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들어가며
좋은 학교교육은 특정 교육상황과 여건을 벗어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그 교육맥락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기회의 제공, 즉 학생들의 학습을 돕고 학습성과를 확인해 그 개선을 촉진해 갈 수 있는 수업운영으로 가능하다. 따라서 교실내 학생평가, 즉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사에 의한 학생평가는 학생들이 학습활동을 얼마나 충실히 잘 수행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고 있느냐에 집중된다. 그러나 우리의 학교에서는 ‘정기적으로 치루는 시험’을 학생평가와 동일시하고 시험점수로 학생들을 서열화하고 상대적인 수월성을 비교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선다형 중심의 지필검사 시험점수로 학업성취도를 평가해 서열을 매기고 등급화하는 현행 평가체제가 학생의 사고력과 학습력을 제고하고 수업의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지는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암기위주의 반복적인 문제풀이 학습과 점수경쟁을 유도하는 학생평가는 학습의 정상적인 진로를 왜곡하고 방해하는 비교육적인 기능의 평가로 볼 수밖에 없으며, 학생평가는 학습목표를 구체화하고 그와 연계된 학습활동의 과정과 결과를 점검해 학습흥미를 유발하고 학습개선을 촉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김성훈 외, 2010, 장상호, 2004, McMillan, 2003).
따라서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교실내 학생평가가 학생의 학습을 이해하고 그 성과를 확인해 학습의 개선을 지원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학습에 대한 흥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학생 평가의 교육적 기능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평가의 교육적 기능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학교현장에서의 학생평가 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 개선을 지원하고, 교사가 학습을 촉진할 수 있는 수업을 기획·운영할 수 있도록 교사의 평가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교사가 학생이 지닌 다양한 잠재력과 특성, 학습태도와 노력정도, 학업성취수준과 향상도 등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전문적인 역량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 같은 전문적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연수 기회와 활용 가능한 평가방법 및 도구 관련 자료가 충분하지 않으며 학생평가의 운영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해 그에 근거한 개선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여건도 미흡하여, 교사들이 학생들로 하여금 학습에 대한 흥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학생평가를 수행하기는 쉽지 않으며 학생평가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김신영, 2014, 2007, 김신영 외, 2014, 김순남 외, 2013).
이러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본 연구에서는 학생평가의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변화와 노력, 그리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지를 탐색해 보기 위해 중등학교 방문과 교사 대상 심층면접 및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평가의 운영 실태와 학생평가활동의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학교현장에서의 학생평가 운영 실태와 교사집단의 학생평가의 특성에 대한 인식 및 학생 평가활동 개선 노력에 대한 탐색 및 분석 결과는 교사에 의한 학생평가의 교육적 기능 강화와 교사의 평가전문성 신장을 위한 정책방안의 모색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II. 학생평가의 운영 실태와 문제점2)
학생평가의 운영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해 보기 위해 중등학교를 방문하여 학교장으로부터 학교교육과정의 운영현황과 학생평가에서 중시하는 가치와 방법 등에 대한 안내를 받고, 평가부장, 교무부장, 진학부장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장교사를 방문학교 별로 1인씩 심층 면담 하였다. 면담대상자는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중학교 3곳과 고등학교 7곳의 10명의 부장교사이였으며, 면담대상 학교의 유형과 소재지는 다음 <표 1>과 같다.
학교 유형 | 소재지(계) | |
---|---|---|
고등학교 | 일반고 (2) | 서울(2) |
외고 (1) | 서울(1) | |
자사고 (3) | 서울(2), 경기도(1) | |
혁신고 (1) | 서울(1) | |
중학교 | 일반중 (1) | 서울(1) |
국제중 (1) | 서울(1) | |
혁신중 (1) | 경기도(1) | |
합계 | 10 | 10 |
교사와의 심층면담은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가지고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에 의해 2시간〜2시 간 30분 정도 진행되었다. 심층면담을 위한 질문지는 학교의 평가계획과 실천, 진단·형성·총 합평가의 운영, 수행평가의 운영, 성취평가제의 실시,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 등의 질문영역별로 개별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학생평가의 운영 실태와 교사들이 인식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요구하는 질문들로 구성되며, 학교방문 및 심층면담에서 파악된 각 질문영역 별 운영 실태, 그 문제점과 개선방향 등을 정리 및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학교의 평가계획은 학교교육계획에 교과별 평가기본계획으로 잘 정리되어 제시되어 있으며, 그 계획에 따라 교과별로 교과별 협의회의 세부적인 운영계획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 학교의 평가계획에는 학생평가의 목적과 방침, 평가의 구분, 수행평가와 지필평가의 비율, 선택형과 서술형 및 논술형 평가문항의 비율, 과목별 최종 평가점수 산출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으며, 이는 학년 초에 학생들에게도 공지되고 있다. 각 시도 교육청별로 규정된 학업성적관리지 침에 근거해 학생평가계획의 구체적인 사항은 학교의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심의한 후 학교 장이 최종 결정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교육청 수준에서 이수단위별 지필, 수행, 서술과 논술 등의 비율이 정해져 있어 평가계획의 수립에서 학교의 교육여건과 평가의 다양성이 고려되기는 쉽지 않으며, 교사의 평가자율권은 일정부분 구속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이 교사들과의 심층면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과별로 평가에 대한 계획과 운영방식에 대한 합의는 의무적으로 해요‥ 어떻게 일년 동 안 평가하고‥ 어떻게 수행평가를 하고… 중간, 기말 고사 전에 그런 거는 같은 교과 교사끼리 지침에 따라 의무적으로 해아 하는 거에요‥ 좀더 심도 있게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그에 합당하게 평가해야 하는 가도 머리를 맞대가지고 막 연구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해야 하는데. 하지만 그런거는 현실적으로 제약도 있구 힘든 것 같아요. (D고, 교사)
학교의 평가계획은 형식적으론 잘 수립되어 있어요‥ 문제는 교사의 평가권이 거의 없다는 거지요. 문제 출제권이 권한이라면 권한이겠지만, 문제는 수행, 지필, 서술 등 평가 유형의 비율을 고정시켜 놨어요. 몇 단위 이상이면 서술이 몇 %, 지필이 몇 %, 수행이 몇 % 이렇게 다 정해져 있고 지필평가는 반드시 보게 되어있어요. 틀을 딱 만들어 버렸을 때 학부모나 학생들은 뭐 평가가 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힘들지요‥ 평가받는 학생의 수준도 고려되야 하거든요. 일반계 고등학교에는 중간 그룹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전국 백분위 65%이하가 대부분이고 그 학생들에겐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이루어질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그 학생들은 아예 진단이니 형성이니 종합평가가 의미가 없어요. 읽는 것조차 힘든 학생들도 많구‥‥ (H고, 교사)
