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학력 인정 검정고시는 1950년 6월 13일에 ‘대학입학자격검정 고시’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되었다. 검정고시 도입 초기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겪으면서 사회적 혼란과 빈곤으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들에게 계속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으며, 그 이후로도 그 취지가 이어져 여러 가지 형편으로 정규학교에 진학하지 못하였거나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여 제도권 내에서의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합당한 학력과 졸업 자격을 인정해 주고 있다(김덕근 외, 2014). 이러한 사람들에게 계속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여 개인의 발전과 자아실현은 물론 국가의 교육 수준 향상을 도모하여 교육 평등 이념을 구현하는 것을 검정고시의 목적으로 한다(김주훈 외, 2012).
검정고시는 초·중등교육법에 의거하여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졸업 학력을 인정해 주는 시험이기 때문에 국가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하여 출제되어 왔으며, 각 학교급에서 요구 하는 졸업 정도의 지식과 응용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여 왔다. 검정고시의 출제 범위는 국가 교육과정에서 명시하고 있는 교육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행 검정고시의 경우 2013년 이래로 2007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하여 왔다2). 그런데 2016년부터는 초등학교졸업학력검정고시(이하 초졸검정고시)와 중학교졸업학력검정고시(이하 중졸검정고시)에서, 2017년부터는 고등학교졸업학력검정고시(이하 고졸검정고시)에서도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하여 출제하게 된다 (교육부 보도자료, 2013.8.1.).
검정고시 출제 근거와 범위가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바뀜에 따라 2007 개정 교육과정 또는 그 이전 교육과정을 이수했거나, 그러한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하여 검정고시를 준비해 온 수험생들이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추가되었거나 변화의 폭이 큰 내용이 출제될 경우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국어 과목의 경우 낯선 텍스트에 대해 수험생들이 느끼는 부담이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출제 범위를 고려하는 일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검정고시의 특성상 주 응시자가 교육 소외 계층의 성인들인 만큼 수험생의 다양한 학습 이력과 교육 배경을 고려하여 검정고시 출제 방향 및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고졸검정고시 출제 범위의 변화를 반영하여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출제 범위로 적용하되, 변화된 교육과정의 적용에 따른 수험생들의 부담이나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2007 개정 교육과정을 출제 범위로 하여 출제된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의 최근 3년간 출제 영역과 출제 내용을 분석하고, 2007 개정 고등학교 국어과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고등학교 국어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변화 양상을 분석하고자 한다. 출제 경향을 분석 하는 이유는 2007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받아 출제한 고졸검정고시에서 그 이전 교육과정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변화를 분석하고자 함은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출제 범위가 바뀔 때 고려해야 하는 내용 요소의 범위와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2017년 이후 적용될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대응할 수 있는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의 출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3)
Ⅱ.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 출제 경향
고졸검정고시의 국어 과목의 출제 영역 및 출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3년간 총 6회에 걸쳐 출제된 문항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는 <표 1>과 같다.
