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을 위해 ‘삶의 질’이 강조됨에 따라 교육 분야에서도 행복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현 정부에서는 “모두가 함께하는 행복교육, 창의인재 양성”을 교육정책 비전으로 정하고,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학교 교육 정상화 추진’,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능력중심사회 기반 구축’, ‘고른 교육기회 보장을 위한 교육비 부담 경감’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하였다(교육부, 2013. 3. 28).
최근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인지적 성취에서는 최상위 수준이지만, 정의적 성취는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 공교육 체제 하에서 학생들은 10년 이상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기 때문에 학교는 지식을 전달하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행복교육으로의 전환은 행복은 누구나 개발 가능하며 교육 가능한 능력이라는 것을 전제 하는 것으로, Seligman와 Pawelski(2003)에 따르면, 행복한 학생은 높은 내적동기와 자아존중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꿈과 끼를 최대한 발현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다양한 꿈과 끼가 존중되고 계발될 수 있는 행복교육이 가능한 학교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행복교육의 실현을 위해서는 학업에서의 성취뿐 아니라 이와 함께 수반되는 정서적 만족감도 교육의 결과물로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정의적 특성을 다루고 있는 연구들은 대부분 교과에 대한 가치, 흥미, 학업적 효능감 등 학업성취와 관련된 특성들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들이 학업성취도에 긍정적인 경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김소영, 2010; 김태한, 2012; 박수희, 노영순, 2011; 손충기, 손계정, 2011; 이종희, 김기연, 김수 진, 2011; 정혜윤, 윤나리, 윤성혜, 이정민, 2011; 주영주, 정영란, 이유경, 2011).
학교생활에 대한 행복감이 학교생활을 통하여 함양되어야 할 학교교육의 목표 중의 하나라면 이를 예측하거나 설명하기 위한 연구들이 수행될 필요가 있다. 즉,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교생활 행복도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학교생활 행복도가 높은 학생과 학교의 특성을 탐색하여 이를 신장시키기 위한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학업성취도 평가 외에 설문조사를 병행하여 학업성취와 관련된 학교 및 학생수준의 교육맥락변인1)을 수집하고 있으며, 설문 자료의 시의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주요 교육정책의 흐름을 반영할 수 있도록 설문 문항을 수정·보완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의 일환으로 2013년부터는 행복교육 정책 추진에 필요한 실증적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하여 학교생활 행복도를 조사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측정하고 있는 학교생활 행복도를 토대로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학교생활 행복도 수준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및 학생수준 변인들 간의 구조적 관계를 탐색함으로써 행복교육 추진을 위한 교육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심리학 분야에서의 행복에 관한 연구는 크게 주관적 안녕감과 심리적 안녕감으로 구분된다. Diener(1984) 등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주관적 안녕감은 삶에 대한 만족, 긍정적·부정적 정서의 구인으로 구분되며, Ryff와 Singer(1998)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심리적 안녕감은 자기-수 용(self-acceptance), 개인적 성장(personal growth), 삶의 목표(purpose in life), 환경 이해 및 조절(environmental mastery), 사회적 관계(positive relations with others) 등의 구인을 포함하고 있다. 주관적 안녕감은 쾌락적인(hedonic) 측면을 강조하는 반면, 심리적 안 정감은 자아실현(eudaimonia)의 측면을 강조한다. 주관적 안녕감은 ‘개개인이 지각한 삶의 질’ 로 조작적인 정의를 내릴 수 있으며, 심리적 안녕감은 주관적 안녕감의 바탕 위에서 제고될 수 있다.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리적 안녕감과 주관적 안녕감은 상관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이를 객관화하기 위한 시도들이 이루지고 있다(김신영, 이경상, 백혜정, 2006; 박정희, 심혜숙, 2006; 서정화 외, 2006).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일반적인 행복의 의미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행복도를 직접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2012년에 교우관계, 교사와의 관계, 학생이 인식하고 있는 학교풍토 변인들을 종합하여 ‘학교생활 만족도’ 척도를 개발하였으며, 2013년에는 이를 수정·보완하여 ‘학교생활 행복도’ 척도를 개발하였다. 2013년에 개발된 학교생활 행복도 척도의 주요 구성 요인은 심리적응도와 교육 환경 만족도이다. 이중 심리적응도는 위에서 제시한 심리적 안녕감과 관련이 있으며, 교육 환경 만족도는 주관적 안녕감과 관련되어 있다. 심리적응도의 문항 내용을 살펴보면 환경 이해 및 조절(자기-결정성), 사회적 관계, 자아개념(자아존중감) 등과 관련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문항은 학생이 학교라는 환경에서 얼마나 심리적으로 잘 적응하고 있는지를 측정하고 있다. 청소년기 학생의 생활은 대부분 가족, 친구, 교사와의 생활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가족, 친구, 교사와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만족감은 학교에서의 행복 및 학 업성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Ryff, & Singer, 1998; Campbell, Converse, & Rogers, 1976). DeNeve와 Cooper(1998)에 따르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외향성, 대인관계, 자신의 감정통제, 정서적 안정, 경험에 대한 개방성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학교 환경에서의 대인관계는 교사와의 관계와 친구와의 관계로 구분될 수 있다. 친구와 긍정적 유대 관계를 맺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높은 심리적 안정감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서정화 외, 2006)들을 토대로 할 때 타인과의 인간관계가 행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됨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심리적 안정감과 행복도의 관계에 대하여 설문 분석한 결과, 긍정적 정서를 보이는 사람들 중 약 85%가 정도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행복한 것으로 평가했다(Lucas, Diener, & Suh, 1996).
