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들어가는 글
의료 분야에서 시작된 증거 기반 실천(evidence based practice)은 교육을 포함한 노동, 사회복지, 경영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수집된 효과성에 대한 증거들을 활용 하여 프로그램의 질적 개선을 꾀하거나 정책을 결정·개선하려는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다. 영·미를 중심으로 하는 이러한 근거 기반 실천의 동향은 데이터 기반 정책 결정(data based decision making, data driven decision making)이라는 정책적 실천 동향과도 맥을 같이 한다. 최근의 교육적 상황은 국가단위의 정책 결정 뿐 아니라 교육청 단위, 학교 단위의 정책이나 교육활동에 대한 의사결정도 학생의 학업성취도 데이터를 활용하여 객관적 근거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라 할 수 있다. 즉, 미국의 U.S Department of Education(2010)에 의하면, 주 단위나 지역구 단위에서 학업성취도와 같은 객관적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을 뿐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도 수업 개선 및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해 성취도와 같은 객관적 데이터를 활용하는 실례가 증가되고 있다고 보고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에서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중심으로 2010년부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데이터를 공개하여 정책 연구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한 교육정책 개선,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개선에 노력해 왔으며 이를 통해 증거 기반 교육 실천을 실행하고 유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증거 기반 교육 실천은 2002년 미국의 낙오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NCLB)의 등장으로 인해 가속화된 교육의 책무성 강화 경향에 힘입어 대규모 성취도 평가 자료와 같이 대용량 자료의 수집과 분석이 현실화되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부터 전수 평가로 전환되어 2009년부터 대용량의 전수 자료를 활용하게 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필두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국가단위의 학생평가 자료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2003년부터 수집하고 있는 ‘학교 교육 실태 및 수준 분석 연구’ 등의 일반 연구 자료들을 2010년 즈음부터 교육계 뿐 아니라 일반 연구자에게도 공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대용량 자료를 활용한 분석 결과는 정책 결정자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유용한 정보로 활용(data-driven policy making) 될 수 있으며 나아가 교육 현장에서 과학적 연구 결과에 근거한 교육 실천(evidence-based practice)을 가능하게 한다(정혜경, 2012). 이 중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업성취도 변화 추이를 근거로 한 국가수준의 학력을 점검하여 교육과정과 교육 정책을 개선하는 목적으로 표본 대상의 평가로 시행되어 오다가 국민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고 이를 토대로 학력 향상을 도모할 목적으로 2008년 전수평가로 전환, 현재까지 유지되어 오면서 데이터 기반의 정책 결과, 증거 기반 교육 실천의 중심의 역할을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기초학력의 보장은 교육의 본질이며 교육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의 책무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초학력과 그 변화를 국가수준에서 점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를 다하기 위한 정당한 수행이기도 하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 매년 대용량의 신뢰로운 데이터를 산출하고 있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이하 학업성취도 평가)는 기초학력 보장 정책과 같은 학력 향상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데 과학적, 실증적 근거를 제공하는 학력 점검 기제이면서 동시에 국가 정책이기도 하다. 기초학력 보장정책은 1997년부 터 시작해서 2001년 12월에 정부가 발표한 「국가인적자원개발자본계획-사람, 지식 그리고 도약」에 구체적인 정책으로 제시되었다. 2007년 ‘교육관련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특례법’, 2008년의 시행령의 제정을 근거로 기초학력 보장 정책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법적 토대를 갖추게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전수평가 전환, 학력향상 중점학교,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 두드림 학교 등의 학력 향상을 위한 학교 정책으로 연차적 추진되었으며 정책의 크고 작은 변화와 세부적인 전략 수정 등을 위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실증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기초학력 보장 정책으로 대표되는 학력 향상 정책의 성과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결과를 기반으로 분석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 기반 정책 결정’ 차원에서 기초학력 보장 정책이 강화된 시점에서 수집된 고등학교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로 정책의 성과를 분석하여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증거 기반 교육실천을 유도할 수 있는 부분을 논의하고자 한다.
Ⅱ. 기초학력 보장 정책과 학업성취도 평가
지난 십 수 년 동안 기초학력 보장 정책은 국내 교육현장에 도입·추진되어 온 실효성 있는 정책의 하나였다. 그 실증적 성과를 밝히고자 하는 학문적 연구들 뿐 아니라 정책 배경과 전개과정을 탐색하는 노력도 꾸준하게 있었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0; 2012; 김경희 외, 2012a). 본고에서는 정책 도입부터 현재까지의 기초학력 보장 정책을 파악하기 위해 시기별 정책 배경과 내용, 이 정책에 대한 학업성취도 평가의 역할 등을 아울러서 논의한다.
기초학력 보장 정책이 본격적으로 강화되는 것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수평가로 전환된 시점이지만 1997년부터 당시 교육인적자원부가 시·도교육청과 연계하여 기초학습부진아를 구분하고 단위학교 중심의 학습부진 학생지도를 시행하게 된 때부터 정책이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정부는 학습부진 학생을 ‘기초학습부진학생(읽기, 쓰기, 셈하기와 같은 기초학습기능이 결손된 학생)’과 ‘교과학습부진학생(교과영역별 최소 성취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으로 구분 하고 이들을 위한 보충학습 자료 개발 및 보급과 학습부진학생 전담 강사 지원 등을 통해 단위 학교 중심으로 기초학력 보장 정책을 추진해 왔다(이화진 외, 2009). 1999년부터는 학습부진 학생을 위해 국가적 대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고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습부진아 지도 프로그램, 저학력 학생을 위한 학력증진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여 학교현장에 보급하였다. 2002년부터는 모든 국민에게 기초학력을 보장할 목적으로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기초학력미달 학생을 위한 기초학력보정자료를 개발·보급해왔다. 2008년부터는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시·도교육청 주관의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의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당시 정부는 국가가 설정한 학업성취 목표 최저수준 미달 학생에 대한 책임지도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기초학력 책임제를 인재 대국을 위한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최저수준 미달 학생을 최소화 하기 위한 국가수준의 지원과 책임지도를 강조하였으며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라 학교별로 행·재정적 지원을 확대하였다. 국민의 기초역량 강화를 국가 주요 정책 영역의 하나로 설정하고 국민기초교육보장을 위한 세 가지 전략을 제시하였다. 우선, 초등학생이 학교교육을 통하여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본능력을 배울 수 있도록 학교의 책임을 강화하고 둘째, 국민 기초교육에 대해 국가수준의 ‘최소성취기준’을 설정하여 학교 책무성 강화 및 모든 학생의 최소성취기준 도달을 위한 국가수준의 객관적인 평가를 실시하도록 하고 단위학교는 기초학력미달 학생을 위한 특별 지도방안을 강구하도록 한다. 셋째, 기초학력미달 학생에 대해 지원체제를 마련한다. 이 정책에서는 국가차원의 학교평가를 실시하고, 교수-학습개선을 위해 장학 지원임무를 수행하는 ‘(가칭)국가장학지원센터’를 설립하여 운영하도록 하였다.