영역 | 문항 수 | 출제 비율 (%) | 평균 문항 수 | ||||||
---|---|---|---|---|---|---|---|---|---|
2013년 1회 | 2013년 2회 | 2014년 1회 | 2014년 2회 | 2015년 1회 | 2015년 2회 | 계 | |||
듣기·말하기 | 0 | 0 | 0 | 0 | 0 | 1 | 1 | 0.67 | 0.17 |
읽기 | 3 | 7 | 4 | 6 | 6 | 5 | 31 | 20.67 | 5.17 |
쓰기 | 0 | 1 | 0 | 2 | 2 | 2 | 7 | 4.67 | 1.17 |
문법 | 4 | 54) | 3 | 5 | 6 | 4 | 27 | 18 | 4.5 |
문학 | 18 | 12 | 18 | 12 | 11 | 13 | 84 | 56 | 14 |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의 문항을 분석한 결과, 문학 영역의 출제 비율이 가장 높았고, 듣기·말하기와 쓰기 영역의 출제 비율은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3년 동안 비슷하게 유지되었다. 6회에 걸친 평균 출제 문항수를 살펴보면 문학 영역이 14문항인데 듣기·말하기 영역은 0.17문항이어서 그 차이가 매우 컸다. 특히 듣기·말하기 영역의 경우 2013년과 2014년 시험에서 한 문항도 출제되지 않았으며, 2015년도 2회에서 한 문항이 출제되었다. 이는 국가 수준학업성취도 시험을 비롯하여 지필 평가의 전반적인 양상과 유사한 것으로, 듣기·말하기와 쓰기의 학업 성취를 지필 평가로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출제 문항 수가 영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경우 수험생들이 특정 영역만을 학습하거나 특정 영역은 학습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므로 출제 영역을 설정할 때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다만 고졸검정고시에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할 시점에서 급격하게 문항 유형이나 문항 수에 변화를 줄 경우 수험생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최근 3년간 총 6회에 걸쳐 출제된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의 영역별 내용 요소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표 2>와 같다.
분석 결과 듣기·말하기 영역은 공감하는 말하기에서 한 문항이 출제되었고, 읽기 영역은 31 문항이 출제되었는데,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문항이 많이 출제되었다. 쓰기 영역은 7문항으로 비교적 적게 출제되었는데, 개요표를 제공하고 글의 개요를 작성하는 문항의 출제 빈도가 높았다. 문법 영역은 27문항 중에서 표준 발음을 묻는 문항이 가장 많았다. 문학 영역의 출제 비율은 다른 영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문학 영역을 서정, 서사, 극, 교술 갈래로 나누어 살펴보았을 때, 문학 영역 내에서도 서정과 서사 갈래에 대한 문항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서정 갈래는 총 33문항 중에서, 작품 이해 및 감상과 관련한 문항이 가장 많이 출제되었으며, 서사 갈래의 경우 36문항 중에서 사건의 전개와 내용을 파악하는 문항이 가장 많이 출제되었다. 극 갈래와 교술 갈래는 각각 9문항과 6문항이 출제되었으며, 극 갈래는 갈래의 특징을, 교술 갈래는 내용 이해를 묻는 문항이 많이 출제되었다.
최근 3년간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에서 지문으로 활용된 텍스트를 분석하였다. 듣기·말하기 영역은 지문을 활용한 텍스트가 없었으며, 읽기 영역 10편, 쓰기 영역 4편, 문법 영역 3편, 문학 영역 30편이 지문으로 활용되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표 3>과 같다.
읽기 영역에서 활용된 텍스트로는 수필이 5편으로 가장 많았고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한 텍스트 2편, 설득을 목적으로 한 텍스트가 3편이었다. 수필을 문학 영역으로 분류한다면, 읽기 영역에서 비문학 텍스트가 지문으로 그다지 많이 활용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비문학 텍스트는 여러 교과서에 두루 실린 경우가 드물고, 문학 작품과는 달리 내용에 대한 검증이 완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지문으로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출제 비율이 낮은 쓰기 영역에서는 본격적인 텍스트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글을 쓰기 위한 개요표가 지문으로 제시되었다. 문법 영역은 중세 국어와 근대 국어의 특징을 묻는 문항을 출제하면서 3편의 국어 자료를 활용하였다. 그중에서 소학언해와 독립신문은 읽기 영역 문항이 함께 출제되었다. 문학 영역의 경우 서정 텍스트가 15편, 서사 텍스트가 10편이었다. 서정 텍스트는 고전 작품이 7편이었고 현대 작품은 8편이었으며, 서사 텍스트는 고전 작품과 현대 작품이 각 5편 씩 지문으로 활용되었다. 교술은 조침문을 포함하여 3편이 지문으로 활용되었으며, 극의 경우 고전과 현대 작품이 각 1편씩 지문으로 활용되었다. 개별 텍스트로는 봉산탈춤이 2013년 1회 시험과 2014년 2회 시험에서 두 번 출제되었고, 다른 텍스트들은 한 번 출제되었다.
