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현재의 검정고시는 1945년 8·15해방 이후 문교부에서 1년에 2회 실시한 「대학입학자격검정고시」가 효시이며, 국가적인 급변사태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사람이 졸업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는 시험이다(브리태니커 백과사전, 2000). 미국에서 시행되는 고등학교 졸업학력 인증시험(General Education Development, GED)과 일본에서 시행되는 고등학교졸업정도인정시험(高等学校卒業程度認定試験)이 우리나라 검정고시와 비슷한 졸업학력 검정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김덕근 외, 2014). 검정고시는 국가 학력 인정제도로서 국민의 교육 수준을 높여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교육 평등과 사회 통합을 구현하는 역할을 해왔다. 약 70년 역사를 가진 검정고시를 통해 정치, 경제, 법조,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검정고시 동문은 전국적으로 약 200만 명에 달하며 국회의원, 장관, 변호사뿐 아니라 국회의장까지 배출하였다(검정고시총동문회, 2017).
검정고시는 최근 응시생의 다변화가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다. 검정고시 시행 초기의 응시생들은 주로 노령층과 학령기 중도 학업 이탈자였지만, 최근에는 북한이탈청소년을 비롯한 중도 입국 다문화 가정 학생들도 점차 늘고 있다. 이러한 응시생의 다변화로 인해 검정고시 출제범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데, 예컨대 검정고시 응시생마다 학업중단 시기와 교육 배경이 다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절한 공통 출제범위가 필요해진 것이다. 현행 검정고시 출제범위는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 따라 출제범위를 정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2007년부터 국가 수준 교육과정이 전면 개정 방식이 아닌 수시 개정 방식으로 바뀌면서,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검정고시 출제범위 역시 수시 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김주훈 외, 2012; 김덕근 외, 2015; 정채관 외, 2016).
교육부(2013a)는 2017년 고졸 검정고시 출제범위 조정에 대해 발표하며, 보도자료를 통해 “고졸 검정고시 출제범위가 되는 국가 교육과정(교과서)을 2017년부터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조정하여 적용한다”고 밝혔다.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에 따라 운영되는 현행 검정고시는 100점 만점 기준으로 결시 없이 평균 60점 이상 취득자(과락제 폐지)는 전 과목합격이 되며, 과목당 60점 이상 취득과목에 한해서 과목합격을 부여한다. 검정고시 출제 위탁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검정고시 시행 취지에 따라 초졸 검정고시는 80% 이상, 중졸 검정고시는 70% 이상, 고졸 검정고시는 60% 이상의 수험생이 합격할 수 있도록 출제의 기본 방향을 설정한다. 따라서 검정고시 출제 문항의 범위와 난도는 검정고시의 취지와 출제의 기본 방향을 달성하고 검정고시의 신뢰성 및 안정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본 연구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전면 적용되는 2017년 고졸 검정고시의 안정적인 출제를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 협의회를 통한 출제범위(과목) 확정, 2017년 고졸 검정고시 출제범위에 대한 이해관계자 또는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듣기 위한 공청회,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출제,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 채점, 결과 분석,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 참여 학생 설문, 교사 면담 등을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7년 고졸 검정고시 출제범위 및 문항의 타당성 확보 방안 및 수험생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안정적인 출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2)
Ⅱ. 고졸 검정고시 제도의 이해
검정고시는 가정 형편이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여 정상적인 학교 교육의 기회를 놓친 사람들에게 일정한 학력 검정을 통해 상급 학교 진학 등 계속 교육을 받을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자아실현이나 보다 폭넓은 사회 진출의 길을 열어 주어 평생 교육의 정신을 살리고, 국가 교육 수준의 향상을 도모하여 교육 평등 이념을 구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남명호 외, 2002, p. 1). 검정고시는 「초·중등교육법」 제27조의2(학력인정 시험)의 “① 제2조에 따른 학교의 교육과정을 마치지 아니한 사람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험에 합격하여 초등학교·중학교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과 동등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에 기초한다.
「초·중등교육법」 제28조2에 근거한 고졸 검정고시 관계 시행령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제98조(고등학교 졸업자와 동등의 학력 인정)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인정하는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는 “상급 학교의 입학에 있어 고등학교를 졸업한 자와 같은 수준의 학력이 있다고 본다. 또한, 검정고시 규칙은 「초·중등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바탕으로 시·도교육청의 교육규칙으로 정해진다. 예를 들어 「서울시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규칙」에는 검정고시 목적, 고시의 시행, 출제위원 위촉, 출제방법 및 정도, 고시의 공고, 고시과목, 응시자격, 제출서류, 합격 결정 등에 대한 규칙이 고시되어 있다.
검정고시는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 「고등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등 입학과 졸업이 혼용되어 수험생과 일반인에게 혼란을 초래하여 왔지만, 2013년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는 「초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이하 ‘초졸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는 「중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이하 ‘중졸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이하 ‘고졸 검정고시’)」는 그대로 유지되어 ‘졸업학력 검정고시’라는 명칭으로 통일되었다(교육부, 2013a). 한편, 정부는 2014년부터 저소득층 해당자를 비롯하여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한부모가족지원법’에 의한 보호 대상자는 검정고시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이들이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전국 공통으로 2013년 1회부터 도입된 초졸·중졸 검정고시의 문제은행식 출제방식과 달리, 고졸 검정고시는 신출문제로 출제되며3), 고졸 검정고시 과목은 필수 6과목(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한국사)과 선택 1과목(도덕, 기술·가정, 체육, 음악, 미술 중 1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항은 과목별 25문항(단, 수학은 20문항)이며, 배점은 과목별 1문항당 4점(단, 수학은 1문항당 5점)이다. 고졸 검정고시 과목별 고사 시간은 <표 II-1>과 같다.
