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21C 들어 우리 사회는 세계화, 정보화의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국제화·개방화의 흐름은 우리로 하여금 변화 대응 능력을 시시각각 요구하고 있으며, 과학 기술의 발달은 수만 종의 다양한 일과 직업의 세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사회는 전문화, 세분화, 특성화된 다양한 능력을 소유한 사람을 요구하고 있다(이명호, 2013).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 우리나라 중학생들은 벌써 입시경쟁의 억압 속에 왜 공부하는 지도 모르면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무목적성·무가치성 학습에만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Seligman, 2011).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학생들의 실제 삶과 유리된 채 학생들을 늦은 밤까지 시험준비, 성적위주의 주입식 교육으로 허덕이게 하고 있고, 이에 따른 부정적인 정서를 가진 학생들은 폭력과 가출, 중도탈락, 자살 등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교육부가 실시한 인성수준 분석 결과 중학교의 인성 수준이 가장 떨어져 이른바 ‘중2 병’이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입증해 주기도 한다(한국교육개발원, 2014b).
100년이라는 인간의 긴 삶에 비추어 볼 때 청소년기는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이며 학생들이 누려야 할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깨달아 그 꿈을 키울 기회를 갖지 못함으로써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거나 인성이 피폐되어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적성과 재능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과 활동중심 수업을 통해 역량을 키우는 것이 어렵다는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를 실시하는 아일랜드는 중등교육과정 중 중학교 과정인 3년간의 주니어과정을 마치고 2년간의 시니어 과정에 들어 가기 전에 1년 동안 ‘희망’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활동 등을 포함한 활동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김진숙, 2013; 김현철, 2013). 애프터스쿨(After School)을 실시하는 덴마크는 공립기초학교를 졸업하고 김나지움이나 직업학교로 진학하기 전에 음악, 미술, 체육 등 감성교육과 단체 활동으로 구성된 1년 과정의 기숙학교를 운영함으로써 ‘유급’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의 미래, 미래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스웨덴의 프라오(PRAO)는 초등학교 8학년과 9학년 사이 2주간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적용해 볼 수 있는 직업생활에 대한 통찰을 하게 되며 동시에 학습의 중요성과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확인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지금은 재수나 반수의 수단으로 변질된 면이 있지만 당초 영국의 갭이어(Gap Year)는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 등을 통해 성인초기로 접어드는 학생들은 그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의사결정능력이 향상되고, 심리사회성 개발 및 자신감, 성숙, 독립성 등이 향상되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였다(장소영, 2014). 마지막으로 핀란드는 학교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자아존중감을 높여주는 것을 국가적 교육목표로 정하고, 학교수준의 평가에서 학생의 성장과 학습을 위해 설정된 목표의 성취를 기술하는 방식으로 학생의 학습을 평가 지도하며, 학생들의 학습발전 정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개인의 개별적 성장을 지원하는 평가 체제를 수행하고 있다(성태제 외, 2009).
이러한 외국의 실천 사례를 반추하여 학생들에게 행복을 제공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교육정 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사고력, 협업 능력, 공감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및 과정중심 수업의 실시와 체험 활동 위주의 교육과정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는 행복교육을 중심으로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주요 국정과제로 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행복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를 지나친 입시위주의 경쟁의식풍토에서 그 문제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학생의 적성과 흥미를 존중하고 그들의 소질을 계발하며 미래의 꿈에 경주해 나갈 때 비로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행복교육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교육부, 2013b).
2016년도 모든 중학교에 전면 실시를 앞두고, 지난 2년간 자유학기제의 성과와 가능성에 대한 연구보고서 및 평가 방안에 대한 연구 등이 일부 진행되어 왔지만, 한 학기 동안 중간 및 기말 시 험 폐지가 핵심적인 사항임에도 무엇이 어떻게 변화되었으며 이는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 자유학기 제에 대한 심층적인 평가 연구는 아직 미흡하다. 특히, 자유학기제를 통한 ‘평가의 변화’는 행복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맞물려 어떻게 작동하였는지에 대한 연구를 찾아보기 힘들어 이에 대한 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 만약 자유학기제의 전반적인 평가 연구를 통해 환류할 수 있는 교육적 시사점을 얻어낸다면 이는 ‘지속 가능한’ 자유학기제를 정착시키는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지난 2년 간 자유학기제를 적용한 전국 42개의 연구학교 운영보고서와 자유학기제를 직접 운영한 38개교 현장 교사의 설문을 중심으로 2년 간 학생평가를 중심으로 무엇이 어떻게 변하였는지 살펴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자유학기제 평가 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II. 이론적 배경
중학교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과정에서 한 학기를 학생들이 타고난 소질과 끼를 끌어내고 열정을 갖고 적성에 맞는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중간·기말 고사 등 일제식 지필평가를 치르지 않으며, 모든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등 학교교육 전반을 통하여 토론·실습·체험 등과 같은 다양한 자율적 체험활동을 실시하는 학기로 운영하여 행복한 교육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교육부, 2013b).