지금까지 최근 3년간 출제된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의 문항 분석 결과를 정리하고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출제 범위를 적용하기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행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에서는 주로 문학과 읽기 영역에서의 출제 빈도가 높았고 텍스트를 제시하고 텍스트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였는지를 묻는 문항이 많이 출제되었다. 듣기·말하기나 쓰기 영역에서의 출제 빈도가 매우 낮다는 점은 앞서 밝힌 대로 지필평가의 한계와도 관련되는 문제로, 고졸검정고시에서 국어과 전 영역의 능력을 고르게 평가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특정한 내용 요소를 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은 점차 여러 내용 요소를 평가 요소로 삼아 출제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 준다. 다만 고졸검정고시의 수험생이 대체로 교육 기회를 놓친 성인들인 만큼 다양한 교육과정을 배경으로 학습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김덕근 외, 2014). 따라서 기존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의 출제 방향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도록 개선점을 찾되,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시점에서 문항 수와 내용 요소 등에 무리하게 변화를 주는 것은 지양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최근 3년간 현행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에서 출제된 내용 요소들은 대체로 교육과정의 변화와 무관하게 필수적으로 학습해야할 요소들임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읽기 영역의 내용 이해하기, 중심 내용 파악하기, 문학 영역의 작품 이해 및 감상, 사건의 전개와 내용 이해 등 대부분은 7차 교육과정과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 요소이다. 즉 7차 교육과정과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 요소들을 출제함으로써 교육과정 변화에 따른 수험생의 혼란과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 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2017년 이후 고졸검정고시에서도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필수 학습 요소를 중심으로 출제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 하겠다.
셋째, 텍스트 분석 결과 최근 2014년과 2015년은 2007 개정 교육과정이 출제 범위였으나 7차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도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 이는 검정고시 수험자의 학습 배경이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러 종의 국어 교과서로 수험 준비를 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할 때에도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서에 공통으로 수록된 텍스트를 우선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고등학교 졸업학력을 인정하는 데 필수적으로 학습해야 할 텍스트를 선정하여 그 목록을 공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문학 텍스트뿐만 아니라 비문학 텍스트를 미리 검증하여 출제 범위에 포함함으로써, 지문에 활용하는 텍스트의 질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Ⅲ.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변화5)
고졸검정고시의 출제 근거가 되는 고등학교 국어 과목은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전 학년과의 연장선상에서 국어과의 기본 교육 내용을 완성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국어 I과 국어II 과목이 독립적인 선택 과목이면서 동시에 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문학, 고전과 같은 다른 선택 과목의 선수 과목으로의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이 장에서는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변화를 살펴보고, 성취기준 변화를 바탕으로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공통 내용 요소를 추출하고자 한다.6) 성취기준의 변화를 살핌으로써 새로운 교육과정이 출제 범위로 바뀔 때 고려해야 하는 내용 요소의 범위와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듣기 영역에서 4개의 성취기준과 말하기 영역에서 5개의 성취기준으로 총 9개의 성취기준이 제시되었는데,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듣기·말하기 영역으로 통합되어 6개의 성취기준으로 그 수가 축소되었다. 2007 개정 교육과정의 국어 과목에서 2개 성취기준이 2009 개정 교육과정 국어 I, 국어II 과목과 연계되었고, 1개의 성취기준이 학교급을 이동해 온 것이며, 3개의 성취기준이 새로 만들어졌다.
