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문제 제기 및 연구의 목적
노후 소득보장의 기반이 되는 국민연금제도의 발전 상황은 완전 노령연금 수급자 수나 평균 노령연금 수급액2)(국민연금공단, 2014)에 비추어 볼 때 미성숙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기금 규모의 급속한 팽창으로 인해 국민연금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대적으로 매우 크다.
국민연금의 이러한 압축적 발전과정 상에서 성실한 납부와 충분한 가입기간 확보를 통해 노후 생활 안정을 도모한다는 본래의 원칙과 취지는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기금에 대한 불안감과 같은 부정적인 측면들이 오히려 왜곡되어 전달되기도 했다. 공적연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늦게 시작한 국민연금을 제도 확대에만 집중하다보니 그 취지나 기본원리를 국민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던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사회보험제도 임에도 불구하고 저축제도로 잘못 오인되고 있는 것이나 기금 고갈 시점 이후에는 연금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인식 등은 지금도 사회 저변에 넓게 확대되어 있다. 보건복지부(2013)의 발표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71.6%가 동의하고 있지만 신뢰도는 35%로 상대적으로 낮고, 연령별 차이도 커 60대는 70.7%가 신뢰하고 있지만 18세에서 29세의 젊은 연령층에서는 신뢰한다는 답변이 14.3%에 불과하다. 공적연금에 대해 국민들이 불신하는 일차적 원인은 제도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속성을 당국이 제대로 홍보하지 않은 것과 전문가 그룹이 인식 제고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이에 대한 노력을 경주하기 않았던 것에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우리나라처럼 사회보장제도의 역사가 깊지 않은 나라의 경우 사회보험에 대한 인식의 제고를 위한 연금교육이 학교 교육 과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도 크다.
또한 최근 OECD 국가들의 연금제도 개혁 과정을 살펴보면 확정기여 (Defined Contribution) 방식의 제도를 공적연금의 범주에 포함시키거나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등 사적 연금을 활성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와 같은 방식의 제도들은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성격이 강하므로 각 국가들은 운영방식이나 특성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한 교육에 힘쓰고 있다 (OECD, 2013). 다시 말해 공적연금제도가 가진 소득재분배 기능을 비롯한 사회연대의 원리 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재무관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금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기초연금 제도를 도입하였고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을 활성화하는 다층 노후소득보장 제도의 확립을 모색하고 있으므로 세계적 추세와 동일한 맥락에서 개인의 체계적 노후 준비를 위한 연금교육도 중요해지고 있다.
연금교육은 모든 연령대를 아울러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만 보다 충분한 시간을 통해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의 교육 역시 강조된다. 이에 본 고에서는 중 · 고등학교 교육과정 체계 중 연금 관련성이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어떠한 관점에서 연금에 관한 내용이 활용되고 있는지 분석한 후 실제 교과서에는 연금관련 내용을 어떻게 담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도출된 결과에 따른 함의를 찾아내 학교 연금교육의 개선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II장에서는 제외국의 학교 연금교육 사례를 미국, 호주, 네덜란드, 일본을 중심으로 어떠한 접근을 통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국내의 관련 선행연구와 자료들을 검토하고 본 연구에서의 연금교육의 개념을 정의하였다. 다음으로 III장에서는 본 연구의 분석 방법을 설명하였다. IV장에서는 우리나라 학교 교육과정 내 연금교육의 현황을 중 · 고등학교 사회과 및 중학교 기술·가정과, 고등학교 가정과학 교과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V장에서는 분석 결과를 정리하고 개선방안을 제안하였다.
II. 선행자료 및 연구의 검토
우리나라 학교 연금교육에 대한 분석을 위해 먼저 제외국의 사례를 살펴보았으며 정규 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것뿐만 아니라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실시되는 경우도 조사하였다.
미국은 주별로 다소 상이하긴 하지만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규 재무교육 프로그램에서 연금교육에 관한 내용을 찾을 수 있다. 개인 재무교육은 단독 과목으로 제공되는 경우도 있고 수학이나 과학, 사회과학, 경제, 역사, 소비자·가족학 과목에서 다루어지기도 한다. 교육의 내용은 교사의 판단에 의해 전적으로 결정되지만 JumpStart에서 만든 개인 재무교육에 관한 국가표준(JumpStart Coalition for Personal Financial Literacy, 2015)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재무교육에 관한 국가표준은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학교 재무교육을 실시하는 데에도 많이 참고 되고 있다. JumpStart 청소년 재무교육의 국가표준 중 연금과 관련된 내용은 저축과 투자 영역에서 다루어진다.
