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평가연구

국어과 읽기 평가 맥락에서 과학 지문의 특성 연구 -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국어) 지문을 중심으로 -

주세형1,*, 남가영2,**
Se-Hyung Joo1,*, Ga-Yeong Nam2,**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서강대학교 부교수
2아주대학교 부교수
1Associate Professor, Sogang University
2Associate Professor, Ajou University
*제1저자, forkid@sogang.ac.kr
**교신저자, kynam@ajou.ac.kr

© Copyright 2015,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Sep 10, 2015 ; Revised: Oct 30, 2015 ; Accepted: Nov 06, 2015

Published Online: Nov 30, 2015

요약

본 논문은 국어과 읽기 평가 맥락에 나타나는 비문학 텍스트의 특성을 탐구하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특정 내용 분야의 텍스트의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교육 관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각점을 세우고, 1994년부터 2015년까지의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 언어영역(국어)의 총 36편이 과학 지문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먼저 과학자인 필자가 비전문가인 독자를 대상으로 쓴 과학 지문은 그 자체로 교육적 성격을 띤다는 점, 지식의 발생적 맥락에 주목한 역사발생적 원리에 의거하여 과학사가 과학교육의 핵심 내용이자 방법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과학사 지문의 내용 분석을 시도한 Wang(1998)의 논의를 토대로 과학 지문 분석을 위한 내용 요소(개념, 과정, 맥락)를 추출하였다. 그리고 이들 내용 요소들이 국어과 문단 짜임 및 연성화 장치와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교차 분석하여, 읽기 평가 맥락에 나타난 과학 지문의 유형을 크게 4가지로 귀납하고 각각의 특성을 기술하였다.

유형 ①은 개념, 과정, 맥락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발생적 맥락이 잘 복원되어 있고 이들 내용 범주가 국어과 문단 짜임에 잘 부합되는 유형으로서 국어과 읽기 평가를 위한 지문으로 손색이 없는 유형이다. 유형 ②는 과정 및 맥락 없이 개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형으로서, 개념 이해를 돕는 내용 요소도 없고 형식화된 개념의 속성상 상술과정이 정교하고 조밀한 까닭에 국어과 연성화 장치가 개입 할 여지도 적다. 그 결과 배경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독자가 의미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지문으로서 국어과 읽기 평가 맥락에서 적절성이 재고되어야 하는 유형이다. 유형 ③은 맥락 없이 개념과 과정이 포함된 유형으로서, 과학적 사고가 국어과적 내용 전개 방식과 부합하는 정도에 따라 읽기 평가 지문으로서 적절성 판단이 갈릴 수 있다. 유형 ④는 개념, 과정, 맥락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나 국어과 문단 짜임과 부합되지 않아 내용 파악이 쉽지 않은 유형으로서, 과학교육의 맥락에서는 유의미한 지문 일 수 있으나 국어 읽기 평가 맥락에서는 적절성 판단이 필요한 지문이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se scientific texts used in Korean reading assessment. For this purpose, total 36 scientific texts used in 1994~2015 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CSAT, Language Art) were analysed and then categorized with its characteristics.

Before analysing texts, theoretical tool was designed based on Wang(1998), which had analysed contents of scientific history texts in textbook. On the contents level, scientific concept, process, context, and on the expression level, mainly paragraph were selected as key items for analysing texts.

Using this theoretical tool, scientific texts used in CSAT has finally categorized into four types as follows. Type ① is the text which has included scientific concept, process, context, and these contents have fitted in with paragraph structure, so it would be appropriate texts in Korean reading assessment and scientific education also. Type ② is the text which has mainly included scientific concept without process and context, and these abstract concepts have expressed with very elaborate and detailed sentences. So it could not be read easily without content knowledges. For this reason, this type would be reconsidered as texts for reading assessment. Type ③ is the text which has included scientific concept and process. Depending on how much this process would be exposed on the text and how much this process would fitted in with writing strategies of developing content, appropriacy of this text would be differentiated. Type ④ is the text which has included scientific concept, process, context, however, these contents have not fitted in with paragraph structure. So it might be appropriate texts in science education, however, in Korean reading assessment it would not.

Keywords: 국어 읽기 평가; 비문학 텍스트; 과학 지문; 과학교육
Keywords: Korean Reading Assessment; Nonliterary Texts; Scientific Texts; Science Education

Ⅰ. 서론

1. 문제 의식

다음은 2014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A형 28-30번 문항의 지문이다.

위 지문은 CD드라이브 구조 및 정보 판독 방식에 대한 설명 텍스트이다. 본 논문의 문제의식은 위 지문이 잘 읽히지 않는다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학습자, 혹은 독자에게도 위 지문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위 지문이 담고 있는 내용과 정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이 지문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이 독자의 배경지식 및 삶과 쉽게 연계되거나 융해되어 의미화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위 지문이 잘 읽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은, 결국 위 지문을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읽기 능력은 무엇인가 그러한 읽기 능력은 국어과에서 지향하는, 혹은 국어과에서 교수 학습하고자 하는 읽기 능력에 부합하는지, 위와 같은 지 문은 국어과 읽기 평가 맥락에서 얼마나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질문은 결국 위와 같은 지문이 지니는 특성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 답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위와 같은 지문이 왜 잘 읽히지 않으며, 왜 읽기 평가 맥락 안에서 이러한 지문이 제시되고 있는지 그 연유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어과 읽기 평가 맥락에서 비문학 텍스트1)의 특성은 어떠한가?’라는 물음을 기본 연구 문제로 삼되2), 1994년~2015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국어)에 출제된 ‘과학 지문’을 자료로 하여 그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 가운데 위와 같은 지문이 읽기 평가 맥락 안에서 차지하는 좌표에 대해 의미 있는 설명을 시도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자료를 선택한 것은 해당 시험이 20년 이상 지속되면서 정제 되고 표준화된 읽기 평가로서 국어과 비문학 텍스트의 조건이 가장 엄격하게 구체화된 맥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 수학 능력에 관한 적성 검사와 학업성취도를 측정하는 학력 검사를 동시에 추구하는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3)4). 이런 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국어)를 일반적인 국어과 읽기 평가의 맥락으로 다루고자 할 때에는 다소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방법 교과로서의 국어 교과의 본질을 고려할 경우, 특히 읽기 영역에서는5) 수능 언어(국어) 영역이 ‘논리적’ 수준이 아닌 ‘사실적’ 수준에서 국어과 교육과정의 내용과 차별화된다고 보기 어렵다. 사실적, 추론적, 비판적 사고 등의 언어적 사고를 행동 영역으로 하고 있음에도, 이들이 문항의 평가 요소로 구체화되면 결국은 ‘필자의 의도나 관점을 추론하거나’, ‘글의 세부 정보를 파악하거나’, ‘필자의 생각에 대한 대안을 찾거나’ 하는 등의 형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2014년 이후 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강화한 이후 학업성취도 평가의 성격이 더 두드러지고 있으며, 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통한 교육과정 정상화가 최근 수능 정책의 기조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능의 언어(국어) 영역 자료를 통해 국어과 읽기 평가 맥락을 다루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학 지문으로 그 분야를 한정한 것은 다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과학지문이 그간 비문학 텍스트의 주요 분야 중 하나로 꾸준히 읽기 평가 맥락 안에 다루어져 왔으며, 위와 같은 질문이 특히 과학 지문과 관련하여 두드러지게 제기되기 때문이다. 둘째, 최근 분야별 읽기활동에 대한 연구 및 실행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데 비해 국어과 비문학 텍스트의 속성에 대한 분석은 텍스트 내용 분야별로 전개된 바 없다6). 국어과 비문학 텍스트에 대한 분석은 언어적, 구조적 특징에 대한 분석에서 더 나아가 텍스트 내용 분야의 속성을 고려하며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그 시도로서 의미를 지닌다.

2. 자료의 개황

1994년부터 2015년까지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국어)에 출제된 지문 중 과학 지문에 해당하는 지문의 현황은 다음 표와 같다.

위 표에서 알 수 있듯, 지문은 총 36편이며, 문항 수가 많았던 초기 몇 년을 제외하고 매년 1편의 지문이 출제되다 2005년경부터 2편으로 그 비중이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Ⅱ. 분석의 관점

앞 <표 1>에서는 수능 국어(언어) 영역에서의 읽기 평가 맥락에서 과학 지문이 그간 꾸준히 등장해 왔음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동안 학계에서는 왜 과학 지문이 국어과 읽기 평가에 꼭 일정 부분 등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를 마련해 오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단지 다양한 분야의 지문을 읽을 필요가 있다는 당위성 이상의 논리를 찾을 수가 없다.

