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는 말
우리나라에서 핵심역량 담론이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가 1997년부터 2005년에 걸쳐 수행한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ies) 연구 보고서(OECD, 2005)를 발표한 이후이다. 초기에는 개인 연구자 차원에서 학교교육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변화의 요구가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개인 연구자 차원의 연구로는 교과 중심의 전통적인 교육과정 설계 방식에 대한 대안적인 교육과정 설계의 틀로서 역량중심 교육과정을 소개하는 연구(소경희, 2006; 2007), 핵심역량 관련 개념 규정 및 쟁점 분석에 관한 연구(박민정, 2009; 손민호, 2006), 핵심역량 중심 교육과정 설계 방식을 따르고 있는 외국 사례를 분석한 연구(백남진, 온정덕, 2015; 이미미, 2014; 이승미, 2012; 홍원표, 이근호, 2011) 등 다양한 연구가 있다.
핵심역량과 관련된 담론이 우리나라 국가 교육과정 개선에 처음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2007년부터 3개년 계획으로 수행된 연구(윤현진 외, 2007; 이광우 외, 2008; 이광우 외, 2009)이다.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핵심역량을 국가 교육과정 총론과 교과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재구조화하는 방안 연구(이근호 외, 2012), 핵심역량 함양을 위한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 개선 연구(김동영 외, 2013; 이근호 외, 2013b; 이상하 외, 2014) 등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도 핵심역량 함양을 위한 학습생태계 탐색 연구(최상덕 외, 2013; 최상덕 외, 2014; 최상덕 외, 2015), 핵심역량 함양 교육을 시행한 이후 그 성과를 측정할 지표 개발 연구(김창환 외, 2013; 남궁지영 외, 2015) 등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하여 2015 개정 교육과정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기초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6가지로 제시하였다. 곧,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네 가지(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로 제시하고, 이러한 인간상을 구현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기르고자 하는 핵심역량을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으로 설정하여 제시하였다(교육부, 2015, pp. 1~2). 이때 핵심역량은 ‘미래 사회 시민으로서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핵심적인 능력으로, 지식, 기능, 태도 및 가치가 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현되는 능력’(교육부, 2016a)으로 규정되었으며, “교과 교육을 포함한 학교교육 전 과정을 통해 중점적으로”(교육부, 2015, p. 2) 길러지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되었다. 이렇게 하여 역량기반 교육과정2) 은 담론 수준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초․중등학교 교육에서 공식적인 실천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순차적으로 교육 현장에 적용됨에 따라, 국가 교육과정에 도입된 역량은 단위학교에서 어떻게 함양하도록 할 것인가의 실행의 문제에 전환되었다. 역량 함양을 위한 효과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방법은 교사가 역량에 대한 이론적 의미를 얼마나 이해하고 소화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교사들이 역량의 도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역량 기반 교육과정을 설계하거나 재구성할 때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구교은, 2015). 이러한 문제는 다양한 원인에 기인하겠으나, 역량에 대한 이론적 논의가 충분하게 이루지지 않고 여전히 혼동과 모호함을 동반한 이론적 담론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현 단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량기반 교육과정이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는 데에 필요한 이론적 질문은 무엇인가? 그러한 이론적 질문은 모두 해결되었는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어떤 이론적 질문이 어떻게 더 해결되어야 하는가? 역량이나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개념에 대하여 우리 내부에서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져 있는가? 그렇다면 어떤 의미로 합의되어 있으며, 그와 같이 합의된 의미는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실천을 이끄는 데에 부족함이 없는가? 본 연구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져 온 역량기반 교육과정 관련 연구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였다. 즉, 다양한 연구들이 다루었던 연구 문제를 범주화하여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실행에 필요한 연구 문제를 추출하고 그러한 연구 문제들에 대해서 어떤 논의들이 이루어져 왔는지, 그러한 논의들은 우리나라 맥락에서 역량기반 교육과정을 실행하는 데에 충분한지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이러한 검토 결과에 기반하여 본 연구는 앞으로 역량기반 교육과정 실행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는 어떤 이론적 연구가 더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제안하는 데 목적이 있다.