최소수준의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국가단위의 학력 점검 체제가 필요 하였고 이에 당시 정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위탁하여 2000년부터 매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였다4) 학업성취도 평가는 2000년 초기엔 초·중·고등학교의 0.5% 표집하여 실시하였다가 2001년부터 그 규모를 늘려 2007년에는 초 중학교는 3%, 고등학교 5%로 시행하게 되었다. 이 시기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기초학력 보장 정책을 위해서 국가수준의 전체적인 학력 점검의 현황 정도만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였기 때문에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력을 제공하지는 못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학업성취도 평가의 전수평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표본평가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팽팽하게 대립되었고 교육과정이나 정책 개선을 위한 학업성취도 평가의 역할, 학업성취도 데이터 공개에 대한 사회적 요구 또한 지속적으로 증대되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학습부진 학생 지도 방안은, 1995년 5월 31일 교육개혁위원회의 ‘신교육 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방안’에서 제시했던 학교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교육수요자에게 학교와 진로선택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학교평가 실시 제안과 맞물려 있었다(김미숙, 2004). 이에 따라 1997년 정부는 시·도교육청 평가기준에 교육청 주관 학교평가에 관한 사항을 포함시켰으며, 1997년 12월 13일에는 초1·중등 교육법 제9조에서 국가수준 학교평가 및 학업성취도 평가의 법적 근거조항을 마련하였다. 또한, 국민 기초교육을 지식기반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이라고 보고, 기본능력에 대한 최소수준의 보장을 초·중등학교의 핵심적 사명으로 규정, ‘초중등교육법’에 명시하도록 하였다. 이는 교육인적자원부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위탁하여 2000년부터 매년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게 되는 계기와 명분이 되었다.
1997년에 출발하여 1999년부터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온 기초학력 책임 지도제는 2001년의 국가인적자원개발기본계획과 2006년의 제2차 국가 인적자원 개발 기본계획에 명시되었으며, 2007년 ‘생애초기 기본학습능력 지원계획’에 의하여 그 의미와 범위가 확대되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정책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는 학습부진 학생들의 선별과 지도를 위한 ‘기초학력 책임제’를 시행하게 되었고 시·도교육청에서도 학습부진학생을 위한 책임지도에 역점을 두게 되었다.
이후 정부에서도 기초학력 보장 정책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있었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인 ‘기초학력미달 학생 제로 플랜’을 통해서 구체적인 정책 시행과 방법적 차원에서 발전이 이루어졌다. ‘기초학력미달 학생 제로 플랜은 기초학력보장 정책과 평가 체제의 연계를 통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학력 질 관리의 책무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따라서 ‘기초학력미달 학생 제로플랜’이라는 국정과제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전국 규모의 학업성취도 평가, 즉 전수 평가가 불가피했다. 전수 평가를 통해 학생 하나하나를 점검하여 학습부진 학생을 파악하고 이들을 지도함으로써 학생의 학습부진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특히, 기초학력미달 학생들이 밀집해 있는 학교들을 대상으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확대하여 학력 격차 해소를 실현하겠다는 의도를 관철시키고자 하였다. 이에 2007년에 ‘교육관련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특례 법’(법률 제8492호’ 2007. 5. 25.)과 2008년에 그 시행령(대통령령 제21119호, 2008. 11. 17, 대통령령 제233304호, 2011. 11. 23. 개정)을 제정하였고 이에 근거하며 교육정보 공시제에 의한 평가 결과를 전면 공개하게 되었다. 이와 맞물려 결과 활용과 정책 결정 측면에서 기초학력 보장 정책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김성숙 외, 2010). 이러한 법적 기반과 학업성취도 평가의 전수체제 전환으로 기초학력 보장 정책은 탄력을 받게 되었으며, 2009년에 본격적으로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통해 모든 학생의 학력을 점검하고, 기초학력 학생의 파악이 가능해지면서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정책 방안들이 마련되었다.
2003년 학업성취도 평가부터 학업성취도 변화 추이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기존의 표집평가로는 개별 학생, 개별학교의 기초학력 도달 여부와 성취수준을 파악할 수 없어 기초학력미달 학생을 정확하게 집계하고 학습 지도하기 어려웠고 학교별 책무성도 평가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와 같이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개발한 질 높은 평가도구로 학생들의 기초학력 도달과 동시에 수월성 추구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기초학력미달 학생에 대한 행·재정적인 지원 정책을 수립하기 위하여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모든 학교의 교육 실태 및 학업성취 취약 집단을 점검함으로써 국민의 기초학력 책임지도에 대한 학교책무를 강화하려고 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전수방식의 학업성취도 평가의 필요성이 학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었고 데이터 기반의 정책 결정을 위한 필수적인 자료로서의 학업성취도의 필요성과 교육의 질 관리를 위한 종합적인 점검 체계로서의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역할에 대한 기대감 이 있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2009년부터 본격적인 전수평가 방식으로 시행되었다. 정책 초기에 학업성취도 평가 대상은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으나, 2010년부터 고등학교의 대상 학년을 2학년으로 조정하였다. 대상 교과에 대한 변화도 있었는 데 전수평가 도입 초기에는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5개 교과였으나, 2010년에 고등학교는 선택 교육과정 운영으로 인해 국어, 수학, 영어 3개 교과로 축소하였고, 2011년에 초등학교는 기초학습능력 배양을 주된 목표로 하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의 특성을 고려하여 국어, 수학, 영어 3개 교과로 축소하였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들의 성취도를 척도점수로 변환하여 4단계 성취수준으로 산출함으로써 기초학력 수준과 성취기준 도달 여부를 파악한다. 2011년도부터는 ‘학교 향상도’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개별 학생의 학업성취 향상에 학교가 기여한 정도를 평가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향상도’를 학교별로 산출하였다. 전수방식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관련 법령에 따라 2010년 11월부터 학교알리미를 통해 학교별·과목별 응시 인원수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3등급(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미달)비율과 학교 향상도를 공시하고 있다. 개별 학생과 학교에는 교과별로 4단계 성취수준과 내용영역별 결과 등 상세한 정보를 통지한다.