표 1. 1994년~2015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국어) 과학 지문 현황
번 호 연도 문항 번호 분야/소재 번 호 연도 문항 번호 분야/소재
1 1994-1 45-46 동종요법 19 2008 19-22 촉매
2 1994-1 57-60 신과학운동 20 2008 34-36 과학의 본성(이론발달)
3 1994-2 52-54 생태계파괴와 문명 21 2009 34-36 공룡화석
4 1995 50-55 과학의 본성(패러다임) 22 2009 43-46 동영상압축
5 1996 22-26 별의 탄생과 죽음 23 2010 24-26 미생물의 유전적 특성
6 1997 40-45 과학의 본성(영감) 24 2010 46-50 장비의 신뢰도
7 1998 56-61 물리학과 시간 25 2011 25-26 자료 관리구조
8 1999 61-65 수학의 본성(자연탐구) 26 2011 32-36 그레고리력
9 2000 61-65 동양의 수학 27 2012 21-24 이어폰 음향
10 2001 28-31 유전자 변형 생물 28 2012 47-50 불확정성원리
11 2002 27-31 컴퓨터와 수학적 증명 29 2013 29-31 과학의 본질(이론 발달)
12 2003 18-22 생명의 기원 30 2013 43-45 음성인식기술
13 2004 43-47 양자현상 31 2014A 16-18 분광분석법
14 2005 24-27 인간의 호흡기관 32 2014A 28-30 CD드라이브
15 2005 33-36 기술혁신 33 2014B 26-27 전향력
16 2006 20-23 디젤엔진 34 2015A 16-19 단백질 합성과 분해
17 2006 35-39 이글루 35 2015A 20-22 해상도
18 2007 46-50 과학의 본성(권위) 36 2015B 25-26 슈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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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라도 그 논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많은 단계의 작업을 거쳐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은, 평가 대상 텍스트 그 자체에 대한 분석이다. 국어과에서는 평가 대상인 텍스트가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 평가 문항의 성격과 내용 타당도까지도 결정되기 때문이다7).

이하 내용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36편 과학 지문을 분석하기 위한 틀을 확정하고자 한다. 국어교육학에서 텍스트 분석이란 주로 형식과 관련된 사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설사 텍스트의 내용적 측면을 분석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분야의 지식 구조나 전문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본고에서는 과학 지문이 담고 있는 내용들이 국어과적 장치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즉, 텍스트의 내용적 특성을 고려하여 텍스트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보 았다. 이를 위해서 1절에서는 36편 과학 지문의 내용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을 ‘공통적 관점 및 속성’이 무엇일지, 과학자 집단을 ‘비전문가 집단과 소통하려는 필자’라고 가정하고 그 이론적 관점을 풀어본다. 이는 곧, 과학 지문의 내용을 과학교육의 입장에서 파악하기 위하여 이루어지는 작업이 될 것이다. 2절에서는 1절에서 논의된 관점을 전제로, ‘국어과적인 장치’의 역할까지 고려하여 36편 지문 각각을 분석할 수 있는 분석틀을 구성하고자 한다.

1. ‘과학 전문가’ 필자 집단의 쓰기 전략: ‘무엇을’, ‘어떻게’

과학 전문가들끼리는 일상 언어로 작업을 하지 않는다. ‘과학 전문가가 일상 언어로 과학 텍스트를 작성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비전문가 집단과 소통하고자 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위 36편 지문도 모두 그러할 것이다. 과학 텍스트를 작성하고자 할 때, 과학 전문가 집단은 머릿속에 어떤 작업 절차를 내면화하고 있을 것인가? 과학자 집단의 머릿속에는 크게 ‘무엇을 쓸 것인가’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내재되어 있을 것이다. ‘무엇을 쓸 것인가’와 관련하여서는 ‘과학사 교육 이론’에서 과학자 집단의 전략을 참고하여 살펴보았다. 또한, ‘어떻게 쓸 것인가’와 관련하여서는 ‘지식의 교수학적 변환’에서 그 전략을 살펴보았다. 과학 지문의 1차적 목적은 ‘설명’이며, 설명의 대상은 ‘과학 현상 또는 과학 지식’이다. 과학 현상 내지는 과학 지식을 이해 하기 쉽게 설명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일상 언어로 풀어낸 모든 과학 텍스트는 기본적으로 교육 적이라고 할 수 있고, 과학 텍스트를 쓰는 과정은 과학적 지식의 교수 과정으로 볼 수 있다8).

원론적으로, 글 작성 과정에서 ‘무엇을’과 ‘어떻게’는 서로 관련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9). 과학자 집단의 머릿속에서는 ‘지식의 역사 발생적 원리’에 의거하여 ‘무엇을’과 ‘어떻게’가 연결이 된다. ‘과학사 지식 자체가 역사 발생적인 원리’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고, 동시에 ‘교수학적 변환’ 역시 이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각각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역사 발생적 원리는 수학교육학자인 프로이덴탈(Freudenthal), 라카토스(Lakatos), 폴리야(Polya) 등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던 것으로, 지식이 생성되고 발생되는 ‘발생의 맥락’을 복원하여 학생들에게 제시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인류가 밟았던 과정, 학자들이 밟았던 과정을 경험하도록 하자는 원리로 요약될 수 있다10). 이러한 원리는 구체적인 교수학습 방법의 형태로 구체화되기보다는, 과학교육을 지탱하는 핵심적인 인식론으로서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과학사 교육은 위와 같은 ‘지식의 역사 발생적 원리’를 적용한 인식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과학 교육계에서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과학 지식과 과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을 과학 교육의 진정한 목표로 보고 있는데, 이를 위해 5차 교육 과정에서부터 과학사 교육을 통하여 ‘과학의 본성(nature of science)’을 이해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과학사 교육을 할 때 유의하여 극복하여야 할 점은 다음 두 가지로 언급된다. 첫째, 학생들이 과학사를 접할 때 단순히 과거의 흥미로운 사건이나 이야기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에, 과학의 본성에 초점을 두어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과학사의 과학 지식 형성 과정에서 등장하는 과학자들의 사고와 과학적 방법에 대하여 현재 과학 개념과 비교하여 잘못된 과학 지식으로 무시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지식을 그 시대의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컨대, 과학사 교육은 과학사가 과학을 인간화하고 과학에 대한 흥미와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과학교육계의 정설이고, 이것이 곧 과학교육의 목표가 되었기 때문에, 과학사 교육이 과학 교육의 전제11)가 되었음이 물론이며, 더 나아가 그 자체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이처럼 역사 발생적 원리에 내재된 인식론은 교수학적 변환론과 만나면서 교수 학습의 전략으로서 구체화될 여지를 얻게 된다. 지식의 교수학적 변환(didactical transposition)

(Brousseaus, 1997심영택(2002: 157)에서 재인용)이란, 주어진 교육 내용으로서의 지식을 교실 현장에서 학습자의 이해와 학습에 용이하게끔 변환, 재구성하는 과정에 주목하는 개념으로서, 가르칠 지식을 최적의 형태로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과 관련된 이론이다. 그 방법과 관련하여, 쉐바야르는 학자가 실세계에서 지식을 발견하여 학문적 지식으로 구체화하 기까지의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지식은 삶의 맥락, 상황의 맥락과 얽혀 있는 초창기 수준에서, 점차 형식화, 정련화되면서 하나의 학문적 개념으로 진화한다. 교수 학습 맥락에서는 흔히 지식의 발생 맥락을 소거하고 형식적으로 정련된 학문적 개념만을 학습자에게 제공하곤 하는데, 그 결과 무미건조하고 단편적인 정보의 전수에 지나지 않게 된다. 또한, 지식의 발견 과정에 담겨 있는 기쁨이나 흥분, 불안이나 좌절과 같은 정서적인 요인을 놓친다는 점 또한 이들 정서적 요인들이 학습에 미치는 역할을 떠올릴 때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하여 교수학적 변환론에서는 학자가 지식을 발견, 형성하는 과정과 학습자가 지식을 배우는 과정을 평행적으로 일치시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Chevallard(1987); 강완(1991)에서 재인용). 학습자가 지식을 단편적인 정보 및 자료로 받아들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에게 실세계의 언어 현상 및 언어 자료에서 학문적 지식을 발견, 형성하는 학자의 경험을 유사하게 제공해 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바, 교수학적 변환론에서는 그 핵심을 ‘지식의 재맥락화, 재인격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를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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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교수학적 변환의 도식(Chevallard, 1987: 강완(1991)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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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교사로서의 할 일을 탈인격화, 탈맥락화된 지식을 다시금 맥락화하는 작업으로 규정하고 그러한 작업을 통해 교수학적 상황을 구성하는 데 주목하는 교수학적 변환론의 핵심은, 지식의 발생적 맥락을 강조한 역사발생적 원리의 인식론을 교수 학습 전략으로 구체화한 시도로 간주될 수 있다.

2. 분석 틀

앞서 1절에서 논의된 전문가 집단 전략은 결국, 텍스트의 내용을 구성하는 단계에서 사용되는 것이다. 국어과 개념으로 표현한다면 ‘무엇을’을 생각함으로써 내용을 생성하고, ‘어떻게’를 생각함으로써 내용을 조직하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 집단은 글쓰기 작업에서 이 단계까지 완성이 되면 그 다음 단계, 즉 ‘일상 언어로 표현하기’부터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12).