비판적 듣기와 관련한 성취기준은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9-(1) 시사문제에 대한 심층 보도를 비판적으로 이해한다.’와 ‘9-(2) 연설을 듣고 내용과 형식을 비판적으로 평가한다.’로 된 중학교 국어 과목의 성취기준이었는데 고등학교로 이동해 왔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된 성취기준은 ‘10-(1) 강의나 발표를 듣고 목적에 따라 내용을 재구성한다. 10-(3) 사회 방언을 듣고 언어적 다양성을 이해한다. 10-(4) 공연 예술의 소통 방식과 표현 특성을 이해한다, 10-(2) 자신과 배경 지식이 다른 청중에게 여러 자료를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보고한다. 10-(4) 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취재하여 보도한다. 10-(5) 예술 작품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발표한다.’이다. 2007 개정 교육과정의 ‘10-(2) 토론을 듣고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비교하여 논제를 깊이 있게 이해한다.’와 ‘10-(3) 여러 가지 토론의 유형을 알고, 쟁점을 찾아 토론하여 문제를 해결한다.’가 통합되어 2009 개정 교육과정의 ‘II-(1) 토론의 본질과 원리를 이해하고, 쟁점별로 논증하여 공동체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한다.’로 연계되었다.
성취기준 변화를 바탕으로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말하기·듣기(화법) 영역 공통 내용 요소의 예를 일부 보이면 다음과 같다.
읽기(독서) 영역은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5개의 성취기준이 있었는데,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국어 I과 국어II에서 각각 3개의 성취기준이 설정되었다. 독서 영역의 경우 성취기준 자체만을 놓고 보았을 때 변화의 폭이 매우 커 보인다. 이는 2007 개정 교육과정이 개별 담화 중심으로 성취기준을 제시한 데 비해,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일반적인 원리 중심으로 성취기준을 제시하면서 개별 담화의 수행을 일반 원리에 포함하여 진술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성취기준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만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몇 가지 성취기준을 일반화하였기 때문에 2007 개정 교육과정과 연계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인기 도서를 읽고 책의 가치와 인기를 얻게 된 원인을 비판적으로 평가한다.’라는 1개의 성취기준이 삭제되었고, 4개의 성취기준은 추상화되어 2009 개정 교육 과정의 1개 성취기준과 연계되었다. 즉 ‘10-(1) 사회적 규약을 담은 글의 특성을 알고 공정성과 합리성을 평가한다. 10-(2) 법률적 쟁점을 다룬 글을 읽고 사건의 개요와 판단의 취지를 파악한다. 10-(3) 여러 글을 읽고 전제나 가정을 비교 분석하고 평가한다. 10-(4) 면담 기사를 읽고 질문자의 질문 의도, 질문 전략, 질문 태도 등을 평가한다.’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되고 추상화되어 ‘Ⅱ-(5) 문제 해결적 사고 과정으로서 독서의 특성을 이해하며 다양한 유형의 글을 읽는다.’와 연계되었다. ‘I-(6) 독서의 목적과 상황, 독자의 흥미나 가치관 등을 고려하여 글을 스스로 선택하여 읽는 태도를 기른다.’와 ‘II-(6) 다양한 매체 자료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며 읽는다.’ 2개는 새로운 성취기준이며,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중학교급에 있던 ‘7-(1) 읽기의 개념, 특성, 원리, 방법을 안다.’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I-(4) 글의 의미를 구성하는 사고 과정으로서 독서의 특성을 이해한다.’,‘I-(5) 여러 가지 독서 방법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독서 방법을 적용하여 글을 읽는다.’로 이동하였다.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중학교급에 있던 ‘8-(3) 시대적·사회적 배경, 문화적 전통 등을 고려하며 글의 의미를 해석 한다.’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II-(4) 시대에 따라 글쓰기의 관습이나 독서 문화가 다름을 이해한다.’로 이동하였다.