Ⅱ. 분석 대상 및 방법
본 연구에서 분석한 선행 연구는 개인 논문과 정책 연구 보고서로 구분된다. 본 연구는 국내에서 수행한 연구에 국한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역량기반 교육과정에 대한 담론과 실천은 해외에서 시작된 것으로서 초창기에는 그러한 해외 사례 분석을 통하여 실천의 방향을 조금씩 잡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다양한 교육적 실천을 통하여 토착적인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안의 논의들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아 해외로 확산하여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국내 연구자들이 탐구하는 이론적 담론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본 연구는 분석 결과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교육과정 연구 관련 학술지 논문과 초․중등학교 교육 관련 국책연구기관의 정책 연구에 초점을 맞추어 선행 연구를 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개인 논문으로는 교과 중심의 전통적인 교육과정 설계 방식에 대응하는 대안적인 교육과정 설계의 틀로서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소개한 연구(소경희, 2006; 2007)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 관련 연구(백은진, 2015; 서영진, 2015; 조상연, 2015; 한혜정, 김영은, 이주연, 2016a),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가능성에 대한 비판적 검토(홍원표, 2017) 등 총 36개의 논문을 분석하였다. 개인 논문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 학술연구정보서비스(http://www.riss.kr/)에서 ‘역량’을 키워드로 검색하여 초・중등교육 관련 논문에 초점을 두고 수집하였으며(자료검색일: 2017. 01. 10.~2017. 05. 04.), 이 중에서 정책 연구 보고서 일부를 수정・보완하여 발표된 논문은 제외하였다.
정책 연구 보고서로는 핵심역량 관련 담론을 국가 교육과정 정책 연구로 연결시킨 초창기 연구(윤현진 외, 2007; 이광우 외, 2008; 이광우 외, 2009)부터 2015 개정 총론과 교과 교육과정 개발 연구(김경자 외, 2015b; 이광우 외, 2015)와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 연구(권점례 외, 2016; 이정우, 구남욱, 이인화, 2016; 한혜정 외, 2016b)까지 총 33개 연구 보고서를 분석하였다. 정책 연구 보고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http://kice.re.kr/)과 한국교육개발원(https://www.kedi.re.kr/)의 자료 검색 사이트에서 ‘역량’을 키워드로 검색하여 초・중등교육 관련 보고서에 초점을 두고 수집하였다(자료검색일: 2017. 01. 10.~2017. 05. 04.).
이상에서 제시한 선행 연구 분석 관련 정보를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분류/유형 | 개인 논문 | 정책 연구 보고서 |
---|---|---|
수행 연도 | 2006~2017 | 2007~2017 |
총 편수 및 권수 | 36 | 33 |
자료 수집 방법 | • 학술연구정보서비스(http://www.riss.kr/)에서 ‘역량’을 키워드로 하여 자료 검색 • 정책 연구 보고서 일부를 발췌・수정하여 발표한 논문 제외 |
• 한국교육과정평가원(http://www.kice.re.kr/)과 한국교육 개발원(https://www.kedi.re.kr/) 에서 ‘역량’을 키워드로 하여 자료 검색 • 초・중등교육 관련 연구 보고서 선별 |
본 연구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실행을 위하여 해결해야 할 주요 질문을 추출하기 위하여 일차적으로 개인 논문과 연구 보고서가 다루고 있는 연구 문제를 정리하였다. 이러한 질문 중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 도입(핵심역량, 교과 역량, 교과 교육과정 내용 체계, 성취기준 관련)을 이해하는 데에 직접 도움이 되는 질문을 선정하고 비슷한 질문들은 묶어서 해당 질문들을 포괄할 수 있는 범주를 추출하였다. 범주별로 묶인 연구 문제들에 대하여 선행 연구에서 어떤 논의가 이루어지고 관련 쟁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까지 논의가 진행되었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였다.