특히 과학 분야의 경우, 전문가 집단인 필자가 지니고 있는 학문적 신념 중 하나는 일상 언어가 과학의 지식을 정확하게 표상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다. 과학자인 필자는 일상 언어가 지니는 ‘내용을 정확하게 표상해 주는 잠재력’을 믿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런 경우라면 ‘내용 조직 단계’까지는 열심히 고민을 했다고 하더라도 ‘표현하기’ 단계에서부터는 고민이 상대적으로 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유형의 과학 전문가가 텍스트를 작성했을 경우, 일상 언어가 보편적으로 지니는 글의 짜임과 표현에 부합하지 않아 독자가 해당 과학 지문을 읽어내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요컨대, 바람직한 과학 지문이란, 전문가 집단이 ‘내용 조직 단계’까지 생각한 내용을 ‘정확하게’ 표상할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비전문가인 독자가 익숙해져 있는 보편적인 글의 짜임과 표현을 고려하여 표현되어야 한다. 36편의 과학 지문에서는 그 양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기에, 그 양상을 전부 포괄하는 분석 틀13)은 ‘다소 추상적인 층위’에서 도출될 수밖에 없다14).

일찍이 Wang(1998)은 미국의 교과서들을 대상으로 과학사의 내용 유형 및 표현 수준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과학사 분석의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그는 내용 유형 범주로 ‘개념적, 과정적, 문맥적’ 이해라는 세 범주를 제안하고, 표현 수준 기준에서 ‘확장적, 제한적’ 표현으로 구분 하였다. 그 구체적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2. Wang(1998:전경문 외(2004: 827-830)에서 재인용15))의 과학사 교육 내용 분석 틀
과학사 내용 유형 개념적 이해: 과학 지식이나 지식의 잠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내용
과정적 이해: 과학적 사고, 과학적 조사, 과학적 결론 도출의 과정을 드러내는 내용
문맥적 이해: 과학자의 심리 상태, 사회적 상호 작용, 문화적인 요인을 드러내는 내용
과학사 표현 수준 유형 제한적 표현: 부가적인 덧붙임이나 정교화된 설명 없이 기본적인 내용만을 기술하는 경우.
확장적 표현: 과학 지식의 개념, 사고 과정, 사회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유나 근거 등의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임으로써 내용을 명료화한다. 이러한 확장적 표현이 나오면 학생들의과학 지식 습득 과정을 촉진시키고 과학 개념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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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하였듯이, 과학사 교육 내용은 현재 과학 교육 그 자체라고 볼 수 있고, 작문 과정 그 자체가 비전문가 집단과의 소통 과정과 다름없으므로, 위의 분석 틀은 과학 지문 분석 틀을 구성 하는 시작점으로 삼을 수 있다. Wang(1998)의 분석틀은 국어과에서 그동안 ‘내용 및 분야’ 변인을 깊이 고려하지 않고 기능적으로 텍스트를 분석해 온 경향을 반성하는 의미가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Wang의 분석틀은 국어과적으로 볼 때 분명 한계가 있다. 첫째, 내용과 표현의 유기적 관계를 고려하지 못하고, 둘째, 표현 기준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하여 본고에서는 원래의 틀에 있었던 ‘표현 기준’을 다음과 같이 수정하였다. 첫째, ‘문단의 짜임’을 새로이 포함하였다. 문단이란 기본적으로 내용 조직의 기본 단위로서, 국어과에서는 모든 글을 쓰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문단의 짜임을 검토한다는 것은, 내용과 내용간의 관계를 검토하는 것과 함께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로써 원래 틀이 내용과 표현의 유기적 관계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Wang(1998)에 의하면 확장적 표현이 독자가 텍스트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인데, ‘확장적 표현’이 무엇인지 국어과적으로 좀 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 분석 틀에 따라 국내 교과서를 분석한 부분을 인용해 보자.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이의 노력으로 17세기에 지동설이 완성되었다. 그 전까지 유럽 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태양을 비롯한 행성들이 지구 주위를 완전한 원궤도로 돌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주는 모든 것이 완벽한 신의 영역인 천상계와, 불완전하고 끊임없이 변하는 지상계로 나누어진다고 믿었다. 그러나 지동설이 받아들여지자,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 중의 하나에 불과하며, 행성의 궤도는 불완전한 타원임이 밝혀졌다. 이제 천상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하략)…(김찬종 외, 2002:20)”

전경문 외(2004:830)에서는 김찬종 외(2002) 교과서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이를 ‘확장적 표현’이라고 하였으나, 왜 확장적 표현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단지 ‘이유나 근거 등의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임으로써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료화한다’라고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본고에서는 전경문 외(2004:830)가 언급한 ‘구체적인 설명’에 주목해 볼 때, ‘제한적 표현’이란 기존 과학 지문에서 정설로 인정이 되는 과학 지식이나 개념 진술이 ‘추상적 일반화 수준에서의 명제’로서 기술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렇게 볼 때, ‘확장적 표현’이란 앞서 언급한 ‘과학자의 내용 조직 전략’이 극대화된, ‘일상적 경험적 수준으로 인격화’된 것을 언어로까지 표현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표현 수준의 기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과학자들의 내용 조직 전략들이 어떠한 언어 장치들로 표현되는지까지 더욱 세분화하여 제시하기에는 현 단계에서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일단 ‘일상적, 경험적 수준에서 언어로써 구체화하는 장치들’을 모두 식별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를테면 내용 전개 방식이나 수사법, 장르적 특성 등이 포함될 것이다. 지금까지 논의된바 ‘표현 기준’을 재조정, 분석틀을 확정하면, ‘문단의 짜임’과 ‘구체화 장치’, 이렇게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표 3. 과학 지문의 분석 틀
장치 내용/국어과 문단의 짜임 일상적이고 경험적인 구체화를 위한 국어과적 장치
개념
과정
맥락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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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용어들의 개념역 사이에 혼동이 있을 수 있어, 이를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앞서 과학자 집단의 내용 조직 전략으로서의 ‘교수학적 변환’에서 언급된 ‘맥락화/인격화’, 또한 Wang(1998)의 과학사 내용으로서의 ‘맥락’, 그리고 방금 언급한 ‘일상적, 경험적 수준에서의 구체화’가 그것이다. 과학자인 필자가 내용 조직 단계에서, 교수학적 변환의 ‘맥락화/인격화’ 전략의 일환으로서 Wang(1998)의 ‘내용으로서의 맥락’을 ‘덧붙여야겠다’라고 생각할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때, 내용 생성 단계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했으나 조직 단계에서 ‘내용으로서 맥락’을 덧붙여야겠다고 생각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거듭 언급했듯이, ‘내용으로서의 맥락’이 덧 붙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언어로 어떻게 ‘잘 표현’되느냐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내용으로서의 맥락’이 ‘구체적 일상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국어과적 장치’와 일치하면 수월하게 읽힐 수 있다. 또 다른 한편, 과학자로서의 필자가 ‘내용으로서의 과정이나 맥락’을 덧붙이지 않았는데, ‘비 전문가인 국어과 교사’가 나름대로 ‘국어과적 장치’를 구체적 수준에서 잘 표현하였다면, 그 역시 수월하게 읽힐 수 있다. 단, 이 경우 과학자 집단이 보았을 때 ‘내용상으로 문제가 있다’라고 언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내용이 잘 조직되지 않았다거나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내용에서 오류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Ⅲ. 분석의 결과: 과학 지문의 유형과 특성

Ⅱ장 2절에서 수정된 틀을 바탕으로 하여 개별 지문을 분석하는 작업을 거쳐 이를 귀납한 결과, 총 36편의 과학 지문은 총 네 가지로 유형화될 수 있었다. 36편의 지문을 분석해 본 결과, 유형은 다음 네 개로 나눌 수 있었다. 그런데 이들 유형이 네 개로 나뉘는 것은 ‘문단의 짜임’에 의해서이이다. ‘국어과적 장치’는 ‘내용으로서의 과정, 맥락’을 좀 더 경험적으로 구체화된 수준에서 기술하고 있는가를 보는 기준이기 때문에, 국어과적 장치가 지문 곳곳에 산재한다는 점에서 그에 따라 귀납적으로 유형화되기는 어렵다.

첫째, 이른바 Wang(1998)이 말한바, 개념, 과정, 맥락이 모두 드러나면서 이들이 국어과적 문단 짜임과 자연스럽게 부합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처음과 마지막 문단에는 맥락 정보가 포함되고 중간에는 개념과 과정 정보가 포함되거나, 처음 문단에 개념을 이끌어내는 과학적 질문을 제시하고 중간에 개념 정보를 제공하고 마지막 문단에 맥락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과정이나 맥락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개념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국어과 문단 짜임 장치가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그 구조가 견고한 경우이다. 세부 정보를 꼼꼼하게 읽어야 비로소 지식의 구조가 파악되는 까닭에 읽기가 매우 쉽지 않은 유형이다.

셋째, 개념과 과정만 있고 맥락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이다. 과정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비중에 따라 둘째 유형에 가깝거나 첫째 유형에 가까운 속성을 보이며, 과학적 사고(과정)가 국어과 내용 전개 방식과 부합할 때 읽기가 순조로운 유형이다.

