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그동안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은 수차례의 개정을 반복해 왔다. 특히 수시 개정 체제로의 전환이 발표된 이래로 2007 개정과 2009 개정, 그리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길지 않은 기간 안에 연달아 발표되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새롭게 고시됨과 동시에 2017년을 시작으로 새 교육과정의 적용을 예정에 두고 있지만, 현재 교육 현장은 아직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 초기 단계에 있다. 그 중에서도 각론은 총론보다 적용이 늦을 수밖에 없어, 고등학교 영어과의 경우 지난 2013년에서야 전면적 도입이 완료되었다. 교육부는 새롭게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마다 현재의 교육 현장을 염두에 두고 더욱 개선된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교육 현장은 개별 학교 및 지역사회의 환경적 요인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교육과정이 실제로 여러 교육현장에서 적용되는 모습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특히 교육과정의 운영은 그 주요 실행 주체인 교사의 관심과 태도가 어떤지에 따라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 교육과정의 실행에서 교사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은 이미 많은 연구와 보고에 의해 밝혀진 바이다(김대현, 2011; 교육부, 2000; Hansen & Feldhusen, 1994; Marsh & Willis, 1999; Sergiovanni & Starraft, 1983). 즉, 교육과정의 효과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교사의 관심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를 실행한다면 교육과정의 본래 목적을 왜곡시키거나 표면적인 목적만을 달성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 시 그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과 태도를 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2009 개정 교육과정 적용 초기 단계의 교사 관심 실태 분석을 통하여 새롭게 적용된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는 복수의 학교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표집 한 자료를 토대로 교육과정에 관한 교사의 관심수준을 평가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결과에 기초하여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질적 개선과 차후 적용될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안정적인 정착을 모색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본 연구의 대상을 2009 개정 ‘영어과’ 고등학교 교육과정으로 특정한 이유는 영어과가 다른 교과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찍 도입되어 2013년에 전면적 도입을 마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론의 다른 과목들에 비해 분석에 의의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교과부가 발표한 대입 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관련 변화(교육과학기술부, 2013)가 영어과 교육과정 적용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과 한국사회에서 ‘영어’라는 과목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 등을 고려하였을 때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상기한 바와 같이 본 연구는 교사를 2009 개정 영어과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실행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관심에 기초한 교육과정 실행모형(The Concerns-Based Adoption Model: CBAM)을 기반으로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고등학교 교사의 관심수준이 어떠한가를 알아보는 것에 목적을 둔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설정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관한 고등학교 교사의 전반적 관심수준은 어떠한가?
둘째, 교사의 배경 변인(성별, 연령, 교직 경력, 직책, 담당 학년, 2009 개정 교육과정 관련 연수 참여 횟수)에 따라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고등학교 교사의 관심수준에 차이가 존재하는가?
II. 이론적 배경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초·중등교육법 제 23조 제 2항에 의거하여 고시한 것으로서, 초·중등학교의 교육 목적과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며, 초·중등학교에서 편성, 운영하여야 할 학교 교육과정의 공통적, 일반적인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교육과학기술부, 2013).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성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 수준의 공통성과 지역, 학교, 개인 수준의 다양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교육과정. 둘째, 학습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신장하기 위한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셋째, 교육청과 학교, 교원·학생·학부모가 함께 실 현해 가는 교육과정. 넷째, 학교 교육 체제를 교육과정 중심으로 개선하기 위한 교육과정. 다 섯째, 교육의 과정과 결과의 질적 수준을 유지, 관리하기 위한 교육과정이다. 이러한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변화로는 ‘학년군 및 교과군의 도입, 교과 집중 이수제의 실시, 선택 교육 과정 확대, 창의적 체험활동 신설, 단위 학교 교육과정의 편성·운영 자율성 확대 등’이 있다.