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문제 제기
지금까지 사회과 교육과정에 진술된 교육 목표를 보면 그 표현의 차이는 있으나 궁극적 목적 이 민주 시민의 자질 함양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물론 시민의 자질이 의미하는 바는 해당 사회와 시대, 문화에 따라 그 해석이 달리되며 포함하는 범위 또한 달라 맥락을 통해서 이해하 거나 교육과정에 구현되는 내용들을 보고 파악해야 할 것이다(Lee, 2009). 실제로도 타이완 시민 교육과정에서 어떠한 가치들을 다루고 있는지를 시대 변화와 사회상, 문화의 차이를 바탕으로 분석한 Meihui(2000)의 연구에서나 Grossman, Lee & Kennedy(2008)이 엮은 아태 지역이나 미주지역 여러 국가들의 시민교육과정을 소개한 연구물에서도 사회상이나 문화, 정치 체제에 따라 시민성과 시민 의식이라는 부분이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달리 제시되고 그 구성방식 또한 다양함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다양한 시각으로 사회과 교육에서 함양해야 할 시민 자질과 시민교육의 범위 및 수업 형태에 대한 논의를 오랜 동안 진행해 왔다. 사회과 목표로서의 시민교육의 의미와 변화(김명정, 2012; 이운발, 2005)를 분석하거나, 민주 시민교육을 위한 학습 내용의 범위와 계열에 대한 연구(한춘희, 2005; 허수미, 1998)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민주 시민적 자질 함양을 위한 수업 방식에 대한 연구(강대현, 2008; 고흔석, 2013; 전희옥, 2007)도 있기도 하다. 이렇듯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오고 있으나 시민교육에 대한 학문적 논의를 학교 수업의 기본 구조를 결정하는 사회과 교육과정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는 미미하다.
우리나라 사회과 교육과정을 보면, 사회과 교육의 목적은 사회과 기본 지식과 시민적 자질을 기르는 것이라 기술되고 있으며 이 목적에 부합하는 사회과 교육의 운영을 위해 사회과 교육과정을 사회과의 성격 및 목표, 교과의 내용 구조 및 조직, 교과의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 항목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렇듯 사회과 교육과정의 구성 요소들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 개정 시 마다 주요 관심사가 되어온 것은 교과 내용 구조 및 조직이다. 즉 많은 연구들이 사회과 교육의 의미는 시민성 함양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회과 교육과정 개정 시에는 사회과 교육의 목적 중 사회과 기본 지식의 함양에만 많은 관심과 초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오랜 기간 사회과 교육과정에 쏟는 노력들이 시민성 함양을 위해 어떠한 내용을 어느 정도 깊이로 다룰까 하는 논의라기보다 사회과의 기본 지식 습득을 위해 사회과 학문 체계에 따른 내용 구성에 몰두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넓은 의미에서 다양한 사회과목을 다루게 되면 학생들의 확산적이고 종합적 사고를 유도할 수 있으며, 학문적 내용을 충실히 담아낸다면 사회과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데 기초가 되는 학문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학교 교육이라는 한정된 시간과 공간에서 모든 학문적 내용을 다루는 것은 가능하지 않으 며, 내용 체계에 대한 논의가 사회과 목표 중 “사회 현상에 관한 기초적 지식과 능력은 물론, 지리, 역사 및 제 사회 과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발견하고” 부분에만 충실한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부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민주 시민성 함양이 지식의 이해를 넘어서 학생들의 경험과 활동을 통해 내재화되어야 함을 고려하면, 민주 시민성 함양을 위해서는 무엇을 학습하고 가르칠 것인가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학습하고 가르칠 것인가에도 상당한 무게를 실어야 함은 틀림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정에서 교수·학습이나 평가의 내용이 시민성 함양과 관련된 내용을 충실이 담아내어야 하나, 현행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는 교수·학습 방법이나 평가 부분이 상당히 형식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과 교육과정상에 제시된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 부분의 내용 구성을 보면 상당히 원론적인 내용 전개를 하고 있다. 더군다나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 관련 내용에 대한 현장의 요구도 높은 반면 실제로 이를 교육과정 상에서 구체화하려고 하면 현장 교사들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통해 함양될 수 있는 시민 역량이 함축적이고 원론적으로 담아낸 교수·학습과 평가 내용을 바탕으로 학교 현장에서 시민성 함양에 대한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실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부질없다는 것이다. 결국 형식적인 교수·학습 및 평가는 결국 학생들 이 사회과 지식을 잘 습득하는 것에 대한 초점에서 벗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결국 사회과 교육을 통한 민주 시민 자질 함양이 당연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과 교육과정상에서는 사회과 성격 및 목적 부분에서만 공허하게 울리게 될 것이다.
