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최근 정부는 앞으로 다가올 남북한 통일을 대비하여 각 분야별로 실질적인 준비를 강조하는 추세이다(통일부, 2016). 관련하여 정치, 경제, 문화 분야의 연구는 많이 실행되고 있으나, 교육 분야의 자료 수집과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현인애, 2014). 특히 교육의 실제 대상인 북한이탈청소년의 수는 2009년 1,143명에서 2016년에는 2,489명으로, 7년 전보다 그 인원이 두 배 넘게 늘어난 실정(한국교육개발원, 2016. 9. 10)이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증가 비율에 비하여 많지 않은 편에 속한다. 앞으로 북한이탈주민의 수가 늘어날수록 북한이탈청 소년의 수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며 관련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북한이탈청소년과 우리나라 청소년의 영어 학습 동기 요인을 비교 분석하기로 한다.
본 연구에서 대상으로 하고 있는 ‘영어’ 교과목은 북한이탈청소년이 가장 학습하기 힘들어하는 교과목이다. 강구섭 외(2014)의 북한이탈청소년 교육 종단연구에 따르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영어(12.6%)가 국어(9.5%)나 수학(10.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진아 외(2012)의 연구에서도 북한이탈가정에 속한 학생의 영어 교과 기초학력이 일반학생 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 되었다. 따라서 북한이탈청소년들의 영어 학습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학생들과는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 조건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아 외부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학습자 정의적인 요소에 대하여 연구하는 것은 타당한 작업이라고 하겠다. 최근의 북한이탈주민이나 청소년과 관련된 연구는 사회 초기적응(문희정, 손은령, 2013), 문화와 언어차이(강보선, 2013), 정체성(구본용 외, 2000; 조정아, 2014), 및 영어 학습 실태(정채관, 김소연, 2015) 등 점차 학습자 관련 구체적 요소로 심화하여 연구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본 연구도 주요 정의적 요소인 학습자 동기에 구체적인 초점을 두기로 한다. 많은 선행 연구에서는 학습자의 영어 학습 동기가 학습 성취와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밝힌바 있으며(Deci & Ryan, 1985), 학습 동기에 대한 파악이야 말로 동기의 진작과 동기를 반영한 학습 지도를 위한 선행 조건이라는 점에서 (Dörnyei, 2001) 본 연구는 북한이탈청소년 영어 학습 지도를 위한 의미있는 선행 연구 작업 이라 하겠다. 또한 본 연구는 그동안 영어 학습 동기의 연구에서 중심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북한이탈청소년을 우리나라 청소년과 비교하여 세부 요인을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이는 미래의 통일 한국의 교실을 준비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Ⅱ. 이론적 배경
인간의 학습에 있어서 동기의 중요성이 밝혀지면서 외국어로서의 영어 학습에서도 이에 관 한 심도 있는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Deci & Ryan, 1985). 우리나라의 많은 영어 학습 동기 관련 연구에서 인용하는 Gardner(1985)에 따르면, 영어 학습 동기는 노력과 언어학습에 대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욕망, 그리고 언어를 학습하고자 하는 호의적인 태도의 결합으로 정의하고 있다. Brown(2014)에 따르면 동기란, 추구하는 목표에 대한 노력을 얼마나 선택 하는가의 정도로 본다. 이들 이외에도 동기의 정의는 행동주의(Skinner, 1938), 인지주의(Ausubel, 1968), 구성주의의 이론적 관점(Williams & Burden, 1997)에 따라 여러가지로 제언이 된다. 본 연구는 Gardner(1985)의 정의에 기반을 두고, 동기의 다양한 하부 구성 요인에 대하여 문헌을 통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영어 학습 동기의 세부 요인을 Dörnyei(1994)는 언어적 수준(language level), 학습자 수준(learner level), 학습 환경적 수준(learning situation level)으로 나누고 있다. 언어적 수준의 하위 요인은 통합적, 도구적 동기가 속해 있으며, 학습자 수준에는 언어 사용의 자신감 및 불안감, 자기 효능감, 언어 인지 역량 등이 포함되어 있다. Williams & Burden(1997)은 학습자 수 준에서 제2언어 국가에 대한 관심, 학습 언어에 대한 태도 등의 동기 요인도 하위 구조로 포함 하고 있다. Dörnyei(1994)의 분류에 따른 학습 환경적 수준은 가장 넓은 범위로써 특정 수업과정 요인, 교사 요인, 학습 집단 요인으로 나누어지는데 구체적으로 수업의 연관성, 흥미, 기대, 만족도, 피드백, 과제 제시, 협동 학습 등과 관련이 있다. 본 연구는 자신의 지위가 변화한 북한이탈청소년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언어적 수준과 학습자 수준의 동기 요인들에 초점을 두기 로 한다. 학습 환경적 수준 요인은 비교의 대상이 있는 환경을 실험적으로 제시하여야 하는 점에서 본 연구의 초점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학습 환경적 수준은 일종의 외적 동기(Deci & Ryan, 1985)로 볼 수도 있다. 따라서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를 구분하여 동기 요인을 파악하는 것도 본 연구에서는 제외하기로 한다.
언어적 수준의 도구적 동기와 통합적 동기는 Gardner(1985)에 의하여 제시된 ‘사회교육 모형’의 주축이 되는 핵심 동기 요인이다. 이 두 가지 동기 요인은 영어 교육 동기 요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요인으로 최근까지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도구적 동기는 영어 학습의 이유를 미래의 좋은 직장 얻기와 같은 도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기이며, 통합적 동기는 학습 목표 언어와 관련된 집단이나 문화에 통합하려는 동기이다. 세계적으로 보아 지난 70년대까지의 관련 연구는 어떤 동기가 학업 성취와 더욱 연관이 있는가가 주 연구의 초점이었지만, 이후에는 동기의 강도가 학업 성취에 미치는 영향에 더욱 초점을 두고 있다 ( Dörnyei, 1994). 우리나라에서도 도구적 동기나 통합적 동기에 관한 연구는 우리나라 영어 교육 환경에서 동기 요인을 잘 파악하는 연구로 간주되고 있다(김태영 2013).
