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현대 사회가 급속히 세계화, 다원화, 정보화, 기계화되어가며 그 구성원들은 다양한 주제와 얽혀있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배경으로 하는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미래 사회의 변화동향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창의적으로 사고하며 민주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현실에서 직면하는 문제 상황을 개선하여 공생·공영을 위한 공동체적 삶을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의 중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21세기 학교교육의 담론은 문식성(literacy), 산술능력(numeracy)과 같은 기본적인 이해·해석 능력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성(creativity), 의사소통(communication)과 같은 역량과 더불어 유연성(flexibility), 호기심(curiosity), 자주성(initiative)과 같은 태도의 함양을 강조하는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Binkley, M., et al., 2012; The Partnership for 21st Century Skills, 2015; World Economic Forum, 2016).
이러한 맥락에서 학교교육은 여러 학문분야를 관통하는 간학문적인 관점과 실생활에 필요한 지식, 기능, 태도 등과 연계할 수 있는 초학문적 관점의 접근을 통해 미래 사회 구성원들의 융복합적 역량을 개발하는 융복합교육에 초점이 맞추어가고 있다. 국내 융복합교육은 융합인재교육(STEAM)의 형태로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백윤수 외, 2011). STEAM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학문분야의 지식을 통합하여 융합적인 소양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나, 불명확한 융합의 범주와 과학 중심의 교과 간 내용지식 연계수준에 머물러 융복합의 수준이 미흡한 실정이다(권난주, 안재홍, 2012; 임유나, 2012).
이에 대하여 차윤경 외(2016)는 융복합교육을 고정된 모델이 아니라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구체화될 수 있는 학교 개선 모델로써 모든 학생들에게 진정성 있는 학습경험을 제공하여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촉진하여 교육의 다양성과 평등을 지향하는 새로운 교육모델로 제시 하고 있다. 이러한 융복합교육에서 구체적인 접근 방식은 능동적 주체로써 자율성(autonomy), 지식이나 교육 주체 간의 가교성(bridgeability), 실제적인 삶의 맥락성(contextuality), 서로 다른 분야에서 나타나는 문화적·인식론적 다양성(diversity)을 포함하는 ABCD 기본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차윤경 외, 2014; 2016).
융복합교육과 관련하여 수학과에서는 수학사를 통해 볼 때 수학이 다양한 학문 영역과 다양한 배경의 수학공동체 사이의 협력적 대화 속에서 성장해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수학이 본질적으로 융복합적 지식임을 의미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융복합교육은 수학의 본질적 측면을 교육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교육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융복합교육은 앞서 제시한 ABCD를 교육의 기본 원리로 함으로써 수학과의 고유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여 학생들의 능동성과 다양성을 촉진하며 학생들의 수학 내·외적 통합 역량과 함께 실생활에서 경험하게 되는 사회 전반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삶의 기량, 태도, 그리고 사회적 의식을 발전시켜 문제를 개선해가는 교육적 방안을 모색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수학과에서 융복합교육의 ABCD 모델의 주요한 특성은 수학사나 교육과정 뿐만 아니라 교수-학습 방법 등 학교수학의 다양한 국면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문종은, 2014; 주미경, 문종은, 송륜진, 2012). 그러나 학교현장에서 융복합교육에 대한 교사인식을 조사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현장교사들은 융복합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나 융복합교육에 관한 개념적 논의가 부족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학교 환경 및 제도적 기반이 미약하여 융복합교육을 수업에서 실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신영준, 한선관, 2011; 임유나, 2012). 이러한 맥락에서 융복합교육의 개념적 패러다임을 확립하고 그에 기초한 교육자료 및 수업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융복합교육이 학교수학교육 개선모델로써 학교 현장에 정착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할 과제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ABCD 원리를 융복합교육의 개념적 패러다임으로 하여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에서 등장하는 제재연계의 특징을 가교성(Bridgeability)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사회과는 실세계의 사회 현상과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교과로 규정되어있어(교육과학기술부, 2012) 사회과제재는 실생활뿐만 아니라 타 교과와의 매개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사회과제재가 수학과와 사회과뿐만 아니라 타 교과와 가교적인 역할을 한다면, 사회과제재를 통해 다양한 실제적 상황을 경험함으로써 수학 수업이 수학 개념 및 원리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실질적인 문제해결, 추론 및 의사소통 능력과 같은 수학적 역량을 함양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텍스트마이닝을 적용하여 2009 개정 교육과정 중학교 수학교과서 39종 (각 학년당 13권)에 제시된 사회과제재를 살펴보고 이를 중심으로 두 교과의 연계실태를 파악 하였다. 본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1) 2009 개정 중학교 수학교과서에서 주로 등장한 사회과제재는 무엇인가? 2) 2009 개정 중학교 수학교과서에서 수학과 전 내용영역에 걸쳐 등장한 사회과제재는 다른 사회과제재와 어떠한 연결관계를 보여주고 있는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수학과에서 사회과제재의 연계정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교과 간 가교성 관점에서 융복합교육을 위한 교재의 방향성을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융복합적 수학교육에 적합한 교재 개발 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논의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현대 사회에서 지식은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되는 지식 사이에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끊임없이 변화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학생들은 다양한 정보매체를 통해 손쉽게 지식을 접하게 된다. 지식이 급속하게 변화되는 사회에서 학교교육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어 학교 교육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실제 우리 삶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융복합적 역량을 강조해오고 있다(이근호 외, 2013; 이광우, 2015).
2015 개정 교육과정(교육부, 2015)에서는 급변하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으로 자기 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을 함양하여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국가 차원에서 계획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불확실하고 다양화되어가는 미래사회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삶의 맥락에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이해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활용하여 지식의 창의적 생산자로서 성장시키기 위해 융복합적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 가운데 차윤경 외(2014)는 교과 지식의 학습을 넘어 학생들이 경험하는 삶의 개별성과 다양성을 기초로 지식을 통합하고 창의적으로 생산해가는 유의미한 학습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교육으로 융복합교육(YungBokHap Education)을 제안하였다. 융복 합교육은 기존의 간학문적 교육(interdisciplinary education), 통합 교육과정 (integration curriculum) 등과 같이 기존 교육과정에 기초한 교과 간 연계방식을 넘어 교과의 핵심 아이디 어를 중심으로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은 물론 새로운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학습자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것이다(차윤경 외, 2016).