학교 차원에서 재량적으로 게획을 세워 평가하고 그리고 나중에 피드백 할 수 있는 환경을 주면 좋은데‥ 기준을 딱 정해가지고 반드시 이건해야 한다 하는게 들어가 있기 때문에 교사가 정말 평가하고 싶은 영역으로 온전하게 평가하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구.… 교육부나 교육청이 교사를 못 믿어요… 못 믿으니까 자꾸 간섭하고 기준을 제시하고, 물론 교사도 실수도 할 수 있고 그런데‥ 그렇다고 불신을 가지고 자꾸 관여하면‥ 기획력도 창의력이 사라 지고‥, 교사들은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없고… (G고 교사)
학교의 평가계획은 학년 단위의 평가체제로 주로 형식적인 학업성적 평가계획에 치우쳐 있으며, 학습준비도에 대한 진단과 학생들의 학습과정과 성취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학교 단위의 평가틀은 미흡한 수준이다. 따라서 교사들의 학생평가활동이 교과서가 아닌 교육과정에 근거한 수업내용과 방법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업성취 평가가 교육과정과 수업에 연계되어 일관성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은 비교적 잘 인식하고 있으나, 현행 학년단위의 평가체제가 그 실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학년별 평가체제에서는 개별 교사가 어떤 수업방법을 적용한다 할지라도 교과서의 내용을 빠짐없이 가르치고 그 한계 내에서 똑같은 평가내용을 가지고 모든 아이들을 다 같이 평가해야 하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사들은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최종 평가는 대학입시이고 대학입시시험(대수능)이 객관식, 일제식으로 치러지고 내신성적도 등급으로 서열화 해야 하는 현실에서 수업을 혁신하고 학생평가를 개선하기란 쉽지 않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으며, 학생평가결과와 관련해 학교와 학부모간의 발생될 수 있는 시비와 학부모 민원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의식하고 있다. 대학입시의 기본 방향이 역량중심으로 바뀌면 학부모가 먼저 나서서 수업혁신과 역량중심의 평가를 요청해야하는데 오히려 학교에게 수능문제풀이 연습 위주의 교육과 일제식 평가를 하라고 변화에 대해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형식적인 평가에 대한 계획 이외에는 학생들의 수준과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비형식적인 평가나 정의적 특성의 평가에 대한 특별한 학교수준의 평가계획은 없다고 할 수 있죠. 그 런 특성은 어떤 특별한 절차를 통해 가시화시키지 않아도 파악이 되잖아요. 상호작용을 통해서… 눈빛이나 아이가 말하는 거나‥ 그것은 너무 당연한 거죠‥ 그러니까 선생님들은 수업시간에 뭔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관찰하면서 수업하잖아요. 그러면 대답하는 아이도 있고 멍한 아이도 있고‥ 그러면 그걸 보고 ‘너 모르지’하게 되고‥ 다시 설명하고‥ 그런 일상적인 수업에서의 상호작용이죠. 사실 이런 파악이 중요한데 이것이 교사에 따라 크게 다른 게 문제구‥‥ 학생들의 수준과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수행평가가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는 정해져 있구‥ (D고, 교사)
교사수준에서 관찰을 어떻게 하고 무엇을 하자는 단위학교 차원의 학생평가 메뉴얼 개발이 필요할 것 같긴 한데… 그 작업을 해아 하는 거부감은 있을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기본적으로 피로로 느끼는 ‘아니 이건 왜 시키지?’ 그런게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런 작업이 분명 지니는 의미도 있고‥ 목표도 있고‥ 긍정적인 부분이 있기는 할텐데‥ 제가 우려하는 것은 단순히 서류상으로 끝나 버릴까봐‥ 결국 학생평가를 위한 소스는 똑 같은데 형식만 이렇게 저렇게 바꾸고 교사 업무만 가중될까봐 그게 걱정인거죠. (E고, 교사)
교사들이 학생들의 학습활동과 학교생활을 어떻게 무엇을 관찰해야 할 것인가 하는 관찰 틀이요? 그런 것이 있으면 난리가 날 것 같아요. 수능 준비시키기도 힘든데 그런 것 까지 하게 해봐…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사들은 지식전달자예요. 지식내용을 그것도 수능에 출제 될 법한 국가에서 정해준 교육과정 내용을 전달하기에도 급급하죠‥ 그렇게 해달라는 학부모의 강한 요구도 만만찮고… (S고, 교사)
앞서 언급한바 있듯이 현재 학교현장에서 학업성적 평가계획은 교과부와 교육청의 시행지침에 기반해 교사가 중심이 되어 실행 계획으로 작성되어 학생들에게도 공지되고 계획대로 실천되고 있다. 그러나 교사들은 현재의 교과서의 한계 내에 갇힌 수업과 교과서의 지식전달 위주의 교사중심의 수업, 그리고 객관식 중심의 평가체제를 답답해하고 있으며, 교과의 본질과 교육과정에 근거해 수업내용과 수업방법, 그리고 평가를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많은 교사들은 학생평가권과 학생평가에서의 교사 자율성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의 학생평가 실천이 그 힘을 지니기 위해서는 교사가 실제로 수업내용을 어떻게 재구성하였고, 어떤 수업방법을 통해 어떻게 평가했으며, 그 평가결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드러낼 수 있도록 학교의 평가계획이 학년 단위의 평가체제에서 교사 단위의 평가체제로 개선될 필요가 있으며, 교사의 학생평가역량과 평가기획력 강화를 위한 교과연구회(교사학습공동체)의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체제화 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학년단위 평가체제에서‥ 선생님들은 수준별 수업을 싫어해요‥ 왜나하면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해 수업내용을 재구성하고 다양하게 수업을 한다 해도 평가는 모든 학생에게 똑같이 실시해야 하잖아요. 평가기준도 다 동일하게 해야 하구‥ 수준별로 상위권 아이들을 모아놓아도 진도를 막 나갈 수 없고 하반에 진도를 맞춰야 한다는 거에요‥ 에들 자체가 시험과 관련된 것을 안하면 동기유발이 안되잖아요‥ 선생님이 학생들의 필요와 흥미를 고려하고 강조하는 거‥ 그건 정말 미미해요. 시험에 안나오는데‥ (S고, 학년부장)
평가가 많이 바뀌고 있어요. 옛날엔 지필평가 위주였지만‥ 현재는 수행평가라든가 평가방법이 다양해지고 또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어가고 있잖아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가르치고 평가하는 것에 대한 push는 강한데 학교현장까지 침투된 정도는 어느 정 도일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러려면 개별교사의 학생 평가 실천을 선진화해야 할텐데… 교과에 따라 선생님 능력에 따라 철학에 따라 다 달라요‥ 수업이나 평가 이런 것을 같이 개선해 나가고 공유하기 위해 교과연구회, 전문적인 학습공동체 등이 있어요. 이런 것들을 통해 교사들의 전문성이 신장되고 교사간 차이가 줄어 들었음 좋겠는데… 사실 아직 많이 부족하죠… (Y중, 교사)
학교현장에서의 교육계획서는 예전과 비교해 볼 때 형식적인 교육계획서의 작성 관행에서 벗어나 교사가 중심이 되어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해 실천가능한 교육계획서가 작성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여전히 학생평가계획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과목별 최종 평가점수의 산출방안에 그 초점을 두고 학교 간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교사는 평가 계획에 따라 평가를 실시하고 있지만 수업과 학생평가와 관련해 교사자신이 ‘기획자’라는 자각과 인식은 그다지 강한 것 같지 않아, 교사의 평가자율성과 전문성을 함양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보다 구체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평가가 제대로 실시되기 위해서는 진단, 형성, 총합평가가 균형있게 실시되고 학생의 학습을 이해하고 돕는 학생평가의 교육적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즉, 학생들의 현 수준에 적합 한 성취목표를 설정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성취해야 할 학습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인식하게 하고, 학생들이 학습해야 할 교과내용을 그들의 능력과 수준에 맞게 지도하고, 제대로 학습목표를 성취했는지를 점검해 성취수준을 자리매김하고, 학습목표를 제대로 성취하지 못했을 경우 학습결손이 누적되지 않도록 목표달성을 도와주고 다음 단계의 학습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사들은 진단, 형성, 총합평가가 적절히 실시되어 학생이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 수업과 학습 개선에 반영하고 학생평가의 교육적 기능이 강화 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책임감은 느끼고 있지만, 학교의 교육여건상 그의 실천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평가가 많이 바뀌고 있어요. 