한편, 학교생활 행복도의 교육환경 만족도 요인은 학생의 자율성, 학교 시설, 교사와 친구의 학습에 대한 열의에 대한 만족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개별 학생이 학교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정서적으로 만족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측정하는 것으로서, 학교에서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교과와 비교과 교육활동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과 평가라고 할 수 있다. Veenhoven(1984)에 의하면 주관적인 안녕감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은 삶에 대한 만족도이다. 학교생활 행복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정서적인 상태에 대한 판단뿐 아니라 학교 삶의 조건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를 평가하도록 함으로써 학교에서의 행복 수준을 균형 있게 평가할 수 있으며, 정책 입안자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학생들의 교육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학교행복을 구성하는 주요 구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경민(2009)은 행복은 지금 현재 느껴지는 만족감과 소중함 등의 가치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개인이 추구하는 결과물을 위해서는 과정 속에서의 행복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였다. 지금까지 학교에서의 성공을 학업과 관련해서만 보려는 관점은 교육의 목표를 좁게 보는 것이다. 학생들의 삶과 교육의 목표를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보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행복과 안녕감이 중요한 측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학생들을 단순히 지식의 학습자로서가 아니라 학교라는 생활환경에 적응하고 그 속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교육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Shannon, et al., 2006).
학교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학업성취와 관련된 학생 및 학교수준 변인들을 탐색하기 위한 연구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수행되어 왔다. 그러나 행복과 관련된 연구는 일반적인 행복의 심리적 구인을 밝히기 위한 연구가 대부분이며,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과 관련된 실증적 연구는 많지는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학교생활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및 학생수준 변인들을 선정하기 위하여 학생들의 행복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인지적·정의적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맥락변인들과 관련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았다.
학생의 가정 배경과 성취도의 관계는 교육학 분야의 연구들에서 많이 다루어져 왔다. PISA에서 조사하고 있는 학생수준 교육맥락변인과 성취도의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나타내는 사회·경제·문화 지위 지표, 부모의 직업적 지위 지표, 부모의 교육수준 지표, 가정의 보유자산 지표가 높을수록 학생들의 성취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가정의 책 보유수와 교육 자원이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비교적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송미영, 임해미, 최혁준, 박혜영, 손수경, 2013). 한편, TIMSS에서 수집하고 있는 학생 배경 변인과 성취도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부모의 SES와 교육 정도가 성취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양정호, 김경근, 2003). 이러한 결과는 종단자료 연구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되었다. 한국청소년패널자료를 활용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학력, 소득, 가족구조, 부모와의 관계, 부모와의 갈등 정도가 학업성취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최돈민, 윤여각, 현영섭, 강대중, 이세정, 2013). 한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다루고 있는 학생 배경 변인과 학업성취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 결과에 의하면, 도서보유량, 독서 시간, 운동 시간, IT 활동, 가족관계 등과 같은 특성은 교과별 학업성취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시기자 외, 2014a; 2014b; 2014c; 2014d). 독서와 학업성취도의 관계를 탐색한 천경록(2003)의 연구에 따르면, 독서는 자기주도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기주도학습은 학업성취도와 정적인 상관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2002년부터 학업적 효능감, 교과별 자신감, 흥미, 가치 등의 정의적 특성 척도를 개발하고 타당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수집 하고 있는 학업적 효능감, 수업태도, 교과태도 등의 학업과 관련된 정의적 특성인 학습·심리 변인들은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이러한 정의적 특성과 학업성취도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수행되었다(시기자 외, 2014a; 2014b; 2014c).
