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현재 초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영어 교과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하여 제작 된 것으로 2014년에는 3·4학년에, 2015년부터는 5·6학년에 보급되었다. 초등학교에서 영어교육 대상 전 학년에 새 교육과정에 기반한 교과서가 도입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초등영어 학습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학습자료라고 할 수 있는 교과서의 내용과 특징을 분석하여 더욱 내실 있는 영어 공교육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초등교육에 있어 가장 고학년인 6학년 영어 검정 교과서 5종에 나타난 말하기 학습 활동들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분석하여 그 특징과 개선점을 찾아보고자 함이다. 이러한 연구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그 필요성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초등영어 학습자들에게 영어교과서가 갖는 중요성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학습 환경에서 영어를 배우는 경우는 영어 수업시간 외에(영어 사교육을 제외하고) 영어에 노출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영어 수업의 기초가 되는 교과서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영어 교과서의 내용과 구성은 영어 학습자의 언어 습득 과정과 방향을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상적인 영어 교과서는 주어진 학습 환경에서 학습자의 언어 습득을 최대화하고 교수자에게는 영어 지도를 위한 효율적인 방법과 자료를 제공하는 교과서일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나라 영어 교과서의 개발은 급변하는 시대의 양상과 교수·학습 환경을 반영하기 위해 수시로 개정된 국가 교육과정에 기반하여 이루어져 왔다. 현재 활용되고 있는 6학년 영어 교과서의 내용과 구성이 교육과정의 목표를 성취하기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살펴보고 실제 수업에서의 활용과 차후 교과서 개발에의 시사점을 찾아보는 일은 초등영어 교과서가 갖는 큰 중요성에 기 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6학년 교과서의 말하기 활동을 분석하고자 하는 본 연구 목적의 또 다른 필요성은 영어 학습에서 말하기 능력이 갖는 중요성에서 찾을 수 있다. 말하기는 언어의 네 가지 기능 중 대표적인 의사소통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초등영어 교육과정에서 목표로 하는 영어 능력은 ‘일상생활에서 영어로 기초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의사소통은 음성언어뿐만 아니라 문자 언어의 형태로도 이루어지지만 초등영어 학습자들에게 있어서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우선적으로 학습되어야 하는 것은 듣기와 말하기의 음성언어 기능이라고 본다. 쓰기 역시 말하기와 함께 자신을 표현하는 기능을 하지만 쓰기는 학습자 개인이 연습하여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된 방법인 반면, 말하기는 주로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기능이다. 이러한 점에서 말하기 학습 활동은 더욱 체계적인 준비와 효율적인 운영을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교육과정에서도 대화의 소재 및 의사소통 기능과 예시문을 제시하고 있다. 영어 학습자의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겠지만 영어 학습의 기초가 되는 영어교과서의 내용 및 구성과 관련해서는 선행연구들(김부연, 2006; 김은주, 2001; 박영예, 김정삼, 2004; 이선, 2013; 주형미, 이영아, 2012)을 토대로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정확성과 유창성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의 균형적인 분포, 학습자의 지식 수준에 부합하고 흥미와 동기유발을 할 수 있는 말하기 소재, 그리고 효율적인 말하기 과업 운영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6학년 교과서에 나온 말하기 활동을 이러한 세 가지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그 특징과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하였다. 이에 따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Ⅱ. 이론적 배경
우리나라와 같은 EFL 학습 환경에서 영어 교재가 갖는 의미는 영어 학습자들의 학습과정과 방향을 좌우하고 교수자들에게는 수업 구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교재의 역할에 대한 선행 연구자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먼저, 교재 개발 및 분석에 관한 연구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이라고 볼 수 있는 Tomlinson(1998)은 가치 있는 교재는 학습자들이 재미있어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학습자들이 원하고 필요한 학습이 실제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Hutchinson과 Torres(1994)는 영어교재의 역할에 대해 대화의 기초를 제공하며 좋은 교재는 교사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개발하도록 한다고 언급하였다. 제2언어 학습에 있어서 교재가 차지하는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여 영어 교과서 분석 연구는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꾸준히 이어져왔다. 앞서 이루어진 영어 교과서 분석 연구는 주형미와 이영아(2012)가 제안한 바와 같이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언어 기능 및 과업 활동 분석(김부연, 2006; 박영예, 김정삼, 2004; 이선, 2013; 이윤, 2005; 최선희, 유호정, 2010), 코퍼스 기반 어휘 분석(김정렬, 천윤희, 2008; 문안나, 2009; 윤현숙, 2009, 최원경, 2013) 그리고 문화 학습 분석(김인옥, 김희정, 2012; 서미옥, 이재근, 2014; 이혜경, 2008)이다. 이들 선행연구는 대부분 Tomlinson(1998)이 언어교재의 분석과 관련하여 제기한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질문은 교재의 어떤 측면을 조사할 것인지, 어떻게 조사할 것인 지 그리고 교재 분석에서 나타난 결과를 어떻게 수업 환경에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교재 분석을 위해 먼저 주어진 교재의 어떤 측면을 분석할지를 정하는 것이 필요한데 교재의 구성면에서 분석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교재의 목적, 교수요목의 선택, 교수요목의 배열, 중심 내용, 교수/학습 활동, 참여 방법, 학습자/교사/교재의 역할 등이다(Tomlinson, 1998). 초등학교 영어 교과서를 분석한 선행연구들은 이러한 구성적인 면에 중점을 두고 이루어졌다. 교재 분석 연구에 있어서 분석의 결과를 어떻게 교수 환경에 적용할 지의 문제는 연구에 궁극적인 의의를 부여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이와 관련하여 선행연구들은 교과서 분석에서 나타난 결과를 기반으로, 실제 영어 수업에서 교과서의 자료를 어떻게 변경하거나 보충하여 활용할지에 대한 제언(김부연, 2006; 이선, 2013)을 하였고, 교육과정개발에 주는 시사점으로 교과서에 사용 가능한 어휘 수를 늘리는 한편 필수 학습 어휘를 줄이고 학년군 별 어휘 목록을 제시하는 방안을 언급 하였다(최원경, 2013). 선행연구에서 초등영어 교과서의 말하기 분석은 대부분 다른 언어 기능과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거나 과업을 중심으로 분석되었고 전반적인 말하기 학습 활동에 초점을 두어 분석한 연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본 연구는 6학년 교과서에 나타난 말하기 학습 활동들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분석하여 그 시사점을 얻고자 하였다.
