가장 많은 응답을 하고 있었고 적극 찬성도 18.9%로 나타나 응답자의 68.6%가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적극 반대는 7.5%, 대체로 반대는 17.8%, 잘 모름에 6.1% 응답하였다. 중학교 교사도 대체로 찬성 한다(50.0%)에 가장 많은 응답을 하고 있었고, 적극 찬성한다는 17.5%로 나타나 응답자의 67.5%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적극 반대한다는 8.3%, 대체로 반대한다는 19.8%로 잘 모르겠다는 의견에는 4.4%의 반응을 보였다. 즉,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의 67.5∼68.6%가 교사별 과정 중심 학생평가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할 경우 교사들이 기대하는 교실 수업의 변화에 대한 의견 조사 결과는 <표 5>와 같다. 초등교사의 경우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할 경우 교사별로 창의적이고 복합적인 사고를 키우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응답이 81.3%였으며, 학생의 고차적이고 복합적인 사고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응답에도 76.4%의 교사가 긍정적인 응답을 하고 있었다. 한편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것을 기대하는 응답도 77.5%에 달하고 있었다.
중학교 교사들의 경우도 긍정적으로 응답하고 있었는데, 창의적이고 복합적인 사고능력을 키우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85.1%였으며, 학생의 고차원적이고 복합적인 사고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응답에도 79.9%의 교사가 긍정적인 응답을 하고 있었다. 한편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것을 기대하는 긍정적인 응답도 83.7%에 달하고 있었다.
또한 교사들에게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실시할 때의 긍정적인 측면을 자유롭게 기술하도록 하고, 응답이 많은 내용별로 5순위 까지만 <표 6>, <표 7>에 정리하였다.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가장 많은 29명이 기술한 긍정적 측면은 교수-평가가 연계된다는 점이었다.
순 | 자유 의견 | 응답자 수 |
---|---|---|
1 | 교수-평가 연계 | 29 |
2 | 학생(학급)의 수준에 맞는 수업 및 평가, 학생의 교과 외 능력, 발달과정 파악 가능 | 27 |
3 | 학생의 성장(능력, 집중, 참여도, 의욕, 성취감, 창의력 향상)을 도움 | 26 |
4 | 경쟁, 결과 중심 탈피 | 21 |
5 | 교사의 개성, 전문성, 자율성, 책임감, 신뢰도, 자긍심, 평가권 확보 | 17 |
그 다음의 응답으로 학생의 수준에 맞는 수업 및 평가, 학생의 교과 외 능력 및 발달과정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27명)이며, 3순위는 학생의 성장을 돕는다는 것(26명), 4순위는 경쟁, 결과 중심에서 탈피할 수 있다(21명), 5순위는 교사의 개성, 전문성, 자율성, 평가권을 확보할 수 있다(17명)는 응답이 있었다. 그 외에 다양한 수업의 가능성(13명)과 교권 회복이나 공교육 활성화와 같은 의견도 제시되었다.
중학교 교사들의 가장 많은 응답은 개별 학생의 수준에 맞는 평가 시행이 가능하며, 따라서 평가 결과에 따라 개별 학생의 부족한 점을 지도하기 용이해질 것이라는 기대였다. 2순위로 많은 응답은 실제적인 학생의 성취수준을 정확히 판단하고 강약점에 대한 피드백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18명)였다. 3순위는 학습의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가 활성화되므로 배움을 촉진하는 평가로 전환(14명), 4순위는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연계(10명), 공동 5순위는 학생의 시험 부담 및 경쟁 완화(9명)와 교사의 전문성, 자율성, 책무성이 확대되므로 결국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9명)이라는 응답이었다. 그밖에도 학생 수업 참여도의 향상(7명)과 지속적인 성장 점검 가능성(6명), 공교육 정상화(5명) 등을 들고 있었다.