학업적 효능감은 학업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조직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학생 자신의 판단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학업적 효능감이 높은 학생일수록 목표를 잘 세우고 지속적으로 학업을 수행하며 자신의 인지적 상태를 파악하는 능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시기자 외, 2014a; 2014b; 2014c). 또한 학업적 효능감은 학업성취에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 영향력 또한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김아영, 2010).
학습과 관련된 태도 역시 학업성취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수업태도 및 학습태도가 좋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으며(시기자 외, 2014a; 2014b; 2014c), 학습태도가 긍정적일수록 학업성취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숙, 김성숙, 송미영, 김준엽, 양성관, 2011). 한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교육맥락 변인과 성취수준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교사와의 관계, 수업준비도 및 태도, 수업참여도, 수업이해도는 학교급에 상관없이 우수학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기초 학력 미달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송미영, 남민우, 강태훈, 김창일, 2011). 또한 조현철(2011)의 연구에 따르면 학습 태도 및 결과를 가장 잘 설명하는 변인으로는 내재적 학습동기와 자기지각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서 자기결정성과 목표지향성 및 자기조절의 인지적·행동적 전략들도 중요한 설명변인으로 밝혀졌다.
한편, 각 교과마다 학생들의 인지적·정의적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의 양상이 조금씩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의 경우 독서태도, 학습동기, 국어 학습태도의 순으로 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주영주, 2012). 수학의 경우 교과에 대한 흥미에 정적으로 상관을 보이는 변인들은 학교에 대한 학생의 인식, 교사와의 관계, 학습 전략, 친구와의 협동학습 등이었다(이종희, 김수진, 2010).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긍정적 인식 정도, 교사 및 친구와의 관계 등이 학교생활 만족도 및 수학 교과의 학업성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또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정의적 특성과 학업성취도와의 관계를 분석할 결과에 따르면, 학습 동기, 자아 효능감, 교과에 대한 불안감, 학습 계획 정도는 수학 교과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명애, 2014).
과학 교과에서의 교육맥락변인과 학업성취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임효진(2012)의 연구에서는 성별, 가정환경, 수업형태 등과 과학 교과와 관련된 자아개념과의 관계에 대한 분석 결과, 성별과 성취도가 과학에 대한 흥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경식과 이현철(2011)은 자아관, 학업성취, 학교생활 및 풍토 등이 과학 교과에 대한 흥미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김성식(2013)은 가족 관계, 학습 동기, 수업 태도 등을 근거로 교과별 학습부진 학생을 유형화한 결과, 가족관계가 원활하지 않고 학습동기 및 태도가 부정적인 경우에 학업성취가 낮은 집단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제시하였다.
학생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학생수준 변인들에 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청소년의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학생특성 변인으로는 가족관계, 자기조절, 원만한 인간관계 등이었으며, 이 중 71족관계의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김의철, 박영신, 박선 영, 2012).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차성현과 김진미 (2014)의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자아효능감, 부모의 학력, 가정의 경제생활수준, 부모와의 관계, 교우관계 등이었으며, 남학생의 행복수준이 여학생보다 높고, 자아효능감이나 경제생활수준이 높을수록, 부모와의 관계 또는 교우관계가 좋을수록, 그리고 부모의 학력이 낮을수록 학생들의 행복감이 높은 경향이 있었다.