2009년부터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라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밀집한 학교를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선정하여 정책 지원함으로써 단위학교의 학습지도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학습부진 학생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2009. 6. 24. 교육과학기술부, 학력향상 중점학교 지원 기본계획 안).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기준 이상, 즉, 초등학교는 5%, 중학교와 일반계고등학교는 20% 이상인 경우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선정되었고 이에 따라 2009 년에 총 1,440개교, 2010년에는 총 1,660개교, 2011년에 총 1,520개교를 선정하여 지원하였다. 학력향상 중점학교에 대해서는 기초학력미달 학생 해소를 위한 집중 교육을 지원하고자 학교 규모를 고려하여 학교당 평균 5천만원~1억원으로 학교규모에 따라 차등 지원하였다. 정책 수혜 학교에는 기초학력미달 학생 책임지도를 위한 학습보조 인턴교사의 인건비, 대학생 멘토링에 필요한 장학금, 학력증진프로그램 운영비 등을 포괄적으로 지원하였다.
기초학력 보장 정책이 학력향상 중점학교와 이후의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라는 구체적인 학교 지원 사업으로 변모한 배경에는 기초학력미달 숫자를 줄이려는 노력만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정책적 판단이 있었다. 즉,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와 교사의 학습부진 학생 지도 역량을 키우고 유지시키는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 했다. 이를 위해 지원 사업은 다음의 중점 사항이 추진되었다. 첫째, 결손가정, 저소득층가정, 다문화가정 자녀의 경우 입학 전 학습 기회 부족이 입학 후 학습부진으로 이어지기에 학습부진에 대한 예방-진단-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학습저해 요인, 학습동기, 학습이력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둘째. 학생에 대한 맞춤영 학습지도 서비스 강화를 위해 학습보조강사를 배치 하여 수업 참여 지원, 멘토링 프로그램 활성화하여 학생 개별지도를 강화하고, 방과후, 야간, 주말, 방학기간을 이용한 보충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맞춤형 학습지도를 한다. 셋째, 교사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사 인식 변화를 도모하고 직무연수 실시, 교과연구회 활성화 및 수업컨설팅 강화하여 교수·학습 지원 확대, 학생 책임지도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우수사례 표창, 교사 업무지원 네트워크 구축 및 전문상담교사, 사회복지사, 학습치료사 등 전문인력의 활용 지원 한다. 넷째, 학력향상 중점학교는 자율학교로의 지정을 유도하여 교육과정에서의 자율 운영과 학교장의 교원인사에 대한 자율권 확대를 추진, 교육청 단위의 학교경영 컨설팅 팀을 구성하여 운영, 학교의 운영계획 수립단계부터 자문·연수 및 안내서비스를 제공하고, Wee 센터 내 학습 클리닉을 설치 등의 지역사회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연계하고 활용한다.
또한, 이 시기에 정책적 변화의 또 다른 하나는 기초학력미달 학생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과 더불어 정서·행동발달 장애 등 특화된 지원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당시 정부는 기초학력미달의 주요 원인이 정서·행동발달 장애(ADHD, 우울증, 인터넷 중독 등) 및 학습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별도의 지원 대책이 미비했음을 인정하여 ‘기초학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교과부, 2011. 7) 학습부진 원인별 맞춤형 지원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학습관리에만 치중되어 왔던 학습부진 지원에서 학습부진 조기 예방과 다양한 학습부진 원인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학교 안 지원과 학교 밖 지원으로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전략을 추진하였다.
학교 안 지원으로는 첫째, 정서·행동발달 장애 및 학습장애 학생의 문제에 대한 상담적 접근을 강화하고 단계별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정규 수업 시간 중 분반 수업, 방과후 학습, 수준별·단계별 수업, 주말·방학 중 캠프,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둘째, 학습보조 인력 외 학교에 전문 인력을, 즉 장애 학생이 많은 학교에 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 인력을 배치 하고 학생상담 및 지도, 프로그램 기획·운영, 병원 등의 외부자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셋째, 교사 및 학부모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며 교원 연수시 정서, 행동발달 장애 학생 등 관련 연수를 강화하고, 단위학교 내에서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였다. 학교 밖 지원으로는 첫째, 교육청 단위로 전문상담사, 의사, 교사 등으로 구성된 ‘학습부진 종합클리닉센터’ 설치, ADHD, 우울증, 난독증 등 정서·행동 장애학생 등의 학습·의료 상담, 교원·학부모 연수 등의 단위학교 연수 등을 지원하였다. 둘째, 정서·행동장애를 겪고 있는 저소득층 학생에게 요구에 맞는 학생 Wee 센터 기능을 강화하고 학력향상 중점학교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의 Wee 센터에 임상심리사 배치, 정신보건센터 및 청소년상담지원센터와 연계하여 운영하였다.
이 외에도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 기초학력미달 밀집학교를 세분화하여 학교를 지원 하는 전략을 수립하였다. 이른바, 전년도에 이러 기초학력미달 기준을 통과하기 못한 잔류학교와 경계선상 학교 지원으로서 잔류학교(2010년 190개교, 2011년 129개교)에 대한 원인분석을 통한 대책 마련과 학력향상 중점학교 외에 경계선상에 있는 기초학력미달 우려학교에 대한 관리대책까지 확대하여 체계적인 지원을 추진하였다. 잔류학교에 대한 특별 지원으로는 예산 지원과 다문화가정 학생에게의 인턴교사와 대학생 멘토 지원, 결손가정 학생에게의 보육서비스를 제공 등의 지원을 추진하였고 경계선상 학교에 대해서는 정책수혜학교에 준하는 예산지원, 인턴 교사, 대학생 멘토교사 등 학습보조 인력 배치 등을 지원하였다(교육과학기술부, 2010. 3. 3).