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은 이와 같은 ‘2009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지향을 반영하고 있다(이미경 외, 2013).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이 기존 영어과 교육과정의 개선 요구사항과 2009 개정 교육과정 총론을 반영한다는 방침에 따라 개정 기본 방향을 설정 하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연구 보고서에서 임찬빈 외(2011)는 고등학교 영어과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을 학생 중심 교육과정 구현을 위한 고교의 선택교육과정 운영, 교육과정의 내용 적정화 및 연계성 강화, 영어 사용 능력 향상을 위한 실용 영어 교육 강화 등으로 밝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교육에서 혁신은 교사가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하는지, 그리고 학생을 위해 어느 정도 헌신하는 지에 좌우된다(Fullan, 2007). 따라서 교육과정의 개정 시 교사의 관심과 태도를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관심에 기초한 교육과정 실행모형(The Concerns-Based Adoption Model: CBAM)은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교사의 관심과 태도 등을 연구함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Hord, Rutherford, Austin, & Hall(1989)에 의해 연구·개발된 CBAM은 관심수준(Stage of Concerns : SoC), 실행수준(Levels of Use: LoU), 실행형 태(Innovation of Configuration: IoC) 세 가지가 있으며, 이는 학교변화에 관한 연구를 통해 오랜 기간 동안 검증되고 적용되어 왔다(Davis & Roblyer, 2005; Hall, Hord, & Hirsh, 2011; Ward, West & Isaak, 2002).
개인의 감정과 인식을 ‘관심(Concern)’이라고 처음 명명한 사람은 Fuller(1969)이다. 관심은 혁신이나 변화과정에 대한 감정과 인식에 도움이 될 수도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변화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이 있을 때는 노력을 하게 되지만 위협이나 상실감을 느끼게 되면 변화 과정에 참가하기를 망설이고 물러서게 된다. 이러한 감정과 인식을 ‘관심’이라 한다. Hall(1976)은 Fuller의 개념을 확장하여 교사들의 경험하는 관심의 단계를 보완하여 동료들과 함께 최초로 CBAM(관심기반 실행모형)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CBAM은 개인 실행자인 교사중심이기 때문에 교사의 요구들을 밝혀낼 수 있고 변화 지원자로 하여금 적절한 과정을 통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며, 이러한 접근 방법은 혁신과 관련된 개인의 좌절감을 최소화하고 학교 개선 계획을 성공적으로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된다(김찬민, 서순식, 2003, p. 5).
그 중에서도 변화과정이 전개될 때 감정과 인식이 어떻게 발달되는지에 대한 연구 과정을 ‘관심수준(SoC)’라고 한다(Hall & Hord, 2011). 관심수준은 혁신을 실행하는 경험이 점차 쌓 이면서 개인의 관심이 발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이러한 관심의 발달은 연속적으로 이루 어지기보다는 단계적인 발달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Hall, 1976). Hall 외(1987)는 교사를 혁 신을 실행하는 사람, 실행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보고 그들이 혁신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관심을 7 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이러한 7 단계의 관심수준은 지각(0), 정보(1), 개인(2), 운영(3), 결과(4), 협동(5), 대안(6)적 관심으로 구분되는데 단계적인 구분이 확연히 드러나긴 하지만 단계 간에 서로 배타적인 것은 아니다. 교사가 일곱 단계의 관심 중 어느 관심 단계에 있느냐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떤 관심에 좀 더 높은 강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7 단계로 구분된 관심수준은 아래의 <표 1>과 같다. 표에서 알 수 있듯, 각 관심단계가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각적 관심(0)’은 혁신적 변화에 대한 관심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즉, 변화에 대하여 어떤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지각적 관심의 상태이다. 둘째, 1, 2단계는 교사 ‘자신’과 관련된 관심을 나타낸다. ‘정보적 관심(1)’에 속하는 교사들은 혁신에 대하여 보다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는가는 개인의 관심도에 따라 다르다. ‘개인적 관심(2)’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변화의 실행이 자신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다. 셋째, ‘운영적 관심(3)’은 과제와 관련된 것으로서 이 단계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은 새로운 교육과정이 요구하는 지침들을 그대로 따르기 위해 어떻게 하면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혁신적 변화의 실행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다. 넷째, 4, 5, 6단계는 결과와 관련된 관심으로서 변화가 학생에게 주는 효과가 무엇인지를 밝히며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에 대해 교사가 높은 관심을 보일 때 나타난다. ‘결과적 관심(4)’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은 변화의 실행이 학생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협력적 관심(5)’을 가진 교사들은 학생들의 성취 결과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동료 교사들과 협력하여 혁신적 교육과정을 실행하고자 한다. ‘대안적 관심(6)’을 가진 교사들은 교육 과정의 질을 나름대로 평가한 후 현재의 교육과정을 어떻게 수정 혹은 보완할 수 있을지 아니면 대체할 만한 보다 질 높은 프로그램은 없는지 등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보인다.