반면에 미국 National Council of Social Studies(NCSS)에서는 기존에 10개의 주제 중심으로 사회과 교육과정을 구성해왔던 것과는 달리 2013년 시민교육 강화를 위해 College, Career, and Civic Life(C3) framework를 개발하여 발표하였다. 우리나라의 사회과 교육과정이 현재 상당 부분 내용 중심임을 고려하면 NCSS에서 제시한 C3 framework을 탐색해 보는 것은 시민교육을 위한 학습 과정 중심의 사회과 교육과정 구상에 대한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이를 위해 먼저 C3 framework의 개발 배경을 살펴보고 탐구 학습 중심의 구조와 언어 영역과의 연계를 파악하고 NCSS사회과 교육과정과의 비교를 통해 C3 framework의 특징을 알아보았다. C3 framework의 탐색을 통해 미국의 시민교육을 위한 노력 이 우리나라 사회과 교육과정에 주는 함의점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도록 하겠다.
II. College, Career, and Civic Life(C3) framework의 개발 배경 및 구성 원리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은 세계화에 따른 문화적 다양성의 증가라는, 미국 안팎에서의 사회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사회과 관련 학문 분야의 핵심 지식과 사고력 학습을 하도록 1994년에 제안되었다(NCSS, 1994, p. vii). 이후 20여년이 지난 2010년 학습 과정 및 결과 측면을 구체화하여 사회과 교육과정을 개정 고시하였고, 2년 후 2013년 9월 시민성 함양이라는 목표 하에 기능적 측면, 특히 탐구력 함양을 중심으로 한 C3 framework을 개발, 공시하였다. C3 framework외 원래 명칭은 College, Career, and Civic life framework for Social Studies State Standards로 사회과 교육을 평생 학습의 맥락에서 학생들의 대학 진학이나 취업에 대한 미래 대비, 궁극적으로는 21세기에 적극적이고 참여적인 시민성을 함양하기 위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학생들은 고등학교까지 사회과 교육을 통해 장래 학업을 발전시키거나 직업 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며, 궁극적으로는 시민으로서의 필요한 기본 자질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을 16년 만에 처음 개정하였으나, 이후 3년 만에 다시 새로운 사회과 교육과정을 개발하였다는 것이 의아할 수 있다. C3 framework에 대한 개발 배경에는 시민성 함양이 라는 주요 목표도 있으나 당시 언어와 수리 영역 중심의 미국 공통 교육과정인 Common Core State Standards가 개발 고시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언어와 수리 영역과 마찬가지로 사회과 공통 교육과정을 개발하려 하였으나 미국의 여러 주마다 사회과 교육 과정의 개정 시기가 달랐고,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이 개정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사회과 교육과정의 등장은 부담스러운 관계로 기존의 사회과 교육과정을 보조할 수 있는 형식으로 사회과 교육과정을 개발하게 되었다(Swan & Griffin, 2013, p. 318). 더불어 이러한 내면에는 지속적으로 사회과 수업 시수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숨어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NCLB정책으로 읽기 쓰기 말하기 중심으로 학교 수업이 이루어지면서 사회과 수업이 상당히 축소되고 약화되었다. 이에 C3 framework에서는 사회과 수업에 다양한 읽기 자료가 사용되는 것을 고려하여 언어 영역의 Common Core State Standards in English Language Arts and Literacy in History/Social Studies와 연계하여 사회과 수업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하였다. 또한 사회과 수업이 지식 중심으로만 이루어질 경우 학생들은 사회과 수업에 흥미를 잃을 수 있으므로 학습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민주 시민의 모습을 갖추어 가도록 하고자 함도 있다(Herczog, 2013, p. 219). 어찌 보면 C3 framework은 시민성 함양을 추구하는 모습이긴 하나, 내면에는 사회과 유지라는 상당히 실질적인 이유로 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미국 사회과의 시도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와 미국의 학교 현장이나 교육과정의 개발 상황은 다르나, 우리가 지속적으로 학문 중심의 학습 내용 체계에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미국 사회과는 시민성 함양을 전적으로 내세운 기능 및 태도 중심의 교육과정에 대한 개발을 시작했다는 데서 새로운 시각으로 교육과정을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나타낸다.