성취기준 변화를 바탕으로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읽기(독서) 영역 공통 내용 요소의 예를 일부 보이면 다음과 같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쓰기(작문) 영역에 5개의 성취기준이 제시되었고,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국어 I 및 국어II에 7개의 성취기준이 제시되었다. 2개의 성취기준이 삭제되었으며, 3개의 성취기준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의 다른 성취기준과 연계되었다. 쓰기 영역 또한 변화의 폭이 컸는데, 그 이유는 2007 개정 교육과정의 경우 여러 가지 종류의 개별적인 텍스트를 쓸 수 있도록 성취기준을 제시한 반면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작문의 일반적 원리 중심으로 성취기준을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I -(7)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작문의 과정과 관습을 이해한다.’와 ‘ I-(10) 폭력적인 글이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독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글을 쓴다.’, ‘II-(9) 글의 전달과 사회적 파급력과 연관된 매체의 효과와 특성을 고려하여 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하여 책임감 있게 인터넷상의 글쓰기를 한다.’가 새롭게 설정되었다. 삭제된 성취기준은 ‘10-(4) 청중이 공유하고 있는 체험, 사고, 가치를 고려하면서 식사문을 쓴다.’와 ‘10-(5) 예술 작품에 대한 심미적 경험을 드러내는 비평문을 쓴다.’이다. ‘10-(1) 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여 주변인물에 대한 전기문을 쓴다.’와 ‘10-(2) 그림이나 사진, 그래프나 도표 등의 자료를 해석하는 글을 쓴다.’는 삭제되면서 ‘II-(7) 핵심적인 정보를 선별하고 작문 맥락에 맞게 정보를 조직하여 설명하는 글을 쓴다.’와 연계되었다. ‘10-(3) 시사 문제에 대하여 자 신의 관점을 명료하게 드러내는 시평을 쓴다.’ 또한 일부 변형되어 ‘II-(8) 작문 맥락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여 주장하는 글을 쓴다.’와 연계되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있는 ‘I -(8) 다양한 매체에서 얻은 정보를 작문 상황에 맞게 조직하여 통일성과 응집성을 갖춘 글을 쓴다.’는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중학교급 성취기준인 ‘7-(1) 다양한 매체에서 내용을 선정하여 통일성 있게 설명문을 쓴다.’와 ‘8-(3) 사회적 쟁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응집성 있게 쓴다.’에서 이동하여 통합된 성취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성취기준 변화를 바탕으로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쓰기(작문) 영역 공통 내용 요소의 예를 일부 보이면 다음과 같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문법 영역에 5개의 성취기준이 제시되었고, 2009 개정 교육과정 에서는 국어 I· II에 각각 3개의 성취기준이 제시되었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1개의 성취 기준이 삭제되었으며,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2개의 성취기준이 새롭게 선정되었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된 성취기준은 ‘10-(4)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과 외래어 표기법을 알고 정확하게 사용한다.’이며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로 선정된 성취기준은 ‘I -(12) 어휘의 체계와 양상을 이해하고 그것을 상황에 맞게 활용한다:와 ‘I -(13) 한글 맞춤법의 원리와 내용을 알고 교양 있는 표기 생활에 대해 알아본다:이다. ‘I -(11) 음운과 음운 체계를 이해하고 교양 있는 발음 생활에 대해 알아본다.’를 비롯하여 4개의 성취기준이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연계되었다.
성취기준 변화를 바탕으로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문법 영역 공통 내용 요소의 예를 일부 보이면 다음과 같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문학 영역에 5개의 성취기준이 제시되었고 2009 개정 교육과정 에서는 국어 I·II에 각각 3개의 성취기준이 제시되었다. 2007 개정 교육과정의 4개 성취기준은 2009 개정 교육과정과 연계되었으며,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2개의 성취기준이 새롭게 선정되었다. 문학 영역은 다른 영역과 비교하여 변화의 폭이 작다고 할 수 있다. 새롭게 선정된 성취기준은 ‘I -(14) 문학 갈래의 개념을 알고 각 갈래의 특징을 이해한다.’와 ‘I -(16) 문학은 가치 있는 내용을 언어로 형상화한 예술이며 사회적 소통 활동임을 이해한다.’이다. ‘I-(15) 문학 작품에 나타난 작가의 개성을 이해하고 작품을 감상한다.’를 비롯한 4개의 성취기준은 2007 개정 교육과정과 연계되었다.
성취기준 변화를 바탕으로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 문학 영역의 공통 내용 요소를 추출하면 다음과 같다.
