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평가연구

초등학교 1학년의 설명문 쓰기 능력 연구1) - 취학 첫 학기 아동의 초기 문식성 발달의 관점에서 -

이순영 1 , *
Soonyoung Lee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고려대학교 부교수
1Associate professor, Korea University
*제1저자 및 교신저자, bichunn@korea.ac.kr

© Copyright 2016,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pr 05, 2016 ; Revised: May 02, 2016 ; Accepted: May 16, 2016

Published Online: May 31, 2016

요약

이 연구에서는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쓰기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서 265명의 설명문을 분석하였다. ‘설명문 쓰기 수행 검사’ 결과는 양적 측면(글자, 어절, 의미 단위, 문장, 철자 오류의 수), 질적 측면(내용, 조직, 표현)을 분석하였다. 이와 함께 ‘초기 문식성 검사’(받아쓰기, 읽기 능력·태도, 쓰기 태도)를 실시하여 초기 문식성 발달 수준을 확인하고, 설명문 쓰기 능력과 타 문식성 요인들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학생들이 작성한 설명문의 특성을 사례와 함께 검토하였다.

연구 결과,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은 평균 ‘49글자, 약 3문장’의 설명문을 작성하였다. 글의 내용·조직·표현 영역 중에는 ‘내용’ 점수가 높았다. 97% 이상의 학생들은 문자 학습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으나, 주제에 따라 내용을 생성·조직·표현하는 쓰기 능력은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글의 양과 질, 초기 문식성 발달 측면에서 모두 여학생의 점수가 남학생보다 높았다. 설명문의 양적·질적 요인 간에 뚜렷한 상관이 있었고, 특히 ‘글자 수’와 글의 ‘질적 요인(내용, 조직, 표현)’ 간 상관이 높았다. 반면 초기 문식성 요인과 설명문의 양적·질적 요인 간에는 상관이 낮았다. 회귀 분석 결과, 읽기 능력과 태도는 설명문 쓰기 능력에 대해 약 22%의 설명력이 있었다.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은 주로 ‘동물’을 택해 설명문을 작성하였으나, 남학생은 ‘운동 경기’의 선택율이 가장 높았다. 평균 주제(문)은 1.6개, 문단 수는 .74개로 정보를 나열하는 특성이 나타났다. 과반수의 글(57%)은 짧고 단순해서 온전한 문단을 형성하지 못했고 문단 인식도 낮았다. 약 60% 학생들이 독자를 기록하였으나 과제에 기반한 독자 인식은 낮았고, 쓰기 과제에 대한 인식도 설명 대상(주제)을 확인하는데 집중되었다. ‘고정 주제’를 택해 부연 설명을 제시한 글이 많았으나, 60% 정도는 뚜렷한 전개 방식이 없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복합양식과 지면 사용 방식이 나타났다. 이 시기의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문어 학습을 시작하면서 기본적인 쓰기 규범을 숙지하고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의미 전달을 위해 나름의 설계(design) 활동을 수행하고 있었다.

ABSTRACT

This study focused on the writing ability and development issues related to the elementary students in their first semester. 256 students in Seoul and Jeonju individually chose a topic that they knew well among four categories, such as objects, animals, sports, and food, and wrote expository texts for 20 minutes. These written texts were analyzed quantitatively(numbers of syllables, syntactic words, t-units, and sentences) and qualitatively(contents, organizations, and expressions). In addition, the results of early literacy inventories, including dictation, reading ability and attitude(NRI), and writing attitude, were analyzed to identify the levels of development in literacy, the relations among early literacy variables, and the characteristics of students’ expository texts.

First graders, in this study, produced 49 syllables(3 sentences) on average. Among the three dimensions in writing quality, content scores were higher than others. Variables in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dimensions in writing were highly related to others. However, correlation coefficients between early literacy variables(dictation, reading ability/attitude, and writing attitude), and writing ability for expository text were all low. The development gap between female and male students was identified across early literacy variables. Students’ expository texts were generally short, simple, and information-listed about a fixed topic. Some implications were suggested for writing instruction for first graders and further research based on the findings of this study.

Keywords: 쓰기 발달; 설명문; 초등학교 1학년; 쓰기 능력; 초기 문식성; 문해 발달; 읽기와 쓰기
Keywords: writing development; expository text; first grade in elementary school; writing ability; early literacy; literacy development; reading & writing

I. 서론

교육은 개인이 살아가는 시대와 소속된 집단의 영향을 받는다. 쓰기 교육의 내용도 개인이 갖추어야 하는 쓰기 능력에 대한 시대적이고 사회적인 협의를 통해 구성된다. 그런데 인류의 역사 속에서 쓰기의 속성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초기의 쓰기는 기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록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5천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면서 쓰기는 “문자 언어를 통하여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사를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언어 사용 행위”로 규정되었고(박영목, 2008, 머리말), 이러한 행위의 수행력이 곧 쓰기 능력이었다. 최근에는 쓰기를 복잡한 사회적 참여 활동으로 바라보고, 담화 공동체에서 문자로 소통하는 방식을 익히고 이를 실행하는 행위를 쓰기 학습으로 규정하기도 한다(Bazerman, 2016). 지금 이 순간에도 과학 기술의 발전과 문식 환경의 변화 속에서 쓰기의 개념은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쓰기 교육도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지식을 생산하고 이를 타인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소통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쓰기 교육은 이처럼 시대와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지만, 그 근간은 개인의 성장과 발달에 있다. 이런 이유로 1950년대 이래 쓰기 발달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다(Beard et al., 2009). 쓰기 발달은 언어 발달 또는 문식성 발달의 틀 속에서 논의되었다. 인간의 언어 발달은 주로 1) 외부의 자극에 대한 모방.강화의 학습 기제를 강조한 행동주의, 2) 태생적인 습득 기제와 생물학적 준비도에 따라 언어 발달이 단계적으로 진행된다고 보는 생득주의.성숙주의, 3) 유전과 환경의 영향 하에 능동적 지식 구성의 과정으로 언어 발달을 해석하는 구성주의적 관점에서 탐구되었다(이차숙, 2004; 이승복, 이희란, 2013). 이 관점들은 상호 보완적인 측면에서 쓰기 발달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예: 쓰기 발달의 기제와 조건, 쓰기 발달의 시기와 단계별 특성, 쓰기 발달을 위한 학습과 지도 방법)를 규명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쓰기 교육이 구체적인 대상에게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학생의 쓰기 발달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비해 우리 학생들의 쓰기 발달에 대한 실증 연구는 미약한 상황이다(한경숙, 2012). 특히 학령기와 그 이후 학생에 대한 연구는 드물다.2)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는 이 시기 학생들이 도달해야 하는 성취 수준이 명시되어 있으나 이 또한 우리 학생들의 쓰기 발달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설정된 것은 아니다. 학교의 쓰기 교육은 취학 첫 학기 학생을 대상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학생들의 쓰기 학습 준비도를 예측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게다가 이 학생들은 초기 문식성(early literacy) 측면에서 개인 간 편차가 매우 크고, 1~2년 내에 문자 학습을 완성하고 기초 학습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이 논문에서는 학교 교육의 출발점인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학생들의 설명문 쓰기 능력을 분석하였다.3) 설명문은 학교 쓰기 교육에서 기본이 되는 중핵적인 장르이다. 이 연구에서는 구체적으로 학생들의 초기 문식성(읽기 능력, 읽기 태도, 받아쓰기 능력, 쓰기 능력, 쓰기 태도) 발달 수준을 확인하고, 설명문 쓰기 능력과 타 문식성 요인들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학생들이 작성한 설명글의 특성을 논의하였다.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쓰기 발달 실태를 밝히는 본 연구는 학교 교육과정의 기획과 실행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쓰기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Ⅱ. 쓰기 발달과 설명문 쓰기