교사들도 평가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요. 옛날에는 지필식 총합평가 위주였지만‥ 현재는 평가방법이 다양해지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평가를 요구하잖아요‥ 수행평가도 강조되고‥ 수업과 연계된 평가를 강조하고.… 여러 곳에서 push가 있어요. 교육청 수준에서건 교육부 수준에서건‥ 진단과 형성, 총합이 균형을 이뤄 학생을 지속적으로 평가해 제대로 이해하고 지도해야 하는 거,. 그래야 하는 건 맞는데 학교 현장까지 얼마나 침투했는가는… 교사 개인, 학교 분위기, 어쩌면 지역 교육청에 따라서도 차이가 큰 것 같아요. 정책변화를 학교현장까지 투입시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Y중, 교사)
진단평가가 이뤄져야 하지만 쉽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워요. 진단평가가 활성화되어 있는 학교는‥ 음‥ 활성화되기는 힘든 것 같아요. 저희도 진단평가는 일단 신입생이 선발되고 난 다음에 한두번 정도 진단평가를 하기는 해요, 근데 그 검사내용 자체가 애매하긴 한데요. 완전히 중학교 내용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국어, 영어, 수학은 우리학교 학생수준이라면 이 정도는 풀어줘야 된다는 정도의 문제를 주고, 그것을 보고 전년도 학생과 올해 들어온 학생들의 수준을 판단해 각 교과별로 올해는 이 정도 수준으로 가자 이런 것이지, 각 교과별로 매번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수업계획을 하기에는 일정이나 인력이나 검사내용부분 선정이 어려운 것 같아요. (E고, 교사)
기존의 시험체제에서는 두 번(중간고사, 기말고사)의 정기적인 큰 시험이 있고 그걸 행해서 다 모아지니까, 형성평가와 진단평가는 교과별로 협의해 진행한다기 보다는 수업의 도입, 전개, 마침 이런 부분에서 각 선생님들이 알아서 활용하시는 거죠, 어떻게 진단평가와 형성평가가 실시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긴 힘들어요. 45분의 수업은 정말 숨가쁘게 지나갑니다. 시험범위가 있고 시험기간이 있다고 하면 결국은 그 교과서의 내용을 다 나가줘야 하고, 그것을 향해 달려야 하니 이것 저것 할 융통성이 없는 거죠, 교과서에서 뺄 건 빼고 넣을 건 자유롭게 넣어라 해도 우리가 반을 통으로 뺄 수는 없잖아요, 교과서가 있으며 다 하길 바라는 거고.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정기고사 위주로 할 수 밖에 없는거죠. (B중, 교사)
교사들은 학생들이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아는지를 파악해 알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하지만, 입시의 틀에 묶여 있다 보니 학생의 강약점과 교육적 요구를 진단해 수업을 계획하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생의 현 수준에 대한 정보와 학습개선과 관련된 피이드백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진단, 형성, 총합평가 방법을 구현해 내기는 힘든 실정이다. 교사들은 수업 중에 자신이 하나라도 더 열심히 설명하고 가르쳐 주면 학생들은 하나라도 더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실시하고 채점을 하면 실망스러운 결과에 직면 하게 된다. 그러나 교사들이 시험성적으로 이런 차이를 알아차릴 때에는 이미 학습결손이 심해 그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교사는 수시로 학생들의 학습을 점검하고 그들이 무엇을 얼마만큼 성취해 가고 있는가를 평가해 확인해야 하겠지만, 교사들은 시험범위의 교과서 내용을 전달해 주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고 역부족인 것 같다.
대부분의 평범한 선생님은 형성평가의 실시가 쉽지 않아요. 수업 진도 나가기도 바쁘다 하거든요. 애들한데 좋은 평가를 받는 소위 잘 가르친다고 인기있는 선생님은 소단원 끝날 때만이라도 형성평가를 하고 가더라구요. 사회과목과 같이 위계적이지 않은 과목은 아닐지 모르지만, 수학과 같은 경우는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형성평가가 의미가 있데요. 그런데 중위권과 하위권은 시간낭비래요, 아예 못푸니까 시간낭비라는 거예요, 형성평가 실시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설명해 주는게 훨씬 낫다는 거죠. (S고, 교사)
형성평가는 주로 수행평가를 활용해요, 이런 형성평가가 교육학적 의미에 맞는 형성평가 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시간 순서상 ‘총합평가 전’ 이라는 의미에서 수행평가를 형성평가로 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총합평가전 수행평가를 실시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공부를 안해요, 중간점검을 해준다는 의미에서 형성평가의 기능도 한다고 할 수 있는 거지요. 선생님들이 ‘이거 평가야’ 라고 강조를 해야 그나마 하니까요. 학생들에게 일단 뭐든 하게해야 그 수준도 파악되고 피드백도 할 수 있는 거죠. 그러지 않음 해오지도 않으니까요. ‘네 꿈을 이야기해봐, 써가지고 와’ 하면 이야기 안하고 안 써와요, 그런데 ‘이거 평가다. 수행평가’ 하면 써와요. 이게 현실이에요. (D고, 교사)
입시에서 내신이 강화되다보니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학교내신에 매우 민감해요. 수업을 진행해 가면서 학생들의 수행을 관찰하고 향상도나 수업의 진지도나 성실도, 창의성 등도 수시로 평가하고 피드백해야 하는데 그것에 대한 신뢰도가 없는 거죠. 평가기준에 딱 맞는 것이 아니면 학부모와 학생들이 신뢰하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교사들이 평가를 다양하게 하기도 힘들고‥ 부족한 정보지만 시험성적 위주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실질적인 비중이 커지는 것 같아요. (H고, 교사)
교사들도 느끼고 있듯이 학생의 학습에 대한 평가는 최종적인 목표도달 수준을 확인해 내는 총합평가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며, 수시로 학생들이 얼마나 잘 배우고 있는가를 점검해야 하고 학업성취수준과 학습 진전에 대한 평가를 통해 학생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스스로의 학습과 성취 수준을 이해 및 점검하고 단계적인 학습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단, 형성, 총합평가가 교과의 특성에 따라 균형을 이루고 수업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교사들은 학생의 학습을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는 학생평가의 교육적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지만, 선발과 배치를 위한 총합 평가(시험성적) 위주의 학생평가 관행에서 벗어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 힘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2009 개정교육과정 총론에 ‘교과의 평가는 선택형 평가보다는 서술형이나 논술형 평가 그리고 수행평가의 비중을 늘려 교과별 특성에 적합한 평가를 실시한다’ 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전국의 17개 시·도교육청은 ‘모든 교과의 평가는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포함하며,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반영비율은 학기단위성적(지필평가와 수행평가의 합산점수)의 몇 %이상, 그리고 수행평가는 학기단위성적의 몇 %이상을 차지하도록 한다’와 같은 평가에 대한 지침을 일선학교에 내리고 있다. 예컨대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2013학년도부터 평가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모든 중·고등학교에 대해 서술형 평가(단답형 평가는 서술형 평가로 인정하지 않음)와 논술형 평가의 실시를 강제하고 평가제도의 개선을 통해 수업활동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의 변화는 크지 않아 보인다.