<표 6>과 <표 7>에 제시된 초·중학교 교사들의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은 ‘수업-평가의 연계’가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였다. 이는 박지현 외(2018)의 연구에서 과정 중심 평가의 특징을 확립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델파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업과 평가를 연계한 평가 계획’에 따라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한다는 특징이 도출된 것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초·중학교 교사들은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가 도입되었을 때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할 경우 교사들이 우려하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 선행연구에서 문제시 되고 있던 객관성과 공정성의 문제, 물리적 시간 부족, 평가전문성 부족에 대한 의견을 살펴본 결과는 <표 8>과 같다.
초등 교사들은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하는데 우려되는 가장 큰 요소로 물리적 시간 부족을 들고 있다. 매우 우려 63.2%, 약간 우려는 30.9%로 물리적 시간 부족을 우려하는 비율이 94.1%로 가장 높았으며,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는 82.8%, 교사 평가 전문성에 대한 우려도 82.8%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중학교 교사들도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하는데 가장 우려되는 요소로 물리적 시간 부족을 들고 있다. 매우 우려 64.5%, 약간 우려가 28.7%로 우려하는 비율이 93.2%로 가장 높았고,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89.1%, 평가전문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84.9%로 나타났다.
교사들에게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실시할 경우 부정적인 측면을 자유롭게 기술하도록 하였는데 1명의 응답자가 1개 이상의 응답을 한 경우도 있어 결과적으로 초등의 경우 617개, 중학교의 경우 582개의 응답을 얻었다. 이를 유사한 내용끼리 유목화하여 <표 9>, <표 10>에 정리하였다. 초등학교 교사들이 1순위로 많이 제시한 부정적 측면은 교사의 업무 과다, 시간 부족, 학생 수 문제(219명)였다. 2순위로 많은 응답은 객관성, 공정성, 신뢰성의 문제(189명)였다. 3순위는 전반적인 어려움, 제도적 보완 및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37명), 4순위는 교사의 평가 전문성 부족, 능력의 차이, 교사의 방임 우려(35명), 5순위는 평가에 대한 전반적 어려움, 평가의 질이 저하될 것(26명)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밖에도 피드백에 대한 어려움, 학부모 민원, 학생 이의제기(17명), 학생들의 실력, 질 저하, 파악하기 힘들다(15명)는 의견 등을 제시하였다.
순 | 자유 의견 | 응답자 수 |
---|---|---|
1 | 업무 과다, 시간 부족, 학생 수의 문제,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함 | 219 |
2 | 객관성, 신뢰성, 공정성, 타당성, 일관성, 형평성의 문제 | 189 |
3 | 전반적인 어려움, 제도적 보완 및 여건 마련 | 37 |
4 | 교사의 평가 전문성 부족, 능력 차이, 교사의 방임 | 35 |
5 | 평가에 대한 전반적 어려움, 평가의 질 저하 | 26 |
중학교 교사들이 1순위로 많이 제시한 부정적 측면은 교사의 업무가 과중될 것이고, 평가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전반적인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164명)였다. 2순위로 많은 응답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평가에 대한 불신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159명)였다. 3순위는 개별 교사의 역량이나 성실성의 차이에 따라 학생에게 제공되는 수업‧평가의 질에서 편차가 심화될 수 있고, 평가의 질 관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64명), 4순위는 학부모와 학생에게 혼란과 논란을 야기할 수 있고, 평가 결과에 대한 민원 증가(34명), 5순위는 학생의 교육목표 달성 여부 및 성취수준 파악이 불분명해질 것(28명)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밖에도 학력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20명), 대입제도 등 선발을 위한 상대평가 제도와의 불일치로 생기는 학부모‧학생의 불안감(19명), 교사 간 학습목표나 평가기준에 대한 협의가 어려워 갈등 조장, 과정평가는 수시로 평가하게 되므로 학생도 부담 증가, 평가에만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여 평가위주의 교육이 될 수 있음, 준비(평가에 대한 인식, 과정 중심평가에 대한 이해도, 제도적 마련 등) 없이 도입하였을 때의 시행착오 등의 부작용과 수량화하기 어려운 태도와 같은 영역 평가의 어려움을 부정적인 측면으로 제시하였다.