C3 framework의 구성 원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동일 기관에서 개발한 NCSS사회과 교육과정과 비교하여 C3 framework의 전체적 모습과 단계별 특징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동일한 사회과 기관에서 NCSS 사회과 교육과정과 C3 framework를 개발 보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구성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은 사회과 학습 내용(지식, 학습 방법, 결과)에 초점을 두고 있는 반면, C3 framework은 사회과 학습 과정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였다. 먼저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1994년과 2010년에 개정 고시된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은 기존 학습 내용의 틀인 10개의 주제는 유지하되 2010년에는 이를 제시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었다.1) 1994년 교육과정에서는 주제별로 범위와 계열 정도만을 제시하였으나 2010년 교육과정에는 주제별 세부 내용을 총 4개 항목2)으로 구분하여 해당 주제에서 학생들이 어떠한 지식을 습득하고, 어떠한 학습 과정을 거치며, 어떠한 학습 결과물을 산 출하는지 까지를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최정순, 이승연, 2013). 사회과 교육의 큰 그림만을 보여주던 교육과정에서 지식적 측면과 더불어 학생들의 인지적 정의적 사고의 발달에 맞추어 수행 과제와 그 결과, 그리고 평가의 형태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교육과정으로 변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NCSS 사회과 교육과정 이 각 주별 교육과정 및 학교 교육과정의 원칙 정도 만 제시하고 있다 하더라도, 항목별로 제시된 내용들은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의 현장 적용에 있어 그 융통성의 폭이 좁아졌다고 판단할 수 있다.
1994년과 2010년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이 사회과 주제 중심으로 사회과의 일반적인 틀 (내용, 교수·학습 및 평가)을 두루 제시하고 있다면, C3 framework은 탐구를 바탕으로 한 학습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C3 framework은 시민성 함양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공동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해서 사회과 교육의 기본을 탐구 학습에 두었다. 그리고 4단계의 탐구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개념 이해를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조직하였다. 탐구 과정 (inquiry arc)는 ①발문 및 탐구 계획 (Developing questions and planning inquires), ②교과의 개념과 방법의 적용(Applying disciplinary concepts and tools), ③자료 평가와 근거 제시(Evaluating sources and using evidence), ④결론 논의 및 식견 있는 행동(Communicating conclusions and taking informed action)이다. 그리고 각 단계는 시민교육(Civics), 경제, 지리, 역사 과목을 중심으로 Bruner의 나선형 구조에 입각하여 각 탐구 과정을 기술하고 있다. C3 framework은 개념적 지식을 제시하고 있는 교육과정 성취기준(curriculum standard)라기 보다는 사회과 수업의 전체적인 흐름과 사회과에 대한 접근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 안내서라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C3 framework와 NCSS 교육과정은 형식적인 면이나 내용 구성의 방향에 서도 서로 다른 듯하나 <표 1>을 참조하면 그 전체적인 구성에서 연계성을 찾을 수가 있다. C3 framework의 전체적 구조를 형성하는 탐구 단계(dimension)는 NCSS 교육과정의 각 주제들의 내용을 구성하는 하위 항목과 서로 맥락을 같이 한다. 먼저 C3 framework의 첫 번째 탐구 단계인 ‘질문을 만들고 탐구를 계획하는 부분은 질문을 통해 탐구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의 ‘탐구 질문’ 항목과 서로 연계가 된다. 두 번째 탐구 단계인 ‘교과 개념과 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학생들이 학습할 지식을 다룬다는 점에서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의 ‘지식’과 연계를 찾을 수 있다. 세 번째 탐구 단계인 ‘증거의 수집, 평가, 활용’은 학습자들이 학습을 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평가하는 기능을 발달시키고 근거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등의 학습 과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의 ‘학습과정’과 연계를 찾을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결론을 찾고 식견 있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학습의 마무리 측면에서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의 ‘학습 산출물’과 유사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즉 전체적인 구조가 ‘발문 → 필요한 지식의 습득 → 문제 해결 과정 → 결론 도출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탐구 중심의 학습 과정을 주요 골자하고 있는냐와 사회과 주제 및 교과 지식 측면을 부각하여 내용을 구성하고 있느냐의 차이임을 알 수가 있다.
출처: NCSS(2013) p. xxix.
C3 framework의 특징적인 점은 탐구 단계마다 언어 영역의 Common Core Standard에서 제시하는 College and Career Readiness Anchor Standards(CCR Anchor Standards)3) 와의 연계가 설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표 2> 명암표시 참조). 이는 CCR Anchor Standards가 그 취지에서 미래 사회 대비라는 측면에서 조사 기능(research skills)을 강조하고 있는 것 (NGA & CCSSO, 2010, p. 4)과 사회과에서 추구하는 탐구 기능이 유사함을 고려하여 각 단계별로 그 연계성을 나타낸 것으로 사려 된다. 그리고 미국의 많은 주들이 CCR Anchor Standards를 사용하고 있음을 고려하여 사회과에서 개발한 C3 framework을 언어 영역과의 연계를 통해 학교 현장에 적용하는 데 편의를 도모하기 위함이라 판단된다.