우선 교사들은 수행평가의 특성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인식하고 있으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활용하는 수행평가 방법의 질과 다양성은 미흡한 실정이다. 수업내용을 정리하는 학습지가 형성평가용의 수행평가로 사용되거나, 쓰기나 문제풀이를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수합하여 수행평가로 사용하기도 하고, 과학이나 예체능 교과에서는 실험이나 실기와 같은 매번 동일한 형태의 수행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수행평가의 의미요? 학습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이나 결과를 보는거‥ 그 과정에서 학생의 지식 수준이나 태도 등을 평가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수업 과정 중이든 뭐든 간에‥ 암튼 교육과정의 진행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평가인거죠‥ 지필‥ 객관식은 아니고 뭔가 써내는 것도 그 안에 포함될 수도 있는 거고‥ 정말 수행평가의 영역은 다양하죠‥ 하지만 학교에서 다양하게 수행평가하기는 어렵고 과목별로 그 형식은 거의 비슷하게 매년 실시되고 있죠. (D고, 교사)
수업 중에 수행평가를 많이 하죠. 형성평가의 기능도 하는… 수업내용을 정리하는 간단한 학습지… 뭐 그런 것… 교과서에 나와 있는 어떤 문제나 활동예시 그런 것 가지고도 지속적으로 해보게 하여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수합하도록 하는 수행평가도 가능한 것 같고… (D중, 교사)
저는 수행평가로 Writing 과제를 주는데요. 수업 중에 topic sentence라든지 main idea를 배웠다면… 그것에 대해 써서 내도록 하고 있어요. 잘하는 애들은 paragraph도 막 쓰고‥ 그런데 문장 하나도 못 쓰는 학생도 있어요… Writing은 첨삭해주기가 너무 힘들어요…수학에선 문제풀이 학습지를 포트트폴리오 형식으로 지속적으로 하게 하기도 하고‥ (O고, 교사)
교사들의 반응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행평가의 확대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입시 준비의 부담이 큰 고등학교에서는 수행평가의 대입 연계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수행평가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시행되더라도 형식적으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수행평가의 중요한 교육적 취지는 선택형 검사로는 수집하기 어려운 개별학생의 수행능력과 특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학생들의 학습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것이지만, 평가정보 수집 및 결과에 대한 피드백과 활용도 미흡한 실정이다.
고등학교는 대입 때문에 수능대비 수업을 해야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수행평가의 수업 개선 효과가 그렇게 높지는 않아요. 포트폴리오, 영화 혹은 독서 감상문 쓰기 등등… 이런 것들이 있는데 말은 그렇게 해놓고 실제적으로는 노트검사로 그치는 경우도 있고… 사실 30, 29, 28 이런 식으로 점수 급간이 매우 좁아요. 선다형 지필검사에서는 한 개가 3점 내지 5점이잖아요. 그거에 비하면 크게 차이가 안나요. 최하점과 최고점이 지필고사 한 문제 정도 차이? 이런 식으로 되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피드백도 거의 없구‥ 하라니까 하는 거지 거기에 교육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하는 선생님들은‥ 물론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데 고등학교에서는 아무래도 힘들죠. (S고, 교사)
최근 대입에서 요구하는 부분은 ‘학습역량’과 ‘수학역량’이예요. 최상급 대학들은 모든 것을 잘해야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가려고 하는 중위권 대학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학생부 안에 모든 것을 담아내면서 정시에 대비하기 위한 수능 준비를 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학교수업시간에 다루는 내용과 관련된 텍스트 읽기라든가 교육청에서 강제적으로 제시한 평가의 유형, 수행평가나 서술형 문제의 비중 맞추기 등은 물론 형식적으론 하지만 큰 의미는 없어요… 수행평가의 본래의 취지에 충실하게 평가가 진행되게 하려면 대수능의 문항유형을 바깔로레아 같은 형식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해봐야 할 것 같고… 기본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의 감소도 필요해요. 30명도 많고 20명 이하여야 교사의 평가가 깊이가 생길 것 같아요‥ 학급당 학생 수와 더불어 교사가 담당하는 학급 수가 최대 12개에서 최소 3개 정도까지 편차가 큰데‥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 수도 고려해야… (Y고, 교사)
피드백이요 주고 싶지요‥ 저는 요새 인구수가 감소한다고 하는데‥ 인구수가 감소되니까 선생님 수를 줄이고, 뭐 학교 수를 줄이고‥ 그런 건 아니죠‥ 학급당 학생 수를 파격적으로 줄여야 된다고 생각해요. 학급수를 20명 정도 수준으로 줄여야지‥ 그러면 개별 피드백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학급당 32명의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있는데 얘한테는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저애한테는 이런 피드백을 주고 싶다 하더라도 역부족이라 묻혀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몇 몇 튀는 애들만 대상으로 뭔가를 해주지‥ 아이들 숫자가 확 줄어들면‥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피드백이 가능해 지겠지요. (D중, 교사)
교사들은 수행평가가 이론적으로나 교육적으로 타당하기는 하지만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공정성이 중시되는 현 학생평가체제에서의 수행평가의 정착은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수행평가 평가기준의 모호성, 대학입시시험과의 연계성 부족, 수업시간에 이루어지지 않은 수행평가의 신뢰성 문제 등을 이유로 수행평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지니고 있으며, 이런 부정적 인식이 때로는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 사례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행평가가 잘 정착되지 않은 이유는 공정성 시비죠‥ 왜냐하면 현 대입시스템 하에서 고등학교는 매학기 학업성적 평가가 대입시에요‥ 왜냐면 내신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그래서 공정성 시비가 문제죠‥ 선생님이 주관적으로 수행평가를 실시할 경우 학업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별 관심이 없지만, 학생부 전형에 해당하는 애들은 굉징히 민감하죠‥ 그들의 학부모가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고‥‥ (S 고, 교사)
수행평가의 실시와 관련해서는 교과별로 협의를 하고 채점기준도 공유하죠. 혼자서 모든 학년을 다 커버한다 해도 공통의 실시지침이 있어요. 그렇지만 그 지침 안의 디테일 한 거는 교사가 결정해야 되요. 그런데 그게‥ 학생들의 수행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전 제하에 수행평가를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근데 자꾸 공정성과 신뢰성을 강조하니까… 암튼 위험부담을 피해가고 싶은 거죠‥(D고, 교사)