<표 9>와 <표 10>에 제시된 초·중학교 교사들이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의 부정적인 측면을 살펴보았을 때, 학생 수 과다, 시간 부족 등의 물리적 측면을 제외하면, 가장 두드러지는 우려는 학생평가에 대한 신뢰성·타당성 보장의 문제, 그리고 이에 따른 성적 민원 증가에 대한 불안감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국외의 학생평가 사례를 조사한 결과, 교사의 자율권·평가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국가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국외 사례에서 교사의 성적 산출 시 컨퍼런스를 통해 검토·논의 과정을 거쳐 성적 부여의 신뢰성·타당성을 강화하는 방식, 학생의 성적에 대해 민원이 들어왔을 때 교사의 부담을 덜기 위한 위원회 구성 및 중재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미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학교 교사들이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실시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느끼는 점이 있다면 자유롭게 기술하도록 요청하였다.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105명의 응답을 얻어 유사한 내용끼리 유목화하여 <표 11>에, 중등교사의 경우는 99명의 응답을 얻어 <표 12>에 5순위까지만 제시하였다.
순 | 자유 의견 | 응답자 수 |
---|---|---|
1 | 평가의 공정성 또는 객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움 | 33 |
2 | 평가 전문성 부족 | 12 |
3 | 업무 과중/출제와 채점기준 개발을 위한 시간 부족 | 12 |
4 | 교사별 담당 학생 수 과다 | 12 |
5 | 교사 간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아 조율이 어려움 | 7 |
초등교사의 경우 가장 많은 36명이 제시한 응답은 개별 문항 출제 및 평가에 대한 어려움이었다. 그리고 업무 과다, 시간 부족에 대한 의견이 32명, 객관성, 공정성, 신뢰성 문제에 대한 의견이 15명 있었다. 그 외에도 피드백에 대한 어려움, 참고할 프로그램이나 자료의 필요성 등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중학교 교사의 경우, 평가의 공정성 또는 객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33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평가전문성 부족, 업무 과중 및 출제와 채점기준 개발을 위한 시간 부족, 교사별 담당 학생 수 과다에 각 12명이 응답하였다. 이외에도 교사 간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아 조율이 어려움(7명) 등이 있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도입 시기에 대한 의견은 <표 13>와 같이 초등학교 교사는 1학년에 30.9%로 가장 많이 응답하였고 그 다음이 3학년에 23.8%, 4학년과 5학년이 16.1%와 16.6%였다. 중학교 교사는 1학년이 시작하기에 가장 적절하다는 응답이 43.0%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전 학년 동시 도입이 41.2%를 차지하였다. 2학년(8.5%) 또는 3학년(7.4%)에 도입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응답도 소수 있었다.
학년 | 초등학교 | 중학교 |
---|---|---|
빈도(백분율) | 빈도(백분율) | |
1학년 | 405(30.9) | 310(43.0) |
2학년 | 59(4.5) | 61(8.5) |
3학년 | 312(23.8) | 53(7.4) |
4학년 | 211(16.1) | 동시도입 297(41.2) |
5학년 | 217(16.6) | |
6학년 | 107(8.2) | |
합계 | 1311(100) | 721(100) |
도입 방식에 대해서 <표 14>와 같이 초등학교 교사는 교과별로 순차 도입에 63.9%가 응답하였고, 이와 달리 중학교 교사는 모든 교과 동시 도입(74%)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 순서 | 초등학교 | 중학교 |
---|---|---|
빈도(백분율) | 빈도(백분율) | |
모든 교과 동시 도입 | 473(36.1) | 536(74.0) |
교과 별로 순차 도입 | 838(63.9) | 188(26.0) |
합계 | 1311(100.0) | 724(100.0) |
도입 우선 순위 교과에 대해 초등학교 교사는 저학년의 경우 도입 우선 순위 교과로 국어를 42%로 가장 선호하였으며 그 다음이 수학(20.3%)이었다. 바른 생활(18.8%)과 즐거운 생활(17.4%)이 그 다음 순이었다. 1순위와 2순위를 고려해도 국어와 수학이 60%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초등학교 3, 4, 5, 6학년의 경우, 저학년과 마찬가지로 국어를 36.4%로 가장 선호하였으며 그 다음은 수학(29.4%), 체육(11%)의 순이었다.