Ⅲ. 역량기반 교육과정 관련 주요 연구 문제 분석 결과
본 연구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실행을 위한 이론적 질문 및 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하기 위해서 선행 연구들에서 다룬 주요 연구 문제를 정리하였다. 개인 논문과 정책 연구 보고서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연구 문제를 종합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개인 논문 | 정책 연구 보고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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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 연구자 | 연구 문제 | 연도 | 연구자 | 연구 문제 |
2006 | 소경희 | 간학문적이고 맥락적 지식을 강조하는 지식기반사회에서 교육과정은 어떻게 설계되어야 하는가 | 2007 | 윤현진 외 | 미래 한국인의 핵심역량은 무엇인가? |
손민호 | 실천적 지식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역량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 2008 | 이광우 외 | 초중등학교, 고등교육, 직업세계/평생학습세계에서 강조되는 핵심역량은 무엇인가? | |
2007 | 소경희 | 역량은 무엇이며 교육과정에 어떤 함의를 주는가? | 2009 | 이광우 외 | 핵심역량 기반 초중등학교 국가 교육과정은 어떻게 설계될 수 있는가? |
소경희, 이상은, 박정열 | 역량기반 교육과정이란 무엇인가? | 2010 | 홍원표, 이근호 | 역량기반 교육과정을 학교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 |
오헌석 | 역량 중심 접근이 기반하고 있는 철학적, 인식론적 가정은 무엇이며 역량 중심 인적자원 개발의 쟁점과 방향은 무엇인가? | 2011 | 최승현 외 | 학습자의 핵심역량 제고를 위한 수업에서 강조되는 교수・학습과 평가의 양상은 무엇인가? | |
윤정일 외 | 역량은 무엇이며 유사개념들과의 관계는 무엇인가? | 2012 | 이근호 외 | 핵심역량 반영 국가 교육과정은 어떻게 구상할 수 있는가? | |
2009 | 고영준 | 교과와 관련하여 실천적 개념으로서의 역량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 2013 | 곽영순 외 | 핵심역량 반영 과학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 선되어야 하는가? |
박민정 | 역량기반 교육과정이 현재 학교교육에 함의하는 바는 무엇이며 핵심역량에 대해 어떤 오해가 있는가? | 김동영 외 | 핵심역량 신장을 위해 학교교육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평가모형과 평가문항의 실제 모델은 무엇인가? | ||
소경희 | 역량기반 교육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역량기반 교육이 가지는 자유교육적 성격은 무엇인가? | 김영춘 외 | 핵심역량 반영 제2외국어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가? | ||
2010 | 이흔정 | 역량기반 교육과정은 무엇이고 그것이 함의하는 교육과정 개혁의 특징적 요소와 비판적 쟁점은 무엇인가? | 변희현 외 | 핵심역량 반영 수학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가? | |
2012 | 김해윤 외 | 핵심역량에 대하여 교사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 서영진 외 | 핵심역량 반영 국어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가? | |
류성창 | 역량 함양에서 인지적 요소는 어느 정도로 중요한가? | 서지영 외 | 핵심역량 반영 체육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가? | ||
이승미 | 독일 헤센 주에서는 역량을 교과 교육과정에 어떻게 반영하였으며, 역량기반 학교 교육과정 설계를 어떻게 지원하였는가? | 이근호 외 | 핵심역량 반영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 ||
2013 | 소경희, 강지영, 한지희 |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구체적 양상은 무엇인가? | 이근호 외 | 미래 핵심역량 계발을 위한 교과 교육과정 개선 방향은 무엇이고, 교육과정, 교수・학습 및 교육평가를 연계하여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 | |
최은주 | 학교는 역량기반 교육을 어떻게 실행하고 있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쟁점은 무엇인가? | 이미숙 외 | 핵심역량 반영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가? | ||
2014 | 노승현 | 경기도 교육청에서 핵심역량 중심 교육은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가? | 이정우 외 | 핵심역량 반영 사회(일반사회)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가? | |
백남진 | 교과 특수 역량을 염두에 둘 때 교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은 어떻게 개발되어야 하는가? | 임찬빈 외 | 핵심역량 반영 영어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가? | ||
백남진, 온정덕 | 역량에 기반한 교과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발되어야 하는가? | 진재관 외 | 핵심역량 반영 역사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가? | ||
이경호, 안선회 | Cooper의 4차원 정책 모형에 의거할 때, 역량기반 교육을 활성화하는 교육적 과제와 정책 방안은 무엇인가? | 최상덕 외 | 핵심역량 함양을 위하여 교육과정, 교수・학습, 교육평가는 어떻게 혁신되어야 하는가? | ||
이미미 | 호주와 미국의 역사 교과 교육과정에 핵심역량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 2014 | 박순경 외 | 1. 핵심역량의 의미와 요소는 무엇인가? 2.핵심역량을 교과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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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표, 곽은희 | 교사들은 역량기반 교육과정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가? | 이광우 외 | 교과 교육과정에 핵심역량을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가? | ||
2015 | 강이화 | 2015 통합 교과 교육과정에 핵심역량이 타당하게 반영되어 있는가? | 이상하 외 | 핵심역량은 어떤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핵심역량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정책의 방향은 무엇인가? | |
구교은 | 초등학교 교사는 핵심역량에 대하여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 진의남 외 | 핵심역량 반영 도덕, 실과, 체육, 음악, 미술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가? | ||