우리나라에서 융복합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한 연구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창의·인성교육에 초점을 두고 창의(Creativity), 소통(Communication), 내용융합(Convergence), 배려(Caring)를 핵심역량으로 추구한 STEAM을 들 수 있다(백윤수 외, 2011). STEAM은 다양한 지식의 융합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과 배려를 통해 창의성, 직관력, 감성과 예술적 감각을 신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지식의 통합을 넘어 지식의 형성과정 및 본질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함양하는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STEAM과 같은 기존의 융복합교육은 과학기술 중심의 미시적인 교과 간 연계수준에 그치고 있어 다양한 교과와의 연계 및 거시적인 관점에서 개인적·사회적 문제에 대하여 초학문적 수준의 접근방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박영석 외, 2013).
이러한 관점에서 차윤경 외(2014)가 제시한 융복합교육(YungBokHap Education)은 다양한 교과 간 연계는 물론 학생들의 개별성과 다양성 및 지식의 통합성을 포함하여 그들의 삶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환경과 유기적인 관계로 지식을 통합하고 창의적으로 생산해가는 유의미한 학습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으로써 과학기술 중심의 STEAM이 가지는 한계점을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융복합교육(YungBokHap Education)은 ‘다양성’, ‘협력성’, ‘통합성’, ‘맥락성’, ‘능동성’, 그리고 ‘합목적성’의 여섯 가지 기본 원리를 추구한다(함승환 외, 2013). 이는 다시 자율성(autonomy), 가교성(bridgeability), 맥락성(contextuality), 다양성 (diversity)을 포함하는 ABCD 모델로 요약·설명되기도 한다(차윤경 외, 2014, 2016).
ABCD 모델은 융복합교육이 서로 다른 교육 주체들 사이의 대화적 관계에 기초해야 하며, 교과 간 연계 뿐만 아니라 학습자 개인의 삶의 맥락을 넘어 지역사회 및 세계 사회 맥락의 다양한 학습경험을 통해 세계 사회에서 능동적인 주체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을 지향함을 의미한다. 먼저, 자율성은 학생 및 교사 뿐만 아니라 학교교육 관계자들의 전문적 자율성 및 능동성을 말한다. 다음으로, 가교성은 교과 내용 간의 연계, 학생과 학생 및 교사 간 대화적 관계 구축, 그리고 다양한 교육주체들 간의 협력적 학습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이다. 셋째로, 맥락성은 학생들의 실제적인 삶의 맥락과 관련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양성은 학습내용, 학생과 교사와 같은 교육주체 및 문화적·인식론적 다양성, 다양성과 평등성의 이슈 등을 포함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원리로 연계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는 학교에서 어떠한 내용을 가르쳐야하는가와 연관된 문제이다. 학습자가 학교에서 학습한 내용이 분절적인 지식의 형태로 수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지식을 통합해가는 창조자로 이끌어가는 것이 21세기 사회의 필요한 인재상이다. 현행 분과학문적인 중등학교교육에 대한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제기되어왔다. 분과형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은 지식을 양적으로 획득해야하는 소유물로 인식하여 자신의 실제 경험에 투영하지 못하고(Ingram, 1979), 서로 다른 영역들이 뒤섞이어 끊임없이 생산·소비·변형되어가는 다량의 지식들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교과지식과의 단절감을 느끼게 된다(Jacobs, 1989, Drake, 2007).
그러나 표준화된 틀에서 내용적인 측면의 교과 간 통합을 이루어 가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는 지식을 혼합하는 것일 뿐 새로운 지식을 능동적으로 탐구하고 발견하는데 한계점을 가진다. 반면, 융복합교육에서 가교성은 교과 내용통합의 한계를 넘어 학습자의 다양한 삶의 맥락이 반영되고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다양한 주제와 개념을 유기적으로 이어가도록 교사와 학생 간의 협력적 상호관계를 구축해가는 것이다. 교과의 핵심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지식 뿐만 아니라 기능, 태도, 역량 등을 다양한 영역을 연계하여 종합적으로 탐구해감으로써 기존의 지식을 넘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해가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차윤경 외, 2016).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중등학교교육에서 가교성의 원리를 실현하기 위한 기초연구로써 수학과와 사회과 사이를 가로지를 수 있는 연결고리에 대한 탐색을 바탕으로 하여 학생들이 사회생활에서 경험하는 사회 현상이나 문제들을 주로 탐구하는 사회과제재들을 분석 하였다. 이를 통해 현 교과서에 제시된 학생들의 실생활 맥락 주제나 현안들에 대한 교과의 핵심 아이디어를 제공함과 동시에 그 실태를 파악하여 융복합교육의 실천과 후속연구에 대한 방향성을 제공할 것이다.
수학은 독립적으로 완성된 이론이나 지식이 아니라 우리 삶의 맥락 속에서 다양한 학문분야와 주체들 사이에 조화를 이루어가며 형성되어온 것이다. 특히, 수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타 학문 분야는 물론 실세계 맥락에서 수학이 다양한 집단의 사회·문화적 지식과 연관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송륜진, 주미경, 2011; D’Ambrosio, 2007). 고대 그리스 시대의 수학이 당시 사회계층에 따라 철학적 이론에 기반한 학문적(scholarly) 수학과 노예집단들이 실생활에 기반하여 행해온 실제적(practical) 수학으로 구분되듯이(D’Ambrosio, 1997), 다양한 집단들이 공동체적 삶의 맥락에서 수학을 변화·발전시켜왔다. 또한 Zeno Paradoxes에서의 무한소, 무한 대의 개념(철학-수학), 이차원 평면에서 3차원 공간을 표현한 르네상스 예술가들(예술-수학), 로마 바로크 건축물의 conic양식(예술-수학-천문학)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Furinghetti & Somaglia, 1998), 수학은 서로 다른 주체들 사이에 다양한 지식과 사고방식들이 융복합적으로 연계되어 온 것이다(Barbin, 2002; Siu, 2000).
한편, 수학과 교수-학습의 근간이 되는 수학과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융복합교육의 가교성의 원리가 제시된 것을 볼 수 있다. 문종은(2014)의 연구에 따르면, 제4차 교육과정에서는 수학 내 영역은 물론 생활환경에서 나타난 다양한 현상들을 논리적으로 사고·처리하는 능력을 기르게 함으로써 실생활 맥락과 연계된 방식으로 지도하도록 하였다. 또한 제5차 교육과정 역시 일상생활이나 타 교과에서 접할 수 있는 상황 및 문제들을 수학적으로 해결하게 함으로써 가교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제7차 교육과정부터는 교과 간이나 실생활 연계보다는 소집단 협력 학습을 강조하여 학습 주체 사이의 가교성을 제시하고 있다. 2007 개정 교육과정 이후로 생활 주변 현상, 사회 현상, 자연 현상 등을 소재로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탐구 활동 및 협동 학습 등을 강조함으로써 앞선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교과나 실생활뿐만 아니라 학습 주체 사이의 가교성을 중요시하고 있다.