중학교 교사는 체육(35.4%)을 가장 먼저 도입하기에 적절한 교과로 생각하고 있었고, 2순위는 국어(20.1%)였으며, 뒤 이어 공동 3순위로 수학(11.0%)과 미술(11.0%)을 꼽았다.
어떤 평가 유형에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의견은 <표 15>과 같다. 수행평가에만 도입하는 것에 61.9% 응답하였고, 모든 평가 유형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28.1% 응답하였다. 중학교 교사는 대체적으로 수행평가에만 도입(78.0%)하는 것을 가장 많이 선호하였고, 다음으로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모두에 도입(18.6%), 그리고 지필평가에만 도입(3.5%)의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 | 도입 평가 유형 | 빈도(백분율) | 학교급 | 도입 평가 유형 | 빈도(백분율) |
---|---|---|---|---|---|
초등학교 | 수행평가 | 811 (61.9) | 중학교 | 수행평가 | 563 (78.0) |
지필평가 | 131 (10.0) | 지필평가 | 25 (3.5) | ||
모두 | 369 (28.1) | 모두 | 134 (18.6) | ||
계 | 1311 (100) | 계 | 722 (100) |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할 경우,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학급에서 실시하는 평가에 대해 결정해야 하는 항목에 대한 의견을 파악한 결과를 <표 16>에 제시하였다. 교사가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할 항목이 1가지 이상이라고 생각되는 경우에 다중 응답을 허용하였다. 초등학교 교사들은 평가 내용과 채점기준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에 가장 많은 응답(34.5%)을 하고 있었고, 그 다음으로 평가 방법(25%), 평가 시기(22,4%), 그리고 평가 횟수(18.1%)로 응답하였다. 중학교 교사들은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평가 내용과 채점기준(33.9%)에 대해 교사가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다음으로 평가 방법(25.3%), 평가 시기(21.1%), 평가 횟수(19.6%)의 순으로 교사별로 결정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
학교급 | 평가할 내용과 채점기준 | 평가 방법 | 평가 시기 | 평가 횟수 | 전체 |
---|---|---|---|---|---|
초등학교 | 1008 (34.5%) | 731 (25.0%) | 653 (22.4%) | 529 (18.1%) | 2921 (100.0%) |
중학교 | 632 (33.9%) | 472 (25.3%) | 393 (21.1%) | 365 (19.6%) | 1862 (100.0%) |
<표 17>를 보면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의 질 관리, 과정과 결과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서 동학년 검토 및 동학년 협의회를 거쳐야 한다고 응답한 교사가 72.2%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교사 개인의 전문성이면 된다고 응답한 경우가 19%였다. 기타 진술된 의견으로 협의회를 거치지만 교사에게 자율권을 주는 것도 언급되었다.
학교급 | 필요 절차 | 빈도 | 백분율 | 학교급 | 필요 절차 | 빈도 | 백분율 |
---|---|---|---|---|---|---|---|
초등 학교 | 검토 및 협의회 | 947 | 72.2 | 중학교 | 검토 및 협의회 | 525 | 72.5 |
평가관리 위원회 | 96 | 7.3 | 평가관리 위원회 | 71 | 9.8 | ||
개인의 전문성 | 249 | 19.0 | 개인의 전문성 | 123 | 17.0 | ||
기타의견 | 19 | 1.4 | 기타의견 | 5 | 0.7 | ||
합계 | 1311 | 100.0 | 합계 | 724 | 100.0 |
교사별 평가 계획안에 대해 동학년, 동교과 검토 및 협의회를 거쳐 결정한다는 의견에 전체 교사의 72.5%가 동의하였고, 학교 내 평가관리위원회를 두어 교사별 평가 계획안에 대해 검토 및 협의 후 결정한다는 응답은 9.8%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전문성에 맡긴다는 의견도 17.0% 있었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할 경우 필요한 사항들을 파악하기 위하여 선행연구에서 파악된 현장에 필요한 요건들로 적정한 학생 수, 연수 확대, 행정업무 경감, 자율적인 연구 분위기에 대한 응답을 알아본 결과는 <표 18>과 <표 19>에 제시하였다.