백남진, 온정덕 | 호주 국가 교육과정에서 일반역량과 교과특수역량은 어떻게 관련되며 교과 교육과정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가? | 최상덕 외 | 핵심역량 함양을 위하여 초, 중, 고등학교 교육을 혁신할 수 있는 원리는 무엇이며 정책 과제는 무엇인가? | ||
백은진 | 2015 총론 및 역사과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 교과 역량은 어떻게 설정되었으며, 그 문제는 무엇인가? | 2015 | 김경자 외 (2015a) |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과 교과 교육과정에 핵심역량을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가? | |
서영진 | 2015 총론 및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 교과 역량은 어떻게 설정되었으며, 그 문제는 무엇인가? | 김경자 외 (2015b) |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과 교과 교육과정에 핵심역량을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가? | ||
조상연 |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 전반에 반영된 핵심역량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 이광우 외 |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에 핵심역량을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가? | ||
최연아 | 초등학교 교사들은 역량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으며 실천 과정에서의 쟁점은 무엇인가? | 진의남 외 | 핵심역량 반영 실과, 체육, 음악, 미술 교육과정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가? | ||
2016 | 김현진 | 역량 개념을 교육과정 재구성에 적용하는 의의는 무엇이며, 역량 중심 교육과정 재구성의 방법과 특징은 무엇인가? | 2016 | 권점례 외 | 2015 개정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초등 통합, 정보 교과 역량 함양 방안은 무엇인가? |
안유정 | 역량중심 교육과정의 의미는 무엇이며, 역량 중심 교육과정 적용의 난점은 무엇인가? | 윤종혁 외 | OECD Edcuation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 ||
윤지영, 온정덕 | 역량의 특성 중 하나인 총체성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으며, 총체성을 고려한 교육과정은 어떻게 설계될 수 있는가? | 이미경 외 | OECD Edcuation 2030 참여국의 교육과정에서 역량은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가? | ||
임유나(2016a) | 2015 개정 교육과정 핵심역량 제시 방식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은 무엇인가? | 이정우 외 | 교실 수준에서 교과를 통해 함양된 핵심역량은 평가할 수 있는가?(의사소통 역량과 공동체 역량을 중심으로) | ||
임유나, 장소영 | 2015 개정 교육과정 핵심역량은 교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교과 역량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가? | 한혜정 외 | 초, 중, 학교 교사들은 핵심역량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 ||
한혜정, 김영은, 이주연 | 교육목적으로서 ‘일반 능력’ 설정의 의의는 무엇이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관계는 무엇인가? | ||||
2017 | 이주연 외 | 역량기반 학교 교육과정의 특징은 무엇인가? | |||
홍원표 |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이론적・실제적 쟁점은 무엇이며, 향후 긍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
본 연구는 이러한 연구 문제 중에서 일차적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 도입(핵심역량, 교과 역량, 교과 교육과정 내용 체계, 성취기준 관련)을 이해하는 데에 직접 도움이 되는 연구 문제를 선정하고 비슷한 연구 문제를 묶어서 해당 문제를 포괄할 수 있는 몇 가지 범주를 추출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역량과 핵심역량의 의미,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의미, 역량이나 핵심역량과 같은 일반 능력을 교육목적이나 목표로 설정하는 것의 의미,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관계, 기능과 수행, 성취기준 및 교과 역량의 의미, 역량 함양을 위한 교수․학습과 평가의 특징 등과 관련된 질문이 추출되었다. 이러한 핵심질문들은 다시 ‘역량과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의미’와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이해’라는 두 개의 범주로 구분되었다. 각 범주별 핵심 질문을 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이하에서는 앞서 분석한 ‘역량과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의미’ 범주와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이해’ 범주에 관련된 이론적 질문들에 대하여 선행 연구의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후, 선행 연구에서 이루어진 논의들이 핵심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적 실천에 과연 실효성 있는 안내를 충분히 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첫 번째 범주인 ‘역량과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의미’와 관련하여 기존의 국내 선행연구에서 다룬 이론적 논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역량은 각 학문의 개념 및 탐구방법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의 학문 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대두된 개념이다. 학문 중심 교육과정에서 교육의 초점이 각 학문에 기반한 교과의 내용 지식에 대한 이해에 있다면, 역량기반 교육과정은 교과 내용에 대한 이해를 넘어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거나 구체적인 문제 해결 과정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동원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의 습득”(박민정, 2009, p. 75)에 초점을 두는 교육과정이다. 이때 역량은 일차적으로 “특정 맥락의 복잡한 요구를 성공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소경희, 2006, p. 47)으로 정의된다. 물론 기존의 학문 중심 교육과정에서도 역량의 습득은 중요한 교육목표로 제시되어 왔다. 다만, 학문 중심 교육과정에서는 교과의 내용 지식 습득을 강조하고 역량은 부가적으로 습득되는 것으로 다루었다면(박민정, 2009, p. 78), 역량기반 교육과정에서는 역량 습득이 교과의 내용 지식에 대한 이해 못지않게, 때로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교육목표로 강조된다.