수행평가가 현장에 잘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연수방법이나 연수형식의 문제일 수도 있어요‥ 전달연수가 아닌 실습위주의 연수로 방법의 적용능력이 강조되면 좋을텐데‥ 내가 맡은 교과는 수행이 45%인데‥ 꽤 많잖아요‥ 사실 그거를 수행평가의 목적에 맞게 이상적으로 아이의 변화하는 과정에 다 체크하면서 하려면 학생 수가 많고‥․ 객관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게 채점기준을 구체화하기도 쉽지 않고‥ 한사람이 감당하기엔‥ 아이들이 많으면 수행평가가 제대로 실시되는데는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선생님을 믿어주면 굉장히 독창적인 수행평가도 나오고 할텐데‥ 그게 점수와 관련되다보니까 그런 민원을 피하기 위해서 굉장히 딱딱 떨어지는 것‥ 그런 채점기준을 요구하니까‥ 공정성 시비를 피해가 려면 평가의 어떤 창의성은 나오지 않고‥ 그저 결과위주나… 보고서… 그런 거 위주의 평가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죠. (Y중, 교사)
다른 평가와 구별되는 수행평가의 특성을 현장교사들은 비교적 잘 인식하고 있지만 실시되고 있는 수행평가의 질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학생의 다양한 역량 및 특성 파악과 학습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 단위의 실질적인 수행평가 운영방안이 마련되어 수행평가의 질이 구체적으로 관리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이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과 학생 및 학부모의 인식전환을 위한 정책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성취평가제는 학생의 성취정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성취수준에 적합한 다양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여 학생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기존의 상대평가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 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2012년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 전문교과에 도입되었고, 2014년 부터 고등학교 보통교과에도 적용되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교사들은 성취평가제의 도입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그 운영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다기보다는 성취평가제의 운영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으며, 성취평가제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성취평가제의 운영과 그 결과 활용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연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성취평가제가 솔직히 좀 혼란스럽긴 해요‥ 9등급제에 익숙해 있고‥ 일단 성적이 나와서 그것이 fix되면 어찌됐던 이게 대학입시의 자료로 나가기 때문에‥ 성취평가제의 등급이나 성취수준, 원점수, 평균 이런 것들을 대학 갈 때 유불리를 따져 가능한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야 하기 때문에 순수하게 학생의 성취수준 그대로를 평가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몇 퍼센트를 A를 주고 몇 퍼센트를 B를 주고를 결정할 때 아무래도 우리 학생들과 다른 학교 학생들 수준을 감안해 우리 학생들이라면 성취평가제에서 이 정도면 A를 받아야 된다는 계산이 당연 먼저 작용하게 되지요. 입시라는 입김이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구요… 지금 1학년의 경우는 등급제와 성취평가제가 병행되게 되있잖아요‥ 대학이 이를 입시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가 분명해져야 할 것 같아요‥ 일선학교에서는 관심사구‥ 굉장히 큰 지침이 되기도 하거든요‥ (E고, 교사)
성취평가제가 2014년부터는 고등학교 보통교과에도 도입되었잖아요․․ 성취평가제는 큰 변화구‥ 선생님들을 데려다 다 연수를 시켰어요․ …일단 국가 정책으로 교육부에서 그걸 하니까 의무적으로 하는데 연수받는 사람들조차도 내가 지금 뭘 하지 싶을 정도로 그렇게 형식적으로 하는 거예요. 그런데 해야 하는 거 같기는 하고‥․ 선생님들 다 불러놓고‥․ 이상하고 현실하고는 너무 다른데… 성취평가제가 도입은 됐는데 여전히 상대적인 등급을 보고 있잖아요. (D고, 교사)
성취평가제에서는 학생들이 준거에 도달했는지의 여부를 판정하기 위해 무엇을 측정할 것인가와 각 성취수준을 구분할 수 있는 분할점수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교사가 결정해야 한다. 성취수준의 기준성취율을 일정하게 90%/80%/70%/60%로 구분하고 이에 대응하는 분할점수로 90점/80점/70점/60점을 부여하는 고정분할점수를 사용해도 되고, 개별학교의 교사들이 성취수준 구분을 위한 분할점수를 설정해도 된다. 교사들은 이 같은 성취평가제 운영의 신뢰도가 제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교과의 특성에 적합한 성취수준 설정방법 및 성취평가 결과의 대입전형 자료로의 활용방안도 구체적으로 모색되어 성취평가제 운영이 내실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취평가제는 등급으로 학생들의 성취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가를 보여주는 건데‥ 중학교에 도입된 지는 3년 됐나요? 이제 3년째인데‥ 처음에는 학부모님들이‥ 선생님들도 똑같이‥ 뭐 성적 부풀리기 되는 거 아니야? 시험문제 쉽게 나오고 뭐 아니야? 했는데‥ 사실 그게 없지 않아 있죠‥ 실은 왜냐하면 다른 학교와도 비교를 하니까‥ 고등학교 갈 때 우리 학교 애들만 등급이 막 낮으면… 만약에 국어가 막 우리 학교 애들 등급은 다 B야. 근데 다른 학교는 다 A야. 은연 중에 선생님들끼리도 웬만하면 평균 70-80점에 맞추자… 이런 것들이 본연의 취지에 맞지 않게… 이걸 어떻게 극복해야 될지‥ 좋은 거는 학생들이 막 그렇게 석차에 찌들지 않는다는 거… 그것은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도 부모님들은 석차와 점수를 원해요. 전화해 가지고 왜 안 알려주나고… 우리 애가 몇등 정도 하고 있나 끊임 없이 학인하려 하더라구요. (Y중, 교사)
성취평가제요‥ A를 만들어줘야 해요. 이게 어떻게 쓰일지 모르잖아요. 대학에서‥ 그래서 우리는 등급도 1등급에서 9등급까지 빽빽하게 그 등급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을 최대한 다 넣어서 등급이 겹치지 않게… 1등급 다음에 2등급 없이 3등급 4등급이 나오지 않고 등급이 제대로 갈리고 그러면서 A는 또 최대한 많은 수의 애들이 받을 수 있게, 대학에 가기 유리하게, 그런데 A만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그것도 고려해줘야 하고… 또 등급제도 아직 유지되고 있고…(O고, 교사)
여전히 성취평가제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 대상 홍보는 미흡한 수준으로 보인다. 성취평가제가 제대로 학교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생의 성취정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의 제공과 성취수준에 적합한 다양한 학습경험의 처방이 가능하도록 단위학교에서의 성취평가제 운영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대입에서의 평가결과 활용방안이 구체화되어야 할 것이다.
홍보를 했는데도 학생이나 학부모나 별 느낌이 없어요‥ 일단 입시에 반영이 안되니까요‥ 입시에는 여전히 9등급이 반영되니까 지금으로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하란데로 하고는 있는데‥ 아직은 성취평가제가 너무 시스템이 불안정하고 대학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도 몰라 학교에 혼란을 주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학교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딱히 뭐라고 말하기도 힘들어요‥ (H고, 교사)
성취평가제에서는 학생의 성취정도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고 성취수준에 적합한 학습경험을 제공해 학생의 성취수준을 향상시키는 거잖아요… 성취평가제 연수자료에도 그렇게 나와 있구요. 그런데 학생수가 많은 고등학교의 상황에서 개별학생의 특징을 일일이 파악해 성취수준을 확인해 피드백해 주고 학교생활기록부에 일일이 개별 특성과 평가이유를 서술하는 것은 개별교사에게 상당한 부담이예요. 학생수도 문제구‥ 수업 시수도 문제구… (Y고, 교사).