중학교 교사들은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하기 위해서 행정업무 경감(매우 필요 90.6%)을 가장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 학생 수의 적정화(83.6%), 교과연구회 활성화와 같은 자율적 연구 분위기(68.1%), 평가전문성 연수 확대(41.8%)를 들고 있었다.
V. 요약 및 논의
본 연구에서는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초·중학교 교사의 인식을 파악하여, 우리나라 상황에 적합한 정책적 시사점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학교현장에서 추진되는 교육정책은 교사의 인식에 따라 실행의 정도와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에 학생평가에 있어서도 교사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초·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도입에 대한 찬성 여부, 도입 시기 및 방식에 대한 의견을 파악하였으며, 도입할 경우의 기대 및 우려, 요구 사항들을 살펴보았다. 설문조사 결과를 요약하고 향후 실행을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초·중학교 교사들의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도입 찬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적극 찬성한다’와 ‘대체로 찬성한다’를 합치면 68% 이상이 도입에 찬성하였다. 또한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우선적으로 도입하기에 적절한 학년에 대한 의견을 조사하였을 때. 초·중학교 교사 공통적으로 1학년부터 도입을 선택한 비율이 높았고, 중학교의 경우 전 학년 동시 도입을 선호하는 비율도 41% 이상 되었다. 도입 교과 우선순위는 초등학교 교사의 응답에 따르면, 전학년 공통으로 국어, 수학의 순서로, 중학교 교사들은 체육, 국어의 순서로 우선 도입하기에 좋은 교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초·중학교 교사들이 공통적으로 우선 도입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교과는 국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도입 영역, 즉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중 어떤 평가 영역에 도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하였을 때, 초·중학교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수행평가만 도입하는 것을 가장 많이 선호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볼 때, 초·중학교 교사들이 교사별 과정 중심 학생평가 도입을 찬성하는 비율이 68% 이상으로 나타났으나, 도입의 시기 및 방식에 대해서 학년별‧교과별 순차적 도입, 수행평가에서만 도입 등의 의견이 있어, 학교급별, 학교 상황별로 다양한 도입 방식을 채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도입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한 자유 의견을 수합한 결과, 초·중학교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수업-평가의 연계가 강화된다는 점, 개별 학생의 수준에 맞는 평가를 시행하기가 용이해지고, 따라서 평가 결과에 따라 개별 학생의 능력, 발달 과정,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지도하기 용이해질 것이라는 기대,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촉진하는 평가로 전환될 것이라는 점 등이 제시되었다. 한편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초·중학교 교사의 자유의견을 수합한 결과에 따르면 교사의 업무 과중 및 시간 소요로 인해 전반적인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 평가의 공정성‧객관성 확보가 어려워 평가에 대한 불신 증가 가능성, 교사 간 역량 및 성실성 차이에 따라 학생에게 제공되는 수업‧평가의 질에서 편차 심화 가능성 등이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초·중학교 교사들은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하기에 어려운 점 및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원인은 시간적‧물리적인 교육환경(업무 과다, 시간 부족, 학생 수 과다), 평가의 공정성‧객관성 확보 방안 부재, 사회적 문제(평가에 대한 불신, 학부모와 학생의 혼란과 논란, 민원 증가) 로 나타났다. 따라서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안정적으로 도입하고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고려하여,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 제도를 마련하고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교사별 과정 중심 학생평가를 학교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서 중요한 점은 교사들이 인식하는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적‧물리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 개선, 학생·학부모가 교사의 전문성을 신뢰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다각도의 지원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하는 경우에 우려하는 바를 조사한 결과, 초·중학교 교사80% 이상이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 문제(예: 특정 교사의 수행평가가 너무 쉬워 해당 학급의 학생들의 A등급 비율이 일괄적으로 높은 경우)에 대해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교사별 과정 중심 학생평가를 도입할 경우에 평가의 질 관리, 평가의 과정과 결과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어떠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 계획안에 대해 동 학년, 동 교과 검토 및 협의회를 거쳐 결정한다는 의견에 초·중학교 교사 80% 이상이 동의하였다. 