넷째, 개념, 과정, 맥락이 다 있으나, 이들이 국어과적 문단 짜임과 부합하지 않는 경우이다. 그 결과 내용적으로는 충분히 맥락화되었음에도 중심 내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고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 재구성을 요하는 유형이다.

이하 절에서는 이들 각 유형에 속하는 지문의 정보를 제시한 후, 이들 유형의 대략적 속성을 개괄하고 대표적 사례를 중심으로 해당 유형의 특징을 상술하도록 한다.

1. 유형 ①

이 유형은 ‘개념, 과정, 맥락’ 내용이 모두 드러나며 이들이 국어과적 문단 짜임과 자연스럽게 부합하는 경우이다. 여기에서 ‘국어과적 문단 짜임’이라고 함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의미한다.

  • - 3단 구성: ‘서론-본론-결론’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 - 각 부분의 기능이 다음과 같은가?: ‘도입 또는 화제 제시 – 화제에 대한 본격적인 기술 및 설명 – 본문 내용 요약 및 논평, 확장된 문제 제시’

국어과에서는 통상적으로 소위 ‘비문학 텍스트’가 위와 같은 문단 짜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제 하고 가르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습자 역시 비문학 독해 과정에서 이를 모형화하고 텍스트를 읽을 가능성이 높으며, 본고의 과학 지문 역시 사정은 같을 것이다. 위 표에 정리된 지문들은 대체로 위와 같은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한다.

표 4. 유형 ①에 속하는 과학 지문 정보
번 호 연도 문항 번호 분야/소재 번 호 연도 문항 번호 분야/소재
2 1994-1 57-60 신과학운동 16 2006 20-23 디젤엔진
4 1995 50-55 과학의 본성(패러다임) 17 2006 35-39 이글루
6 1997 40-45 과학의 본성(영감) 18 2007 46-50 과학의 본성(권위)
7 1998 56-61 물리학과 시간 19 2008 19-22 촉매
11 2002 27-31 컴퓨터와 수학적 증명 20 2008 34-36 과학의 본성(이론발달)
12 2003 18-22 생명의 기원 21 2009 34-36 공룡화석
13 2004 43-47 양자현상 23 2010 24-26 미생물의 유전적 특성
14 2005 24-27 인간의 호흡기관 24 2010 46-50 장비의 신뢰도
15 2005 33-36 기술혁신 26 2011 32-36 그레고리력
31 2014A 16-18 분광분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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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체제 도입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이러한 유형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이 유형에 해당하는 지문의 소재 자체가 국어과적 문단 짜임에 부합할 수 있는 조직으로 표상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17). 특히 2,4,7,11,13,14,15,18,20,21,26번 지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내용은 과학사 교육의 전형적인 소재들로서, 그 자체가 지식의 역사적 발생 근원을 밝혀야 하는 소재에 해당한다. 따라서 당연히 ‘개념’ 이외에 ‘과정, 맥락’까지 포함하여 다룰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내용 전개 방식 역시 국어과적으로도 익숙한 ‘서사’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설사 세부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전체적인 요지를 파악하기에는 어렵지 않다. 또한, 텍스트의 내용 범주가 차이가 나는 곳에 곧 문단 구분이 되어 있어, 배경 지식이 없는 독자가 내용을 파악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 사례로서 20번 지문을 살펴보자.

이 지문은 총 4개 문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추상적인 수준에서 일반 원리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맥락에서 의의까지 밝힌 좋은 지문이다. 개념, 과정, 맥락이 전체 문단을 통틀어 고르게 나타나 있으면서도, 각 문단의 기능이 국어과적으로도 보편적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으며, 내용 전개 방식도 서사를 취하고 있다. 또한 ‘피의 순환 이론’이 어떻게 성립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역사적으로 충분히 복원하는 가운데, 과학적 탐구 과정이 충분히 맥락화, 구체화되어 기술되고 있다. 더 나아가, 전체적인 내용은 지극히 구체화된 사례만을 논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학의 본성’ 중 중요한 내용 중 하나인 ‘패러다임 형성 과정’이라는 논리를 전제로 하고 이를 국어과 전개 방식인 서사로 제대로 구현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20번 지문은, 국어과 학습자가 핵심 내용을 파악하기에도 수월하여 읽기 능력을 측정하기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과학적 사고 교육을 목표로 하는 과학 교육 입장에서도 유의미하게 받아들여질 가능 성이 있다.

이처럼, 1유형 지문들은 전체적으로 개념과 과정, 맥락 정보가 구현되어 있고 그것이 국어과 문단 짜임과 비교적 잘 부합되어 있는 편이기에, 과학 분야에서 읽기 평가 지문의 활용하기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소 아쉬움이 남는 지문도 종종 발견되는데, 여기에서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개념의 사회문화적 의미 및 가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맥락의 층위가 내용의 차원에서 구체적이거나 일상적이지 않아 다소간의 아쉬움이 남는 경우를 살펴보고자 한다. 여기에서는 2번 지문과 23번 지문을 살펴본다.

먼저 2번 지문의 경우, 가장 전형적인 3단 구성을 보이며, 전형적인 과학사 소재를 다루고 이를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사 소재 중에서도 가장 일반화된 층위의 진술이 이어지고 구체적인 경험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문단이 없다는 점에서 현재 시점에서 보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신과학운동이 나오게 된 배경을 첫 문장과 두 번째 문장에서 설명하고, 마지막 문장에서 화제인 신과학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이때 내용이 충분히 구체적 층위에서 제시되지 않았다는 의미는, 지문의 도입 부분을 앞선 20번 지문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드러난다.

“최근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물질적 부를 향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 자원의 고갈과 같은 전 지구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기계론적 세계 관에서 출발한 과학 문명의 물질주의적인 사고 방식이 무분별한 자연의 이용과 개발을 재촉하여 오늘날과 같은 생태계 위기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현대 문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고 방식의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싹텄고, 이러한 인식을 배경으로 시작된 것이 신과학운동이다.”

- 20번 지문(1994-1차)의 첫 문단

이러한 점은 그러나 국어과 읽기 평가의 지문으로 활용하기에 어려움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서사’라는 전개 방식이 그만큼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무엇이 ‘결론’이고 무엇을 초점화하여 읽어야 하는지 잘 드러나기에, ‘일반적인 층위의 진술’을 중심으로 글의 내용을 요약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2번 지문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또 다른 지문으로 23번 지문(2010년)을 살펴보자. 마지막 단락에서 개념의 사회적 의미나 가치를 언급할 때 구체적이고 생생한 내용 없이 전술한 개념을 요약, 정리하거나 모호한 수준에서 가능성과 가치를 논평하는 등에 그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되는데, 이 경우 마지막 문단은 기능적으로는 글 전체를 매듭짓는 역할을 하지만 실제 정보량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23번 지문에서는 외양과 생리적 특성으로 구분이 잘 되지 않는 미생물 종 구분을 하는 방안과 관련하여 유전적 특성을 이용한 방법 두 가지(유전 거리, 유전체유 사도)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문단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유전적 특성을 이용한 미생물의 종 구분은 학술적 연구 외에도 의학이나 미생물 산업 분야에서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향후 유전체 분석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미생물의 종을 보다 정밀하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 23번 지문(2010년)의 마지막 단락

위 마지막 단락은 해당 개념의 사회문화적 가치에 대한 논평의 형식을 띠나, 기실 내용상으로는 전술한 내용의 반복적 요약, 혹은 상식적 추론에 그치고 있다. 그 결과 기능상으로는 앞의 내용을 정리하고 제언하면서 전체 글을 마무리 짓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그 결과 해당 단락이 없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미완결’의 느낌을 지워내고는 있으나, 내용상으로는 사실 거의 정보량이 없는 단락이다. 이는 전술한 개념의 가치 및 의미를 부여하는 맥락으로서의 기능은 수행 하되, 실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층위의 맥락에 해당하는 내용은 거의 비어 있는 경우라 할 수 있다. 맥락이 실제로 맥락으로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층위로까지 내려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러한 지문은 이하에서 살펴볼 유형 ③과도 유사한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추상적이고 기능적인 층위에서나마 지식을 의미화하는 맥락 정보가 부가되어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두 번째로는, 국어과적 장치가 ‘서사’가 아니거나, 각 문단의 기능이 국어과 기준으로 보았을 때 그다지 보편적이지 않은 경우로, 여기에서는 6번과 11번 지문을 살펴본다. 6번 지문의 경우는 내용 전개 방식이 ‘서사’가 아닌 ‘비교 및 대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 지문에 서는 과학자가 지니는 탐구 태도 중 하나인 ‘영감’이 예술에서도 발견된다는 요지를 담고 있다. 과학사 교육의 주요한 내용 중 하나인 ‘과학의 본성’과 관련이 있기는 하나, 전체적으로 보아 전 형적인 과학사 지문에서 취하고 있는 ‘서사’가 아닌, ‘예술가의 창조적 행위’와 비교하는 내용 전개 방식을 취하고 있다. 국어과적으로는 읽기가 어렵지는 않으며, 읽기 평가 대상으로 삼기에도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이러한 종류의 지문에 대해 과학자가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별개의 문제로서, 좀 더 면밀한 검토를 요한다.