이는 자신의 역할 인식과 자아개념이 형성되고, 직업적 탐색을 하는 시기의 중학생들에게 학업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찾도록 하는 제도이며(한국교육개발원, 2013), 획일적이고 고정된 사회적 관념보다 자신의 특성에 맞는 진로를 탐색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활동을 구성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인성, 협동,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토론과 프로젝트 등 학생중심·현장중심의 수업을 제공하며, 일제식 지필고사는 지양하고 학생 활동 중심의 평가방식을 도입하고자 한다. 결국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적성과 미래에 대해 탐구·설계하는 경험을 통해 지속적인 자기 성찰 및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경쟁 위주의 교육을 자기주도 학습 및 창의성·인성 등의 미래지향적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교육개발원(2014a)에 따르면, 자유학기에서는 특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실시되는 중간·기말고사 시험은 실시하지 않고, 학생의 기초적인 성취 수준 확인 방법 및 기준 등을 학교별로 마련하여 평가하기를 권고하였다. 이에 김태일(2013)은 그의 ‘중학교 자유학기제 1년의 성과와 가능성’이란 성과보고서를 통해 학교별로 수업진도에 따른 학생들의 학습 상황을 확인하고, 이를 학생지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형성평가, 자기 성찰 평가 등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 확인 결과는 학생들의 꿈·끼 살리기와 관련된 활동 상황을 중심으로 학교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에 과목별로 서술형으로 기재 하되, 연구학교별로 특성에 맞게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교육부, 2013a)고 하였다.
자유학기제의 평가는 기존의 중학교 학교생활기록부 형식에 의거하여 작성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자유학기제 동안 지필검사에 의한 중간·기말고사를 치르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의 교과별 학업 성적을 파악할 수 없는 대신, 자유학기가 학생들에게 보다 자유로운 학업수행과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통해 창의적인 인재로 발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특성을 가진다. 이에 학생들의 학습발달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학업성취와 같은 인지적 특성뿐만 아니라, 학습동기, 수업참여도, 노력정도 등과 같은 정의적 특성도 함께 파악하고 발달시켜야 함을 강조하였다(한국교육개발원, 2014b). 그리고 무엇보다 교사는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을 판단하여 어떠한 자료와 정보들을 교사가 기록하고 활용할 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여야 하는데(지은림 외, 2014), 이러한 새로운 평가방법들을 이해하고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아 평가 전문성을 지닐 필요성 또한 강조하였다. 자유학기제는 학생의 꿈과 끼를 발현하는 행복교육을 추구하기 위해 새롭게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도록 하여 새로운 수업 형태와 수업 방법을 통해 학생의 학습발달 및 활동상황을 평가하고, 종국에는 성장된 자신을 발견하여 나만의 진로 탐색을 해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평가방식의 전환을 제안하고 있다(강인애 외, 2015).
이처럼 자유학기에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자유학기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특징임을 알 수 있는데, 이에 김진숙(2013)은 아일랜드 연계학년제의 평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평가는 교수학습과정의 총체적인 부분이다. 평가는 진단적이어서 학생들의 강점과 약점을 고려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어야 하며, 효율적인 교육과정 계획과 실행을 통해 학생의 수행이 향상되도록 촉진하는 형성적인 평가가 되어야 한다(대구광역시교육청, 2013; 42).”
이는 평가의 역할이 자유학기 중 이루어진 교과, 창의적 체험활동의 교육목적 달성 여부에 대한 진단(assessment)과 이에 따른 종합적 평정(evaluation)에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Kelly(2009)는 “교육적인 평가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과정을 수행하기 위한 계획을 위해 개인적인 학생의 교육적 요구를 진단하는 장치로써 쓰여질 수 있다(Kelly, 2009; 153).”와 같이 언급하기도 하였다. 그가 말하는 진단은 학생 개인이 다음 단계의 성취까지를 수행하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이러한 평가의 역할은 궁극적으로 ‘발달(development)’이라는 교육과정 이데올로기와 관련지어 논의할 수 있는데, 진단적 평가 기능과 더불어 형성평가를 통해 학생의 ‘진보 (progressiveness)’를 확인하는 것이 진정한 평가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Kelly, 2009). 이에 더하여 자유학기제의 평가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은 수행평가 기반 형태(performance-based modality)와 유사하다(Covington, 1984). 평가의 본연적인 역할을 정리하면, 학생의 출발점을 확인하는 진단평가, 성취한 도달도를 확인하는 형성평가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성장·발달케 하는 총괄평가가 자유학기제 평가 역할에 담겨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김현철(2013)은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의 시사점을 토대로 다양하고 혁신적인 평가방법의 활용을 제안하였는데, 지필·실기·구두·평가, 체험활동보고서, 포트폴리오와 전시회, 활동일지, 기술·역량증진기록 등이 그 예이다. 또한 Jaffers(2007)는 교사평가와 더불어 학생들의 자기평가나 동료평가가 병행될 것이며,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 또한 이루어져 학부모 평가 및 학생평가도 주기적으로 실시될 것임을 주장하였다. 이에 강현석(2013)은 궁극적으로 중학교에서의 수업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임을 내다보면서 ‘교육과정-수업-평가’에 대한 일련의 시스템을 일관된 하나로 생각하고 잘 정렬(alignment)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자유학기제의 평가는 학생이 자신의 꿈과 끼를 실제로 중학교 수업을 통해서 살릴 수 있어야 함을 전제하며, 이는 무엇보다 지금 중학교에서 하고 있는 수업과 그에 상응하는 평가가 교육과정 기반 안에서 연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정광순, 2013).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면 〔그림 1〕과 같다.