학습자의 목표 언어 공동체나 국가에 대한 태도도 동기의 요인으로 간주된다. 이는 동기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구성원은 학습 목표 언어 공동체에 속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Noels, 2001). Clément(1980)는 제2언어 공동체 집단과의 상호작용은 자신감을 증진시켜서 동기를 유발시키고 결국은 제2언어의 유창성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Williams & Burden(1997)은 원어민 교사를 영어 수업에 활용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목표 언어 사회 문화를 경험하게 하고 그 사회에 속해있는 교사와 소통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동기 부여 방법이라고 본다. 역으로 학습 목표 언어권 문화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동기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Noels, 2001).
제2언어에 대한 학습 태도도 동기와 관계가 있는 요인으로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다 (Crookes & Schmidt, 1991; Oller, 1978). 영어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는 다소간의 논의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학습 성취에 영향이 있다고 본다(Ellis, 1994). Dörnyei(2001)는 동기 진작 을 위하여 긍정적인 학습 태도의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영어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불안감도 동기의 하부 요소로 간주할 수 있다. Clément(1980)에 따르면 자신감은 언어에 대한 능숙함을 갖추고 언어적 불안감이 사라졌을 때 형성된다고 본다. 그는 자신감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2언어 공동체와의 빈번한 소통을 통해 불안감 을 해소하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Clément, Dörnyei & Neols(1994)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감은 제2언어 사회에서 언어적 성취가 이루어졌을 때 더 활달하게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감과 달리 불안감은 효과적인 영어 학습을 방해하는 정의적 요소이다. 외국어학습 불안 감은 사회적, 인지적, 개인적, 학업적 범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포괄적인 요인이다(MacIntyre & Gardner, 1994). 불안감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Horwitz, Horwitz & Cope (1986)가 외국어교실학습 불안감을 측정하는 도구인 FLCAS(Foreign Language Classroom Anxiety Scale)를 개발한 이후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외국어학습 교실에서 가질 수 있는 불안감을 이질적인 언어와 문화를 대면할 때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정의한다. Gardner(1985) 또한 외국어학습 불안감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그는 학습자의 환경적, 개인적 특성에 따라 생기는 불안감이 학업 성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본 연구와 관련하여서는 Dörnyei(1994)의 과정 모형(Process Model)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는 동기를 면밀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찰과 시간을 투자하여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실내의 학습자 동기를 활동 전, 활동 중, 활동 후 단계로 나누어 관찰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는 학습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학습자들의 영어 학습 동기의 변화 양상을 분석하는 연구라고 볼 수 있으며(김해동, 2003), 국내에서도 동기 관련 연구에서 주목받고 있는 연구 방법이다(김경자, 2016). 본 연구에서도 북한이탈청소년이 단기 영어 캠프 프로그램 에 참여하여 동기 요소에 변화가 있는지를 추적해 보기로 한다.
북한이탈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연구는 최근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연 구들 중에서 영어 학습과 관련한 연구들에 국한하여 살펴보면, 과거에는 북한의 영어 학습 실태나 남북 영어 교과 비교가 초점이었으나, 최근에는 학습자의 영어 학습 현황에 보다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양현권, 권오현, 이병민(2004)의 연구를 보면, 연 구자는 남북한 영어 교육과정을 비교하고 이에 근거하여 통일을 대비한 통합 영어 교육과정 을 구축하기 위하여서는 가치 체계의 차이를 극복하는 노력이 먼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최근 연구인 정채관 외(2014)의 연구를 보면, 북한이탈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 연구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탈고등학생은 학교 영어수업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방과 후 수업, 지원 단체, 학원 등에서 영어 학습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탈고등학생은 영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학습 의욕과 수업에 임하는 태도는 우리나라의 일부 학생들보다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채관, 김소연 (2015)의 조사에서는 북한이탈청소년의 다수가 대안 학교나 기타 교육기관 보다 정규 중고등 학교에 소속되어 있으며, 영어를 교과목 중에 가장 어려워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강구섭 외(2014)와 신진아 외(2012) 의 연구를 보면 북한이탈청소년의 기초학력은 우리나라 학생과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이현주(2015)는 북한이탈학생 5명이 한국의 영어 교육 현 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관찰한 질적 연구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른 제언으로는 수요자 중심의 북한이탈학생 맞춤형 영어 교육과 비교과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영어 활동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관련 선행 연구들을 보면 북한이탈청소년을 직접 대 상으로 하는 연구가 타당한 연구임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최근 연구 경향을 따라서, 북한이탈청소년을 직접 연구의 대상으로 선택하기로 한다. 더불어 이들과 함께 우리나라 학생들을 연구 대상으로 포함하여 영어 학습에 대 한 동기요인과 특징을 비교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이렇게 하면 향후 우리나라 청소년과는 차별화된 북한이탈청소년의 영어 학습 동기를 고려한 영어 학습 프로그램의 구축에 필요한 정 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단기 영어 캠프에 참여한 북한이탈청소년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사전 및 사후 동기 조사도 시행하기로 한다. 관련하여 문헌을 살펴보면 영어 캠프 참여 경험이 영어 학습 동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Masgoret, Bernaus & Gardner(2001)는 스페인의 영어 집중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의 동기를 측정한 바 있다. 그 결과 영어 사용에 대한 불안감이 감소하고 영어 학습과 L2 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통합 적 동기의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났음을 보고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윤화(2011)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마을 단기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영어 학습 동기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였다. 영어 능력별로 학생들을 구분하여 학습자 동기 설문을 실시한 결과 영어 학습 태도가 유의미한 수준에서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사실을 보고하고 있다. 남정미(2014)도 초등 영어 캠프 몰입프로그램의 학습 효과와 흥미도 연구에서 학생들의 높은 흥미도와 적극적인 참여도가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나경희(2010)는 국내 영어 집중캠프에 참여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능력과 학습태도의 변화를 연구하였다. 대학생 집단은 미국대학 연수에 참여한 학생과, 국내 대학 영어 기숙캠프에 참여한 학생을 비교하였는데 국내의 영어 캠프 경험한 학생이 해외연수생과 비슷한 영어능력 상승률을 보였음을 보고하고 있다. 이렇게 선행 연구에서는 동기 관련 영어 캠프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하고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도 영어 캠프가 동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가정하고 조사를 시행하기로 한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영어 캠프에 참여한 북한이탈청소년은 우리나라 청소년과 학습 동기 요인의 수준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가?