본 연구의 진행에 앞서 2009 개정 교육과정과 CBAM에 관한 선행연구를 분석하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관한 이전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에 관한 연구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학교 학년군 제도의 적용에 대해 분석한 홍원표 외(2013)의 연구,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중학교 집중이수 실행 방안에 관하여 분석한 홍후조(2011)의 연구 등이 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교원들의 인식과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실태를 분석한 백경선 외(2011)의 연구가 존재한다. 이 연구를 통하여 그들은 교사들이 대체적으로 새로운 교육과정과 이전의 교육과정의 차이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그 취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실행에 있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백경선 외, 2011, pp. 142-143).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각론에 대한 연구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특정 교과 및 비교과의 교육내용 및 자료를 분석한 연구(강경심, 2011; 김억조, 2012; 김억조, 2013; 이성호, 2012; 조명헌, 김부미, 2013)와 특정 교과 및 비교과의 교육과정(김중신, 2011; 백광호, 2012)에 대한 연구 등 2009 개정 교육과정이 특정 교과 및 비교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특정 교과목 교사의 인식 및 관심도를 조사한 연구로는 2009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대한 중학교 교사의 인식을 분석한 박지훈 (2013)의 연구, 창의적 체험활동에 관한 중학교 교사들의 관심도를 분석한 박한숙(2013)의 연구 등이 있다.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과 관련된 선행연구 역시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따른 교육내용 및 자료 등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고희경, 2015; 김세희란, 2013; 김현지, 2013; 김혜진, 2014; 안경희, 2015; 장진철, 2015). 그 외에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개발을 연구한 최윤하(2011)의 연구와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이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김남희(2013)의 연구, 2007 개정 교육과정과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비교 한 김세미(2012)의 연구 등이 있다.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의 관심을 분석한 연구로는 면담법을 사용하여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영어과 선택과목에 대한 교사의 인식을 밝힌 문효선(2015)의 연구가 있다.
선행연구를 분석 한 결과, 2009 개정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된 것을 확 인하였다. 그러나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대부분 교육내용 혹은 교육도구 등에 관한 연구가 대부분이었고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의 관심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관한 영어과 교사의 관심을 연구한 문효선(2015)의 연구가 있으나, 이는 고등학교 영어과 교사 12명을 대상으로 면담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전반적인 교사들의 관심수준과 교사의 배경변인이 관심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여겨진다.
한편 CBAM은 국내외에서 학교변화에 관한 연구를 통해 오랜 기간 동안 검증되고 적용되어 왔다(유수정, 강문숙, 김석우, 2013; 이선미, 2008; 이지은, 신재한, 2012; 신현대, 2014; 장재혁 외, 2015; 최민지, 박미정, 채정현, 2011; Davis & Roblyer, 2005; Hall, Hord, & Hirsh, 2011; Ward, West & Isaak, 2002). 그 중 여러 연구들이 교사의 배경 변인에 따라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수준에 차이가 있음 밝혔다. 대표적으로 보고된 배경 변인으로는 성별(이지은, 신재한, 2012; 최민지 외, 2011), 연령(유수정 외, 2013; 이선미, 2008; 신현대, 2014), 교직 경력 (이선미, 2008; 서원정, 2009; 장재혁 외, 2015; 이지은 외, 2012;, 최민지 외, 2011), 직책(조수현, 박창언, 2013; 이지은 외, 2012; 최민지 외, 2011; 채희인, 노석구, 2015), 연수 참여 횟수(서원정, 2009; 장재혁 외, 2015; 조수현 외, 2013; 이지은 외, 2012; 이미순, 2014; 채희인 외, 2015) 등이 있다. 이처럼 다수 연구들이 교사의 특정 배경 변인이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수준에 유의한 차이를 만들어냄을 보고함에 따라, 본 연구 역시 선행연구에 기초하여 교사의 전반적 관심수준뿐만 아니라 교사의 배경 변인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탐구도 함께 진행하고자 한다.