11번 지문은 각 문단의 역할이 조금은 다르다는 점에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첫 문단’은 ‘도입’으로서 역할을 하는데, 다루고자 하는 문제를 충분히 맥락화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직접적인 설명을 하지 않는다. 본격적인 화제는 두 번째 문단에서 제시된다. 그렇지만, 모든 문단에서 ‘과정, 맥락’이 함께 드러나고 그 진술 수준도 구체적이며, 두 번째 문단부터는 기본적으로 서사적 전개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국어과적 장치가 충분히 내용의 이해를 돕고 있는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2. 유형 ②

이 유형은 맥락이나 과정 없이 개념만 제공되는 경우이다. 모든 지식은 발생적으로 그러한 지식이 형성되기까지 수차례의 탐색 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사회문화적 맥락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한 발생의 맥락이 제거되고 개념체계로서 형식화되고 정련된 지식은 그 자체로 매우 견고한 하나의 체계를 이룬다. 이 유형은 지문 전체가 이처럼 견고하게 짜인 지식체계, 즉 개념을 기술 하고 있는 유형으로서, 국어과적인 문단 짜임을 비롯한 여타 언어 장치가 개입할 여지가 적은 유형이다. 그 결과 지문은 논평이나 의미 부여 등의 기능을 하는 마무리 단락이 없는 2단 구성의 형태를 주로 띠며, 정보를 맥락화하는 내용적, 형식적 장치가 거의 없는 관계로 세부 정보들을 하나씩 꼼꼼히 읽어 지식의 구조를 파악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르는 유형이다. 주로 최근 들어 이러한 유형의 지문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서론에서 제시했던 CD드라이브 지문도 바로 이 유형에 속한다.

표 5. 유형 ②에 속하는 과학 지문 정보
번 호 연도 문항 번호 분야/소재 번 호 연도 문항 번호 분야/소재
22 2009 43-46 동영상압축 32 2014A 28-30 CD드라이브
25 2011 25-26 자료 관리구조 34 2015A 16-19 단백질 합성과 분해
27 2012 21-24 이어폰 음향 35 2015A 20-22 해상도
30 2013 43-45 음성인식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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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35번 지문(2015년 A형)을 중심으로 그 특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위 지문은 디지털영상을 구성하는 화소수를 의미하는 해상도 개념을 설명하면서 n×n의 영상의 확대 및 축소가 어떠한 원리로 이루어지며 각각의 경우 영상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는지를 설명하고 있는 글이다. 처음 두 단락에서는 해상도의 개념과 디지털 영상을 확대, 축소하는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나머지 단락에서는 각기 확대와 축소의 경우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전 체적으로 2단 구성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디지털 영상의 확대 및 축소 원리에 대한 설명은 이 지문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개념’으로서, 그러한 개념의 도출과 관련된 과학적 사고나 절차로서의 ‘과정’이나 그러한 개념을 둘러싼 사회 문화적 배경, 혹은 의의 등의 ‘맥락’ 관련 정보는 제시되고 있지 않다. 과정과 맥락 정보로부터 떨어져나가 최종적으로 형식화된 개념은 과학적 논리가 집약된 구조체로서 상당히 견고하고 촘촘한 특성을 보인다. 그러한 개념은 종종 공식이나 기호, 혹은 도식의 형태로 형식화되어 소통 되는데, 이러한 과학적 언어에 익숙한 집단에서는 이렇게 형식화된 개념이 의미의 선명성 면에서나 소통의 편의성 면에서나 매우 유용하지만, 관련 배경 지식이 없는 독자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다. 그리하여 과학자 필자는 형식화된 개념을 다시 길게 일상의 언어로 풀어낼 수밖에 없는데, 지식의 파손 문제를 우려하면서 신중하게 이루어지는 이러한 상술의 과정은 매우 조밀하고 단계적인 특징을 보이며, 그 결과 해당 지문은 해당 배경 지식이 있는 독자에게는 매우 잉여적인 텍스트로(굳이 언어로 상술되기보다 공식이나 도식 등 형식화된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 더 명확히 의미 전달이 된다는 점에서), 해당 배경 지식이 없는 독자에게는 여전히 의미를 쫓아가기에 버거운 텍스트로(촘촘한 정보의 연쇄에 주목하면서 꼼꼼히 읽어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간주 된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지문은 과학교육의 맥락에서도, 국어 읽기 평가의 맥락에서도 적절성 판단이 재고될 수 있는 유형이다.

이러한 지문에서는 내용을 연성화(軟性化)하기 위한 국어과적 장치도 개입하기 어렵다. 전술 하였듯 형식화된 개념을 풀어내기 위해 촘촘하게 연쇄된 문장들 가운데 수사법 등의 국어과적 장치가 섣부르게 개입할 경우 자칫 전달하고자 하는 개념이 왜곡될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유형에서는 국어과 문단 짜임 측면에서의 장치, 즉, 도입 단락에서 이후 설명하게 될 개념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를 ‘질문’의 형태로 제시함으로써 일정 부분 맥락화를 시도하는 장치가 확인된다.

컴퓨터에서 동영상을 본 사람은 한 번쯤 ‘어떻게 작은 파일 안에 수십만 장이 넘는 화면들이 들어 갈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을 것이다. 동영상 압축은 막대한 크기의 동영상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만 남김으로써 화질의 차이는 거의 없이 데이터의 양을 수백분의 일까지 줄이는 기술이다. 동영상 압축에서는 일반적으로 화면 간 중복, 화소간 중복, 통계적 중복 등을 이용한다.”

- 22번 지문(2009년)의 첫 문단

이어폰으로 스테레오 음악을 들으면 두 귀에 약간 차이가 나는 소리가 들어와서 자기 앞에 공연장이 펼쳐진 것 같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어떤 원리가 적용되어 나타난 것일까?”

- 27번 지문(2009년)의 첫 문단

이들 첫 문단은 ‘질문’으로 시작하고 있다. 양은아(2011: 56)에 따르면, 교육적 상황에서는 보통 전문가가 초심자가 던질 법한 질문을 대신 던져줌으로써 탐구의 중심 위치와 방향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즉, 학습에서의 문제상황의 성격과 방향을 분명히 함으로써 이후의 탐색과정을 학습자 주도로 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18). 이렇게 보면, ‘질문’은 단순 한 수사법적 장치가 아니라 과학적 사고의 출발로 볼 수 있으며, 결국 ‘과정’이 드러나 있는 것으로도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위 22번, 27번 지문의 경우, 이러한 질문으로 촉발된 사고 과정이 이후 문단에서 지속되지 못하고 이후 문단에서는 그러한 질문이 촉발한 사고의 결과물로서의 개념만 추상적으로 진술이 되고 있어서, 이러한 질문이 과학적 사고 과정을 드러내기 위한 내용 장치로서 들어갔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므로 이 유형에서 발견되는 질문 장치는, 첫 문단을 의문문 형식을 취해 구체적, 일상적 층위에 놓여 있는 질문으로 시작함으로써 뒤이어 제시되는 조밀한 ‘지식 구조’를 다소 연성화하고자 하는 국어과적 장치로 판단되며, 해당 장치가 없는 지문보다 읽는 어려움을 조금은 상쇄해 주는 효과를 지닌다.