JumpStart의 특징 중 하나는 교육자들과 부모들이 자유롭게 교육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3)를 구축하여 정부나 기업, 대학, 비영리 기관들이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CD와 DVD 및 교육에 필요한 각종 게임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자유롭게 실시하는 교육이라 할지라도 제대로 교육이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 가이드와 체크리스트도 함께 제공하며 교사들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많은 대학의 관련 기관들과 연계를 맺고 있다.
미국 재무부(the US Treasury)에서도 2007년부터 재무교육을 시작해 13세 이상 고등학생 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평가 틀을 개발하였다.4) 2008년부터는 ‘the Financial Literacy Challenge’라는 인식개선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시하고 있는데 재무교육에 관한 국가표준에 기초해 만들어졌으며 평가문항은 총 35개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을 위한 직접적인 예산은 모두 재무교육 재단이나 학술기관과 같은 민간섹터로부터 나오며 정부 장려금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다음으로 호주 정부는 2005년 재무부 산하에 금융지식재단(the Financial Literacy Foundation)을5) 설립하여 재무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재단의 미션은 호주 국민 전체의 금융 지식과 재무관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해당 재단은 교육당국과 협업하고 있으며 이외에 기업이나 공동체 조직 등과도 협조하며 재무교육에 관해 주관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같은 해 소비자 금융지식 기본구조가 정립됨에 따라 금융지식재단의 업무 중 하나로 학교 재무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프레임을 정립하였는데 학습의 차원은 지식, 이해, 스킬, 가치와 태도에 초점이 맞춰져있고 소비 및 재무지식 교육을 포함하고 있다.
학교 재무교육 프로그램은 3학년, 5학년, 7학년, 9학년을 대상으로 구성하였는데 재무에 관한 기본적 계산능력과 지식을 학습하고 이에 대한 평가도 수행한다. 이중 연금과 관련된 사항은 9학년 과정에서 금융상품과 공공서비스의 학습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소비자 금융교육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CentiQ)의 일부로 학교교육이 이루 어진다. 2006년부터 추진된 본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금융교육을 향상시킨다는 취지하에 8세부 터 18세를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주 대상은 12-18세까지이다.
초등학교 수준에서 요구되는 교육내용은 교육부의 지침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5-6세의 경우 저축, 구매란 무엇인지에 대해 학습하고 7-8세는 돈의 중요성과 가치, 다양한 지불 수단에 대해 배운다. 9-10세는 용돈관리와 저축의 다양한 기능, 11-12세는 다양한 지불방법 학습과 올바른 저축과 지불수단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공부한다. 중학교 수준에서는 특정한 가이드라인은 없으며 경제과목이나 사회과학 과목에 포함하여 학습한다.
학습은 대체로 해당 교과목 선생님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교사들이 금융이나 재무에 관한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았을 경우에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며 이들은 대부분 소비자 조직에서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들이다. 지역 정부나 소비자 조직, 은행이나 보험회사가 예산을 지원하며 여기에서 생산되는 교재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CentiQ 프로그램6)은 중앙정 부인 재무부(The Ministry of Finance)에서 모든 예산을 지원하고 사회부(The Ministry of Social Affairs)에서 지원하고 있는 Nibud(National Institute for Family Finance Information)7) 프로그램에서도 학교 교육을 위한 예산과 교재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의 연금교육은 사회보장교육에서의 접근과 개인 생애 재무관리 교육에서의 접근의 두 가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보장 교육의 일부로 연금교육을 학교교육에 포함하도록 하는 방침에 의해 후생노동성 내에 전문가 협의체인 “사회보장 교육추진에 관한 검토회”가 2011년 10월부터 2014년 6월까지 9회 운영되었고 이에 관한 최종 보고서가 2014년 7월에 발표되었다(후생노동성, 2014a). 사회보장에 관한 중점 학습 항목은 사회보장의 이념, 사회보장의 내용, 사회보장의 과제로 나누어지며 사회보장의 내용 안에서 공적연금제도의 특징을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후생노동성, 2014b).