역량의 주된 특징을 총체성, 수행성, 맥락성 등 세 가지로 규정하는 것은 거의 모든 선행 연구에서 공통적이다(김경자, 온정덕, 이경진, 2017, pp. 61~65; 백남진, 온정덕, 2014, p. 23, 2016, pp. 40~45; 윤정일 외, 2007, pp. 239~244; 임유나, 2016a, p. 148). 이들의 논의들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역량의 총체성은 역량이 지식이나 기술과 같이 관찰 가능한 측면뿐만 아니라 동기나 태도와 같이 인간의 심층적인 특성을 포함하는 능력이며, 역량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별개로 구분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윤정일 외, 2007, p. 239). 둘째, 역량의 수행성은 역량이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임을 강조한다. 즉, 역량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 기술, 전략 등을 능동적이고 반성적으로 사용하여 새로운 상황에 맞는 형태로 번역하고 재조정하는 능력을 의미한다(윤정일 외, 2007, p. 242). 셋째, 역량의 맥락성은 역량은 지속적으로 구성되는 맥락과 맞물려 사용되는 능력으로서 맥락적이고 즉각적인 성격(손민호, 2006, p. 5)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 가지 역량의 특징은 역량과 지능, 기술, 기능, 수행, 실천적 지식 등 유사 개념들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 우선, 역량은 맥락성과 수행성의 측면에서 지능과 다르다. 지능은 실제적 세계의 맥락과 거리가 먼 지필 검사 상황에 기반한 능력이지만, 역량은 구체적인 삶의 요구에 직면하여 실제 수행상황에서 도출되는 능력을 의미한다(윤정일 외, 2007, p. 246). 역량은 총체성의 측면에서 기술과 다르다. 기술은 자동화되어 있거나 단계별로 절차화되기 쉬운 능력을 가리키지만 역량은 구체적인 요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인지적, 정의적, 의지적 요소들을 모두 포함하는 능력이다(윤정일 외, 2007, p. 247). 기능은 역량의 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역량과 동일하지 않으며, 수행은 특정 맥락에서 발휘되는 능력을 의미하지만 역량은 그러한 능력 중에서 ‘성공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역량은 상황즉각성, 비선형적 문제해결 실천 능력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실천적 지식과 비슷하지만(손민호, 2006, p. 5), 실천적 지식을 이론적 지식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보는 반면 역량은 이론적 지식과 실천적 지식의 통합을 지향하기(박민정, 2009, p. 76) 때문에 차이가 있다. 이러한 역량 중에서도 ‘핵심역량’은 “삶의 다양한 분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수단이 되고 성공적인 삶과 잘 기능하는 사회를 이끄는 데에 공헌하며, 모든 개인에게 필요한 것”(소경희, 2006, p. 48)으로서 국가・사회적으로 합의된 몇 가지 역량을 의미한다.
역량기반 교육과정에서 역량 습득과 교과의 내용 지식에 대한 이해를 어떤 관계로 볼 것인지는 교육과정의 설계 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어떤 설계 방식에서든 공통적인 것은 교과의 내용 지식에 대한 이해가 역량 습득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된다는 점이다. 즉, 역량 습득은 교과의 내용 지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이루어지며,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역량은 교과 내용 지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습득한 능력이 교과 범위에 한정되지 않고 더 일반적인 능력으로 전이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교과 교육을 통하여 가르치고 배운 능력이 해당 교과의 내용 지식에 대한 이해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다양한 맥락 속에서 발휘되는 일반 능력으로 전이되기를 바라는 것은 최근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대두와 함께 처음 나타난 교육적 기대가 아니다. 이것은 훈련이 아닌 교육이 일어나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기대되는 항구적 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학과를 공부하면 지각, 기억, 상상, 추리, 감정, 의지 등 뚜렷하게 구분되는 마음의 여섯 가지 능력을 단련할 수 있다고 설명한 ‘형식도야이론’은 이러한 전이의 기대를 다소 어설픈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Dewey도 정신이나 마음의 능력은 교과 교육을 통해서 발달하는데 교과 교육이 해당 교과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에 머물지 않고 사회와의 관련 속에서 이루어질 때 그 능력은 일반화된 능력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보았다(Dewey, 1916, p. 108). 역량이나 핵심역량과 같이 일반 능력으로 교육 목적이나 목표를 규정하는 것은 교과 교육을 통하여 습득한 능력이 실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으로 ‘전이’되기를 바라면서 교과 교육이 특정 교과들의 지식이나 내용을 가르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에 필요한 능력을 가르치도록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한혜정, 김영은, 이주연, 2016a, p. 8).