앞서 자유학기제 학생평가는 학생 발달을 확인하고 수업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하며 전반적인 프로그램 평가의 병행이 필요함을 고찰하였다. 여기서는 그 중 가장 두드러지게 변화될 것으로 보이는 학생 중심의 평가방법에 초점을 두어 그동안 연구되어 온 문헌내용들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형성평가는 교수·학습의 진행 과정에서 학생 및 교사 자신에게 수시로 피드백을 제공하여 교육과정 및 수업을 개선시키기 위한 평가를 의미한다(지은림 외, 2014). 자유학기제에서는 중 간·기말고사와 같은 지필시험 형태의 총괄평가 기능이 약화되었기 때문에, 학생의 학습발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진단 및 형성 평가의 기능을 강화하였다. 특히 학습 과정 평가로서 형성평가는 수업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학습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을 평가의 목적으로 한다(지은림, 2009). 따라서 교사는 피드백을 통해 학습결손에 대한 수정(correctives)을 제공함으로써 학생이 학습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Black & Wiliam, 1998). 이렇게 학생 스스로의 학습 수준과 수행 목표의 차이를 파악하고 학습전략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기 때문에 자기 주도적 학습역량 향상에 도움이 되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황은희(2014)는 중간·기말 고사와 같은 총괄평가를 대신하여 학생들의 학습과정과 목표도달 여부를 확인하는 형성평가의 중요성을 피력하기도 하였다.
Alavi & Dufner(2005)가 정의한 협력이란, 협의로는 둘 이상의 개인이나 그룹으로 함께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하며, 공유된 이해를 통해 ‘문제에 대한 공유된 개념을 구성 및 유지’ 하기 위한 지속적 시도의 결과인 조화적·동시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한편, 광의적으로는 학습자가 이미 속한 지식 공동체의 공동자산과 다른 공동자산을 가진 지식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되는 것을 돕는 문화적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에 Covington(1984)와 동료들은 협력학습 과정은 ‘외현화’, ‘내면화’, ‘협상’, ‘통합’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적 상호작용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하였으며, 지은림과 김성숙(2005)은 ‘해결과제에 대한 공유된 관점을 구성하려는 노력에 기반한 공동의 조직화된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이러한 협력기반 수행평가는 ‘21세기의 핵심역량’ 중 ‘협업(collaboration)’과 ‘의사소통(communication)’에 해당하는 가장 주요한 역량으로 다루어지고 있다(한국교육개발원, 2014b). 이 협력기반 수행평가는 모둠 수행평가라고 할 수 있으며, 모둠의 과제 성과물뿐만 아니라 과제 수행과정의 상호 작용, 의사소통, 역할 충실도 및 참여도 등에 대한 학생 상호 평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한국교육개발원, 2013). 이에 홍후조 외(2013)는 협력기반의 수행평가를 통해 학업성취 결과보다 진로별 학습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고, 이재창 외(2014)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는’ 협력학습과 같은 변화된 방법을 원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학생 학업의 준비-과정-결과를 학생이 주체가 되어 평가하는 것은 상호간 협력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만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 의해서도 가능하다. 학생의 자기평가(self-assessment)는 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습과정이나 수행수준을 자기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활동을 총칭하는 것이다(지은림 외, 2014). 평가는 실제 수행에 필요한 사고나 학습전략에 대한 자각(awareness) 이자 목표를 위한 자신의 수행수준이나 진전과정의 질에 대한 판단(judgement)을 의미한다(조인록 외, 2009). 이는 학습자가 자기 학습의 전 과정에 대해 초인지(meta-cognition)전략을 구사하는 것과 관련된다. 따라서 학생자기평가란,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관찰하고, 자신의 학업수행을 판단하게 하며, 자신의 현재 수행수준이 도달해야 하는 목표와의 차이를 확인하도록 하는 과정(지은림 외, 2014)이라 할 수 있어, 학생의 자기성찰 및 반성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성태제 외(2009)는 자유학기제가 학생 개개인의 꿈과 끼를 찾는데 목적을 두고 있으므로, 스스로 되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학습자로서의 자기효능감 (self-efficacy)이 향상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프로젝트 학습은 ‘학습할 가치가 있는 특정 주제를 선정하여 소집단 혹은 전체의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연구하는 목적 지향의 주도적 학습활동’을 말한다. 이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들의 학습심리를 자극시켜 동기를 고무시키고, 정보탐색 기술을 향상시켜 문제해결력을 증대시켜 준다. 또한 협업하는 실제 기회를 부여하며, 필요한 자료들을 누가적으로 잘 보전 하고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젝트 활동은 학교 현장의 교육과정을 풍부하게 해주고, 정보관련 기능을 향상시키며, 통합적이고도 주제 중심의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여러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 프로젝트는 개별 학생 프로젝트, 학급 내에서의 협동학습 프로젝트, 학급 간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될 수 있다(지은림 외, 2014).
실제적 문제해결 과정으로서 프로젝트 수행의 결과는 흔히 포트폴리오 작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포트폴리오는 일정 기간 동안 구체적 목적에 따라 계획적으로 학생들의 수행 정도와 성취 정도, 그리고 향상 정도를 표현하는 산출물들의 축적을 수집한 것이다(지은림 외, 2014). 포트 폴리오 평가는 학생 학습의 결과물 뿐 아니라 학생의 향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학생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과제 표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포트폴리오는 획일적·일회성 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통하여 자기평가, 동료평가, 교사평가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평가 소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평가 도구 이며(Jaffers, 2007), 학습 과정을 살펴 볼 수 있고 성장 과정을 확인해 볼 수 있어 반성적 사고를 높이는데 큰 가치가 있는 평가이다.