성취평가제는 기존의 상대평가가 지니는 문제점인 학생들 간의 무한경쟁에서 탈피하고 학교 교육력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나, 현재는 교사의 성취평가기준 설정에 대한 부담과 수업기획 및 평가 방법의 혁신 문제, 학생과 학부모의 성취평가 기준 및 평가결과에 대한 수용 및 교원 자율성 문제, 대학입시에서의 전형자료로의 활용 문제 등 성취평가를 위한 여건이 아직 미성숙한 실정이다. 그러나 교육본질적인 측면에서 성취평가제의 가치와 방향에 대해서는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모두 인정하는 편이므로, 시행 초기에 발생하는 성취기준 설정과 관련된 시행착오를 해결하고 대학입시제도와 연계된 평가결과 활용방법을 체계적으로 구안하고 성취평가제 운영의 내실을 기해 기존의 경쟁중심의 서열화된 평가체제에서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평가체 체로 전환해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2013년 발표된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에서 학생부, 수능, 논술, 실기 등의 전형요소를 중심으로 전형체계를 표준화하여 제시하고, 대입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 반영의 내실을 강화해 가기로 하였다. 학교생활기록부의 활용이 내실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학생부가 대 입전형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도록 학생부 교과영역 기록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이고 비교과영역도 충실히 기재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교과와 비교과 활동상황을 충실히 기재하는데 많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학에서의 학생부 활용 역량, 즉 대학이 교과성적, 교과발달사항, 비교과 활동 등을 대학과 모집단위의 특성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학년부터 보통교과에 대해 성취평가제가 적용되고 있죠‥ 하지만 성취평가 결과의 대입 반영은 2019학년도까지 유예되어 있고, 현행과 같이 석차 9등급, 원점수, 과목별 평균과 표준편차가 대학에 제공되는 거니까‥ 성취평가제는 그 시스템이 안 된 상태에서 도입되어서 기준설정도 복잡하구요… 그래서 교사들은 입이 이만큼 나온 거예요‥ 더욱이 분할점수 나오는 프로그램 운영도 중간고사 직전에야 나오고‥ NICE연동도 안되니까‥ 교과영역의 신뢰도를 외치는데‥ 물론 학업성적 점수산출이야 사전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신뢰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게 절차를 거쳐 하지만…현 상황에서 교사들이 학생부 기재내용을 더 충실하게 기재하는 것은 사실 많이 힘들지요‥ 시간도 없구‥ 또 그런 것들을 대학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모르고… (S고, 교사)
교과발달사항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기록을 위해 별도의 장부가 있는 것은 아니구… 선생님들이 그냥 각자 메모를 해두거나 기억을 하거나 그렇게 하죠. 그것도 스킬이에요‥ 진짜 아이가 뛰어나고‥ 차별되는 행동을 하고‥ 그런게 사실 얼마나 있겠어요? 그런데 작은 거라도 그걸 중심으로 디테일하게 써주는 거죠. 선생님의 어떤 스킬로‥ 많이 써주죠‥ 일단 보내야 하니까… 근데 대학은 어떻게 읽을까 싶어요… 다른 학교의 세부능력 및 특기 사항을 쓴 걸 보면‥ 저에겐 보여요‥ 교사가 어떤 작은 사례를 중심으로 미사여구를 썼구나‥ 우리같은 선수들에겐 다 보이는데‥ 근데 학교현장에 있지 않은 분들은 그대로 다 읽을 것 같은 거예요‥ (D고, 교사)
학교생활기록부의 기재를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강점과 약점, 단점과 강점 등을 세밀히 관찰할 수 있고 그들의 노력정도와 성장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학생 활동중심으로 수업이 혁신되어야 하지만 교사들은 변화된 입시체제에서도 여전히 시험성적이 중시되므로 시험준비위주(문제풀이연습 위주)의 수업을 포기할 수 없으며, 현재의 여건으론 학생들의 세밀한 특성을 관찰하고 정교하게 기술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엔 대원칙이 있어요. 대원칙은 이런 거예요‥ 수행평가를 하든 정기고사를 보든 간에 점수가 나오고 등수가 나오는 거에 관해 얘들한테 논란이 있으면 안 된다는 거거든요. 그건 어쩔 수 없어요. 현재 체제에서는 최고점수가 1등이고 최하점수는 당연히 꼴지죠. 그거의 보안책이 뭐냐하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교과 세부 특기사항을 적는 거거든요. 거기에도 원칙이 있어요. 2등급 이상은 어떻게‥ 1등급 이상은 어떻게‥ 3등급 이상을 맞게 되면 뭐라도 써주자가 대원칙이고요‥ 애들에 대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기도 쉽지 않고… 써주는 방향에 대해서는 선생님들의 재량에 달렸어요. 예를 들어서 나는 1등급은 어떻게 써주고 2등급은 어떻게 써준다‥ 결국은 조금씩 변해가면서 이게 Ctrl+C, Ctrl+V이기 때문에 1등급이 애기가 좀 많다고 해서 그게 다 개개인의 특성에 대한 어떤 평가인 건 아니죠‥ (Y고, 교사)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에 대해서는 사실 학교 교직원 회의나 그런데‥ 전체 연수도 하고‥ 이런 식으로 쓰면 좋겠다 합의도 하죠‥ 예를 들어 영어과 같은 경우 무슨 작품을 읽고 이 학생이 왜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 읽고 어떤 감동을 받았는지, 선생님 입장에서 그런 것들이 그 학생에게 어떤 효과가 있을 것인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아이들 마다 따로따로‥ 절대 일괄적으로 쓰지 마라. 그런 지침이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아요. 그러면 교사들도 이제 학생들한데 내가 이런 저런 거를 학기말에 너희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써줘야 하니까 너희들이 무엇을 했는지 내게 알려줘야 한다고‥ 왜나하면 한반에 38명인데 한 학기 동안 뭘 했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알 수가 없잖아요‥ 중간에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뭘 하고 싶은지 써내라‥ 그리고 학기말에 정말로 했는지 확인하고 증빙자료 가져오라하고 적어 주고… 그런데 그나마 안 가져온 학생들은 그냥 제가 수업시간에 한 거를 가지고 예를 들어 무슨 작품을 읽고 메인아이디어를 써보라 했는데‥ 매우 잘했다… 그런 식으로‥ 수업시 간에 한 거를 토대로 그냥 그 정도로 하고 있어요. (E고, 교사)
그리고 교사들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학생과 관련된 다양한 특성 정보를 수업 중의 관찰을 통해 수집하기는 어렵다고 여기고 있으며, 세부사항 및 특기사항과 비교과활동의 기재가 충실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우선 교실수업의 혁신과 다양한 학습활동으로 인한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변화에 대한 정보수집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부에서 외부 스펙이나 그런 것들은 쓰지말라 하잖아요. 학교 내 비교과 활동프로그램은 다양해요‥ 수학, 과학, 인문, 사회, 예체능까지 다 해줘요. 문제는 교실수업에 변화가 없어요. 그러니까 학교생활기록부에 아이들이 성장한 정도나 그 아이의 독특한 능력을 기록 하는데 있어서 그 프로그램에 선발된 혜택받은 얘들만 기록이 되고, 많은 애들은 기회를 갖지 못하죠. 교실수업은 아무래도 수능위주로 문제풀이 수업을 하다 보니까‥ 애들의 특징 이 나타날 리 없잖아요‥ 수능점수는 오를지 몰라도‥ 학생부의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있잖아요. 대학에선 중요하게 본다고 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실제수업을 아이들이 주도 해서 다양한 표현을 하게하고 발췌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은 거의 없어요. 있는 학교도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마 대학에서 교과 세부사항이 중요하다고 홍보를 계속하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교실수업이 변화되겠죠. 대학에서 허황된 학교프로그램보다 교실수업을 중시하겠다고 하면‥ (S고, 교사)
학생부라는게‥ 아이에 대해 기술해야 하는 건데‥ 역으로 학생부를 중시해 놓고 애가 실제로 고교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성취해 놓은 것은 학생부에 못 쓰게 해요. 안되는 게 너무 많거든요‥ 예를 들면 국, 영, 수 관련해 외부 경시대회에서 상 받은 것은 전혀 학생부에도 기재해 줄 수 없어요‥ 사교육을 유발하는 것은 안 된다는 거지요‥ 그러니까 갑자기 외부 경시대회에 대한 것 보단 학교 내 경시대회나 비교과 활동프로그램 경쟁률이 세지는 거예요‥ 이제는 학부모로부터 상도 나눠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항의도 들어오구요‥ 그거는 교육적이지는 않은 거잖아요. 학교는 집중해야 할 것에 집중해야 하는데 너무도 많은 것을 다 해야 하니 힘들죠… (E고, 교사).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교사에 의한 학생평가 결과가 객관성과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학생평가가 과연 일률적인 표준화 검사에서의 신뢰도와 타당도와 개념의 객관성과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엄밀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교사에 의한 학생평가는 표준화검사와 달리 교육맥락이 중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행·재정적 정책적 지원을 통해 교사가 교수·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고 교사의 학생평가를 신뢰해야 할 것이다. 학부모가 교사의 학생평가 실천에 대해 관여하는 것에 대해 교사들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교사의 평가전문성을 신뢰하고 학생생활기록부 기재가 내실을 기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Ⅲ. 학생평가의 질적 개선을 위한 지원과 노력