1. 쓰기 발달과 초등학교 1학년의 쓰기 능력

인간은 출생 이후 다양한 언어 자극 속에서 성장한다. 영·유아기를 거치면서 인간의 언어는 음성 언어에서 문자 언어의 영역까지 점차 확장된다. 이러한 변화는 각종 시각적 상징체계 중에서도 문자를 인식하고 문자 학습을 시작하는 발생적 문식성(emergent literacy) 단계를 거 치면서 가속된다. 초기의 쓰기 발달은 그리기와 낙서하기에서 점차 글자 모양의 선 긋기, 유사 문자(mock letter) 쓰기와 창안적 쓰기(invented writing/spelling)의 방향으로 진행된다(정남미, 2000; 조선하, 우남희, 2004; 김혜원, 2014). 그러나 이 과정은 개인차가 크고 단계의 이 양이 선형적이지 않아 여러 단계가 혼재되기도 한다(Sulzby, 1985; 이차숙, 2004). 아동의 쓰기 발달은 특히 연령의 영향이 큰데, 우리나라 유아의 경우 만4.6~6세에 이르면 대부분 표준적 쓰기(standard writing/spelling)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은, 2007; 강정원, 안지영, 2008). 이런 이유로 인해 이후 학령기의 쓰기 지도는 표기(transcription)의 정확성을 높이는 한편 글의 의미 구성과 조직을 강조하는 작문(composition)의 질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초·중·고등학교는 본격적인 문식성 교육의 장이다. 학교 쓰기 교육은 이 시기 학생들의 쓰기 발달에 근거를 두고 있다(김봉순, 2011). 쓰기 발달 단계를 밝히는 모형 중에는 ‘연합적 쓰기, 수행적 쓰기, 의사소통적 쓰기, 통합적 쓰기, 인식적 쓰기’ 단계를 제시한 Bereiter(1980)이 널리 알려져 있다. Bereiter(1980)의 모형은 국내 쓰기 발달 연구의 준거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일례로 초등학생의 텍스트 구성 능력을 연구한 이성영(2000)은 Bereiter의 모형을 적용하여 1학년만 1단계인 연합적 쓰기 단계에 대응될 뿐 나머지 5개 학년은 모형에 대응되지 않음을 보고하였다. 반면에 초3부터 8개 학년을 대상으로 설문을 조사한 서영진(2011)은 이 모형을 적용하여 초 3~5학년은 언어 수행적 쓰기 단계, 초 6~중 2학년은 의사소통적 쓰기 단계, 중 3~고 1학년은 통합적 쓰기 단계에 해당됨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Bereiter(1980)의 모형을 준거로 삼아 우리 학생들의 쓰기 발달 단계를 설명하려는 작업은 재고가 필요하다. Bereiter(1980, p. 82)의 모형은 일정 수준 이상의 ‘원숙한 쓰기 (mature writing)’ 단계에서 나타나는 상이한 지식과 기능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모형 중 가장 기본 단계인 연합적 쓰기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대학생 필자의 예가 제시된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Bereiter의 모형은 비록 ‘쓰기 발달 단계’라는 명칭을 달고 있으나 영아·유아·초등학 생과 같은 어린 필자가 아니라, 이미 상당 수준의 쓰기 지식과 기능을 갖추고 있는 필자가 작성한 ‘글의 수준’을 이해하는 데 적합한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Bereiter(1980)는 스스로도 자신이 제시한 모형의 각 단계(stage)에는 Piaget 이론이 전제로 하고 있는 선형성이나 순서가 없으며, 필자에 따라 상이한 단계를 상이한 순서로 거쳐 갈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표준적 철자 쓰기 단계 이후의 쓰기는 의미 구성에 기반 한 고도의 사고 활동이기 때문에 사실상 발달 단계를 설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후 Bereiter는 쓰기의 과정, 속성, 발달을 설명하는 단순화된 모형(지식 말하기, 지식 변형하기)을 제시하였고(Bereiter & Scardamalia, 1987), 이 모형은 최근까지 수정·보완되면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Kellogg, 2008; Hayes, 2011).

<표 Ⅱ-1>은 발달적 관점에서 학생들의 쓰기 능력을 연구한 국내 연구를 종합한 것이다. 연구의 대상, 기본 설계, 각 연구의 주요 결과를 정리하고, 연구에서 밝혀낸 쓰기 발달 단계4)를 명시하였다. 각 연구는 동일 학년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쓰기 과제, 채점, 분석 틀 측면에서 차이가 있어 결과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표를 통해 특정 학년의 쓰기 발달과 관련하여 여러 연구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성영(2000), 박태호 외 (2005), 구연정 외(2008)는 모두 초등 1학년과 2학년의 쓰기 능력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5) 또한 초등 4, 5학년은 쓰기 발달상 동일 단계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초등 6학년부터 고등학교는 연구에 따라 쓰기 발달 단계의 설정이 상충된다. 향후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보다 많은 학생의 쓰기 수행에 대한 정보가 축적되면 우리 학생들의 쓰기 발달을 설명할 수 있는 단계 이론의 가능성과 그 구체적인 양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표 Ⅱ-1. 선행 연구 종합 Ι :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쓰기 능력과 발달 단계
연구 연구 설계와 주요 결과 연구 대상 범위와 발달 단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1 2 3 4 5 6 1 2 3 1 2 3
이성영 (2000) • 6개 학년(총 360편 글 분석) 쓰기 능력 연구
• 설명문, 논설문, 생활문을 수합해서 분석
• 서술어미, 지시어, 의미완결성, 문단, 구조 표지어, 정의, 객관적 서술, 3단 구성 인식, 근거, 반증, 사건, 주제 통일성(총12개 범주) 별로 채점
• 초1(단순 연상적 글쓰기), 초2에서 급격한 발달
박태호 외 (2005) • 6개 학년(총180편), 국어 표현 능력 연구
• 우리의 사계절을 년 중 여름인 나라의 아이들에게 알리는 글쓰기 과제
• 국어 표현(글자·낱말·문장·문단) 채점
• 낱말 쓰기 발달이 크고, 문장 쓰기 발달은 더딤
• 1학년과 2학년의 점수 차가 큼
이삼형 주영미 (2005) • 9개 학년(총360명) 쓰기 능력 연구
• 사진(교문에 늘어선 선거 운동원들이 어린 아이에게 인사하는 장면)을 보고 글을 쓰는 과제 제시
• 주제 명확성, 뒷받침 내용, 논리적 조직, 구조 명확성, 표현 정확성 채점
• 초4, 중1, 중2, 고1에서 급격한 발달 확인
신현숙 외 (2007) • 5개 학년(총392명) 쓰기 표현 능력 연구
• 설명(사례와 함께 발명품의 가치 설명) 과제, 논증(토요일 등교 찬반) 과제 제시
• 어휘 사용, 문장 표현, 정서법 채점
• 설명글 : 고학년으로 가면 문장 표현과 정서법 발달 (어휘는 전 학년에서 유의한 차이 없음)
• 논증글 : 고학년으로 가면 정서법만 점진적 발달 (어휘, 문장 표현은 중3에서 감소)
• 문종, 항목별 양상이 달라(역전) 발달 단계 확인 불가
구연정 외 (2008) • 3개 학년(총374명) 쓰기 능력과 유창성 관계 연구
• 이야기 서두제시검사 제시
• 형식, 조직, 문체, 표현, 내용, 주제 채점
• 쓰기 능력과 유창성 간의 상관 발견
• 채점 요인 중 내용’이 쓰기 능력에 대해 설명력 큼
가은아 (2010) • 5개 학년(총170명) 쓰기 능력 연구
• 잘 아는 대상을 친구에게 설명하는 글쓰기 과제
• 내용-조직-표현-형식·표기 채점
• 초6〜중2(총점 점차 감소), 중3〜고1 동질 집단
• 중3에서 급격한 발달, 남녀의 점수 차 발견
서영진 (2011) • 8개 학년(총480명), 쓰기 과제 수행에 대한 설문 연구
Bereiter(1980) 중 2〜5단계에 근거하여 설문 구성
• 3〜5학년(언어 수행적 쓰기 단계), 6〜8학년(의사 소통적 쓰기 단계), 9〜10학년(통합적 쓰기 단계)로 밝혀짐
• 초3, 초6, 중3에서 급격한 발달이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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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Ⅱ-2>는 선행 연구에서 밝혀낸 우리나라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쓰기 능력과 특성을 정리한 것이다. 김경신(2006)안정아(2013)는 1학년 연구이다. 나머지 네 편의 연구는 다른 학년도 연구 대상에 포함하고 있으나, 아래의 표에는 1학년의 결과만을 제시하였다.