2009개정 교육과정에 제시된 5·6학년군 말하기 성취기준을 보면 대화를 듣고 중심내용과 세부내용 묻고 답하기, 전화 대화하기, 그리고 지시하거나 요청하기이다. 학습자들이 이러한 말 하기 성취기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표현의 단계적인 연습과 활용의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 초등영어 학습자들은 수업시간에 이루어지는 다양한 말하기 활동을 통해 구어 표현 능력을 기르기 때문에 말하기 학습 과정이 어떤 활동으로 구성되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여러 학자들은 활용 가능한 말하기 활동을 나름대로의 기준을 통해 분류하여 제시하였다. 먼저 Prabhu(1987)는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말하기 활동의 유형을 네 가지로 구분하였는 데, 이들은 언어 구조의 규칙을 익히는데 중점을 두는 규칙 초점(rule-focused) 활동, 주어진 언어 형태를 반복하여 연습하고 새로운 형식을 구성하는데 중점을 두는 형태 초점 (form-focused) 활동, 언어의 형태를 반복적으로 익히는 것뿐만 아니라 주어진 맥락에서 일부를 조작하거나 구성하는 활동을 포함하는 형태 관련 유의미 활동, 마지막으로, 주어진 언어의 이해와 확장 및 의미전달에 중점을 두는 의미 초점(meaning-focused) 활동으로 나뉜다. 이 네 가지 말하기 활동 유형 중 앞의 세 가지는 정확성에, 마지막 활동은 유창성에 비중을 둔다고 볼 수 있는데 Prabhu는 이들 중 유창성에 비중을 두는 의미 초점 활동을 가장 중요시 여겼다.
다음으로 Byrne(1987)은 정확성과 유창성을 중심으로 말하기 수업 모형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교사통제 정확성, 학습자 주도 정확성, 교사통제 유창성, 학습자 주도 유창성 수업 모형이다. 교사통제 정확성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말하기 활동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계적인 문형 연습과 교사와 학생간 또는 학생간에 이루어지는 유의적인 문형 연습이 포함된다. 학습자 주도 정확성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짝이나 그룹을 이루어 실시하는 통제된 대화나 역할극, 묻고 답하기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교사통제 유창성 중심 말하기 수업에서는 학습한 언어를 실제 상황에 활용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스무고개 게임이나 시물레 이션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학습자 주도 유창성 모형에서는 학습자들이 소집단을 이루어 자유로운 언어 사용을 통해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여기에는 문제 해결하기, 역할극, 토론 하기, 프로젝트 활동 등이 속한다.
Willis(1996)는 말하기 과업 활동을 수행 방법을 기준으로 구분하였는데 여기에는 목록 만들기, 순서정하기와 분류하기, 비교하기, 문제 해결하기, 개인적인 경험 나누기, 창의적인 과업 (creative tasks or projects) 등이 속한다. 본 연구에서는 Prabhu(1987)와 Byrne(1987)가 말하기 활동 구분에 공통적으로 적용한 정확성과 유창성을 중심으로 6학년 교과서의 말하기 활동을 분석하였다.
제2언어 습득에서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궁극적 목적은 의사소통에 필요한 표현을 학습하여 실제 상황에서 부딪히는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표현의 학습과 더불어 주어진 의사소통 상황과 과업에 이를 응용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필요성에 기반한 교수법이 과업중심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말하기 활동의 유형 구분에서도 의미 중심적인 과업 수행이 필수적으로 포함됨을 알 수 있다. 과업 중심 수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수업의 설계와 운영방식이 필수적이다(Ellis, 2003). 먼저 수업 설계면에서 다양한 디자인(Prabhu, 1987; Estaire & Zanon, 1994; Skehan, 1996; Lee, 2000)이 제안되었는데 이들 디자인에서 공통적으로 제안하는 세 가지 주요 수업 단계는 과업 전, 중, 후의 절차이다. 먼저 과업 전 단계는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학생이 주어진 과제 수행을 계획할 시간을 갖는 것이 그 예이다. 과업 중 단계는 과업 자체를 수행하는 것이 중심이 되고 교사가 과제 수행에 시간의 제약을 두는지의 선택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과업 후 단계에는 과업 수행에 대한 후속 활동(피드백 주기, 공유하기, 등)을 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과업 중심 수업에서는 이들 세 단계 가운데 과업 중 활동만 필수적이나 언어습득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과업 전과 후 단계도 매우 중요하다(Elllis, 2003).