학생평가가 제대로 수행되어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학생평가의 교육적 기능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교육환경 여건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교사가 학습을 촉진할 수 있는 수업을 기획 및 운영할 수 있어야 하며, 학생의 학습을 이해하고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평가전문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학습활동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지를 잘 파악해 학습을 촉진할 수 있는 교수 학습과 정의 운영을 위해서는 우선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평가전문성의 지속적인 함양을 위한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이루어진 심층면담에 따르면 교사들은 학생평가를 개선하기 위해 그 무엇보다도 학급당 학생 수 및 교사 1인당 학생 수 감축, 행정 전담요원의 배치를 통한 교사의 업무 경감과 입시제도의 개선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과다한 담당학생 수와 과중한 업무가 교사의 교수의욕과 평가에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교사의 업무를 간소화할 수 있는 직접적이고 체감적인 대안이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와 같은 입시체제에서는 학생평가의 질적 개선을 위한 수업혁신을 시도하기가 대단히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가 맡고 있는 학생 수가 한 학기당 160-170명 정도 되요. 160-170명 정도의 얘들을 맡아서 하는 게 힘들죠… 학생들의 이해정도를 파악해 보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하는데… 매번 검사해 줄 수는 없구‥ 다음 수업시작하기 전에 검사만 해요. 수업 중엔 진도를 나가야 하니까‥ 그리고 학기말에 그걸 걷어요. 그러면 애들이 성장하는게 보여요‥ 그때 그때 피드백을 주고 살펴주면 더 좋았겠다 아쉬움이 크지만 160-170명을․…그건 어렵지요. 다른 일도 하면서 해야 하니까‥ (Y중, 교사).
교장선생님께서 학생평가를 개선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죠. 우리 학교엔 수업은 없이 교무실에서 행정보조를 해주시는 분이 여섯 분 계세요. 그 분들은 교사 한 분이 하시는 일에 3배, 4배의 일을 하세요. 왜냐면 수업을 안 들어가고, 시험문제도 안내고 애들도 평가하지 않으니까‥ 그 분들이 행정업무 등 정말 많은 것을 대신 해주세요‥ 그러니까 선생님들은 학생 가르치는 일을 잘할 수 있는 거죠‥ 학원 선생님들이 왜 잘 가르치겠어요? 학교에 행정 전문가들이 생기니 선생님들의 수업의 질이 달라지고 시험문제가 달라지고‥ 평가 피드백도 달라지고‥ 제가 피부로 깨닫고 있어요. (D중, 교사)
수업이 혁신되고 평가방법이 개선되려면 대입제도가 문제인 거 같아요. 혁신학교도 딜레마에 빠진게‥ 초등학교랑 중학교는 그래도 좋아요‥ 애들도 행복해 하구요‥ 그런데 고등학교로 가면 답답하죠‥ 학부모들은 아 뭐 그렇게 맨날 얘들 중심으로 토론식으로 수업하고, 다양한 학교활동에 참여시키고, 평가방법도 바꾸고 하면서 언제 대입준비를 시킬꺼냐고 항의도 하고 많이 불안해하죠‥ 결국 학부모에게 ‘질 높은 교육’은 ‘대학 잘 보내는 교육’이니까‥ 우선 학부모들이 수업과 평가방법을 혁신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도 좋은 대학가는 데는 지장이 없더라‥ 아니 더 잘 가더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어야 수업혁신이 가능할 것 같아요‥ (Y중, 교사)
아무래도 결론은 수능을 봐서 대학을 가야되다보니까 그 스트레스가 제일 큰 것 같고‥ 교육청에서 열린사고, 창의적 사고 수업, 수행평가 등, 수업 혁신과 평가의 질적 개선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물론 그게 바람직한 거죠‥ 찍는 선택형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사고도 넓혀주고 그래서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는데‥ 또 아이들은 그러다 보니까 모든 과목에서 서술형과 수행평가로 해야 되는 과제가 많아요. 학습부담이 커지는 거죠‥ 그래서 불만도 생기고 제대로 운영되기도 어렵고… (H고, 교사)
학생평가의 질적 개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교과내용을 재구성해 학생중심으로 수업을 개선하고 수업과 연계해 학생의 학습활동을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하면서 수업혁신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수업을 혁신하고 학생평가의 교육적 기능을 강화해가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수업과 평가방법을 연구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동료교사와 협력하여 실질적인 실행방안을 구안하는 자발성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는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이란 슬로건 아래 ‘꿈’과 ‘끼’를 키워주는 교육을 위해 대입제도를 간소화하고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학입시는 학생평가 개선과 수업혁신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리고 학생평가 개선과 수업혁신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질 높은 교육’에 대한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생각이다. 학교가 수업방법을 학생중심으로 혁신하고 다양한 학습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한다할지라도 정작 학부모들은 이런 식의 전인교육을 전혀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는 데서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학부모에게 중요한 것은 입시성적이며 소위 SKY 대학에 몇 명을 보냈느냐 로 학부모에 의한 학교평가는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교사들은 현재와 같은 입시체제에서는 수업혁신을 시도하기가 대단히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입시제도의 개선과 평가의 질적 개선을 통해 학생평가가 학교교육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최소화해 나가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의 ‘질 높은 교육’에 대한 인식이 동일할 수 있도록 학교 안팎의 교육적 내성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사에 의한 학생평가가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습목표가 명료하게 구체화되어 제시되어야 하고, 적합한 평가방법 및 도구가 활용될 수 있어야 하며, 평가가 공정하게 실시되고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김성훈 외, 2010). 따라서 교사는 학습목표, 평가방법 및 평가도구의 적합성, 평가의 결과타당도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학생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며 어떤 학습태도와 전략으로 학습활동을 수행하는지를 파악해 학생의 장단점과 강약점을 이해해 학생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학생 평가의 교육적 기능이며, 교육적 기능이 강화된 제대로된 학생평가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에게 수준 높은 평가전문성이 요청된다. 교사들도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해 면학적인 분위기로 수업을 진행해 나갈 수 있는 방법과 수업과 연계해 학생평가를 적절히 투입하고 평가결과를 피드백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야 한다(김신영. 2014, Butler & McMunn, 2006).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이 학생평가활동과 관련해 어떤 어려움과 곤란함을 경험하고 있는지를 파악해 교수역량과 평가역량을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단위학교수준은 물론 교육청 수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학생평가의 교육적 기능 강화를 위한 평가활동 즉, 학생들로 하여 성취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하게하고, 학습내용을 학생수준에 맞게 지도하고, 학습을 스스로 점검해보게 하고, 성취 수준을 확인해 피드백주고, 다음 단계의 목표설정을 돕는 등의 평가활동에 대해 교사들이 어떤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지를 파악해 보기 위해 서울과 경기 그리고 대전과 경북지역의 중·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분석하였다.