표 Ⅱ-2. 선행 연구 종합 Ⅱ : 초등학교 1학년의 쓰기 능력과 특성
연구 특징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쓰기 능력과 특성
이성영 (2000) • 설명문, 논설문, 생활문 각20편
• 12월에 조사 (1학년 말 자료)
• 도시 : 서울, 원주 농촌 : 강원도 8개 (총 10개 학교)
Bereiter(1980)의 단순 연상적 쓰기 단계에 명확하게 대응됨
• 서술 어미 불일치, 지시어 사용 제한적(23%만 사용), 구조 표지어 사용 드묾
• 정의 사용 거의 없음(3학년부터 나타남), 반증 거의 없음(2학년에 발달)
• 글로서는 의미 완결성 부족, 주제 통일성 미약(4학년과 6학년에 발달)
• 문단 인식이 없음(5학년에 나타남)
• 객관적 서술 초보 단계(의견 중심이되 약간의 사실이 언급)
• 처음-가운데-끝 인식 저조(4학년 이후 발달)
• 사건 수 최다 등장(전 학년 중 가장 높음, 수평 나열적 글쓰기 경향)
• 근거 수 2.75개(2, 3학년 보다 많음, 고학년과도 차이 적음, 단순 나열적 특성)
박태호 외 (2005) • 39명의 글
• 상중하 수준의 글 총30편
• 중소도시 학교 (학교 수 불명)
• 우리의 사계절을 년 중 여름인 나라 아이들에게 알리는 쓰기 과제
• 생성한 문장 수 : 평균 5.8개 (39명 중 1명만 한 문장도 쓰지 못함) (참고) 2학년 9.25개, 3학년 16.3개(3학년과 5학년은 큰 차이가 없음)
• 글자 쓰기 : 한글 깨치기가 상당히 진행됨. 띄어쓰기와 문장 부호 숙지는 부족, 맞춤법 부족(소리 나는 대로 표기), 필순 오류 나타남
• 낱말 쓰기 : 동사, 형용사, 조사 사용이 미숙, 문맥에 맞는 낱말 사용 부족, 용언 활용, 조사 사용 오류,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는 특성
• 문장 쓰기 : 평균 5.8개 정도의 문장을 생성. 단문이라 어순/호응/의미 오류는 적음. 일반적으로 인사말/자기소개, 마지막 끝인사가 포함됨
• 문단 쓰기 : 문단에 대한 개념이 없음. 짧은 글로 온전한 문단이 형성되지 않음. 줄 바꿈 인식 부재, 지시어와 접속어 사용도 제한적임
임천택 (2005) • 30편
• 중소도시 학교
• 과제: 박태호 외 (2005)와 동일
• 목적, 표현, 조직, 내용 순으로 점수가 높게 나타남
• 과제에서 제시된 목적을 그대로 글쓰기에 반영
• 화제 관련 아이디어 생성·선정 능력, 내용의 전개·조직 전략 부족
• 형식 단락이나 내용 단락에 대한 인식 부족
김경신 (2006) • 187명의 조사 결과
• 1학기말 조사
• 춘천 1개 학교
• ‘친구’를 주제로 자유 생성(문장 수) : 평균 7.13개 (남학생 6.44개〈여학생 7.81개)
• 전체 학생 중 47%가 1〜5개의 문장 생성, 32%는 6〜10개 생성
• 지적 발달, 언어 발달, 문장 수 모두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우수
구연정 외 (2008) • 121명의 글
• 이야기 서두제시검사
• 서울시 3개 학교
• 생성한 글의 양(글쓰기 유창성) : 48개 음절(정확 음절은 45개) (참고) 2학년 68개 음절(정확 66개), 3학년 84개 음절(정확 82개)
• 글쓰기 점수 : 형식/조직/문체/표현/내용/주제/전체 측면에서 각 2.65/5점 내외 (참고) 2학년 전체 평균 2.85, 3학년 전체 평균 3.35/5점
• ‘쓰기 능력’은 생성된 ‘글의 양(글쓰기 유창성)’과 비교적 높은 상관을 보임
• 글쓰기 능력 중에는 ‘내용, 형식’ 요인이 타 요인과의 상관이 높음
안정아 (2013) • 1학년 4명
• 1년 동안 쓴 일기
• 총589일치 분석
• 창원 학교
• 일기 당 생성한 어절 수 : 63개, 문장 수 : 10개
• 구어 문법은 익숙하지만, 텍스트 생성에 필요한 문어 문법이 익숙하지 않음
• 스토리 구조를 활용하여 일기 쓰기를 수행함
• 텍스트성이 발달하면서 점차 전형적인 일기 구조를 갖춤 : 1단 구성(일화) → 3단 구성(배경-일화-논평)으로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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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1학년 학생들은 대부분 1) 한글 깨치기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고, 2) 5~10개 정도의 짤막한 문장을 생성할 수 있었으나, 3) 띄어쓰기나 문장 부호를 사용하는 등의 규범적 쓰기 능력은 부족하고, 4) 머릿속의 생각을 나열하는 연상적 쓰기의 특성(사건, 근거의 단순 나열)을 보였다. 학생들의 글은 철자의 정확성이 부족하고 문법 측면에서 오류가 많았다. 그리고 글의 완결성, 주제 통일성, 글의 구성, 문단 인식 측면의 발달도 거의 확인할 수 없었다. 2학년에 이르면 쓰기의 양과 질적인 측면이 크게 달라져 초등 저학년 시기의 쓰기 지도가 학생의 쓰기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이러한 선행 연구의 결과는 학생 수, 자료 수집 시기(취학 초기~학년 말), 조사 지역, 쓰기 과제와 장르, 쓰기 환경, 채점 준거 등이 상이한 상황에서 수합된 결과이기 때문에 1학년의 쓰기 능력을 예측하는 기본 자료로서 활용 가능하다.

2. 설명문 쓰기의 개념과 특성

현대 사회는 지식의 생산과 소통이 중요한 지식 정보화 사회이다. 문식성이 문자를 기반으로 하는 의미의 생산과 소통 능력이라고 할 때(노명완, 이차숙, 2002), 쓰기는 새롭고 가치 있는 의미(지식)을 창조하고 공유하는 고도의 인지적, 사회적 행위이다. 또한 쓰기를 위해서는 기존의 지식을 깊이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쓰기는 적극적인 읽기 활동을 전제로 한다. 현재 학교 교육과정은 쓰기 목적에 따라 ‘정보 전달, 설득, 친교' 정서표현 글쓰기’를 설정하고 있는데, 지식의 생산과 소통 측면을 고려할 때 그 기본은 정보 전달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정보를 전달하는 글의 유형 중에 대표적인 것이 설명문 (expository text)이다. 설명문은 지금까지 국어를 비롯한 각 교과의 교과서에 가장 많이 수록 된 글의 유형이며(김혜정, 2005), 개인이 학교와 사회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글의 유형이기도 하다(Langer, 1992). 문식성 교육에 있어서 설명문이 갖는 위상과 가치는 매우 확고하다.

설명문의 사전적 의미는 “읽는 이들이 어떠한 사항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서술한 글”(표준국어대사전)이다. “문학 작품 이외의 실용적인 문장을 이른다.”는 부가 설명이 붙어있는데, 이를 참고하면 설명문은 문예문에 대비되는 큰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학계에서도 설명문은 문예문이나 서사글에 대비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하고, 정보 전달 글(정보 텍스트, 논픽션)과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최승식, 2015). 설명문의 본질은 특정 독자가, 특정 대상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데 있다. 이때 설명의 궁극적인 목적은 설명 그 자체가 아니라 타인의 이해에 있다. 그래서 설명문 쓰기는 대상에 대한 지식을 매개로 하는 적극적 의사소통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설명문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1) 대상에 대한 정확하고 풍부한 지식과 분석, 2) 대상에 대한 독자의 사전 지식과 흥미 파악, 3) 쓰기 목적과 독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쓸 내용을 선별, 4) 쓸 내용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표현하는 고도의 쓰기 전략이 필요하다.

설명문의 일반적인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설명하는 대상이 글의 초반부터 명확하게 제시된다. 둘째, 대상에 대한 정보를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일정한 구조나 전개 방식을 사용한다. 셋째, 대상에 대한 정보의 전달이 중요하기 때문에 객관적, 사실적, 논리적인 서술이 중심이 된다. 넷째, 설명문은 다른 유형의 글에 비해 정보의 전달과 이해를 돕기 위하여 도해 조직자(graphic organizer)나 사진과 같은 시각 자료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설명문 쓰기는 특정 대상에 대한 지식을 전제로 하고, 이 지식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인지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러운 활동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인간의 문식성 발달 과정은 세상 만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자기 나름대로 재구성하여 표현하는 활동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의 이름, 가족의 이름과 명칭, 주요 사물과 생물의 명칭 등을 익히고 쓰면서 쓰기 행위를 시작한다. 인간에게 있어 세상에 대한 자신의 앎을 글로 표현하고 타인과 공유하는 설명문 쓰기는 매우 본질적인 인지 활동이며 전 생애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Ⅲ. 연구 방법