현재 학교교육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2009 개정 교육과정(교육과학기술부, 2011)에서도 ‘수학을 통해 생활 주변이나 사회 및 자연 현상을 수학적으로 경험하고, 수학적 현상으로 파악된 문제를 수학적 과정을 통해 타 교과의 성공적인 학습에 기여하며, 타인의 풀이방법과 의견을 존중하여 타인을 배려하는 성품을 기르게 한다.’라고 명시하여 수학 외적 맥락과 가교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각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목표, 교수-학습방법 등을 통해 융복합교육의 가교성 원리를 함의하고 있음은 물론 수학교육을 통해 타 교과와 통합과 학생들의 실제적인 삶의 맥락을 반영하도록 하고 있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수학사 연구와 교육과정 문서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융복합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학교교육현장에서 현실적인 수학교육의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다(교육과학기술부, 2011; 김수진 외, 2013; 송미영 외, 2014). 수학 내적 지식을 암기하거나 반복적 문제풀이 중심의 수업 및 평가로 수학교육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다양한 학습활동의 부재, 실생활과 동떨어진 학습맥락, 그리고 입시를 위한 도구적 수단으로의 활용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업성취도는 높지만 학습동기가 미약하고 수학에 대하여 부정적인 가치인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TIMSS 2011과 PISA 2012 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학과에서 평균적으로 인지적 측면의 높은 학업성취수준을 보여주고 있지만, 흥미·태도·가치관·신념 등의 정의적 측면은 다른 국가 결과에 비해 낮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김수진 외, 2013; 송미영 외, 2014).
이에 정부에서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문·이과 통합형)’을 준비하고 있으며(교육부, 2015), 수학과는 ‘2015 개정 교육과정(문·이과 통합형)’의 방향성을 ‘창의·융합형 인재의 양성’, ‘수학교과 핵심역량의 강조’, ‘학습 부담 경감 실현’, ‘학습자의 정의적 측면 강조’, ‘실생활 중심으로 통계 내용 재편’, ‘공학적 도구의 활용 강조’의 여섯 가지 측면에서 반영하고자 하였다(박경미, 이환철, 2015). 구체적으로 타 교과나 실생활 지식, 기능, 경험을 수학과 연계하여 새로운 지식, 기능, 경험을 생성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융합 역량과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고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을 이해하는 능력 함양을 강조하고 있다(교육부, 2015).
이러한 논의 가운데 융복합교육은 서로 다른 교과 사이의 통합 뿐만 아니라 인지적·정의적 측면, 창의성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역량 함양과 더불어 전인적 성장을 돕는 교육 실천 방안이 될 것이다. 특히, 융복합교육의 가교성 관점에서 상호 교과 간 연계수준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현 교과서에서 타 교과제재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수학과와 사회과 사이에 연계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2009 개정 중학교 수학교과서에 제시된 사회과제재의 연관정도를 분석하였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수학과와 타 교과 사이에 가교성을 분석한 연구들은 지속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교육과정, 학습목표, 학습내용 등 교과의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한 연구들 가운데, 본 연구의 방향성에 맞게 수학교과서에 제시된 타 교과의 학습내용이 얼마나 연계되었는지를 분석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았다.
먼저 박형주(2012)는 STEAM 관점에서 중학교 1학년 수학교과서에서 타 교과 및 실생활과의 연결을 어떻게 시도하고 있는가를 분석하였다. 분석틀을 설정하기 위해 형태면에서는 Fogarty의 교과 통합 모형을 병렬형(Sequenced), 공유형(Shared), 거미줄형(Webbed), 연계형 (Threaded), 통합형(Integrated)의 5가지 유형으로 재분류하여 사용하였고, 내용면에서는 Yakman이 제안한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의 5가지 영역을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과학, 기술공학, 문화예술로 재조정하여 분류하였다. 연구의 분석결과, 형태면에서는 병렬형 (Sequenced)이 가장 많았으며 통합형(Integrated)은 나타나지 않았고, 내용면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계산기 등의 활용으로 인해 기술공학이 가장 많이 등장하였다. 수학과 중심의 분과형 교육과 특정 분야인 기술공학과 같이 한 교과만을 연계시키려는 특징으로써 통합의 정도가 부족함을 문제점으로 제기하였다.
이와 비슷하게 김해규(2014)는 Yakman의 5가지 영역을 자연과학, 기술공학, 인문과학, 체육, 문화, 사회, 음악, 미술로 재분류하여 초등학교 1학년 수학교과서상의 STEAM 관련교과 내용을 분석하였다. 수학교과서의 각 단원·내용영역별 STEAM 관련교과의 내용의 종류와 수가 어떻게 다른지를 분석한 결과,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인문과학이 대부분을 차지하여 다양한 STEAM 자료 개발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한편, 류성림(2015)은 Yakman의 STEAM 분류 영역을 과학, 기술공학, 표현예술, 문화예술의 4가지로 재분류하여 초등학교 3-4학년 수학 교과서에 제시된 STEAM 요소를 분석하였다. 학년별, 내용영역별로 분석한 결과, 의사소통 요소에 해당하는 표현예술이 절반이상을 차지한 반면, 과학 영역은 약 8%로 가장 적게 포함 되어있어 다양한 영역에서의 융합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한편, 한진수(2015)는 초등학교 수학교과서에 경제 내용을 융합하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2009 개정 교육과정에 근거한 초등학교 3-6학년 수학교과서와 익힘책에 있는 내용 가운데 경제 내용과 관련된 부분을 분석하였다. 수학과 각 내용영역에 등장하는 경제 개념이나 내용을 정리·분석한 결과, 수학교과서에서 제시된 경제 내용은 경제 용어나 원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수식과 계산을 위한 단순 소재로 활용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에 현 초등학교 수학교 과서 서술 체계 하에서는 경제 교육과 융합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언급하면서 교과서 집필자와 교사들의 경제 지식 활용 능력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위와 같이 수학교과서에 제시된 STEAM 요소나 경제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한 연구 이외에 수학과와 타 교과의 연계내용의 제시형태를 각 교과의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도 진행되었다(김보현, 2011; 김상미, 2013). 김보현(2011)은 고등학교 수학교과서와 과학교과서를 각 1종 씩 분석하였는데, 수학교과서에는 과학적 개념이나 원리에 대한 설명없이 단순히 과학적 내용만을 제시하거나 과학 학습 수준을 벗어난 현상들의 결과적인 측면만을 제시하여 수학 공식만을 적용하는 소극적 통합수준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두 교과 학습 수준에 맞는 학습 소재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하고, 과학적 현상의 탐구과정에서 점진적 수학화를 이끌어가도록 교수-학습과정이 구성·설계되어야 하며, 지도를 위한 안내 자료가 충분히 제공되어야 함을 지적하였다.