둘째, 영어 캠프에 참여한 북한이탈청소년과 우리나라 청소년은 학습 동기 요인의 수준에 있어서 변화가 있는가?
연구 방법
본 연구의 동기 관련 설문 조사에는 총 96명이 참여하였으며, 이들 중 북한이탈청소년은 31 명(32%), 우리나라 청소년은 67명(68%)이었다. 이들은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단기 영어캠프에 함께 참여하였고, 영어캠프 실행 사전․사후 동기 관련 설문에 모두 응답하였다. 이들은 전국
42개 학교의 중ㆍ고등학생들로 8개 대안학교 학생 54명(56%), 36개 일반학교 학생 42명(44%) 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동기와 관련하여서는 집단 소속에 따른 영향력이 있으므로(Dörnyei, 1994), 이를 감안하여 본 연구에서는 대안학교에 다니는 북한이탈청소년 31명, 대안학교에 다니는 우리나라 청소년 23명, 일반학교에 다니는 우리나라 청소년 42명으로 집단을 구분하 여 설문 참가자를 나누기로 한다. 이렇게 우리나라 청소년을 두 집단으로 구분하여 북한이 탈청소년 집단과 동기를 비교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들 북한이탈청소년 집단은 모두 대안학교 학생이므로 이들이 보여주는 동기의 특성이 북한이탈청소년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대안학교 학생이기 때문인지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추가로 우리나라의 대안학교 학생집단과 일반학교 학생집단을 대조적으로 비교하여 보다 명료하게 그 특성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 이다.
이들 세 집단의 개인적인 정보는 <표 Ⅲ-1>와 같다.
북한이탈청소년 31명중 남학생은 9명(29%) 여학생은 22명(71%)이었고, 출생지를 보면 북한이 16명(52%), 중국이 15명(48%)이었다. 출생년도 분포는 1989년부터 2003년에 이르고 있었다. 이 집단 청소년들 중에는 연령과 학년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탈북 과정에서 중국 및 제3국을 거치는 동안 학습공백이 생긴 북한이탈청소년의 전형적인 특징이다(박정서, 2011). 우리나라에 입국한 년도는 2004년부터 2016년에 걸쳐있어 최대 12년 이하의 시간을 우리나라에서 거주한 것으로 보였다. 이들은 중학생 10명(33%), 고등학생 21명 (67%)으로 우리나라 일반학교나 우리나라 대안학교의 청소년 보다 고등학생의 비율이 높았다. 영어 능력에 대한 자가 평가의 경우, 북한이탈청소년은 자신의 영어 능력을 낮다고 한 응답자가 65%(20명)로 이는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 응답자의 45%(19명)나 우리나라 대안학교 청소년 응답자의 17%(4명)에 비하여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는 북한이탈청소년들이 자신의 영어 능력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 면담 대상자는 북한이탈청소년이 총 3명, 우리나라 청소년 4명, 교사 4명이다. 북한이탈청소년 중 2명은 북한에서 태어났고, 1명은 중국에서 태어난 학생이었다. 이들의 남한 생활은 6-10년 사이였고 모두 같은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들 중 2명은 고등학교 3학년에 속해 있었었으나 실제 나이는 고3보다 높은 연령이었다. 북한이탈청소년의 캠프 참가횟수는 2회 이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경우 일반학교 학생 2명과 대안학교 학생 2명이 면담에 참여하였다. 이들은 중2생이 1명, 중3생이 2명, 고1이 1명이었다. 이들의 캠프 참가 회수는 고등학생은 2회, 중학생들은 1회였다. 인적 배경은 <표 Ⅲ-2>와 같다.
면담 참여 교사는 영어 캠프 교사로 총 110명 중 교수 배경이 다른 교사 4명을 선택하였다.
원어민 교사 1명은 여성으로서 교직 경력이 5년이며 캠프에는 처음 참여하였고 국내 사립 초등학교에 재직하고 있었다. 이 교사는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한국인 교사 중 3명은 여성으로서 교직 경력과 캠프 참가 경력이 각 3년에 1회, 3년에 3회, 10년에 8회에 달하고 있었다. 이들은 북한이탈청소년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 대안학교 교사 및 교직원이었다.