사회보장의 이념에 관해서는 ‘일본 사회보장의 기본 방침을 이해하는 것’과 ‘사회의 성립과 성장에 사회보장이 어떻게 관여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중점을 두어야 할 항목에 관한 세부적 내용은 <표 1>과 같다. 더불어 ‘사회보장을 공부할 때 중점을 두어야 할 항목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도 후생노동성 홈페이지를 통해 제안하고 있는데 이중 공적연금에 관해서는 ‘공적연금의 의의’, ‘공적연금의 구조’로 나누어 학습한다. 교재는 텍스트판과 영상교재, 영상교재를 시청하면서 시용할 수 있는 워크쉬트로 구성하였다.
자료: 후생노동성 (2014b). 사회보장에 관한 중점학습 항목
개인의 재무능력을 향상시켜 합리적인 생애설계를 실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학교 교육은 주로 가정과 교육에서 다루어진다. 문부과학성의 고등학교 가정과 학습지도 요령 (문부과학성, 2010)을 참조하면 가정기초과목과 가정종합과목, 생활디자인 과목에서 연금과 관련된 내용을 찾을 수 있다. ‘생애의 경제계획과 리스크 관리’라는 주제를 통해 사고나 질병, 실업, 은퇴와 같은 리스크에 대비해 생애 임금이나 근로활동, 연금의 관계에 대한 지도요령을 추가하여 생활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고 있다. 생애 단계별로 자신의 생활을 예측해 보도록 하고 각 단계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생되는 경제적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공적 보장제도나 사적 보장제도를 이용하여야 함을 기술하고 있으며 공적 보장 내 사회보험의 하나로 공적연금을 소개하였고 이와 함께 사적보장과 저축습관도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내용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앞서 후생노동성이 제안하고 있는 사회보장교육과는 목적과 접근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사회보장교육 차원에서는 사회의 성립과 성장을 위해 사회보험제도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기에서는 개인과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공적연금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사회 전체의 연대와 개인 생활의 안정이라는 각기 다른 차원에서의 설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후자인 개인 생활의 안정 차원에서의 접근은 공적연금만으로 충분하지 못한 경제적 대비를 위해 사적 부분의 보험, 연금, 저죽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는 점이 차이라 할 수 있다.
이상 제외국의 현황을 살펴 본 결과 개인 생활은 안정을 위해 생애 재무설계의 관점에서 더욱 활발히 연금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으며 이는 사적연금이 활성화된 국가들의 최근 경향이 반영된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학교 연금교육에 관한 중요한 사례 로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0) 이 공동으로 개발한「초·중·고 금융교육 표준안」을 참고할 수 있다. 「초·중·고 금융교육 표준안」은 ‘금융과 의사결정, 수입과 지출관리, 저축과 투자, 신용과 부채관리, 위험관리와 보험’이라는 5개 대단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다시 ‘개인재무관리, 금융서비스와 보호, 은퇴 설계 등’의 13개 중단원으로 나누었다. 표준안에서 연금과 관련된 내용은 ‘위험관리와 보험’의 대단원 중 ‘보험’이라는 중단원의 고교과정 성취 기준에서 제안하고 있으며 ‘사회보험의 개념과 사회적 역할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또한 동일한 대단원의 ‘은퇴설계’ 중단원에서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활용해 은퇴설계에 활용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따라서 사회보험제도로써의 국민연금은 보험 단원에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포함한 다층 소득 보장에 대해서는 은퇴설계 단원에서 공부할 것을 제안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연구 중 연금과 관련된 내용만을 특정해 학교교육 과정을 분석한 연구들은 없지만 이와 연관이 있는 금융소비자 교육이나 생애설계, 고령화 및 인구에 관한 교육내용을 분석한 최근 연구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초·중·고 교과서의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을 분석한 연구(박윤경·설규주·구정화, 2015)에서는 고령화에 대한 관점, 고령화 사회 대비 주체,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으로 분석틀을 설정하였는데 이중 고령화 사회 대비 내용 분석에서 공적 측면의 대비를 노인 복지로 구분하고 여기에 연금관련 내용을 분석하였다. 금전 측면에서의 기본적 복지대책으로 국민연금과 같은 제도를 통해 노인의 안정된 경제생활을 보장해야한다는 당위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회·문화 교과서에 나타난 인구 관련 내용을 분석한 연구(옥일남, 2014)는 분석 준거를 인구변천, 가족, 양성평등으로 구분하였는데 인구변천 소주제 중 인구문 제의 대책에 관한 분석 준거에서 연금관련 내용을 함께 포함해 내용분석을 실시하였다.