또한, 김상미(2013)는 수학과와 사회과의 연계를 위한 기초자료로써, 초등학교 3-6학년 수학과 사회 교과서에 제시된 통계 그래프 관련 교육내용을 비교·분석하였다. 그래프의 종류, 학년별 제시된 시기, 그래프 학습 순서를 비교하고, 그래프가 설정한 상황이나 제목을 분석한 후, 그래프 설정 및 그리는 방법 그리고 해석 방법 및 활용 방법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그래프의 종류는 유사하였으나 학습시기의 차이가 나타났고, 서로 다른 그래프의 형태를 제시 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또한, 사회과는 실제 자료를 활용하여 그래프의 결과를 정리·추론하는 과정을 거친 반면, 수학과는 가상의 자료를 그래프로 나타내는 방법과 수치적 비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지적하면서, 실제적인 자료를 수학적으로 타당한 그래프를 활용하여 표현하고 수치적 해석을 넘어 사회 현상의 원인 및 영향 등을 생각해보는 그래프의 활용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반면, 연계된 교과내용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같은 역량을 중심으로 분석한 연구도 진행되었다. 박만구(2013)는 한국과 미국의 초등수학교과서에 제시된 타 영역의 소재나 내용들의 제시 형태를 융합모델과 창의성 관점에서 비교·분석하였다. 융합모델은 소재 단순 활용형, 내용 통합형, 내용 융합형으로 분석 기준을 제시하였으며, 창의성과 관련해서는 ‘새롭거나 전혀 다른 해결방안이나 결과’를 이끌어 내는가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두 교과서 모두 다양한 소재를 제시하고 있으나 내용 통합이나 융합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단순 사용의 경우가 많았고, 창의성 신장이라는 측면에서는 단순히 수학 개념 설명을 위한 도구의 역할 밖에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소재를 활용한 개인 위주의 문제 풀이 수준을 벗어나 인문, 사회, 자연과학 등의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소그룹 활동을 통해 융합적인 사고를 이끌어내도록 하는 학습자료 개발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한편, 박모라, 주미경, 문종은(2014)은 수학과와 타 교과 사이에 가교성을 넘어 융복합적 목표·방식·맥락 차원에서 2009 개정 중학교 1학년 수학교과서의 함수단원을 중심으로 학습과제를 분석하였고, 문종은 외(2015), 박미영 외(2015)는 이를 확장하여 중학교 1학년 수학교과서 전 내용영역에 걸쳐 학습과제를 분석하였다. 융복합적 목표는 ‘도구의 상호작용적 활용 역량’, ‘이질적인 집단에서의 상호작용 역량’, ‘자율적인 행동 역량’으로 미래사회에 필요한 실생활 역 량을 목표로 삼는 것이고, 융복합적 방식은 교과 내·외적 내용과 더불어 교육 주체와 삶 자체 에서의 통합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단학문적 접근’, ‘다학문적 접근’, ‘간학문적 접근’, ‘초학문적 접근’의 교수-학습에서의 다양한 접근방식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융복합적 맥락은 ‘개인적 맥락’, ‘지역사회 맥락’, ‘세계사회 맥락’과 같이 실세계 맥락에서 학습자의 지식이 의미있게 해석·반영되도록 돕는 것이다(이선경 외, 2013).
분석결과, 목표 차원에서는 ‘도구의 상호작용적 활용 역량’, 방식 차원에서는 ‘다학문적 접근’, 그리고 맥락 차원에서는 ‘개인적 맥락’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의사소통, 문제 해결, 반성과 같은 역량보다는 개별학습을 중심으로 타 교과 내용을 순차적으로 제시하여 수학과의 핵심개념 및 원리 등을 이해·습득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수학교과서에서 타 교과 내용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학생들이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목표·방식·맥락 차원을 고려한 과제의 구성이 필요함을 논의하였다.
위와 같이 교과 간 가교성을 분석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주로 수학과와 타 교과 사이에 관련된 교과내용요소들을 분석한 연구들이 진행되었다(김보현, 2011; 김상미, 2013; 김해규, 2014; 류성림, 2015; 박형주, 2012; 한진수, 2015). 특히 과학이나 기술공학 중심의 STEAM 관련요소들을 분석한 연구들(김해규, 2014; 류성림, 2015; 박형주, 2012)이 대부분이었고, 각 교과의 내용을 중심으로 지식의 가교성을 분석하거나(김보현, 2011; 한진수, 2015) 그래프와 같은 학습자료의 활용방식을 살펴본 연구(김상미, 2013)가 진행되었다. 한편, 교과내용요소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관련한 요소까지 포함하여 분석한 연구(박만구, 2013)나 학습역량이나 사고·조직·사회성 등 생애기량까지 포함하여 수학교과서를 분석한 연구들(문종은 외, 2015; 박미영 외, 2015; 박모라 외, 2014)처럼 내용지식을 넘어 다양한 역량의 통합방식을 분석한 연구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수학과와 타 교과 간의 통합방식을 분석한 연구들은 주로 과학교과나 타 교과 전반에 걸쳐 이루어졌고, 사회과와 구체적인 통합방식을 분석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중심으로 대부분 이루어졌고, 분석의 범위가 일부 내용으로 한정되어있었다. 김상미 (2013)의 연구처럼 통계 그래프를 중심으로 수학과와 사회과의 가교성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그래프라는 학습자료의 제시형태만을 분석하는 한계를 보여주었고, 한진수(2015)의 연구에서는 수학교과서에 제시된 경제교육 내용만을 분석하여 사회과 전반에 걸친 내용을 살펴볼 수 없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수학교과서 전 39종에 제시된 사회과제재를 분석함으로써 중학교 수준에서 사회과와 수학과의 연계수준을 살펴보았다.
Ⅲ.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텍스트마이닝 기법을 활용한 정량적 분석방법을 시행하였다. 텍스트마이닝은 빅데이터 시대의 비정형화된 다량의 텍스트들을 처리·분석하여 구조화시킴으로써 텍스트 안에서 연결성을 발견하여 여러 분야에서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로 활용하고 있다(Aggarwal, Zhai, 2012; Feldman, Sanger, 2007). 본 연구에서는 학교교육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수학교 과서의 비구조화된 다량의 텍스트를 분석함으로써 수학과와 사회과 사이를 연계할 수 있는 제재들을 발견하는 유용한 도구로 텍스트마이닝을 활용하였다. 연구문제 1에서는 다수의 키워드를 찾아내기 위해 빈도분석을 시행하였고 연구문제 2에서는 찾아낸 키워드들이 다른 키워드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탐구하기 위해 연관분석을 시행하였다.