이상에서 설명한 내용을 개념 및 쟁점별로 구분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앞의 <표 4>는 기존의 역량 관련 국내 선행연구들에서 강조한 의미들로 역량 함양 교육과정의 실행에 중요하게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렇게 정리된 역량 및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의미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핵심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적 실천을 견인하는 데에 어느 정도의 실효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는지 비판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선행 연구를 통해 드러난 역량 및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의미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핵심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적 실천을 견인하는 데에 충분한 명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러한 의미에 대하여 또 다른 의문점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역량이 총체성, 수행성 및 반성적 능력, 맥락성이라는 특징을 가진다는 설명에 대해서 역량은 왜 그러한 세 가지 특징을 가진다고 볼 수 있는지, 그 세 가지 특징 간의 관계는 무엇인지 등 또 다른 질문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역량기반 교육과정은 학문 중심 교육과정의 대안적 개념이지만, 학문 중심 교육과정과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사이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 또 제기될 수 있다.
두 번째 범주로서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이해’와 관련하여 선행연구들에서 다룬 논의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은 “미래 사회 시민으로서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핵심적인 능력으로, 지식, 기능, 태도 및 가치가 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현되는 능력”(교육부, 2016a)으로 규정되고, 이러한 핵심역량으로서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6개가 제시되었다. 이러한 6개의 핵심역량은 “교과 교육을 포함한 학교교육 전 과정을 통해 중점적으로”(교육부, 2015, p. 2) 길러지도록 해야 한다. 즉, 교과 교육을 통하여 배운 학생들의 지식과 능력이 6개의 핵심역량으로 ‘전이’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과 교육을 통하여 핵심역량을 함양하는 방안은 다양할 수 있는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핵심역량과 관련하여 교과별로 ‘교과 역량’을 설정하고 교과 역량 함양을 통해 핵심역량이 함양되도록 하였다.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에서 교과 역량은 교과가 기반한 학문의 지식 및 기능을 습득하고 활용함으로써 길러질 수 있는 능력으로서(교육부, 2016b, p. 134; 백남진, 온정덕, 2014, p. 34) “교과 학습의 결과로 지식, 기능, 태도 등을 통합적으로 운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교육부, 2016a)으로 규정되었다. 교과별로 설정된 이러한 교과 역량은 총론에 제시된 6개의 핵심역량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말하자면 핵심역량은 교과 교육의 방향을 가리키고 교과 역량은 교과 교육과 핵심역량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과 역량을 함양하는 데 필요한 학습 내용을 핵심 개념, 일반화된 지식, 기능을 중심으로 구조화하였고 이를 내용 체계에 제시하였으며, 이러한 내용 체계를 바탕으로 성취기준을 개발하였다(교육부, 2016b, p. 134). 핵심 개념은 교과가 기반하는 학문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이나 원리를 포함하는 교과의 근본적인 아이디어를, 일반화된 지식은 핵심개념을 배우기 위해 학생들이 학습해야 할, 학교 급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원리 및 지식을, 기능은 지식을 습득할 때 활용되는 탐구 및 사고기능을 각각 가리킨다(교육부, 2016b, p. 135). 이때 기능은 교과 역량을 구현하는 중요한 통로이면서 교과 역량을 함양하는 방안의 토대가 된다(이광우 외, 2015, p. 20).