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노후 대비, 노인 인력 활용, 노인 복지 지원 등을 제안하는데 개인적으로 노후 대비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사회보장제도를 정비해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을 인구 문제의 대책의 하나로 분류시켰다. 금융교육이나 금융소비자교육에 관한 교과서 분석 연구는 최근의 흐름에 걸맞게 다수 이루어져 왔는데 최연자와 최은진(2005)은 학교금융소비자 교육내용의 분석틀을 기본경제원리, 금융환경, 개인재무관리, 금융소비자의 역할의 대영역으로 구분하고 소영역의 보험에 사회보험의 의의와 종류에 대해 중학교 및 고등학교 교과서에 대한 내용 분석을 실시하였다. 실과(기술·가정) 교육과정 및 교과서의 금융소비자교육 실태를 분석한 연구(김은정, 2012)와 사회과 교과서의 금융교육을 분석한 연구(유혜림, 2014)에서는 개별교과에서 금융소비자교육의 체계를 분석하고 학교급별 연관과 체계성을 지적하고 있는데 연금과 관련된 내용은 세부하위 영역에 포함되어 있어 구체적 내용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이상 외국의 사례들과 국내 선행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연금교육은 사회보험의 원리를 지닌 공적연금을 이해시키고 그 취지에 대한 공감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하나의 축으로 하고 있으며 더불어 공·사적연금을 포함한 다층소득보장 제도를 이해해 이를 개인의 생애 재무설계에 활용하도록 하는 것을 다른 축으로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공적연금 뿐만 아니라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사회보장교육에 포함되는 사회연대의 원리보다는 다양한 연금제도를 통해 스스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책임과 방법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 선행연구들은 연금이 포함되는 상위 주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연금과 관련된 내용을 어느 단원에서 어떻게 다루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체계성의 언급이나 세부 내용의 적합 성과 오류는 분석하지 않았다. 따라서 사회보장교육이나 생애설계 교육에 있어 연금교육이 교육 과정 및 교과서에 어떻게 기술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개선방안을 제안하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III. 연구 문제 및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연금교육을 사회과와 가정과 교과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먼저 2009년 교육과정 내용 체계 중 연금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는 영역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해당 영역의 성취 기준을 분석해 연금에 대한 접근관점을 도출하였다. 다음으로 출판사별 교과서를 살펴보고 교육 과정 내용 체계 영역에서 성취 기준의 달성을 위해 연금과 관련된 내용이 사용되었는지 그리고 사용되었다면 그 내용은 어떠한지 분석하였다.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을 토대로 집필된 2012년 및 2013년 출판본 교과서 중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6종, 고등학교 사회과 교과서 4종, 중학교 기술·가정 교과서 5종, 고등학교 가정과학 교과서 2종을 활용하였다.
IV. 교육과정 및 교과서 내 연금교육 현황 분석
사회과 교육과정 중 공통 교육과정에서 중학교(교육과학기술부, 2011a; 2012)의 내용 체계는 지리 영역과 일반 사회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내용 체계의 구성은 <표 2>와 같다. 연금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는 체계는 인구 변화와 인구 문제, 사회의 변동과 발전, 경제 생활의 이해, 일상생활과 법, 현대 사회와 사회 문제의 5개 단원이다.
각 체계별로 다시 영역별 학습내용 성취 기준을 통해 연금관련 내용이 포함될 수 있는 맥락을 살펴보았다. 첫 번째, ‘인구 변화와 인구 문제’에서는 지역에 따라 인구 문제에 차이가 있음을 이해하고 우리나라가 당면한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원인, 문제점, 대책을 조사할 수 있는 것을 성취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고령화 문제의 해결 대책으로 연금제도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두 번째, ‘사회의 변동과 발전’에서는 한국 사회 변동의 최근 경향(예, 저출산·고령화, 다문화적 변화 등)을 탐구하고, 사례 분석을 통해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구 변화와 인구 문제 단원에서와 마찬가지로 고령화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연금제도를 소개한다.
세 번째, ‘경제생활의 이해’에서는 일생 동안 이루어지는 경제생활을 탐구하고,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생활을 하기 위해 자산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을 성취 기준으로 한다. 일생동안의 자산관리를 위해 필요한 요소로 예금 및 보험과 함께 연금을 소개한다.
네 번째, ‘일상생활과 법’단원에서는 생활 영역 중심으로 법 규범을 공법, 사법, 사회법으로 구분하고, 사례 분석을 통해 각각의 특징에 대해 탐구하는데 이중 사회법의 하나로 국민연금법을 소개한다.