본 연구의 자료 수집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H학교가 주관하는 영어 캠프의 현장에서 이루어졌다. 대상 영어 캠프는 1998년부터 통일을 주제로 2년마다 개최되어 왔으며, 2016년에는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4박 5일간 실시되었다. 영어 캠프의 형태는 기숙 캠프로, 참가생과 교사가 같은 방에서 숙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참여자는 북한이탈청소년
49명, 우리나라 청소년 108명 이었다. 교사는 총 110명으로 원어민 41명, 한국인 69명 이었다. 영어 캠프의 목표는 영어를 통해 남북한 청소년간의 교류와 화합을 도모하는 것으로, 원어민과 함께 하는 체험 중심의 영어 수업이 특징이었다. 주요 활동을 보면 소그룹 활동, 예술과 공예 활동, 실외 활동, 영어 성경 공부 등이 있었다. 프로그램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8시에 기상하여 저녁 10시까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모든 프로그램은 팀원들과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었으며, 매일 2회의 팀 모임 시간이 따로 주어졌다. 영어캠프가 진행되는 장소는 참가자 전원이 모일 수 있는 강당, 그룹별로 모일 수 있는 소강의실, 야외 운동장 등이었다.
수업은 외부강사를 통한 통일과 관련된 강의를 제외하고는 모두 영어로만 이루어졌다.
참가 청소년들은 8-10명이 한 팀이 되었고 총 18개의 팀으로 캠프에 참여하였다. 한 팀당 북한이탈청소년은 2-3명이며, 나머지는 남한청소년으로 구성되었다. 팀당 학생들의 성별 비율은 비슷하게 구성되었으나 각 팀의 학교별 배치는 무작위로 이루어졌다. 학생들이 팀별로 첫 만남을 할 때에는 자신들의 출신지와 소속 학교는 밝히지 않았으나 5일간 함께 생활하며 친구가 된 뒤에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출신과 소속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 집단들의 동기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본 연구의 설문지는 동기 요인과 개인 정보를 묻는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부록 1 참조). 개인 정보 관련하여서는 자신의 출신지와 나이 및 소속 학교와 관련된 기초 정보(총 6문항) 및 자가 영어 수준 평가(총 1문항)을 포함하고 있었다. 사전과 사후 설문지는 동일한 것 이었으며, 사후 설문지는 영어캠프 만족도 관련(총 3문항)을 추가로 포함하고 있었다. 설문은 강당에서 담당 교사들에 의하여 직접 실시되었으며, 설문 소요 시간은 약 30분이 소요되었다. 설문지의 동기 요인 관련 문항은 7가지 동기 요인을 기준으로 총 29개 문항이었다. 요인별 구성은 도구적 동기(총 6문항), 언어적 자신감(총 3문항), 영어 학습에 대한 태도(총 4문항), 영어 학습에 대한 불안감(총 4문항), 통합적 동기(총 4문항), 제2언어 공동체 문화에 대한 태도(총 4문항), 동화의 두려움(총 4문항)으로 구성하였다. 도구적, 통합적 동기, 제2언어 공동체 문화에 대한 태도 요인은 Gardner(1985)의 Attitude and Motivation Test Battery(AMTB)의 문항을 참고하였으며, 자신감 및 태도와 관련된 요인은 Clément, Dörnyei & Neols(1994)과 Dörnyei(1994)의 연구에서 사용된 설문 문항을 참고하였다. 외국어학습 불안감과 동화에 대한 두려움 요인항목은 Horwitz, Horwitz & Cope(1986)의 FLCAS(Foreign Language Classroom Anxiety Scale)의 항목 중 일부를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응답은 동의하는 정도에 따라 6점 척 도를 사용하여, 1은 ‘매우 그렇지 않다’, 2는 ‘그렇지 않다’, 3은 ‘그렇지 않은 편이다’, 4는 ‘그런 편이다’, 5는 ‘그렇다’, 6은 ‘매우 그렇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설문지의 문항 신뢰도 측정 결과는 <표 Ⅲ-3>와 같다.
문항 신뢰도를 보여주는 크론바의 알파값은 사전 총 29 설문 문항의 경우 .77이며, 사후 총 29 설문 문항의 경우 .86으로 높은 문항 신뢰도를 보이고 있다. 동기 구성 요인인 7개 요인별 항목 사전 사후 설문의 크론바의 알파값도 모두 .75이상의 높은 문항 신뢰도 값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 비추어 본 조사 도구를 통하여 얻은 결과값은 신뢰도가 있다고 하겠다. 설문지에 제시된 7가지 요인에 대하여 응답자들이 인식하고 응답하였는지를 파악하기 위하
여 응답 값에 대한 요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음의 <표 III-4>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요인 분석은 사전 설문지와 사후 설문지 응답에 대하여 각각 실행하였다. 두 요인 분석 시에 모두 KMO측도와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을 통과하였으며 요인 추출방법으로는 주성분 분석을 회전방법은 베리멕스를 활용하였다.
사전 사후 설문지 모두 6개의 요인이 추출되었으며 이들 6개의 요인들은 사전 설문지의 경우 전체의 65%를 설명하고 있으며 사후 설문지의 경우 전체의 71%를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이론상으로 7개의 요인으로 설문을 구성하였으나 요인 분석 결과 6개의 요인으로 드러난 것은, 통합적 동기 요인과 영어권 공동체에 대한 태도 요인이 내용상 유사한 것으로 설문 참여자들이 간주하고 응답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학습 태도의 첫번째 문항은 사전 설문에서 학습 태도 요인으로 간주되지 않았으나 사후 설문에서는 같은 요인으로 어느 정도 간주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들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설문 응답자들은 사전과 사후에 걸쳐서 동기 관련 세부 요인들을 어느 정도 구별하여 응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 제시에서 동기 관련 세부 요인들은 이론적 구분에 따라 7개 요인으로 구별하여 상세하게 파악하는 것은 타당한 작업이라 하겠다.