학교 환경과 학생들의 인지적·정의적 성취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 연구들의 주요 결과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Ekundayo(2012)의 연구에서는 학교의 물리적 환경이 정의적 성취와 정적인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교 유형과 조직풍토가 학업적 효능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힌 연구들도 있으며(박용원, 조영하; 2013), 학교의 동아리 활동 수준이 학교생활 만족도와 자아 효능감에 유의하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김미연, 김정해; 2013).
한편, 김경식과 이현철(2011), 이숙정(2010), 이현숙 외(2011), 이봉주와 김광혁(2009), 김민성과 신택수(2010), Ekundayo(2012)의 연구 등에 따르면,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가 좋 을수록 학습 몰입과 학업성취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숙정, 2010). 또한 자기결정성과 자기조절 행동을 매개로 할 경우 교사와의 관계 및 교우관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할수록 학 업성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김경식과 이현철(2011)의 연구에서는 학생이 지각한 학교풍토, 즉 교육환경 만족도는 학생의 개인배경 변인을 통제하고도 성취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교장의 특성과 학업성취의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강정원(2001)의 연구에서는 교장의 수업 지도성이 학교수준 변수인 수업 조직과 학교풍토에 영향을 미치며, 수업 지도성은 학생의 학업성취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교장의 특성이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변인임을 입증하였다. 또한 배용득(2004)의 연구에서도, 교장의 수업 지도성이 학교풍토를 거쳐 학생의 학업성취도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내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비율, 학교 수준에서의 학생의 사교육 정도 등에 대한 자료를 활용하여 학생의 가정배경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학교수준에서 조사한 연구도 있다. 이러한 연구들에 따르면 학생의 가정배경이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학교 내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수에 대한 조사를 통해 학생의 가정배경에 대한 정보를 학교수준에서 파악하고 있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학교의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비율이 낮을수록 학교수준의 학업성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학교수준의 SES가 학업성취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시기자 외, 2014a; 2014b; 2014c).
한편, 학생들의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수준 변인들을 살펴본 연구들은 다음과 같다. 차성현과 김진미(2014)의 연구에 따르면, 중학생들의 행복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학교수준 변인으로는 학교소재지, 학급당 학생수, 교사1인당 학생수, 사회성 및 감성교육 실시 정도로 나타났다. 즉, 읍면지역의 중학생들이 서울지역의 중학생보다 행복감이 높았으며, 학급당 학생수가 적을수록, 교사1인당 학생수가 많을수록, 사회성 및 감성교육을 자주 실시할수록 학생의 행복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한편, 송경오(2011)의 연구에서는 지역규모, 교사1인당 학생 수, 다양한 특별활동(예, 자치활동, 적응활동, 봉사활동 등), 교사협력, 교사열정 등의 학교특성 변인들이 학생들의 행복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교소재지와 교사1인당 학생 수는 차성현과 김진미(2014)의 연구결과와 다른 경향을 보였다. 즉, 대도시의 학교에서, 교사1인당 학생수가 적을수록 학생의 행복수준이 높았으며, 다양한 특별활동을 강조할수록, 교사들의 협력과 열정이 높을수록 행복도가 높은 경향이 있었다. 송경오(2011)의 연구와 차성현과 김진미(2014)의 연구는 모두 중학생을 대상으로 2수준 다층모형을 적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지만, 송경오(2011)는 한국교육개발원의 ‘학교교육실태자료’를 이용하였고, 차성현과 김진미 (2014)는 한국교육개발원의 ‘사회성 및 감성교육 활성화 방안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를 이용하였다. 또한 두 연구에서 2수준 다층모형에 투입된 변인들에도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분석 자료와 통계모형의 차이 때문에 두 연구에서 다른 결과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학생의 개인 배경과 학습 관련 정의적 특성 및 학교 특성이 학생들의 인지적·정의적 성취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학교생활 행복도와 교육 맥락변인들과의 구조적 관계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 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음을 반영한다.