다섯 번째, ‘현대 사회와 사회문제’에서는 사회 문제의 의미를 이해하고, 현대의 주요한 사회 문제(예: 인구문제, 노동문제, 환경문제)의 현황과 특징을 조사하는 것을 성취 기준으로 한다. 앞서 인구 변화와 인구 문제, 사회의 변동과 발전에서와 같이 인구문제의 해결을 위해 연금제도가 필요함을 설명하고 있다.
정리하면 중학교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연금제도는 인구문제인 저줄산·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되며 사회보장제도의 하나이고 생애 재무설계를 위한 자산관리에 필요한 수단의 하나 로 소개된다.
각 단원의 성취 기준의 달성을 위해 주요 교과서에서 연금제도를 실제 활용하고 있는지 교과 내용을 분석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연금 관련성이 있는 5개 단원 중 총 4개 단원에서 연금 제도를 활용해 내용을 기술한 교과서가 2개였으며 3개 단원에서 활용한 경우가 3개, 2개 단원에서만 활용한 경우는 1개 교과서였다.
단원 구성의 체계성을 살펴보았을 때 인구문제에 따른 고령화 대책의 관점이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3차례 등장함으로써 중복적인 요소가 컸다. 예를 들어 ‘좋은책 신사고’의 경우 ‘인구변화와 인구문제’ 단원에서 고령화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국민연금 제도를 설명하고 다시 ‘현대사회와 사회문제’ 단원에서 인구문제의 해결을 위한 퇴직연금제도의 개선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비상 교육’ 역시 ‘인구변화와 인구문제’ 단원 및 ‘사회의 변동과 발전’ 단원에서 고령화 문제의 해결이 라는 관점의 유사한 내용으로 연금제도를 설명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은 교과서 기술상의 문제라기보다 교육과정 내용 체계의 성취 기준에 인구문제와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중복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내용면에서는 기술상에 적확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연금’ 또는 ‘연금제도’로 표현하여야 할 것을 그 하위 개념인 ‘퇴직연금’이나 ‘노령연금’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사례가 그것이다. 또한 2개 교과서에서는 ‘일상생활과 법’ 단원에서 사회보장법을 설명하고 있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고등학교 사회과 교육과정을 살펴보았으며 선택 교육과정 중 일반과목 사회의 내용 체계는 다음과 같다. 각 내용 중 연금 연관성이 있는 영역은 ‘공정성과 삶의 질’ 대단원에서 ‘삶의 질과 복지’의 소단원과 ‘합리적 선택과 삶’ 대단원에서 ‘고령화와 생애 설계’ 소단원이다(교육과학기술부, 2011a; 2012).
해당 단원에 대한 학습내용의 성취 기준을 살펴보면 ‘공정성과 삶의 질’ 단원은 개인과 공동체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들을 이해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의 노력을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중 ‘삶의 질과 복지’ 소단원에서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예: 지역차 해소, 환경 고려, 복지 제도, 경제 성장 등)을 파악하고 평가하는 것을 성취 기준으로 한다.
‘합리적 선택과 삶’ 대단원 중 ‘고령화와 생애 설계’는 고령화가 한 개인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고령화 사회를 염두에 둔 생애 설계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삶을 예측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세부적 성취 기준은 다음 3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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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고령화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지역적, 사회적, 경제적 현상과 문제를 논의하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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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생애발달 단계별 과업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애설계(교육과 취업, 결혼, 출산, 노후 등)를 통해 자신의 삶을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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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위한 저축과 자산관리의 기본 원칙을 파악하고 자신의 일생 주기를 고려한 재무 설계를 한다.
또한 해당단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탐구활동에 대한 예)가 제시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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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생애 주기 단계별로 소요되는 비용을 계산하고,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지 계산해 본다(단, 출산 육아비, 교육비, 생활비, 주택마련비 등의 다양한 통계자료를 활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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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생애주기 단계에 따라 향후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추론해 보고, 생애주기 단계별 소득 및 지출 비용을 다양한 통계자료를 활용하여 계산해 본다.
정리하면 고등학교 일반사회에서 연금제도에 대한 접근은 크게 사회보장제도의 이해와 생애 재무설계의 두 가지 차원으로 분류된다고 할 수 있으며 중학교 교과과정에서 이루어졌던 고령화 대책으로의 접근은 생애 재무설계의 접근에 포함하여 다루어지고 있다.