주: C3 framework(NCSS, 2013) 목차에서 CCR Anchor Standard 제시 부분을 음영으로 표시함.
III. C3 framework의 주요 특징
본 장에서는 C3 framework의 탐구 단계별 특징을 알아보고 또한 언어 영역과 사회과의 연계를 통해 학교 현장에서 사회과 수업의 안정적 적용, 사회과 학습 내용의 제시 형태를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이들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도록 하였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C3 framework는 사회과의 수업 내용을 탐구 단계(dimension)별로 구조화하고 있다. 이에 각 단계별 주요 특징 살펴봄으로써 C3 framework 구성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얻고자 한다.
Dimension 1에서는 학생들은 원래 호기심이 많으며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하는 능력이 내재 하고 있다고 보고 이러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사회과 학습과 연계하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 탐구 학습 시작 단계로 학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자연스럽게 교육과정과 연계할 수 있도록 질문하는 방식을 두 가지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질문에 답하기 위한 기초 자료의 수집에 대한 태도를 언급하고 있다.
먼저 학생들이 일상에서 가질 수 있는 의문들을 질문을 통해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찾아내는 흥미 유발 질문(compelling question)’에 대한 안내를 학년군(학교급)별로 제시하고 있으며, 또한 학생들의 질문을 교육과정에 근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보조 질문(supporting question)’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예컨대 만약 초등학생들이 “왜 우리는 규칙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하였다면 이와 관련된 흥미 유발 질문으로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반영하여 설명’거나 ‘시민교육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사회적 이슈를 거론’하면서 학생들의 호기심을 유지하면서 사회과 교육과정과 연계를 유도할 수 있다. 그리고 보조 질문으로 “가정에서 지켜야 할 규칙은 무엇이 있을까?” 혹은 “우리 교실 규칙은 무엇이 있었지?” 등의 질문을 통해 흥미 유발 질문에 대한 응답을 하도록 학생들의 호기심과 학습 동기를 생기게 할 수 있다(NCSS, 2013, p. 23).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한 자료 선정을 위한 안내를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는 것과 가능한 자료들의 형식, 잠재된 자원의 활용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두어 학년군(학교급)별로 단계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첫 번째 단계에서 알 수 있는 점은 학습의 시작을 학생들의 경험과 흥미에 두고 이것을 질문을 통해 학생들의 내재적 학습 동기를 유발하고자 하였다는 것이다. 교육과정의 내용을 선정하는 데 있어 학문의 체계를 고민하기 보다는 학생들과 관련된 것인지, 흥미로워 할 수 있는 것인지, 학습할 수 있는 것인지 등 학생을 중심으로 내용 구성의 시작점을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 NCSS (2013) pp. 24-25 일부를 발췌하여 제시함. 각 성취기준 앞의 숫자표시 (a.b.c)가 나타내는 것은 a는 단계, b는 성취기준 순번, (는 학년군을 타나냄. 예컨대 D1.1.3-5의 의미는 첫 번째 단계의 첫 번째 성취 기준으로 해당 학년군은 3-5학년군임을 말함.
탐구 과정을 중심으로 구성된 C3 framework의 경우 사회교과와의 직접적 연계를 찾을 수 있는 것은 Dimension 2에서이다(<표 4>참조). Dimension 2에서는 ‘시민교육’, ‘경제’, ‘역 사’, ‘지리’의 주요 개념을 과목별로 3〜4개 제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개념을 중심으로 학습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C3 framework에서는 개념 중심의 내용 구성 형태를 ‘개념적 내용(conceptual content)’이라 하며, 이는 교육과정 내용(curricular content)과는 다른 특징을 가진다고 말 하고 있다. C3 framework에서 제시하는 개념적 내용이란 무엇을 배워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 학습 내용을 보여주기 보다는 각 주(州)에서 사회과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려준 것으로, 학년군(학교급)에서 학습해야 할 내용을 대략적으로 안내만 하고 있어 (NCSS, 2013, p. 29), 구체적 세부 내용들은 각 학교 현장에서 교육과정 구성시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특징을 지닌다. 예를 들어 학년에 따라 어떠한 지도를 읽고 무엇을 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기 보다는 3-5학년 학생들은 지도를 그리고 친숙하거나 낯선 지역의 지 리적 상징물을 나타낼 수 있다는 식으로 진술하고 있다. 이는 2010년 NCSS에서 상당히 구체적으로 학생들의 행동이나 학습 내용을 제시한 것과는 대비가 된다.