본 연구는 중학교 수학교과서에 제시된 사회과제재의 가교성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현재 학교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1-3학년 수학교과서 39종과 사회교과서 12종을 전수 조사하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제7차 개정과 달리 개별 학년이 아닌 학년군을 설정하여 학년 간 내용의 통합성을 강조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년과 상관없이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제시된 내용영역별(수와 연산, 문자와 식, 함수, 확률과 통계, 기하)에 제시된 사회과제재들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 수학교과서에 제시된 사회과제재를 도출하기 위해 수학교과서에서는 순수 수학적인 소재나 내용 그리고 단순한 활동 등을 제외한 실생활 및 타 교과 소재나 내용들로 여겨지는 부분을 연구자의 판단하에 분석의 범위로 설정하였다. 읽기자료와 학습문제들을 중심으로, 읽기자료는 설명식 텍스트의 형식으로 도입부에서 단원배경, 본문에서 개념, 그리고 맺음말에서 다양한 탐구활동 등이 해당하고, 학습문제는 도입부에서 생각열기, 본문에서 예제·유제, 그리고 맺음말에서 단원마무리문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교과서에 제시된 단원명, 학습 목표, 학습 성취기준 등은 각 교과 내의 교육과정에 근거한 기준 및 기본 지침에 해당하므로 분석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사진, 그래프, 도표 등의 시각적 표현방식에 제시된 텍스트들은 비문자적 표상의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분석대상에서 제외하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수학교과서와 사회교과서 내에 제시하고 있는 텍스트 데이터를 분석 가능한 문장 단위로 정리하고 각 내용영역별로 재분류하였다. 자연어 형태로 이루어진 한국어를 분석하기 위해 오픈 소스 프로그램인 R에서 제공하는 한국어 텍스트마이닝 패키지 ‘KoNLP’(Korean NLP package)를 활용하였다. R은 객체 지향형 프로그램으로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packages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만들어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노형남, 2014).
다음으로 사회과제재를 선정하는 기준을 정하고자 사회과제재사전(3940 단어)을 구축하였다. 교육과정 문서와 교과서 부록에 수록되어있는 색인, 용어사전 등을 참고하여 1차로 제재를 선정하고 최종적으로 사회교과서 빈도분석을 통해 상위 빈도 300에 해당하는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사회과제재를 선정하였다. 또한 단일어들은 주로 단원명이나 주제어에 해당함으로써 분석의 범위가 광범위한 점을 고려하여 단일어를 제외한 복합어(합성명사) 중심으로 제재를 선정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수학교과서에서 빈도분석을 통해 2회 이상의 빈도로 등장하는 사회과 제재를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수학교과서에서 등장하는 주요 사회과제재들의 분포현황을 살펴보고 수학과 전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사회과제재를 선정하여 연관분석을 시행하였다. 연관분석을 통해 수학 교과서에서 등장하는 사회과제재들이 다른 사회과제재들과 어떠한 연결관계를 보여주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수학과와 사회과의 가교성을 알아보았다. 이를 통해 중학교 수학교과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회과제재가 어떠한 가교성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융복합교육을 위한 교재개발 측면에서 사회과제재를 중심으로 통합방식의 지향점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분석을 위해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수학교과서와 사회교과서를 전사 및 수정 작업을 하였다. 수학과 교육과정 ‘내용 영역과 기준’에 해당하는 영역별(수와 연산, 문자와 식, 함수, 확률과 통계, 기하)로 단원들을 분류 및 정리하였다. 예를 들어, ‘수와 연산’ 영역에 해당하는 단원은 1학년(소인수분해, 정수와 유리수), 2학년(유리수와 순환소수), 3학년 (제곱근과 실수, 근호를 포함한 식의 계산)이다.
데이터 수집 후, 문장 형태의 문서 파일에서 띄어쓰기를 기준으로 자연어 형태로 존재하는 단어들을 선별하여(screening) 코퍼스(corpus)자료를 구죽하였다. 코퍼스(corpus)자료 구죽을 위해 오픈 소스 프로그램인 묘을 사용하였으며 한국어 텍스트마이닝 패키지인 ‘KoNLP(Korean NLP package)’와 패키지에서 제공하는 세종전자단어사전을 활용하여 형태소 분석을 통해 명사에 해당하는 단어만을 추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예비 분석결과 수학교과서에서 사회과와 관련없는 키워드들이 추출될 뿐만 아니라 사회과제재라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어렵기 때문에 사회과제재사전을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2009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 내용 영역 체계와 중학교 12종 사회 교과서의 색인 및 용어사전을 참고하여 사회과제재사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사회교과서 빈도분석을 통해 상위 빈도 300위에 해당하는 단어들을 선정한 후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지적 사고 및 논리 전개 과정을 표현하는 사고도구어(academic vocabulary)(신명선, 2008)를 불용어 처리하였다.
또한 예비 분석결과 다빈도로 추출되는 ‘지역’, ‘세계’, ‘도시’, ‘사회’, ‘경제’, ‘인구’, ‘국가’, ‘문화’ 등의 단일어들은 여러 제재들을 포괄하는 주제나 제목과 같은 상위개념에 해당하므로 구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명사+명사’ 합성명사 형태의 복합어를 중심으로 최종적인 사회과제재들을 정리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수학교과서에서 제시된 사회과제재를 추출하였다.
수학교과서에서 사회과제재를 추출하기 위해 수학과 내용영역별(수와 연산, 문자와 식, 함수, 확률과 통계, 기하)로 사회과제재의 분포현황을 정리하였다. 다음으로 각 내용영역에서 추출한 제재들 중 다빈도에 해당하면서 수학과 내용영역 전체에 등장한 제재들을 선별하고, 그 제재들이 교과서에서 서술된 부분을 발췌하여 연관분석을 시행하였다. 연관분석은 [그림 III-1]과 같이 네트워크분석(Network Analysis)과 중심성분석(Centrality Analysis)으로 진행 하였다. 네트워크분석은 중심이 되는 제재를 중심으로 관련 제재들 사이의 관계를 시각화하여 제재들 상호간의 가교성을 설명하는데 용이하다(Freeman, 2008).