청소년 참가자에 대한 면담의 목적은 영어 캠프를 통해 영어 학습 동기 요인이 집단 별로 어떻게 달라졌으며, 학생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면담지를 통한(부록 2 참조) 면담 질문은 동기와 관련하여 ‘영어 공부에 대한 흥미와 태도는 영어 캠프 동안 변화 했나요? 변했다면 어떻게 변화했나요?’, ‘영어 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 ‘장래 희망은 무엇인가요? 장래 희망은 영어 사용과 어떤 식으로 관계 되어 있나요?’, ‘영어 공부를 하면서 짜증나거나 힘들어서 영어를 배우기 싫어졌던 경험이 있나요? 어떨 때 그랬나요?’를 포함하고 있었다. 학생 면담을 실시한 시기는 영어캠프 총 기간 4박 5일 중에서 셋째 날로, 자유 시간을 활용하여 개별적으로 연구자가 녹음을 하며 면담을 하였다.
교사 면담은 영어캠프에서 남북학생들을 가르쳤을 때 관찰되었던 특징, 학습 태도, 흥미도, 기초학력, 교사가 사용한 동기 유발 요소, 교사가 바라본 각 학생별 동기 변화, 남북한학생들 의 협동학습 특징 등을 파악하고자 실행하였다(부록 3 참조). 이러한 질문은 정채관 외(2014)의 연구에서 사용한 질문을 활용하였다. 교사들과의 면담은 영어 캠프 종료 이후 연구자가 녹음을 하며 개인 면담을 하였다.
본 연구는 영어 캠프 참여에 참여한 북한이탈청소년과 우리나라 청소년이 학습 동기 요인의 수준에 있어서 차이와 변화가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하여 설문지를 통한 학습 동기 요인의 집단별 사전과 사후 값에 대한 기술 통계 값을 구하였다. 구체적으로 학습 동기는 전체 동기와 7개의 세부적 요인의 값을 추출하였다. 이를 기초로 추리 통계 검정 기법으로는 반복측정 분산 분석을 선택하였다. 독립 변인은 북한이탈청소년,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 우리나라 대안학교 청소년 세집단과 반복적으로 2회 측정된 동기 요인이며 종속 변인은 설문지에 응답된 동기 값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p<.05 수준으로 하였으며, 집단간 차이에 대한 사후 검증으로는 Scheffe의 검증을 활용하였다. 통계처리는 SPSS Statistics 22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면담 자료의 분석은 설문으로 수집된 양적 자료 결과를 참고하여 혼합 분석방법을 적용하였다. 이는 전사 자료를 읽으며 이 가운데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관련 어휘를 구별하여 자료를 세분화 하는 것이다(McDonough & McDonough, 1997). 즉 동기의 세부 요인을 구분하고 이들 요인과 관련된 참가자나 교사의 언급을 분류하여 설문 결과에 대한 해석과 연계하였다.
Ⅳ. 연구 결과
북한이탈청소년,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 우리나라 대안학교 청소년의 설문에 답한 학습 동기 요인 값을 영어 캠프 참여 전과 후 및 세부 요인으로 파악한 기술통계 결과는 다음의 <표 IV-1> 로 제시하고 있다. 각 요인의 값은 6점 척도에 응답한 항목들의 평균값이다. 전체 동기의 경우는, 부정적 요인인 불안감과 두려움 관련 항목은 역으로 재기입하고 이를 포함하여 모든 요인 항목들을 더한 평균값이다.
기술 통계 결과를 보면 사전 동기의 경우 북한이탈청소년의 값은 평균 4.49로 우리나라 대안학교 청소년 집단의 평균값 4.57보다는 다소 낮고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의 평균값 4.49 와 유사하다. 이러한 점은 전반적인 동기 면에 있어서 북한이탈청소년의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부적인 동기에 있어서는 차이점이 드러나는 요인들이 있다. 특히 북한이탈청소년의 응답 평균값과 0.5이상 차이가 나는 우리나라 일반학교나 우리나라 대안학교 청소년 집단의 응답 값 요인을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학습 태도의 경우 북한이탈 청소년의 값은 평균 4.34로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 집단의 평균값 3.63보다 0.7 이상 높고 우리나라 대안학교 청소년의 평균값 3.93보다도 0.4정도 높다. 이러한 점은 북한이탈청소년들은 스스로가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영어 능력이 상승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태도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 하겠다. 불안감의 경우도 북한이탈청소년의 값은 평균 3.94로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 집단의 평균값 3.30보다 0.6 이상 매우 높고 우리나라 대안학교 청소년의 평균값 2.96보다도 0.9이상 높다. 동화에 대한 두려움 요인도 북한이탈 청소년의 평균값은 2.90으로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 집단의 평균값 2.61보다 0.3 이상 높고 우리나라 대안학교 청소년의 평균값 2.40보다도 0.5 높다. 이러한 점을 보면 북한이탈청소년의 경우 부정적 동기 요인인 영어 학습에 대한 불안감과 영어권 문화에 대한 동화의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청소년에 비하여 높다고 볼 수 있다.
사전 동기 값과 사후 동기 값을 살펴보면, 모든 집단에 있어 크게 동기 값이 변화하지 않은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북한이탈청소년의 사후 평균값은 4.49로 사전 평균값 4.49와 변화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며, 우리나라 대안학교 청소년 집단의 사후 평균값은 4.59로 사전 평균값 4.49보다는 0.1점 상승하였고,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의 사후 평균값은 4.61로 사전 평균값 4.57에 비하여 0.04 정도 미미하게 상승하였다. 동기 설문의 경우 같은 설문지를 반복 사용하게 되면 반복 응답하는 것에 대한 응답자의 반발심으로 동기 값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점(김해동, 2003)에 비추어 동기 값이 떨어지지 않고 다소나마 상승한 것은 영어 캠프의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변화가 매우 미미하다는 점은 단기간 실행된 영어 캠프가 동기의 급격한 변화를 유도하기는 어려웠던 점이 응답에 반영된 결과로 추론할 수 있다. 세 집단에 있어 세부 동기 요인의 추이도 사전과 사후에 있어 크게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다. 사전 설문 결과와 마찬 가지로 북한이탈청소년 집단이 여전히 다른 집단에 비하여 학습 태도가 긍정적이며, 불안감과 동화에 대한 두려움이 높다는 점이 주목된다.