Ⅲ.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 분석한 자료는 2014년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학교 및 학생 설문이다. 행복교육 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정부에서는 학생들의 평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2013년에 초등학교 학업성취도 평가를 폐지하였다. 따라서 현재는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전수평가가 실시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교육맥락변인들과 성취도와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학생과 학교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학교급별로 학교생활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맥락변인에 차이가 있는지 탐색하기 위해 중·고등학교 평가 자료를 모두 활용하였다. 2014년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설문 응답 자료 중 불성실한 응답과 결측치를 제외하고 분석에 사용된 학교와 학생 수는 다음과 같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교육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위하여 중점 교육정책과 관련된 사항들을 설문에 반영하고 있다. 2013년에는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행복교육의 흐름에 맞추어 학교생활 행복도 척도를 개발하였다. 학교생활 행복도 척도는 2012년에 사용하였던 학교생활 만족도 척도의 문항을 일부 수정·추가하여 개발된 것으로,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심리적응도와 교육환경 만족도로 구성되어 있다. 심리적응도와 교육환경 만족도의 개념에 대해서는 II장의 ‘1.학교생활 행복도의 개념’에 설명되어 있다. 학교생활 행복도 척도의 구성 요인과 문항 내용 및 신뢰도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학교생활 행복도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및 학생특성 변인들과의 구조적 관계를 살펴보기에 앞서 학교 및 학생수준 변인에 따른 학교생활 행복도 실태에 대해 살펴보았다. 학교수준에서는 지역규모, 설립유형, 성별유형, 학교장 특성, 학교풍토,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에 따른 행복도 실태를 분석하였으며, 학생수준에서는 가족관계, 수업태도, 학업적 효능감, 교과태도, 독서 시간, 운동시간, IT 활동시간, 성취도에 따른 학교생활 행복도 실태를 분석하였다. 학교생활 행복도는 하위요인 및 전체 행복도 척도의 평균 점수를 기준으로 행복도가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으며, 학교수준 변인 중 학교장 특성, 학교풍토, 기초생활 수급자 대상 비율과 학생수준 변인들도 평균을 기준으로 해당 특성이 높은 집단과 집단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한편, 학교생활 행복도와 교육맥락변인과의 구조적 관계 분석에서는 학교생활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및 학생수준 변인을 도출하기 위해 2수준 구조방정식모형을 적용하였고, 프로그램 패키지는 Mplus 7.0을 활용하였다. 다층 구조방정식모형은 학생이 학교에 속해 있는 경우와 같이 계층적인 포함 관계에 근거한 종속적인 자료 구조와 집단 간의 차이를 모형 안에 적절하게 포함시킴으로써 집단 내 구조모형(학생수준)과 집단 간 구조모형(학교수준)을 동시에 추정하고, 각 수준에서 잠재 및 관찰 변인 간의 관계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구조방정식에서의 다층모형은 학생수준의 구조모형과 학교수준의 구조모형을 독립적으로 추정할 수 있어 위계선형모형 (HLM; Hierarchical Linear Model)에 비해 유연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수준에서의 계수(절편 또는 기울기)를 학교별로 무선화하여 학교수준의 잠재변수를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생수준에서 사용되지 않은 변수에 대하여도 학교수준에서 독립적으로 잠재변수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시기자, 김수영, 구슬기, 2014e). 따라서 다층구조방정식 모형을 활용하여 학교생활 행복도에 미치는 변인들을 탐색할 경우 다양한 변인들 간의 관계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산출할 수 있으므로 학교생활 행복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학교수준과 학생수준에서 독립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학교생활 행복도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및 학생수준 변인의 구조적 관계 모형에 포함되는 예측변인들을 선정하기 위해 선행연구에서 의미있게 다룬 변인들 중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활용 가능한 변인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모형을 설정하였다.
모형에 포함된 사용된 학생 및 학교수준 예측변인과 결과변인에 대한 설명은 <표 3>과 같다.
예측변인들은 해당 척도의 평균, 성취도는 국어, 수학, 영어 척도점수의 평균을 산출하였으며, 결과변인인 학교생활 행복도는 해당 척도의 평균 점수를 산출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Ⅳ. 연구 결과
본 연구에서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전수평가에서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의 학교생활 행복도 실태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해석의 편의성을 위하여 학교 및 학생수준 변인과 학교생활 행복도 모두 평균을 기준으로 해당 특성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으로 구분하여 학교생활 행복도가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으로 분류된 학교와 학생 특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중학교 학교생활 행복도 실태는 <표 4>와 같다.