구분 | 1교시 | 2교시 | 3교시 | 4교시 | 중식 12:30∼13:30 |
5교시 | 6교시 | 7교시 |
---|---|---|---|---|---|---|---|---|
시간 | 09:00∼09:40 | 10:00∼10:40 | 11:00∼11:40 | 12:00∼12:30 | 13:40∼14:10 | 14:30∼15:00 | 15:20∼15:50 | |
40분 | 40분 | 40분 | 30분 | 30분 | 30분 | 30분 | ||
과목 | 국어 | 수학 | 영어 | 사회 | 과학 | 한국사 | 선택 |
고졸 검정고시는 기본적으로 중학교 졸업자 및 이와 수준이 같거나 그 이상의 학력이 인정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더 자세한 응시자격은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제35조⑤(응시자격)에 따라 “1. 중학교 졸업자 및 이와 같은 수준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사람 2.「1945년 이후 종전의 규정에 의한 학교 졸업자 자격인정령」 제1조 또는 제2조에 해당하는 사람 3. 고등학교에 준하는 각종학교의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 4. 종전의 「근로자직업훈련촉진법」에 따라 중학교 졸업자 또는 이와 같은 수준 이상의 학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3년제 직업훈련과정의 수료자 5.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9조 제3호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검정고시는 검정고시의 기본 취지에 맞춰 졸업 정도의 지식과 그 응용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수준에서 출제가 이루어진다(김덕근 외, 2015). <표 II-2>는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 합격자, 합격률을 정리한 것이다. 검정고시는 1년에 2회 시행되므로 각 연도의 응시자와 합격자는 1차 검정고시와 2차 검정고시 응시자와 합격자를 합한 수이다.
* 출처: 교육통계연보(http://kess.kedi.re.kr)
검정고시는 학교 밖 대안 교육시설이나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 많다. 또한, 수험생마다 학업중단 시기와 교육 배경이 다르므로 시험 특성상 수능이나 성취도 시험처럼 교육과정이 개정됨에 따라 신속하게 검정고시 문항 출제에 반영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수능이나 성취도 시험처럼 정규고등학교에 재학생을 주로 대상으로 하는 시험과 달리, 검정고시는 학교 밖 대안 교육시설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수험생의 학습부담을 고려하여 수험생들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며 단계적으로 개정 교육과정을 문항 출제에 적용한다.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졸 검정고시 출제범위 선정에 관련된 연구 중 남명호 외(2002) 연구는 주목할 만하다. 남명호 외(2002)는 제7차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졸 검정고시 시험 과목 조정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며, 1) 국민 공통 기본교육과정과 선택 교육과정 비교 분석, 2) 현행 고졸 검정고시 시험 과목 분석, 3) 제7차 교육과정에 명시된 과목 중 시험 과목 선정 방향과 원칙을 중점적으로 연구하였다. 이 연구는 문헌연구, 검정고시 관련자 면담, 시도교육청 검정고시 담당자, 검정고시 출제자, 검정고시 출신자, 검정고시 수험생 등 다양한 검정고시 관련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통해 자료 수집 및 분석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제7차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졸 검정고시 시험 과목 조정 관련 2개의 안을 제안하였다. 1안은 필수과목 5개 국어, 수학, 영어, 사회(국사 포함), 과학과 선택 1(도덕, 기술·가정, 한국 근·현대사, 세계)에서 1과목, 선택 2(독일어 I, 프랑스어 I, 스페인어 I, 중국어 I, 일본어 I, 러시아어 I, 아랍어 I, 한문)에서 1과목을 시험 과목으로 정하는 것이다. 2안은 필수과목 3개 국어, 수학, 영어와 선택 1(국사, 한국 근·현대사, 세계사, 한국지리, 세계지리, 경제지리, 정치, 경제, 법과 사회, 사회문화, 윤리와 사상, 전통 윤리), 선택 2(물리 I, 화학 I, 생물 I, 지구과학 I), 선택3(독일어 I, 프랑스어 I, 스페인어 I, 중국어 I, 일본어 I, 러시아어 I, 아랍어 I, 한문) 중 2과목을 시험 과목으로 정하는 것이다. 1안과 2안의 차이는 전자는 국민 공통 기본교육과정을 최대한 반영을 하여 필수과목 비중을 강화하는 것이며, 후자는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취지를 반영하여 선택 과목의 비중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12월 학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2009 개정 교육과정을 고시하였으며, 2015년부터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졸 검정고시와 중졸 검정고시가 시행되고 있다. 고졸 검정고시는 과학과 한국사만이 2016년 제1회부터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시험이 출제되고 있고, 다른 필수 교과인 국어, 수학, 영어, 사회 등 4개 교과와 선택교과인 도덕, 기술·가정, 체육, 음악, 미술 교과는 2017년에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문항 출제의 전면 적용을 앞두고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은 <표 II-3>과 같이 2007 개정 교육과정과 달리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이 국민 공통 기본교육과정에서 제외되고, 선택 교육과정으로 바뀌었다. 즉, 2016년 제2회 고졸 검정고시까지는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1학년 이수 과목을 출제범위로 고졸 검정고시 문항 출제를 할 수 있지만, 2017년 제1회 고졸 검정고시부터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모든 선택 과목이 출제범위가 될 수도 있다.