Ⅳ.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 출제 방안 검토
2017년부터 고졸검정고시의 출제 범위가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적용됨에 따라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도 이를 반영하여,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국어 I에서 출제하는 방안,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국어 I과 국어 II에서 출제하는 방안,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수능 과목으로 출제하는 방안,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공통 내용 요소에서 출제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이들 4가지 방안의 장단점을 검토함으로써 고졸검정고시 국어 과목의 출제에 2009 개정 교육과정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국어 I은 공통교육과정의 국어과 내용을 고등학교 수준에서 종합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어 영역별 지식과 기능을 통합적으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선택과목에 비해 국어과에 대한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학생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 개척 능력과 세계 시민으로서의 자질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바, 국어 I 교육과정은 건전한 민주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일반적인 교양 수준의 국어 생활 함양에 필요한 내용을 선정하고 있어(민현식 외, 2011), 국어 I의 학습만으로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2007 개정 교육과정의 국어와 대응이 되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과목에는 국어 I 외에 국어II도 있다는 점에서, 국어II의 성격을 적극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일부 성취기준은 국어 I의 내용 요소가 국어II에서 심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국어 I과 국어II의 성취기준이 서로 다른 내용 요소를 다루고 있다. 이는 국어 I 만을 출제 범위로 했을 때 학습해야 할 많은 내용 요소가 누락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말해 준다. 또한 출제 범위를 국어 I 만으로 할 경우 2007 개정 교육과정으로 출제할 때보다 성취기준 수가 50% 정도 줄어들게 되는데, 이렇게 범위가 줄어들면 지엽적인 수준의 문제를 출제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검토해 보았을 때 국어 I 만을 출제 범위로 하는 것은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내용 요소를 중심으로 출제하도록 하되,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새롭게 추가된 내용들로 인해 수험생들이 겪을 혼란과 학업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국어과 선택과목 중 국어 I과 국어II를 출제 범위로 삼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국어II는 국어 I과 더불어 공통교육과정의 국어과 내용을 고등학교 수준에서 종합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어 영역별 지식과 기능을 통합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아울러 독서와 문법, 화법과 작문, 문학, 고전과 같은 선택과목이 국어 I과 국어 II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국어I과 국어 II는 국어과를 대표하는 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국어I 만으로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목표를 실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였는데, 국어 II를 출제 범위에 포함할 경우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목표에도 부합하여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취득하는 데 필요한 교육 내용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 국어II는 고차원적 국어 능력을 함양하여 심화된 교양 수준의 국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내용을 선정하였음(민현식 외, 2011)은 물론이고 범교과 학습이나 대학 진학 후의 학문 활동, 사회 진출 후의 직업 활동에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국어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국어 I과 국어II는 선택과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등학교에서 이수 시기를 각각 1학년 1학기와 2학기로 지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존의 출제 범위인 2007 개정 교육과정의 국어과 이수 시기와도 일치한다. 이수 시기가 일치한다는 것은 내용의 수준이나 범위 면에서 기존 출제 범위인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국어 과목과 동일한 지위를 갖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2009 개정 교육과정 중심으로 출제를 할 때는 출제 범위를 국어 I 만으로 하는 것보다 국어II까지 지정하는게 더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국어 I과 국어 II를 출제 범위로 할 경우,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새롭게 추가되거나 난도가 높아진 내용 요소들 때문에, 2007 개정 교육과정 중심으로 공부를 해 왔던 수험생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염려가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전면 시행되는 시점이 되더라도, 이전 교육과정으로 공부한 수험생들의 학업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현행 고졸검정고시의 출제 범위는 2007 개정 교육과정의 국어 과목인데 반해 대학수학능력 시험의 출제 범위는 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문학 과목이다. 