또한 네트워크 중심에 위치하는 제재들을 판단하기 위해 중심성분석을 시행하여 측정지표를 제시하였다. 지표를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임의의 제재가 얼마나 다양한 제재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연결정도 중심성(Degree Centrality), 각 제재들 간의 거리를 근거로 중심성을 파악하는 근접 중심성(Closeness Centrality), 네트워크 내에서 임의의 제재가 담당하는 매개자 역할정도로서 중심성을 파악하는 매개 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 연결된 제재들의 중요성에 가중치를 두어 각 제재들의 중심성을 파악하는 위세 중심성(Eigenvector Centrality)으로 구분되어질 수 있다(김용학, 2011). 이를 통해 수학과 전 내용영역에 걸쳐 등장한 사회과제재들이 사회교과서와 수학교과서에서 또 다른 제재들과 어떠한 연결관계를 보여주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수학교과서와 사회교과서의 분석결과를 비교함으로써 수학 교과서에서 사회과제재의 연계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
Ⅳ. 연구 결과
중학교 수학교과서에서 등장하고 있는 사회과제재들을 내용영역별로 살펴보면, 수와 연산 영역에서는 ‘지진해일’(50회), ‘해수면’(37회) 등 39가지 제재가 추출되었으며, 문자와 식 영역은 ‘인공위성’(41회), ‘건축물’(22회) 등 42가지, 함수 영역은 ‘이산화탄소’(25회), ‘탄소발자국’(22회) 등 45가지, 확률과 통계 영역은 ‘올림픽’(33회), ‘온실가스’(26회) 등 55가지, 기하 영역은 ‘문화재’(23회), ‘제주도’(23회) 등 39가지 사회과제재가 추출되었다<표 IV-1>.
수학교과서에 제시된 다수의 사회과제재를 찾아볼 수 있었지만, 수학과 각 내용영역에 따라 제시된 사회과제재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특정 내용영역에 포함된 일부 사회과제재들을 분석하는 것은 수학과 전 내용영역에 걸쳐 사회과제재의 가교성을 이해하는데 제한적이다.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고자 빈도분석을 통해 수학과 전 내용영역에 걸쳐 등장하는 사회과제재를 선정하였다. 사회과제재의 내용영 역별 빈도현황은 <표 IV-2>과 같다.
수학과 내용영역 | 사회과제재 | ||||
---|---|---|---|---|---|
올림픽 | 제주도 | 이산화탄소 | 친환경 | 지구온난화 | |
수와 연산 | 15 | 4 | 2 | 2 | 2 |
문자와 식 | 12 | 9 | 8 | 13 | 4 |
함수 | 10 | 11 | 25 | 8 | 12 |
확률과 통계 | 33 | 16 | 10 | 9 | 10 |
기하 | 16 | 29 | 3 | 3 | 3 |
합 | 86 | 69 | 48 | 35 | 31 |
중학교 수학교과서 전 내용영역에 걸쳐 등장한 사회과제재는 ‘올림픽’이 86회의 빈도로 가장 많이 등장하였으며, ‘제주도’, ‘이산화탄소’, ‘친환경’, ‘지구온난화’ 순으로 빈도분포를 보여주었다. 제재에 따라 내용영역별 분포현황을 살펴보면, ‘올림픽’은 확률과 통계 영역에서, ‘제 주도’는 기하 영역에서, ‘이산화탄소’는 함수 영역에서 가장 많은 빈도수를 보여주고 있었으며, ‘친환경’은 문자와 식, ‘지구온난화’는 함수 및 확률과 통계 영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중학교 사회교과서와 수학교과서에서 ‘올림픽’이 서술된 부분만을 발췌하여 네트워크분석을 시행한 결과 [그림 IV-1]과 같은 특징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회교과서에서는 ‘러시아’, ‘자부심’, ‘지역브랜드’ 등 다양한 제재들이 ‘올림픽’과 상호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수학교과서에서는 ‘선수권’, ‘스포츠’, ‘벤쿠버’ 등이 ‘올림픽’과 연결관계를 맺고 있었다. 두 교과서에서 다양한 관련 제재들이 발견되었으나 교과 간 공통적으로 나타난 제재는 ‘스포츠’ 뿐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월드컵’은 공통적으로 나타났으나 사회교과서에서는 ‘올림픽’과 직접적인 연결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네트워크관계에서 주요 제재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써 <표 IV-3>와 같이 중심성 분석을 시행하였다.
중심성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올림픽’은 네트워크 분석과 마찬가지로 사회교과서에서는 ‘이미지’나 ‘서울올림픽’의 지표가 높지만, 수학교과서에서는 ‘스포츠’와 ‘선수권’의 지표가 높게 나타나 두 교과에서 등장하는 주요 제재가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사회교과서에서는 주로 ‘이미지’, ‘서울올림픽’, ‘월드컵’, ‘지역브랜드’ 등을 주요 제재들로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러시아’가 다른 중심성 지표와는 달리 근접 중심성(Closeness Centrality)에서 높은 점수가 나타난 것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제재들이 ‘러시아’와 가깝게 위치해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수학교과서에서는 ‘스포츠’, ‘선수권’, ‘월드컵’, ‘신기록’ 순으로 중심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데, ‘신기록’이 매개 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많은 분포현황을 보인 확률과 통계 영역에서 주로 등장한 제재로 파악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제시한 네트워크분석과 중심성분석 결과를 종합해보면, 두 교과가 서로 다른 제재들과 연결되어 있어 사회과와 수학과의 가교성이 부족함을 알 수 있다. 한편, ‘월드컵’은 두 교과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였으나, 사회교과서에서는 ‘올림픽’과 직접적인 네트워크 관계를 가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제주도’가 서술된 부분만을 발췌하여 네트워크분석을 시행한 결과 [그림 IV-2]과 같은 특징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회교과서에서는 ‘울릉도’, ‘자연경관’, ‘제주특별자치도’ 등 다양한 제재들이 ‘제주도’와 상호관계를 맺는 반면, 수학교과서에서는 ‘주상절리’, ‘한라산’, ‘여행지’가 연결관계를 맺고 있어 사회교과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관 제재가 부족함을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주상절리’와 ‘한라산’이 공통적으로 등장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중심성 분석을 통해 <표 IV-4>와 같이 다양한 지표로 살펴보았다.
중심성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사회교과서에서는 ‘화산지형’, ‘용암동굴’, ‘화산활동’, ‘관광객’ 순으로 중심성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수학교과서에서는 ‘여행지’, ‘주상절리’, ‘한라산’, ‘선호도’ 등이 관계를 맺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연관 제재의 특징을 살펴보면, 사회교과서에서는 ‘화산지형’이나 ‘용암동굴’의 지표가 높지만, 수학교과서에서는 ‘여행지’와 ‘한라산’의 지표가 높게 나타난다.