성공적인 과업 중심 수업을 위해 고려되어야 할 또 다른 사항은 참여자의 구성이다. 과업 수행은 개인, 짝, 혹은 그룹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Ellis(2003)는 언어 수업에서 그룹 활동의 장·단점을 기술하였다. 먼저 Ellis가 Jacobs(1998)의 주장을 인용하여 언급한 그룹 활동의 장점으로는 발화양의 증가, 긴장감의 저하, 동기의 향상, 다른 학생들과 함께 학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점 등이다. 반면 그룹 활동의 단점으로는 동료 학생 앞에서 하는 실수가 더 창피함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 그룹 활동에서는 언어의 형태에 주의를 기울이기 어렵다는 점, 학생들이 과업 수행에 기여하는 정도가 불균등하게 되는 점 등을 지적하였다. Storch(2001)는 그룹 활동의 이러한 장점과 단점을 조화시키는 해결방안으로 협동적 학습(cooperative learning)을 제안하였는데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학습하고자 하는 학습자의 태도라고 주장하였다.
과업 중심 수업의 목표는 협동적인 과업 수행을 통해 언어 학습과 기능의 발달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Ellis(2003)는 이러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여덟 가지 원리를 제안하였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과제 수행 시 의미에 초점 맞추기, 형태에 초점을 맞추는 기회 제공하기가 함께 포함되었다는 점인데, 의미에 초점 맞추기는 유창성 향상을, 형태에 초점 맞추기는 정확성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성공적인 말하기 과업 수행은 학습자들의 정확성과 유창성을 함께 향상시킨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이론적 배경을 토대로 6학년 교과서의 말하기 활동을 분석하였다.
III.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 분석한 교과서는 2009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제작된 교육부 검정 6학년 영어 교과서 다섯 종(<표 1>)이며 이들 교과서에 나타난 말하기 활동을 분석하였다. 분석 자료는 교사용 지도서에 나타난 지도 내용 및 절차를 토대로 하였고 심화·보충 학습으로 제시된 내용도 포함하였다. 5종 교과서의 전반적인 구성을 살펴보면 전체 단원의 수는 12-14 단원이며 각 단 원은 6-7차시로 이루어져있다. 이들 교과서의 각 단원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듣기/말하기 학습 중심의 전반부(1,2차시), 읽기/쓰기 학습 중심의 중간부분(3,4,(5)차시), 그리고 언어 통합적인 과업 중심의 후반부((5),6, 7차시)라고 볼 수 있다.
저자 | 출판사 | 알파벳 명 | 단원수(차시) | 출판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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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범 외 | (주) 천재교과서 | A | 13(6) | 2015 |
이재근 외 | (주) 대교 | B | 12(7) | 2015 |
이재희 외 | (주) 천재교육 | C | 14(6) | 2015 |
최희경 외 | (주) YBM | D | 13(7) | 2015 |
함순애 외 | (주) 천재교육 | E | 14(6) | 2015 |
본 연구에서는 말하기 활동을 범주화한 선행 연구들(Byrne, 1987; Prabhu, 1987; Willis, 1996)을 참조하며, 정확성과 유창성을 중심으로 6학년 교과서의 말하기 활동 분석 기준을 개발하였다(<표 2>). 여기서 정확성과 유창성을 기초 분석 기준으로 정한 이유는 말하기 활동의 목적이 대부분 이 범주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고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기준에서도 정확성과 유창성은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정확성 중심 활동에는 기계적 문형 연습과 유의적 문형 연습, 발음 관련 연습이 속한다. 먼저 기계적 문형 연습은 대화를 듣고 그대로 따라 말하는 활동과 대화를 들은 후 이를 기억하여 짝과 연습하는 활동을 포함한다. 유의적 문형 연습에는 주어진 그림이나 카드를 보고 문장의 일부를 바꾸어 짝과 묻고 답하는 활동이 해당 된다. 정확성 중심 활동에는 또한 특정 발음을 연습하고 이를 단어와 문장에서 억양과 함께 연습하는 것이나 리듬 연습 활동이 포함된다.
유창성 중심 활동은 다섯 가지로 구분하였는데, 먼저 게임은 빙고게임, 카드게임, 보드게임과 같이 학습자들이 정해진 규칙 안에서 협동과 경쟁을 하며 언어를 숙달하는 활동(Brown, 1994)이 해당된다. 역할극은 창의적 역할극과 모방적 역할극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학습자 들이 대본을 스스로 작성하는지 아니면 주어진 대본을 그대로 연습하는지에 의해 구분된다.문제해결에 해당되는 활동은 정보를 얻어 이를 통합하는 활동, 학급구성원들을 조사하여 조사표 완성하기, 주어진 정보와 대화문이 맞는지 틀린지를 판단하여 바르게 수정하기, 인터뷰하기 등이 포함된다. 창의적 과업에는 홍보자료 만들기, 미니북 만들기, 계획표 만들기 등 창의적인 요소가 포함된 과업과 프로젝트가 해당된다. 기타 의사소통 활동은 유창성을 중심으로 하는 활동으로 게임과는 달리 경쟁의 요소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
IV. 말하기 활동 분석 결과
<표 2>에 제시된 기준으로 6학년 교과서 5종에 나타난 말하기 활동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먼저 전반적인 경향을 살펴보면 모든 교과서에서 정확성 중심 말하기 활동 (69%-54%)이 유창성 중심 활동(31%-46%)보다 더 빈번하게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교과서 별로 보면 C 교과서에서 정확성 중심 활동과 유창성 중심 활동의 빈도 차이(69% vs. 31%)가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E 교과서의 경우 그 차이(54% vs. 46%)가 가장 적었다.