2011년 이후 학력향상 중점학교는 국가 시책사업을 체계적으로 정비하여 사업의 시너지 효과 제고와 학교현장 업무부담 경감을 위하여 단위학교 재정지원사업을 학력 향상, 사교육절감, 교육과정혁신 등 3개 중점과제로 추진하면서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로 전환하였다. 이 시기에는 기초학력미달 학생 밀집학교를 선정·지원함에 있어 단위학교의 지도 역량을 강화하고 학습부진 학생의 원인을 찾아내어 이를 해결하여 부진 학생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컸었다. 매년 실시되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일정수준을 상회하는 학교를 당연 지 정하였는데, 2012년에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는 총 1,520개교가 지정되었는데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기준에 미달한 신규학교 284개교 이외에도 기 지정된 학교 중 기초학력미달 학생 미달 비율은 통과하였으나 계속지원을 희망하는 학교(1,107개교)와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잔류학교(129개교)를 포함하였다. 국가수준에서 관리가 필요한 학교 위주로 선정하여 집중 지원하였고, 특히 정신건강관리와 연계하여 ADHD 등 정서행동발달 장애에 따른 학습부진 학생의 지도를 강화하였다(교육과학기술부, 2011. 2. 21). 학력향상 중점학교가 학습부진학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환경 제반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두었다면,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에서는 학습부진의 원인을 학생 개별적으로 찾아내서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를 위해 학습부진에 대한 총체적 예방-진단-관리 시스템을 구축 하여 기초학력미달 학생을 최소화하고 기초학습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였고 학습부진학 생의 학습지도, 관리 및 ADHD, 우울 등 정신 건강문제로 뒤처지는 학생을 지원하는 학교교육 모델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이외에도 기초학력 진단에 따른 맞춤형 학습, 정서 및 심리지도 강화, 기초학력 및 정신건강과 관련하여 교사 및 학부모 연수 강화, 고등학교에서 고교 기본교과 설치 확대 등 기초학력미달 학생들을 위한 정규교육과정을 운영·보완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안 들이 실천되었다.
행복 교육의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기초학력 보장 정책은 국가의 책무에서 시·도 교육 청 책임제로 이행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2013년 교육부의 발표에 의하면(교육부, 2013. 7.25.)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의한 기존 단위학교별 단기적 프로그램 중심의 지원으로는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있는 모든 학교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일반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지원이가 능한 우수한 사업모델을 창출하기가 어려워 교육청 단위의 체계적인 학교 지원체제(학습종합클 리닉센터와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 등)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변화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학습종합클리닉센터를 확대 운영하고 홈페이지 구축, 찾아가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의 클리닉 센터의 운영 내실화를 기하겠다는 클리닉 센터 사업의 확대와 일부 시도에서 시행해 왔던 기초학력 향상도 평가를 확대하고 기초학력진단도구 및 보정지도 자료를 추가 개발하여 보급하는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박근혜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이에 따른 교육청 중심의 기초학력향상 지원 정책으로 인해 기본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이 다소 약화되었고 이러한 경향은 초등학교 대상의 학업성취도 평가 폐지 등으로 구체화되었으며 국가수준에서 기초학력 및 학교 향상도를 점검하는 전수기능이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경향을 띠게 되었다. 이 두 가지 사업은 2014년에도 유지하고 있고 모든 단위학교 차원에서 학습부진학생을 지원하기 위하여 600개교를 두드림 학교로 지정하여 교감, 담임, 특수교사, 상당교사, 보조교사 등을 활용한 다중지원팀을 조직, 맞춤형 지원을 통하여 학습부진 학생의 기초학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기초학력밀집학교, 학력향상 중점학교,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와 같이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하여 정책 수혜학교를 지정하는 방식 이 아닌 시도별 공모 과정을 통해 수혜학교를 지정하는 방식이어서 학교의 자율성은 확대된 반면, 대용량의 실증적 데이터를 활용한 증거 기반 교육 실천이 약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1997년 부터 지금까지 기초학력 보장 정책은 학생 간, 학교 간 학력 격차를 줄이고자 하는 형평성을 근본적인 가치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으로 추진되어 왔다.
Ⅲ.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기초학력 보장 정책의 성과를 분석하고자 정책수혜 학교 선정의 기준으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활용하기 시작한 2009년부터 이 평가의 결과를 기준으로 기초학력 향상의 증거를 판단했던 2012년까지의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를 대상으로 한다. 또한, 정책 수행의 연차적 차별성을 고려하여 연구 대상과 분석 방법도 차별화한다. 즉, 단위학교의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학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실증적으로 검증하기 위하여 정책수혜를 받는 학교가 매년 달라지는 정책적 특성을 감안해 2009년 지정되어 정책수혜를 받은 학교의 학력 향상 (2009 대비 정책 효과), 2010년 지정되어 정책수혜를 받은 학교의 학력 향상(2010 대비 정책 효과), 2011년 지정되어 정책수혜를 받은 학교의 학력 향상(2011 대비 정책 효과)의 성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분석에서 활용한 연구 자료는 <표 1>과 같다.
지정연도 | 고등학교(일반계) | |||
---|---|---|---|---|
정책수혜학교 | 전체 | |||
학교수 | 학생수 | 학교수 | 학생수 | |
2009년 | 198 | 38,831 | 1,483 | 485,003 |
2010년 | 182 | 33,270 | 1,461 | 477,612 |
2011년 | 135 | 22,360 | 1,483 | 476,688 |
정책수혜학교는 2009년 1,483개 학교 485,003명 중 198개교 38,831명, 2010년 1,461개 학교 477,612명 중 182개교 33,270명, 2011년 1,483개 학교 476,688명 중 135개교 22,360명으로 정책수혜 학교가 2009년, 2010년, 2011년으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기초학력 보장 정책이 단위 학교의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학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검증하기 위하여 2009년 대비 정책 효과는 2009년과 2010년 학업성취도 결과를, 2010년 대비 정책 효과는 2010년과 2011년 학업성취도 결과를, 2011년 대비 정책 효과는 2011년과 2012년 학업성취도 결과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2010년 정책 분석에서는 2010년 고등학교의 국어, 수학, 영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정책 수혜학교 여부, 기초생활수급대상 학생수를 주요 변인으로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변인은 <표 2>에 제시되어 있다.
2009년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은 약 6.9%였으며 2010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은 약 4.5%로 2009년에 비해 감소하였다. 또한 고등학교 중 12.8%가 정책수혜 학교로 지정되었으며, 학교의 규모를 나타내는 학급수, 학생수, 교사수의 평균은 각각 28개, 1,000명, 60명,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수는 43명이었다. 2010년 대비 정책 성과 분석을 위한 자료는 1,458개의 고등학교 중에서 약 10%의 학교가 정책 수혜를 받았다. 학교 규모를 보면 프로그램 참여학교가 일반학교보다 작았다.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나타내는 변인인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비율은 참여학교가 17.9%, 일반학교가 13.1%로 참여학교가 약간 더 많았으며, 77%가 전년도에도 참여했던 학교였다. 2011년 운영에 대한 성과로 학교별 ‘11년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비율과 ‘12년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비율 변화(차이)를 종속변인으로 하여 정책 성과분석을 시도하였다. 정책 수혜 학교들 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한 변인으로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일반적으로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는 변인으로 알려져 있는 변인(김성숙 외, 2010)들을 활용하였다. 학교수준에서 학교규모, 기초생활수급대상 학생 비율, 학습부진 학생지도 프로그램 운영여부, 교사풍토 및 학생풍토를 사용하였으며, 학생수준의 교우관계, 교사와의 관계, 학교풍토, 학업적 효능감 변수는 학교수준으로 통합하여(aggregate) 모형에 투입하였다.