위 결과를 종합해보면, 네트워크 관계에서 ‘주상절리’, ‘한라산’이 공통적으로 등장하였지만, 중심성 분석결과에서는 주요 제재로 등장하지 않았다. 또한 사회교과서에 비해 수학교과서에서 연결관계를 맺고 있는 제재들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제재들이 서로 상이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주도’는 수학교과서와 사회교과서에서 연계정도가 상당히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중학교 사회교과서와 수학교과서에서 ‘이산화탄소’가 서술된 부분만을 발췌하여 네트워크분석을 시행한 결과 [그림 IV-3]과 같은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교과서에서는 ‘온실가스’, ‘생태계’, ‘배출량’ 등 다양한 제재들이 ‘이산화탄소’와 상호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수학교과서에서도 ‘탄소발자국’, ‘배출량’, ‘온실가스’ 등이 ‘이산 화탄소’와 연결관계를 맺고 있어 사회교과서와 유사한 제재의 분포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두 교과에서 ‘온실가스’, ‘에너지’, ‘배출량’, ‘화석에너지’, ‘지구온난화’ 등이 연관 제재들로 상당 부분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이산화탄소’ 관련 제재들 사이에 연결관계를 중심성분석에 기초한 다양한 지표를 통해 <표 IV-5>와 같이 살펴보았다.
중심성 지표 수준의 특징을 살펴보면, 사회교과서에서는 ‘화석에너지’, ‘지구온난화’, ‘생태계’, ‘온실가스’ 등이 주요 관련제재로 등장하였고, 수학교과서에서는 ‘지구온난화’, ‘배출량’, ‘온실 가스’, ‘극지방’ 순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 ‘온실가스’ 등이 주요 공통제재로 등장하여 두 교과의 연계가능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사회교과서는 ‘화석에너지’, ‘지구온난화’, ‘생태계’가 상위 지표 수준에 해당하지만, 수학교과서에서는 ‘지구온난화’, ‘배출량’, ‘극지방’의 지표가 높게 나타나 제재를 중심으로 교과 간 유사한 연결관계를 보여주더라도 교과에 따라 제재의 연계방식이 다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수학교과서에서는 ‘해수면’의 매개 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 지표 수준이 높게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다른 제재들을 설명하기 위해 ‘해수면’ 제재가 주로 활용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를 종합해보면, ‘올림픽’이나 ‘제주도’와 달리 ‘이산화탄소’에서는 ‘지구온난화’, ‘온실가스’, ‘화석에너지’ 등과 같이 두 교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제재들을 살펴볼 수 있다. 네트워크 분석과 마찬가지로 중심성 분석에서도 주요 공통제재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사회과제재를 중심으로 수학교과서에서 사회과와 긴밀한 가교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중학교 사회교과서와 수학교과서에서 ‘친환경’이 서술된 부분만을 발췌하여 네트워크분석을 시행한 결과 [그림 IV-4]과 같은 특징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회교과서에서는 ‘에너지’, ‘생산자’, ‘쓰레기’ 등 다양한 제재들이 ‘친환경’과 상호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수학교과서에서는 ‘자전거’, ‘교통수단’, ‘태양열’ 등이 연결관계를 맺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교과의 공통 제재들을 살펴보면, ‘에너지’, ‘자전거’, ‘태양열’, ‘온실가스’ 등이 상당부분 일치함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친환경’을 중심으로 다른 제재들과 연결관계를 중심성 분석에 기초한 다양한 지표를 통해 <표 IV-6>와 같이 살펴보았다.
주요 지표들을 살펴보면, 사회교과서에서는 ‘에너지’, ‘쓰레기’, ‘지속가능’, ‘화석에너지’ 순이고, 수학교과서에서는 ‘에너지’, ‘사용량’, ‘온실가스’, ‘태양열’ 등의 순서로 제시되고 있다. ‘에너지’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으나, 네트워크분석과 달리 ‘자전거’, ‘태양열’, ‘온실가스’ 등이 주요 공통제재로 나타나지 않아, ‘이산화탄소’에 비해 교과 간 연계정도가 미약한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사회교과서(degree: 3, eigenvector: 0.18)보다 수학교과서(degree: 15, eigenvector: 0.53)에서 ‘친환경’과 다른 제재들의 중심성 지표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이는 수학교과서에서 ‘친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제재들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네트워크분석에서는 연관 제재가 상당부분 발견되지만, 중심성분석에서는 주요 공통제재가 ‘에너지’ 뿐임을 볼 수 있다. 또한 수학교과서에서 ‘친환경’의 중심성 지표수준이 다른 제재들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이는 수학교과서에서 사회과와 연계된 내용을 충분히 반 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학교 사회교과서와 수학교과서에서 ‘지구온난화’가 서술된 부분만을 발췌하여 네트워크분석을 시행한 결과 [그림 IV-5]과 같은 특징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회교과서에서는 ‘환경문제’, ‘사막화’, ‘온실가스’ 등 다양한 제재들이 ‘지구온난화’와 상호 관계를 맺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고, 수학교과서에서도 ‘해수면’, ‘생태계’, ‘온실가스’ 등이 ‘지구온난화’와 연결관계를 맺고 있어 사회교과서와 유사한 제재들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이산화탄소’ 분석결과와 마찬가지로 ‘온실가스’, ‘생태계’, ‘화석에너지’, ‘해수면’, ‘이산화탄소’ 등 이 두 교과에서 상당 부분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를 연관분석한 결과와 유사한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다음으로, 연관 제재들 사이에 연결관계를 중심성분석에 기초한 다양한 지표를 통해 <표 IV-7>와 같이 살펴보았다.
중심성 지표 수준을 살펴보면, 사회교과서에서는 ‘화석에너지’, ‘이산화탄소’, ‘온실가스’, ‘환경문제’ 등이 주요 관련제재들로 등장하였고, 수학교과서에서는 ‘이산화탄소’, ‘극지방’, ‘온실 가스’, ‘해수면’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네트워크분석은 물론 ‘이화탄소’ 제재 분석결과와도 유 사하게 두 교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주요 제재가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 인 것을 볼 때, 사회교과서와 수학교과서의 제재 연계방식이 상당히 유사함을 파악할 수 있다. 한편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의 지표 차이를 비교해보면 사회교과서(degree: 22.00, betweenness: 199.04, eigenvector: 0.44)에 비해 수학교과서(degree: 7.00, betweenness: 85.71, eigenvector: 0.15)에서 더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사회교과서에서는 ‘지구온난화’를 중심으로 다른 제재와 연계하려는 특징이 있는 반면, 수학교과서에서는 ‘지구온난화’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주요 제재로 서술하여 사회교과서보다 ‘이산화탄소’의 중요성을 파악할 수 있다.