교과서별로 살펴보면 A, B 교과서에서는 기계적 문형 연습이 유의적 문형 연습보다 더 빈번하게 나타났고 C 교과서에서는 그 빈도가 같았으며 D, E 교과서에서는 유의적 문형 연습이 더 큰 빈도를 나타냈다. 이들 중 A 교과서에서 두 가지 문형 연습 간의 빈도 차이가 가장 크게 나 타났다(41.7% vs. 8.3%). 정확성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기계적/유의적 문형 연습 활동은 새로운 언어 구조를 익히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6학년 교과서에서는 이러한 연습이 매 단원마다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두 가지 문형 연습이 좀 더 균형적으로 이루진다면 기본 문장 구조를 익히는데 더 효과적일 것이다. 발음관련 학습 활동은 세 교과서(A, C, E)에 포함되었는데 A 교과서의 경우 특정 소리의 구사를 연습하고 이를 단어와 문 장에서 다시 말해보는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C 교과서의 경우에는 발음 연습이 문장 읽기에서 이루어졌다. E 교과서의 경우 문장의 리듬을 연습하는 활동이 있었는데 4개 단원에서만 실시되었다.
유창성 중심 활동을 살펴보면 모든 교과서에서 게임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 유창성 중심 활동의 반 이상을 차지했다. 게임 다음으로 빈번하게 나타난 활동은 창의적 과업이다. 여기에는 협동 프로젝트나 다양한 만들기 과업이 포함되는 데 이들은 주로 각 단원의 마무리 차시에서 언어 기능을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창의적 과업 활동이 모든 교과서의 매 단원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주어진 과업을 수행 하는 과정에서 언어를 종합적이고 실제적으로 활용하는 형태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역할극과 문제해결은 상대적으로 빈도가 낮게 나타났는데 여기서 역할극은 역할놀이와는 차별적인 것으로 보았다. 역할극은 대본을 스스로 작성하거나 주어진 대본을 외우는 과정을 포함 하고 대본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역을 맡아 실연해보는 활동을 의미한다. 역할놀이 역시 제3의 역할을 맡아 활동하는 것이긴 하지만 대본을 작성하거나 외우는 과정은 포함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병원놀이에서 환자와 의사의 역할을 맡아 대화를 하고 진료카드를 의사에게 받아오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경우 활동이 게임 방식으로 진행되면 게임에 포함하였고 경쟁의 요소가 없이 연습하면 기타 의사소통 활동으로 구분하였다.
6학년 교과서의 말하기 활동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은 먼저 정확성 중심 활동이 유창성 중심 활동보다 더 빈번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인데 이는 문형 연습, 발음 연습과 같은 정확성 중심 활동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반복적으로 수행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새로운 문장 형식을 익히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반복 연습이 요구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발음과 관련된 연습은 3종의 교과서에만 매우 낮은 빈도로 나타났는데 발음은 말하기의 정확성을 가늠하는 기준 중의 하나이므로 교육과정에 제시된 바와 같이 철자와 소리의 관계 등 분절적인 요소를 저학년에서 학습한 후 고학년에서는 억양, 리듬 등 초분절적인 요소가 꾸준히 연습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유창성 중심 활동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다섯 가지 활동 중 게임이 모든 교과서에서 반 이상의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는 것이다. 게임이 초등영어 학습에서 빈번하게 다루어지는 이유는 이것이 일정한 규칙과 경쟁, 협동, 재미의 요소를 갖추고 있으며 학습자들이 언어의 규칙보다는 의미전달에 집중하게 만들어 학습한 표현을 의사소통적인 맥락에서 활용하도록 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은 자칫 학생들 간의 지나친 경쟁을 유발할 수 있고 이기지 못한 경우 실망을 느끼게 할 수 있으므로 경쟁의 요소가 포함되는 활동과 그렇지 않은 다른 활동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말하기 활동의 소재는 이에 대해 학습자들이 느끼는 친숙도에 따라 말하기의 능력 발휘에 차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에 제시된 소재(교육과학기술부, 2012, p.42)가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재 분석에서는 유창성 중심에 속하는 다섯 가지 활동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그 이유는 정확성 중심의 활동들은 대화의 상황이나 문맥과는 별 상관 없이 문형 혹은 발음을 익히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소재 분석에서는 각 단원의 전반적인 소재가 아니라 말하기 활동에 나타난 소재를 대상으로 분석하였기 때문에 단원 전체에서 다루어지는 소재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C교과서의 경우 비교문장을 학습하는 단원에서 동물들을 소재로 비교문장을 써보는 활동이 있지만 말하기 활동에는 동물관련 내용이 나오지 않으므로 소재에 포함되지 않았다.