정책적 지원을 받은 학교는 비수혜 학교에 비해 기초학력미달 학생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처치집단의 특성이 정상집단의 특성과 체계적으로 다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선택적 편의 (selection bias)가 발생하는 경우 이러한 자료를 이용하여 추정된 정책 효과는 정책 지원 전의 체계적 차이가 포함된(confounded) 편의 추정치일 가능성이 커진다. 정책 수혜 집단과 미 수혜 집단이 매우 이질적인 경우 회귀교정 방식을 활용하거나 처치 전 집단간 차이 (pretreatment difference)를 불균형과 겹침 정도를 고려하여 비교 가능한 유사집단을 구성하는 경향점수 매칭, 회귀-불연속 설계, 도구분석법 등의 방법론을 활용할 수 있다(정혜경, 2012). 본 연구에서는 비실험설계 연구에서의 정책효과 추정 방법을 활용하여 기초학력 보장 정책의 효과를 검증하고자하며 정책을 특성을 고려하여 연차별로 방법론을 선택하고자 한다. 즉,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서 투입된 학력 향상 지원 정책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라 매년 정책 수혜 학교를 지정했다. 정책 추진 2년차부터는 정책 수혜 대상으로 잔류하거나 신규 대상이 추가되었고 3년차부터 잔류, 신규, 재진입 등 수혜 대상이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되어 추진 연도에 따라 정책 수혜 대상의 다양한 유형이 존재했다. 정책 수혜 대상의 유형에 따라 분석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자료의 특성을 반영하여 정책 성과를 연도별로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기초학력 정책의 인과적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서 정책적 설계가 갖는 특성에 주목하였다. 정책수혜 학교의 경우, 전년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지정되기 때문에 정책대상 학교 선정에 있어 불연속이 발생한다. 즉, 정책 수혜 자격요건 (eligibility)이 가져오는 외생적인 불연속 관계를 이용한 학생수준(regression discontinuity design, 이하 RDD) 분석을 통해 인과적 정책 효과를 추정하였다. 학생수준은 교육정책의 인과효과를 추정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Angrist & Lavy, 1999; Jacob & Lefgren, 2004; Matsudaira, 2008; Angrist & Lavy, 2009).
이 연구에서는 정책의 효과를 추정하기에 앞서 RDD 설계 적용의 타당성을 확인하고자 세 가지 방법을 통해 자료의 불연속 현상을 살펴보았다. 먼저 비모수적 국소 다항 회귀 분석 (non-parametric local polynomial regression)을 통해 정책 수혜의 기준이 되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에서 회귀선의 불연속성을 살펴보았다. 둘째, 횡단면적 변이를 이용하여 전체학교에서 경계선 근처로 구간을 좁혀가면서 모수적 국소 다항 회귀 분석(parametric local polynomial regression)을 수행하였으며 셋째, 자기선택 편의를 고려한 성향점수 매칭 추정 (propensity score matching estimation)을 통해 경계선 근처에서의 단절성을 확인하였다.
자료의 불연속성을 확인한 후 학력 향상 정책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학생수준의 3가지 모형을 활용하였는데, 자료의 절단이 분명한 경우에 활용되는 예리한 학생수준(sharp regression discontinuity design, SRDD) 모형과 불연속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 활용되는 불명확한 학생수준(fuzzy regression discontinuity, FRDD) 모형, 기초학력미달 비율에 영향을 주는 학교 특성을 통제한 후 잔차에 FRDD모형을 적용하는 방식인 조정된 FRDD(A_FRDD) 모형을 활용하였다. 정책 투입 원년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서 활용한 학생수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정책 수혜 여부는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인 xi에 의해 결정된다. 즉, 정책 수혜 여부를 나타내는 가변수 di는 다음과 같이 결정된다.
1{A}는 지표함수로서 A가 참이면 1을 아니면 0으로 i학교가 정책대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식에 의하면 특정 학교의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τ보다 높은 경우 학력 향상 정책의 대상이 된다. 정책 대상 여부에 대한 이러한 절단은 예리한 학생수준(SRDD)의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정책 수혜 여부가 특정한 값을 기준으로 하여 정확하게 나누어지는 경우는 Heckman과 Robb(1985)의 관측가능변인에 의한 선택(selection-on-observables)의 특별한 경우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정책 수혜 여부가 예리하게 나누어지면 성향점수 매칭추정법과 같은 매칭추정법을 사용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정책이 배정될 때에는 주어진 x에 대해서 확률 1로 정책 대상 학교가 되든지, 아니면 정책 대상 학교가 될 확률이 0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SRDD 상황 하에 서는 매칭추정법을 활용할 수 없다. 학교의 잠재적 기초학력미달 비율은 경계선 근처에서 연속 함수로 가정되는데 이는 경계선 근처의 학교들 간 기초학력미달 비율의 이질성이 관찰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경계선 상에서 연속임을 가정한다는 의미한다. 따라서 이 가정 하에 경계선상에서의 평균 차이는 정책의 인과적 효과로 해석할 수 있다(Imbens & Lemieux, 2008). 이 때 정책효과는 경계선을 기준으로 인접한 학교들의 평균 차이로 정의할 수 있다.
정책 수혜 여부가 경계선을 기준으로 명확하게 분류되지 않는다면 정책대상 선정과정에 또 다른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런 종류의 설계를 불명확한 학생수준라고 한다(Campbell, 1969). 이러한 설계에서는 경계선상에서의 연속함수의 가정을 만족시킬 수 없다. 따라서 정책 효과는 정책 대상 선정에 있어 불명확성을 추가적으로 고려한 형태로 수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 경계선 근처에 있는 학교에 대한 정책효과이기 때문에 이를 전체 학교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데에는 제한이 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경계선에서의 왜곡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사각형의 커널함수(rectangular kernel function)를 이용하여 Hahn 외(2001)가 제시한 국소 다항회귀분석을 활용하였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불명확한 특성을 통제하기 위해 A_FRDD를 활용하였다. 이 모형에서는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그 자체가 아니라, 특정 학교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결정한 학교의 다른 특성을 통제한 후의 잔차를 이용하여 FRDD 모형의 방식으로 모수를 추정한다.