<표 II-3>에 제시한 바와 같이, 고등학교 전 학년 선택 과목의 도입으로 2009 개정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문항 출제를 해야 하는 고졸 검정고시에 관한 연구 중 김주훈 외(2012), 김덕근 외(2015)는 주목할 만하다. 김주훈 외(2012)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체제에 적합한 검정고시 과목 선정과 출제 내용 구축 연구를 수행하며 1) 교과별 대표 과목 선택 방안, 2) 교과별 핵심 내용을 추출을 통해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방안, 3) 범 교육과정 핵심 역량을 측정하는 방안, 4) 현행 출제 과목을 유지하는 방안, 5) 선택 과목을 재구조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였다. 김주훈 외(2012)는 교육과정과 검정고시 관련 문헌 및 법령을 수집 분석하여 새로운 검정고시 과목 선정과 내용의 방향을 설정하였고, 검정고시 출제교사, 시도교육청 검정고시 담당자. 검정고시 수험생 등을 대상으로 검정고시 개선 방향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하였다. 또한, 교육과정 전문가, 교과교육 전문가, 시도교육청 검정고시 담당자 및 교육부 정책 입안자들과 전문가 협의회를 통해 개정 교육과정에 적절한 검정고시 과목 및 출제범위를 논의하였고, 공청회를 통해 검정고시 전문가와 이해 당사자들의 여론을 수렴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당시 8과목을 선택하여 응시하는 검정고시 체제에서 국민 공통 기본교육과정 교과 10개에 한국사를 포함하여 총 11개의 검정고시 과목을 선정한 다음, 교과별 핵심 요소를 추출하여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안을 제안하였다.
김덕근 외(2015)는 검정고시 관계자(검정고시 사업 운영경험자, 정책 수립 및 추진 경험자), 고졸 검정고시 출제 경험이 있는 교사, 고졸 검정고시 수험생 및 지도 교사 등과의 심층면담과 전문가 협의회를 통해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졸 검정고시 출제범위에 중점을 두고 재구조화 방안 연구를 하였다. 그 결과, 국어과는 ‘국어 I’, ‘국어 II’, 수학과는 ‘수학 I’, ‘수학 II’, 영어과는 ‘실용영어 I’, ‘독해와 작문’, ‘실용영어회화’, 사회과는 ‘사회’, 과학과는 ‘과학’, 역사과는 ‘한국사’, 도덕과는 ‘생활과 윤리’, 기술·가정과는 ‘기술·가정’, 체육과는 ‘운동과 건강 생활’, 음악과는 ‘음악과 생활’, 미술과는 ‘미술문화’를 출제 과목으로 제안하였다.
이상의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검정고시 출제범위 재설정과 관련된 핵심연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교육과정이 수시 개정으로 변화되며 검정고시와 관련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관심사로 인해 2017년 고졸 검정고시 출제범위와 관련된 복잡한 문제점이 예상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상의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전면 적용하는 2017년도 고졸 검정고시를 대비하여 선행연구들에서 주 연구 방법으로 사용한 설문 조사, 심층면담, 전문가 협의회뿐 아니라 실제로 모의출제, 채점, 결과 분석 등을 시뮬레이션 해봄으로써 고졸 검정고시의 취지와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고, 수험생의 혼란을 최대한 줄여 2017년 고졸 검정고시가 안정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보고자 한다.
Ⅲ. 연구 방법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17년 고졸 검정고시 출제범위 선정과 관련하여 이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는 직접 참여와 간접 참여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출제범위 선정에 직접 참여한 전문가는 검정고시 출제 경험이 있거나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깊은 총 9개 교과(국어, 수학, 영어, 사회, 도덕, 기술·가정, 체육, 음악, 미술) 현직 고등학교 교사들이다. 출제범위 선정에 간접 참여한 전문가는 한국교육과정 평가원 연구원이며, 이들은 각 교과 교사들이 제안한 출제범위에 대한 교과별 협의회 및 검토회를 주관하고 내부 검토하는 역할을 하였다. 또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들은 이후 추가 검토가 필요한 교과별로 현직 대학교수와 최종 검토회를 진행하였다. <표 III-1>은 교과별 전문가 집단 인원수를 정리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2017년부터 고졸 검정고시를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출제를 하는 중요한 안건을 심의하기 위하여 공개석상에서 이해관계자 또는 관련 학식이나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2016년 7월 8일(금)에 개최하였다. 또한, 2017년도 고졸 검정고시 시행과 관련 있는 교육부 관계자를 비롯하여 시·도교육청 관계자들과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17년 고졸 검정고시 교과별 출제범위 선정 방안과 관련하여 교과별로 제안된 각 방안의 장·단점을 논의하고, 최종 출제범위에 대해 예견되는 문제점,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는 정책 실무 협의회를 3차례에 걸쳐 개최하였다. <표 III-2>는 정책 실무 협의회 참석자 및 개최 일시를 정리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 추진한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문항 출제는 2017년에 시행해야 할 실제 고졸 검정고시 문항 출제의 시뮬레이션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용 최종 문항으로 구성된 검사지는 2017년 고졸 검정고시를 시뮬레이션해보는 차원에서 2016년 제2차 초졸·중졸·고졸 검정고시 출제 본부 운영 기간 중 제작되었다. 최종 출제범위 확정에 투입된 교과별 전문가들이 사전 출제한 문항을 출제 본부에서 고도화하기에 앞서 출제 본부 고졸 검정고시 출제 위원을 대상으로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문항 출제 워크숍을 통해 새로운 출제범위에 대한 교육을 한 다음 문항의 정교화와 고도화가 이루어졌다. 교과에 따라서는 출제 본부가 구성되기 전에 제작된 문항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문항에 대해서는 교체를 하기 위해 새로운 문항이 개발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정교화와 고도화가 이루어진 문항에 대해, 출제 본부가 종료된 다음 실제 모의시행에 앞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교과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교과별 전문가가 추가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검사지 문항을 완성하였다.5) [그림 III-1]은 이상의 출제 과정을 도식화한 것이다.