교과서별 유창성 중심 말하기 소재의 빈도를 살펴본 결과는 <표 4>와 같다. 가장 자주 다루어 진 세 가지 소재를 교과서별로 살펴보면 먼저 A 교과서의 경우 개인생활이 가장 빈도가 높았고 다음으로 사회생활/대인관계, 학교생활 및 교우관계가 뒤를 이었다. B 교과서 역시 개인생활이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냈고 사회생활/대인관계와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같은 수준 이었다. C 교과서는 개인생활과 학교생활/교우관계가 같은 빈도를 보였고 사회생활/대인관계가 그 뒤를 이었다. D 교과서에서는 학교생활 및 교우관계가 가장 많이 나타나고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와 일반교양이 다음으로 빈번하게 나타났는데 일반교양이 소재로 자주 등장한 것은 다른 교과서와 차별되는 부분이다. E 교과서에서는 사회생활/대인관계와 다양한 문화권의 일상생활이 같은 빈도를 보였고 다음으로는 학교생활/교우관계가 자주 나타났다.
6학년 교과서 말하기 활동에서 다루어진 소재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가장 빈번하게 활용 된 소재는 개인생활, 학교생활, 사회생활이었다. 이외에도 모든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는 여가 선용과 환경문제였다. 또한 진로 문제도 1종의 교과서를 제외한 모든 교과서에서 다루었는 데 이는 중학교 진학을 앞둔 6학년 학생들에게 어울리는 소재라고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빈도를 보인 것은 가정생활,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 언어적/문화적 차이였는데 가정생활과 관련 된 것은 주로 6학년 이전 학년에서 주로 다루어지고 있고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과 언어적/문화적 차이는 문화를 다루는 부분에 포함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교양의 경우 D교과서에서만 science capsule, culture capsule, social studies capsule 등의 제목으로 다양한 내용을 비디오 자료로 제시한 후 말하기 활동을 이어갔다. 나머지 교과서들에서는 인문학, 사회 과학, 자연 과학, 예술 분야의 학문적 소양에 속하는 소재는 일부 다루어졌으나 일반교양에 속하는 소재는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이는 6학년 학생들의 지식 수준을 고려할 때 좀 더 추가되어야할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학문적 소양과 일반교양에 대한 구분은 2009 교육과정 해설서에 제시된 소재의 설명을 따랐다) 일반교양에 관련된 소재들은 교과간의 내용을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학년에서 다루기에 유용한 것이라고 본다.
여기서는 유창성 중심에 속하는 다섯 가지 활동을 대상으로 이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활동절차, 참여자 구성, 언어 기능 통합의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유창성 중심에 속하는 다섯 가지 유형의 활동들은 일종의 말하기 ‘과업’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말하기 활동 절차는 전, 중, 후의 세 단계를 토대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여러 학자들(Prabhu, 1987; Estaire & Zanon, 1994; Skehan, 1996; Lee, 2000; Ellis, 2003)이 말하기 능력 향상에 효과적인 과업 중심 수업의 절차로서 공통적으로 제안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분석 결과는 <표 5>와 같다. 먼저 A 교과서의 경우 네 가지 활동 모두에서 활동 전의 준비 단계가 있었다. 게임과 문제해결은 두 단계로 이루어졌는데 준비 단계에서 활동에 사용하게 될 자료를 보며 표현을 미리 연습한다. 역할극과 창의적 과업은 세 단계로 이루어졌는데 활동 후 단계에서는 전자 저작물의 예시 대화를 듣고 자신의 모둠이 발표했던 역할극 대본과 비교하거나 동아리 홍보 포스터와 같은 결과물을 발표하고 교실에 전시하는 등의 활동이 이루어졌다.
B 교과서의 경우 창의적 과업에 속하는 ‘프로젝트’ 수행이 전, 중, 후의 세 단계로 이루어졌는 데 활동 전에는 교과서의 그림을 보며 수행하게 될 활동을 추측하게 하였고 활동 후에는 완성된 과업 결과물을 발표하거나 자신이 새롭게 학습한 것을 정리하게 하였다(예, 영어 표현 사전 만들어 활동 한 후 다른 친구들의 사전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영어 표현 정리하기). 문제해결은 활동 전, 중의 두 단계로 이루어졌고 게임과 기타 의사소통 활동은 활동만 제시되어 있었다.
C 교과서에서는 역할극과 창의적 과업이 세 단계로 이루어졌는데 여기서 활동 후 단계의 특징은 발표와 공유의 시간을 갖으면서 가장 잘한 모둠을 뽑도록 하여 경쟁의 요소가 포함되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게임과 문제해결은 활동 전, 중의 두단계로 이루어졌다. D 교과서는 유일하게 모든 활동이 전, 중, 후의 세 단계로 이루어지도록 명시하였다. 특히 게임을 세 단계로 진행하도록 하는 것은 이 교과서에서만 발견된 특징이었는데 게임 전에는 사용하게 될 표현을 연습하고 자료를 준비한다. 게임 후 단계는 Share feedback 혹은 Act out으로 명명되었는데 여기서는 만든 표를 발표하거나 게임에 사용했던 대화를 짝과 함께 나와 발표하게 하는 등의 활동이 이루어진다.