III.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학생평가를 중심으로 그 평가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목적, 내용, 주체, 방법 등으로 분류·분석할 것이다. 학생평가는 행복교육을 표방하는 자유학기제의 핵심이므로 자 유학기제 정책에 대한 효과성을 진단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연구 대상은 2013학년도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로 선정된 전국 42개교의 운영보고서이다. 이 연구학교 운영보고서는 2014년 4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7개월에 걸쳐서 이루어졌으며, 한국교육개발원 자유학기제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수집하였고, 누락된 운영보고서는 해당 학교 홈 페이지 및 유선전화를 통해 공수하였다. 교수 연구자 1인과 관련 전공 박사과정연구자 3인으로 이루어진 연구소위원회를 구성하여 논문의 초고, 수정고, 최종고를 퇴고하는 협의를 8차례 이상 실시하며 분석과정을 검증하였고,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자유학기제 평가 문헌자료들을 참고하여 보강·분석하였다.
분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4년 추가된 38개의 연구학교를 더해 전국 지역 총 80개 연구학교의 현장교사를 대상으로 2014년 12월 23일에 설문조사 및 면담을 추가적으로 실시하여 분석한 사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재검증하였다. 이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상은 중학교 교사 68명, 중학교 교감/교장 9명, 장학/연구사(관) 6명 및 기타 6명이며, 총 85명이 조사에 참여하였다. 분석도구는 Excel 13.0을 사용하여 빈도분석을 실시하였고, 항목별 응답과 평균을 중심으로 해석하였다.
IV. 자유학기제 연구학교의 학생평가 특성 분석 결과
본 연구는 우선 자유학기제를 통해 중학교 1학년 2학기의 평가체제가 무엇이, 어떻게, 왜 변화하였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자유학기제 학생평가의 목적, 내용, 주체, 방법 따른 42개의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운영보고서를 분석하였다. 분석에 있어 교육부 자료집 및 포럼 자료집에 제시된 연구학교 사례의 평가체제를 최대한 반영하였고, 42개 연구학교 중 운영보고서 및 자료집에서 평가 체제가 잘 드러나지 않은 12개 학교를 제외한 30개 학교의 데이터 결과를 분석하였다. 또한 도출된 분석 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현장 교사의 설문내용을 추가적으로 실시하였다.
자유학기제 학생평가의 목적은 특정 기간에 시행되는 중간·기말고사와 같은 총괄평가와 학생들의 학습 진전 상황을 확인하고 이를 학생지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평가하는 형성평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교육부 보도 자료에 따르면, 특정 기간에 집중된 중간·기말고사와 같은 지필식 총괄 평가 및 정기평가는 실시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학교에서는 기존의 평가 방식에 대한 변화를 주어 학생의 발달된 정도를 평가하는 형성평가에 초점을 두어 다음과 같이 운영하였다.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총 30개(100%)의 학교에서는 모두 총괄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형성평가만을 시행하고 있었다. 이는 분석된 30개 연구학교 모두가 형성평가를 장려한 교육부의 평가 지침을 잘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유학기제 운영 시범학교 교사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문항 | 전혀 아님 | 아님 | 보통 | 그러함 | 매우 그러함 | 합계 | 평균 |
---|---|---|---|---|---|---|---|
형성평가만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6(7.1) | 11(12.9) | 7(8.2) | 23(27.1) | 38(44.7) | 85(100) | 3.89 |
총괄평가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27(31.8) | 20(23.5) | 16(18.8) | 15(17.7) | 7(8.2) | 85(100) | 2.47 |
설문응답을 살펴보면, ‘형성평가만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문항에 응답자의 71.8%는 ‘그렇다’ 이상으로 답변하였고 20%만이 형성평가 이외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이에 총괄평가와 같은 정기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견에 55.3%가 ‘아 니다’ 이하로 응답하여 응답자 과반수 이상이 자유학기제 학생평가의 목적을 형성평가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앞서 운영보고서의 학생평가 목적 분석 결과와는 다르게 설문 25.9%의 응답자는 총괄평가도 실시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어 자유학기제의 실제 운영과 다소 다른 학교 현장의 목소리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진단평가를 실시한 학교는 운영 보고서 상으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평가의 내용은 전 교과를 대상으로 지식 위주의 인지적 평가와 인성 및 사회성과 같은 정의적 영역 평가 및 실기 위주의 심동적 영역의 평가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한 학교가 모든 영역을 평가할 수 있으므로 복수 응답의 형태를 반영하기 위해 각 영역의 자료 수치는 30개 학교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분석해 보면 다음 표와 같다.
평가의 내용은 우선 지식 위주의 인지적 영역을 평가하는 학교가 7개(23.3%)로 분석되었고, 정의적 영역을 평가하는 학교는 28개(93.3%)의 학교가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심동적 영역을 평가하는 학교는 18개(60%)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의 학교가 세 가지 영역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나, 상대적으로 정의적 영역의 내용인 노력도, 흥미, 참여적 열정과 같은 평가체제를 강조하여 실시하였음을 나타내 주고 있으며, 심동적 영역인 실기, 실험·실습, 역할극 및 상황극 등을 평가하고 있음을 분석할 수 있었다. 한편, 7개의 학교에서 인지적 영역을 평가하고 있었는데, 이는 교과별 성취기준에 근거한 달성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주지교과 중심의 인지적 영역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운영보고서 자료를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이에 관련된 설문 조사는 다음 표와 같다.