C3 framework에서는 학문적 지식과 관련된 내용이 구체적인지 않아 실제 학습 내용을 구성하는 데 교사의 자율적 판단이 많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3절에서 좀 더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탐구 과정의 세 번째 단계인 ‘자료 수집, 평가와 근거 제시’는 탐구 시작 단계에서 제시한 흥미 유발 질문과 보조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잘 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기술과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을 잘 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자신의 의사를 논리적이고 근거를 바탕으로 표현하기 위한 행동 도달점을 ‘자료의 수집과 평가’와 ‘주장의 개 발과 근거의 활용’으로 구분하여 각 학년군(학교급)별로 점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자료의 수집과 평가’의 경우 초등학교 2학년 말부터 행동 도달점이 제시되고 있는 반면, ‘주장의 개발과 근거의 활용’의 경우 <표 5>와 같이 초등학교 5학년 말부터 도달점이 제시되고 있다. 즉,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자료의 수집과 평가를 할 수 있는 능력에 초점을 두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근거를 바탕으로 주장을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시 각 학년군(학교급)별로 행동 도달점이 단계적으로 기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데 초등학교 말까지는 ‘정보를 바탕으로 주장하기’를 중학교부터는 다양한 입장을 고려하여 말할 수 있도록 ‘찬성과 반대 입장에서 논거를 바탕으로 주장하기’, 고등학교에서는 좀 더 고차원적 사고를 하도록 ‘정보의 한계를 이해하고 주장을 좀 더 견고화하기’로 각각의 발달 단계를 설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 NCSS(2013) p. 55. 각 성취기준 앞의 숫자표시 (a.b.c)가 나타내는 것은 a는 단계, b는 성취기준 순번, c는 학년군을 타나냄.
3단계의 학습 내용들을 보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과 타인의 생각을 조율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시민성 함양이라는 맥락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상대방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며, 토론, 프로젝트, 협동 학습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더 불어 사는 연습, 공동체에 참여하여 의사소통을 하고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익히는 데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특정 활동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학생들이 무엇을 익혀야 하는지를 안내해 줌으로써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필요한 방향성은 충분히 제시하고 있다고 보인다.
탐구의 마지막 단계인 ‘결론 논의 및 식견 있는 행동 수행’은 어떠한 주장을 하는 것을 넘어서 시민으로서 사회참여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학생들이 사회과 교육을 통해 궁극적으로 공동생활에서 서로 협동하는 것과 공공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결론에 대해 의견을 교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C3 framework에서는 학생들이 독립적으로 혹은 협동 학습을 통해 에세이, 리포트, 프리젠테이션 등 학습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학습 결과물을 교사, 급우와 공유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며 가능하면 교실 수업을 넘어서 다양한 사람들과 공유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 내용은 ‘결과 논의 (communicating) 및 비판’과 ‘식견 있는 행동 이행’으로 나누어 구성되어있으며 이 각각 역시 각 학교급별로 도달점을 <표 6>과 같이 안내하고 있다.
주: NCSS(2013) pp. 60-61의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제시함. 각 성취기준 앞의 숫자표시 (a.b.c)가 나타내는 것은 a는 단계, b는 성취기준 순번, c는 학년군을 타나냄.
마지막 단계의 경우 학생들이 실제로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시민으로서 공동체에 참여하는 행동적 부분을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고안한 단계로 이해된다. 즉 공동체 일원으로서 서로 다른 의견 충돌이 있을 경우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다른 사람과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방안을 수업을 통해 익히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의도로 보인다.
C3 framework이 특징은 사회과와 언어 영역과의 연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와 관련성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과 학습에 언어 능력이 도움이 됨을 착안하였으며 언어와 수리영역 중심의 학교 교육과정에서 사회과에 대한 안정적 운영을 도모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각 단계들이 어떠한 언어 능력과 연계되었는지를 보면, Dimension 1의 흥미 유발 질문은 논 쟁을 시작하게 하며, 보조 질문은 어떠한 설명을 이끌어 낸다는 맥락에서 언어 영역의 ‘질문을 하기’, ‘질문에 대해 이해하기’와 관련이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Dimension 2에서 주로 논의하는 교과 지식을 습득과정은 언어 영역의 ‘단어 의미의 이해’, ‘주요 개념이나 요지를 파악’하는 등 다양한 언어 능력과 연계가 됨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Dimension 3의 탐구 과정에서 합 리적으로 주장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언어 영역의 ‘자료를 평가하여 주장하기’라는 맥락에서 연 계가 되며, Dimension 4에서는 자신의 논리를 정리하여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는 언어 능력들과의 관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언어 영역과의 연계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각 단계별로 사회과의 필요한 언어적 기능들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과 탐구 단계와 언어 영역과의 연계는 각 탐구 단계의 마지막에 관련 CCR Anchor Standards를 표로 제시하고 이와 더불어 각 기준들이 해당 탐구 단계와 어떠한 관련이 있는 지를 설명하고 있다. Dimension 4을 예로 살펴보면, 탐구 단계의 마지막 부분에 <표 7>을 제시하고, 각 표에서 제시한 언어 기준이 사회과와 어떻게 연계가 되는 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즉, Anchor Reading Standard 1의 경우 그 내용은 ‘자료 및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문서 내 중요한 정보를 밝혀내고 논리적 추론을 하는 것(NGA & CCSSO, 2010, p. 10)을 담고 있는데, 이는 Dimension 4의 첫 번째 주제인 결론과의 소통’에서 근거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리기 , 자료를 근거로 주장하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추가 설 명하고 있다.