따라서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할 경우, 평가의 질 관리, 평가의 과정과 결과의 공정성‧객관성 확보를 위한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자율성·전문성을 존중하면서도 평가의 공정성·신뢰성을 확보하고, 교사 공동체를 기반으로 책임을 분담할 수 있는 운영 단계별 필요한 절차를 고려한 모형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절차적 모형의 수립은 평가 관련 문제나 민원 발생을 대비하는 안전장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본 연구에서 국외의 학생평가 사례를 조사한 결과, 독일에서는 교사의 자율권·평가권을 최대한 존중하지만, 성적 산출 시 검토·논의 과정을 거쳐 성적 부여의 신뢰성·타당성을 강화한다. 즉, 동일 학년의 교사 간 ‘성적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각 교사가 담당한 학생 성적을 함께 논의하는 절차를 거친다. 성적 변화가 크거나, 과목 간 성적 편차가 크거나, 상급학년으로 진급이 어려운 학생 등, 특히 이슈가 될 수 있는 학생의 성적은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한다(홍혜정, 2017. 9, 26). 또한 서민원(2016)의 연구에 소개된 미국 버지니아 주 교사협의회(Virginia Education Association)의 사례를 살펴보면, 학생의 성적에 대해 민원이 들어왔을 때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학교교육위원회’가 중재 역할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성적에 대한 민원이 제기된 경우, ‘학교교육위원회’의 중재를 거쳐 성적을 조정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교사의 판단을 최우선으로 존중하고, 교사가 동의를 하는 경우에 성적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제한을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두 가지 국외 사례를 통해서도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자율성과 책무성의 조화를 위한 절차 및 조직 구성의 필요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많은 초·중학교 교사들(72% 이상)이 교사별 과정 중심 학생평가 도입 시 전문성 부족에 따른 다양한 평가 방법 적용의 어려움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특히 교육경력이 11∼20년 된 성숙 단계의 중견 교사 군에서 평가 전문성에 대해 비교적 크게 걱정하고 있어 성숙한 교사일수록 교사별 과정 중심 학생평가를 실행할 때에 요구되는 교사의 역량을 잘 알고 있고, 때문에 이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는 걱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에서 많은 교사들이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할 때의 어려움으로 ‘개별적인 평가 계획 및 실시, 평가의 내용 및 방법을 결정하는 등의 어려움’을 꼽은 것과 교사별 과정 중심 학생평가 도입의 부정적인 측면 중의 하나로 ‘교사 간 역량 및 성실성 차이에 따라 학생에게 제공되는 수업 및 평가의 질에 있어서 편차가 심화될 수 있다’라는 자유 의견이 상당 수 있었던 것에 비추어 볼 때,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에서 교사의 평가권 강화의 열쇠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인 것으로 보인다.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운영하기 위해 교사는 자신의 교수·학습과 평가에 대한 타당성(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도달하기에 적합한 수업 내용과 교수법,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배워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드러낼 수 있는 평가 과제의 개발과 채점기준표 개발 등)을 발휘할 있도록 전문성을 함양해야 하며 이를 위한 교사 연수 프로그램 개발과 정책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외의 사례를 살펴보았을 때, 미국, 독일, 영국 등에서 교사별 학생평가를 실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학생의 성취 추이 파악, 졸업 인증 또는 진학을 위해서는 국가수준의 표준화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학교에서 교사별 학생평가를 실시하는 것을 존중하지만, 국가수준에서 최소한 학교급별 교육이 완료되는 시점에서는 전체 학생의 학업 수준을 진단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학생의 변화를 점검하며, 교육정책 개선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별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하고자 할 때, 국가수준에서의 표준화 검사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각각의 역할 분담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