전 교과를 대상으로 인지적 영역을 주로 평가하였는가에 대한 설문1)에 대한 평균은 3.32로 대체로 인지적 영역의 평가가 필요했음을 살펴 볼 수 있었고, 정의적 영역을 주로 평가하였는가에 대한 설문2)에 대한 평균은 3.99, 심동적 영역에 대한 설문3)은 3.95로 인지적 영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즉, 학생평가 내용에 대한 설문은 인지적 영역(45.9%)보다 상대적으로 정의적 영역 (78.9%)과 심동적 영역(76.5%)을 주로 평가한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인지적 영역의 비중이 정의적·심동적 영역보다 더 커야 하는가에 대한 설문4)의 응답으로 ‘아니다’라고 한 응답이 61.4%를 차지하며, 반대로 정의적·심동적 영역의 평가 비중이 인지적인 것보다 더 커야 한다는 설문5)의 응답 또한 ‘그렇다’ 라고 한 응답이 63.5%로 나와 설문4)와 5)의 응답이 정확히 일치함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설문6)은 학생평가 내용 영역에 대한 균형성을 묻는 질문에 80.2%의 응답자가 ‘그렇다’라고 응답해 인지적·정의적·심동적 영역의 균형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일반학기에서는 인지적 영역 평가에 치중했던 반면, 자유학기에서는 정의적 및 심동적 영역 평가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써 세 영역이 균형 있게 평가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었으며, 특히 정의적 영역의 평가가 예전과 다르게 크게 초점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앞서 운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와 대동소이함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자유학기제의 평가 주체는 크게 교사 평가, 학생(자기) 평가, 동료 평가 및 학부모 평가로 나눌 수 있다. 교사 평가는 일반적으로 교사가 학생 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평가를 의미하며, 학생(자기) 평가는 학생 자신이 학습한 것을 스스로 하는 평가이다. 또한 동료평가는 학습 자 간에 평가의 교류가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며, 학부모 평가는 학습자의 발달 정도를 학부모와 함께 연계하여 학생을 더불어 평가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중 교사 평가는 30개 모든 학교에서 실시(100%)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자기평가, 동료평가 및 학부모 평가에 대해 분석 해 보면 아래와 같다.
위 표를 살펴보면, 모든 학교에서 교사평가가 실시되고 있었으며, 학생(자기)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30개 중 22개(73.3%)로 나타났고, 동료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16개(53.3%)로 나타났으며, 학부모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30개 학교 중 8개(26.6%)로 나타났다.
연구학교 운영보고서 중에 자기 평가와 관련하여 ‘자기성찰평가’ 평가가 빈번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자신 스스로 학습한 것에 대한 반성을 통해 배움의 성장을 유도하고자 하는 방식임을 예상 할 수 있다. 또한 협업기반의 모둠 활동들을 통해 집단 내에서의 다른 모둠, 개인 간에서의 다른 학습자를 평가하는 동료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30개의 학교 중 8개의 학교는 학생의 발달 정도를 학부모와 함께 공유하는 연계평가를 실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학생을 누가 평가하는지 그 주체에 대한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교사 참여가 95.3%로 압도적으로‘그렇다’라고 응답해 주었으며, 학생(자기)평가 또한 89.4%로 대부분 실시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학생 동료(상호평가) 역시 77.7%가 ‘그렇다’라고 응답하여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학부모와 외부기관 담당자의 평가 참여 정도에 대한 설문은 ‘그렇다’라고 말한 응답이 각각 7.1%, 4.7%로 매우 낮은 응답률을 보여 잘 참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설문결과들은 앞서 연구학교 운영보고서를 분석한 것과 거의 일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평가의 주체가 교사에서 학생(자기)·동료평가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평가의 방법은 학생들의 학습목표 달성 정도를 확인하는 지필식 시험과 수행평가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분석해 보면 다음의 표와 같다.
위 결과를 분석해 보면, 평가방법에서 수행평가를 실시하는 학교가 30개(100%) 모든 학교로 나타났고, 간접적으로나마 지필평가를 실시하는 학교가 2개(6.6%)로 나타났다. 평가방법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모든 학교가 수행평가를 활용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다양한 수행평가의 방법으로는 프로젝트, 협동학습, 체험, 토론식 수업의 활동학습, 포트폴리오, 자서전, 서술형 평가, 모둠 보고서, 감상 발표, 과제 리포트, 프리젠테이션, 논술형, 인터뷰, 역할극, 실험보고서 등을 실시한 것으로 연구학교는 보고하고 있다. 한편 간접적으로 지필평가를 실시하는 두 곳 역 시 다양한 수행평가를 실시함과 동시에 일부 확인평가 및 노트 검사와 같은 지필평가를 실시하였음을 운영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다. 관련된 평가운영상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교과별 과정평가 항목이 중복되거나 너무 잦은 평가로 오히려 학생들의 부담이 가중되며, 기재방식에 대한 안내와 지침이 없어 혼란스러움 느낀다’ 라고 운영보고서에 기술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된 설문조사는 다음과 같다.