북한이탈청소년의 경우 사후 설문에서 응답 값이 예상과 달리 떨어진 경우는 자신감 요인, 통합적 동기, 문화적 태도 요인이 있다. 자신감의 경우 사후 평균값이 4.76으로 사전 평균값 4.83보다 0.07점 낮으며, 통합적 동기도 사후 평균값이 4.64로 사전 평균값 4.80보다 0.16점 낮고, 문화적 태도도 사후 평균값이 4.98로 사전 평균값 5.05보다 0.07점 낮다. 동화의 두려움도 예상과 달리 사후 평균값이 2.97로 사전 평균값 2.90보다 평균값이 0.07정도 상승하였다. 이러한 변화의 폭은 비록 미미하나 해당 요인들이 크게 보아 문화와 관련된 요인들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북한이탈청소년에게 익숙하지 않은 원어민(이현주, 2015)이 다수의 교사로 참여한 영어 캠프가 이들에게 문화적으로 어색함을 유발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다음의 <표 IV-2> 는 북한이탈청소년,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 우리나라 대안학교 청소년 세집 단과 반복적으로 측정된 동기 요인을 독립 변인으로 하고 설문지에 응답된 동기 값을 종속 변인으로 하는 반복측정 분산 분석의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추리 통계 검정 결과, 반복적으로 측정된 동기 값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요인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러한 점은 영어 캠프 교육 내용이 짧은 단기간 이어서 동기 의 요소에 통계적으로 차이를 보일만한 영향력은 발휘하지 못하였다는 점으로 보인다.
집단 간에 있어서 통계적 차이를 보인 항목은 기술 통계 분석의 결과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습 태도, 불안감 그리고 동화의 두려움 요인이다. 세 집단 간의 응답상의 차이는 에타 제곱값을 보면 학습 태도 요인에 있어서는 8%, 불안감에 있어서는 11%, 그리고 동화의 두려 움 요인에서는 7%의 응답에 대한 설명력이 있음을 보이고 있다. Scheffe의 검증을 활용한 사후 검정 결과 학습 태도 요인에 있어서는 북한이탈청소년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정도로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보다 높은 응답 값을 한 차이가 있음이 파악되었다. 불안감 요인의 경우 북한이탈청소년은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과 우리나라 대안학교 청소년 보다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정도로 불안감이 높은 응답 값을 하였다. 동화의 두려움은 사후 설문에서 북한이탈청소년이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 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정도로 높은 두려움 응답 값을 한 차이가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북한이탈청소년 집단이 우리나라 일반학교 청소년 집단에 비하여 학습 태도가 적극적이나 상대적으로 불안감과 동화에 대한 두려움이 높고, 우리나라 대안학교 청소년 집단보다 불안감이 높다는 점이 특성이라고 하겠다.
설문지의 양적인 결과와 혼합하여 질적인 면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탈청소년은 학습 태도가 적극적이나 불안감과 동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음이 확인 되었다. 적극적인 학습 태도에 대한 남북한 학생의 차이를 도표로 분석해 보면 다음 <표 IV-3>와 같은 점이 있다.
북한이탈청소년 | 우리나라 청소년 | |
---|---|---|
영어 학습에 대한 태도 | 원어민과 직접 소통하며 사용한 영어에 흥미 느낌 | 영어 듣기와 말하기에 집중하고 있음 영어 캠프의 수업이 기존 학교 수업과 달라 어려움을 표시함 |
의사소통 의지 | 자신이 아는 것, 보조 교사의 도움을 동원하여 최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 하려 함 | 정확한 영어 표현을 알거나 확신이 있어야 말을 함 |
관련하여 면담 전사 자료를 보면 다음과 같다.
“(남한 학생들은)나보다 어린애들이 더 많죠. 제가 학년을 낮춰서 들어가서 그런 애들도 영어를 잘하는 거 보면 신기해요. 북한에서는 이렇게 영어를 안 배워주거든요. 언제 저렇게 배웠나… 저도 그렇게 하고 싶고 그래요.” (북한이탈청소년 1)
“남한 학생의 수업태도는 다소 소극적인 편입니다. 북한 학생은 무엇이든 빨리 흡수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려고 열심히 참여해요. 어떤 북한 학생은 늘 영어 단어책을 가지고 다닐 정도로 영어에 대한 흥미가 높아요.” (교사 1)
“저희 학교(대안학교)에서는 매일 아침 라디오로 영어를 듣는데... 그 교육방송 3년 들으면서 얻은게 별로 없는거 같아요. 재밌게 진행은 하는데 학습으로는 별로 느는게 안보이니까…
이렇게 계속 말해보고 써봐야 느는데.. 3년 동안 듣기만 하면서 단어 외어진 것도 없는거 같고, 배운게 별로 없고 재미도 없어요.” (우리나라 청소년 3)
우리나라 청소년 1은 영어캠프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방식이 강의식으로 듣던 기존 학교에 서의 수업과 달리 원어민의 질문을 이해하여야 하고, 정해진 답 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동적인 학습 방법이어서 어려움을 느꼈다고 하였다. 고등학생인 우리나라 청소년 2는 자신 보다 영어 잘하는 나이 어린 학생을 의식할 때는 영어로 말하는데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고 언급하였다.