본 연구에는 <표 Ⅲ-1>과 같이 초등학교의 1학년 학생 265명이 참여하였다. 참여자 중 186 명은 전주 지역의 공립 초등학교의 학생이었고, 79명은 서울 성북구 소재 사립 초등학교의 학생들이었다.6) 본 연구에서는 취학 첫 학기 학생의 쓰기 능력을 확인하기 위하여 1학기의 중 반인 6월에 ‘쓰기 수행 검사’를 시행하였다. 쓰기 과제는 “내가 잘 아는 물건, 음식, 동물, 운동 경기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르세요. 이것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하는 글을 쓰세요.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씁니다.”로 제시하였다.7) 검사 용지 (흰색 A4 크기)에 개인 정보 기입 칸, 쓰기 과제, 글을 쓰는 부분(13개의 밑줄, 양면), 예상 독자를 기입하는 부분을 인쇄하여 제공하였다. 과제 안내와 수합의 전 과정은 연구자 2인이 모든 반에서 동일하게 진행하였고, 학생들은 자신의 교실에서 각자 쓰기 과제를 수행하였다. 쓰기 시간은 20분이었고 학생들의 일반적인 소요 시간은 15분 정도였다. 참고로 이 연구에 참여 한 모든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표 Ⅲ-1. 연구 참여 학생의 구성(학교, 성별)
남자 여자 합계
전주 지역 초등학교 104 (72.7) 82 (67.2) 186명 (70.2)
서울 지역 초등학교 39 (27.3) 40 (32.8) 79명 (29.8)
학생 수 (비율) 143명 (54.0%) 122명 (46.0%) 265명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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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Ⅲ-2. 검사 도구와 수집 자료
구분 수집 자료 검사의 목적과 시행 채점
쓰기 수행 검사 (20분) 1) 설명문 (자료, 점수) • 목적: 설명문 쓰기 능력 확인
• 시행: 과제 제시 후 쓰기 수행
15점 만점 (내용, 조직, 표현 : 각 0〜5점)
초기 문식성 검사 (60분) 2) 받아쓰기 (자료, 점수) • 목적: 철자 학습 수준 확인
• 시행: 10개 문장을 불러주고 받아쓰기 수행
10점 만점 (문항별 0/1점)
3) 읽기 능력(점수) • 목적: 읽기 능력과 태도 확인
• 시행: NRI 검사 (표준화된 검사 도구)
100점 만점
4) 읽기 태도(점수) 100점 만점
5) 쓰기 태도(점수) • 목적: 쓰기 태도 확인
• 시행: 쓰기 태도 검사지 (15문항×4점 척도)
60점 만점 (문항별 0〜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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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설명문 쓰기 능력과 초기 문식성 요인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쓰기 수행 검사’와 함께 ‘초기 문식성 검사’를 시행하였다. 초기 문식성 검사는 문자 학습 수준과 철자 쓰기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받아쓰기 검사, 읽기 능력과 태도를 확인하는 표준화된 검사(노명완 독서종합검사: NRI), 쓰기 태도 검사로 구성되었다. 쓰기 수행 검사를 통해 수합된 설명문은 양적 측면(글자, 어절, 의미 단위, 문장, 철자 오류의 수)과 질적 측면(내용, 조직, 표현)을 평가하였다. <표 Ⅲ-3>의 평가 준거는 설명문 평가에 대한 선행 연구(이삼형, 주형미, 2005)에 기반을 두어 내용·조직·표현의 영역별로 ‘하위 평가 요소’를 2개씩 설정하였다. 하위 평가 요소는 0~2.5점까지의 척도를 사용하여 평가하였고, 하위 평가 요소의 점수를 합하여 영역별 평가 점수(0~5점)를 산출하였다. 질적 평가는 쓰기 교육 전공의 박사과정 수료자 3인(현직 초등 교사 포함)이 수행하였고, 평가자 간 신뢰도는 .939로 매우 높았다. 데이터는 IBM SPSS 21.0을 이용하여 기술 통계량을 추출하고 상관과 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표 Ⅲ-3. 설명문에 대한 질적 평가 준거
영역 영역별 하위 평가 요소 평가 척도
0 1 2 3 4 5
내용 • 설명하는 대상이 분명하게 드러나는가?
• 설명하는 대상의 정보가 충분히 제시되었는가?
조직 • 글의 구조(도입-전개-정리)가 명확한가?
• 내용 전개 방법(비교·대조, 분류·분석, 예시 등)이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는가?
표현 • 설명하는 대상이 잘 드러나도록 정확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가?
• 맞춤법, 문장부호, 띄어쓰기를 바르게 사용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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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연구 결과

이 연구의 결과는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1절은 통계 결과를 중심으로 하여 학생들의 설명문 쓰기 능력과 초기 문식성 발달의 실태를 확인하는 부분으로 1) 기본 실태(기초 통계량), 2) 남녀 성차, 3) 초기 문식성 수준에 따른 쓰기 능력의 차이, 4) 쓰기 능력과 초기 문식성 요인들 간의 상관과 회귀 분석의 결과를 정리하였다. 2절에서는 학생들이 작성한 설명문의 특성을 사례와 함께 검토하였다.

1.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설명문 쓰기와 초기 문식성 발달
가. 설명문 쓰기 능력과 초기 문식성 실태

어린 학생들의 쓰기 능력을 확인하는 기본 항목은 ‘쓰기 유창성’과 ‘표기 정확성’이다. 쓰기 유창성(writing fluency)은 단위 시간 동안 작성하는 글의 양을 의미한다. 이 연구의 ‘글자 수, 어절 수, 의미 단위 수, 문장 수’는 모두 쓰기 유창성을 확인할 수 있는 요인들이다. 이외에도 ‘철자 오류 수’를 통해 표기 정확성(정확 글자의 수와 비율)을 확인하였다.

표 Ⅳ-1.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문식성 발달 실태
항 목 인원 최솟값 최댓값 평 균 표준 편차
설명문 쓰기 수행 검사 (양적 즉면) 글자 수 265 0 205 48.58 39.658
어절 수 0 64 17.07 14.141
의미 단위 수 0 11 2.35 2.211
문장 수 0 12 2.78 2.549
철자 오류 수 0 15 2.28 2.865
초기 문식성 검사 받아쓰기 0 10 6.53 2.492
읽기 능력 0 100 41.60 22.972
읽기 태도 0 100 71.71 19.175
쓰기 태도 13 60 40.62 1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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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문 쓰기 수행 검사’ 결과, 학생글의 평균 글자 수는 ‘약 49자’로 구연정 외(2008)의 결과(48글자)와 유사했다. 그러나 한 글자도 작성하지 않은 학생(20명), 글자는 썼지만 문장을 구성하지 못한 학생(24명)부터 12문장을 작성한 학생까지 편차가 매우 컸다. 학생 중 약 55%가 0~2문장을 작성했고(1문장 67명, 최빈값), 0~5문장 작성자가 86%였다. 학생글의 평균 문장 수는 약 3개로 김경신(2006)의 7개보다 적었다. 이는 과제의 난도와 독립 수행의 차이로 해석된다. 철자 오류 수는 평균 2.3개, 전체 글자 수 중 약 21% 수준이었다.

‘초기 문식성 검사’로는 받아쓰기, 읽기 능력과 태도(NRI 점수), 쓰기 태도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괜찮아.’, ‘햇빛’,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맛있는 음식 냄새로 가득하였습니다.’와 같이 단어와 짧은 문장을 섞어 제시한 받아쓰기 결과는 평균 6.5(10점 만점/10개 문항)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받아쓰기는 청음 후 이에 대응되는 문자를 기억에서 인출하고, 이를 다시 철자로 표기하는 활동이다. 검사 결과, 97% 이상의 학생들은 받아쓰기 점수를 획득하여 문자 학습이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받아쓰기 점수에 비해 학생들이 생성한 글의 양이 적어 일정 수준의 표기 능력은 갖추고 있으나 주제에 따라 글의 내용을 생성·조직·표현하는 구성 능력 (composition skills)은 부족한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평균 41.6/100점으로 1학기 중반의 수치로는 무난한 수준이었다. 읽기 태도는 71/100점으로 읽기 능력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고, 쓰기 태도도 60점 만점에 40.6점으로 양호했다.