중학교의 경우 행복도가 높은 집단으로 분류된 학교의 특성을 살펴보면, 지역규모에서는 대도시 지역에 속한 학교 학생들의 행복도가 중소도시나 읍면지역 학교 학생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전반적으로 사립학교 학생들의 행복도가 다소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성별유형에서는 남녀공학 학교 학생들의 행복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학교장 특성과 학교풍토, 학교의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비율에 따른 행복도 분석 결과, 학교장의 대내외적 활동과 지원이 적극적일수록, 학교풍토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할수록 행복도가 높았으며, 학교의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비율이 낮을수록 행복도가 높았다.
학교생활 행복도가 높은 집단에 속한 학생들의 특성에 대한 분석 결과, 가족관계, 수업태도, 학업적 효능감, 교과태도가 좋을수록 행복도가 높았으며 독서시간과 운동시간이 많을수록, 성취도 점수가 높을수록 학교생활 행복도가 높은 경향을 나타냈다. 그러나 IT 활동의 경우 IT 활동 시간이 적을수록 행복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의 학교생활 행복도 실태에 대한 분석 결과는 <표 5>와 같다.
고등학교의 지역규모별 분석 결과, 중학교의 결과와 유사하게 대도시 지역과 사립학교 학생들의 행복도가 중소도시나 읍면지역, 국·공립 학교의 학생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유형에 따른 행복도 분석 결과, 남녀공학 학교 학생들의 행복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학교장 특성과 학교풍토, 학교의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비율에 따른 행복도 분석 결과, 학교장의 대내 외적 활동과 지원이 적극적일수록, 학교풍토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할수록 학교생활 행복도가 높았고, 학교의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비율이 낮을수록 행복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와 비교할 때 학교생활 행복도가 높은 집단으로 분류된 학교의 성별유형에서 큰 차이는 아니지만 중학교는 여학교의 비율이 가장 낮은 반면, 고등학교에서는 남학교의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학교생활 행복도가 높은 집단에 속한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비율이 낮은 학교의 비율은 중학교보다 고등학교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학교보다는 고등학교에서 학교의 SES가 학생들의 행복도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고등학교의 학생수준 변인에 따른 행복도 분석 결과는 중학교와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즉, 가족관계, 수업태도, 학업적 효능감, 교과태도가 좋을수록, 독서시간과 운동시간이 많을수록, 성취도 점수가 높을수록, IT 활동시간이 적을수록 행복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층 구조방정식 모형의 추정을 위한 측정모형에서는 관찰변인을 토대로 학생수준에서는 5개의 잠재변인(행복도, 수업태도, 교과태도, 학업적 효능감, 가족관계), 학교수준에서는 3개의 잠재변인(행복도, 학교풍토, 교장특성)이 개념화되었다.
관찰변인의 급내상관계수(ICC; Intraclass Correlation)에 대한 분석 결과, 중학교의 경우 대체로 0.01~0.05의 낮은 값을 나타냈으나, 일부 행복도 관련 변인은 최대 0.13(예: 학교 시설(운동장, 급식실, 도서실, 컴퓨터실, 체육관, 실습실, 냉난방 시설 등)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좋다)의 다소 높은 값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경향은 고등학교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대부분의 관찰변인의 ICC는 0.01~0.05의 낮은 값을 보였으나 행복도 관련 변인은 .16 이상 최대 .24(예: 우리 학교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좋다)의 값을 나타내는 변인들도 있어 행복도 관련 관찰변인에 대한 학교 간 차이가 중학교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모형에 대한 분석을 위해서는 측정모형의 안정성이 확보되어야 한다(Anderson &, Gerbing, 1988). 따라서 구조모형 분석에 앞서 모든 잠재변인들 간에 상관을 부여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론 모형과 실제 자료 간의 부합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χ2 적합도 검정을 실시하였다. 또한 표본크기에 민감한 χ2검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TLI(Tucker-Lewis Index), CFI(Comparative Fit Index), RMSEA(Root Mean Squared Error of Approximation) 등의 근사 적합도 지수도 산출하였다. TLI와 CFI는 .9 이상, RMSEA는 .05 이하이면 자료와 모형이 잘 부합함을 나타낸다(Kline, 2010). 모형의 적합도 분석 결과는 <표 7>과 같다.