III. 연구 방법
2009 개정 고등학교 영어과 교육과정에 관한 고등학교 교사의 관심수준을 조사하기 위하여 부산 소재 13개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영어과 교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무응답 및 불성실한 응답 등을 제외한 총 102부를 최종적으로 분석에 사용하였다.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은 <표 2>와 같다.
본 연구는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관한 고등학교 교사의 관심수준을 알아보기 위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지는 Hall & Hord(2011)가 개발한 관심 수준 척도 설문지 (The States of Concern)를 수정·보완하여 사용하였다. 본 연구도구는 교육학 전공 교수 1인과 교육학 전공 박사 1인, 현장 고등학교 교사 2인의 검증을 통해 반복적으로 수정작업을 진행한 후 완성하였다. 관심 수준 척도(SoC)의 관심 수준은 0단계부터 6단계까지 총 7단계가 있으며 설문지는 각 관심 단계별로 5 문항씩 총 35문항으로 구성하였다. 각 문항은 기존 SoC 설문지와 동일하게 8단계 Likert 척도로 나타내도록 하였다. 응답한 설문문항에 대해서 요인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조사에서 사용한 설문지의 척도는 신뢰도검증을 통해 신뢰도 계수 (Cronbach’s α)를 산출하였다. 설문지 전체문항의 신뢰도 계수는 .940이며, 단계별 신뢰도 계수는 .638~.920으로 나타났다. 이를 정리하여 나타낸 것이 아래의 <표 3>이다.
본 연구는 연구자료의 분석을 위하여 IBM SPSS Statistics 19.0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구체적인 분석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설문 결과 나타난 교사들의 관심수준을 관심 수준 단계 별로 분류된 5문항의 원점수로 합산한 후, 그 총점의 평균을 Hall & Hord(2011)의 환산 채점 표에 따라 상대적 강도로 환산하여 구하였다. 둘째, 상대적 강도로 환산된 관심수준의 기술통 계치를 구하였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관심도 프로파일을 작성하였다. 이를 통해 교사들의 전 반적인 관심도를 가시적으로 나타내었다. 셋째, 교사의 배경 변인에 따른 관심수준을 알아보기 위하여 다변량 분산분석(Multivariate Analysis of Variance : MANOVA)을 실시하였다. 관심도 설문지의 사용법에서 Hall 외(2006)는 각 관심단계가 구분되어 있으나 상호 간 배척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므로 종속변인 간 상호 관련성을 전제로 하는 다변량 분산분석을 실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각 실험조건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차이를 발생시키는지 알아보기 위해 필요에 따라 단변량 분산분석(One way-ANOVA)을 함께 실시하였다.
IV. 연구 결과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고등학교 교사의 전반적 관심수준을 분석하여 아래의 <표 4>를 도출하였다. <표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고등학교 교사의 관심의 상대적 강도는 0단계가 93.94%로 다른 단계의 상대적 강도들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1단계가 79.17%, 3단계가 77.03%, 2단계가 75.31%로 높게 나타났다. 상대적 강도가 가장 낮게 나타난 3가지 수준의 단계는 모두 영향 (Impact)과 관련된 단계였으며 6단계(63.32%), 5단계(59.52%), 4단계(41.88%)순으로, 그 중에 서도 4단계(결과적 관심)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교사의 전반적 관심수준을 프로파일로 나타낸 것이 다음의 [그림 1]이다.