북한이탈청소년은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내면적으로 불안감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의 가장 큰 원인은 부족한 영어 실력을 들고 있었다. 다음의 <표 IV-4> 는 면담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던 북한이탈청소년과 우리나라 청소년의 영어 실력 관련 비교이다.
북한이탈청소년 | 우리나라 청소년 | |
---|---|---|
영어 기초 학력 | 기초학력이 부족함 | 기초학력이 북한이탈 청소년 학생보다 높음 |
영어능력과 연령 | 연령과 영어능력이 비례하지 않음 | 개인차가 있으나 연령에 비례한 기초 영어능력을 갖춤 |
영어 학습 경험 | 북한에서의 생활수준과 탈북 경로에 따라 학습 경험이 상이함 | 초등학생부터 의무교육 받고 더 일찍 영어 학습에 노출되기도 함 |
북한이탈청소년은 특히 영어만 사용하여 생활하는 캠프 기간 내내 생소한 어휘와 표현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불편함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다음은 관련된 면담 전사 자료이다.
“하나원에서 영어로 된 외래어 배워주기도 했지만... 막상 나오면 다 잊어버리고 어려워요. 처음에 학교에서 오리엔테이션 한다고 했을 때 무슨 ‘오리’랑 관련 된건가?하고 어리둥절했어요. 나중에 선생님한테 물어봐서 알았죠. 영어를 모르니까 물건 살 때도 잘 모를 때 있어요. 처음에는 카페같이 가자고 해서 갔는데 메뉴판을 읽어도 라떼이런게 뭔지 모르니까 그냥 옆에 사람이 말하는 거 아메리카노인가 그거 따라서 주문하고 그랬죠.” (북한이탈청소년 2)
“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너무 잘하는 애들 주위에 많으니까 더 무기력해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냥 입을 닫아버리기도 하고… 원어민 선생님만 영어 잘 하는 건 그냥 선생님이니까 그런가 보다 하지만 나보다 어린 학생들이 자기보다 영어 잘하는 걸 특히 힘들어해요.” (교사 2)
북한이탈청소년 중에는 한국어보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하였으며, 영어 다 한국어를 먼저 배워서 타 과목을 따라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대답한 경우도 있었다. 이 경우는 한국어와 영어 모두 불안감 유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갖는 학생들은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 북한이탈주민의 자녀로 그 수가 국내 입국 북한이탈청소년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통일부, 2016). 이들 대부분이 중국 등 국가에서 태어나 무국적 신분으로 성장하다가 한국으로 입국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교육 공백 기간을 갖고 있다. 본 연구에 참여한 북한이탈청소년 중 절반(48%)이 중국 출생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을 위한 영어 학습 대책 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제 동생은 중국에서 태어나서 소학교 거기서 다니다가 왔는데, 한국어를 이제 처음 배우는 거에요. 영어가 문제가 아니라 선생님이 한국말로 설명하시면 그거부터 알아듣기 어려워해요.” (북한이탈청소년 3)
북한이탈청소년의 경우 영어권 국가의 교사와 문화에 대해 우리나라 청소년에 비하여 부정적인 고정 관념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점이 영어권 문화에 대한 동화의 두려움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북한 체제가 자본주의 세계를 대표하는 영어권 국가들을 경계하여 국민들이 영어권의 문화와 제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할 뿐 아니라 그 국가들에 대하여 철저히 비판적인 시각을 갖도록 교육하고 있는 실정(박정서, 2011)에 비추어, 북한에서 교육 경험이 있는 북한이탈 청소년도 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표 IV-5> 는 영어권 문화에 대한 언급을 비교하고 있다.
북한이탈청소년 | 우리나라 청소년 | |
---|---|---|
영어권 문화에 대한 태도 | 북한의 반미교육으로 인해 부정적인 고정관념 있었으나 긍정적 모습을 알게 됨 헌신적인 원어민 교사와 좋은 관계 형성으로 긍정적 시각 갖게 됨 |
원어민을 접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음 |
북한이탈청소년의 영어권 문화 동화에 대한 두려움은 교사들의 면담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영어캠프에 다녀온 탈북학생들은 대부분 원어민이나 미국에 대해 친밀감도 느끼고 좋게 생각해요. 보통 북한에서 막 온 아이들은 미국에 대한 적대감이 강한 편이거든요. 미제놈들이라는 말도 쓰고.” (교사 3)
“탈북학생들이 처음 탈북하고 왔을 때는 적대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만나는 미국인이나 원어민들은 학생들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잘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을 확 여는 경우가 많아요.” (교사 4)
비록 영어 캠프가 미국 문화에 대한 흥미 유발과 원어민과의 친밀감을 구축하도록 운영이 되었으나 너무 단기간에 진행이 되어 대다수 북한이탈청소년의 고정 관념을 바꾸기에는 부족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설문지 분석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면담에서 북한이탈청소년과 우리나라 청소년이 큰 차이를 보인 동기의 차이는 도구적 동기 관련 요소이었다. 즉 우리나라 청소년과 북한이탈청소년이 영어캠프를 통해 얻고 싶고 기대하는 것을 질문했을 때 그 응답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영어캠프를 통해 앞으로 자신이 갖고 싶은 직업과 나아갈 진로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했다. 일부 학생은 국제적인 조직에서 일하고 싶기 때문에 영어가 미래의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우리나라 청소년은 도구적 동기를 기반으로 영어 학습에 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북한이탈 청소년의 경우 처음 만난 원어민과 소통하고, 영어캠프에서 영어를 매개로 형성된 집단에 소속되기를 원했다. 북한이탈 청소년에게 이러한 통합적 동기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는 것은 영어권 공동체와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가 남한 학생들보다 적었던 것과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여 진다. 본 영어캠프에 참여한 북한이탈청소년 전원이 탈북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소속으로, 평소 학교생활에서 만나지 못하는 또래 남한청소년과 친구가 되고 함께 소속감을 갖고 싶은 욕구도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경향을 정리하면 다음 <표 IV-6> 과 같다.