모의시행은 2017년 고졸 검정고시를 사실적으로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실제 고졸 검정고시 응시생이 많이 있는 학교 밖 대안 교육시설 10곳의 협조를 받아 진행하였다(대안학교 248명, 야학 37명, 학교이탈청소년 교육기관 20명)6). 본격적인 모의시행에 앞서 설문 조사지 문항검토를 위해 학교 밖 대안 교육시설 교사와 검토회를 하였으며, 모의시행에 앞서 기관별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논의한 다음 모의시행을 준비하였다. 모의시행 기간은 2016년 8월 17일부터 26일까지 각 교육시설의 학사 일정을 고려하여 실시하였다. <표 III-3>은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을 한 학교 밖 대안 교육시설 특징 및 연령대를 정리한 것이다.
연번 | 구분 | 학생 연령대 |
---|---|---|
1 | ○○대안학교 | 15∼19세 |
2 | ○○대안학교 | 16∼19세 |
3 | ○○대안학교 | 16∼19세 |
4 | ○○대안학교 | 16∼19세 |
5 | ○○대안학교 | 16∼19세 |
6 | ○○대안학교 | 16∼19세 |
7 | ○○학교이탈청소년 교육기관 | 16∼19세 |
8 | ○○학교이탈청소년 교육기관 | 16∼19세 |
9 | ○○야학 | 50세 이상 |
10 | ○○야학 | 50세 이상 |
연구진은 협조를 구한 10곳의 학교 밖 대안 교육시설에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 안내(교사용)를 보내며 목적, 과목, 고사 시간, 문제지 배송 및 수합 방식, 주의사항 등을 전달하였다. 이때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 유의사항(수험생용)도 동봉하여 수험생 주의사항, 답안 표시 유의사항 및 작성요령, 기타 주의사항 등을 응시생들에게 전달하였다. 모의시행 교과 순서와 시간은 학교 상황에 따라 중간에 있는 쉬는 시간을 자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하였지만, 실제 고졸 검정고시의 교과 순서 및 시간은 준수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 교과 순서와 시간은 <표 III-4>와 같다.
모의시행이 끝난 후, 반송봉투에 담겨온 모의시험지를 수기로 채점한 다음 마이크로소프트 엑셀 2010을 사용하여 파일에 시험결과를 정리하였다.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 결과는 교과별로 정답률과 변별도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7)Kelly(1939)는 문항 난도로도 불리는 정답률을 정답자 수(R)을 전체 반응자 수(N)로 나눈 다음 100을 곱하여 계산할 것을 제안하였고, 변별도는 상위집단 중 27%의 정답률과 하위집단 27%의 정답율의 차이로 구할 것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Kelly(1939)의 연구를 기반으로 정답률과 변별도에 대한 추가 연구를 한 Cangelosi(1990)의 정답률 개념과 Ebel(1979)의 변별도 개념을 적용하였다. Cangelosi(1990)는 응시생의 정답률이 25% 미만이면 어려운 문항이며, 25% 이상 75% 미만이면 적절한 문항, 75% 이상이면 쉬운 문항으로 분류하였다. 한편, Ebel(1979)은 0.10 미만이면 변별도가 없는 문항, 0.10 이상 0.20 미만이면 변별도가 낮은 문항, 0.30 이상 0.40 미만이면 변별도가 있는 문항, 0.40 이상이면 변별도가 높은 문항으로 분류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험을 치른 305명의 응시생을 대상으로 시험 직후 298명에게 간략한 설문 조사를 하였다.9) 설문 조사에서는 응시생들에게 2016년에 고졸 검정고시와 차이가 있는지 물었고, 있다고 답한 응시생들에게는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험과 2016년에 시행된 고졸 검정고시 문항과 난이도 측면에서 어떤지를 물었다. 또한, 검정고시 전반에 대해 향후 바라는 점이 있다면 기술해 달라고 요청했다. <표 III-5>는 설문 조사 응답자의 인원과 성별 비율을 정리한 것이다.
응시생 설문 조사 결과 분석 방법은 응시생들의 응답 내용을 마이크로소프트 엑셀 2010에 파일로 전사하여 코딩한 다음, 주제별로 분류하여 전체적인 중심 주제와 교과별 중심 주제로 범주화하였다. 모의시행 결과와 응시생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밖 대안 교육시설에 재직 중인 총 8명의 교사(남성 3명, 여성 8명)와 반구조화 면담 방법(Jong & Jung, 2015)을 하였다. 교사 심층면담 장소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회의실이었으며, 학사 일정을 고려하여 2016년 9월 8일(목)과 12일(월)에 각각 교사 심층면담이 이뤄졌다. 교사 심층면담에서는 해당 교육기관 응시생들의 모의시험 결과, 모의시험 동안과 직후의 응시생들 반응, 이번 모의시험 문항에 대한 교과 교사로서의 견해 등을 중심으로 심층면담이 진행되었다.
Ⅳ. 2017년 고졸 검정고시의 최종 출제범위와 모의시행
각 교과는 선행연구,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별 특징을 분석하여 3∼4개의 출제범위 방안을 제안하였고, 전문가 협의회를 통해 제안된 방안의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전문가 협의회에서는 최종안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도록 하였으며, 2009 개정 교육과정 적용에 따른 검정고시 준비 기관과 수험생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출제 과정에서 난이도 조절을 할 수 있는 최종 출제범위에 대한 쟁점 및 대응 방안을 마련하여 최종적으로 <표 IV-1>과 같은 2017년 고졸 검정고시 출제범위를 선정하였다.