이에 고졸검정고시에 응시하는 많은 수험생들이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제 범위를 수능 과목과 동일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 일부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문학과목은 국어 또는 국어 Ⅰ,Ⅱ의 심화 선택과목이라는 점에서, 고졸검정고시 출제 범위를 수능과목과 동일하게 할 경우 기존에 비해 출제 문항의 난도가 높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시험 과목의 수 또한 늘어나게 되어 수험생의 학습 부담도 늘게 된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수험생들 중 수능을 치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졸검정고시의 출제 범위가 수능과 동일할 경우 이들의 학습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반박이 제기될 수 있지만, 이는 평생 교육을 지원하고 공평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고졸검정고시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나므로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런 측면에 비추어 볼 때 수능 과목과 동일하게 고졸검정고시의 출제 범위를 설정하는 방안은 그 타당성이 다소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수능 과목인 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문학 과목으로 출제를 할 경우 기존에 비해 범위가 많아짐은 물론이고, 내용 또한 심화되어 수험생의 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졸검정고시 출제 문항의 난이도 조절에 특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비교 분석한 결과 두 교육과정 사이에는 공통 점도 있지만 삭제되거나 새로 만들어진 것, 학교급을 이동한 경우도 많았다. 2007 개정 교육 과정 혹은 2009 개정 교육과정 중 어느 한 가지만을 출제 범위나 근거로 삼을 경우, 많은 수 험생들이 자신들이 이수하지 않았던 교육과정을 새롭게 공부해야 하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러한 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공통 내용 요소를 추출하여 출제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은 2007 개정 교육과정이나 2009 개정 교육과정 중 어느 것을 기반으로 공부하더라도 검정고시를 치르기에 무리가 없기 때문에 어떤 교육과정을 이수한 수험생도 불리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2009 개정 교육과정 중심의 출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기에 앞서 일정 정도의 완충 지점을 두게 되어 검정고시의 난이도를 조정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다만 이 안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나 교육 내용을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개정될 때 시대·사회적 요구나 교과 내적인 요구를 반영하여 선정된 새로운 교육 내용들이 출제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는데, 예를 들면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새롭게 추가된 ‘부정적 언어 표현의 폐해를 인식하고 바람직한 의사소통 문화를 형성하는 태도를 기른다.’나 ‘폭력적인 글이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독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글을 쓴다.’와 같이 바람직한 의사소통문화 형성을 위한 성취기준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출제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공통 내용 요소를 추출하여 출제하기 위해서는 공통 내용 요소를 추출하는 과정이 타당하고 정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새롭게 추가된 성취기준이라도 기초 연구를 통해 수험생들이 반드시 학습해야 할 내용 요소로 검증될 경우 미리 공지하여 이를 시험 범위에 포함하는 것도 필요하다.
V. 결론
앞서 최근 3년간 고졸검정고시 출제 경향을 분석한 결과, 첫째, 듣기·말하기나 쓰기 영역의 문항 수를 점차 늘리고 내용 요소를 다양화하되, 문항 수와 문항 유형에서 급격한 변화는 주의해야 한다는 점과 둘째, 2017년 이후 고졸검정고시에서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필수 학습 요소를 중심으로 출제해야 한다는 점, 셋째,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할 때에도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서에서 공통으로 수록된 텍스트를 우선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점으로 도출하였다. 아울러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연계되었거나 학교급을 이동한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하여 공통 내용 요소를 추출하여 출제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를 토대로 하여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출제 범위로 출제할 수 있는 4가지 방안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기존 교육과정과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공통 내용 요소를 추출하여 이를 출제 범위로 한정하는 과도기를 두고, 이후 새로운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타당 하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2017년을 시작으로 1-2년 정도는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공통 내용 요소에서 출제하면,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출제 범위가 바뀌면서 발생할 수 있는 수험생들의 혼란과 부담을 완화해 줄 수 있다. 이러한 완충 지점을 거쳐 2018년이나 2019년부터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국어 I, 국어 II에서 출제하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하겠다. 