ELA/Literacy CCR Anchor standards 연계 | 결론과의 소통 | Reading 1 Writing 1-8 Speaking and Listening 1-6 |
식견 있는 행동 수행 | ||
공유되는 언어(Shared language) | 논쟁, 설명, 자료, 근거, 주장, 반대주장, 시각화/시각화하다, 신뢰성 |
언어적 기능들은 단순히 언어 영역만이 아니라 일반적 사회 탐구 학습에서 결론을 도출하는 데 활용이 되는 기능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실제로는 특별히 CCR Anchor Standard들을 찾 아보지 않아도 관행적으로 사회과에서 활용되는 언어 능력들이라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규범 화된 언어 영역의 교육과정 내용들을 제시하고 이와 사회과의 연계를 설명해 줌으로써 사회과 탐구 단계의 체계성을 나타내며, 암묵적으로 언어와 수리 중심의 교과 수업에서 사회과의 위치를 견고하게 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사회과 교육의 특징은 학생들의 시민적 자질뿐 아니라 사회 과학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해야하는 것이다. 이에 사회과 지식이 어떻게 교육과정에서 제시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C3 framework의 Dimension 2의 교과 제시 방법을 NCSS 사회과 교육과정과 비교하여 그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보다 쉽게 그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C3 framework의 Dimension 2에서 제시하고 있는 네 개 과목 중 시민교육을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의 관련 주제인 ‘권력, 권위, 통치’와 비교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Dimension 2에서는 시민교육의 주요 개념을 세 가지를 선정하여 ‘시민과 정치적 제도(civic and political institutions)’, ‘참 여와 심사숙고: 시민 가치와 민주 원리의 적용 (participation and deliberation: applying civic virtues and democratic principles)’, ‘과정, 법직과 법 (processes, rules, and laws)’으로 제시하고 있다. 각 주제들은 2학년, 5학년, 8학년, 12학년을 기준으로 도달점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학교급별로만 분류한 NCSS 사회과 교육과정보다는 좀 더 세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3 framework-Dimension 2-시민교육’의 두 번째 주제인 ‘참여와 숙고’의 도달점은 <표 8>과 같이 제시되어 있다.
주: NCSS(2013) p. 33의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제시함. 각 성취기준 앞의 숫자표시 (a.b.c)가 나타내는 것은 a는 단계, b는 성취기준 순번, c는 학년군을 타나냄.
도달점의 경우 학년군(학교급)이 올라감에 따라 학생들의 이해 범위를 확장 시키고 학습 행동을 좀 더 구체화하여 진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2학년까지 ‘시민 가치를 학교 참여시 적용한다’였다면 5학년까지는 ‘시민 가치와 민주주의 원리를 학교 현장에 적용한 다’, 8학년은 ‘시민 가치와 민주주의 원리를 학교와 지역사회에 적용한다’, 12학년은 ‘시민 가치와 민주주의 원리를 다른 사람과 일할 때 적용한다’로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기본적 적용 범위가 ‘학교’에서 ‘지역사회’의 범위로 확대되며 궁극적으로는 일상생활에서 습관처럼 적용되는 것을 추구함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진술 방식에서도 나타나지만, 교과 내용을 공공선, 자유, 정의, 평 등, 개인 존엄 등 직접적으로 개념을 제시하기 보다는 ‘시민 가치’로 일반화 하고 학생들의 학습 행동 방향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C3 framework에서 기술하고 있는 학생들의 도달점은 학습 내용을 구체화하기 보다는, 학생들의 인지적·정의적·행동적 발달에 따른 도달점을 기술하는데 더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물론 NCSS 사회과 교육과정과 C3 framework에서는 각 단계별로 학생 인지 발달에 맞추 어 학습 내용 및 수행 과제를 제시하고 있으나,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이 지식적 측면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민교육의 맥락에서 NCSS 주제인 ‘권력, 권위, 통치’의 내용을 일부 정리하면 <표 9>와 같다.