네트워크분석과 중심성분석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지구온난화’는 두 교과 모두에서 상당 부분 공통된 연관제재가 등장한 가교성을 보여준다. 또한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가 중심 성분석에서 주요 제재로 등장하여 ‘이산화탄소’ 분석결과와 유사함을 보여준다. 이는 ‘지구온 난화’가 서술된 맥락이 ‘이산화탄소’와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V.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사회과제재를 중심으로 수학과와 사회과의 가교성을 파악하고자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수학교과서 39종과 사회교과서 12종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교육 과정, 교과서 등을 통해 사회과제재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고 수학교과서에서 사회과 제재를 추출하였다. 또한 텍스트마이닝 기법을 적용하여 빈도분석과 네트워크분석 그리고 중심성분석을 통해 제재들 사이에 연관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올림픽’, ‘제주도’는 네트워크분석에서 연결관계가 미약하고 중심성분석에서 나타나는 주요 제재가 상당 부분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에 수학과와 사회과 사이에 가교성이 부족한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반면, ‘이산화탄소’, ‘지구온난화’, 그리고 ‘친환경’은 네트워크분석이나 중심성분석 결과를 통해 살펴본 결과, 일치하는 연관제재들이 상당 부분 발견되었다. 특히, ‘이산화탄소’와 ‘지구온난화’ 분석결과에서는 동일한 연관제재들이 다수 등장할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와 ‘지구온난화’가 상호간 주요 제재로 나타났다.
본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2009 개정 교육과정에 기초한 중학교 수학교과서에서 다루어지는 주요 사회과제재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지진해일’, ‘해수면’, ‘건축물’, ‘인공위성’, ‘고속국도’, ‘이산화탄소’, ‘탄소 발자국’, ‘사막화’, ‘올림픽’, ‘온실가스’, ‘강수량’, ‘문화재’, ‘제주도’ 등 다양한 사회과제재들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사회과제재들은 개인·지역사회·세계적 맥락에서 실세계의 사회적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비계를 설정해준다. 수학 교수·학습 설계과정에서 사회적 가치와 이슈들에 대한 교과의 핵심 아이디어를 제공해줌으로써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활용되는 수학적 개념, 원리, 방법 등을 이해하고 다양한 수학적 관점을 경험할 수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수학과의 다양한 내용영역에서 등장하는 사회과제재라 할지라도 연계 가능한 제재라고 판단할 수 없었다. 주제 중심의 ‘올림픽’, ‘제주도’와 쟁점 중심의 ‘이산화탄 소’, ‘친환경’, ‘지구온난화’가 서로 다른 유형의 가교성을 보여주었다. ‘올림픽’이나 ‘제주도’는 수학 내적인 관점을 중요시 한 반면, ‘친환경’이나 ‘지구온난화’는 수학 외적인 측면을 강조한 제재라고 생각할 수 있다. 주제 중심의 제재들은 수학과 중심의 내용전개를 위해 사회과제재가 단순 소재로 사용되었고, 쟁점 중심의 제재들은 수학과와 사회과의 핵심 아이디어를 통합 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교과서에서 많은 빈도로 등장하는 제재들이 교수·학습 상황에서 주로 활용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교과간 가교성을 위해서는 타 교과에서 중심 제재와 다른 제재 사이에 연관정도를 검토해야 한다.
셋째, 본 연구에서 활용한 텍스트마이닝 기법은 빈도분석을 통해 ‘올림픽’, ‘제주도’와 같이 다빈도 제재들을 발견할 뿐만 아니라 다빈도 제재와 연관된 다른 제재들과의 연결관계를 분석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올림픽’에서는 ‘월드컵’, ‘제주도’에서는 ‘여행지’, ‘이산화탄소’ 에서는 ‘배출량’, ‘친환경’에서는 ‘에너지’, 그리고 ‘지구온난화’에서는 ‘해수면’과 같은 제재들이 등장하여 다른 제재들과 긴밀한 연관성을 맺고 있음을 네트워크와 중심성 분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이 텍스트마이닝 기법은 자주 등장하는 제재들은 물론 그 제재들과 연관된 또 다른 제재들을 발견하고 그 사이에 패턴을 찾아 교과간 연계가능한 제재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학교교육은 지식뿐만 아니라 기능, 역량, 태도 등을 함양하기 위한 융복합교육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학습능력증진은 물론 학생 개개인의 삶의 맥락에서 경험하게 되는 개인·지역사회·세계적인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융복합교육에서 활용할 교재의 방향성은 제재의 선정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수의 모든 교과서들을 정성적으로 분석하는 어려움을 생각해 볼 때, 본 연구에서 활용한 텍스트마이닝 기법은 교과 간 연계가능한 제재들을 파악하고 텍스트에서 제재의 실질적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범위의 기준을 선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교과서 이외에 다양한 분야와의 가교성을 고려할 때 각 교과의 교과서에 제시된 교과 고유의 제재 가운데 어떠한 제재를 활용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공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수학과와 사회과의 지식 가교성 측면에서 선정가능한 제재로써 쟁점 중심의 제재들인 ‘이산화탄소’, ‘친환경’, ‘지구온난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의미충실한 융복합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식뿐만 아니라 미래사회의 핵심 역량을 관통 할 수 있는 교과 간 역량이나 태도를 반영해야 한다. 교과의 핵심제재가 단순히 타 교과의 도구로써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교과 간 지식의 가교성을 반영하여 문제해결, 추론, 창의·융합, 의사소통 등과 같은 수학적 역량과 창의적·비판적 사고,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력, 의사소통 등과 같은 사회과 역량이 융합된 학습교재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사회과제재 이 외에 다양한 교과제재와 정치·경제·사회의 문제 및 현안들을 반영한 제재들을 선정하여 수학 과에서 융복합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교재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본 연구는 중학교 수준의 수학과와 사회과에 한정된 연구라는 점과 수학과의 개별적인 내용영역별로 분석하지 못한점에 대해 제한점을 가진다. 또한, 텍스트마이닝 기법은 분석 단위에 따라 분석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고, 문장과 문장 안에서 제재의 실질적인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그러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분석단위에 따른 차이점을 분석함과 동시에 사회과제재의 실현가능한 통합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정성적인 내용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식뿐만 아니라 기능, 역량, 태도 등이 반 영된 다양한 교과 간 통합방안이 개발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