성취기준은 이러한 내용 체계를 바탕으로 개발되었으며, 교과 학습을 통하여 학생들이 알아야 하고(지식) 할 수 있어야 하는(기능) 것을 나타낸다(교육부, 2016b, p. 136).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과의 내용 요소와 기능을 결합하여 성취기준을 개발함으로써 교과 역량 함양을 위하여 어떤 특별한 수업을 설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에 제시된 성취기준에 기반하여 수업을 설계하면 그것이 곧 교과 역량 함양을 위한 수업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성취기준은 학생들이 어떤 지식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수행으로 표현한 것이다. 수행은 실제 상황에서 지식이나 능력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하며(백남진, 2014, p. 168), 교과 역량은 수행의 기회를 통하여 함양된다. 따라서 교과 역량을 함양하게 하려면 수업에서 실제 세계가 반영된 학습상황을 제시하여 학생으로 하여금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구조화하고 적용하고 확장시키는 경험(수행의 경험)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성취기준을 기반으로 어떤 수행의 경험을 어떻게 제공하느냐에 따라서 어떤 교과 역량이 어느 정도로 함양되는지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교과 역량 함양을 위해서는 교사 중심의 설명식 교수 방법보다 주어진 과제 및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기능, 전략 등을 능동적으로 사용하고, 그 과정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확장해가는 학습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는 교수 방법이 중요하다(박민정, 2009, p. 79). 구체적인 교수 방법으로는 협동 소그룹 학습, 프로젝트 학습, 문제 기반 학습 등이 있다(Trilling & Fadel, 2009, pp. 138~168).
교과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학습전략이나 학습과제 유형을 고려하여 다양한 평가 방식을 활용하고 평가 과정에서 학습자에게 적절한 피드백과 가이드를 제공함으로써 평가 과정 자체가 학습자의 역량 개발을 위한 학습 경험이 되도록 해야 한다. 평가의 초점은 단순히 학습 내용을 암기 및 재생하는 것을 넘어 주어진 과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지식이나 기능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고차원적 정신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다. 역량은 수행을 통해서 드러나기 때문에 역량을 평가하는 방법으로서 수행평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행평가에서 활용되는 구체적인 평가 방법으로는 관찰평가, 토의・토론 평가, 구술평가, 면접평가, 실험・실습 평가, 포트폴리오 평가, 보고서 평가 등이 있다(김경자 외, 2017, p. 80).
이상에서 설명한 내용을 개념 및 쟁점별로 구분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핵심역량과 교과역량에 대한 선행연구들의 이론적 논의들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앞의 <표 5>에 정리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관계는 핵심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적 실천에 충분한 가이드가 될 수 있는가? 앞에서 정리한 역량 및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의미와 마찬가지로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관계에 대한 설명도 여전히 모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과 역량은 ‘교과가 기반한 학문의 지식 및 기능을 습득하고 활용함으로써 길러질 수 있는 능력으로서 교과 학습의 결과로 지식, 기능, 태도 등을 통합적으로 운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능력은 기존의 교과 교육에서 기르고자 했던 능력과 무엇이 다른 것인지 또 다른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관계에 대한 설명은 더욱 모호하다. 핵심역량은 교과 교육의 방향이고, 교과 역량은 교과 교육과 핵심역량 함양을 이어주는 매개라고 하는데, 교과 역량이 어떻게 교과 교육과 핵심역량 함양을 매개해준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아 실행의 단계에서 여전히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Ⅴ. 역량기반 교육과정 실행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시사점
본 연구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져 온 역량기반 교육과정 관련 선행 연구에서 다루어져 온 연구 문제와 그에 따른 논의를 종합적으로 정리해본 결과 그동안의 논의가 역량기반 교육과정 실행을 효과적으로 견인하는 데에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밝혀내었다. 이에 역량기반 교육과정 실행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작업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을 제언하고자 한다.
우선, 역량기반 교육과정과 관련된 실행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이론적 논의로서 역량이나 핵심역량의 의미를 탐구하는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우선, 역량의 의미에 대한 기존 선행 연구의 결과를 종합한 결과, 역량은 ‘특정 맥락에서 나타나는 다양하고 복잡한 요구를 성공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 ‘현상에 대한 이해와 설명, 구체적인 문제 해결 시 자신의 자원을 활용하는 능력’ 등으로 규정되고, 그것의 특징으로는 총체성, 수행성 및 반성적 능력, 맥락성 등이 제시된다. 그러나 역량의 의미와 특징은 실제로 역량을 함양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되어야 하는데 선행 연구 분석을 통하여 정리된 역량의 의미와 특징은 그러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역량의 의미에 ‘존재론적 측면’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이상은, 2018), 역량이 모든 것을 포함한다는 식의 이러한 설명으로는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의 구체적 방법을 제시해주기는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는 역량의 의미와 특징을 분석하는 데에 있어서 단순한 이론적 설명이 아닌 구체적인 구성 요소 및 구조 등을 명료하게 밝히기 위한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마음 또는 정신능력의 구조와 작용에 대한 철학적, 심리학적, 뇌과학적 논의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교육의 맥락에 적합한 ‘마음의 이론’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황규호, 2017, p. 262).