주: NCSS(2010) pp. 46-49의 내용을 발췌하여 제시함.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의 ‘권력, 권위, 통치’를 정리한 <표 9>를 보면, C3 Framework에서는 학습 내용을 하나의 단계로만 제시하고 있는 데 반해, 학습 내용을 ‘탐구 문제’, ‘지식’, ‘학습 과정’, ‘학습 산출물’로 항목을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권력과 권위의 적절한 범 위와 한계’, ‘합헌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 ‘일반 복지와 관련된 개인과 집단의 권리, 책임, 역할’ 등 학생들이 학습할 내용 위주로 세세하게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아래의 예시와 비교하면, 이 두 교육과정은 학습 범위 및 진술에 있어서도 다소 차이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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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2.Civ.7.3-5. 학교 현장에서 시민 가치와 민주주의 원리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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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2.Civ.8.3-5. 정부, 사회, 지역 사회를 안내하는 주요 시민 가치와 민주 원리를 명확히 한다.
〔C3 Framework, 5학년 말〕
〔NCSS 사회과 교육과정, 유·초등학교〕
C3 framework와 NCSS 교육과정 모두 유·초등학교의 경우 그 범위가 지 역사회까지의 범 위를 포함하고 있다. 다만 다른 점은 C3 framework의 경우 학습 내용에 ‘시민 가치’나 ‘민주주의 원리’라고 일반적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NCSS 교육과정의 경우 ‘권력, 권위, 정부’라는 학습 개념이나 ‘개인과 집단의 권리와 책임’ 등 C3 framework에 비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다루어야 할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의 학습 도달점에서도 두 교육과정은 다소 차이가 난다. C3 framework에서는 ‘〜명확히 한다.’ 정도로 학생들이 개념을 이해하는 정도에서 도달점을 제시하나, NCSS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는 ‘〜탐구한다’라는 상위 인지 활동을 제시하고 있다. 동일한 기관에서 출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시 방식이나 도달점이 다르다는 점은 이상할 만하다. 다만 후에 개발된 C3 framework의 경우 탐구 활동 단계를 고려하여 구조화한 모형 임을 가만하면, 교과와 연계 된 진술들이 탐구 활동의 두 번째 단계(Dimension 2)임으로 초등학생의 도달점을 조정하여 전체적인 모형의 균형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즉 C3 framework에서 제시하는 성취기준의 도달점은 NCSS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비해 일반적 임을 알 수 있다.
IV. 논의 및 시사점
지금까지 NCSS에서 2013년 개발된 C3 framework에 대해 살펴보았다. 기존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회과 내용 중심의 NCSS 사회과 교육과정에 비해 학습 과정 중심의 C3 framework을 어떻게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현장에서 구현해 낼지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또한 지식 내용과 탐구 활동 중 어느 것을 먼저 유연하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다. 다만 C3 framework의 주요 역할은 학교 현장에서 탐구 활동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자 할 때 어떻게 사회과 지식 부분을 연계하여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또한 교사가 가르칠 학습 내용 부분은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이나 다른 참고 자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했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C3 framework이 학교 현장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나 C3 framework이 우리나라 사회과 교육과정에 주는 몇 가지 유의미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시민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러한 내용을 실천에 옮겼다는 데 의의가 있다. 기존의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이 주제를 중심으로 학습 내용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C3 framework은 학문의 구조보다는 학생 활동과 경험에 초점 두고 사회과 교육과정을 구성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이는 시민성 함양을 위해서 학생들의 경험을 우선해야 한다는 오랜 주장을 실제 교육과정으로 구현해 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물론 C3 framework에서 제시하는 각 단계별 내용이 사회과 교육개론서의 탐구 모형 적용 예시같은 느낌이 있으나, 우리나라의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학생 활동과 경험 중심의 교육과정을 표방하나 실제로 학생 활동은 교수·학습 방법 부분에 다양한 학생 활동 모형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C3 framework에서 다양한 사회과 활동 중에 탐구 활동 모형을 선택하여 교육과정을 구성하였다는 점 또한 인상적이다.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능력, 예를 들어 문제 해결력, 의사소 통능력, 정보 처리 능력 등을 함양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다양한 학생 활동을 통해서 이러한 능력들을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탐구 활동만으로 시민의 자질 함양이 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3 framework이 의미 있는 것은 시민성, 시민 의식이라는 추상적 개념과 수많은 학생 활동 중에서 주요 방향 하나를 결정하고 이러한 방향안에서 다양한 학생 활동 및 역량 함양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체계화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는 막연히 사회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활동들을 나열하거나 좋은 것은 무엇이든지 담아 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활동들을 연계하고 포괄할 수 있는 하나의 구심점을 정하는 노력이 동반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이러한 합의점을 내리기 위해서는 사회과 내의 특정 영역을 구분하고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성 함양이라는 주요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사회과 연구진들의 합의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사회과 연구진들의 합의 과정이 있었다는 것은 우리나라에 또 다른 시사점을 제공한다. 때론 우리나라 사회과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관심이 무엇이며,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보다는 정치 논리에 의해 사회과의 내용이 정해지는 경향이 있다. 때론 논의 과정에서는 거론되지 않았던 내용들이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등장하기도 하며, 각 영역의 양적 균형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현상도 교육과정 개정 시에 종종 발생하곤 한다. 물론 사회과 각 영역의 기본 지식을 알아야 다각적 시각으로 사회 현상을 볼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회과의 내용들이 어찌 보면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고 알아야할 내 용이라기 보단 각 학문 영역에서 가르치고자 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당 학문의 존재 이유를 드러내기 위한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또한 사회를 이해 하는 데 필요한 융합적 시각은 교수·학습 과정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면서 교육과정 상에서는 교수·학습 구성은 상당히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교육과정 내용 구성 및 교수·학습에 대한 논의들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으나 계속 도돌이표를 찍고 있는 것은 어쩌면 사회과 연구진들 내에 합리적인 논의 체계와 협의 과정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한다.