다음으로 실제 교과서에서 해당 단원의 성취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연금제도와 관련된 내용을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총 4개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2개 단원 모두에서 연금관련 내용을 기술하고 있는 교과서는 2개였으며 1개 교과에서에는 고령화와 생애 설계 단원에서만 연금제도를 설명하였다. 나머지 1개 교과서에서는 두 단원 모두에서 연금제도를 해당 단원의 성취 기준을 달성하는데 있어 교과내용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
중학교 사회 교과서와 비교하여 체계성을 살펴보면 사회보장법의 예로 국민연금법을 단순히 기술하였던 것에서 벗어나 제도의 특성과 원리를 좀 더 깊이 있게 설명한 교과서가 있었다. 생애 재무설계의 관점에서 다룬 연금관련 내용은 중학교 교과서와 크게 차이가 없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교과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비상교육의 경우는 ‘삶의 질과 복지’ 단원에 포함하기에 적당한 내용을 ‘고령화와 생애설계’에 담고 있어 교육과정 성취 기준의 적합성에 부합하지 않았다.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서와 마찬가지로 내용의 기술상에 적확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사회보험을 소개하며 ‘국민연금’으로 표현하여야 할 것을 ‘연금’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사례가 있었다.
중학교 기술·가정 교육과정을 살펴본 결과 가정과 교육과정 내용 체계에서 연금관련성이 있는 영역은 ‘진로와 생애 설계’ 단원이었다(교육과학기술부, 2011b). 해당 단원의 성취 기준은 생애 설계를 바탕으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 탐색 및 진로 설계를 하고, 가정 생활과 일을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며, 다양한 가정생활 복지서비스를 탐색하여 자신의 생애 설계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세부 소단원인 ‘진로 탐색과 생애 설계’에서는 생애 설계의 개념을 이해하고, 생애주기 관점과 경제적 자립 관점을 중심으로 자신의 생애를 설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 가정 양립과 가정생활 복지 서비스’ 단원에서는 일·가정 양립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분석하여 해결방법을 모색하며, 이 과정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가족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가정 생활복지서비스를 찾아보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성취 기준으로 제안하고 있다. 앞서 사회과 교과에서는 사회보장제도를 이해시키는데 공적연금제도를 활용하였다면 가정과 교과에서는 가족이 이용 할 수 있는 복지서비스로 공적연금 제도를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제도의 설명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그 접근방법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내용 체계 | 성취 기준 중 연금 관련성 | 접근 관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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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로 탐색과 생애 설계 | 생애 설계의 개념을 이해하고, 생애주기 관점과 경제적 자립 관점을 중심으로 자신의 생애를 설계 | 생애 재무설계 |
2. 일·가정 양립과 가정생 활 복지 서비스 | 가족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가정 생활복지서비스를 찾아보고 이를 활용 | 복지 서비스 활용 |
학교에서 사용되는 주요 교과서에는 해당 단원을 학습하는데 연금제도와 관련된 내용을 싣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분석한 5개 교과서 중 3개 교과서에서 2개 단원 모두에 대해 연금관련 내용을 포함시켰고 생애 재무설계를 학습하는 데에만 활용한 교과서가 1개, 복지 서비스의 활용을 학습하는 데에만 활용한 교과서가 1개였다.
1. 진로 탐색과 생애 설계 | 2. 일·가정 양립과 7년생활 복지 서비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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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동아 | • CSA(Consulting on Successful Aging) 국민연금공단이 실시하고 있는 노후설계서비 스로 국민들이 노후준비를 할 수 있도록 재무, 건강, 대인관계, 취미 등의 분야에서 상담과 함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소득, 저축액, 나이 등을 입력하면 평생 재무 설계 시뮬레이션 결과를 볼 수 있다. (출처 : http://csa.nps.or.kr) | × |
미래엔 | × | <우리나라의 가족 복지 정책과 관련 있는 법률> 4대 사회보험(국민대상):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 연금,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 군인 연금), 국민건강보험, 산업 재해 보상보험, 고용 보험 |
천재교육 | <가정경제의 설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출이 많은 시기에 대비 하여 가계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저축, 투자, 보험 등을 통해 소득과 자산을 잘 관리 하고 현명한 소비생활로 지출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