설문문항 | 전혀 아님 | 아님 | 보통 | 그러함 | 매우 그러함 | 합계 | 평균 |
---|---|---|---|---|---|---|---|
나는 지필평가를 주로 실시하였다 | 26(30.6) | 35(41.2) | 13(15.3) | 8(9.4) | 3(3.5) | 85(100) | 2.14 |
나는 수행평가를 주로 실시하였다 | 1(1.2) | 3(3.5) | 4(4.7) | 35(41.2) | 42(49.4) | 85(100) | 4.34 |
위 설문결과를 살펴보면, 지필평가를 주로 실시하였는가에 대한 설문에 대해 ‘전혀 아님’과 ‘아님’의 응답이 71.8%로 나타났으며, 동시에 수행평가를 주로 실시했다는 설문이 90.6%로 나타나 자유학기제 학생평가방법이 지필평가보다는 수행평가로 대부분 실시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앞서 운영보고서와도 거의 일치하는 조사결과를 보여 주고 있으며, 다만 일부 지필 평가를 여전히 실시하고 있는 현장 교사가 있음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수행평가 중 어떤 방법들이 더 많이 사용되는지에 대한 운영보고서와 설문결과는 다음과 같다.
평가 방법 | 탐구 과제물 | 보고서 | 포트폴리오 | 토의·토론 | 서술형 논술형 | 조사 발표 | 면접 구술 | 듣기 감상 | 협동 협력 | 프로 젝트 | 감상문 소감문 | 퀴즈 (쪽지) |
---|---|---|---|---|---|---|---|---|---|---|---|---|
학교수(%) | 30(100) | 30(100) | 30(100) | 28(93.3) | 27(90) | 25(83.3) | 11(36.6) | 10(30) | 25(83.3) | 28(93.3) | 12(40) | 2(6.6) |
평가 방법 | 역할극 상황극 | 관찰법 | 마인드 맵 | 노트 검사 | 체크 리스트 | 실험 실습 | 실기 | 참여도 성실도 | 태도 | 일화 기록법 | 활동지 | 진로발달검사 |
---|---|---|---|---|---|---|---|---|---|---|---|---|
학교수(%) | 8(26.6) | 30(100) | 5(16.6) | 5(16.6) | 12(40) | 22(73.3) | 16(53.3) | 17(56.6) | 11(36.6) | 8(26.6) | 7(23.3) | 8(26.6) |
위의 표를 살펴보면, 탐구과제물, 보고서, 포트폴리오, 토의·토론, 서술형·논술형 및 관찰 법과 같은 평가방법은 거의 모든 학교에서 학생 평가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발표, 프로젝트, 협동·협력학습 및 실험실습 등과 같은 평가방법 또한 대체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필평가(활동지 등)를 제외한 다양한 방식의 형태로 학생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면접·구술, 듣기·감상, 역할극·상황극, 실험·실습 및 실기 등과 같은 형태의 방법을 통해 지면상의 문제풀이 평가가 아니라 활동의 성격에 맞게, 또 교과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평가방법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참여도·성실도, 태도 및 일화기 록법과 같이 학생이 수업 활동에 얼마만큼 참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의적인 평가 또한 실시하고 있었다. 관련 설문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평가 방법 | 보고서 | 포트폴리오 | 토의·토론 | 서술형 논술형 | 조사 발표 | 면접 구술 | 프로젝트 | 활동지 | 감상문 소감문 |
---|---|---|---|---|---|---|---|---|---|
응답 횟수 | 44 | 45 | 50 | 29 | 44 | 18 | 54 | 49 | 41 |
평가 방법 | 역할극 상황극 | 마인드 맵 | 노트 검사 | 체크 리스트 | 실험 실습 | 태도(참여, 성실도) | 퀴즈 | 일화 기록법 | 진로발달검사 |
---|---|---|---|---|---|---|---|---|---|
응답 횟수 | 28 | 24 | 22 | 30 | 26 | 46 | 25 | 16 | 8 |
자유학기제에서 실시하는 18가지 수행평가방법을 정리하여 85명의 자유학기제 현장교사의 설문응답을 살펴보면, 우선 프로젝트 평가가 가장 많고 차순위로 토의·토론, 활동지, 태도 평가, 포트폴리오, 보고서, 조사발표 및 감상 및 소감문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자유학기제 운영보고서와 거의 일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자유학기제의 평가 특징은 형성평가에 목적을 두고, 기존 교사 중심의 인지적 영역 위주의 평가를 뛰어 넘어 학생 중심의 정의적 및 심동적 영역까지 균형 있는 평가로 전환하고 있었으며, 학생 스스로의 수행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었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유학기제 연구학교의 평가 특징에 대한 시사점을 추출해 보면 다음과 같다.
많은 학부모들은 자유학기제에 반신반의하였다. 지금처럼 끊임없는 경쟁을 강요하는 시대에서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자유롭게 학생들을 내버려두는 것에 대한 학부모들의 걱정과 불안의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박이선. 2013). 하지만, 자유학기제는 ‘시험이 없어진’ 학기가 아니라 ‘특정 기간에 집중된 지필고사 형태의 중간·기말 고사가 없는’ 학기이다. 이에 교사는 중간 ·기말 고사와 같은 총괄평가를 대신하여 학생들의 교수·학습 과정에 대한 점검과 학습 목표 도달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형성평가를 실시하여야 했다.
전술한 <표 1>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30개의 모든 연구학교에서는 형성평가를 실시하고 있었으며, 총괄평가를 실시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는 그동안 입시에 대한 부 담으로 인해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던 수행평가, 형성평가 등과 같은 교육본질적 평가 취지가 되살아나 평가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즉, 중간·기말 고사 부담을 느끼는 학교 의무형 시험에서 벗어나 학생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는 토론활동, 실습활동 등의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한 수행·형성평가로 선회하였음을 보여준다. 또한 <표 2>와 같이 ‘형성 평가만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라는 71.8%의 학교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보면, 지나친 경쟁을 조장하고 암기식, 선다형 문제 위주로 학생들의 고등사고력 신장을 저해하였던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한 학교 현장의 인식 전환이 이루어졌음을 살펴볼 수 있었다.