국어과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17년 고졸 검정고시 국어과 최종 출제범위를 ‘국어 I’과 ‘국어 II’로 제안하였다(지문은 공통으로 다루는 교과서 종수와 관계없으며, 교과서 외 지문 활용도 가능함). ‘국어 I’과 ‘국어 II’는 국어과에서 다루어야 할 기본적인 지식, 기능, 태도를 종합적으로 포함한다. 또한, ‘국어 I’과 ‘국어 II’의 교육목표는 고등학교 국어과의 교육목표에 부합할 뿐 아니라, 전국의 대부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이수하고 있는 과목이기도 하다. 수학과는 ‘수학 I’과 ‘수학 II’를 최종 출제범위로 제안하였다. ‘수학 I’과 ‘수학 II’은 2007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의 ‘수학’에서 다뤘던 내용과 비슷할 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이수하고 있는 과목이기도 하다. 영어과는 ‘실용영어 I’을 최종 출제범위로 제안하였다(국어과처럼 지문은 공통으로 다루는 교과서 종수와 관계없으며, 교과서 외 지문 활용도 가능함). ‘실용영어 I’은 2007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따른 국민 공통 기본교육과정인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이며, 일반고등학교와 특성화고등학교 등 다양한 고등학교군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과목이기도 하다.
사회과는 ‘사회’를 최종 출제범위로 제안하였다. ‘사회’는 고등학교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5개 선택 과목과 관련된 가장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중학교 사회과 교육과정과 연계성을 고려할 때 고등학교 졸업 정도의 응용능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덕과는 ‘생활과 윤리’를 최종 출제범위로 제안하였다. ‘생활과 윤리’는 2009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의 성격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2007 개정 도덕과 교육과정에 따른 국민 공통 기본교육과정인 고등학교 1학년 ‘도덕’과 가장 유사하다. 기술․가정과는 ‘기술․가정’을 최종 출제범위로 제안하였다. ‘기술․가정’은 2009 개정 기술․가정 교육과정의 취지인 미래사회에 필요한 기초 핵심역량 강화와 창의·인성 함양 내용 강화 등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험생 학습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과목이기도 하다. 체육과는 ‘운동과 건강 생활’을 최종 출제범위로 제안하였다. ‘운동과 건강 생활’은 중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되어 있고,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체육’과 유사할 뿐 아니라 7차 교육과정에서부터 적용되어 온 국민 공통 기본교육과정의 고등학교 1학년 수준에도 적절한 과목이다. 음악과는 ‘음악과 생활’을 최종 출제범위로 제안하였다. ‘음악과 생활’은 실생활 속에서 음악의 역할과 가치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과목으로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음악’과 가장 유사할 뿐 아니라 공통 요소를 많이 포함한다. 미술과는 ‘미술 문화’를 최종 출제범위로 제안하였다. ‘미술 문화’는 실생활 속에서 미술적인 감수성과 문화적 소양을 함양하는 과목으로, 2007 개정 교육과정의 ‘미술’과 유사할 뿐 아니라 공통 요소를 다수 포함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17년 고졸 검정고시 출제 방안 공청회는 2016년 7월 8일(금) 오후 3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개최된 공청회의 목적은 관련 연구팀에서 제안한 방안에 대한 검정고시 관계자(검정고시 수험생, 검정고시 지도 교사, 검정고시 관련 기관과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었다. 공청회 진행은 각 교과 담당자가 교과별 최종 방안을 제안하기까지의 과정을 1)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별 특징, 2) 출제범위 선정 과정, 3) 3∼4개의 검토 방안 장·단점 설명, 4) 2017년 고졸 검정고시 교과별 최종 출제범위(기본 원칙, 출제수준, 세부 출제 기준 및 방향), 5) 최종 출제범위 선정 근거(검정고시 시험 성격 측면, 검정고시 평가목표 측면, 검정고시 출제 기본 방향 측면)로 나누어 발표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검정고시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지정토론과 종합토론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과정이 개정되더라도 고졸 검정고시 기본 방향과 부합하는 교과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성격, 목표, 내용 체계, 성취기준,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의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고졸 검정고시에서 추구하는 기본 방향과 이를 반영한 교과의 특성을 충분히 참작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교육과정과 검정고시 출제범위 연계에 대해 재검토를 해야 한다. 현행과 같이 수시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졸 검정고시 연계는 수시 고졸 검정고시 출제범위 조정이라는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수시 개정 교육과정 체제에서의 고졸 검정고시 연계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고졸 검정고시 출제 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 고졸 검정고시가 처음 시행될 때는 수험생과 현재 고졸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의 배경과 목적은 다를 수 있다. 시대 변화를 반영하는 고졸 검정고시 출제범위 변화를 연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의 교과별 난도를 분석한 결과, <표 IV-2>에 제시한 바와 같이 Cangelosi(1990)가 제안한 정답률 분류를 기준으로 보면 영어(82.01%)가 가장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학(68.61%), 국어(70.91%), 사회(73.77%)는 적절한 난도의 문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교과의 변별도는 Ebel(1979)이 제안한 변별도 분류 기준으로 보면, 국어, 수학, 영어, 사회 모두 0.40 이상의 높은 변별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 | 정답률 | 변별도 | ||