학교급 | 행복도 | χ2(df) | TLI | CFI | RMSEA |
---|---|---|---|---|---|
중학교 | 측정모형 | 173731.700(661) | 0.946 | 0.950 | 0.021 |
구조모형 | 390240.567(890) | 0.903 | 0.910 | 0.028 | |
고등학교 | 측정모형 | 155291.961(661) | 0.941 | 0.945 | 0.022 |
구조모형 | 351247.080(890) | 0.906 | 0.913 | 0.029 |
측정모형의 적합도를 살펴보면, 중·고등학교에서 모두 TLI, CFI는 .94이상, RMSEA는 .03 이하로 모형이 자료에 잘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모형에서는 위와 같이 측정된 잠재변인 외에 선행연구들에서 의미있게 다루고 있는 관찰 변인들을 추가하여 학교생활 행복도와의 구조적 관계를 분석하였다. 학생수준에서는 성취도, 독서시간, 운동시간, IT 활동시간을 관찰변인으로 추가하였으며, 학교수준에서는 성취도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비율을 관찰변인으로 추가하였다. 구조모형의 적합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중·고등학교에서 모두 TLI와 CFI는 .92 이상, RMSEA는 .03 이하로 모형의 적합도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학생수준에서 예측변인과 행복도 간의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에서 학생 개인의 행복도는 수업태도, 학업적 효능감, 교과태도, 독서시간, 운동시간 및 IT 활동과 성취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교과태도의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학업적 효능감과 IT 활동시간 및 성취도는 행복도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생활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학생수준 예측변인의 간접효과에 대해 살펴본 결과, 학습관련 정의적 특성 중 수업태도와 학업적 효능감, 교과태도는 중·고등학교 모두에서 성취도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또한 이 변인들은 성취도를 매개로 학교생활 행복도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가족관계는 수업태도, 학업적 효능감, 교과태도 모두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학교수준에서는 행복도에 대한 예측변인의 효과가 학교급별로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중학교의 경우 학교풍토와 성취도가 행복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등학교에서는 학교의 SES(기초생활 수급대상자 비율)와 성취도가 행복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성취도의 경우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학교수준에서 행복도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생수준에서 성취도가 행복도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과 대비되는 결과이지만 영향력의 크기는 학생 및 학교수준 모두에서 크지 않았다. 행복도에 대한 학교수준 예측변인의 간접 효과를 살펴보면, 중학교에서는 학교장의 특성 이 학교풍토를 통해서 행복도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학교풍토와 성취도를 매개로 하여 행복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고등학교에서는 학교장의 특성이 학교풍토만을 매개로 했을 때는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학교풍토와 성취도를 매개로 했을 때는 행복도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결과는 고등학교 학생들의 행복도는 중학교에 비해 학교풍토보다는 학업성취도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V. 결론
201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처음으로 조사한 학교생활 행복도에 대한 실태 및 학교생활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학생수준과 학교수준 변인에 대한 주요 분석 결과와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수준 변인(가족관계, 수업태도, 학업적 효능감, 교과태도, 독서시간, 운동시간, IT 활동시간, 성취도)에 따른 학교생활 행복도 실태를 살펴본 결과, 중·고등학교 모두 가족관계, 수업태도, 학업적 효능감, 교과태도가 좋을수록, 독서시간과 운동시간이 많을수록, 성취도 점수가 높을수록, IT 활동시간이 적을수록 행복도가 높은 경향을 나타냈다. 2수준 구조방정식모형을 적용하여 학교생활 행복도와 예측변인들 간의 구조적 관계에 대해 분석한 결과, 학생수준에서는 중·고등학교 모두 수업태도, 학업적 효능감, 교과태도, 독서시간, 운동시간, 성취도가 행복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운동시간과 IT 활동시간, 성취도는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수준 변인 중에서는 교과태도가 행복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층 구조방정식 모형을 적용하였을 때 성취도의 영향력이 기술통계에 기초한 실태 분석에서와 다른 경향을 나타낸 것은 모형에 포함된 교육맥락변인들과의 직·간접적인 관계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결과는 학업성취도와 행복도 간의 관계 구조가 단순하지 않음을 함의한다.