<표 3>의 설문내용에 대해 3개 선택지 (①잘 이해하지 못하며 이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다, ②이해는 하지만 실행방법을 잘 모른다, ③이해하고 그 실행방법도 잘 알고 있다) 중 하나를 선택 하도록 하였다. <표 3>의 설문내용은 McMunn과 Scheneck(1996)이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학생평가의 특성에 기반해 교사의 평가활동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3) 설문문항들에 대한 교사들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는 <표 4>과 같다. 1번과 3번 문항에 대해서는 70%의 교사들이 잘 이해하고 실행방법도 잘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6번과 7번, 9번 문항에 대해 50%이상의 교사들이 실행방법을 잘 모르고 있다고 응답해 이에 대한 개선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6번 문항(학생들에게 자신의 학습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학습활동에 대한 피드백을 자주 제공한다)과 9번 문항(학생들이 그들이 현재수준에서 도달해야 할 성취목표가 무엇이며 다음에 해야 할 학습이 무엇인지를 기술할 수 있게 한다)의 평균이 2.34와 2.35로 상대적으로 가장 낮아 교사들이 그 실행방법을 잘 모르고 그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 분석 결과를 김신영(2014)연구와 비교해 보면 2014년부터 고등학교 보통교과에 성취 평가제가 도입되어 운영되면서 도입 이전보다 성취목표의 재진술이나 학습동기부여 등과 관련된 교사의 학생평가활동은 개선되고 있으나, 피드백이나 학생의 자기평가 기회제공과 다음 단계의 성취목표 설정 등 평가결과 활용과 관련된 학생평가활동에 대해서는 실행방법을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교사비율이 실시 이전보다 높아져 이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표 4>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사들은 학생평가의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평가활동들이 수행되어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고 있지만, 그 실행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답한 비율이 문항별로 차이는 있지만 최소 30%에서 최대 56%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학교교육의 맥락에서 실질적인 학생평가활동의 실천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교사의 평가전문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연수프로그램이 개발되고, 교사집단의 경험 공유와 공동 기획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교사학습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IV. 나오며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사에 의한 학생평가(교실내 학생평가)는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고 있고 얼마나 잘 배우고 있는 지를 파악하기 위한 접근이다. 따라서 교사가 학생평가를 실시함에 있어 무엇보다 중시해야 할 점은 학생의 학습을 이해하고 학습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학생평가의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는 일이다. 학생의 학습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학생의 학습을 제대로 이해해 학습습관을 바르게 지도할 수 있어야 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에 대해 스스로 반성적으로 사고하고 평가해 볼 수 있는 메타인지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Airasian, 1994, Brown, 1994, Linn & Grolund, 2000). 이를 위해 학생평가는 성취목표를 분명히 하고 학생의 학습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정보를 수집해 학생의 학습활동을 이해 하고 성취목표에의 도달 정도를 점검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하고 학생 스스로의 자기성찰과 평가를 통한 성장과 발전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 같은 학생평가의 교육적 기능이 어느 정도 구현되고 있는 가를 알아보기 위해 학교현장에서의 학생평가의 운영 실태와 교사들의 학생평가활동의 실행수준을 점검해 보았다. 학생평가활동의 특성에 대한 교사의 이해수준은 비교적 높게 나타났지만, 그 구체적인 실행 방법에 대한 이해수준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다양한 평가유형을 적절하게 활용해 학생들의 준비도 및 개념적 오류와 성취수준을 파악하고, 평가정보에 기반해 피드백과 학습경험을 제공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평가해 볼 수 있도록 하고, 다음 단계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하게 하는 일 등과 관련해서는 학교수준의 보다 구체적인 계획과 그 실천을 위한 교사의 전문성 신장이 요청됨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수업 및 평가의 혁신과 교사들의 학생평가 실천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체계적인 정책 방안의 모색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또한 대입제도와 학교의 현실적인 여건이 교사의 수업혁신 및 평가 개선 노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그 걸림돌을 걷어내고 학교교육의 위기를 돌파해내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교사 집단의 특단의 노력이 없다면 수업혁신과 평가개혁은 결코 쉽지 않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교사는 각기 다양한 교육맥락에서 학생들의 학습과정에 대한 면밀한 형식적 혹은 비형식적인 관찰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가르침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으며 무엇을 얼마나 잘 배우고 있는 가를 알아가게 되며, 이 같은 평가정보의 수집을 통해 교수방법을 개선해 간다. 따라서 교사들이 수업혁신과 학습지도에 집중하고 제대로 된 학생평가를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며, 학생평가전문성의 신장을 위한 단위학교와 교육청 수준에서의 실질적인 연수와 지원이 요청된다. 교사들도 대입준비라는 굴레와 관행에 조화롭게 대처하면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학생평가역량을 점검하고, 학생평가를 상황에 맞게 투입하고 수업을 운영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자발적으로 탐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사에 의한 학생평가의 기획 및 운영과 표준화 검사에 의한 학생평가의 기획 및 운영은 서로 다른 평가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대규모의 표준화된 평가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전문화된 훈련과정을 거쳐 연구설계, 표집이론, 자료의 수집 및 관리, 통계 분석, 양적 혹은 질적 연구방법 등에 대한 수준높은 전문성을 지니고 있어야 하지만, 교사에 의한 학생평가는 그 같이 복잡한 측정관련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지 않으며 그 활용도 대규모의 표준화된 평가와는 구별된다(Brookhart, 2003, Gipps, 1994, 김신영, 2014). 왜냐하면 교사에 의한 학생평가는 공신력 있고 반복측정 가능한 평가정보를 도출해내기 위해 실시되는 것이 아니라, 수업의 성취목표에 기반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활동을 이해하고 학업성취수준을 자리매김하여 개별 학생의 학습 개선을 도와주기 위해 실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평가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상세한 지식과 가르침에 대한 열정, 그리고 학생들의 성취수준과 학생들의 오류를 확인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교수역량과 교수 학습 활동을 기획·운영하고 그 성과를 확인해 평가해 볼 수 있는 평가역량이 요구된다. 그러나 그 같은 평가전문성의 함양을 위한 체계적인 훈련 및 연수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교사의 평가전문성 함양을 위한 연수프로그램이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가르치면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가 관찰되고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으며 어떤 피드백을 줄 수 있다는 식의 현장 밀착형으로 내실화 되고, 단위학교 수준은 물론 교육청 수준에서 교사 학습공동체의 활성화와 평가전문성 신장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