---|---|---|---|---|
정답률 평균 | 표준편차 | 변별도 평균 | 표준편차 | |
국어 | 70.91 | 13.84 | 0.53 | 0.12 |
수학 | 68.61 | 15.09 | 0.64 | 0.13 |
영어 | 82.01 | 10.02 | 0.50 | 0.16 |
사회 | 73.77 | 17.43 | 0.47 | 0.12 |
교과별로 정답률이 낮은 문항은 대부분 해당 문항에 대한 사전 학습 없이 일반 상식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문항들이었고, 정답률이 높은 문항들은 일반 상식만으로도 접근할 수 있는 문항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국어과에서 가장 낮은 정답률을 보인 한글 맞춤법 오류와 관련된 문항(4번, 29.34%)은 응시생이 한글 맞춤법에 대한 사전 학습 없이 일반적인 상식만으로는 접근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사회과에서 가장 높은 정답률을 보인 사회적 관계 형성을 위해 올바른 태도를 찾는 문항(1번, 94.10%)은 상식선에서 올바른 답지만 선택하면 되므로 응시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손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과별 결과 분석은 다음과 같다.10) 국어과 정답률 평균은 70.91%이며, 문항별 정답률 분포는 39.34%∼89.51%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2015년 1회(61.64%), 2015년 2회(74.49%), 2016년 1회(72.08%)에 시행된 국어과 고졸 검정고시 정답 평균율 중 2015년 1회를 제외하곤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과 정답률 평균은 68.61%이며, 문항별 정답률 분포는 26.56%∼90.49%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2015년 1회(43.69%), 2015년 2회(48.80%), 2016년 1회(52.51%)에 시행된 수학과 고졸 검정고시와 큰 차이를 보였다. 수학과 고졸 검정고시 문항 분석 결과, 특히 2015년 1회 때에는 정답률 40.0%∼50.0% 구간에 10문항이 있었고, 30.0%∼40.0% 구간에도 6문항이 있는 등 낮은 정답률을 보인 문항이 다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모의시행에는 2015년 1회 때와 달리 70.0% 이상의 정답률을 보인 문항이 11개로 총 20개 문항의 절반을 넘었고, 정답률 60.0%∼70.0% 구간에 5문항이 있는 등 전체적으로 정답률 70.0%∼80.0%를 중심으로 정답률 분포가 이루어졌다.
영어과 정답률 평균은 82.01%이며, 문항별 정답률 분포는 48.52%∼93.44%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2015년 1회(54.56%), 2015년 2회(65.41%), 2016년 1회(68.60%)에 시행된 영어과 고졸 검정고시와 큰 차이를 보였다. 영어과 고졸 검정고시 문항 분석 결과, 특히 2015년 1회 때에는 정답률 40.0%∼50.0% 구간에 9문항이 있었고, 60.0∼70.0% 구간에 8문항이 있는 등 낮은 정답률을 보인 문항이 다수 있었고 80.0% 이상의 정답률을 보인 문항이 한 문항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모의시행에는 2015년 1회 때와 달리 80.0%∼90.0% 구간에 16문항이 집중되어 있었고, 70%∼80% 구간에 5문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과 정답률 평균은 73.77%이며, 문항별 정답률 분포는 31.48%∼94.1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2015년 1회(54.55%), 2015년 2회(74.93%), 2015년 2회(60.76%)에 시행된 사회과 고졸 검정고시와 차이를 보였다. 사회과 고졸 검정고시 문항 분석 결과, 특히 2015년 1회 때에는 70.0%∼80.0% 구간에 6문항이 있었지만, 40.0%∼50.0% 구간에 7문항이 있었고, 30.0%∼40.0% 구간에 4문항을 포함하여 20.0%∼30.0% 구간에도 1문항이 있는 등 낮은 정답률을 보인 문항이 다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모의시행에는 2015년 1회 때와 달리 90.0% 이상의 정답률을 보인 문항이 3개 있었고, 80.0%∼90.0% 구간에 9문항을 포함하여 70.0%∼80.0% 구간에 7문항이 있는 등 높은 정답률을 보인 문항이 다수 있었다.
이번 교과별 모의시행 정답률을 기준으로 과거에 시행된 실제 고졸 검정고시 교과별 난도 수준을 간략히 정리하면, 국어는 이전 고졸 검정고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문항이 출제되었고, 수학과 영어는 이전 고졸 검정고시보다 매우 쉽게 출제되었으며, 사회는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실제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 분포를 최대한 고려하여, 2017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을 학교 밖 대안 교육시설에 있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시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학교 밖 대안 교육시설을 1) 대안학교, 2) 학교이탈청소년 교육기관, 3) 야학으로 구분하였고, 실제 고졸 검정고시 응시생 분포가 이번에 시행된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 기관에 다니는 수험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여 그룹별 평균 정답률을 집계하여 분석하였다. <표 IV-3>은 전체 평균 정답률과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이 이루어진 세 그룹의 평균 정답률을 정리한 것이다.