<국민연금 제도> 국민연금 제도는 소득이 있을 때 보험료를 냈다가 노령, 장애, 사망 등으로 경제적 능력이 없어졌을 때 연금을 지급하여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
교학 연구사 | <은퇴자금 관리> 노후를 위한 자금은 다른 자산과는 구별해서 준비해야 한다. 은퇴 주머니는 소득 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 저축 보험으로 준비해 나가는 것이 좋다. |
<사회보험> 사회보험은 국민들이 질병, 사망, 노령, 실업, 기타 신체장애 등으로 인해 활동을 하기 어렵게 되거나 소득이 감소되었을 때 보험방식으로 보장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에는 산업 재해 보상 보험, 건강보험 및 질병보험, 연금보험, 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이 있는데 이들 중 건강보험 및 질병보험을 제외한 다른 사회보험은 소득을 보장해 준다. |
㈜삼화 출판사 | 연금은 가입자들이 노후를 대비하여 위하여 정기적으로 법률로 정한 보험료를 내고 퇴직 후에 급여를 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즉 일종의 보험료를 내고 나중에 보험금을 받는 보험제도이다. 연금 제도에 의해 모아진 자금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원천이 되는 기금을 연기금이라고 한다. | <사회보장법> 사회보험: 사회보장 정책의 주요 수단으로써, 국민에게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을 보험 방식에 의하여 대처함으로써 국민 건강과 소득을 보장 하는 제도이다. 국민이 일부 부담하고 사업주나 정부가 일부 부담하는 방식이다. 흔히 4대 보험으로 일컫는다. 종류: 산재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건강보험 |
연금관련 내용을 활용한 2개의 단원은 생애 재무설계, 복지서비스의 활용이라는 두 개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진로 탐색과 생애 설계 단원에서 설명하는 연금 관련 내용들이 좀 더 성취 기준에 적합하기 위해서는 관련 내용의 보완이 필요하다. 즉 공적연금이 노후 재무설계의 기반이 되며 젊은 시절부터 장기간 가입해 가입기간을 충분히 확보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연기금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는 교과서가 있었는데 중학교에서 학습하기에는 어려운 내용이므로 개선이 요구된다.
일 · 가정 양립과 가정생활 복지 서비스 단원의 내용 체계의 성취 기준은 가정생활 복지서비스를 찾고 이를 활용하는 것에 있으므로 사회보험법을 설명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고 국민연금제도를 복지서비스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 기술하는 것이 더욱 적절할 것으로 사료된다.
다음으로 고등학교 가정과학 교육과정에서 연금관련 내용이 포함될 수 있는 영역을 검토하였다(교육과학기술부, 2011b). 가정과학은 선택교육과정 심화과목에 해당하며 가족생활, 소비자와 가계 재무 설계, 식생활, 의생활 관련 단원을 학습하게 되는데 이중 연금과 관련된 단원은 소비자와 가계 재무 설계이므로 이 단원의 내용 체계만을 <표 11>에 제시하였다.
소비자와 가계 재무 설계 영역의 성취 기준을 살펴보면 개인과 가족의 삶의 방식과 생애 주기의 이해를 통해 개인이나 가족이 가진 자원을 관리하고, 가족 구성원인 동시에 소비자로서의 책임과 권리를 잘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며, 가계 재무 설계와 관련된 분야의 적성을 파악하여 직업과 진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연금과 관련된 세부 영역은 가정 경제의 설계이며 생애 재무설계를 위해 금융 상품의 한 종류로 연금을 이해시키고자 하는 관점에서 기술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내용 체계 | 성취 기준 중 연금 관련성 | 접근 관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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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경제의 설계 | 소비자 신용, 금융기관 상품에 대해 파악하고, 개인과 가족의 상황에 맞는 가계 재무 계획과 관리의 필요성을 이해하여 효과적인 가계 재무 관리 방식을 선택·활용하는 능력 함양 | 생애 재무설계 |
분석한 2개 교과서에서 모두 금융상품의 하나로 연금을 소개하고 있는데 저축, 투자와 함께 보험의 하나로 연금을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교과 내용이 공적연금제도에 대한 학습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고등학교 가정과학 교과에서는 사적보험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다만 사적 보험에 연금보험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교과 과정이 체계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생애 재무설계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연금관련 교육내용이 중학교에 비해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더 깊이 있고 차별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즉 금융상품의 종류의 하나로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공·사적 연금을 활용해 어떻게 생애 재무 설계를 실시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의 개선이 요구된다. 다층노후소득보장에 대한 개념을 추가하여 공적연금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안정적인 노후소득보장을 위해서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을 필요가 있다.