E 교과서의 경우 역할극은 세단계로, 창의적 과업과 기타 의사소통은 두 단계로, 게임과문제해결은 활동만 제시되어 있다. 여기서 창의적 과업은 활동 후 완성된 과업을 공유하는 시간 (예를 들어, 모둠별로 특별한 파티를 계획하여 발표한 후 가장 인기 있는 파티 뽑기)이 포함된다. 기타 의사소통 활동에는 준비 단계가 있는데 여기서는 교과서에 제시된 대화문을 완성하여 쓰는 활동이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짝과 함께 대화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6학년 교과서의 유창성 중심 말하기 활동 절차를 종합적으로 볼 때 모든 교과서에서 단순히 활동만을 제시하기 보다는 활동 전, 중, 후의 단계를 따르려는 시도가 있었다. 특히 역할극은 이것이 포함된 모든 교과서에서 세 단계의 절차로 이루어졌고 창의적 과업의 경우 한 교과서에 서는 두 단계로, 나머지 모든 교과서에서는 세 단계로 제시되었다. 활동 전에 이루어지 것은 대부분 이후 활동을 추측해보고 사용하게 될 표현을 미리 말하거나 써보는 준비활동이었고, 활동 후에는 완성된 과업을 발표하여 학급 구성원이 공유하는 시간을 갖거나 가장 잘한 모둠을 선정 하는 일 등이 실시되었다. 이들은 과업 수행 단계별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들이라고 본다. 말하기 활동이 두 단계로 이루어진 경우는 대부분 활동 후 단계가 생략되어 있었는데, 과업 수행 후에 이루어지는 정리 및 공유의 시간을 갖는 것은 학습한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기회가 되므로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두 개의 교과서에서 게임을 전, 후의 과정 없이 활동만 제시했는데 활동 전 준비와 이후의 정리 활동을 포함하는 것이 게임의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여자 구성을 말하기 활동별로 살펴보면 먼저 기계적 문형 연습은 모든 교과서에서 전체로 이루어졌고 D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 교과서에서 짝으로도 행해졌는데, 이는 대화를 듣고 짝과 역할을 나누어 따라 말하는 경우이다. 유의적 문형 연습은 대부분 짝으로 이루어지나 D 교 과서에서는 전체 활동으로 이루어졌는데, 이것은 교과서나 전자 저작물에 제시된 그림 혹은 낱말을 보면서 전체 학생들이 기본 문장을 변형하여 말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발음 관련 연습은 이 항목이 포함된 3개의 교과서에서 모두 전체로 실행되었다. 게임은 3개의 교과서에는 짝과 모둠으로, 2개의 교과서에는 짝, 모둠, 전체로 이루어졌다. 여기서 모둠 구성원의 수는 대부분 4-6명이었으며 D 교과서에서 9명씩 모둠을 지어 게임을 하는 경우가 나타났다. 게임이 전체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골든 벨’과 같이 교사의 지시에 맞는 정답판을 먼저 들거나 말하는 사람이 점수를 얻는 경우이다. 역할극은 모든 교과서에서 짝, 혹은 모둠으로 이루어졌다. 문제해결 역시 대부분 짝 혹은 모둠으로 이루어졌는데 B 교과서의 경우 전체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창의적 과업 역시 대부분 짝, 모둠, 전체로 이루어졌는데 D 교과서의 경우 개별적으로 실행되는 창의적 과업이 포함되었다. 기타 의사소통은 교과서별로 한가지의 참여자 구성이 유지되었는데 B 교과서는 전체로, C 교과서는 짝으로, D 교과서는 모둠으로 이루어졌고 E 교과서는 대부분 짝으로 실시되고 5명 모둠이 1회 나타났다. (창의적 과업과 기타 의사소통 활동에서 ‘모둠’으로만 제시된 것은 교과서에 모둠의 구성 인원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이다.)
6학년 교과서의 말하기 활동 참여자 구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거의 모든 활동이 짝이나 모둠으로 이루어지고 개별 활동은 부재하다고 볼 수 있는 데, 이는 말하기가 화자간의 상호작용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기능적인 특징에 기인한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둠 활동의 단점으로 지적된 바와 같이 내성적인 학생들이 동료 앞에서 하는 실수에 대한 두려 움을 더 크게 느낄 수 있고 언어의 형태에 주의를 기울이기 어려워 언어습득에 비효율적이 될 수 있다 (Jacobs, 1998).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Storch(2001)가 제안한 것과 같이 협동적으로 학습하는 태도의 중요성과 이점을 학생들에게 인지시켜주어 학습자들이 협동학습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또한 말하기 활동 전 준비나 활동 후 정리를 일부 개별적으로 실시한다면 학습자들이 선호하는 학습 형태를 더 많이 수용하여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는 개별적인 언어 기능의 학습과 함께 언어를 통합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지도하고 평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6학년 교과서의 말하기 학습 활동이 다른 언어 기능과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분석해보았다(<표 7>). 먼저 A 교과서에서는 역할극과 창의적 과업 수행에서 말하기 쓰기와 기능의 통합이 이루어졌다. 역할극은 모둠원이 함께 대본을 써본 후 이를 연습하여 발표하였고 창의적 과업에서도 공공장소 안내 책자의 내용을 작성하고 발표하는 등의 형태로 쓰기가 먼저 이루어지고 이를 토대로 말하기를 하는 형태였다. B 교과서에서는 문제해결과 창의적 과업에서 언어 기능의 통합이 이루어졌다. 문제해결과업은 3차시와 6차시의 ‘프로젝트’ 부분에 제시되었는데 3차시에는 비교적 간단한 쓰기를 한 후 말하기 과업을 수행하지만 6차시에는 말할 내용을 문장으로 먼저 써보는 등 좀 더 본격적인 언어 통합이 이루어졌다. 창의적 과업에서는 주어진 과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문장 쓰기가 요구 된다.