<표 Ⅳ-2>는 설명문 쓰기 능력(설명문 총점) 수준에 따라 쓰기 영역(내용, 조직, 표현)별 점수를 정리한 결과이다. 학생들이 작성한 설명문 총점 평균(4.20/15점 만점)에서 1 표준 편차이상의 학생들을 설명문 쓰기 능력 ‘상 집단(총점 평균 5.91)’으로, 1 표준 편차이하의 집단을 하 집단(총점 평균 1.15)’으로, 그 사이를 ‘중 집단(총점 평균 3.33)’으로 설정하였다. 세 집단 모두 전체 점수 중 ‘내용’ 영역의 점수가 ‘표현’이나 ‘조직’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이 시기 학생들의 설명문이 필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그대로 글이 되는 연상적 쓰기 (Bereiter, 1980)나 지식 말하기(Bereiter & Scadarmalia, 1987) 수준임을 보여준다. 또한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은 쓰기 발달의 초기 단계로 상 집단과 중 집단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향후 쓰기 능력 집단의 구성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 IV-2. 설명문 쓰기 능력 수준에 따른 영역별 평균 점수와 총점 중 점수 비율
설명문 쓰기 능력 인원 항목 쓰기 영역 합계
내용 조직 표현
114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2.43(.52) 1.60(.50) 1.89(.49) 5.91
설명문 총점 중 점수 비율 41.05% 27.03% 31.92% 100%
122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1.27(.29) 1.01(.07) 1.05(.12) 3.33
설명문 총점 중 점수 비율 38.14% 30.33% 31.53% 100%
29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0.39(.31) 0.38(.29) 0.38(.29) 1.15
설명문 총점 중 점수 비율 33.92% 33.04% 33.04% 100%
전체 집단 265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1.67(.82) 1.20(.53) 1.33(.62) 4.20
설명문 총점 중 점수 비율 39.1% 29.1% 31.8%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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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남녀 학생의 설명문 쓰기 능력과 초기 문식성 차이

이 연구에서는 설명문 수행 검사와 초기 문식성 검사에 포함된 9개 요인에 대해 남녀 학생의 성별 차이를 검증하였다. t검증 결과 ‘철자 오류 수’를 제외한 모든 요인에 대해 유의미한 차이(p<05)가 확인되었다. 이는 쓰기 유창성(글자 수, 어절 수, 의미 단위 수, 문장 수)과 초기 문식성(받아쓰기, 읽기 능력과 태도, 쓰기 태도) 측면에서 모두 여학생의 점수가 남학생보다 높은 수준에 있음을 의미한다.

표 Ⅳ-3. 성별에 따른 양적 평가 요인별 차이 검증
성별 인원 평균 표준 편차 Levene의 등분산 검정 평균의 동일성에 대한 t-검정
F p t 자유도 유의확률
글자 수 143 41.36 35.944 등분산이 가정됨 2.942 .087 −3.271 263 .001
122 57.06 42.204
어절 수 143 14.52 13.113 등분산이 가정됨 2.866 .092 −3.235 263 .001
122 20.06 14.758
의미 단위 수 143 2.02 1.833 가정되지 않음 −2.625 216.177 .009
122 2.75 2.538
문장 수 143 2.36 2.190 가정되지 않음 .565 .453 −2.918 225.254 .004
122 3.28 2.844
철자 오류 수 143 2.29 3.018 등분산이 가정됨 .069 263 .945
122 2.26 2.687
받아쓰기 143 6.16 2.547 등분산이 가정됨 1.118 .291 −2.641 261 .009
120 6.97 2.362
읽기 능력 143 38.12 22.478 등분산이 가정됨 .277 .599 −2.702 263 .007
122 45.68 22.964
읽기 태도 143 67.63 18.926 등분산이 가정됨 1.820 .179 −3.847 263 .000
122 76.49 18.414
쓰기 태도 143 38.02 13.533 가정되지 않음 −3.748 262.422 .000
122 43.67 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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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학생의 성별 차는 설명문의 총점과 세 영역별 점수에서도 확인되었다. 설명문 총점은 남학생이 3.90, 여학생이 4.56으로 여학생의 점수가 유의미하게 높았다(t=−2.869, p=.004). 설명문에 대한 내용(t=−2.785, p=.006), 조직(t=−2.538, p=.012), 표현(t=−2.868, p=.004) 영역별 점수도 모두 남녀 학생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는 취학 첫 학기 중반부터 남녀 학생 간에 1) 쓰기 유창성(글의 양), 2) 쓰기 질(총점, 내용·조직·표현 영역별 점수), 3) 초기 문식성 발달(받아쓰기, 읽기 능력과 태도, 쓰기 태도) 측면에서 격차가 존재함을 입증한다. 이 격차는 이후 학교 교육과정 전반에 지속되기 때문에 취학 초기부터 그 추이를 파악해서 적극적으로 지도 방안을 수립·적용할 필요가 있다.

다. 초기 문식성의 수준에 따른 설명문 쓰기 능력의 차이

초기 문식성 변인과 설명문 쓰기 능력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읽기 능력, 읽기 태도, 쓰기 태도의 상·중·하 집단별로 쓰기 능력(설명문 총점)의 차이를 검증하였다.

첫째, ‘읽기 능력 수준’에 따른 설명글 쓰기 능력에 대한 일원분산분석 결과, 세 집단의 평균 차이에 대한 F=19.501, 유의 확률 .000으로 유의 수준 .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Scheffe 사후 검증과 읽기 능력 수준에 따른 설명문 쓰기 능력의 부집단 확인 결과, 읽기 능력의 중·하 집단은 유의 수준 .05에서 동질 집단으로 볼 수 있었다.

표 Ⅳ-4. 초기 문식성 수준에 따른 설명글 쓰기 능력의 검정 결과
읽기 능력 인원 평균 표준편차 표준오차 제곱 합 df 평균 제곱 F p
51 5.4771 2.0069 .28103 집단-간 122.619 2 61.309 19.501 .000
115 4.1855 1.5760 .14696 집단-내 823.711 262 3.144
99 3.5690 1.8604 .18697 합계 946.330 264
합계 265 4.2038 1.8933 .11630
읽기 태도 인원 평균 표준편차 표준오차 df1 df2 F p
86 4.9070 1.8567 .2002 Welch 2 171.974 21.533 .000
88 4.4508 1.8965 .2020
91 3.3004 1.5572 .1632
합계 265 4.2038 1.8933 .1163
쓰기 태도 인원 평균 표준편차 표준오차 제곱 합 df 평균제곱 F p
43 4.8915 1.7116 .26102 집단-간 81.033 2 40.516 12.268 .000
180 4.3148 1.9090 .14229 집단-내 865.297 262 3.303
42 3.0238 1.4804 .22844 합계 946.330 264
합계 265 4.2038 1.8933 .1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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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읽기 태도 집단은 분산의 동질성 검정 결과, 등분산 가정을 만족하지 못했기에 Welch 검사 후에 Games-Howell을 통해 사후 검정을 실시하였다. ‘읽기 태도 수준’에 따른 설명글 쓰기 능력에 대한 Welch 검사 결과 F=21.533, 유의 확률이 .000으로 유의 수준 .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읽기 태도 수준 ‘상.하 집단‘, ‘중·하 집단’의 유의확률은 .000의 수치를 보여 평균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읽기 태도 수준 상.중 집단의 유의확률은 .247로 ‘읽기 태도 수준’에 따른 설명문 쓰기 능력의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셋째, ‘쓰기 태도 수준’에 따른 설명글 쓰기 능력에 대한 일원분산분석 결과, 세 집단의 평균 차이에 대한 F=12.268, p=.000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Scheffe 사후 검증과 쓰기 태도 수준에 따른 설명문 쓰기 능력의 부집단 확인 결과, 쓰기 태도의 상·중 집단은 동질 집단으로 볼 수 있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읽기 능력은 상 집단과 중·하 집단 간, 읽기·쓰기 태도는 상·중 집단과 하 집단 간에 쓰기 능력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라. 설명문 쓰기와 초기 문식성 요인 간 상관과 회귀 분석 결과

상관 분석 결과, 세 가지 요인(초기 문식성 요인, 설명문 쓰기 양적 요인, 설명문 쓰기 질적 요인)별로 일정한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설명문의 양적, 질적 요인’ 간에는 뚜렷한 양의 관계가 나타났다. 특히 쓰기 유창성을 나타내는 ‘글자 수’는 모든 양적, 질적 요인들과 높은 상관을 보여 구연정 외(2008)의 결과와 동일했다. ‘글자 수’와 글의 ‘내용·조직·표현’ 점수 간의 상관을 통해 긴 글일수록 글의 질적 평가도 높게 나타나는 양상도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초기 문식성 요인’은 설명문의 양적, 질적 요인들과 전반적으로 상관이 높지 않았다. 읽기 능력과 설명문의 조직 점수(.409), 읽기 능력과 설명문의 표현 점수(.432)가 중간 정도의 상관이 나타났으나 이 외의 하위 변인들 간의 상관은 그 정도가 낮았다. 또한 초기 문식 성의 하위 요인(받아쓰기, 읽기 능력, 읽기 태도, 쓰기 태도) 간에도 받아쓰기와 읽기 능력 (.514), 읽기 태도와 쓰기 태도(.487)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상관이 낮았다.