3. 유형 ③

이 유형은 개념과 과정은 있으나 맥락이 없는 경우이다. 과정이 개념이 도출되기까지의 과학적 사고, 탐구 과정에 대한 정보를 부가한다면, 맥락은 그러한 사고와 그러한 사고의 산물인 개념의 사회문화적 의미 및 가치에 대한 정보를 부가한다. 이런 점에서 맥락은 주어진 개념을 삶의 층위로 끌고와 의미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유형의 지문에서는 이러한 맥락이 제시되지 않는 까닭에 형식화된 개념을 이끌어낸 과학적 사고나 탐구 과정의 노출 정도에 따라 읽기가 여전히 어려울 수도 있고 다소 쉬울 수도 있다. 즉, 과학적 사고나 탐구의 과정이 적을수록 ② 유형에 더 가까워지는 양상을 보이며, 과학적 사고나 탐구의 과정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① 유형에 더 가까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과학적 사고 및 탐구의 과정이 국어과 내용 전개 방식과 부합하도록 언어화되었는지에 따라 지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표 6. 유형 ③에 속하는 과학 지문 정보
번 호 연도 문항 번호 분야/소재 번 호 연도 문항 번호 분야/소재
1 1994-1 45-46 동종요법 33 2014B 26-27 전향력
28 2012 47-50 불확정성원리 36 2015B 25-26 슈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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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28번 지문(2012년)을 중심으로 그 특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위 지문은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글이다. 이를 위해 ‘본다’는 일상적 행위의 의미와 ‘전자를 보는 것’의 차이를 비교, 대조하면서, 전자를 보기 위해 빛을 쏘아 튕겨져 나오는 광양자를 관측하는 과정에서 확인 가능한 모순을 제시하고 이를 불확정성의 원리라 설명 하고 있다. 난해한 불확정성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책을 보는 것’의 의미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후 다시 그것과 ‘전자를 보는 것’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먼저 일상적 현상(‘책을 본다’)을 과학적 언어를 동원하여 과학적 현상으로 설명하고(‘무엇을 본다는 것은 대상에서 방출되거나 튕겨 나오는 광양자를 지각하는 것이다’), 그러한 과학적 현상에 빗대어 다른 과학적 현상을 설명할 때 부딪히는 난점을 기술하는 방식으로(‘특정한 시점에서 전자의 운동량과 위치를 알려면, 즉 전자를 보려면, 되도록 전자에 교란을 적게 일으키면서 동시에 두 가지 물리량을 측정해야 한다. … 그러나 전자의 운동량의 불확실성과 위치의 불확실성은 반비례 관계에 있으므로 이 둘을 동시에 줄일 수 없다.’) 순차적으로 개념 설명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설명 방식은 과학적 현상의 이해로 나아가는 과학적 사고 및 절차와도 부합한다. 이런 점에서 위 지문에서는 과학자 필자가 불확정성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과학적 절차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내용을 선정, 조직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만약 이러한 단계 없이 바로 ‘전자를 보는 것’의 의미를 기술하였다면, 관련 배경 지식 없이 해당 개념의 의미를 간파할 수 있는 독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3문단에서는 대상의 물리량 측정과 관련한 과학자들의 통념이 소립자 라는 새로운 대상세계를 만나면서 어떻게 정정되는지에 대한 과학사적 사실(과학 개념의 ‘발달 과정’)을 노출함으로써, 불확정성 원리를 정립해 나가는 사적(史的) 과정도 일부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개념을 설명할 때 그러한 개념의 도출 및 발생과 관련한 과학적 사고 및 절차를 함께 드러내는 방식은 개념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주요한 방법의 하나이다. 위 지문은 그러한 과정을 드러내면서 개념을 설명함으로써, 물리학 안에서도 난해한 개념으로 꼽히는 ‘불확정성 원리’를 그나마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과학적 사고가 국어과 내용 전개 방식과 잘 부합되도록 언어화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견 위 지문에서는 ‘책을 보는 것’과 ‘전자를 보는 것’을 ‘비교, 대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엄밀히 말하면, 일차적으로는 ‘책을 보는’ 일상적 현상에서 ‘전자를 보는’ 과학적 현상으로의 ‘유추’19)가 과학적 사고 기제로서 작용하 였고 이차적으로 ‘비교 및 대조’라는 국어과적 내용 전개 방식이 선택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 하다. 이런 점에서 이 유형의 경우 과학적 사고의 흐름이 얼마나 국어과의 내용 전개 방식과 정연하게 부합하면서 조직되었는가에 따라 결과적으로 과정의 동원이 개념 이해에 효과적이었는지 여부가 판가름난다고 할 수 있다.

4. 유형 ④

이 유형은 ‘개념, 과정, 맥락’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만, 그 내용 범주들이 국어과적 문단 짜임과 부합하지 않는 경우이다. 이 유형에 해당하는 지문들은 문단 짜임이나 각 문단의 기능이 국어과에서 보편적으로 접하지 못한 것들이어서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이들 지문들을 살펴보면, 문단 구성 자체가 기존에 볼 수 없던 짜임으로 구성되어 있든지, 형식적으로는 국어과에서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3단 구성으로 보이기는 하나 도입이나 마무리 문단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표 7. 유형 ④에 속하는 과학 지문 정보
번 호 연도 문항 번호 분야/소재 번 호 연도 문항 번호 분야/소재
3 1994-2 52-54 생태계파괴와 문명 9 2000 61-65 동양의 수학
5 1996 22-26 별의 탄생과 죽음 10 2001 28-31 유전자 변형 생물
8 1999 61-65 수학의 본성(자연탐구) 29 2013 29-31 과학의 본질(이론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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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3번 지문(1994년 2차)을 살펴보자.

위 지문은 형식상으로 4개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의 이용이 도리어 재앙을 가져온 예로서 에페소스 문명의 멸망을 언급하면서 첫 문단을 시작한다. 이로써 학습자는 이하 본문에서 다루어질 내용은 ‘에페소스 문명 멸망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국어과에서는 통상적으로, 첫 문단에서는 이어지는 문단들에서 본격적으로 설명하게 될 화제를 소개한다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지문은 그러한 예측에서 벗어난다. 이 지문 두 번째 문단에서는 첫 문단에서 언급한 ‘그 원인’에 대하여, ‘아마도 생태계의 변화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첫 번째 문장 에서만 언급할 뿐이다. 이어지는 두 번째 문장에서 ‘그 생태계의 변화상’을 알기 위한 탐구 방법을 제시하는데, 바로 ‘그 당시 번성했던 식물상을 조사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문장에서 조사해야 하는 것은 ‘식물의 꽃가루’임을 언급한다. 세 번째 문단에서는 꽃가루를 분석함으로써 무엇을 밝혀낼 수 있는지, 그 과학적 탐구의 과정을 기술한다. 그러면서 과학적 탐구의 결과, ‘에페소스의 환경이 삼림 지대에서 농경지대로 바뀌었다’라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다는 ‘탐구 결과’를 문단 마지막 문장에서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탐구 결과로 얻어낸 사실들’이 왜 에페 소스를 멸망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드디어 네 번째 문단에서야 밝히게 된다. 그 원인의 핵심은 결국 ‘삼림’이다. 삼림은 물을 저장하는 기능을 하는데, 문명이 발전하면서 숲이 줄어들면 강 우량이 줄어들게 되어 흉년이 거듭되고, 헐벗은 산에서 표층토가 씻겨 내려가 바다가 메워져 해 양 도시의 기능도 상실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도시가 폐허로 남게 되었다는 진술은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맨 마지막 문단에서 밝히고 있다. 요컨대, 4개 문단은 국어과에서 흔히 찾아 보기 어려운 문단 짜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단의 짜임이 이와 같이 되어 있기에, 지문 전체의 ‘주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요약하기가 어렵다. 단지 첫 문단에 제시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탐구 과정’을 이하 내용에서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이 지문에서는 ‘글의 요지’를 파악하는 문항을 묻고 있지 않는 데, 지문의 성격을 고려해서 이와 같이 구성한 것이라면 지극히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국어과에서는 지문의 요지를 ‘요약’하기에 곤란함을 표하겠지만, 과학자 입장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수 있다. 첫 문단에서는 탐구할 문제를 충분히 맥락화하여 제시하였고, 두 번째 문단에서는 모든 문장이 ‘과정’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세 번째와 네 번째 문단에서는 과정과 맥락 모두를 풍부히 복원하며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심 내용을 묻는 문항을 구성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는 해도, 이 지문이 국어과적으로 온전하지 않다고 판단하기가 분명하지 않다. 첫 문단에서 문제가 되는 탐구 내용을 충분히 구체화하여 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인과 관계 표지가 명확히 드러나 있어, 필자가 판단하는 국어과적 연성화 장치가 충분히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위 표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4유형 지문은 2013년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2001년 이전에 나타난다. 확신할 수는 없으나, 수능 언어 영역(국어)에 과학 분야 지문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과정에서, 과학 분야의 개념 구조와 사고 구조를 존중해 주는 한도 내에서, 지식을 좀 더 구체 화하여 국어과적으로 연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볼 때, 4유형에 해당 하는 과학 지문이 과연 국어과에서도 평가 대상으로서 지속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향후 좀 더 면밀히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텍스트 자체의 속성을 고려할 때에는 잘 못되었다고는 볼 수 없고, 과학 교육의 입장에서는 과학적 사고를 충분히 표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맥락화 장치도 풍부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어과 평가의 맥락에서 보았을 때에는 중심 내용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텍스트의 목적성이 모호하기에, 읽기 평가 지문으로 과연 적합할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Ⅳ. 결론

지금까지 1994년부터 2015년까지의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 언어 영역(국어)의 총 36편과학 지문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과학사 지문의 내용 분석을 시도한 Wang(1998)의 논의를 토대 로 과학 지문 분석을 위한 내용 요소(개념, 과정, 맥락)를 추출하고 이들 내용 요소들이 국어과 문단 짜임 및 연성화 장치와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교차 분석함으로써 분석 틀을 만들고, 그에 따라 읽기 평가 맥락에 나타난 과학 지문의 유형을 크게 4가지로 귀납하고 각각의 특성을 기술 하였다.