따라서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의 학업성취 결과보다는 진로별 학습기회를 가질 수 있고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는’ 체험학습, 자기주도적 학습, 협력학습 등과 같은 변화된 방법으로 수행 ·형성평가가 실시되고 있다(이재창 외, 2014; 홍후조 외, 2013). 즉, 자유학기제는 시험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것이지 시험을 없앤 것은 결코 아니며,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과 성숙을 목적으로 하는 세련된 평가로 그 형태, 형식, 방법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실시되고 있는 자유학기제는 앞서 언급하였듯이 중간·기말 고사 등 일제식 지필평가를 치르지 않고 있었다. 공식적인 정기고사를 치루지 않음으로써 학생들은 과열된 경쟁체제에서 벗어나 자신의 소질과 끼를 끌어내고 열정을 갖고 적성에 맞는 꿈을 찾아갈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의 성취결과보다는 성취과정, 경험과정, 수업과정의 질적 고양을 통한 학생의 전인적인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표 3>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대부분의 학교가 세 가지 영역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주나, 상대적으로 93.3% 학교가 정의적 영역를 더 강조하여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평가 형태는 평가의 영역이 인지적 측면에서 ‘정의적’ 측면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학생을 동기 유발시켜 주고, 참여, 격려, 충고, 조언, 보상, 강화시켜 수업에 몰입하여 그 교육과정에 참여한다는 것은 ‘안다·기억한다’가 아니라 ‘느낀다·경험한다·만족한다’ 등의 정성적 평가로의 전환임을 알 수 있다. 이는 학생의 도달도를 확인하는 수량적, 계량적, 경쟁적 평가인 가시적인 평가(visible evaluation)가 아니라 인지적 평가를 뛰어 넘은 감성적, 정성적, 사회적 평가인 비가시적인 평가(invisible evaluation)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학생-교사 혹은 학생-학생은 함께 교육활동을 하는 동반자로서 상보적으로 협동하며 평가 역시 정의적인 감성적 평가, 공동체 내의 사회성 평가로 전환되는 질적 성장의 평가 양상으로 바뀌게 됨을 보여준다. 이는 보상, 칭찬, 격려, 강화, 충고, 조언 등으로 가치판단을 조력하는 학생의 발달·성장·태도에 대한 비가시적 영역 평가 내용으로 그 모습과 형태를 전환하고 있는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 행복교육을 실현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는 기존의 일제식 평가 방식으로 학생들을 한 번에 평가하는 줄 세우기식 집단평가의 성격을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흥미, 적성, 소질, 능력의 발달을 확인하는 절대평가가 요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강인애 외, 2015). <표 5>는 학생평가의 주체가 이전 교사중심의 일방향에서 교사·학생·동료의 쌍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표 6>의 설문조사 결과 역시 교사평가 (4.45) 다음으로 학생자기평가(4.18), 학생 동료평가(4.02) 순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협업기반의 모둠 수행평가 등을 통해 집단 내에서의 다른 모둠 혹은 개인 간에서의 다른 학습자를 평가하는 상호평가 방식으로 진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학생들은 학습과정에 더욱 적극적·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주체가 되고, 지식을 구성해 나가는 성장과정으로의 경험을 통해 자신을 개별적 존재로 볼 수 있는 평가 관점의 성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학생이 평가자로 참여하는 학생자기평가는 자신의 학습에 대해 스스로 되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학습에의 참여와 책임감, 학습동기 유발 및 자기 통제의 능력까지 개발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가 높다. 또한 제각기 다른 꿈을 향한 성장과정에서 평가결과에 대한 정보가 학생 개인에게 피드백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증가 시켜 학습자로서의 자기효능감(self-efficacy) 또한 향상시킬 수 있다(성태제 외, 2009). 학생 자기평가와 더불어 동료평가는 자신의 수행결과와 목표 수준의 차이를 비교하여 확인할 수 있고, 그러한 차이를 줄이기 위해 학생들이 적절한 학습전략을 수립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을 성찰하게 되고, 또한 자신의 학습상의 강약점을 파악하여 자신의 꿈을 자기주도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힘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평가 방식은 기존 교사의 집단(group)평가를 통한 경쟁적·선발적 평가의 성격에서 벗어나 자신과 친구를 스스로 평가해 볼 수 있는 자기성찰능력 및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지식 창출 등을 통해 협동적·처방적 성격을 띤 상호작용의 개별(individual)평가를 의미한다. 따라서 자유학기제의 평가는 교사 주도적인 집단평가에서 교사·학생·동료에 의한 균형 있는 개별평가로 그 평가 관점이 전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자유학기제의 평가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의 역동적인 관계를 촉진시키고 있다는 교육적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Madaus(1988)는 시험의 결과가 수험자의 학교성적이나 순위결정, 선발과정에서 합격이나 불합격 등 수험자의 이익과 불이익에 작용하는 평가로서, 수험자에게 큰 부담을 주는 시험을 고부담 시험(high stake testing)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런 고부담 시험은 시험의 결과가 수험자인 개인이나 학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시험으로, 시험 성적으로 졸업장 수여의 여부, 유급이나 진급의 여부뿐만 아니라 학교에 대한 예산 지원이나 심지어는 학교의 폐쇄까지 결정한다(박세훈, 2010). 또한, 고부담 평가는 수업의 방향을 결정하고 교사와 학생에게 성취해야 할 목표를 확실하게 정해주고 교수와 학습은 필연적으로 평가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평가가 교육과정을 편협하게 만든다는 비판은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와 같은 외 부 시험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바 있다(Madaus, 1988). 이런 고부담 평가에서 교사들은 첫째, 자신의 학생들이 자격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는 엄청난 사회적 압력을 받고, 둘째, 시험 결과는 학생, 교사, 학부모에게 매우 중요하여 모든 수업이 시험 준비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는다. 따라서 교사는 과거 시험 문제를 보고 거기에 나왔던 것을 학생들에게 준비시키는 ‘시험준비교사’로 전락하게 되어 교사의 전문성은 다시 학생들의 시험 결과에 따라 평가되어지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한혜정, 2011). 결국 교사는 맹목적으로 학생들에게 훈련시킴으로써 비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되고, 시험에서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위해 학교의 높은 평가 결과나 학생의 좋은 성과를 위해 평가만을 위한 수업 운영이 이루어지게 된다.