이 결과는 1)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읽기와 쓰기 능력의 관계, 2) 받아쓰기와 설명문 쓰기 능력의 관계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읽기 능력과 설명문 쓰기 능력(설명문 총점)의 상관은 .416으로 나타났다. 아동의 읽기와 쓰기 능력은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연구에서 확인된 상관의 정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이후 학기와 학년에서 읽기 능력과 쓰기 능력 간 상관의 추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받아쓰기와 설명문 쓰기 능력의 상관 계수 .246로 읽기 능력과의 상관 계수 .514보다 낮았다. 받아쓰기는 ‘철자의 정확한 표기’에 집중된 활동이기 때문에 글깨치기와 직결된 ‘읽기 능력’과는 중간 수준의 상관이 나타난 반면, ‘글의 질적인 측면(내용·조직·표현)’과 상관이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결과는 받아쓰기 점수로는 해당 학생의 글 수준을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표 IV-5.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설명문 쓰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상관 분석8)
초기 문식성 요인 설명문 쓰기 양적 요인 설명문 쓰기 질적 요인 설명글 총점
받아 쓰기 읽기 능력 읽기 태도 쓰기 태도 글자 수 어절 수 의미 단위수 문장 수 내용 조직 표현
받아쓰기 1
읽기능력 514 1
읽기태도 .299 .284 1
쓰기태도 .261 .314 .487 1
글자수 .237 .389 .308 .355 1
어절수 .220 .370 .305 .347 .981 1
의미 단위수 .122 .294 .259 .296 .690 .692 1
문장수 .105 .282 .266 .311 .769 .748 .773 1
내용 .233 .373 .328 .337 .807 .798 .665 .688 1
조직 .221 .409 .311 .305 .778 .770 .563 .609 .865 1
표현 .257 .432 .329 .313 .752 .751 .633 .611 .897 .920 1
글 총점 .246 .416 .336 .333 .811 .805 .651 .666 .966 .953 .971 1

* p<.05

** p<.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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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Ⅳ-6. 설명문 쓰기 능력에 초기 문식성 예측 변인의 검증 결과
모형 B(SE) β t R2 adj. R2 F
모형 1 상수 1.279(.418) 3.060 .224 .218 37.620
읽기 능력 .028(.005) .338 5.851
읽기 태도 .024(.006) .240 4.166
모형 2 상수 .979(.436) 2.247 .239 .230 27.153
읽기 능력 .026(.005) .316 5.430
읽기 태도 .018(.007) .172 2.247
쓰기 태도 .022(.010) .145 2.656

* p<.05

** p<.01

*** 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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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의 중다회귀 분석은 설명글 쓰기 점수(종속 변수)에 대한 초기 문식성 변인들(독립 변수: 받아쓰기, 읽기 능력, 읽기 태도, 쓰기 태도)의 기여도와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그 결과, 설명글 쓰기 점수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 독립 변수는 읽기 능력(t=5.40, p=.000), 쓰기 태도(t=2.66, p=.025), 읽기 태도(t=2.25, p=.008)로 나타났다.9) 세 독립 변수의 상대적 기 여도를 나타내는 β헤 의하면 읽기 능력(.316), 읽기 태도(.172), 쓰기 태도(.145) 순으로 설명글 쓰기 점수에 영향이 있었다. 읽기 능력과 태도가 설명문 쓰기 점수에 대해 갖는 설명력은 약 22%, 세 변수가 모두 포함된 모형의 설명력은 약 23%(R2(adj.R2)=.239(.230))였다.

2.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이 작성한 설명문의 특성
가. 설명문의 대상과 주제, 독자와 과제 인식

이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설명문 쓰기 능력을 확인하기 위하여 ‘물건, 음식, 동물, 운동 경기’ 중 하나를 골라 설명하는 글을 쓰도록 과제를 제시하였다. 학생들은 ‘동물’(약 40%)을 가장 많이 선택하였다([그림 Ⅳ-1]의 사례 ‘가, 다, 라, 마’와<표 Ⅳ-7> 참고). 애완동물(예: 고양이, 강아지)이나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동물(예: 토끼)에 대한 글이 많았다. 남 학생은 축구와 같은 ‘운동 경기’의 선택율이 높아 성차가 있었다. 남녀 공히 ‘물건’의 선택율이 가장 낮았다. 학생글에는 대상과 관련하여 “(나는) 〜이 너무 좋아/예뻐/귀여워요/신기해요.”, “나는 〜을 잘 알아.” 같은 언급이 많았다(사례 ‘가, 아’ 참고). 학생들이 평소 관심이 갖고 좋하는 것, 잘 아는 것을 설명 대상으로 선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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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Ⅳ-1.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설명글 쓰기 사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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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Ⅳ-7.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이 선택한 설명 대상 빈도
운동 경기 물건 움식 동물 없음 합계
남학생 58 6 14 45 20 143명
40.6 4.2 9.8 31.5 14.0 100.0%
여학생 17 11 24 62 8 122명
13.9 9.0 19.7 50.8 6.6 100.0%
합계 75 17 38 107 28 265명
28.3 6.4 14.3 40.4 1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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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대상에 대한 주제(문)의 수는 평균 1.61개로 설명문 쓰기 능력 집단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표 Ⅳ-8>). 설명문 쓰기 능력 상 집단(114명)은 주제(문)의 수가 평균 2.32로 타 집단보다 많았고, 1개의 온전한 문단을 작성하였다. 그러나 취학 첫 학기 학생 중 과반수(약 57%)의 글은 문단을 형성하지 못하였다. 이성영(2000)박태호 외(2005)에서 밝혔듯이, 이 시기 학생들의 글은 짧아서 문단을 형성하지 못하였고 문단 인식도 부족했다. 일부 학생들은 설명 대상이 바뀔 때 나름의 방식으로 내용의 전환을 표시하였다. 일례로 [그림 Ⅳ-1]의 ‘다’는 네 가지 대상(떡볶이, 백상아리, 문어, 레고)에 대해 각기 한 문장씩 설명하는 글을 작성하였다. 이 필자는 온전한 문단을 구성하지는 못했지만 대상의 전환을 명확히 인지하고 굵은 선으로 그 내용을 구분하고 있어 초보적인 문단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설명 대상과 관련된 또 다른 특징은 정보(지식)의 나열을 들 수 있다.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은 쓰기 능력에 따라 대상에 대해 제시한 정보의 양과 깊이, 정보의 구성, 정보의 제시 방식 측면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설명 대상에 대해 정보를 나열하는 특성을 보였 다. [그림 Ⅳ-1]에서 ‘마’와 ‘바’는 특정한 대상에 대해 필자가 알고 있는 정보를 나열하는 글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이런 글은 글 전체의 응집성과 문장 간 연계성이 떨어지고, 설명 대상을 글의 주어로 설정하여 문장의 구조가 반복되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아직 본 격적인 수준의 문장을 생성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문장 대신 단어를 나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례로 ‘라’는 별코 두더지에 대해 서식지, 먹이, 생김새, 취미, 색깔 측면에서 상세한 정보를 단어 수준에서 나열하고 있다. 이 필자는 대상에 대한 분석력을 갖추고 있고 지식의 양과 수준도 높지만, 그 지식을 문장으로 전환.표현하여 글을 형성하지는 못하는 단계이다.

표 Ⅳ-8. 설명문 쓰기 능력 집단별 주제와 문단의 수
설명문 쓰기 능력 인원 평균 주제(문) 수 평균 문단 수
114 2.32 1.07
122 1.34 .59
29 0.00 .03
합계 265 1.61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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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은 본질적으로 매우 유목적적이며 전략적인 언어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설명문이 본 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쓰기 과제에 대한 인식이 필수적이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쓰기 대상, 독자, 쓰기 목적’을 명시하여 과제를 제시하였다. 검사지에 제시된 쓰기 과제는 “내가 잘 아는 (물건, 음식, 동물, 운동 경기)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르세요./ 이것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하는 글을 쓰세요./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씁니다/’으로 쓰기 대상, 독자, 쓰기 목적별로 줄을 나누어 총 세 줄로 인쇄되었다. 그리고 글을 쓴 후 “내가 쓴 글을 누가 읽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썼는지 □안에 적어보세요.”라는 안내와 함께 빈 칸을 주어 설정한 독자를 기록하도록 하였다(사례 “바, 자’ 참고).