학생수준에서 2009년 대비 정책의 인과적 효과들을 추정하기 위한 모형들은 기본적으로 연속성의 가정에 기초하기 때문에 추정의 타당성을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 연구 에서는 최종적으로 추정된 정책효과의 강건성(robustness)을 확인하기 위해 관찰 및 비교가 능한 학교특성을 정책 경계선 근처에서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van der Klaauw, 2008; Chay, McEwan & Urquiola, 2005). 또한, 학력 향상 지원 정책이 시행되기 1년 전인 2008년에 수집된 학교 표본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에 대해 동일한 회귀 불연속 설계 모형을 적용한 분석을 실시하였다.
2010년 대비 정책의 효과를 추정하기에 앞서 2009년과 같이 자료의 불연속성을 살펴보았다. 비모수적 국소 다항 회귀 분석을 통해 정책 수혜 기준이 되는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에서 회귀선의 불연속성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2010년 수혜 학교의 경우 정책 수혜 선정 기준을 통 과했음에도 자발적인 선택으로 인해 잔류한 학교들이 포함되어 있어 2009년의 정책수혜 학교 들과 그 성격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2010년 대비 정책 성과는 정책 추진 첫 해에 대한 효과 분석과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정책 수혜 학교의 자기 선택과정이 개입되면서 관찰되지 않은 이질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이 분석에서는 정책 추진 2년 후 성과의 과대 추정을 피하고 학교의 자발적 선택과 미관측된 이질성 문제를 고려하여 정책 효과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학교의 자기선택의 문제를 적절히 통제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프로그램 참여과정을 명시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책 참여 여부는 학업성취도와 관련된 관측되지 않은 잠재적 요소로 설명할 수 있으며, 자발적 선택을 통한 프로그램 참여여부와 학업성취도(기초학력미달 비 율)와의 상관을 가정할 수 있다. 만약 상관이 양의 관계에 있다면 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의지가 강할수록 학업성취도가 낮을 즉,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높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음의 관계라면 프로그램 참여 의지가 강한 학교이기 때문에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자기선택을 고려한 모형은 Maddala(1983)과 Barnow, Cain, and Goldberger(1981)에서 이미 고려된 바 있다. 연구자에게 관측되지 않는 특정 성향을 가진 학교가 정책을 수혜 받고 있다면 이러한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고려한 모형이 필요하다. 즉, 학교수준에서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성과변인의 변화를 결정짓는 성과변화 방정식 (change in outcome equation)이 관측되는 설명변인과 미관측 이질성, 예컨대 e의 함수라고 가정한다. 한편, 정책 참여를 결정짓는 참여방정식은 또 다른 미관측 이질성 u의 함수라고 가정 한다. 그리고 e와 u의 상관계수는 ρ라고 한다면 ρ<0 인 경우, 참여가능성이 높은 학교일수록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좀 더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반면, ρ>0 인 경우, 오히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교들이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학교이다. 이러한 상관관계를 고려하기 위해서 e와 u를 이항정규분포로 가정하였다. 그리고 관측된 기초 학력미달 학생 비율의 변화와 학교 특성들이 관측될 우도함수를 구하고 최우추정법을 통하여 모 수를 추정하였다. 이러한 모형에 관한 추정치들의 통계적 성질은 Greene(2010)에 자세히 제시되어 있다.
2011년 정책 성과를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의 감소 정도를 통해 확인하기 위해 정책수혜 학교를 대상으로 ‘11 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과 ‘12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의 변화를 산출하였다. 이후 모형 1에서 학생특성(교우관계, 교사관계, 학교풍토, 학업적 효능감)과 학교특성(기초생활수급 대상자 비율, 교사풍토, 학생풍토)을 투입한 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하였다. 모형 2에서는 ‘11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통제한 후 정책 수혜 학교 간 기초학력미달 비율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탐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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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 1
yj = β0j + β1(중소도시 소재여부) + β2(읍면지역 소재여부) + β3(학생수) + β4 (방과후 특별보충 수업 운영) + β5(방학중 특별보충 수업 운영) + β6(담임교사 책임제 운영) + β7(기초생활수급대상자 비율) + β6(담임교사 책임제 운영) + β7(기초생활수급대상자 비율) + β12(학교풍토) + β13(학업적효능감) +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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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 2
yj = β0j + β1 (중소도시 소재여부) + β2(읍면지역 소재여부) + β3(11 년기초학력미달학생비율) + β4(학생수) + β5(방과후 특별보충 수업 운영 ) + β6(방학중 특별보충 수업 운영) + β9 (교사풍토 ) + β10 (학생 풍토 ) + β11 (교우관계 ) + β12 (교사와의 관계 ) + β12(학교풍토) + β13(학업적효능감) + ej,
모형 | 목적 | 방법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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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 1 |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변화(‘12년 - ‘11년)의 영향요인 탐색 | 학생 특성 및 학교 특성 통제 | ‘11년 대비 ‘12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산출 |
모형 2 | ‘12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의 영향 요인 탐색 | ‘11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학생 특성 및 학교 특성 통제 | 정책 수혜 학교 간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
여기에서는 모형을 통해 ‘11년 대비 ‘12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변화의 영향 요인, 정책 수혜 학교 간 기초학력 비달 학생 비율의 영향 요인을 탐색하였다.
Ⅳ. 분석결과
이 분석에서는 학력 향상 정책 추진 원년의 효과(2009년 정책 효과)를 고등학교의 교과별로 추정하였다. 추정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에서 정책수혜 학교가 약 3~5%p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낮춘 것으로 추정되었다. 정책 투입 후 국어 3.4%p, 수학 5.2%p, 영어 3.3%p 정도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비율이 감소하였다. 김경희 외(2011)에서는 09년 대비 초·중학교의 정책 효과를 제시하고 있는데, 분석결과에 의하면 초등학교에서 약 0.6%p~1.2%p, 중학교에서 약 2%p~3.5%p의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비율이 감소하였다. 고등학교에서의 학력 향상 정책 효과 추정 결과의 강건성을 확인하기 위해 시도된 민감도 분석 결과, 정책의 효과는 인과관계에 의한 것임을 확인하였다. 회귀불연속 설계 활용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자료의 불연속 성을 확인, 모수적 가정 하의 회귀분석을 통해 정책효과 추정, 성향점수 매칭을 이용하여 선택 편의(selection bias)를 고려한 정책효과를 추정하였다. 자료의 불연속성 확인 결과, 〔그림 1〕과 같이 불연속설계를 활용한 모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1〕에서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20% 기준선에서 회귀선이 큰 폭으로 절단되어 불연속 현상이 있으며, 기준선 오른쪽의 학교, 즉 학력 향상 정책 수혜 학교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왼쪽에 있는 학교보다 낮았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교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따라서 기준선 근처에서 정책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두 번째 과정에서는 정책 수혜의 횡단면적 변이를 이용하여 회귀분석을 실시하여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정책효과를 추정하였고, 경계선 근처로 구간을 좁혀가면서 다시 추정하는 절차를 거쳐 학교급별, 교과별로 정책 효과를 추정하였다. 이때 학급수, 학생수, 교사수,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수, 지역, 학교 유형을 통제하였고 그 결과를 <표 4>에 제시하였다.