관심 단계 (SoC) | 무관 | 자신 | 과제 | 영향 | |||
---|---|---|---|---|---|---|---|
0 | 1 | 2 | 3 | 4 | 5 | 6 | |
지각 | 정보 | 개인 | 업무 | 결과 | 협력 | 대안 | |
원점수 평균(M) | 17.79 | 22.21 | 21.73 | 20.94 | 21.77 | 21.12 | 20.01 |
상대적 강도(%) | 93.94 | 79.17 | 75.31 | 77.03 | 41.88 | 52.98 | 63.32 |
[그림 1]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무관(0단계), 자신(1, 2단계), 과제(3단계)와 관련된 단계가 높고 영향(4, 5, 6단계)과 관련된 단계가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성은 일견 전형적인 비실행자 관심수준 프로파일의 특성과 유사하게 보이나, 두 프로파일의 형태는 영향(4, 5, 6)단계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이는 오히려 부정적 비실행자의 관심수준 프로파일과 유 사했다. 전형적인 비실행자의 관심도 프로파일의 경우 5단계보다 6단계의 상대적 강도가 낮아 끝이 내려가는 형태(tailing-off)를 보이는 것을 큰 특징으로 하는 반면, 부정적 비실행자의 관심도 프로파일은 5단계보다 6단계의 상대적 강도가 더 높아 끝이 올라가는 형태 (tailing-up)를 보인다. 아래의 [그림 2]는 본 연구의 대상 교사의 관심도 프로파일과 전형적 비실행자 및 부정적 비실행자의 관심수준 프로파일을 비교·제시한 것이다.
교사의 배경 변인(성별, 연령, 직책, 교직 경력, 담당 학년, 연수 참여 횟수)에 따라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고등학교 교사의 관심수준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연령, 교직 경력, 연수 참여 횟수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존재했다. 직책의 경우, Roy의 최대근 값은 유의하지 않았으나 개체 간 효과 검증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본 장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난 결과만을 제시하였다.
다음의 <표 5>에서 알 수 있듯, 교사의 연령에 따른 관심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oy의 최대근 F=2.881, p=.009). 개체 간 효과검증 결과, 3단계(F=5.112, p=.003)에서 연령에 따른 관심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이에 따라 사후검증(Tukey HSD)을 실시한 결과는 아래의 <표 6>과 같다. 3단계에서 20대 교사와 40대 교사의 관심도 (M(평 균차)=14.414, SD=4.782, p=.017)와 20대 교사와 50 이상 교사의 관심도 (M=17.371, SD=4.591 p=001)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 20대 | 30대 | 40대 | 50 이상 |
---|---|---|---|---|
20대 | 10.537 | 14.414 | 17.371 | |
30대 | −10.537 | 3.877 | 6.834 | |
40대 | −14.414 | −3.877 | 2.956 | |
50 이상 | −17.371 | −6.834 | −2.956 |
교직 경력에 따른 교사들의 관심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oy의 최대근 F=2.087, p=.049). 개체 간 효과검증 결과, 교직 경력에 따른 관심도의 유의한 차이는 3단계(F=3.895, p=.011)와 5단계(F=2.919, p=.038)에서 나타났다. 그 결과는 아래 <표 7>과 같다.
<표 8>은 사후 검증 결과이다. 좌측은 3단계, 우측은 5단계에 대한 사후 검증 결과를 나타 낸다. 3단계에서는 4년 이하 경력과 20년 이상 경력의 교사 사이에 유의한 차이(M=12.190, SD=3.849, p=.011)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단계 관심수준에서는 4년 이하 경력과 10〜19년 경력의 교사 사이에 유의한 차이(M=18.542, SD=6.560, p=.029)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 개정 교육과정 관련 연수 참여 횟수에 따른 교사들의 관심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oy의 최대근 F=2.351, p=.029). 개체 간 효과검증 결과, 각 단계별로 연수 참여 횟수에 따른 관심도의 차이는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 결과는 아래 <표 9>와 같다.