더욱 근본적인 질문으로서 역량기반 교육과정이 기존의 교과 교육과 차별화되는 특징이나 의미 등을 질문하고 다각적인 분야의 연구방법을 활용하여 탐구할 필요가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핵심역량 함양은 교과별로 설정된 교과 역량 함양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하여 핵심역량을 함양한다고 할 때, 먼저 해결되어야 할 질문은 핵심역량의 의미, 교과 역량의 의미,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관계 등에 대한 문제이다. 핵심역량은 역량 중에서 모든 개인에게 필요한 것으로서 다양한 삶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성공적인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국가・사회적으로 합의된 몇 가지 역량이므로, 핵심역량의 의미는 역량의 의미와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역량은 선행 연구 분석 결과 ‘특정 맥락에서 나타나는 다양하고 복잡한 요구를 성공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 현상에 대한 이해와 설명, 구체적인 문제 해결 시 자신의 자원을 활용하는 능력’으로 규정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렇다면 교과 역량의 의미는 무엇이고 그것은 핵심역량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가? 선행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과 역량은 ‘교과가 기반한 학문의 지식 및 기능을 습득하고 활용함으로써 길러질 수 있는 능력으로서 교과 학습의 결과로 지식, 기능, 태도 등을 통합적으로 운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으로 규정되고,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관계는 ‘핵심역량은 교과 교육의 방향을 가리키고 교과 역량은 교과 교육과 핵심역량 함양을 이어주는 매개’로 설명된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과 역량 함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설명되는 기능은 ‘지식을 습득할 때 활용되는 교과 고유의 탐구 과정 및 사고 기능’으로 규정된다.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실행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역량(핵심역량)의 의미, 교과 역량의 의미,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관계, 교과 역량 함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기능의 의미에 대한 선행 연구 결과는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실행을 위하여 어느 정도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줄 수 있는가? 핵심역량은 교과 교육의 방향을 가리키고 교과 역량은 교과 교육과 핵심역량 함양을 이어주는 매개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기능은 교과 역량을 구현하는 중요한 통로이면서 교과 역량을 함양하는 방안의 토대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교과 역량을 위와 같이 규정한다면 기존의 교과 교육에서는 이러한 교과 역량을 길러주지 못한 것인가? 기존의 교과 교육에서는 이러한 교과 역량이 아닌 어떤 능력을 길러주고 있었는가? 기존에도 교과 교육의 목적은 비록 용어는 교과 역량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교과 역량이 의미하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규정되지 않았는가? 교과 교육이 무기력한 지식 교육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언제나 문제로 지적되어 왔고 교과 교육의 이상적인 방향은 명시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교과 역량이라는 말로 제시된 것으로 누구나 인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이와 같이 많은 질문들이 제기된다는 것은 역량기반 교육과정 관련 이론적 질문에 대한 대답이 여전히 불완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 함양이 교과 교육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핵심역량 함양을 추구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교과 교육과 전통적으로 추구해 왔던 교과 교육의 이상적인 모습의 차이는 무엇인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여섯 가지 역량이 기존의 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무기력한 학습이나 ‘단편적 지식 암기 위주의 교육’과 대비되는 ‘올바른 교과학습’의 상태, 또는 ‘의미있는 학습경험’의 상태를 명료화․구체화하기 위하여 제시된 것(황규호, 2017, p. 264)이라면, 굳이 역량이나 핵심역량, 교과 역량 등의 개념을 빌리지 않고 그냥 ‘교과 교육을 의미 있게 잘하자’ 식으로 말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역량 함양을 말하는 것은 그것을 말하기 이전의 교과 교육과 차별화되는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무엇인가? 현재까지 이루어져 온 연구에서는 여전히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핵심역량이 제시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있는 현재는 역량기반 교육과정이 ‘실행되고’ 있는 상황인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역량이라는 개념 자체가 여전히 모호하고 그것의 함양과 교과 교육의 관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역량 함양이라는 지향점을 걸고 실행되고 있는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가늠하기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는 역량기반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역량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요소는 무엇이며 그것은 어떻게 길러질 수 있는가?’와 ‘역량 함양과 교과 교육의 관계는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이론적 질문에 천착하는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하여 기존 선행 연구와 다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다각적인 분야의 차별화된 연구 방법이 동원되어야 할 수도 있다. 교육학적 연구방법론을 넘어서서 심리학, 의학, 뇌과학적 분야와의 실험 연구 등 타 학문분야와의 협업이 필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