말하기 활동 | 교과서 | ||||
---|---|---|---|---|---|
A | B | C | D | E | |
게임 | 말하기 | 말하기 | 말하기 | 말하기 | 말하기, 쓰기/말하기 |
역할극 | 쓰기/말하기 | 쓰기/ 말하기 | 쓰기/ 말하기 | 말하기 | |
문제해결 | 말하기 | 말하기, 쓰기/말하기 | 말하기 | 말하기, 쓰기/말하기 | 말하기 |
창의적 과업 | 쓰기/말하기 | 쓰기/말하기 | 쓰기/말하기 | 쓰기/말하기 | 쓰기/말하기 |
기타 의사소통 활동 | 말하기 | 말하기 | 쓰기/말하기 |
C 교과서의 경우 A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역할극과 창의적 과업에서 언어 기능의 통합이 이루어졌다. 역할극에서는 대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창의적 과업에서는 프로젝트를 완성 하기 위해 모둠원이 의논한 내용을 써보는 과정에서 언어 기능의 통합이 이루어지는데, 예를 들 어, 환경보호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 먼저 환경보호 방법에 대해 모둠원이 말한 의견들을 써보고 정리하는 것이다. D 교과서에서는 게임을 제외한 모든 활동에서 쓰기와의 통합이 이루어졌으며 통합의 방법은 다른 교과서와 유사하게 역할극 대본 쓰기, 문제해결 방법 쓰기, 기념일에 대한 광고문 쓰기 등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E 교과서의 경우 게임에서도 쓰기와 말하기의 통합이 나타났는데, 2차시에 실시되는 게임은 말하기 위주로 진행되고 5차시의 게임은 쓰기와 말하기가 통합된 형태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주말에 할 일 세 가지를 글로 적은 후 이에 대해 상대방과 대화하고 서로 같은 일을 하게 될 친구를 많이 찾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창의적 과업과 기타 의사소통 활동에서도 역시 쓰기와 말하기가 통합적으로 활용되었다.
6학년 교과서의 말하기 활동에 나타난 언어 기능 통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말하기와 통합적으로 활용된 기능은 쓰기였다. (여기서 듣기는 말하기와 함께 진행되는 것으로 보아 따로 분석하지 않았다.) 말하기와 쓰기는 둘 다 표현 기능이기 때문에 말로 표현해야 할 것을 먼저 글 로 써보도록 하는 통합적인 접근이 용이하며 문자언어와 음성언어의 통합이라는 교육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통합은 특히 창의적 과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모든 교과서가 쓰기와 말하기를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창의적 과업이 이루어지도록 구성하였다. 역할극 또한 이 두 가지 언어 기능이 통합적으로 작용하여 실시되었는데 대본을 미리 써본 후 역할극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언어 통합이 이루어졌다. 반면 언어 기능의 통합이 가장 적게 나타난 것은 게임이었는데 이는 학습자로 하여금 말하기에 집중하며 재미있게 표현을 익히게 하려는 의도에 서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E 교과서에 나타난 바와 같이 단원의 전반부에 실시되는 게임은 말하기 위주로 하고 후반부에 이루어지는 게임 다른 언어와 통합적으로 운영하면 목표 표현의 학습에 더 효율적일 것이다.
V. 논의 및 결론
2009 개정 교육과정에 기초하여 제작된 5·6학년군 영어 검정 교과서가 초등학교에서 사용 되기 시작한 현 시점에서 교과서를 분석하여 수업에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과 앞으로의 교재 집필에 시사점을 찾아보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초등 6학년 영어 교과서 5종의 말하기 활동을 다각적인 면에서 분석하여 그 내용과 특징을 교과서별로, 그리고 통합적으로 살펴보았다. Tomlinson(1998) 이 언어 교재의 분석과 관련하여 제기한 세가 지 질문 중 하나는 교재 분석에서 나타난 결과를 어떻게 실제 교수환경에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였다. 본 장에서는 이 문제와 연관하여 교과서 분석에서 나타난 결과를 간단히 언급하고 이것이 실제 영어 수업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를 중심으로 논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중점적으로 분석하고자 한 영역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말하기 활동의 목표를 정확성과 유창성 향상 중 어느 쪽에 두는지를 기준으로 하여 교과서들의 말하기 활동 분포를 알아보았다. 이에 대한 결과는 정확성 중심 활동이 유창성 중심 활동보다 더 빈번하게 이루어져 전반적으로 정확성 중심 활동은 모든 교과서에서 매 단원 비교적 충분히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정확성 중심 활동 중에서는 기계적 문형 연습이 유의적 문형 연습보다 더 자주 나타났으며 발음 관련 연습은 일부 교과서에만 제시되어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말하기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실제 수업에서 발음 관련 연습이 추가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고학년에서는 핵심 표현의 발화를 초분절적 요소인 억양과 리듬과 함께 연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렇게 함으로써 저학년에서 다루어지는 분절적인 요소(자음, 모음)와 통합적으로 발음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유창성 중심 활동은 5가지 유형으로 분석하였는데 이 중 게임이 전체 유창성 활동의 반 이상을 차지하였다. 반면 역할극과 문제해결은 상대적으로 낮은 빈도를 보였다. 실행과정에서 경쟁을 필수적으로 포함하게 되는 게임은 여러 가지 장점과 함께 학습자의 성향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따라서 유창성 중심 활동들 간의 좀 더 균형적인 분포가 필요해 보인다. 