북한이탈청소년 | 우리나라 청소년 | |
---|---|---|
도구적 동기 | 영어를 배워야 남한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 | 장래희망, 진로, 취업 등에 도움이 됨 북한과 통일에 대해 알고 싶음 |
통합적 동기 | 원어민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알고 싶음 남한 친구를 만나 인간관계를 넓히고 싶음 |
다음은 관련한 면담 전사 자료이다.
“저는 원래는 꿈이 사이버수사대인데, ...인터넷이 국제적으로 확대되어 있으니까 영어가 계속 필요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청소년 2)
“저는 세계 식량기구에서 앞으로 일하고 싶거든요. ... 그래도 (영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거 같은 생각이 있으니까, 다른 애들보다는 좀 더 긍정적으로 열심히 하는거 같아요.” (우리나라 청소년 3)
“저는.. 제 꿈이 의사인데, 국경없는의사회라라는 NGO 단체를 통해서 해외 파견나가서 의사하고 싶은데 그 단체에서 의사를 뽑는 필수조건이 영어가 자유자재로 네이티브처럼 되는 거에요. 그거랑 두번째 불어도 해야하구요.” (우리나라 청소년 4)
“탈북 학생 중에는 외국인들과 어울리고 싶어하고.. 남한 친구들과 사귀고 싶어서 가는 경우도 있고....2014년도에 우리반 학생은 캠프 끝나고도 원어민 선생님이랑 같은 팀이었던 친구들이랑 만나서 밥 먹기도 하고 그랬어요. 탈북 아이들이 어차피 앞으로 탈북출신끼리만 살 수는 없는 거니까 영어캠프를 통해 바깥 친구들(남한 학생들) 만나는 기회가 될 수 있죠. 앞으로 대학교가서도 남한 학생들이랑 만나고 적응하고 해야하니까….” (교사 2)
“일반화 할 수는 없는데… 우리 반 아이(탈북 학생) 중에 영어 수준이 남한학생에 비해 많이 낮은 학생이 있었어요… 그냥.. 캠프 자체에서 어울리고 즐기는 것을 좋아했어요. 새로운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즐기고 하는 것들... ” (교사 3)
Ⅴ.결론
본 연구는 연구문제를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영어 캠프 참여에 참여한 북한이탈청소년은 우리나라 청소년과 학습 동기 요인의 수준에 있어서 차이와 변화가 있는가? 설문 응답에 대한 영어 캠프 참가자들의 영어 학습 동기를 보면 북한이탈청소년은 거의 변화가 없고 우리 나라 청소년 집단은 미미하나마 다소 높아진 변화를 보였다. 동기의 세부 요소에 대한 반복측정 분산분석 결과, 북한이탈청소년 집단은 우리나라 청소년집단에 비하여 유의미할 정도로 영어 학습에 대하여 태도가 긍정적이지만 불안감이 높고 영어 문화권 동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면담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탈청소년의 경우 의욕적인 태도로 영어 학습에 임하고는 있지만 내면적으로 영어 실력이 낮아서 영어 학습에 대한 불안감이 우리나라 청소년에 비하여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북한과 중국에서의 이전 교육 경험으로 인하여 북한이탈청소년은 미국 문화에 대한 동화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바, 이를 해소하기에는 영어 캠프의 기간이 너무 짧았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4박 5일의 단기 영어 캠프 기간 동안 의 이루어진 동기 변화 조사는 종단적 연구 측면에서 볼 때 한계가 있다. 둘째, 동기 요인조사 도구인 설문지는 기존의 이론적 요인만을 포함하고 면담이나 관찰을 통한 새로운 요인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제한적이다. 셋째, 면담 참여자들의 숫자가 적으며 단기간에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서 질적인 분석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남북청소년 집단 사이에 일어나는 협동이나 교사를 통한 외부 동기 요인 등은 조사의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보완하는 연구가 필요하리라 본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교육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북한이탈청소년의 적극적인 태도를 활용한 맞춤식 영어 교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학교 영어 교실에서 탈동기화, 나아가 무동기화의 문제가 지적되는 현실(김태영, 2013)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이탈청소년의 태도는 교실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역할로 작용 할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이탈청소년을 지도하는 현장 교사는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둘째, 북한이탈청소년의 불안감은 자신들의 영어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인식할 때 증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일반학교의 교육 과정을 바로 적용하면 북한이탈청소년은 자신의 영어 학력이 부족하다고 여길 가능성이 높아지며 불안감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 북한이탈청소년들을 위해서는 기초 학력의 미달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맞춤형 교육 과정(Ellis, 1994)의 구성과 이를 실현하는 교수법이 요구된다. 셋째, 북한이탈청소년의 경우 영어권 국가 의 교사와 문화에 대해 익숙하지 않아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해소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는 영어 캠프와 같은 단기 교육 프로그램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 영미 문화에 대한 흥미 유발과 원어민과의 친밀감을 고양하는 프로그램의 구축과 실천이 필요하다. 끝으로, 본 연구를 통해 앞으로 기대되는 통일 한반도의 영어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전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990년 전까지 분단 국가였던 독일은 통일 전후로 교육적 통합을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통일 이후 통합될 영어 교과 교육 과정과 영어 교실의 설계를 위한 학습자 관련 기초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