연구에 참여한 265명의 학생 중 총160명(60%)는 독자를 기록하였다. 학생들이 설정한 독 자는 ‘부모님’과 ‘친구’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부모님, 언니·오빠, 동생을 가족 범주로 묶는다 면, ‘가족(총108회)’이 가장 일반적인 독자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기록한 독자가 과제를 분석하여 의도적으로 설정된 독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과제는 ‘설명 대상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독자로 설정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부모님, 언니·오빠, 선생님’은 필자보다 지식수준이 더 높다. 또한 학생들의 글에는 가 읽을 것 같아요.”, 가 읽어주면 좋겠어요.”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자신의 글을 읽을 가능성이 높은이나 읽어주기를 소망하는 이를 독자로 기록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전체 학생 중 40%는 독자를 기록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과제에 기반한 독자 인식’은 미진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10)

표 IV-9.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설명문에 제시된 독자 유형
선생님 부모님 언니·오빠 동생 친구 가상 인물 없음 기타
빈도 7 68 17 23 68 16 105 2

(한 편의 글에 두 명 이상의 독자를 기록한 경우는 중복 응답 처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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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독자와 과제에 대한 인식은 쓰기 수행 검사지에 남긴 각종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과제에 대한 구두 설명을 들으며 검사지에 제시된 쓰기 과제를 읽었는데 이때 전체 학생 중 49%(130명)가 과제 부분에 표시를 남겼다. 이중 약 98%(127명)는 ‘설명 대상(물건, 음식, 동물, 운동 경기)’에 표기를 하였다. 네 가지 대상 중 자신이 선택한 대상에 선, 원, 기호를 표시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한 가지를 고르세요:라는 제한 사항에 밑줄을 친 경우(2명)와, 쓰기 과제 세 줄에 고루 밑줄을 친 경우(7명)가 있었다 (사례 ‘아’ 참고). 학생들이 검사지에 남긴 기록이 과제에 대한 주의 여부를 확인하는 확실한 방법은 아니나, 이런 자료를 통해 학생들이 설명 대상에 대한 안내에 비해 독자나 쓰기 목적 측면에 주의를 덜 기울이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쓰기 과제 분석은 효과적인 쓰기 전략 습득을 위한 필수 단계로 향후 발달의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 설명문의 조직과 전개 방식

설명문은 설명 대상(topic))에 따라 일정한 구조를 갖추어 구성된다. 앞서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설명글에 제시된 대상, 주제(문)과 문단의 수를 살펴보았다. 학생글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된 경우(예: 사례 ‘가, 나, 라, 마, 바, 아, 자, 카’)도 있지만, ‘다’처럼 주제가 바뀌는 경우도 많았다. 설명문의 조직은 글의 주제가 연쇄적이거나 유동적인지(가변 주제), 단일하게 고정되었는지(고정 주제), 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하위 주제를 통해 정교화 되는지(주제 정교화)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Hayes, 2011; Donovan, 2001).

표 Ⅳ-10. 설명문 쓰기 능력 집단별 글의 조직 유형
설명문 쓰기 능력 가변 주제 고정 주제 주제 정교화 없음 합계
10 86 13 5 114명
8.8 75.4 11.4 4.4 100.0%
15 25 0 82 122명
12.3 20.5 0.0 67.2 100.0%
0 0 0 29 29명
0.0 0.0 0.0 100 100.0%
합계 25 111 13 116 265명
9.4 41.9 4.9 43.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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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IV-11.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설명문에 나타난 글의 전개 방식
비교/대조 분류 분석 예시 과정 인과 묘사 정의/부연 없음 기타
빈도 11 14 12 4 8 4 22 38 154 4

(한 편의 글에 두 개 이상의 전개 방식이 나타난 경우는 중복 응답 처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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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설명문은 일정한 조직 유형이 없는 경우가 약 44%였고, 고정 주제인 경우가 42%였다. 한 글자도 쓰지 못한 학생의 비율(7.5%)을 고려할 때, 사실상 ‘고정 주제’가 가장 보편적인 조직 유형임을 알 수 있다. 이는 Hayes(2011)에서 밝힌 1학년 학생글의 특성과 일치한다. 설명문 쓰기 능력 집단별로는 상 집단에서 고정 주제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상위 수준인 ‘주제 정교화’ 구조의 글은 전체의 5% 수준이었다.

설명문의 또 다른 특징은 독자가 설명 대상에 대한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도록 다양한 전개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능숙한 필자는 설명의 대상이나 주제의 특성을 파악 하여 자신의 글에 적합한 전개 방식을 선택한다. 글의 전개 방식은 주제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핵심 개념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대상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달하여 설명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설명문은 짧고 초보적인 수준이었지만 다양한 전개 방식이 사용되었다. 연구에 참여한 265명 중 총111명(42%)의 글에서 일정한 전개 방식이 나 타났는데 ‘정의/부연’과 ‘묘사’가 많았다. ‘정의/부연’은 설명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이 자신이 선택한 대상을 독자에게 설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 설명문의 외형적 요인

설명문의 질을 판단함에 있어서 내적 측면과 외적 측면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글의 외형적 요인은 쓰기 매체, 삽화, 여백, 지면 배치 등 다양하다. 이 연구에서는 밑줄이 인쇄된 흰색 A4 용지를 제공했기 때문에 쓰기 매체 측면에서 제한이 있었다. 필기도구는 제한하지 않았지만 수정이 용이하고 학생들에게 가장 일반적인 검은색 연필이 주로 사용되었다.

취학 첫 학기는 문자를 학습하고 쓰기 규범을 익혀서 본격적인 쓰기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이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부분 문자로 쓰기 활동을 수행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그림 Ⅳ-2]처럼 문자에 그림, 숫자, 각종 기호(별표, 화살표, √, ♡), 선을 병기하여 의미를 구성 하는 복합양식 텍스트(multimodal texts)를 생성하였다. 이 시기 학생들의 복합양식은 1) 그림과 낙서에서 본격적인 문자(글) 쓰기로 이양되는 과도기적 양상과 2)설명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의도적 표현이 있다. 그러나 개별 텍스트가 이중 어디에 속하는지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그림만 그리거나 그림을 먼저 제시한 후 글을 작성한 사례가 전무한 것을 통해 이 시기 학생들이 글(문자) 중심의 쓰기 인식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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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Ⅳ-2.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설명글 쓰기 사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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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양식은 초기 쓰기 단계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성이다(옥현진, 서수현, 2011; 유승아, 2014; 권이은, 윤철민, 2014). 이 연구에서는 총20편이 ‘글(문자)’와 ‘그림’의 복합양식 텍스트였다. 글과 그림의 관계를 ‘대칭, 상호 보완, 대조, 관계없음’으로 분류해 볼 때, ‘대칭’(19편)이 대부분이었고 1편은 ‘관계없음’에 해당되었다. ‘대칭’은 그림이 글의 정보를 보완하거나 상세화 하는 독립적인 기능을 담당하기보다는 글의 의미를 단순 반복하는 병렬적 배치 상태이다. 취학 첫 학기 학생의 글에 제시된 그림은 해당 대상에 대한 필자의 관심사와 이해 수준을 확인하는 좋은 도구가 된다. 그러나 글과 그림의 관계가 대칭적인데다가 그림에 오류가 있거나 부정확한 부분이 많아 정보 전달의 기능에는 제한이 있었다.11)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은 대부분 ‘첫 줄(지면의 상단)의 왼쪽부터’ 글을 작성하여 지면 사용과 관련된 쓰기 규범을 잘 숙지하고 있었다. 제목을 첫 줄의 중앙에 적은 경우도 제목과 관련된 쓰기 규범을 숙지한 결과이다. 그러나 약 5%의 학생들은 보다 창의적으로 지면을 사용하였다. 예를 들어 사례 ‘자’는 지면 전체를 필자의 설명 대상인 ‘미스테리 박스’로 형상화한 경우이다. 글과 그림의 관계가 긴밀하고, 글과 그림의 배치도 파격적이며 창의적이다. 지면 활용과 복합양식적 요소가 미스테리 박스의 성격을 드러내는데 기여하고 있다. 사례 ‘차’는 지면을 분할하여 사용한 경우이다. 좌단에는 운동 경기의 명칭을 나열하고, 우단은 사례 중 하나인 ‘축구’에 대해 상술하고 있다. 명사를 나열하고 있는 ‘사례부’와 달리 오른쪽의 ‘설명부’는 온전한 문장으로 작성된 것도 특징적이다. 학생들은 이처럼 상이한 성격의 내용을 제시할 경우 지면을 분할하거나, 선이나 기호를 사용하여 경계를 구분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사례들은 초보적인 쓰기 수준이지만 학생 필자들이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구성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설계(design) 활동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V. 결론

쓰기 능력은 지적 활동과 학습의 기본 도구로서 평생 동안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취학 첫 해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1학년은 학교 쓰기 교육의 출발점이자 학생들의 쓰기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는 결정적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의 학생들은 그동안 성장 해온 가정과 보육 기관에서의 문식 경험에 따라 쓰기 능력의 차이가 매우 크다. 이러한 격차로 인해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학교 교육에 새로 진입하는 학생들의 쓰기 준비도를 파악하고 성취기준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교육 현장에서는 개별 학생의 문식성 수준을 고려하여 학급 단위로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매우 크다.