V. 논의
본 연구 결과를 연구의 목적 및 선행연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관한 고등학교 교사의 전반적인 관심수준을 분석한 결과, 지각적 관심(0단계)이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자신(Self)’과 관련된 정보적 관심(1 단계)과 개인적 관심(2단계), 그리고 ‘과제(Task)’에 관한 운영적 관심(3단계)이 비슷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많은 교사들이 새로운 교육과정에 관심이 없거나 관심을 가지더라도 개인적 관심 및 운영적 관심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많은 교사들이 개정 교육과정의 실행을 추가적인 업무의 일환으로 여기고 그 운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13, pp. 224-227)의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일반 고등학교 교과 교육과정의 적용 방안’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상기 연구는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의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 측면에서 고등학교 교사들이 이해 및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선택과목 목표 및 특징 구현의 어려움, 교사의 다인원 학급 및 다수과목 지도로 인한 부담, 그리고 서술형 평가 및 수행평가 도입으로 인한 교사 업무 과다 및 평가 전문성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 하였다. 이처럼 교사들 이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을 어렵고 성가신 일로 여기게 된다면 결코 능동적인 주체로서 교육 과정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교육에서 혁신은 교사가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하는지, 그리고 학생을 위해 어느 정도 헌신하는 지에 좌우된다. 따라서 교사들 이 개정 교육과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허경철(2003, p. 368)이 언급한 바와 같이, 수시 개정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실제로 개정을 추진하는 주체들에 대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인적·물적 지원이 전제되어야 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또한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이 미칠 ‘영향(Impact)’에 대한 3가지 관심 단계(4, 5, 6단계)가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며, 그 중에서도 결과적 관심(4단계)이 가장 낮았다. 이는 적용 초기 단계에 있는 많은 교사들이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과 그 운영에는 비교적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그것의 결과나 영향까지는 미처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향은 Hall 외(1977)의 연구에서 밝혀진 전형적인 비실행자가 보이는 관심수준과 유사 하다. 전형적인 비실행자는 개혁에 관해 관심이 없거나 자신 및 운영과 관련된 관심을 높게 보이는 반면 개혁의 결과나 그로인한 영향에 대한 관심이 낮다. 즉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교사는 개혁이 학생 및 학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본인에게 미치는 영향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수동적이고 형식적으로 교육과정을 실행하며 그 결과 개정 교육과정이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실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George, Hall & Stegelbauer(2006)이 SoC 설문지에 대해 서술한 바에 따라 관심수준 프로파일의 5-6단계 간 상대적 위치를 살펴보면, 연구 대상 교사와 전형적 비실행자 프로 파일 사이에 중요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실행자 프로파일은 5단계(협력적 관심)가 6단계(대안적 관심)보다 높아 끝이 내려가는 형태(tailing-up)를 보인다. 반면 연구 대상 교사의 프로파일은 5단계가 6단계보다 낮아 끝이 내려가는 형태(tailing-down)를 보이는데 이는 부정적 비실행자 프로파일의 특징과 같다. 즉, 2009 개정 고등학교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 대상 교사들은 협력하여 개혁(새로운 교육과정)을 수행하는 것보다는 이를 개선하거 나 대체하는 것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교사들이 새로운 교육과정에 긍정적 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의 관심을 분석한 여러 선행 연구(김석우, 2014; 김중근, 김승재, 2013; 이인숙 외, 2012; 서원정, 2009)의 결과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이러한 경향성은 새로운 교육과정 도입 초반에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2009 개정 교육과정만의 문제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비실행자 패턴이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새로운 교육과정의 적용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어려움이 존재함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한편 협력적 관심에 비해 대안적 관심이 높게 나타난 다른 이유로 잦은 교육과정의 개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난 2007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된 이후 짧은 기간 내에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개정이 이루어진 점, 그럼에도 불구 하고 이미 2013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공표가 있었던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교사들이 2009 개정 교육과정이 곧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교체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교사의 배경 변인에 따라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관한 고등학교 교사의 관심수준에 차이가 존재하는가를 분석한 결과, 교사의 연령 및 교직 경력, 연수 참여 경험, 그리고 직책에 따른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교사 ‘연령’에 따른 관심도 차이의 개체 간 효과검증 결과, 3단계인 운영적 관심에서 유의한 차이가 존재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운영적 관심’은 과제(task)와 관련된 관심이다. 이 단계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은 어떻게 하면 새로운 교육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실행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다. 사후 검증 결과, 20대와 40대/50대 교사의 운영적 관심에 유의한 차이가 존재함을 발견하였다. 이들 간의 평균차를 분석한 결과는 20대 교사가 40대 교사보다 운영적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마찬가지로 50 이상 교사보다 20대 교사의 운영적 관심이 더 높았다. 즉, 나이가 적은 교사들이 나이가 많은 교사들에 비해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해 높은 운영적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연령이 낮은 교사가 비교적 높은 운영적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밝힌 이선미(2008, pp. 63-66)와 유수정 외(2013, pp. 44)의 연구 결과와 매우 유사하다.