한편, 저부담(low-stake) 평가는 평가 결과가 중요한 보상이나 승인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 평가이다. 고부담 평가의 경우, 학생의 시험 성적에 따라 학교의 운영 형태가 달라지므로, 교사는 학생의 성적을 높이려 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교사는 교육과정을 왜곡하며 학생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성적을 높이기 위한 시험경쟁체제 속에서 학습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자유학기제는 이러한 학교 및 학생에게 영향을 끼치는 고부담 평가를 1학기 동안 과감히 실시하지 않고, 학생의 꿈과 끼를 찾고자 하는 저부담 평가를 실시한다 (김미진 외, 2014). 이는 딱딱한(Hard) 시험형태에서 벗어나 학생의 흥미와 소질을 발굴하기 위해 배우는 부드러운(soft) 형태의 평가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표준화 프로그램화된 지식의 습득 여부보다 개인의 자기 감성, 체력, 건강, 대인관계 관리,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 확충과 같은 삶의 지혜 터득으로 평가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Shepard, 2000). 자유학기제는 개인 간의 비교 경쟁, 서열, 열패, 우월감 등이 무의미해지는 저부담 평가로 나아가면서 더 중요한 공동체 내의 감성·사회성 등의 교육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평가의 혁신, 즉 학교, 교실의 고부담 평가가 아닌 학교 현장 학생의 저부담 평가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학기제의 평가는 학생의 성적 결과가 아닌 학생의 성장 과정에 둔 질적 진보 (progressive)의 형태로 초점을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평가의 혁신은 학생의 꿈과 끼를 발견하여 학생의 진로를 밝혀 주겠다는 자유학기제의 궁극적인 취지를 구현함으로써 ‘행복 교육으로의 변화’를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자 하는 교육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V. 요약 및 결론
2016년 전면실시를 앞두고 있는 자유학기제는 새롭게 도입되는 교육제도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중 교육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 학업성취평가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함으로써 기대와 걱정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운영보고서를 분석하고 연구학교 교사 대상 설문조사를 통하여 자유학기제의 평가모습이 어떠하며 어떤 교육적 함의를 품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자유학기제에서는 중간·기말 고사 등 총괄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평가 자체를 생략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의 과정과 학생 발달상의 변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관찰·측정·기록하는 방식을 도입함을 의미한다. 자료의 분석 결과, 많은 학교에서 학생평가의 목적으로서 학습의 과정을 확인하는 형성평가를, 학생평가의 내용으로서 기존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던 인지적 영역보다는 정의적 영역을 많이 평가하고 있었으며, 학생평가 주체로서 교사의 집단평가 뿐 아니라 학생의 자기평가와 동료평가를 병행하여 실시하였고, 학생평가의 방법으로 수행평가를 많이 실시하고 있었다.
이러한 평가의 변화모습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보고 자유학기제의 평가의 특징을 4가지로 논의하였다. 지필·총괄 평가에서 수행·형성 평가로, 가시적 평가에서 비가시적 평가로, 교사에 의한 집단 평가에서 교사·학생·동료에 의한 개별 평가로, 고부담 평가에서 저부담 평가로의 이행이 그것이다. 교육활동에서 평가가 차지하는 역할의 크기를 생각하면 자유학기제에서의 평가 방식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는 자아실현과 진로탐색을 통해 학생의 질적인 성장과 발전을 꾀하는 중학교 교육과정의 평가역할에 대해 이전과 다른 획기적인 전환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자유학기제를 통한 평가방식의 변화는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국가의 교육본질적 혁신으로써 교육을 ‘학생평가’가 아닌 ‘학생성장’에 더 큰 무게를 두는 우리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제언컨대, 인지적 평가의 감소로 자칫 학력 저하를 걱정하거나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일부 목소리도 있을 수 있다. 자유학기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 학생들의 꿈과 끼를 발굴하여 그들 미래에 일어날 ‘행복한 삶의 초대’이기 때문에, 자유학기제의 전면 실시를 앞두고 있는 현재 이 시점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안정적인 교육풍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보다 치밀한 분석과 연구를 통하여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평가의 실시·적용 뿐 아니라 이를 통한 행복교육이 궁극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후속 교육평가 정책이 계속적으로 이어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