유형 ①은 개념, 과정, 맥락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발생적 맥락이 잘 복원되어 있고 이들 내용 범주가 국어과 문단 짜임에 잘 부합되는 유형으로서 국어과 읽기 평가를 위한 지문으로 손색이 없는 유형이다. 유형 ②는 과정 및 맥락 없이 개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형으로서, 개념 이해를 돕는 내용 요소도 없고 형식화된 개념의 속성상 상술과정이 정교하고 조밀한 까닭에 국어과 연성화 장치가 개입할 여지도 적다. 그 결과 배경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독자가 의미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지문으로서 국어과 읽기 평가 맥락에서 적절성이 재고되어야 하는 유형이다. 유형 ③은 맥락 없이 개념과 과정이 포함된 유형으로서, 과학적 사고가 국어과적 내용 전개 방식과 부합하는 정도에 따라 읽기 평가 지문으로서 적절성 판단이 갈릴 수 있다. 유형 ④는 개념, 과정, 맥락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나 국어과 문단 짜임과 부합되지 않아 내용 파악이 쉽지 않은 유형으로서, 과학교육의 맥락에서는 유의미한 지문일 수 있으나 국어 읽기 평가 맥락에서는 적절성 판단이 필요한 지문이다.

본고의 의의는 다음 세 가지로 논의될 수 있다.

첫째, 역대 수능 과학 지문에 대하여, 텍스트 자체의 특성을 분석한 것 자체가 가장 먼저 언급할 만한 의의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수능 평가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수능에 활용된 비문학 텍스트는 연구 자료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것을 보인다. 비록 ‘정전’ 개념에는 부합하지는 않아도, 근 20년 역사를 거치는 동안 국어과 읽기 평가 지문의 바람직한 모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끊임없이 고민해 왔을 것이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향후 수능 비문학 텍스트를 본격적으로 연구 자료로 삼는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출간되었으면 한다.

둘째, 역대 수능 과학 지문에 대하여 그 경향성을 질적으로 분석한 것 역시 의의라고 할 수 있다. 흔히 국어과에서 수능 문항을 대상으로 연구 주제를 잡을 경우, 질적으로 분석을 시도할 경우에는 특정 시기만을 살펴보거나, 전수 분석을 할 경우에는 양적인 방법론만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국어과 평가 이론의 정수는 각 문항의 내용 타당도를 질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며, 내용 타당도를 결정짓는 것은 텍스트의 특성 그 자체이다. 향후 국어과 평가 연구는 이와 같은 질적 분석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셋째, 국어과 텍스트 분석 방법이 다각화되어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고에서는 국어과에서 흔히 논의되어 온 텍스트 언어학 분석 방법론을 고려하지 않고, 우선적으로 과학교육에서 일상 언어로 소통하고자 하는 것의 의미를 충분히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국어과에서도 의의를 도출해 낼 수 있는 분석 방법을 새로이 찾아내고자 하였다. 물론 그 분석 틀이 다양한 양상을 다 포착할 수 있도록 하려다 보니 ‘그물코’가 아주 성글어서, 그 그물코에 조금씩 어긋나는 사례도 발견되기도 한다. 향후 본 연구를 시발점으로 삼아, 네 가지 유형으로 귀납된 결과물보다 더 구체적인 논의가 가능한 ‘더욱 촘촘한 그물코’를 기대한다. 그러한 연구가 축적이 되면 과학 분야뿐만이 아니라 타 학문 분야의 텍스트를 분석하는 데에도 통찰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국어과 읽기 평가 맥락에서 ‘어떠한 글을 활용할 것인가’, 더 나아가 국어과 읽기 교수·학습 맥락에서 ‘어떠한 글을 읽힐 것인가’를 탐색하는 의미 있는 출발점으로서 의의를 지닌다. 읽기 교수·학습의 설계 과정에서 ‘어떠한 글을 읽힐 것인가?’하는 문제는 경험적, 실제적 차원에서 늘 주요한 사안이었으되, 그에 대한 답은 정보의 신뢰성과 충실성, 내용의 진정성 및 완결성, 형식의 일관성 등 추상적인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점을 고려하면, 결국 어떠한 글을 읽힐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모색은 분야별 텍스트의 특성에 대한 탐색의 형태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분야별 읽기가 적극 수용되고 있으며, 단지 다양한 분야의 글을 폭넓게 읽어 보는 경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분야의 글에 나타난 지식과 정보를 비판적으로 읽는 방법을 익히는 데까지 그 방향이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방향으로 교수·학습이 설계되려면 분야별 텍스트의 속성에 대한 탐색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수학 능력시험 언어(국어) 영역의 지문은 결국 ‘어떠한 글을 읽힐 것인가’에 관한 문제의식이 명시적, 암묵적 차원에서 치열하게 개입하여 생산된 산물로서, 분야별 읽기, 더 나아가 국어과 읽기 교육을 위한 텍스트의 속성을 밝히는 데 있어 유의미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수능 언어(국어) 영역의 과학 지문의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 본 연구는 그 출발점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Notes

1) ‘비문학 텍스트’란 소위 읽기 평가 맥락에서 ‘읽기 능력의 평가 대상’으로 사용된 지문을 일컫다가 읽기 평가 맥락 이외에서도 확대되어 사용된 말이다. 본고에서는 읽기 평가의 맥락을 전제하고 연구를 진행 하기에 이 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2) 각주 1번에서 밝혔듯이, 그동안 ‘비문학 텍스트’는 학문적 용어로 사용되어 오지는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담화’ 또는 ‘텍스트’라는 용어로써 텍스트 그 자체에 대한 연구가 읽기 및 쓰기 교육에서 꾸준히 다루 어져 왔다. 90년대 국어교육학에서는 먼저 텍스트 언어학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읽기 텍스트 자체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 흐름이 있었다. 텍스트를 대상으로 하여 텍스트 구조 표지를 연구한 김봉순(2002), 접속 관계를 중심으로 텍스트 의미 관계를 연구한 이은희(2000)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Brinker, K./이성만 역(1994:1-2)에서는 언어학적 텍스트 분석을 위해 얻은 지식들이 바로 생산적 능력의 확장으로 이어질 것이라 가정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러한 문제의식은 국어 교육학에서도 있었다. 이성영(2001)김정자(2004)는 텍스트언어학의 관심이 이미 생산된 결과로서 텍스트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분석에 있다면 국어교육학의 관심은 생산과 이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른 관점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에 김명순·변혜경(2012)에서는 텍스트성을 기반으로 하여 미시적 차원의 의미를 생성시키는 읽기 지도가 부족하다고 보고 ‘미시적 읽기’라는 개념을 제안하였다. 황재웅(2008)도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학습자가 비문학 텍스트의 의미를 올바로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의사소통 기능과 텍스트 의미 구조 모두를 조화롭게 고려하여 텍스트를 유형화하고 그에 따라 ‘텍스트 내적, 텍스트 외적 맥락 모두를 고려한’ 맥락 중심 읽기 전략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텍스트의 생산과 이해 과정에서 명시적으로 활용 가능한 언어 교육 내용’을 추출하기 위한 텍스트 분석 연구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 문법교육 분야에서 모어 화자의 언어 수행 방식에 따라 언어 선택 원리를 연구하는 ‘체계기능 중심성’에 따른 텍스트 분석 연구(남가영, 2009; 주세형, 2010; 이관희, 2010; 제민경, 2011, 2013; 주세형·조진수 2014)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교육과정에는 ‘학문 분야별 텍스트의 특성’을 가르치도록 되어 있으나 이에 대한 연구는 터무니 없이 부족하며, 대학별 글쓰기 연구 성과도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못하고 있는 현황이다. 최근 국어교육 학에서 텍스트 연구는 주로 텍스트 분류(김봉순, 2010) 문제나 텍스트의 기능이나 목적별로 어떤 특성을 지니는지(이은희, 2011; 김혜정, 2011)에 대한 것이다.

3) “수능 언어 영역 시험은 대학에서 원만하고 능률적인 수학을 위하여 요구하는 우리말 사용 능력을 측정 하기 위한 것으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과 경험을 통하여 습득한 듣기, 쓰기, 읽기 등 우리말 사용 능력을 범교과적인 제재를 활용하여 측정하는 시험이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 언어영역 평가원 출제매뉴얼, 2004)”는 진술에서도 이러한 이중적인 속성이 잘 드러나 있다. 세부 적으로는 2014년 이전의 수능 언어 영역은 적성 검사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였고, 이후 국어 영역은 학력 평가로서의 성격이 좀 더 강해졌다고 볼 수 있으나, 국어과 세부 내용 영역에 따라 이러한 구분이 두드러지기도 하고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도 한다.

4) 수능 도입 단계에서 그 모델이 되었던 미국의 적성 검사인 SAT도 1994년 적성 검사인 SAT 1과 교과 별 학력 검사인 SAT 2로 나뉘는 방식으로 개편되어 시험의 성격을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

5) 예를 들어, 국어과 내용 영역 중 문법의 경우, 2014년 이후의 문항과 이전 문항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6) 오히려 쓰기 맥락에서는 과학적 글쓰기를 필두로 학문 분야별 글쓰기에 대한 연구 및 실행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신선경(2008, 2009) 등에서 과학 글쓰기를 위해 과학적 텍스트를 분석하여 과학 언어의 속성을 밝힌 바 있으며, 국어교육 내에서도 박영민(2003), 김혜연(2010), 이정찬(2013) 등이 유사한 관점의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한편, 사회 분야 관련 글쓰기와 관련해서는 이주섭(1998), 박정희(2001) 등의 논의를 찾아볼 수 있다.