구분 | 국어 | 수학 | 영어 | 사회 |
---|---|---|---|---|
전체 | 70.91 | 68.61 | 82.01 | 73.77 |
대안학교 | 75.01 | 72.67 | 87.26 | 76.33 |
학교이탈청소년 교육기관 | 59.20 | 52.00 | 60.00 | 68.00 |
야학 | 45.51 | 44.73 | 51.35 | 57.51 |
참고로 대안학교, 학교이탈청소년 교육기관, 야학은 재학생 배경에 다소 차이가 있다. 대안학교와 학교이탈청소년 교육기관은 재학생 연령대가 15세∼19세로 비슷하고, 야학은 50세 이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세 그룹 모두 교육과정 적용이 정규학교에 비해 다소 자유롭지만, 야학보다는 학교이탈청소년 교육기관이, 학교이탈청소년 교육기관보다는 대안학교가 상대적으로 조금 더 체계적인 학사일정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심층 교사 면담, 2016.9.2). 이러한 응시생 배경으로 인해 야학 소속 응시생보다는 학교이탈청소년 교육기관 응시생들의 성적이 더 좋았고, 학교이탈청소년 교육기관 응시생들보다는 대안학교 응시생들의 성적이 더 좋았다. 특히 대안학교 응시생의 성적은 [그림 IV-1]에서 볼 수 있듯이,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 평균 정답률 이상의 성적을 보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 응시생 중 2016 고졸 검정고시와 문항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대답한 응시생들은 72.5%였고, 차이가 없다고 대답한 응시생은 23.8%, 무응답은 3.7%였다. 즉,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험을 치른 10명 중 7명의 응시생이 뭔가 달라졌다는 점을 느끼고 있었다. 문항 난도 측면에서 어떠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어려웠다’고 답한 응시생이 43.0%로 가장 높았고, 예년과 ‘비슷하다’고 답한 응시생이 27.2%가 두 번째로 높았다. ‘매우 어려웠다’고 답한 응시생이 18.1%로 세 번째였고, ‘쉬웠다’고 답한 응시생이 8.4%로 네 번째, ‘무응답’이 2.3%로 다섯 번째, ‘매우 쉬웠다’고 답한 응시생이 1.0%로 여섯 번째였다. 전체적으로 10명 중 6명은 2017년 고졸 검정고시가 예년에 비해 어려웠다고 답한 것이고, 10명 중 4명은 비슷하거나 쉬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시생들의 기타 의견은 크게 세 가지로 범주화시킬 수 있었다. 첫째는 어려워졌다는 것이고, 둘째는 새로운 문항 유형의 등장이고, 셋째는 출제범위가 넓어졌다는 의견이었다. 어려워졌다는 의견에는 “어렵다. 많이... 아주 많이”, “공부해도 어렵다. 그리고 모르는 것이 많았다.”, “더 어려워졌다”는 등의 의견이 있었다. 새로운 문항 유형에 대해서는 “확실히 전에 보았던 검정고시 문제 유형과 다르다.”, “나오지 않았던 유형의 문제 나왔다”, “기출문제와 유형이 달라졌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출제범위가 넓어졌다는 의견으로는 “출제범위가 늘어났다.”, “범위가 너무 넓다”, “중점적으로 다루는 내용이 변화한 것 같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교과별 응답자 설문 조사 결과, 수학이 62건으로 응답 건수가 가장 많았고, 사회가 61건으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그다음 국어가 38건으로 세 번째, 영어가 20건으로 네 번째로, 수학, 사회가 국어나 영어보다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는 ‘전반적으로 어려웠다’(28.9%)는 응답 이외에 ‘지문이 길어졌다’(23.7%), ‘문법 비중이 증가했다’(10.5%)고 답한 응시생이 많았고, 수학은 ‘전반적으로 어려웠다’(12.9%)는 응답 이외에 ‘범위가 넓어졌다’(33.9%)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기존에 나오지 않던 내용이 나왔다’(30.6%)고 답한 응시생도 많았다. 영어는 ‘예년과 비슷하다’(35.0%)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예년에 비해 어려웠다’(25.0%)고 답한 응시생과 ‘예년에 비해 쉬웠다’(20.0%)고 답한 응시생이 비슷하였다. 사회는 국어, 수학, 영어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웠다고 답한 응시생이 47.5%에 달했다. 그 외에 ‘범위가 넓어졌다’(19.7%), ‘지리 부분이 감소했다’(13.1%)고 답한 응시생도 있었다.
교과별 응시생의 기타 의견은 다음과 같다. 국어는 “보기 내용이 어려웠다.”, “지문이 길어졌다.”, “문법 비중이 증가했음” 의견이 있었고, 수학은 “유형이 많이 바뀌어서 특히 어려웠음”, “범위도 넓어지고 난도도 상당히 올라갔다.”, “삼각함수가 사라지고 로그와 시그마 수열이 나왔다”는 의견이 있었다. 영어는 “그저 그랬음”, “비슷함”, “쉬워짐” 등의 의견이 있었다. 사회는 “새로운 범위에서 출제가 많이 된 것 같다(국제 문제를 다룸, 문화 파트 많음, 지리 파트 적어졌다)”, “사회영역에서 분쟁지역문제는 처음 본 것 같다”, “사회영역에서 난이도가 높아졌음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사회에서 인구변화 등 도표에서 부가적인 설명이 없어 당황했고, 정치 행위 관련 문제에서 문제의 보기가 매우 유사해 보였다. 지리영역(부분)에 지명이 너무 세세하여 어려웠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2017년 고졸 검정고시 응시생들은 설문 조사를 통해 전반적으로 이번 모의시험이 예년보다 어려웠다고 응답하였다. 하지만 응시생들의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험 결과를 분석해보면, 오히려 2015년 1회, 2015년 2회, 2016년 1회 고졸 검정고시보다 전반적으로 성적이 향상되었다. 즉, 성적은 좋아졌는데 시험은 어려웠다고 답한 응시생들의 심리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한편, 응시생들이 향후 검정고시 전반에 바라는 점은 ‘난도 하향 조절’(39.6%)이 가장 많았고, ‘고령층, 만학도 배려 필요’(14.3%)가 두 번째로 많았다. ‘기존 출제방식 유지’(8.8%)를 바라는 응시생들이 있었고, 기타 ‘적절한 난이도 조절’, ‘대학 진학과 연계 방안’, ‘출제범위가 자주 바뀌지 않으면 좋겠음’, ‘적절한 교재 마련’ 등 검정고시 전반에 대해 검토해봐야 할 의견들이 있었다.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시행에 참여한 학교 밖 대안 교육기관은 총 10개이며, 8명의 교사가 심층면담에 참여하였다. 교사 심층면담 결과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2017년 고졸 검정고시의 심리적 낯섦이다. 교사들은 응시생들이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문항을 처음 겪었기 때문에 아직은 낯설고, 일부 과목에서는 범위가 확대되자 다소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다.