<표 4>에서 2009년에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높았던 학교가 2010년에도 높았다. 반면, 정책 경계선인 20% 근처로 한정하면 이러한 차이는 크기 않았고,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도 않았다. 즉, 최소한 정책 경계선 근처에서는 g(x)가 연속이라는 가정을 위배하고 있지는 않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정책 수혜 여부는 임의배정이 아니라 학교의 자기선택에 따른 결과일 경우 단순한 회귀분석으로 정책효과를 산출하면 선택편의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성향점수 매칭을 이용하여 학교의 자기 선택에 의한 정책 수혜 결정을 모형에서 고려하였다. 선택편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정책 수혜 학교가 될 성향점수를 추정한 후에, 이를 바탕으로 정책의 효과를 추정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그림 2〕는 추정된 성향점수의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실선은 정책 수혜학교의 성향점수의 분포를, 점선은 비수혜 학교의 성향점수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정책 비수혜 학교는 0쪽에 집중해서, 정책 수혜 학교는 대부분의 정의역에 걸쳐서 분포하고 있다. 약 0.75정도 이상에서 정책 수혜 대상 학교와 겹쳐지는 비수혜 학교를 발견할 수 없다. 즉, 공통정의역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경우 정책 효과를 식별할 수 없게 된다. 정책 배정 규칙의 불연속성 때문에 성향점수에서도 단절이 일어난 것이다.
추정된 성향점수를 이용하며 성향점수 매칭추정을 한 결과는 <표 5>에 제시하였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였을 경우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낮아지지 않았으며, 정책 경계선 근처로 구간을 좁혔을 경우에는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국어 | 수학 | 영어 | 빈도 | |
---|---|---|---|---|
전체 | 0.017 | 0.0276 | 0.00955 | 1,373 |
15%<´09<25% | −0.035 | −0.00055 | −0.00389 | 102 |
17%<´09<23% | −0.00143 | −0.00387 | 0.00493 | 40 |
회귀불연속 설계를 이용하여 정책효과를 추정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SRDD, FRDD, A_FRDD의 3가지 모형을 활용하였다. 우선, SRDD의 경우(모형 1)는 자료의 절단이 예리한 경우에 활용하는 모형으로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정책 경계선 미만이지만 정책 수혜를 받은 학교들을 추정에서 제외하고 정책효과를 추정하였다. FRDD(모형 2)의 경우에는 모든 학교를 분석에 포함시키고 회귀불연속이 불명확한 경우로서 정책효과를 추정하였다. A_FRDD(모형 3)에서 통제변인으로는 학급수, 학생수, 교사수, 기초생활수급자수, 지역, 학교유형을 사용하였다. 회귀불연속 설계를 이용한 분석 결과는 <표 6>에 제시하였다.
SRDD | FRDD | Adjusted FRDD | |
---|---|---|---|
국어 | −0.0406 | −0.0478 | −0.0342 |
수학 | −0.0432 | −0.0852 | −0.0516 |
영어 | −0.0389 | −0.0405 | −0.0325 |
빈도 | 1,355 | 1,457 | 1,456 |
추정 결과는 〔그림 1〕에서 보여준 정책효과를 통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SRDD 모형을 활용하여 기초학력미달 비율은 경계선 미만이지만 정책 수혜를 받은 학교를 제외시킨 후에 추정한 결과, 정책 수혜 학교로 지정된 학교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국어 4%p, 수학 4.3%p, 영어 3.8%p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을 뿐 아니라 정책 추진 1년 만에 나타난 성과이기 때문에 매우 경제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FRDD 설계를 활용하여 자발적으로 참여한 학교를 표본에 포함시켜 추정했을 때도 정책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국어에서 4.7%p, 수학에서 8.5%p, 영어에서 4%p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그 효과는 SRDD 모형에서 보다 더 증가하였다. 학교의 특성을 통제한 후, 정책 효과는 다소 작아졌지만 여전히 국어, 수학, 영어에서 각각 3.4%p, 5.2%p, 3.3%p 감소하여, 정책이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비율을 줄이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 7>은 고등학교의 정책 경계선인 20%의 근처 0.5%p 구간에서 정책 수혜 학교의 학급 수, 교사수, 학생수를 제시하고 있다.
학교 | 단위 | 빈도 | 평균 | 표준편차 |
---|---|---|---|---|
정책 수혜 학교 (20%<´09<20.5%) |
학급 | 22 | 18.73 | 15.93 |
교사 | 22 | 41.91 | 32.95 | |
학생 | 22 | 632.91 | 589.97 | |
일반학교 (19.5%<´09<20%) |
학급 | 22 | 23.39 | 14.61 |
교사 | 31 | 51.42 | 31.42 | |
학생 | 31 | 789.06 | 552.79 |
경계선 근처에서의 정책 수혜 학교와 비수혜 학교 간의 학급수, 교사수, 학생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점은 경계선 근처의 정책 수혜 학교와 비수혜 학교의 학급수, 교사수, 학생수의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에 의해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달라지는 것을 나타낸다. 김경희 외 (2011)의 초·중학교에서의 결과에서도 고등학교에서와 같은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연속성에 대한 가정이 성립한다면 경계선 근처에서는 정책 추진 이전인 2008년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불연속일 수 없다. <표 8>에 의하면, 기준점 근처에서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비율에 대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다만, 영어의 경우 3.8%p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낮았다. 하지만 표준오차가 0.5로 매우 크게 나타나 추정치에 오차가 많이 개입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표 6>의 정책으로 인해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결과를 지지하고 있다.
국어 | 수학 | 영어 | |
---|---|---|---|
계수 | −0.00573 | −0.00479 | −0.03876 |
표준오차 | (0.02444) | (0.0201) | (0.5579) |
빈도 | 701 | 701 | 701 |
’09년 대비 정책효과 분석결과,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한 기초학력 보장 정책에 의해 초등학교에서는 약 1%p, 중학교에서는 약 2%p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김경희 외, 2011), 고등학교의 경우 약 3~5%p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결과로 비추어 보아 정책 추진 1년 만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토대로 추진되고 있는 기초학력보장을 위한 지원 정책의 목표인 ‘기초학력미달 제로 플랜’은 실효성을 거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0년 대비 정책효과를 분석하기에 앞서 자료의 불연속성을 확인하였으며 그 결과는 〔그림 3〕에 제시하였다.