7) 이 점에 착안하여 향후 평가 대상 텍스트의 특성을 다양한 기준에 근거하여 살펴본다면, 국어과 읽기 평가 맥락에서 각 분야별 지문에 대해 어떤 점을 기대해 왔는지 추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8) 과학교육 맥락 안에서는 ‘대중의 과학 이해(public understanding of science, PUS)’, ‘과학기술의 대중적 소통(public communication of science and technology, PCST)’, ‘과학 수사학’, ‘과학 커 뮤니케이션’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문적 과학 지식을 어떻게 비전문가인 대중과 소통할 것인가’의 문제의식이 주요하게 다루어져 왔으며, 이에 입각하여 학술 논문과 차별화되는 과학 에세이, 과학 칼럼 쓰기 등 과학 글쓰기 활동을 적극 장려함으로써 과학교육의 목표를 실현하고자 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송성수, 김동광(2000,)Gros, A./오철우 역(2007), Reaves, C./오철우 역(2010), 오철우 (2008, 2015), 조숙경(2007) 등을 참고할 수 있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Halliday & Martin(1993)의 분석틀에 입각해 교육용 과학 텍스트의 언어적 속성을 분석하는 일군의 연구 경향 또한 함께 확인되고 있다(맹승호 외(2007), 함석진 외(2010), 김찬종 외(2012) 등).

한편, 과학과 사회 간의 소통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이 참가하는 세계과학커뮤니케이션 국제회의가 1989년 발족하여 2년마다 학술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이러한 문제의식은 학교를 넘어 그 실천 영역을 점차 넓히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조숙경(2007) 참고.

9) 기존 국어교육에서는 이 두 측면을 서로 관련지어 설명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였다. 본고에서는 그러한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0) 이러한 논의의 바탕에는 지식의 개체 발생 과정이 그 종족 발생 과정과 다르지 않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즉, 개별 학습자가 지식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은 역사적으로 하나의 학문적 지식이 형성되는 과정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장상호(1994, 1997, 2000, 2003, 2005 등)의 논의도 참고할 수 있다. 일련의 논의에서는 그는 분과 학문의 발생, 형성 과정을 면밀히 고찰하면서 학문의 발달 과정은 불연속적인 패러다임의 교체 과정이며 이 과정이 학습자의 지식 형성 과정과 유추적으로 평행하기 때문에 각 과정의 지식은 비록 최신 지식은 아니더라도 학습자에 따라 유의미한 교육 내용으로 활용 될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11) 실제로 과학 교과서에서는 학년이 시작되는 가장 첫 단원에 과학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는 주제가 본격적인 대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후의 각 단원에서도 지식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지식의 탐구과정 및 실제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바를 익히도록 할 뿐 아니라, 본격적인 탐구 활동 등을 통하여 이를 내면화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이 마련되고 있다.

12) 비록 해당 필자를 직접 대면하여 확증할 수는 없으나 텍스트 결과물을 보고 그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하도록 한다.

13) 심사위원 중 한 분이, 이하에서 제시될, 본 연구물의 기반한 Wang(1998)의 분석틀에 기본적으로 국어과의 역할이 극히 한정되어 있어, 국어과 평가 지문으로서 과학 텍스트를 분석하는 틀로 삼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하셨다. 주지하다시피,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는’ 텍스트 분석 방법론은 없다. 비록 본 연구자들이 국어과 전공이기는 하지만, 본 연구의 목적은 적어도 ‘내용 전문가’가 텍스트를 접할 때 어떠한 분석틀을 지니고 있을지, 이를 우선적으로 분석하는 데에 있었다. 텍스트를 읽어내는 방법론이 현재 ‘국어과의 경우 지나치게 기능적이라는 반성을 하고, 그에 따라 본고와 같은 내용 전문가들의 입장에서 보는 텍스트 분석도 시도해 보면서, 최종적으로는 더 나은 분석틀이 도출될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M.A.K. Halliday의 분석 틀을 통하여 과학 텍스트를 분석한 연구 성과물들을 참조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하셨다. 맹승호 외(2007) 이후 일련의 연구들을 참고하지 않았던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과학의 언어를 분석하는 목적성으로 Halliday 언어 이론을 취하려면, 철저히 과학 텍스트가 일상적이지 않은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는 면에 주목하여야 한다. 즉, 일상적이지 않은(not congruent) 사고를 담아내는 문법으로써, 과학 텍스트가 구성하고 있는 지식을 풀어내는(unpacking) 것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과학의 언어’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특성 중 하나가 ‘문법적 은유(grammatical metaphor)’이다. 그러나 국내 과학 교육계에서 연구된 일련의 논문에서 할리데이 언어학은 과연 그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지 의문시되는 면이 있으며, 심지어 맹승호 외(2007:370)에서는 ‘한국어의 경우 영어와는 달리 문법적 은유의 효과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는 까닭에 분석에서 제외하였다’라고 밝힌 바도 있다. 맹승회 외(2007) 이후 일련의 연구물에서는 주로 세 축의 메타기능으로 사용역(register)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만약 그 결과물이 과학 텍스트의 장르성이 세세히 변별되는 데에까지 나아갔더라면 국어과에도 큰 도움이 되었겠지만, 해당 연구물들에서는 영어권에서 제시되곤 하는 ‘텍스트 종류’ 층위의 ‘장르’를 먼저 제시하고, 그에 따라 확인된 언어적 특성들을 나열하고 분류하고 있는 데에 그치고 있다. 과학 분야의 장르들을 분화시킨 것은 결국 해당 분야 사용자 집단의 의미 체계가 발달한 결과인데, 연구 방법 논리의 선후가 뒤바뀐 것이다. 요컨대, 본고는 국어교육의 여러 맥락 중, 내용 전문가의 목소리가 가장 많이 반영되었다고 판단되는 수능 읽기 평가 맥락에서 과학 텍스트의 특성을 밝히려는 새로운 시도 중 하나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14) 최근 대학 전공 글쓰기 교육 내용을 도출해 내고자 텍스트를 분석하는 연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데, 각주 2번에서 언급했던바 국어교육학에서 텍스트언어학 방법론을 도입했던 초기의 한계점을 답습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브링커(1994:1)의 언급처럼, 텍스트 그 자체를 무작정 언어적으로 분석 한다고 해서 텍스트 이해와 생산으로 직결되는 것도 아닌 것이다. 더 나아가, 과연 어떠한 교육 목표로 텍스트를 분석해야 할지에 대한 관점도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도 있다. 전공 분야에서도 해당 교육 목표에 공통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여지가 무엇인지 탐색해야 할 것이다. 주세형·김형석(2014)에서 지적 했듯이, 학술 텍스트를 분석하고자 할 때 주목해야 할 것은 ‘내용’도 아니고 ‘언어 그 자체’도 아니며, 학술 텍스트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핵심 사고 및 소통 행위’이다.

15) 전경문 외(2004:827)에서는 번역하지 않고 ‘내용 유형’만 제시하고 있으나, 이후 ‘표현 수준’에 대한 설명도 나오며 번역도 하여 제시하고 있어, 이를 종합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16) 당초 Wang(1998)의 분석틀에 대하여, 전경문 외(2004)에서는 ‘문맥’으로 번역하고 있으나, 본고에서는 ‘맥락’으로 번역을 하고자 한다. 좁은 의미의 언어적 ‘문맥’을 단서로 하기는 하지만, ‘개인적, 사회적, 문화적’이라는 다양한 의미역을 내용 범주로서 도출해 내고 있으므로, ‘문맥’보다는 ‘맥락’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이하 내용에서는 과학사 내용 범주로서 지칭되는 것은 ‘맥락’으로 번역한다.

17)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또 다른 근거로는, ‘국어과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4유형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4유형의 소재는 1유형에서 주로 발견되는 소재와 그 성격이 달라서 ‘초기’ 지문이 국어과적 짜임과 일치하기 어려웠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한다.

18) 이와 관련하여 윤여각(1998: 22)에서는 질문이 일상적 맥락을 교육적 맥락으로 변화시키는 현상학적 힘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19) 과학적 사고의 핵심 기제로 은유 및 유추를 다룬 연구물은 적지 않은데(신선경(2009), 오철우 (2015), 박영민(2003) 등), 많은 연구에서 은유(metaphor)와 유추(analogy)를 서로 구분하지 않거나 함께 다루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Dunbar(2001)(신선경, 2009: 44에서 재인용)에서는 자연과학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 상황을 녹화 녹취 분석하여, 과학 연구에서 유추가 쓰이는 목적이 ‘이론의 공식화’, ‘실험의 설계’, ‘과학적 사실에 대한 설명’ 등 세 가지로 나뉜다는 점을 확인 하고, 이론을 새롭게 세우는 과정에서는 전혀 동떨어진 다른 영역의 개념들과 비유를 시도하는 반면, 실험의 설계 단계에서는 유사한 영역끼리의 유추나 같은 영역으로 묶일 수 있는 인접 영역으로부터의 유추를 선호한다는 점을 밝혀낸 바 있어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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