공통 내용 요소로 출제하는 기간에 대해서는 미리 수험생들에게 공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공통 내용 요소 자체도 공개하여 수험생들이 출제 범위에 대한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공통 내용 요소를 추출할 때에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기준으로 하여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해당 성취기준과 내용 요소가 일치하는 성취기준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때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이 추상적이거나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올바른 문장 표현과 효과적인 담화 표현의 양상을 탐구한다.”라는 성취기준에는 “올바른 문장 표현”이라는 내용 요소와 “효과적인 담화 표현”이라는 내용 요소를 담고 있는데 이들 용어가 지칭하는 정의역이 넓기 때문에 고등학교 성취기준과 중학교 성취기준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이 성취기준의 경우 고등학교 성취기준인 “장면에 따른 표현 방식을 안다.”에서 공통 내용 요소의 추출이 가능하며 그 외 중학교 성취기준에서도 공통 내용 요소를 추출할 수 있다. 실제 문항을 개발할 때에는 공통 내용 요소를 추출하고 평가 요소를 설정 한 후 그에 맞는 문항을 구안하도록 한다.7)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성취기준 및 내 용 요소로 검정고시를 출제할 때 몇 가지 유의할 사항이 있다. 2007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만을 단순 비교하면 2007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는 없는 성취기준이 2009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는 새로운 성취기 준이 설정됐을 수도 있지만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중학교 급에서 다루었던 성취기준이 학교 급을 이동해 왔을 수도 있다. 이 경우는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공통적인 내용 요소로 볼 수 있으므로 출제 범위에서 누락하면 안 될 것이다. 다만 공통적인 내용 요소라고 하더라도 중학교급과 고등학교급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수준과 범위의 간극을 조정하는 작업을 거쳐야 할 것이다.
또한 읽기, 쓰기의 경우 2007 개정 교육과정은 국어 사용의 세부 기능을 개별 종류의 담화나 글을 읽거나 쓰도록 한 반면 2009 개정 교육과정은 개별 텍스트를 포괄하는 일반적인 지식 및 원리, 태도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는 자칫 두 교육과정 사이의 공통된 내용 요소를 간과하게 만들 소지가 있다. 하지만 이 둘이 전혀 별개가 아니라 지식, 원리, 태도 중심의 성취기준을 담화나 글에 적용했을 때 더 가치 있는 배움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두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서 공통점을 적극적으로 찾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즉,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지식 및 원리를 그대로 묻기보다는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담화 및 글에 적용하여 출제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담화 및 글을 무엇으로 선정하느냐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 이는 문학 작품 선정에 있어서도 고민해야 할 부 분이다. 2007 개정 교육과정의 경우 담화 및 글, 문학 작품의 수준과 범위를 안내하고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구체적인 출제 대상을 선정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그러므로 교육과정의 내용 요소가 실현된 국어과의 다양한 검정교과서를 검토해 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담화와 글, 문학 작품이 각 교과서마다 수록된 빈도를 조사하여 사전에 출제할 텍스트 목록을 확보해 놓은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거시적으로는 실제 출제에 앞서 두 교육과정 간의 공통 내용 요소를 추출하고 검증하는 기초 연구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공통 내용 요소를 출제 중에 그때그때 뽑아서 활용할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공통 내용 요소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합의 과정을 거칠 수 없 기 때문에 결과물에 대한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다. 특히 2009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는 성취기준과 그에 대한 해설이 한 단락 정도 있으나, 학습해야 할 내용 요소가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 보니 내용 요소가 교과서를 통해 구현될 수밖에 없는데, 교과서 집필자에 따라 교육과정의 해석이 다를 수 있고, 실제 구현된 내용 요소에도 차이가 발견된다는 문제가 있다. 사전 연구에는 교육과정의 분석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국어과 검정 교과서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이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을 앞두고 있는 바, 또 다시 검정고시 출제 범위가 바뀌게 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방안은 고졸검정고시의 출제 범위로 새로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될 때에도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이 연구는 제안한 출제 방안에 대한 세부 절차를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못하였고, 공통 내용 요소의 예를 제시하였지만 이에 대한 타당성 검증을 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이는 후속 연구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