2009년과는 달리 2010년에서는 자료의 불연속성이 명확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2010년 수혜 학교는 2009년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정책 수혜 학교에는 자발적 선택으로 인해 잔류한 학교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2010년 학력 향상 정책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2009년의 회귀불연속 설계와는 다른 분석방법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정책 추진 2년차의 효과 분석을 위해서 2가지의 식별전략을 사용하였다. 우선, 2009년에 해당 정책에 참여했던 학교가 2010년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2009년 정책 참여 여부를 제외변인(exclusion variable)로 두었다. 또한, 교육청의 정책 추진 의지나 태도에 따라 정책 참여 정도가 달라질 수 있어 교육청 변인을 가변수 처리하여 모형에 추가하였다.
총 4개의 모형을 통해 정책 효과를 분석하였고 3개의 모형((1)〜(3))에서는 단순 OLS 추정 법을 이용하여 통제변인을 모형별로 변화를 주어서 모수 추정하였고, 모형(4)에서는 2009년 대비 정책 효과 분석에서 설명하였던 학교의 자기선택 가능성을 고려하였다.
OLS 추정결과, 교과별로 차이가 나지만 정책 프로그램은 약 3%p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감소시켰다. 2009년 정책 성과 3%p∼5%p와 비교할 때 정책 효과의 크기는 다소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유의한 효과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OLS 추정치는 학교의 자기선택과 정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성적향상 가능성이 높은 학교가 정책에 좀 더 참여하였다면 OLS 추정치는 정책효과를 과대추정할 가능성이 있지만 분석결과 고등학교에서는 두 모형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먼저,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하고자 기초학력과 관련된 변인을 투입한 모형 1을 적용하였으며, 정책수혜 학교 간 차이를 설명하는 요인 탐색을 위해 모형 2를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11년 대비 ‘12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표 10>과 같다.
전반적으로 많은 요인들의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는데, 교사풍토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인으로 나타났는데, 교사풍토가 1점 증가할 경우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비율이 약 2.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등학교에서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가장 많이 감소시키는 요인은 학업적 효능감이었다.
정책수혜 학교 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의 차이를 설명하는 요인을 탐색하기 위해 ‘12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종속변수로 하고 ‘11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설명변수로 추가 한 모형 2의 결과는 <표 11에 제시하였다.
정책수혜 학교 간 ‘12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차이를 설명하는 변인은 학업적 효능감이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에 강력하게 영향을 주어 학업적 효능감이 1점 높아질 경우 국어, 수학, 영어 교과에서 각각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약 15%, 19%, 16%정도 낮아졌다.
V. 결론
기초학력보장 정책 수혜학교에 대한 분석 결과를 통해 증거 기반 교육 실천을 위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토대로 추진되었던 기초학력보장을 위한 지원 정책의 목표인 ‘기초학력미달 제로 플랜’은 실효성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기초학력 보장 정책의 효과를 분석 결과, 기초학력 보장 정책에 의해 고등학교 학생의 약 3%P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정책수혜 학교의 경우 미달학생을 감소시킨다는 정책적 효과가 최소한 단기적, 국지적으로는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기초학력 보장 정책의 효과가 짧은 기간에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정책효과는 정책 투입기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것은 짧은 기간 동안 노력을 집중하여 나타난 총자원은 증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기적인 노력의 집결 효과(bunching effect)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 수도 있다. 이러한 단기적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되지 않고 고원효과(plateau effect)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발생요인을 다룰 필요가 있다. 또한, 교장의 뛰어난 리더십과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기초학력미달 학생을 지도하여 성공적으로 정책 수혜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라도 이러한 학교의 노력이 지속할 수 있을지 보장할 수 없고 한 두 해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 과도하게 노력한 것이라면 향후 에는 이러한 노력을 지속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특히 2012년부터 정책 효과가 축소되는 것을 감안할 때 성과의 단기성의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정책 수혜 학교의 중장기적 효과에 대해서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다만 현재로는 정책 수혜의 기준이나 지원이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아 정책 지원의 효과와 그 원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는 제약이 있다.
셋째, 정책 수혜의 전년대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의 단순 평균 변화를 분석한 결과, 국어 교과에서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변화가 크게 나타났고 구체적으로 읍면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많이 감소하였다. 정책의 성과는 교과별로 다르며 특히 국어 교과에 서는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지역규모별로 차별적으로 나타났지만 고등학교에서의 성과는 기초학력과 관련된 다른 변인을 통제할 때에도 여전히 존재했다. 또한, 학교규모 및 기초생활수 급대상 학생 비율, 학습부진 프로그램 운영 여부, 교장이 인식한 학교풍토 및 학생이 인식한 학교풍토, 학업적 효능감 등의 요인을 통제한 후 정책 수혜학교의 전년대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의 변화 정도를 살펴본 결과, 영어 교과에서 여전히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의 전년 대비 감소 정도가 크게 나타났다. 학력 경쟁이 심한 고등학교에서 기초학력 보장 정책의 효과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은 기초학력 보장이 초등학교 등 학습 초기 단계나 의무교육 단계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급의 중등교육 단계에서도 여전히 향상이 필요한 학력수준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어느 학교급에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기초교육의 중요성을 지적한다고 하겠다.
넷째, 정책 수혜 학교의 전년대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교사풍토가 유의하였다. 이는 교사의 노력이 학생의 기초학력 향상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지적하기 때문에 학생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서는 단위학교 교사의 노력이 중요하며 이들의 역량을 키우고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다양한 성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또한, 정책 수혜 학교 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탐색한 결과, 학업적 효능감이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의 차이를 대부분 설명하고 있었다.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학생의 인지 및 정서적인 특성이 중요하다는 이러한 결과는 개별 학생의 동기 증진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기초학력 학생의 학력 향상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섯째, 이러한 정책 효과에 대한 인과 관계 추정에서 학력 향상 요인에 대한 세밀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정책의 세부 프로그램과 정책 지원 성과간의 상관관계가 규명된 적은 있지만, 정책 내 세부 프로그램과 정책 간의 인과적 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은 부족한 편이다. 향후 효과적인 정책 구성을 위해서는 정책의 성공요인을 모다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정책 수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성취도가 향상되지 않는 만성적 학력 저하 학교 즉, ‘연속 뒤처진 학교’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지원 전략이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학교 선택제를 도입하거나 학교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학교 폐쇄 등의 극단적인 방법보다는 우리 상황과 현실을 고려한 지원 전략 방안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