V. 결론 및 제언
중·고등학교 사회과 및 가정과 교과과정 내 연금교육 내용을 분석한 결과, 연금제도는 <표 14>에서와 같이 고령화 대책, 복지 서비스, 사회보장제도 이해, 생애 재무설계를 위한 수단이라는 총 4개 관점에서 학습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분 | 고령화 대책 | 복지 서비스 | 사회보장제도 이해 | 생애 재무설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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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 사회과 | ○ | ○ | ○ | |
가정과 | ○ | ○ | |||
고등학교 | 사회과 | ○ | ○ | ||
가정과 | ○ |
그 중에서 특히 생애 재무설계를 위한 수단으로 연금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은 중학교과정 내에서 사회과와 가정과에 공통으로 이루어진다. 사회과와 가정과 모두에서 일생을 통한 자산관리의 수단으로 연금을 소개하는데 주지할 사항은 각 출판사의 교과서 별로 내용의 깊이에 차이가 컸다는 점이다. 노후 대비를 위해 연금이 필요하다는 수준의 개괄적 기술에 그친 교과서가 있는 반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구분해 설명하는 교과서도 있었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에 대한 설명까지 포함한 교과서도 있었다. 고등학교 가정과학에서 연금을 금융상품의 하나로 소개하는 것은 생애 재무설계의 수단으로의 연금이 확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구고령화 및 전 세계적 저성장에 따른 공적연금의 재정안정화 정책으로 인해 사적 연금의 보완적 기능이 중요해지고 있으므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과 같은 사적연금에 관한 내용을 교과서에서 다루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사적연금을 노후 대비를 위해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가입을 권장하는 교육 내용이 아니라 장단점을 파악한 신중한 선택의 필요성 및 소비자가 발휘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도 함께 교육하여야 할 것이다.
중학교 사회과에서 사회보장제도로의 접근과 가정과의 복지서비스로의 접근은 사회법 체계의 이해와 개인과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복지서비스의 이해라는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실제 교과서에 싣고 있는 내용은 사회보장법 중 국민연금법을 설명하는 동일한 내용으로 되어있다. 특히 사회과의 경우 사회법의 체계상 국민연금법이 어디에 위치되는지 설명하는 것이 중심이므로 다른 단원에서 사회보장제도의 하나로 우리나라 공적연금제도를 소개하는 것을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고령화 대책으로의 연금교육이 중학교 사회과에서 <표 3>에 제시된 바와 같이 총 3개 단원에 걸쳐 등장하는데, 모두 인구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연금이 소개되고 있어 중복성이 크다. 따라서 중학교 일반 사회 영역 중 사회의 변동과 발전 부분에서는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체계적 설명과 함께 우리나라 공적연금의 기본 취지와 원리를 개괄적으로 설명하는데 할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보장제도의 이해 관점에서의 연금교육은 고등학교 일반사회의 ‘삶의 질과 복지’ 단원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출판사별로 내용의 깊이에 차이가 컸다. 강제가입, 사회전체의 연결, 세대간의 지지 소득계층간의 지지 등 사회보험의 원리를 이해시키기보다 사회보험의 종류를 설명하는 것에서 그치고 있으며 이마저도 포함하지 않는 교과서도 있었다.
다양한 교과와 단원에서 연금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각 과목 간, 학교급 별, 각 단원별 연관성 및 차별성이 얼마나 고려되고 있는지에 대해 향후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과에 제시한 바와 같이 중학교 과정에서 다루었던 내용이 고등학교 과정에서 반복되는 경향이 있으며 출판사 간에도 내용의 깊이 면에서 차이가 크므로 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이것은 비단 연금교육과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의 상세화를 지양하고 대강화를 추구함으로써 교과서 집필자의 재량을 확대한 정책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관련 기관 또는 전문가 집단이 상세한 집필 자료를 구비해 교과서 집필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연금교육의 중요성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학교 연금교육이 향후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후속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학교 교육과정 내 연금교육의 맥락을 크게 사회보장제도의 이해 차원에서의 연금교육과 개인과 가족의 생애설계를 위한 재무교육의 차원으로 구분하여 교육과정 내용체계 성취 기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생애 재무설계 관점에서의 연금교육은 금융교육 분야에서 활발히 실시되고 있지만 사회보장 교육은 이에 미치지 못하므로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사회보장 교육에 관한 중점 학습항목과 학습내용을 정해 발표하여 각 교과서 집필진이 참고하도록 할 것을 제안 한다. 여기에는 강제가입이나 사회연대성 등 사회보험의 기본 이념을 명시하여 전달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보다 효과적인 교육이 되도록 학습보조 자료인 PPT, 영상교재, 워크쉬트를 생산하여 담당 교과 교사가 수업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