실제 영어 수업 운영 시 교과서에 제시되어 있는 게임을 의사소통 활동으로 변형하는 한 가지 방법은 게임 마무리 단계에서 승자를 가리는 부분을 생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급에서 서로 연관 되는 카드를 갖은 친구를 찾아 대화 하고 이런 친구 두 명을 먼저 찾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을 의사소통 활동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주어진 시간 동안 해당 친구들을 찾아 이름을 적고 이를 발표하게 하여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진행 한다면 학생들이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의사소통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상호작용하는 데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두 번째로 살펴보고자 한 영역은 6학년 교과서에 활용된 말하기 활동 소재의 분포였다. 분석 결과, 말하기 소재로 가장 많이 활용된 것은 개인생활, 학교생활, 사회생활이었다. 또한 여가 선용과 환경문제도 모든 교과서에서 소재로 다루고 있었고 진로 문제도 대부분의 교과서에 소재로 등장하였다. 상대적으로 낮은 빈도를 보인 소재는 가정생활,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 언어적/문화적 차이 등이었다. 이들은 다른 학년과 영역(문화)에서 다루어질 기회가 있어서 6학년 말하기 활동의 소재로는 자주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말하기 소재 분석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경제, 지리, 역사, 우주, 탐험 등 일반교양이 좀 더 추가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교양은 6학년 학습자들의 지식수준에 적합하고 동기유발 및 다른 교과 내용과의 통합에 유용한 소재이다. 그 예로, 한 교과서에서 말하기 소재로 활용된 공룡의 역사는 과학시간에 학습하는 내용과 통합적으로 연계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습자들의 흥미와 동기유발에도 유용하다. 이는 또한 영어 말하기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학생들이 자신이 갖은 교양 지식이나 사고력 등으로 동료 학생들의 학습에 기여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프로젝트와 같은 창의적 과업 시간에 일반 교양 및 교과통합 소재를 다루어 종합적이고 상호 협력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학습자들의 영어 말하기 능력 향상을 위해 효과적이라고 본다.
본 연구에서 세 번째로 분석한 영역은 유창성 중심 말하기 활동의 운영 방식이었는데 이에 대한 하위항목으로 활동 절차, 참여자 구성, 언어 통합 여부를 살펴보았다. 먼저 6학년 교과서의 활동들은 대부분 활동 전, 중, 후의 세 단계 절차에서 적어도 두 단계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는 여러 학자들(Prabhu, 1987; Estaire & Zanon, 1994; Skehan, 1996; Lee, 2000)이 공통적으로 제안한 효과적인 과업 중심 수업 절차(과업 전, 중, 후)에 어느 정도 부합 한다고 볼 수 있다. 역할극은 활동의 특성상 모든 교과서에서 세 단계의 절차로 제시되어 있었고 창의적 과업은 한 교과서에서 두 단계로, 나머지 교과서에서는 세 단계로 이루어졌다. 게임은 다른 활동들에 비해 전, 후의 과정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게임 역시 말하기 과업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게임의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영어 수업에서 게임을 진행 할 때 전, 후 과정을 적절하게 추가하여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는 것을 시사해 준다. 말하기 활동 참여자의 구성을 보면 대부분 짝이나 모둠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개별 활동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데, 말하기의 특성상 개별 활동만으로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고 효과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말하기 활동 과정의 일부를 개별적으로 실시한다면 협동학습보다는 개별학습을 선호하는 학생들의 요구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기 활동에 나타난 언어 기능의 통합을 살펴보면 같은 표현 기능인 쓰기와의 통합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쓰기와 말하기의 통합은 대부분 말로 표현할 것을 미리 써보게 하는 형태로 이루어졌고 이와는 반대로 말하기 활동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하여 써보게 하는 방식도 있었다. 말하기는 쓰기뿐만 아니라 다른 기능들과의 통합도 모색해 볼 수 있는데, 이야기책을 읽고 이것을 말로 요약하거나 의견을 공유 하는 방식의 읽기와 말하기 통합도 효과적인 언어학습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6학년 영어 검정 교과서 5종은 말하기 활동의 구성, 소재, 운영 방식에 있어서 학생들의 말하기 능력 성취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유용하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본다. 교과서 분석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 논의된 제안들 중 실제 영어 수업 진행과 차후 6학년 교과서 개발에 참고할 수 있는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말하기의 정확성을 신장하기 위해 초분적 요소를 중심으로 한 발음 관련 연습을 추가하는 것, 말하기 과업에서 경쟁적인 요소(게임)가 과하게 포함되지 않도록 과업 유형을 균형적으로 구성할 것, 일반교양 및 교과 통합적인 소재를 좀 더 자주 다룰 것, 말하기 활동 과정에 개별적인 시간을 포함할 것, 그리고 말하기를 듣기, 읽기, 쓰기의 다양한 영역과 통합적으로 구성할 것 등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분석의 범위가 말하기 학습 활동으로 국한되었기 때문에 교과서 전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과서 내용을 좀 더 광범위하게 파악하는 후속 연구가 교과서 분석 연구에 더욱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