셋째, 언어 능력이 사회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무리해서 새로운 사회과 기준을 제시하기 보다는 기 개발된 언어 영역의 Common core state standard를 활 용하여 사회과 교육과정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물론 이러한 노력들이 사회과 수업 시수의 확보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라는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언어와 수리 위주의 학교 교육과정과 한정된 수업 시수를 고려하여 학교 현장의 출혈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특히 언어 영역과의 연계는 추상적 개념과 방대한 양의 텍스트 정보에 대한 이해력은 사회과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교과 문식성 (disciplinary literacy)의 즉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읽기 능력의 함양은 내용 집약적인 사회과를 학습하는 데 있어 내용 영역의 읽기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조국남, 2005), 단순히 내용을 읽는 것이 아니라, 이해한 바를 납득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사회과 학습의 질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사람과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에 도움을 주어 시민적 자질을 함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즉 사회과에서의 언어 능력의 함양은 언어 영역적 측면에서라 기보다는 사회과의 입장에서 필요한 학습 능력을 설명해 놓은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시민 교육이 라는 사회과 목적 달성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넷째, NCSS 사회과 교육과정과 C3 framework는 그 범위와 층위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으나 학생들의 인지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학년군(학교급)별로 내용을 심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단계를 이해하기 쉽게 표로 간략히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회과 교육과정은 학년 군을 중심으로 영역을 혼재하여 진술문 형태로 내용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학년의 해당 영역을 파악하는데 용이할 수도 있으나 전체적인 구조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학년군(학교급)이 올라감에 따라 학습 내용을 심화하고는 있으나, 특정 영역의 학교급 간 연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제시된 내용을 영역 별로 다시 재구조화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그리고 학습 내용 중심으로 진술된 성취기준은 제시된 내용이 학생들의 인지 발달 정도와 어느 정도 연계가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반면 NCSS 사회과 교육과정이나 C3 framework은 학생들의 지식이나 학습 활동 등을 단계 별로 정리하여 이를 표로 제시해 줌으로써 독자들이 학생 들의 학습이 심화 정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이러한 심화 구조는 같은 사회과 내용일지라도 각 학교급에 적합한 교수·학습 방법을 효율적으로 선택·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 이 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데 2년이라는 연구 기간과 기 개발된 사회과 교육과정의 적용 기간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주요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의사 결정 내용 요소의 적용 방안을 연구한 전희옥(2007), 역량중심의 교육과정을 구상한 강운선(2010), 한춘희, 백경선(2007)의 연구 등 사회과 교육과정 개선에 대한 연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들이 연구로 끝나는 듯하다. 이는 아마도 이러한 연구들이 개인 연구자들의 의사로 간주되어 버리거나,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이상적인 연구 제안이거나, 이러한 연구들의 내용이 교육과정 개발진의 의견과 상이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연구가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개정을 위한 교육과정 개정이 아니라 교육과정의 개선을 위한 연구진이 구성되고 이러한 연구진 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교육과정을 탐구하고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이 개선될 수 있도록 많은 인내와 노력이 동반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비록 한 국가의 교육과정을 살펴봄으로써 무엇인가 획기적인 방향성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시민교육을 함에 있어 행동과 경험이 중요하다고는 하나, 사회과 내용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C3 framework의 한계점 또한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의 자질 함양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학습 과정과 경험이 중요하다는 점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문서로 구현해냈다는 것은 교과 내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사회과 교육과정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보고자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