상기한 교사의 ‘연령’에 따른 운영적 관심의 차이는 ‘교직 경력’을 독립변인으로 둔 분석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교직 경력에 따른 관심도 차이의 개체 간 효과를 분석한 결과, 운영적 관심(3단계)과 협력적 관심(5단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사후검 증을 실시한 결과, 4년 이하의 교직 경력을 가진 교사가 20년 이상의 교직 경력을 가진 교사 보다 운영적 관심이 높았다. 즉, 연령과 교직 경력이 낮은 교사일수록 높은 운영적 관심을 가지는 반면, 높은 연령과 교직 경력을 가진 교사일수록 낮은 운영적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장재혁 외(2015, pp. 117)의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 그들은 성취평가제에 대한 교사의 관심도를 분석한 연구를 통해 경력이 적은 교사가 경력이 많은 교사보다 높은 운영적 관심과 협력적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교사의 연령이 높아지고 교직 경력이 많아질수록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는 높은 연령과 교직 경력을 가진 교사들은 이미 교육과정의 운영에 익숙하므로 그 운영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으며 동시에 그들이 기존의 교육과정과 새로운 교육과정의 운영을 유사한 것으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즉, 교육과정 운영 자체에는 익숙한 고 연령·고 경력의 교사들은 새로운 교육과정의 운영 또한 기존의 운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여 새로운 교육과정의 운영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들이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와 목적, 그리고 변화 내용에 대해 도입 초반부터 정확히 이해하고 교육과정을 실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과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교사의 ‘연수 참여 횟수’에 따른 관심수준에도 유의한 차이가 존재했다. 개체 간 효과 검증 결과 단계별 유의한 차이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연수 경험에 따른 관심수준의 전반적인 분포를 살펴본 결과, 3회 이상 연수 경험 교사들의 관심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즉, 연수 참여 횟수가 높은 교사일수록 개정 교육과정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4회 이상 연수 경험 교사의 운영적 관심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대부분의 연수가 개정 교육 과정의 운영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것이 교육과정의 실질적인 운영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많은 교사들이 그와 관련된 정보를 원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수 과정에서 교사들의 관심을 더 발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이처럼 교사의 연수 참여 경험에 따라 관심수준에 차이가 나타난다는 결과는 조수현 외(2013, pp. 752)와 채희인 외(2015, pp. 47-54)의 연구 결과와 같다. 한편 장재혁 외(2015, pp. 118)의 연구는 개체 간 효과 검증 결과 0, 1, 2, 6단계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음을 밝혔다. 그들은 0단계는 1회의 연수만으로도 차이가 나타나며, 2단계는 2회 이상, 3단계와 6단계는 3 회 이상의 연수 경험에 따라 차이가 존재함을 보고하였다.