둘째, 학교수준 변인(학교 소재지, 설립유형, 성별유형, 학교장 특성, 학교풍토,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비율)에 따른 학교생활 행복도 실태를 살펴본 결과, 중·고등학교 모두 대도시 소재 학교, 사립학교, 남녀공학, 학교장의 대내외적인 활동과 지원이 활발한 학교, 학교풍토가 협력적이고 지원적인 학교,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비율이 낮은 학교에서 학생들의 행복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수준 구조방정식 모형을 적용하여 분석한 결과, 중학교의 경우 학교풍토와 성취도가 학교생활 행복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며,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의 SES와 성취도가 학교생활 행복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이 중 학교의 SES는 학교생활 행복도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 도출된 학교생활 행복도와 학생 및 학교수준 변인들과의 관계 중 주목할 만한 사항들을 중심으로 교육적 시사점과 정책 제언의 방향에 대해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취도와 학교생활 행복도의 관계이다. 성취도와 행복도에 관한 선행연구의 결과를 살펴보면, 이봉주와 김광혁(2009)의 연구에서는 초등학생들의 학교만족도가 높을수록 성취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김경식과 이현철(2011)은 중학생들의 학교만족도가 높을수록 인지적 성취도도 높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반면, 김민성과 신택수(2010)의 연구에서는 중학생들의 성취도가 높을수록 학교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명수정과 강승호(2011)는 중학생들의 성취도는 행복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다른 변인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이처럼 선행연구 결과에서 성취도와 행복도의 관계는 상반되는 관계가 도출되거나 때로는 다른 변인을 매개로 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중·고등학교에서 모두 학생수준에서는 성취도가 행복도에 부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학교수준에서는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수준에서는 성취도가 높은 학생이 행복도가 낮을 수 있지만 학교수준에서는 성취도가 높은 학교의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행복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의 성취도가 학교에 대한 대내외적인 평가에서 보다 중요하게 작용하므로 성취도가 높은 학교 학생들의 행복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학생 및 학교수준에서 행복도에 대한 성취도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따라서 선행연구와 본 연구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이 인지적 성취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성취수준별로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높은 학업성취와 행복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학교 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학교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학교생활 행복도의 관계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학교의 SES를 반영하는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비율이 중학교에서는 행복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비율이 행복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고등학교에서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비율이 낮을수록 행복도가 높은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입준비를 위한 사교육이 확대되고, SES에 따른 사교육비의 차이도 증가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비율이 높은 학교 학생들의 학교생활 행복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소외 계층이 밀집한 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 향상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정서적 지원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셋째, 가족관계와 학습관련 정의적 특성 및 학교생활 행복도의 관계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업태도, 학업적 효능감, 교과태도는 학교생활 행복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학습관련 정의적 성취가 높은 학생들은 대체로 성취도와 행복도도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김경근, 연보라, 장희원(2014), 시기자 외(2014a; 2014b) 등의 결과와도 일치 하는 것으로, 학생들의 인지적·정의적 성취를 높이기 위해서는 친구들과의 관계뿐 아니라 부모와의 관계가 중요함을 시사한다. 학업적 효능감은 행복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학업적 효능감은 자신의 학업적 능력에 대한 기대와 신념,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의미하는 것으로,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의 전형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신의 학업적 능력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클 경우 학습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게 되고 이러한 학업적 스트레스로 인해 행복도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학교생활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교과에 대한 흥미와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학업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넷째, 운동시간, 독서시간, IT 활동시간과 학교생활 행복도의 관계이다. 운동시간의 경우 성취도에는 부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행복도에는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 부담이 큰 상황에서 운동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경우 성취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적절한 운동은 오히려 학생들의 행복감을 높여주기 때문에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한편, 독서를 많이 하는 학생은 성취도와 행복도도가 높은 반면, IT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학생은 성취도와 행복도 모두 낮은 경향을 고려할 때 학생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해서는 독서교육과 더불어 디지털 매체의 올바른 활용과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학업성취도 평가의 표집평가에서 수집하고 있는 교사수준의 변인을 투입하여 학교생활 행복도에 대한 교사 변인의 직·간접적인 효과에 대해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혼합모형 (mixture model)을 적용할 경우 각 잠재집단별로 교육맥락변인이 행복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집단과 교육적 처방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