둘째, 응시생 반응의 신뢰성이다. 모의시험 결과가 예년에 비해 높았음에도 응시생 과반수가 전반적으로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고사가 어렵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응시생 반응에 대해 교사들은 응시생들이 실제 2017년 고졸 검정고시를 대비해 ‘전략적’으로 그렇게 대답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모의시험 성적이 높은데 설문 조사 결과, 학생들이 모의시험이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는 문항의 낯섦도 있지만, 예전과 비슷하거나 쉽다고하면 실제 2017년 고졸 검정고시에서는 난도가 높아질 것 같으므로 무조건 어렵다고 얘기한 부분도 있을 거예요.”
(교사 3, 심층면담, 2016.9.8.)
셋째,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17년 고졸 검정고시의 연착륙이다. 교사들은 교육과정이 새로 바뀌고 출제범위에 다소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출제 방향이나 교과별 문항 유형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이상, 2017년 고졸 검정고시는 연착륙을 예상하였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17년 고졸 검정고시 전면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최종 출제범위를 확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의출제, 모의시행, 채점, 결과 분석까지 전 과정을 시뮬레이션 해봄으로써 2017년 고졸 검정고시의 타당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17년 고졸 검정고시 모의출제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 쟁점사항이 주목되었고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첫째 고졸 검정고시의 성격을 반영한 출제범위의 선정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은 국민 공통 교육과정을 폐지하고 선택 교육과정을 강조하면서 교과별 수업 시수의 약 30%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요 개정 사항 중 하나이다. 학기당 이수 과목을 줄이고 창의적 체험활동을 기반으로 학생의 진로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강조한다. 하지만 국가 수준 교육과정이 개정으로 변화된 이후 검정고시 수험생들은 검정고시 출제범위와 관련된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수험생들은 정규학교에서 개정된 교육과정에 따른 현장 적용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에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검정고시 시행 70여 년을 거치며 검정고시 수험생들은 초기 검정고시 수험생들과 달리 매우 다양해졌다. 이제는 야학을 다니거나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부터 북한이탈주민, 중도 입국 자녀, 다문화 가정 자녀뿐 아니라 과학고등학교와 외국어고등학교 출신 수험생까지 응시생 배경이 다양해졌고, 이들의 학습 중단 시기와 교육 배경은 다르다. 하지만 수시 개정 체제로 전환된 국가 수준 교육과정이 개정되면 현행 검정고시는 출제범위를 재설정해야 하고, 특히 선택 과목이 중요시되는 추세로 교육과정이 개정되면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제34조(시험방법)에 따른 “고등학교 졸업 정도의 지식과 그 응용능력 검정을 위한 출제수준이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행대로 계속 국가 수준 교육과정이 수시로 개정될 때마다 고졸 검정고시도 계속 모호한 상황 속에서 출제범위를 재설정하는 문제에 대한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고졸 검정고시 출제방식 재고가 필요해 보인다.
둘째 고졸 검정고시의 정체성이다. 현재 고졸 검정고시의 기본 출제 방향은 고등학교 졸업 정도의 지식과 응용능력을 검정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국민 공통 교육과정인 고등학교 1학년에서 다루는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를 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제된 고졸 검정고시로는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기 어렵다. 적지 않은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들이 고졸 검정고시를 대학 입학에 활용하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고졸 검정고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고, 이를 출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검정하기 위해 현행 검정고시와 대수능 시험의 중간 난도의 ‘고급 검정고시’(졸업학력 인정과 대학 수학 능력을 인정받는 혼합형)을 도입하거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교과별 60점 이상이면 합격을 하는 기본 출제 방향에서 60점까지는 원래 고졸 검정고시 취지에 맞게 기존 출제 방향을 고수하되, 60점 이상부터는 난이도와 신문항 유형을 도입하여 변별력을 키우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이때 정규학교에 재학 중이던 학생들이 의도적으로 이러한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졸 검정고시 응시 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함으로써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북한이탈주민, 다문화 중도 입국 자녀 등 더 많은 국민이 계속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의 교육 수준을 향상하여 교육 평등 이념을 구현하고 교육 복지를 실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고졸 검정고시 관련 법령과 제도개선 연구를 통해 초졸 검정고시와 중졸 검정고시와 같은 문제은행을 활용한 출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검정고시 시행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공한 「2016년 초졸·중졸·고졸 검정고시 출제계획」(2016.2.3.)에 의하면, 검정고시 세부 출제 방향으로 문제은행 출제방식을 학교 급별로 차등 적용(초졸: 50% 내외, 중졸: 30% 내외)하게 되어있지만, 고졸 검정고시는 출제할 때 문제은행 출제방식을 고려하지 않는다. 또한, 초졸 검정고시는 기출 문항을 50% 내외 활용한 출제 비율을 적용하고, 중졸 검정고시는 30% 내외의 기출 문항을 활용하게 되어있지만, 고졸 검정고시에는 이러한 기출 문항 활용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검정고시의 성격이 졸업학력 인정이라는 점을 참작하여, 고졸 검정고시에서도 문제은행 출제방식 활용을 위한 제반 여건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졸 검정고시에서도 기출 문항의 적극적인 활용을 검토하여 고졸 검정고시의 출제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고, 출제자들의 부담과 문항 오류를 최소화하고, 문항의 난이도 및 변별도를 조절하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신력 있는 자격시험, 즉 고등학교 졸업학력이 인정되는 고등학교 졸업학력 자격시험으로도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