‘직책’의 경우, Roy의 최대근 값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개체 간 효과 분석 결과, 4단계 결과적 관심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즉, 평교사보다 부장교사가 높은 결과적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상기한 연령과 교직 경력에 따른 차이와는 대조적인 결과이다. 결과적 관심이 높다는 것은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장 교사들은 관리자로서의 책임을 지고 있으며 학생들의 성적에 따른 학교의 평가도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더 높은 결과적 관심을 보인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부장 교사는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해 일반 교사들 보다 정보를 미리 제공받고 이를 토대로 일반 교사들을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라는 점도 그 원인으로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교사 직책에 따른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도 차이를 보고한 조수현 외(2013, pp. 750), 이지은 외(2012, pp. 142-148), 채희인 외(2015, pp.47-54)의 연구 결과와 같다. 특히, 채희인 외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밝힘과 동시에 이에 대한 심층 면담 결과, “부장 교사의 업무적 특성상 학교 교육과정의 실행을 위하여 먼저 교육과정에 대해 알고 작성하며, 일반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실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나가기 때문에 관심과 실행 형태에 차이가 생긴다.”라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일반교사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높일 수 있도록 단위학교 차원의 교육과정 운영·편성권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일반 교사들이 교육과정에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VI. 결론
이상의 연구 결과에 따른 본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고등학교 교사들의 관심수준을 더욱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단순히 개인적·운영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교사들의 관심을 결과적·협력적 관심으로 원활하게 옮겨갈 수 있도록 유도하여 교사들의 비실행자적 특성에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난 연령층, 교직 경력, 직책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 등을 통해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해 지각적 관심에서부터 점차 다른 단계의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교사들을 지원하는 가장 적절한 방안이 무엇인지 탐 색하는 것이다. CBAM은 관심수준을 7단계로 구분하면서도 각 차원을 독립적으로 나누지는 않는다. 따라서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각 고등학교 교사들의 관심수준은 동시성과 복합성을 가지고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을 높이는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각 교사 마다 다르며 이를 위한 지원 역시 상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교사들의 특성에 맞춘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교사들의 특성에 따른 관심수준의 차이를 살피고 그에 따른 지원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의 관심수준이 교사의 연령, 교직 경력, 연수 경험, 직책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처럼 교사들을 특성에 따라 여러 집단으로 나누고 각 집단별로 제공되는 자료나 지원 프로그램을 달리 마련하는 방법을 통해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을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둘째, 주기적으로 포럼 및 교사 모임 등을 마련하여 2009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 대해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연구 결과 교사들이 보인 높은 대안적 관심은 부정적 비실행자의 모습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바꾸어 생각하면 이러한 관심은 교육과정을 긍정적 방향으로 발전시키는데 이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사들이 자신의 의견을 활발히 낼 수 있도록 유연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이러한 활동을 교사들이 오히려 부담으로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교사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등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셋째, 교사들이 개정 교육과정에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09 개정 영어과 교육 과정에 관하여 고등학교 교사들은 부정적 비실행자의 관심수준을 보였다. 이는 계속되는 교육과정의 개정에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교과부는 제7차 교육과정에서 2007 개정 교육과정으로 넘어가면서 수시 개정 체제로 전환할 것을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추가적인 국가차원의 교육과정 개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따라서 신중한 교육과정의 개정과 더불어 개정 교육과정의 실행에 앞서 교사들이 그것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신뢰를 제고한다면 그들의 적극적·능동적인 실행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교육과정의 실천을 염두에 두고 교육과정 개정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개정된 교육과정은 결국 교사의 실천적 판단과 실행에 의해 교실 안에서 실현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교육 과정 개발을 위한 의사결정 단계에서 교사들의 참여율을 더욱 높이는 것이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많은 교사들이 교육과정의 개발에 직접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교사들로 하 여금 교육과정이 단지 상명하달식으로 주어진 과업이 아닌 그들이 직접 주체로서 참여한 개 발의 결과물로 여기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호호혜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 이라 생각된다.
한편 본 연구는 부산 지역 고등학교 영어과 교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으므로 본 연구의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제한점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