이 연구는 265명의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3년 동안의 쓰기 발달 양상을 추 적하는 종단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되었다. 이 연구에서 학생들은 글쓰기를 통해 특정 대상을 분석하고 그 특징을 독자에게 설명하는 사고 활동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쓰기 과제는 취학 첫 학기(1학년 1학기 중반, 6월) 학생이 수행하기에 도전적인 수준이었으나, 학생들은 일정한 문 식성과 필자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이 연구에서 밝혀낸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쓰기 능력과 문식성 발달에 대한 모든 정보는 학교 쓰기 교육의 기획과 점검에 있어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끝으로 연구 결과와 관련하여 몇 가지 교육적 시사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취학 첫 학기 학생들의 쓰기 발달 실태를 기반으로 하여 교육 내용에 대한 점검과 부진 학생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기 이름을 쓸 수 있었고, 97% 이상이 받아쓰기 점수를 획득(평균 6.5/10점)하였으며, 83% 이상이 1문장 이상의 문장을 생성(평균 3문장)하였다. 또한 대부분 기초 독해 상태(NRI 점수 평균 41.6/100점)이고, 읽기나 쓰 기 태도는 매우 양호했다. 이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이 시기는 학생들은 문자 학습이 상당히 진행되어 받아쓰기와 초기 읽기가 가능하고 표기의 정확성도 높아지고 있으나, 주제에 따라 글의 내용을 생성·조직·표현하는 쓰기 능력은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쓰기 교육은 본격적인 글쓰기의 비중을 높여 나가되, 학생이 생성한 글에서 표기의 정확성을 보완 하도록 지도할 수 있다. 또한 취학 첫 학기부터 쓰기를 비롯한 기초 문식성 습득이 지연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과 남녀 학생들의 문식성 격차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둘째, 초기 문식성 발달 요인들 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읽기 능력과 태도, 쓰기 능력과 태도, 받아쓰기 등 초기 문식성의 여러 요인에 대해 통계적 수치를 분석하였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의 읽기 능력과 쓰기 능력은 상호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으며, 받아쓰기 점수는 쓰기 능력을 대변하는 중요한 지표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 연구 에서는 ‘받아쓰기, 읽기 능력, 읽기 태도, 쓰기 태도’ 요인은 상호 간 상관이 낮았으며, 설명문 쓰기 능력과도 양적·질적 측면에서 모두 상관이 낮았다. 회귀 분석에서는 읽기 능력과 태도, 쓰기 태도 요인이 설명문 쓰기 능력에 대해 약 23%의 설명력을 보였다. 이는 초기 문식성 단계의 학생의 경우 받아쓰기, 읽기 능력과 태도, 쓰기 태도 점수로 학생들의 설명문 쓰기 능력을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문자의 정확한 표기에 집중하는 받아쓰기는 쓰기 능력보다는 읽기 능력과 상관이 높은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받아쓰기’와 초기 독서의 기본 단계인 ‘글깨치기’의 밀접한 관계를 알 수 있었다. 이 연구의 결과는 세부 과제와 학생의 발달 수준에 따라 초기 문식성 요인들 간의 관계가 상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학생들이 쓰기 과제(쓰기 목적)을 이해하고, 이미 가지고 있는 내용 지식을 글의 형태로 전환하여 표현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후속 연구와 지도가 필요하다. 취학 첫 학기의 학생들은 문자에 대한 표기 능력과 대상에 대한 지식의 양에 비해 실제로 생성하는 글의 양이 적었다. 또한 생성한 글도 구조를 갖추지 못한 단순 정보의 나열 상태였다. 이러한 필자들은 쓰기에 앞서 쓰기 과제(쓰기 목적)를 스스로 설명해 보고, 구어 작문(쓰기에 앞서 말로 내용을 구성해보기) 활동을 수행하는 등의 매개적 사전 활동과 지도가 필요하다. 글은 기본적으로 ‘글자로 쓴 말’이라고 할 수 있다(김주환, 2015). 취학 첫 학생들이 이미 갖추고 있는 구어 능력과 내용 지식의 수준만큼 쓰기 유창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한 이유이다. 앞으로 학생들의 쓰기 능력과 특성을 보다 정교하게 이해하고 실질적인 지도 방법을 제안 하는 연구가 활성화 되어 취학 초기 학생들의 쓰기 발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Notes

1) 이 논문은 2015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5S1A5 A2A01012377)

2) 학령기 연구 중 이성영(2000), 박태호 외(2005), 이삼형, 주영미(2005)는 학생의 쓰기 능력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가치가 높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제목에 ‘쓰기 (능력) 발달’을 명시하고 있으나 학생의 발달 과정을 추적한 ‘발달 연구’라기 보다 ‘학년별 비교 연구(횡단 연구)’라 할 수 있다.

3) 이 논문은 서울과 전주에 위치한 초등학교 두 곳의 학생 총265명을 대상으로 3년간(취학 첫 학기부터 총6학기)의 쓰기 발달을 추적하는 종단 연구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이 논문은 종단 연구의 시작점인 1학년 1학기 자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연구의 기본 취지와 설계, 자료 수집과 분석, 논의의 전 과정이 초등 저학년 학생들의 쓰기 발달을 종단적인 관점에서 탐구하는 데 있음을 밝힌다.

4) 쓰기 발달 단계상 동일 단계는 동일한 기호로 표시하였다. 그러나 동일한 기호라 하여도 연구 간의 연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음영은 발달 상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는 분기점을 의미한다.

5) 초등 1, 2학년의 격차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있다. 2학년을 쓰기 발달의 분기점으로 볼 수도 있으 나, 1학년 때의 발달이 누적되어 2학년 때 발현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명확한 해석을 위해서는 조사 시점에 대한 확인과 해당 기간에 여러 차례 자료를 수집하는 단기종단연구가 필요하다.

6) 선행 연구를 살펴본 결과, 학생들의 쓰기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조사 지역과 쓰기 환경의 다양성 이 필요하여 서울(대도시)과 중소도시, 공립과 사립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7) 과제는 ‘내가 잘 알고 있는 주제(학교에서 배운 내용, 취미, 관심사)에 대해 설명하는 글쓰기’(Donovan, 2001)과 ‘자신이 잘 아는 대상에 대해 친구에게 설명하는 글쓰기’(가은아, 2010)를 참고하여 개발하였다. 과제의 적합성(내용 타당성, 난도 적합성)과 채점 기준을 현직 국어교육과 교수 1인, 초등교육과 교수 1인, 유사 연구를 수행했던 정부 출연 연구소 연구원 1인, 초등 교사 5인이 검토하였다.

8) 이 표는 요인 분석 결과를 반영하여 구성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주성분 분석으로 요인을 추출하고 베리 맥스로 회전된 성분 행렬을 확인한 결과, 1) 초기 문식성 요인: 받아쓰기, 읽기 능력, 읽기 태도, 쓰기 태도, 2) 설명문 쓰기 양적 요인: 글자 수, 어절 수, 의미 단위 수, 문장 수, 3) 설명문 쓰기 질적 요인: 내용 점수, 조직 점수, 표현 점수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표의 음영은 상관이 .6 이상인 경우이다.

9) 공차 한계 최대 .710, VIF 1.408로 독립 변수 간 다중공선성은 없었다.

10) 사례 ‘바’는 과제 분석과 독자 인식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글은 취학 첫 학기 학생의 글로서 평균 수준이다. 그러나 설명 대상(김치), 독자(다른 나라 사람들), 글의 목적(독자의 이해와 기억)을 고려할 때, 필자가 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따라 대상과 독자를 설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11) 일례로 사례 ‘가’의 거미는 한 쌍의 더듬이, 머리가슴과 배, 4쌍의 다리, 2쌍의 겹눈을 명시해 필자의 지식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그림에는 거미의 다리가 잘못 표기되었다. 사례 ‘아’도 펭귄의 체형, 퇴화된 날개, 부리, 다리, 물고기를 먹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는 날개와 손이 병기되고 리본 단 모습으로 재구성된 펭귄으로 펭귄을 모르는 이가 이 그림을 통해 펭귄을 알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처럼 학생들의 설명문(글, 그림)에는 모두 부정확하거나 오류가 있는 정보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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